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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2장

작가: 레몬맛 고양이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2-09-26 16:00:37
온연은 인내심이 바닥나기 시작했다. “그건 내가 원하는 삶이 아니에요, 처음부터 아니였어요. 결혼했어도 당신은 내 삶과 내 행동을 제한하면 안되죠. 난 남은 생을 불행하게 살고 싶지 않고, 당신이 말하는 그런 삶은 나한테 의미가 없어요. 나는 당신이 갖은 돈이 우리 가족이 평생 다 못 쓸 정도인 걸 알지만 그게 뭐 어때서요? 아무것도 안 하면서 살고싶지 않아요. 당신 생각이 어떻든 내일 일자리 찾으러 갈 거예요! 당신은 다른 남자들이랑 다를 줄 알았는데 한통속이었네요! 나를 너무 몰라요!”

  목정침은 핸드폰을 내려놓고 그녀를 보았다. “맞아, 난 널 몰라. 내가 성인일 때 넌 7살이었는데 내가 널 어떻게 알겠어? 내가 말한 건 내가 원하는 삶이야. 난 너가 집에 얌전히 있었으면 좋겠어. 우리 회사도 싫다면서 어쩌고 싶은 거야? 어차피 내가 입을 열지 않으면 넌 일자리 못 찾아.”

  온연은 화를 냈다. “당신 말은 내가 애초부터 나랑 나이대가 비슷한 사람을 만났어야 된다는 거예요? 그렇네요, 그러면 적어도 대화는 통했을텐데 말이죠! 당신은 지금 나에게 선택권도 안 주고 있잖아요!”

  목정침은 그녀의 말에 다른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너 또 심개 생각했지? 그래, 넌 너랑 비슷한 나이의 남자를 찾았었는데 내가 억지로 갈라 놓아서 아직도 마음에 담아두고 있는거지? 온연, 마지막으로 말하는데 계속 날 자극하면 정말 화낼 거야!”

  이미 화가 나서 온연은 거기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그녀는 베게를 그에게 던졌다. “당신이랑 말하기 싫어요! 평소에 자상했던 것도 다 가식이죠?”

  목정침은 얼굴을 막았다. “말은 바로 하자, 그게 어떻게 가식이야? 그냥 너가 일하는 게 싫은 것뿐이야! 그러니까 그만해!”

  갑자기, 문 밖에서 유씨 아주머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사모님 열 받게 하지 마세요. 이러다 모유 제대로 안 나오면 도련님이 직접 하실 거예요?”

  온연은 조용해졌고 목정침은 한숨을 쉬었다. “꼭 나랑 싸워야겠어? 뭐든 내일 얘기해, 우선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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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정침은 입술을 쭉 내밀었다. 어렵사리 그녀와 함께 잘 수 있게 되었는데 다시 공허하게 혼자 자고 싶지 않았고 그녀가 일자리를 찾는 것도 싫었다.  그는 단순히 자신의 여자가 힘든 일을 하는 걸 원치 않았고… 밖에는 늑대들이 많으니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온연은 당연히 그의 꿍꿍이를 모르고 내일의 답변만을 기다렸다. 그녀가 원하는 답변은 당연히 그녀가 원하는 대로 일하게 해주는 것이었다.  둘째 날 그녀가 일어났을 땐 이미 11시였고 목정침은 이미 출근을 버렸다. 그녀는 그의 베개를 막 때리며 그를 때리는 시늉을 했다. 화가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유씨 아주머니는 아이를 안고 안방으로 들어왔다. “연아, 일어났어? 작은 도련님이 네가 보고싶은 가봐. 계속 우시네.”  아이를 보자 그녀는 화가 풀려버렸다. 특히 아이의 눈에 눈물이 맺혀 있는 걸 보자 그녀는 늦게 일어난 것에 대해 죄책감이 들었다. “저한테 주세요. 밥 먹일게요. 목정침씨는 몇 시에 나갔어요? 나가기 전에 아무 말없었어요?”  유씨 아주머니는 아이를 안겨주며 “7시반에 나가셨어. 오늘 좀 늦으신 것 빼고는 별 말없으셨는데.”  갑자기, 유씨 아주머니는 온연의 목에 남겨진 키스마크를 보았고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당부했다. “의사 선생님이 아이 더 낳으면 안된다고 하셨어. 작은 도련님도 고생해서 나았는데 조심해야지. 다시 임신하면 안돼. 남자들은 거기까지 생각 안 하니까 너라도 주의해. 아니면 또 너만 고생해.”  유씨 아주머니는 가끔 이런 얘기를 하기에 온연도 살짝 민망했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주의할게요. 그… 저 좀 배고픈데 먹을 거 있어요?”  유씨 아주머니는 얼른 대답했다. “국 끓여 놨어. 네가 잘 먹어야 작은 도련님도 잘 먹지. 수유 끝나면 내려와서 먹어. 내가 준비해둘게.”  아이는 울다가 지쳤는지 모유를 먹고 바로 잠에 들었고 유씨 아주머니는 다시 아이를 안았다. “얼른 세수하고 밥 먹어. 난 방에서 아이 재울게. 도련님께서 안고 자면 습관된다고 그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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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874장

