All Chapters of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Chapter 851 - Chapter 8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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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1장

”내…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요? 나한테 미리 말한 것도 아니었는데 그 사람이 무슨 생각인지 내가 어떻게 아냐고요!”  새빨개진 그녀의 얼굴을 보자 경소경도 그녀가 거짓말하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았다.  그는 일어나서 입꼬리를 살짝 올린 채 “그 말 믿어볼게요.”  진몽요는 짜증냈다. “경소경씨! 당신 정말 너무한 거 아니에요?! 이런 식이면 도대체 무슨 사이 되는 거예요? 당신이 다가오고 싶을 때 오고 버리고 싶을 때 버리고 내가 다른 여자들이랑 똑같아 보이는 거죠? 난 당신이 마음대로 갖고 놀 수 있는 장난감이 아니에요. 똑바로 행동해요!”  그는 그 순간 자신의 행동이 도가 지나쳤다는 걸 느꼈다. “그런 적 없어요…”  없다고?! 진몽요는 믿지 않았다. 그는 예전에는 갖가지 이유로 그녀의 주위를 맴돌았다가 또 갑자기 무시하고 지금 다시 애매한 행동들을 하니 그녀는 모욕감이 들었다.  그녀는 이를 꽉 물고 침대에서 일어나 옷을 줍고 욕실로 들어갔다. 혹시 그가 또 수작을 부릴까 봐 그녀는 욕실로 들어가서 문을 잠그고 소리쳤다. “나한테 시치미 좀 그만 떼요. 예전에는 그냥 몰랐던 셈치지만 오늘부터는 각자 갈 길 가자고요. 서로 인생 방해하지 말고요!”  경소경은 이마를 짚으며 문을 열러 했지만 문이 잠긴 걸 알고 해명했다. “당신이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니에요. 일단 나와서 우리 대화로 해결해요…”  진몽요는 화가 나서 그의 말이 들리지도 않았다. “안 나가요! 앞으로 방해하지 않겠다고 서로 연락하지 않겠다고 약속해요!”  그녀가 화난 이유가 이거였다는 사실에 경소경은 웃었다.  “알겠어요, 화 내지 말아요. 내가 오해했으니까 내 잘못이에요. 이게 다 당신이 화해 안 해줘서 그런 거잖아요. 만약 계속 나랑 사귄다고 하면 다 해결되는 거 아니에요? 이렇게 가다가 난 당신을 놓아주지 않을뿐더러 서로 괴로울 거예요. 이렇게 지내도 상관없다면 할 말 없지만요. 진몽요씨, 안에서 안 나오더라도 선택권은 두 가지 밖에 없어요. 서로 계속 애매하게 지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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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2장

하지만 그녀가 가방을 뒤질 땐 그 열쇠가 없었다. 마침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뒤에서 경소경이 놀렸다. “이거 찾아요?”  그녀는 몸이 굳어서 뒤를 돌았더니 그가 그 열쇠를 들고 있었다. 열쇠고리를 그녀가 샀으니 보자마자 알 수 있었고 그가 가져갔을 줄은 몰랐다. “당신…!”  경소경은 막지 않고 조용히 그녀에게 문을 열어 주었고 그녀가 나가자 제안했다. “오늘 날씨 더운데 큰 길까지 걸어가서 택시 타게요? 나랑 같이 갈 생각 없어요? 나도 지금 나갈거라 데려다 줄 수 있어요. 아니면 당신이 직접 차 끌고 가도 되고요.”  진몽요는 발 걸음을 멈추고 쨍쨍한 햇빛을 보았다. 지금 온 몸에 기운도 없고 백수완 별장은 엄청 넓어서 걸어 나가는 것도 힘들고 큰 길에서 택시 잡으려면 20분은 걸릴 것이다… 운이 안 좋으면 2시간도 넘게 기다릴 수 있으니 그의 제안에 넘어갔다. “내가 지금… 당신이랑 싸워서 기운만 안 빠졌어도 걸어 나갔을 거예요! 차 좀 빌릴 게요 그럼…!”  그녀는 거실로 향했고 식탁 위에 있던 차 키를 챙겨 뒤도 안 돌아보고 나갔다.  