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의 모든 챕터: 챕터 111 - 챕터 120

1359 챕터

#제111장

#아마 바빠서 그런 거겠지. 그녀는 별생각 하지 않았다.그때 아래층에서 갑자기 임집사님의 목소리가 들렸다. 목정침이 돌아온 것이다…목정침은 오늘 저녁에 나갈 생각이 없는 건지 돌아오자마자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었다. 식탁에서, 그들은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분위기가 많이 우울해 보였다.유씨 아주머니가 마지막으로 남은 반찬과 국을 올려다 주셨다. “사모님, 요즘 몸이 많이 안 좋으셔서 사람 시켜서 몸보신한다는 것들을 좀 만들었어요. 위에도 좋다고 하는데 조금 비려요. 그래도 꾹 참고 좀 드세요.”온연은 또 헛구역질을 할까 봐 황급히 코를 막았다. “저 안 먹을래요… 유씨 아주머니, 제가 말씀드렸잖아요. 비린음식 하지 마시라고. 저 못 먹어요.”유씨 아주머니는 국을 한 그릇을 퍼서 그녀의 앞에 가져다 놓았다. “코 막고 드시면 괜찮을 거예요. 저 이거 엄청 힘들게 만들었어요. 오후 내내 이 국만 끓였는걸요.”온연은 유씨 아주머니의 고생을 헛되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마지못해 코를 막으며 조금 걸쭉하고 찐득해 보이는 국을 들어 올렸다. 미리 방어를 하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냄새가 코로 밀려들었다. 강렬하게 느껴지는 비린내가 그녀의 속을 갑자기 뒤집기 시작했다. 그녀는 몸을 일으켜 황급히 화장실로 뛰어들어갔다. 그전에 먹었던 음식까지 모두 속에서 비워냈다.그런 그녀의 모습을 본 유씨 안주머니의 근심은 더욱 심해졌다. 그녀가 자신의 말을 듣지 않을 거라는 걸 아는 유씨 아주머니는 목정침을 공략하는 수밖에 없었다. “도련님, 사모님 모습 좀 보세요… 어떡하면 좋죠? 사모님이 전부터 위가 안 좋아서, 만약 무슨 일이 생기기라도 한다면… 이 어린 나이에…”목정침의 인상이 찌푸려졌다. 손에 들려진 정교한 젓가락으로 반찬을 입안에 집어넣었다. 그의 행동이 기계적으로 느껴졌다. “쟤가 세살짜리 어린애도 아니고, 제가 그것까지 신경 쓸 필요는 없죠.”유씨 아주머니가 입을 삐죽거렸다. “적어도 사모님한테 관심 정도는 좀 주시는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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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장

#진중이 죽었다. 수술대 위에서 사망했다. 그녀는 수술할 돈이 있으면 적어도 한숨 돌릴 수 있을 줄 알았다. 살아만 있다면 언젠간 다시 먹구름이 사라지고 빛을 볼 날이 있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설상가상으로 불행이 몰려올 줄은, 그녀에게 숨 쉴 기회조차 주지 않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잠시 뒤, 강령이 눈을 붉히며 밖으로 걸어 나왔다. “몽요야… 너도 얼른 들어가서 아빠 마지막 모습 봐야지…”진몽요는 멍하니 고개를 저었다. “난 가기 싫어… 엄마, 내가 내일 일찍 나와서 뒤처리 할 테니까 먼저 들어가 쉬어.”강령은 미동도 없이 서있었다. 단지 그녀의 울음소리가 점점 더 구슬퍼졌다. 가냘픈 몸이 마치 금방이라도 넘어질 듯 비틀거렸다.판자촌처럼 음험하고 공포스러운 복잡한 임대 아파트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니 그녀는 너무 무서웠다. 부잣집 사모님이었던 그녀가 어디서 이런 수모를 겪어 봤겠는가?그렇게 서로 한참을 얼어있다 진몽요가 몸을 일으켰다. 그녀의 다리는 이미 저려오고 있었다. “엄마, 내가 데려다줄게.”강령이 그녀의 손을 잡아당겼다. “됐어, 몽요야. 너 그동안 고생한 거 알아. 내가 몸이 안 좋아서 도와주지도 못하고 오히려 너한테 짐이나 되고. 너 그… 병원에서 해주는 데로 처리하자. 엄마 혼자 갈수 있어.”진몽요는 마리오네트처럼 고개만 끄덕일 뿐 아무 말이 없었다.강령은 다시 한번 고개를 돌려 수술실을 쳐다보았다. 눈물이 앞을 가렸다. 과거의 부유했던 삶은 이미 멀어졌고 공포스러운 임대 아파트가 바로 미래의 집이었다. 그녀는 현실을 마주하고 싶지 않았다.처음부터 끝까지 진몽요는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았다. 슬프지 않은 게 아니었다. 영혼까지 뽑혀 간 듯한 느낌이 그녀를 무감각하게 만들어 울 힘조차 없게 만들었다. 사망진단서를 들고 병원을 나왔을 때 밖에서는 비가 퍼붓기 시작했다. 길거리에서 황급히 비를 피하는 사람들을 보며 그녀는 입가에 창백한 미소를 지었다.잠깐 사이에 그녀는 빗속으로 들어 갔다. 콩알만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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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장