    이때 핸드폰이 울렸다. 수신인은 진몽요였다. “여보세요? 몽요야, 제도 왔어?”  진몽요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우울해 보였다. “연아, 내가 아무래도 경소경씨 성질을 건들인거같아. 그 사람이 나랑 안야 비행기표만 두고 혼자 떠났어. 어제 저녁에… 재결합하자고 했는데 내가 거절했어. 정 떨어지게 하든지 아니면 지금처럼 괴롭게 만들지 말라고 하는데 내가 대답을 못 해서 이렇게 됐어…”  온연은 어리둥절했다. “그럼 너랑 안야 둘만 해성에 남은 거야? 그렇구나… 일단 돌아와, 와서얘기하자. 몇 시 비행기야?”  진몽요는 한숨을 쉬었다. “오후 3시. 가서 얘기할게, 우선은 이렇게 알고 있어. 끊을게.”  전화를 끊고 온연은 밥을 먹으러 내려갔다. 아이는 벌써 잠에서 깨서 칭얼거렸고 유씨 아주머니도 달래주지 못 했다. 그녀는 밥 먹을 새도 없이 유씨 아주머니 품에서 아이를 받았고 이상하게도 그녀가 안고 있으면 아이는 울지 않았다.  유씨 아주머니는 신기하다고 생각했다. “나는 작은 도련님이 어디가 불편하신 줄 알았는데 부모를 알아보시나 보네? 내가 평소에 많이 안아주는데 어떻게 그러지?”  온연은 아이의 볼에 뽀뽀를 했다. “엄마의 냄새를 아나 봐요. 괜찮아요, 제가 안고 있어도 돼요. 다시 잠 들면 그때 밥 먹을 게요. 맞다, 저 3시에 나가 봐야 하는데 정 안되면 제가 데리고 나갈게요. 임집사님 집에 계시죠? 이따 카시트 챙겨서 데려다 달라고 해야겠어요.”  유씨 아주머니는 고개를 끄덕였다. “집에 계셔. 근데 언제 나가봐야 할지는 몰라. 도련님 일 도와드리느라 집에 자주 안 계시니까. 내가 말은 해둘게 오늘은 3시에 꼭 집에 있으시라고. 얼른 아이 달래줘. 그래야 너도 밥 먹지.”  오후 2시, 온연은 갑자기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녀는 지금 목정침을 찾아가 생각이 정리됐는지 물어보려 했다. 안 그러면 그는 이런 식으로 계속 시간을 끌 것이다. 임집사가 그녀를 목정침에 회사로 먼저 데려다 준 후 진몽요가 왔을 때 거기서 진락에게 다시 데려다 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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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875장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고 유모차를 끌며 사무실로 들어갔다. 목정침은 차를 마시고 있었는데 두 모자를 보자 사레가 들릴 뻔했다. “어쩐 일이야? 애까지 데리고. 혼자 왔어?”  그녀는 가볍게 콧방귀를 뀌었다. “혼자라니요? 여기 아들 안 보여요? 밖에 비도 안 오고 해서바람도 쐴 겸, 오늘 몽요가 해성에서 돌아온다 길래 만나러 가봐야 해서 나왔어요. 생각해 봤어요? 오늘 답해주겠다 했잖아요. 저녁에 퇴근할 때까지 못 기다리니까 지금 말해요.”  목정침은 찻잔을 내려놓고 턱을 만졌다. “아직 생각 못 했어, 저녁에 다시 얘기해.”  그녀는 그가 이럴 줄 알고 유모차를 그의 옆에 댔다. “장난 아니에요. 지금 말 안 하면 애만 두고 갈 거예요. 난 분명히 말했어요. 지금은 애가 자고 있어서 그렇지 잠에서 깨면 얌전히 있지 않을 텐데 어디 한번 애 데리고 회의 참석해 봐요!”  그는 그녀가 아이를 두고 혼자 갈 정도로 나쁜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래, 진짜 그럴 수 있으면 해봐.”  온연은 그의 도발에 유모차속 아이를 보며 이를 꽉 물고 뒤를 돌았다.  목정침은 속으로 살짝 놀랐지만 그녀가 바로 돌아올 거라고 생각하고 막지 않았다. 데이비드는 온연이 아이를 두고 간 걸 보고 걱정했다. “대표님… 곧 회의 시작인데 사모님이 이렇게 가시면 아이는 어떡하죠?”   목정침은 자신 있었다. “금방 올거야, 좀 기다려.”  20분이 지나자 데이비드는 조심스럽게 목정침을 보며 말했다. “대표님… 지금 다들 회의실에 와 계세요.”  목정침은 이마를 짚었다. “가자, 아이 데리고.”  그는 온연을 너무 과소평가했다. 그녀는 정말 아이를 두고 갈 수 있었다. 그가 유모차를 끌고 회의실에 들어갔을 때 그 누구도 소리를 내지 못했다. 이게 그들이 아는 목대표가 맞나? 평소에 웃지도 않는 그 목대표가 맞나?  “뭘 쳐다만 보고 있어요? 일들 안 해요?” 목정침은 차가운 표정으로 자리에 앉았다.  기획부 사람들은 정신을 차리고 회의를 시작했고 입을 열자마자 목정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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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876장