그녀의 차가 사라지자 경소경은 만족스럽게 웃었다. 그는 핸드폰을 꺼내서 안야의 연락처를 삭제했다. 처음에 안야에게 연락을 했던 건 진몽요의 행방을 알고 자신의 불안감을 덜기 위해서였는데 쉽게 오해만 생기니 이제 그럴 이유가 없었다.  경매장.  목정침은 오늘 일정이 빡빡했기에 계속해서 시간을 확인했다. 이 경매 일정만 오늘 오전을 다 잡아먹었고, 오후에는 미팅도 있어서 시간이 촉박했다.  목가네 사업은 보석류 뿐만 아니라 다른 업종도 많았다. 오늘 경매에서는 ‘황금’부지를 입찰할 예정이었고 이 땅에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은 모두가 알고 있었기에 오늘 이 자리에 왔다. 다들 이 바닥 큰 손들이었기에 그도 참석했다. 미리 예상해둔 금액이 다른 사람들이 제시한 것 보다 높았기에 이미 입찰될 걸 알고 있었고 별 일만 없으면 그가 입찰 받을 수 있었다.  앞에서 사람들이 가격을 부를 때 그는 말을 아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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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3장

사회자가 다시 입을 열기 전에 그 젊은 남자는 다시 손을 들자 데이비드는 당황해서 목정침에게 속삭였다. “대표님, 손 들까요? 예산을 넘어갈 거 같긴한데…”  목정침은 눈을 게슴츠레 뜨며 고개를 끄덕였다. 데이비드는 식은 땀을 닦고 불만스러운 눈빛으로 젊은 남자를 쳐다봤다. 원래 빨리 끝날 수 있었는데 이렇게 시간이 지체되면 오후에 미팅에도 늦을 수 있었다.  예상 밖에 그 남자는 계속 손을 들었고 심지어 표정을 여유로워 보였다. 목정침은 흔들렸고 이내 마음이 바뀌었다. “포기해.”  경매장에서 나온 후 데이비드는 툴툴댔다. “도대체 그 사람 정체가 뭘까요? 저희가 이걸 2주넘게 찜해뒀는데 그렇게 높은 가격으로 입찰하다니 괜히 오기로 그런 거 아닐까요? 그 땅으로 뭘 할 속셈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돈이면 본전 찾는데도 한참 걸리겠어요… 그 땅이 어느 정도의 가치인지 모르는 걸까요? 저희가 예상했던 대로라면 입찰도 받고 예산도 아낄 수 있었을 텐데 이렇게 뺏기니까 2주동안 헛수고한 것 같네요. “  목정침은 안 그래도 기분이 안 좋아서 데이비드를 차가운 눈으로 보자 데이비드는 입을 다 물었다. “죄송합니다 대표님…”  차에 탄 후 목정침은 입찰 받은 남자가 검은색 벤틀리 운전석에 탄 걸 보았다. 그 말은 그 남자는 그저 기사나 밑에서 일하는 직원일 텐데 도대체 차 주인은 누구일까?  “저 차주 누군지 알아와.” 그가 차갑게 말했다.  데이비드는 상대의 차 번호를 받아적었다. “알겠습니다. 알아보고 오후에 말씀드리겠습니다. 이제 회사로 갈까요?”  목정침은 고개를 끄덕이자 운전석에 있던 진락은 시동을 걸었다. 이때 검은색 벤틀리가 갑자기 그들의 왼편에 멈춰 섰고 뒷좌석 창문을 열자 예군작이 얼굴을 내밀었다. “여기서 뵙네요. 목대표님. 이 땅을 눈독들이신 줄은 몰랐는데, 제가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라 기사를 대신 보냈어요. 그쪽에서 원하는 걸 알았으면 제가 양보라도 했을 텐데요…”  목정침은 아무렇지 않았다. “상관없어요, 겨우 땅 하나 가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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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4장