#하람이 기침소리를 두어 번 내더니 허약하게 좌석에 기대였다. “쟤는 신경 쓰지 말고 그냥 가자.”차는 빠르게 빗속에서 사라졌다. 경소경은 마음이 조금 답답하고 괴로워졌다. 이렇게 그를 버리고 간 게 대체 몇 번째인지, 어릴 때부터 그의 어머님은 그러셨다. 그가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 상관도 하지 않은 채. 한때는 자신이 친자식이 아니라고 의심하기까지 했었다… “떠난 사람은 떠난 사람이죠. 그만 슬퍼하라는 말 밖에 해줄게 없네요. 산사람은 살아야죠. 굳이 이럴 필요까지 있어요?” 그의 위로에는 방금 버려진 것에 대한 답답함이 조금 섞여있었다. “경도련님, 친척이나 가족 돌아가신 분 없죠?” 진몽요는 그를 향해 눈을 희번덕 거리고는 곧장 빗속으로 걸어갔다.경소경이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자신에게 대든다는 것은 그녀가 조금이라도 제정신을 찾았다는 증거니까. 자신의 부정적인 기운을 가지고 돌아가고 싶지 않았던 진몽요는 바로 전지에게로 갔다. 그녀는 지금 위로가 필요했다. 사랑하는 사람의 위로가… 필요했다.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전지는 샤워를 하고 있었다. 그녀는 재채기를 한번 하더니 마른 수건을 찾아 축축하게 젖은 머리카락을 닦아냈다. 침대 위에 놓인 전지의 핸드폰이 반짝이는 것이 눈에 흘겨 들어왔다. 그녀는 무심결에 핸드폰을 들어 뒤져 보기 시작했다. 그녀는 순간 얼어버렸다. 온몸의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았다… 마침 밖에서 들려오는 우레의 굉음이 그녀의 심경을 대변해 주는 것 같았다.십분 뒤, 전지가 욕실에서 걸어 나왔다. 그녀를 본 순간 그가 약간 멍해졌다. 이내 핸드폰을 그녀의 손에서 뺏더니. “왜 남의 핸드폰을 뒤지고 그래?”그녀가 그를 죽일 듯이 노려봤다. “찔리는 게 없으면 내가 네 핸드폰 뒤지는 걸 왜 무서워하는데? 어?” 전지는 냉랭한 얼굴로 화제를 돌렸다. “여긴 왜 왔어?”진몽요는 이 상황이 웃기고 또 슬펐다. “왜? 내가 여기 오면 안 돼? 이 집 내가 계약해 준 거잖아, 한번 계약하는데 5년이야. 내가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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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장