    기획부 사람들은 조마조마하며 얼른 이 회의를 끝내고 싶었다. 아이는 주변 환경이 신기했는지 누군가 입을 열면 멈춰서 듣고 소리가 안 들리면 계속 분유를 마셨다.반복되는 행동에 목정침이 말했다. “너도 듣고 있는 거야? 다른 사람들이 하는 말 알아 듣겠어? 얼른 밥 먹고 얌전히 있어야 아빠가 일을하지.”  이때 그의 표정과 부드러운 태도에 사람들은 경악했다. 대표님이 아빠라니…  한편, 온연과 진몽요는 카페에서 만났고 안야는 피곤해서 들어갔다.  진몽요는 일부러 쓴 커피를 주문했고 시럽도 추가하지 않았다. 한 모금 살짝 마신 후 하마터면 기절할 뻔했다. “웩… 너무 써…”  온연은 웃었다. “쓴 거 못 마시면 억지로 마시지마. 이제 어쩔 거야?”  진몽요는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몰라. 내가 그 사람을 만나러 가면 그건 화해하자는 뜻이고 안 만나러 가면 앞으로 마주칠 일 없겠지. 난 지금 그 사람을 잃고 싶지도 않지만 갖고 싶지도 않은 상태야. 모순적이지? 너도 내가 문제 있는 거 같지? 나도 그렇게 생각해. 맞다, 아들은? 너 혼자 나오면 애는 집에서 뭐해?”  온연은 살짝 만족스러웠다. “아니, 아이 데리고 나와서 목정침씨한테 맡겼어. 아마 지금쯤 애 데리고 회의하고 있을 걸. 나는 일하고 싶은데 그 사람이 싫어하니까 반항하는 중이야.”  진몽요는 웃다가도 표정이 안 좋아졌다. “미쳐버리겠어… 나 때문에 미쳐버리겠어.”  온연은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 “난 네가 너 자신을 괴롭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너도 괴롭고 경소경도 괴롭잖아. 잘 생각해 봐, 아직 재결합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이러지마. 그 사람을 잃으면 넌 평생 후회할 거야. 난 두 사람이 다시 만났으면 좋겠어. 이게 내 생각이야.”  진몽요는 스푼으로 커피를 저으며 무슨 생각인지 몰랐고 한참 후 다시 입을 열었다. “난 다시 사귀어도 내가 무너지는 순간들이 생길까 봐 무서워. 내가 의심병이 심한 여자가 될까 봐 싫어. 계속 바람날까 봐 걱정하고 계속 비참해지잖아. 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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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877장

    진몽요는 드디어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뭔가… 그때 나랑 경소경씨가 임신준비 할 때 임신이 됐으면 내 아이도 지금쯤 태어나지 않았을까 싶어… 난 정말 바보야. 내 자신을 괴롭히면서 그 사람 발목까지 잡고. 어제 저녁에 그러고 나서 내가 싫어졌을지도 몰라. 일단 오늘 저녁에 제대로 준비를 한 다음에 내일 아침에 그 사람한테 가볼게. 내일 월차 내야겠다. 맞다, 그리고 좋은 소식 있어. 너가 내 문제를 해결해주니까 신도 나를 돕는 거 같아.”  온연은 마음이 한결 나아졌다. “해결됐으면 됐어. 또 무슨 좋은 소식?”  진몽요는 가방에서 패션 잡지를 꺼냈다. “나 10등안에 들어갔어. 비록 딱 10등이라 표지 장식은 못 했지만 내 인생에서 무언가를 이룬 것 같고 훨씬 의미 있어졌어!”  예상 밖에 희소식에 온연은 깜짝 놀랐다. “정말 Top10이야? 간묵이 표절한 그 작품 말하는 거지? 장하다 우리 몽요! 이 성과로는 너 앞으로 큰 회사들 많이 갈 수 있겠어. 앞으로 네가 어딜가든 월급도 배로 줄 거야. 물론 너가 임립네 회사를 떠나라고 부추기는 건 아니지만, 앞으로 네 앞길이 창창해졌잖아. 정말 대단해, 내일 경소경도 만나서 일과 사람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버려!”  카페에서 나온 뒤 온연은 바로 목가네로 향했다. 비록 그녀는 속으로 목정침이 아이를 잘 못 돌볼까 봐 걱정했지만 이럴 때일수록 마음 약해질 수 없었다. 그녀는 목정침 그 악당과 끝까지 싸워서 남은 생은 절대 집에서 아이만 보고 있지 않기로 다짐했다.  집에 늦게 온다고 했던 목정침은 6시에 집으로 돌아왔고, 포대기에 아이를 안은 모습이 꼭 코알라 같았다. 중요한 건 목정침의 표정은 놀랄 정도로 썩어 있었다.  온연은 샤워를 마치고 스킨케어를 바르며 아무렇지 않게 물었다. “어땠어요? 아이는 말 잘 들었어요? 오늘 늦는다고 안 했어요? 왜 집에 일찍 왔어요?”  목정침은 아이를 내려놓았다. “너 일부러 그런거잖아. 내가 아무것도 못 하게 일부러 두고간 거잖아! 조그마한 게 밥도 잘 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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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878장

    밥 먹을 때도 목정침은 썩은 표정이자 온연이 깐족거렸다. “왜 그래요? 몇 억짜리 사업이라도 망쳤어요? 망쳤으면 뭐 어때서요? 어차피 돈 벌어서 우리 줄 건데 그러게 왜 나를 도발해요?”  목정침은 눈을 게슴츠레 하고 “아니, 이따 밥 먹고 방에 가서 다시 얘기해…”  ......  새벽 1시쯤. 진몽요는 악몽에서 깼고 불안한 느낌이 가시질 않아 가슴을 부여잡고 한참동안 침대에 앉아 있었다. 무슨 꿈을 꿨는지 기억나진 않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오후에 마신 그 커피 맛에 입맛이 떨어져 저녁도 안 먹고 지금까지 잠을 잤다. 배가 살짝 고팠던 그녀는 일어나 냉장고에 먹을 걸 찾으려 거실로 나오고 보니 현관의 안야의 신발이 없었다. 그 말은 안야가 저녁에 집에 오지 않았다는 건가?  그녀는 안야의 방문을 열어서 확인해보니 정말 사람이 없었다. 안야 같이 참한 아가씨는 외박을 한 적도 없을뿐더러 남자친구 생겼다는 말도 없었기에 걱정이 되어 전화를 걸었지만 전원이 꺼져 있었다.  그녀는 불안감이 엄습해 왔고 점점 서늘한 느낌에 털이 삐죽섰다. 설마 안야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거 아니겠지? 여자애가 무슨 일을 못 당할까? 그녀는 자신이 겪었던 걸 안야까지 겪고 싶게 하지 않았다. 그녀는 전화를 걸어 도움을 청하고 싶었지만 또 누구에게 걸어야 할지 몰랐다. 이 늦은 시간에 온연은 쉬고 있을 테고 아이도 챙겨야하니 잠시 고만하고 경소경에게 전화를 걸었다.  원래 아침에 그를 찾아갈 생각이었으나 당장은 방법이 없었다.  이상한 건 경소경의 핸드폰도 꺼져있었다. 그녀는 뜨거운 솥 위에 개미처럼 마음이 급해져 바로 차를 끌고 백수완 별장으로 향했다. 그녀는 그의 집 열쇠가 있었고 그가 아무리 화가 났어도 이런 일은 안 도와주면 안되는 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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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879장