진몽요는 멈칫했다. “에이, 설마, 그쪽도 이 질문이예요? 본인이 궁금해서 묻는 거예요 아님 친구 대신해서 묻는 거예요? 난 예군작씨랑 아무 사이도 아니라고 말 했을 텐데, 그래봤자 그냥 친구라고요! 다시 이런 일로 전화하면 연이한테 말해서 혼날 줄 알아요!”  목정침은 머리가 아파서 미간을 문질렀다. “예군작이 내 땅 하나를 가져갔어요. 경매장에서 날 대놓고 노리고 있는데, 내가 설마 소경이 때문에 물었겠어요? 들어보니까 그쪽도 도움되는 정보는 없겠네요. 끊을게요.”  전화를 끊고 진몽요는 핸드폰을 보면서 어이없어했다. 예군작이 목정침에 땅을 뺐었는데 목정침이 직접 그녀에게 전화를 한 걸 보면 꽤나 심각한 일이었다. 하지만 이런 일을 그녀와 예군작 사이에 전화로 물어보기엔 썩 좋지 않아 다음 만남 때 물어볼 생각이었다.그러고보니 그녀는 오늘 예군작과의 약속을 잊을 뻔했다. 지금 그녀는 침대에 편하게 누워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고 반차를 냈지만 눈을 감자마자 잠에 들어 그냥 하루 종일 쉬어 버렸다.  얼마 후 전화 벨소리에 잠에서 깼고 예군작의 전화였다. 이미 오후 5시. 그녀는 눈을 비비며 일어나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예군작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파트 아래 있어요. 내려와요. 같이 밥 먹으러 가죠.”  그의 목소리는 부드럽진 않지만 왠지 모르게 자상한 느낌이 있었다. 진몽요는 그 말투가 불편했지만 불평하진 않았다. “네, 금방 내려 갈게요.”  예군작을 만났을 땐 이미 30분 후였다. 여자들이 ‘금방’ 이라고 하는 말은 믿을 게 못 된다. ‘금방’ 안에는 옷 갈아입고, 화장하는 것까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예군작은 30분을 기다렸어도 개의치 않고 웃으며 그녀에게 물었다. “뭐 먹고싶어요?”  그녀는 고민했다. “삼삼한 거요. 홍콩음식이 좋겠네요. 방금 일어났더니 입맛이 없어서요.”  예군작의 눈빛을 보고 아택은 아무 말없이 시동을 걸었다.  진몽요는 목정침 일이 생각나 물었다. “목정침씨 손에서 땅을 뺏을 수 있을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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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5장

그녀는 차마 어색한 사이가 되고싶지 않아 바보처럼 못 알아들은 척하며 웃었다. “이건 목정침씨와의 일이니까 제가 상관할 수 없어요. 연이가 관련된 일이면 몰라도. 그때는 제가 관여하겠죠.”  예군작은 웃었다. “하하… 알아요. 그럴 일은 없을 거예요.”  목가네.  목정침은 집에 돌아온 후 긴장을 풀었다. 낮에 회사에서의 피곤이 집에 와서 온연과 아이를 보면 다 가셨다.  아이는 이제 막 밥을 먹어서 컨디션이 좋았고, 그는 아이를 보고 바로 샤워하러 올라갔다.  온연은 살짝 투덜댔다. “아주머니, 저 사람이 아이를 안 좋아하는 것 같지 않아요?”  유씨 아주머니의 생각은 달랐다. “왜 그렇게 생각해? 바빠서 작은 도련님을 볼 시간이 많이 없으셨잖아. 지금 도련님이 돈을 많이 버셔야 두 사람 먹여 살리지. 그렇게 생각하면 안돼.”  온연은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콩알이가 집에 온지 며칠 안됐는데 신경도 안 쓰고 집에 오자마자 샤워부터 하잖아요. 그렇게 결벽증이 심한가? 그럼 공기에도 먼지가 돌아다니니 숨도 쉬면 안되겠어요.”  유씨 아주머니는 웃었다. “도련님을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너 밖에 없을 거야. 외출을 많이 하시니까 작은 도련님한테 세균이라도 옮길까 봐 그러시는 거일수도 있잖아. 일단 주방에 식사 준비하러 갈게. 너무 도련님을 안 좋게 생각하지 마. 예전보다 많이 좋아지셨어.”  맞는 말이었다. 목정침은 예전보다 많이 좋아졌다. 게다가 유씨 아주머니 말처럼 목정침은 샤워를 마치고 내려와 아이를 안고 정원에 나가서 산책도 했다. 요즘은 일교차가 심해서 그나마 저녁쯤 되어야 공기도 좋고 날씨도 시원했다.  콩알이는 잠이 없는지 목정침 품속에서 두리번거렸다. 아직 멀리 보진 못 하지만 이 세상 사물들을 신기해하는 것 같았다. 작고 동그란 얼굴은 사람들이 다 좋아했고 목정침도 작은 얼굴에 뽀뽀를 해주었다. 하지만 아이는 갑자기 발버둥치며 울기 시작했다.  목정침은 아이를 달랠 줄 몰라 마음이 급 해졌다. “왜 그래? 왜 울어?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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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6장