#눈물이 핑 돌았다. 진몽요는 눈물이 떨어지지 않게 억지로 참았다. “응… 이미 알고 있었어. 보아하니 그 사사라는 사람도 나처럼 너를 위한 디딤돌일 뿐인 것 같네. 걔한테 화낼 게 아니라 오히려 동정해 줘야 했어. 네 눈빛 정말 차갑다. 한겨울의 바람처럼 차가워. 내가 환상이 너무 많았을 뿐, 예전에 날 바라볼 때도 그랬어. 돈은 안 돌려줘도 돼. 내가 좋아서 너한테 쓴 건데, 다시 달라고 할 염치는 없지. 교훈 거하게 심어줘서 고마워. 내 세상이 산산이 조각날 때 날 한 번 더 아프게 때려줘서 고마워. 날 이렇게나 역겹게 해줘서!”말을 끝내고는 그녀는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났다. 결국 참을 수 없도록 눈물이 펑펑 쏟아졌다. 그녀는 전지가 욕실에서 걸어 나왔을 때부터 이미 알고 있었다. 그는 축축하게 젖은 그녀가 아닌 비밀이 가득한 그의 핸드폰을 제일 먼저 걱정했다. 실망이 너무 많이 쌓였다. 이젠 더 이상 나 자신을 속이지 않을 것이다. 그녀는 흐릿한 정신으로 임대 아파트로 돌아왔다. 구식 건물이라 5층밖에 되지 않았고 경비도 없다. 한 층에 열 가구나 넘게 사는데 별난 사람이 다 살았다. 가끔씩 들려오는 취객의 욕설이 그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복도도 너무 깜깜했다. 진몽요는 문 앞에 서있었다. 감정을 추스른 후에야 그녀는 손을 뻗어 열쇠를 꺼냈다. 갑자기 그녀의 시선이 자물쇠에 닿았다. 자물쇠는 이사 올때 새로 바꾼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 위에는 긁힌 자국뿐만 아니라 파손된 자국까지 있었다. 긴장감에 그녀의 손이 땀으로 흥건해졌다. 모서리에서 절반 짜리 쇠몽둥이를 찾아 전전긍긍하며 문을 열고 재빠르게 불을 켰다. 어지러워진 집안이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 원래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던 임대 아파트가 난장판이 되어 있었고 그녀의 어머니가 바닥에 쓰러져 인사불성이 되어 있었다. “엄마! 엄마 왜 그래?” 그녀는 아이처럼 엉엉 울며 앞으로 돌진해 강령을 부축했다. 여러 차례의 타격이 그녀를 더 이상 강인한 척할수 없게 했다. 강령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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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장

#임집사는 알겠다고 하더니 이내 경호원들을 데리고 병원을 떠났다. 온연은 그제서야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의자에 쓰러졌다. “몽요야… 나 배가 너무 아파…”진몽요는 눈가에 흘리던 눈물을 닦아내고 큰소리로 의사를 불렀다. 의사는 온연에게 기초적인 검사를 해보더니 결론을 내렸다. “태를 건드리셨어요. 침대에 누우셔서 태아를 안정시키는 게 제일 좋으세요. 적어도 일주일은 지나야 다음 경과를 지켜볼 수 있어요. 몸이 너무 안 좋으세요.”진몽요는 경악했다. “너 임신했어? 누구 아이야?!”온연은 이 상황이 유감스러웠다. “네 생각은 어떤데?”진몽요가 약하게 대답했다. “설마… 심개 아이는 아니지?”온연의 답답함이 극에 치달았다. “몽요, 나 그런 짓 못해. 목정침 아이야 내가 임신한 거 비밀로 좀 해줘. 목정침 아직 몰라.”“뭐? 그 사람 아직 모른다고? 왜 안 알려줬어? 알려줬으면 너한테 조금이라도 잘해줬을걸. 너, 기회를 쟁취할 줄 알아야지. 나처럼 되지 마. 다 퍼주고 마지막에 아무것도 못 건졌어. 머리 검은 짐승은 거두지 말라더니!” 진몽요는 자신을 위해 화를 내는 것도 잊지 않았다. “나는 뭐 퍼준 것도 없어. 목정침한테… 난 그 사람한테 퍼준 적 없어. 다 내가 그사람 한테 빚진거지. 그 사람이 가진 거 아무것도 쟁취하고 싶지 않아. 몽요야, 넌 몰라. 한 사람이 누군가에게 빚지고 아무리 노력해도, 갚지 못했을 때 정말 자기 자신을 숨도 못쉴 정도로 압박하게 된다는 거.” 온연의 말에는 너무 많은 게 들어가 있어서 진몽요는 알아듣지 못했다. 얘기도 더 이상 이어 나가지 못했다. 아침이 되자 강령이 드디어 깨어났다. 온연은 그들에게 새로운 거처를 찾아주고 싶었지만 수중에 돈이 없어 어찌할 방도가 없었다. 어젯밤 목정침에게 돌려준 카드가 생각이 나자 그녀는 다시 한번 후회했다. 왜 자꾸 이렇게 되는 거지? 빚지려 하지 않으면 않을수록 점점 더 많이 빚지게 된다…이런 일이 생기자 진몽요도 더 이상 그런곳에 살수 없다고 생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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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장