    문을 연 순간 그녀는 굳어버렸다. 집에 안 들어온 안야와 눈을 마주쳤고 그녀가 안도하기도 전에 안야의 당황한 눈빛이 긴장하게 만들었고 그녀는 물었다. “너 여기서 뭐해?”  안야는 아무 말없이 고개를 숙이고 식탁위에 물건들을 치우고 있었다. 식탁에는 빈 술병 두개가 있었고 안야의 헝클어진 머리와 옷만 보고 이전 상황을 감히 상상하고 싶지 않았다…  안야의 침묵은 그녀를 더 열 받게 만들자 화를 냈다. “너 말해! 여기서 뭐하냐고!” 경소경은 낯선 사람이 집에 오는 걸 싫어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이렇게 보니 안야와 경소경에 핸드폰이 동시에 꺼져 있던 이유를 알았다.  “죄송해요, 사장님.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에요… 두 분이 해성 호텔에서 싸우신 것 같길래 속상하실 거 같아서 말동무 해드리러 왔을 뿐이에요. 두 분이서 이렇게 정말 끝내실 까봐 다 두 분을 생각해서 그런건데… 술을 많이 드셔서… 죄송해요…”  죄송하다는 말은 계속해서 그녀에게 상처가 되었고 진몽요는 그제서야 상황을 이해했다. “그래서… 넌 나를 위해서 이 사람이랑 그랬다는 거야? 어?”  안야는 대답하지 않았지만 인정하는 셈이었다.  진몽요는 황당해서 씩씩거리며 위층으로 올라갔고 경소경의 안방 문을 열자 그는 침대에서 깊게 잠들어 있었고 바닥엔 안야의 옷이 떨어져 있었다…  이불을 덮고 있었지만 그녀는 경소경이 아무것도 안 입고 있는 걸 알았다. 이런 결과는 절대상상도 못 했었다.  그녀는 자신이 미쳐서 경소경을 때리며 왜 아침까지 그녀가 올 때까지 기다리지 못 했냐고 물어보고 싶었다… 동시에 그녀 본인에게 왜 그렇게 오래 고민했냐고 일찍 결정했더라면 이런 일이 안 생겼을 거라고 말해주고 싶었지만 이젠 다 늦어 버렸다.  역시나 신은 그녀의 편이 아니었다. 사랑과 일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건 망상이었고 그녀는 결국 제일 잃고 싶지 않았던 걸 잃었다.  그녀는 깊이 고통받고 있었고 경소경은 편히 자고 있었다. 그는 어쩌면 지금 그녀의 기분을 평생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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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880장

    말을 하고 그녀는 먼저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안야는 천천히 걸었고 걷는 자세도 이상했다. 진몽요는 소파에서 앉아 천천히 걸어오는 안야를 차가운 목소리로 비꼬았다. “너무 티 내지 마. 나도 아니까 그렇게 알려줄 필요 없어. 여자들은 처음하면 원래 아픈 거 몰랐어? 너만 아파?”  안야는 그녀를 보고 맞은편에 앉았다. “하고 싶은 말이 뭐예요?”  미묘한 태도변화를 진몽요는 예리하게 눈치챘다. “하… 이제 연기 그만하겠다 이거야? 전에 나한테 했던 말 장난 아니지? 넌 타겟을 임립에서 경소경으로 바꾼 다음에 행동한 거야. 생각해보니까 내가 그걸 가르쳐준 게 웃기네. 내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라고 했지만 선을 넘으라고는 안 했는데… 안야, 내 전 약혼자였던 거 알면서도 이러는 건 정말 역겨워!”  안야는 연기할 생각이 없었고 고개 들어 그녀를 보았다. “사장님도 말하셨잖아요. 저 사람이 전 약혼자이지만 저희 둘 다 솔로라고, 그런데 안될 게 뭐 있어요? 그런 말투로 말하지 마세요. 제가 꼭 뺏어간 거 같잖아요. 사장님이 경소경씨를 버렸지만 저는 갖고 싶어요. 저도 알아요, 이런 관계가 이상하다는 거. 제가 이렇게까지 했으니 저희는 이제 더 이상 친구가 아니겠죠. 저를 진정한 친구로 생각한 적도 없었잖아요. 그냥 저를 아무것도 없는 가난뱅이, 불쌍한 벌레, 공짜로 일해주는 노예, 가끔 즐겁게 해주는 장난감 정도로 생각하셨겠죠.  정말 이상해요. 이미 진가네 아가씨가 아닌데, 더 이상 부잣집 봉황이 아닌데, 왜 다른 사람들을 짓밟는 거예요? 경소경씨가 그렇게 잘해줬는데도 이렇게까지 만든 사장님이 바보죠!”  진몽요는 더 이상 착하게 대할 수 없었다. “노예? 장난감? 안야, 말하기 전에 네 양심을 생각해봐. 넌 나랑 연이 아니었으면 아직도 가게에서 설거지하고 있었어! 말해, 나한테 있는 불만 오늘 다 말해. 너 같은 사람이 얼마나 무서운지 오늘 좀 알아야겠어!”  안야는 이를 꽉 물고 말했다. “오늘의 저는 다 제 힘으로 이룬 거예요! 두 분이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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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60장