목정침은 자기의 턱을 만지작거렸고 조금 거칠한 걸 느꼈다. “밥 먼저 먹고 저녁에 다시 얘기하자. 나 피곤해.”  그는 확실히 피곤해 보였고 온연도 더 이상 그를 탓하지 않았다. “얼른 가서 먹어요. 먹고 쉬어야죠. 란샹언니가 디저트가게 장부 보내와서 그것도 봐야해요. 아이 파티는 시간이 없어서 본 온 게 아쉬워요. 오랫동안 못 만났는데 말이에요.”  그녀의 말을 알아들은 목정침은 일부러 정색을 하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디저트 가게 계속 운영할 생각은 버리고 집에서 아이나 잘 챙겨. 그 돈 안 벌어도 돼.”  온연이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았는데도 그가 알아들었기에 작게 콧방귀를 뀌었다. 하긴, 가게는 너무 멀고 아이도 아직 어리니 부모가 함께 있어주는 게 좋았다. 그녀와 목정침의 어린시절은 그닥 행복하지 않았고 인생에 큰 영향을 준 일들이 많았기에 아이한테까지 그걸 겪게 할 수는 없었다. 이것도 그녀가 그의 곁으로 돌아온 이유 중 하나였다. 아이를 낳았으니 잘 책임져야했다.  밥을 다 먹고 아이가 아직 잠들 기미가 안 보이자 온연은 아이를 안고 돌아다녔다. 낮에 택배 두개가 도착했는데 하나는 란샹이 보낸 아이 선물이었고 하나는 진함이 보냈다. 파티에 진함은 해외출장으로 인해 참여하지 못 했고 선물도 뒤늦게 도착했다. 사실 출장은 핑계였다.  진함이 생각나 온연은 아이에게 말했다. “외할머니 보고싶지? 우리 나중에 할머니 보러 갈까?”  목정침은 이 장면을 보고 질투했다. “아주머니, 아이 좀 재워주세요.”  유씨 아주머니는 아이를 데리고 방으로 들어갔다.  목정침과 안방으로 들어온 온연은 긴장했다. 그는 정상적인 남자였고 이젠 피할 수 없었다.  이때 목정침이 그녀를 확 끌어안았고, 온연은 아래층에서 나는 아이 울음 소리를 들었다. “아이가 울어요, 아주머니가 못 달래주실 텐데 나만 좋아해서…”  갑자기 그가 턱을 살짝 들었고 동작을 멈췄다.  온연은 얼굴을 붉히며 물었다. “왜 그래요…?”  그는 우울한 말투로 말했다. “너무 흥분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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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7장

한편, 진몽요와 예군작은 식사를 마치고 나왔고, 그녀는 바로 집으로 가고 싶었지만 예군작이 주변을 둘러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녀 생각에 그 같은 사람은 바깥 세상을 접할 기회가 일반 사람을 보다 적다고 생각해 동정하는 마음에 함께했다.  차와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번화가에서 그녀는 예군작을 도와 휠체어를 밀어주었고 아택은 옆에서 따라오고 있었다. 세 사람만 아무 말이 없이 꼭 그 들만의 세계에 있는 것 같았다. 。  한참 둘러본 후 예군작이 말했다. “갑자기 궁금한데요, 그 쪽 마음 속에 기억하고 있는, 앞으로도 평생 잊지 못할 남자가 있었어요?”  진몽요의 머리속에 제일 먼저 떠오른 건 경소경의 얼굴이었지만 이내 전지가 떠올랐다. 평생기억에 남고 앞으로도 잊지 못할 사람은 아마 전지가 더 적합한 것 같다. 아직도 마음속 깊이 남아 매일 생각나는 사람이고, 떠올릴 때마다 치가 떨렸다.   그녀는 대답했다. “있어요. 지금 생각해보니까 차라리 안 만났으면 좋았을 거예요. 그 사람을 만난 게 제 인생 최대의 실수죠. 