#강연연의 얼굴이 울그락 푸르락 했다. 하지만 목정침의 앞에서 그녀는 품위 있는 미소를 유지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언니가 기분이 많이 안 좋은가 봐요. 혹시 어젯밤에 외박하면서까지 만나서는 안될 사람이라도 만난 건가?”온연은 소파에 표정없이 앉아있는 목정침을 흘겨보았다. 그녀는 묵묵히 계단을 올랐다. 설명하기가 너무 귀찮았다.그녀는 테이블에 놓여있는 서류들을 보았다. 게다가 진함이 직접 찾아오기까지 했으니 분명히 비즈니스 문제로 찾아온 것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자신이 미워하는 두 여자를 보고 싶지 않았다. 몸이 불편해서인지 그녀는 침대에 누워서도 비몽사몽하며 제대로 잠을 자지 못했다. 얼마 누워있지 않은 것 같은데 유씨 아주머니가 식사 시간이 다 되어 그녀를 불렀다. 일어나 시간을 보니 벌써 점심이었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다리를 들고 침대를 내려왔다. 행여나 뱃속에 있는 존재를 또 놀라게 할까봐 무서웠다. 온연은 일어난 후 먼저 진몽요에게 전화를 걸었다. 진몽요와 강령이 지낼 곳을 새로 찾았다는 것과 어제 집에 든 강도를 경찰이 아직도 잡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부근에서는 이런 일이 자주 발생했는데 대부분은 마지막에 흐지부지 끝이 났다고 한다. 게다가 손해도 막심하지 않았고 잃어버린 게 현금 몇만원뿐이라 이번 사건도 아마 그렇게 마무리가 될 것 같았다. 아래층으로 내려갈 때 그녀는 강연연의 웃음소리를 듣게 되었다. 진함과 강연연이 아직 떠나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되자 그녀는 내려가는 게 너무 귀찮아졌다. “유씨 아주머니, 제방으로 식사 좀 가져 다 주세요.”유씨 아주머니가 아래층에서 대답했다. 이내 목정침의 차가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내려와서 먹든지 아니면 먹지 말든지.”온연은 단호하게 후자를 택했다. “유씨 아주머니, 저 배 안 고파요. 저 신경 쓰지 마세요.”유씨 아주머니는 조금 난감해졌다. 진함과 강연연을 보면 볼수록 점점 눈에 거슬렸다. 아주머니는 얼굴을 찡그리며 불만을 가득 담아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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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장

#온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심스럽게 계단을 내려와 식탁으로 걸어갔다. 목정침은 냉랭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밥 먹는 것까지 사람 시켜서 고히 모셔와야 하나봐? 내가 너한테 규칙에 대해서 가르친 적이 없었나?”그녀는 식탁에 앉아 아무렇지 않은 척 밥을 먹기 시작했다. 배는 벌써부터 고팠다. 그가 진함을 앞에 두고는 자신에게 어떤 짓도 하지 않을 거라고 그녀는 확신했다. 아무래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목정침은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이미지이니까. 냉랭한 표정이 이미 그가 할 수 있는 한계치였다. 더 심한 짓은 그도 하지 못할 것이다. 온연을 쳐다보는 진함의 눈빛이 마치 자애로운 어머니와 같았다. “정침씨, 연이 다 당신이 돌봐준 덕분이에요. 엄마 된다는 사람이… 너무 부끄럽고 감격스럽네요.”강연연은 그 상황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었다. 목정침이 말을 꺼내기도 전에 먼저 선수를 쳐 입을 열었다. “정침 오빠 정말 대단하다. 원수의 딸도 옆에서 거두어 키우고. 그것도 십 년 동안이나.”진함의 얼굴이 갑자기 냉랭해졌다. 하지만 화를 내기에는 또 애매했다. “입 다물어.”강연연이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천진무구한 표정을 지었다. “맞잖아요? 엄마, 언니는 참 운이 좋아요.”반찬을 집던 온연의 손이 갑자기 얼어버렸다. 입안의 음식이 도저히 목구멍으로 넘어가지 않았다. 강연연 이 여자는 자꾸 타이밍 맞게 그녀를 역겹게 했다. 목정침이 눈을 몇 번 감으며 눈밑에 담긴 분노를 쓸어 넘겼다. 몸을 일으키며 그가 말했다. “천천히 드세요. 전 다 먹어서. 일 얘기는 조금 이따 서재에서 하죠.”진함이 몸을 일으켜 단정하게 웃었다. “네, 그럼 부탁 좀 드릴게요.”목정침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계단을 오르는 그의 발걸음에는 분노가 서려있었다. 자연스럽게도 온연을 향한 분노일 것이다.목정침이 자리를 뜨자 오히려 온연이 밥을 먹기가 더 편해졌다. 강연연이 아낌없이 혐오가 가득 찬 눈빛을 드러냈다. “보아하니 정침 오빠가 너 거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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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장