    예군작은 갑자기 흥미가 떨어져 일어나 옷깃을 정리한 뒤, 바로 클럽에서 나왔다.  온 몸에 술냄새를 풍기며 예가네 저택으로 돌아온 뒤, 저택은 너무 불안할 정도로 조용했다. 그는 취했고, 술기운이 너무 올라와서 비틀거리며 위층으로 올라가며 국청곡의 이름을 불렀다.  국청곡은 자고 있다가 놀라서 깼고, 아이가 혹시라도 시끄러워서 깰까 봐 잠옷 원피스를 입고 일어나서 나와봤다. 그가 계단 입구에 앉아 인사불성이 된 걸 보고 그녀는 마음속 분노가 삭으라 들었다. “왜 이렇게 많이 마셨어요? 저녁에 그렇게 시끄럽게 하면 아이가 깰까 봐 걱정도 안돼요? 가요, 방에 가서 쉬게 내가 부축 해줄게요. 술 많이 마셨는데 속은 괜찮아요?”  그녀가 팔을 뻗어 그의 팔을 잡았을 때, 그는 갑자기 일어나서 그녀를 품에 안았고, 예전에는 느껴보지 못했던 힘으로 안았다. 그녀는 살짝 발꿈치를 들었고, 그를 밀어내야 할지 계속 안고 있어야 할지 몰랐다. 그가 분명 사람을 착각한 게 아닐까? 아니면 어떻게 이렇게 평소와 다를 수 있지?  그녀가 여러가지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그가 갑자기 중얼거렸다. “당신은 나중에 다른 사람을 사랑해서 갑작스럽게 나를 떠날 거예요?”  그녀는 살짝 힘으로 그를 밀어냈다. “아니요. 당신 취했어요, 그만해요. 너무 늦었어요.”  그는 그녀의 말을 듣지 않고, 그녀의 턱을 잡은 뒤 강제로 그를 보게 만들었다. “지금 나한테 왜 이렇게 성의가 없어요? 내가 당신이 싫어하는 일을 많이 했었잖아요, 그럼 날 떠날 생각 해본 적 있어요?”  그녀는 술 취한 남자를 상대하기 피곤해서 솔직하게 답했다. “있어요, 됐죠? 난 당신이 완전 체념할 때까지 기다리다가 아이를 데리고 당신을 떠날 거예요.”  그는 침묵했다. 갑작스러운 고요함은 사람을 두렵게 만들었다.  그의 차가운 눈빛을 보고 국청곡은 단호하게 대답한 걸 후회했다. “당신 술 먹고 주정부리면 나 계속 무시할 거예요.”  그는 무섭게 그녀의 입술을 덮쳤다.  그는 강제로 그녀를 안아서 안방으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9장

    목정침은 여유롭게 그를 보았다. “어디서 날 봤는데? 목가네는 절대 아닐 테고. 네 당시 그 신분으로는 목가네에 들어올 자격이 없었잖아.”  예군작은 그가 총구를 겨누는 것 같은 그의 말을 신경 쓰지 않고, 여자들을 다 쫒아 낸 뒤 두 사람만 남았을 때 말했다. “맞아, 목가네는 아니야. 우리 엄마랑 내가 살던 아파트 밑이였지.”  아파트 밑?  목정침은 자세히 회상을 했다. 전에 한번 그가 아버지를 따라서 회사에서 회의를 한 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한 아파트에 들른 적이 있었다. 아버지는 그에게 오랜 친구를 금방 만나고 올 테니 차에서 기다리라고 했었다.  그는 의구심을 갖지 않고 다른 쪽으로 생각하지 않았었다. 대충 10 여분 정도 기다렸던 것 같은데 아마 그때였던 거 같다. 생각해보니 웃겼다. 아버지는 애인을 만나러 가는 거였는데, 그는 아무것도 모르고 밑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만약 그가 미리 알았더라면 어쩌면 그 후에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이런 일들 때문에, 그는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미움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 왜 그가 그런 일을 알게 만든 걸까? 왜 그가 그런 곳에 가게 한 걸까? 아버지는 그를 완전히 바보취급 했었다…  그의 반응을 보며 예군작이 이어서 말했다. “아마 생각났겠지. 그때 나도 밑에서 놀고 있었어. 아버지가 위로 올라가는 걸 보면서, 나도 예전처럼 신나게 따라올라 가려다가 형을 봤어. 그 순간 내 두 다리는 굳어버리고 말았지. 형한테 호기심도 생기고 질투도 나면서, 처음으로 내가 사생아라는 걸 확실히 알게 됐어. 형은 외제차 안에 타고 있고, 제일 좋은 대우를 받고 있었지만, 나는 엄마랑 빛도 안 들어오는 곳에 살면서, 당당하게 아빠랑 나가 보지도 못 했어. 단 한 번도… 나랑 우리 엄마가 아파도, 아버지는 사람을 보내셔서 우리를 병원에 보내주셨지.  난 언제부터 아빠를 싫어했을까…? 거의 기억도 안 나. 근데 갑자기 싫어한 게 된 건 아니고,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감정이 쌓였어. 난 우리 엄마도 싫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8장