그 사람은 제 인생을 망쳤고 내가 더 나은 미래를 살 수 없게 만들었어요. 다른 사람을 쉽게 사랑할 수도 없게 만들었죠.”  예군작은 중얼거리듯 말했다. “그렇게 그 사람을 미워해요?”  그녀는 고민하지 않고 대답했다. “맞아요. 그 사람만 아니었어도 우리 집은 안 망했을 거고 그럼 우리 아빠가 스트레스로 인해 세상을 떠날 일도 없었을 거예요. 지금까지 겪은 모든 걸 겪을 일이 없었겠죠. 앞으로 절대 마주치고 싶지 않아요. 그래도 그 사람이 잘한 일이 딱 한 가지 있어요. 내가 좋은 사람을 만나게 해준거죠. 저희 아빠가 세상을 떠나시기 전에 수술비가 모자랐었는데 어떤 분이 익명 기부를 했었어요. 알고 보니 그 위기 속에서 절 구해준 사람이 경소경씨예요. 지금 생각해보니 이미 그때부터 정해진 인연이었나 봐요. 그저… 아쉽죠, 경소경씨랑 끝까지 함께하지 못 해서.”  예군작은 다시 물었다. “지금 마음에 있는 그 사람이 후회하고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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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8장

아택은 급 긴장했다. “죄송합니다! 제가 실수했습니다.”  백수완 별장.  경소경은 소파에 앉아 핸드폰을 보며 진몽요의 연락처를 뒤적였다. 전화를 하고 싶었지만 또 괜히 망설였다.  갑자기 걸려온 전화에 그는 기뻐했지만 진몽요의 전화가 아닌 이순의 전화인 걸 보고 표정이 썩은 채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이때 이순이 문자를 보냈다. ‘진몽요씨한테 연락할지 말지 고민하고 계시죠? 모르시겠지만 진몽요씨 이제 예군작이랑 밥 먹고 헤어졌어요.’  이 말에 그의 마음속은 크게 요동치고 있었다. 그는 이순에게 답장을 하지 않고 진몽요에게 전화를 걸었다. 진몽요는 이제 막 차에서 내렸고 예군작과 그런 얘기를 나눠서 기분이 썩 좋은 상태도 아니었기에 피곤한 말투로 전화를 받았다. “할 말 있으면 해요.”  경소경도 기분이 좋지 않아 말투가 별로였다. “저녁 맛있게 먹었나 봐요? 진짜 그 예군작한테 관심있는 거면 말로 해요. 그럼 나도 안 막고 두 사람 밀어줄게요!”  진몽요는 열 받았지만 빠르게 침착했다. “그렇게 관대한 사람이었어요? 난 왜 몰랐지? 질투하는 모습이 꼭 어린애 같네요. 나 예군작씨랑 저녁 먹고 온 거 맞는데요, 저번에 얻어 먹은 거 갚은 거예요. 그러니까 다음에 그 사람이 또 사준다고 하면 절대 나갈 일 없다고요. 신세지면 갚는 게 인지상정이잖아요. 피곤하니까 잘 거예요. 당신도 일찍 쉬어요.”  경소경은 소리쳤다. “전화 끊기만 해봐요!”  그녀는 “끊으면 어쩔건데요” 라고 말하면서 끊지 않았다. 집으로 들어가자 안야는 집에 없었고 그녀는 안방 침대에 대자로 누웠다. “그래서 무슨 일인데요? 안 끊었으니까 할 말 있으면 돼요.”  그녀의 평온한 반응은 경소경의 분노한 마음과는 완전히 상반되었다. 경소경은 계속 대화를 이어가다가 화병이 날 것 같았다. “할 말없어요. 끊을게요!” 그리고 그는 전화를 끊었다.  진몽요는 핸드폰을 옆에 던져 놓은 후 그를 달래 줄 생각이 없어 보였다. 며칠 후면 다시 디자인 대회가 시작되고, 10위까지는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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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9장