    국청곡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가 언제부터 자신이 같이 자주길 원했었나? 예전에는 그녀가 방에서 자는 않는 것은 물론, 집에서 자지 않더라도 그는 절대로 묻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일부러 그를 피하고 있었다. 그녀는 요즘 자꾸 그가 이상한 생각을 하는 것 같았는데, 그녀는 출산을 하고 상처부위가 아직 회복이 되지 않은 것 같아 마음에 걸렸다. 그는 절대 남은 이해해 주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회사로 가는 길, 예군작의 얼굴은 매우 어두웠지만, 아택의 얼굴엔 봄바람이 부는 것처럼 기분이 매우 좋아 보였다.  예군작은 아택이 꼴보기 싫었다. “연애라도 시작했어? 아침부터 왜 그렇게 기분이 좋아.”  아택은 정직하게 말했다. “아니요, 그냥 단순히 기분이 좋아서요. 도련님은 왜 아침부터 화가 나셨어요?”  예군작은 국청곡을 떠올리자 화가 났다. “물어보지 마, 말하기 싫어. 오늘은 일찍 퇴근하고 클럽 가서 스트레스 좀 풀자.”  아택은 황급히 말했다. “저는 못 갈 것 같습니다, 도련님 혼자 다녀오세요. 안야씨가 저녁은 집에 와서 먹으라고 해서요.”  예군작은 그의 말에서 눈치를 챘다. “오, 그렇게까지 마음을 쓰는 거야? 이제 놀러도 안 가게? 남자가 그렇게 성실해서 어따 쓰게?”  아택은 사실대로 말했다. “단지 노는 게 지겨워서지, 다른 뜻은 없습니다. 그런 곳에서는 자기자신을 잃기 마련이니 안 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예군작은 아택을 강요하지 않았고 한 사람이 떠올랐다. 그 사람은 목정침이었다. 목정침과 그런 곳에 가면 재밌지 않을까?  ......  저녁. 목정침은 접대가 있다고 말한 뒤 집에 돌아와서 밥을 먹지 않았다. 온연도 그를 매우 믿었기에 더 묻지 않았다. 만약 그가 예군작에게 끌려가서 논 걸 알게 되면 화가 나서 미쳐 버릴 테다.  목정침은 장소에 도착한 후에서야 예군작이 음란하게 놀려는 걸 알았다. 룸 안에는 야릇한 조명이 켜져 있었고, 여자들은 다리를 훤히 내놓고 여러가지 자세를 취하고 있었으며, 예군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7장

    아택은 어떤 반응을 해야 할지 몰랐다. 예전에 예가네에서 어르신 밑에서 목숨을 받쳐 일하느라 너무 힘들어서 연애를 할 시간도 없었다. 나중엔 예군작 밑에서 일을 하면서, 클럽도 다니고 여자를 만나봤지만, 진짜 연애를 하려니 그는 하지 못 했다. 그는 꼭 찌질한 사내자식처럼 어쩔 줄을 몰라했다.  그가 대꾸를 안 하자 안야는 살짝 실망했다. “대체 이유가 뭐예요? 난 진짜 모르겠어서 그래요, 우리 정상적인 부부처럼 살기로 한 거 아니었어요? 근데… 우리가 지금 부부처럼 살고 있는 게 맞아요?”  아택은 그녀와 처음 자게 되었을 때가 떠올랐고, 그때는 예군작 때문에 임무를 완성해야 한다는 느낌으로 했었다.  그의 목젖이 살짝 움직였다. “가면 되잖아요…”  안야는 그가 매우 원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고, 꼭 그녀가 강요하는 느낌이었다. 그녀는 수치스러워서 입술을 깨물었다. “당신이 싫으면 나도 강요하지 않아요. 어차피 당신도 예군작 같은 사람 밑에서 일하니까 밖에서 많이 해봤을 거 아니에요. 원래 돈 많은 남자들은 다 그렇잖아요, 나 이해해요.”  아택은 머리가 아파왔다. “아니에요, 정말 아니에요. 도련님은 다리를 그렇게 오랫동안 다치셨는데 밖에 나가서 놀 시간이 어딨었겠어요? 이미 성실해지신지 오래 되셨고, 나도 매일 그 분만 따라다니니 혼자서는 더욱 그럴 일이 없어요. 나도… 싫은 거 아니에요. 그냥 시간 좀 필요해서 그래요.”  그가 젓가락을 내려놓자 안야는 빠르게 주방을 정리했다. “당신한데 준비할 시간을 주면 언제까지 시간이 필요할지 모르잖아요. 일단 들어와요.” 그녀는 말을 끝내고 먼저 안방으로 들어갔다.  아택은 어쩔 수 없이 따라 들어갔다.  안야는 갑자기 그를 안았고, 먼저 그에게 키스를 했다.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이 느껴지자, 아택은 숨이 멎었지만 이내 그녀의 허리에 팔을 감쌌다. ……  예군작은 하루종일 일을 하고 집에 돌아왔고, 국청곡이 안방이 아닌 아이방에서 자고 있는 걸 발견했다. 아이 방은 잠겨 있어서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6장

    아택은 침을 삼켰다. “아… 그냥 궁금해서 여쭤봤습니다.”  예군작은 일어나서 시계를 보고 외투를 챙겼다. “나 혼자 운전해서 퇴근할게, 너도 들어가.”  예군작은 대답을 한 뒤, 그를 위해 사무실 문을 열어주었고, 두 사람은 회사 문 앞까지 걸어간 뒤 각자의 길을 갔다.  예군작 밑에서 이렇게 오래 일을 하면서, 아택은 여전히 그의 심리를 알 수 없었다. 그는 어르신보다 더 파악하기 힘들었고, 사람의 마음은 깊기 때문에 한 사람을 파악하지 못 한다는 건 절대적으로 두려운 일이었다.  아택이 집에 돌아왔을 때 안야는 아직 자고 있지 않았고, 그들 대신해서 신발장에서 슬리퍼를 꺼낸 뒤, 또 능숙하게 주방에 들어가 그에게 줄 요리를 했다.  그녀가 바삐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서 아택은 왠지 모르게 마음이 놓였다. 아무리 집에 늦게 들어가도 누군가 불을 켜 놓고, 누군가 그를 기다리고, 따뜻한 밥이 준비되어 있는 건 인생에서 가장 편안함을 주는 일이었다.  그는 평소처럼 바로 샤워를 하지 않고, 소매를 걷어 올린 뒤 주방에 들어가 그녀가 요리하는 걸 도왔다. “오늘은 애기가 말 잘 들었어요?”  안야는 고개를 끄덕였다. “말 잘 들었어요, 사실 나 혼자서도 잘 챙길 수 있는데, 아주머니는 안 써도 되지 않을까요? 그러면 매달 소비를 좀 아낄 수 있잖아요. 당신 돈 버는 것도 힘든데, 우리끼리 아껴서 살면 좋잖아요. 당신은 움직이지 말고 좀 쉬어요, 하루종일 일하느라 피곤했을 텐데 이런 건 내가 하면 돼요.”  아택은 그녀에 의해 강제로 옆으로 쫓겨나서 완전히 끼어들 수 없었다. “그런 돈은 아낄 필요없어요. 집안 일도 하고 애도 보는데 당신도 힘들겠죠. 내 일은 엄청 힘든 편은 아니에요. 평소에 대부분은 거의 한가해서요.”  안야는 고개를 돌려 그를 향해 웃었다. “안 힘들면 다행이에요. 사실 내가 봤을 때 예군작씨도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아요, 적어도 당신한테는 잘해주니까요.”  아택은 평소에 뒤에서 예군작의 얘기를 하진 않지만, 이 점은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5장

    진몽요는 억울해했다. “그러게 누가 나한테 장난치래요? 나도 순간 머리가 안 돌아가서 그런 거잖아요. 그래서 손부터 나간 거고요… 내가 잘못했어요. 나도 민망했어요, 당신 부모님이 다 봤잖아요. 지금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서 목구멍 밖으로 튀어나올 거 같고, 진짜 창피한 건 나라고요! 어머님 아버님이 봤을 때 내가 엄청 예의 없는 아이로 보였을 거 아니에요! 근데 내가 방금 식당 입구 봤었는데, 우리 몇 명 밖에 없었어요~”  경소경도 진짜로 화가 난 게 아니었다. 그는 그녀의 생각이 단순한 걸 알았기에, 생각이 짧은 건 정상이었다. “알겠어요, 그만 해명해요. 해명하는 건 감추려는 거고, 감추려는 건 사실이라는 거잖아요. 내가 나이를 이렇게 먹고도 참… 됐어요, 어차피 당신이 맨날 집에서 안 그러는 것도 아니니까요. 우리 엄마 아빠는 당신이 이런 사람인 거 이미 알고 있으시고, 이미 머릿속에 깊이 각인되어 있을 거예요. 이번 생에 그 인식은 달라지지 않을 거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진몽요는 호기심에 물었다. “부모님 눈에는 내가 어떤 사람인데요?”  경소경은 입꼬리를 올린 뒤 못된 웃음을 지었다. “생각이 간단하고 사지가 발달된 사람이요.”  이 간단한 한 마디는 당연히 매를 벌었다.  백수완 별장으로 돌아온 후, 진몽요는 시간이 어느정도 됐으니 강령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물었다. “엄마, 집에 들어갔어요? 어떻게 됐어요? 말 좀 해줘봐요.”  전화 너머 강령은 너무 웃어서 주름이 졌다. “난 괜찮은 거 같아. 그 분이 나한테 선물도 준비해 주셨더라고, 근데 사람이 많아서 민망해서 바로 못 주셨데, 그래서 차에서 주셨어. 그 분이 그리신 그림이었어, 그럴듯하게 도장도 찍혀 있더라고. 그 분은 짝을 찾아서 안정적으로 삶을 살고 싶다고 하시는데, 다들 알다시피 그분은 불만이 없고, 내가 마음에 든다길래, 내 의견을 물어봐서 나도 괜찮다고 했지. 그 분 얼굴이 너무 빨개지셔서 어둠속에서도 빨개지신 게 보이더라. 난 그저 그 분이랑 공통된 관심사가 없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4장

    강령은 얼굴이 빨개졌다. “네, 좋네요… 제 딸도 샤브샤브를 좋아해서요, 나중에 같이 갈게요.”  진몽요는 이 좋은 소식을 듣고, 이런 자리만 아니었다면 이미 신나게 웃었을 테다. 허영준이 샤브샤브 가게를 갖고 있는 줄은 몰랐고, 이 가게는 정말 그녀의 입맛을 저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건 그녀가 앞으로 샤브샤브를 배 터질 때까지 먹을 수 있다는 뜻인가?  허영준은 경성욱처럼 말이 많지 않아서, 식탁에서는 거의 대화가 없었다. 밥을 다 먹고 식당에서 나온 뒤, 허영준은 강령을 보며 물었다. “혼자 사시죠?”  이 말은 첫 맞선 자리에서 묻기엔 조금 이상했고, 마치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못 하는 목적이 있는 것 같았다. 진몽요는 허영준의 바른 모습을 보고 이상한 생각이 들지 않아 강령을 대신해서 대답했다. “엄마는 지금 혼자 살고 계세요. 그래서 제가 자주 보러가요, 어차피 멀지도 않으니까요.”  허영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다들 가는 방향이 다르시니, 제가 가는 길이 같아서 데려다 드리고 싶다는 말을 하고 싶었어요. 그러면 다들 왔다 갔다 하실 필요 없잖아요.”  그랬다. 허영준은 그저 말이 별로 없었지만 마음씨는 세심해서 이미 가는 길이 같은지 아닌지도 생각하고 있었기에 진몽요는 웃었다. “네, 그럼 부탁드릴게요, 아저씨.”  강령과 허영준이 차를 타고 멀어지자 하람은 진몽요에게 물었다. “네가 봤을 땐 어떤 거 같아?”  진몽요가 대답을 하기도 전에 경소경이 끼어들었다. “이게 이 사람 맞선도 아닌데, 이 질문을 왜 이 사람한테 하세요? 이 사람 생각은 중요하지 않죠, 어머님 마음에 드셔야 하는 거잖아요.”  하람은 그를 노려봤다. “그럼 네가 봤을 땐 어떤 것 같은데? 너희 생각도 중요하지, 아니면 왜 다같이 밥을 먹었겠어? 그럴거면 그냥 두 사람 따로 만나서 얘기 나누게 했지…”  경소경은 생각을 하다가 말했다. “사람은 괜찮은 거 같아요, 성실하고, 근데 말은 잘 못 하시네요.”  진몽요는 경소경의 피드백이 너무 일반적이라고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3장