그는 문을 열었고 문 앞에는 안야가 서 있었다.  밖에는 비가 내렸는지 바닥이 많이 젖어 있었고 안야도 옷이 젖어있었다. 그는 의아했다. “무슨 일이에요?”  안야의 순진한 눈엔 복잡한 감정이 보였다. “제가 뭘 잘못했나요?”  그는 자기가 그녀의 연락처를 지운 게 생각났다. 이거 때문에 그녀가 집까지 찾아온 거라면 그는 당장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그래도 앞에 있는 안야는 다른 사람이 아닌 그의 여자의 친구였기에 일단 그는 안야를 집으로 들였다. “수건 가져올 테니까 좀 닦아요. 감기 걸려요.”  요즘 날씨는 심하게 덥진 않았지만 비가 오면 기온이 낮아졌다. 안야는 추워서 몸을 벌벌 떨고 있었고 옷이 젖어서 소파에 앉지도 않고 그 자리에 서 있는 모습이 불쌍해 보였다.  경소경은 마른 수건을 건넸다. “내가 연락처 삭제해서 그래요? 그냥 사적으로 연락하기 좀 그래서 그랬어요. 여자들은 자기 남자가 자기 친구랑 연락하는 거 싫어하지 않아요? 그런 건 안 하는 게 좋다싶어서요. 이거 때문에 찾아온 것도 좀 그렇지 않아요? 다른 뜻 없었으니까 오해하지 말아요.”  안야가 물었다. “사장님이 저희가 연락하는 거 싫어하셨나요?”  그는 살짝 어이가 없어서 한숨을 쉬었다. “아니요, 그냥 내 생각이었어요. 여기 갈아입을 옷은없는데, 술 한잔 마시고 몸 좀 데울래요? 이따가 차로 데려다줄게요. 밖에 비도 오고 감기 조심해야죠.”  안야는 그가 책상 위에 올려 둔 술을 보고 방금 전 그가 쓰던 컵으로 술을 원샷했다. 그가 말리기엔 이미 늦었다. “어… 그럼… 지금 데려다 줄까요?”  안야는 고개를 저었다. “싫어요. 사장님은 평소에 집에도 없고 혼자 무서워요. 제가 나올 때까지만 해도 집에 안 계셨어요… 이 도시에서 제가 아는 사람도 사장님들이랑 친구분들뿐이고 잘 지내고 싶어서 엄청 조심히 행동했는데, 지금 보니까 아무리 노력해도 저는 무리에 못 끼는 거 같아요. 제가 태생부터 달라서 그런 건가요?”  경소경은 이 상황이 불편했다. “그 사람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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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0장

경소경은 입술을 만지작거렸다. “표절사건은 내가 말했지만 괜찮아요. 이미 다 해결됐으니까 부담 갖을 필요 없어요, 고의 아니었던 거 알아요. 나랑 몽요씨 일은… 더 부담 갖을 필요 없어요. 앞으로 어떻게 되든 다 우리 두 사람 일이에요. 하나 알려주고 싶은 게 있다면 친한 친구끼리는 아무리 잘못을 했어도 감싸주는 거예요. 그 사람이 엄청 나쁜 짓을 했어도 그 사람 편을 들어줘야해요. 내 편을 들어주게 되면 그 우정은 깨질 거예요. 나한테 말하니까 기분 좀 나아졌어요? 그럼 이제 집으로 가죠.”  안야는 고개를 끄덕이고 일어났다. “하지만… 저는 잘못된 사람의 편을 들고싶지 않아요. 그쪽이 사장님한테 어떻게 하시는지 다 아니까 잘못하는 사람이 눈에 보여요. 보고도 무시할 수가 없어요. 말하니까 기분은 좀 낫네요, 감사해요.”  경소경은 무의미하게 웃었다. “그럼 출발하죠.”  차 안, 안야는 조심스럽게 그를 바라봤다. “저 때문에 사장님이랑 싸우진 않으시겠죠? 저는 그냥 마음이 답답해서 찾아온 거예요… 평소에 얘기할 사람도 없고 기분이 다운됐었어요. 절대 사장님한테 말하시면 안돼요, 여기 안 온 걸로 해주세요.”  경소경의 눈빛은 흔들림이 없었다. “말 안 해요, 나도 그 정도는 알아요. 하긴, 이제 립이도 여자친구가 생겼으니 당장은 친하게 못 지내겠네요. 원래 둘이 제일 친했을텐데. 그 마음 이해해요. 그렇다고 몽요씨가 속 좁은 사람도 아니니까 할 말 있으면 해도 될 거예요. 예전처럼 충분히 잘 지낼 수 있어요.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아요.”  안야를 내려주고 그는 같이 올라 갈 생각이 없어 그저 아래에서 불이 켜진 집을 보았다.  이렇게 비가 오는 저녁은 기분이 도저히 좋아지지 않았다. 먹구름이 낀 것처럼 우울했다.  다음 날, 목가네.  재채기 소리를 듣고 목정침은 잠에서 깨자 온연이 침대 앞에서 아이를 안고 있었고, 아이는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그를 보고 있었다.  아이에 코에서 콧물이 흐른 걸 보자 그는 서랍위에 휴지를 건넸다.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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