    진몽요는 이런 일을 참고 있을 수 없어서, 경가네 공관에서 나오자마자 강령에서 살짝 얘기를 흘렸다. 강령의 태도는 사람을 본 다음에 다시 얘기해보자는 느낌이었고, 이미 한번의 실패를 통해서 조금 더 현명해졌기 때문에, 이번에는 제대로 상대를 봐야 했다.  순식간에 주말이 다가왔고, 진몽요는 원래 온연이랑 놀러 나가기로 했던 약속을 취소했다. 온연은 진몽요가 엄마에게 맞선을 주선하려는 걸 알고 의아해하지 않았다. 사람은 늘 그런 것 같았다. 나이가 젊든 많든, 다들 짝이 있어야 했다. 사람은 원래부터 무리지어 사는 동물이니 그 누구도 혼자 외롭게 살고싶어 하지 않았다.  백수완 레스토랑에 예약한 룸에 경소경은 요리를 배치한 뒤, 모든 게 준비가 다 되어 있었고, 이제 봄바람만 불어오면 됐다. 그 ‘봄바람’은 아직 오지 않았다.  강령은 잘 관리한 얼굴에 홍조를 띄웠다. “사돈, 그 분 만나 뵌 적 있으시죠? 좀 웃기실 것 같지만, 저 조금 긴장되네요. 이런 일까지 다들 출동해주시니 조금 죄송해서요.”  하람은 웃었다. “만난 적 있어요, 저희 집 사람보다 더 바르게 생겼으니 걱정 마세요. 마음이나 겉모습이나 다 이 사람보다 나으니까요.”  경성욱은 옆에서 감히 반박하진 못 했다. 그의 동문이 어디가 더 낫단 말인가? 그가 그렇게 후졌나?  사람들이 거의 30분정도 기다린 뒤, ‘봄바람’이 도착했다. 얼굴엔 비록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었지만, 여전히 젊었을 때의 풍채가 보였다. 유유상종이라는 말이 있듯이, 경성욱의 동문은 여러 방면에서 못난 게 없었다. 젊은 사람을 사이에 있어도 경소경처럼 인기가 많았고, 이 나이를 먹었어도 여전히 잘생긴 아저씨였다.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제가 나올 때 근처에서 차가 막혀서, 마음은 급했는데 방법이 없었어서요. 제가 사죄의 의미로 이번 식사 대접하겠습니다.”  경성욱이 말수가 적은 걸 알고 분위기를 살리는 일은 다 하람이 했다. “괜찮아요 허씨, 저희가 남도 아닌데요 뭘.” 말을 하면서 그녀는 강령의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2장

    경소경은 경성욱이 아이를 안고 싶어하는 걸 알고 바로 아이를 건네주었다. “한번 보세요.”  경성욱은 기쁘게 아이를 받은 한번 살펴보았다. 사실 기저귀는 갈은지 얼마 안돼서 깨끗했다.  경소경이 한가한 걸 보자 진몽요는 그를 째려봤고 경소경은 눈물없이 울고 있었다. 그는 아이를 안기 싫은 게 아니라 기회가 없었던 거였다.  식사 시간. 아이는 유모차 안에서 분유를 먹고 있었고, 유모차는 하람 옆에 있어서 하람은 밥을 먹으면서도 아이를 놀아주었다.  진몽요는 하람은 완전 존경했다. 처음에 그녀는 하람이 아이에 대한 열정이 한 순간일 줄 알았고, 시간이 지나면 아이를 귀찮아 할 줄 알았다. 그런데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그녀의 모습은 여전했고, 늘 손에서 놓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니 하람에게 아이를 맡겨서 그녀도 안심이 되었다.  갑자기, 하람은 그녀를 보며 물었다. “요즘 내가 애 보느라 사돈이랑 쇼핑할 시간도 없었고, 연락할 새도 없었는데, 넌 사돈이 혼자 계시는데 걱정 안되니?”  진몽요는 걱정이 없는 편이라,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았어서 대답했다. “걱정할 게 뭐 있어요? 집에 대문 보안도 최고로 설치해 두었으니 괜찮아요. 제가 엄마 집에 가기도 해요, 시간만 있으면 가거든요.”  하람은 헛기침을 두 번 했다. “그… 사돈한테 새 짝 찾아드릴 생각은 없어? 너도 이제 시집왔고, 사돈도 계속 혼자 계시면 심심하시잖아, 나중에 나이 들었을 때 짝이 있으면 좋잖아. 지금은 비록 젊으셔서 마음대로 노실 수 있어도 혼자면 있으면 외롭기 마련이니까…”  중매하는 일은 하람도 처음이라 어떻게 얘기를 꺼내야 할지 몰랐고, 진몽요가 신경쓸까 봐 더 걱정했다.  진몽요는 그제서야 하람의 뜻을 이해하고 문득 깨달아서 말했다. “아아아… 그 일은 저도 생각 했었어요. 엄마도 예전에 스스로 노력해보셨는데, 적절한 사람을 못 찾았어요, 다 이상하고 못 미더운 사람들이었거든요. 저도 지금은 거기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어서, 제가 생각을 많이 못 해드린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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