#진함의 조심스러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온연, 나 이제 갈게. 몸 불편하면 병원에 가봐. 미루지 말고."그녀는 마음속에서 차오르는 거북함을 참지 못하고 냉랭하게 대답했다. "강사모님, 당신은 저 신경 쓰실 자격 없으세요. 그 시간에 강씨 집안사람이나 더 신경 쓰시는 게 어때요."진함의 몸이 살짝 얼어버렸다. 그녀는 이 상황이 조금 난감했다. 강연연이 진함을 잡아당기며 말했다. "엄마, 싫다는 사람한테 그만 들러붙으면 안 돼? 엄마는 딸로 생각하고 싶을지 몰라도 얘는 엄마를 엄마라고 인정하기 싫어해." 진함은 숨을 깊게 들이쉬고는 묵묵히 계단을 내려 자리를 떠났다. 강연연은 마음이 너무 찝찝했다. 예전에는 진함의 눈에 딸은 자신 하나뿐이었는데 지금 갑자기 온연이 튀여나와서는 자신이 좋아하는 남자를 차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자 그녀는 화가 나 참을 수가 없었다. 얼마 뒤, 밖에서 인기척이 들리지 않자 그녀는 그제서야 일어나 혹시나 뭐라도 먹을 게 있나 찾아보기 위해 아래층으로 내려가려 했다.방문을 나서는데 갑자기 막 서재에서 걸어 나오는 목정침과 마주치게 되었다. 그들의 시선이 마주쳤다. 그의 눈동자가 조금 어두워지더니 냉랭한 얼굴로 시선을 돌렸다. 마치 너무 혐오스러워 그녀를 한 번이라도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는 듯 빠른 걸음으로 아래층을 내려가 대문으로 향했다. 온연은 떠나가는 그를 보며 입술을 오므리고 묵묵히 서있었다. 묵묵히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런 삶은 언제쯤 끝이 나는걸까? 마치 짙은 안갯속에 씌워진 듯 도저히 빛이 보이지 않았다.뭐라도 먹고 방으로 돌아갔는데 핸드폰에 심개가 보낸 문자가 띄워져있었다. "통화 할 수 있을까?"그녀는 바로 전화를 했다 거의 일초만에 전화가 연결됐다. 심개의 목소리에는 은은한 흥분감이 섞여있었다. "연아, 요즘 잘 지내?"그녀의 기분이 많이 나아졌다. 그녀는 통유리 앞으로 걸어가 커튼을 열어 비 내린 후의 상쾌한 공기를 느껴보았다. "잘 지내."심개의 대화주제가 진몽요에게로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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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장

#온연은 진몽요가 말실수를 할까 무서워 황급히 말했다. "난 괜찮아. 너 도와주지 않으면 오히려 내 마음이 불편해."심개가 웃으면서 말했다. "너네 여기서 좀 기다려. 나 먼저 화장실 좀 다녀올게."심개가 간 후 진몽요가 온연의 손을 잡았다. "너 손이 너무 차갑다. 어제 의사선생님께서 너보고 침대에서 일주일 정도 쉬라고 했잖아. 뭘 이렇게 돌아다녀. 여긴 심개랑 같이 있으면 돼. 그만 돌아가. 응?"여기까지 왔는데 온연은 당연히 지금 돌아갈 생각이 없었다. "됐어. 심개앞에서 헛소리나 하지 마. 난 괜찮아."한편 화장실 문 앞까지 도착한 심개의 발걸음이 갑자기 멈췄다. 그의 눈이 한 쌍의 차가운 눈과 마주쳤다. 잠깐의 침묵이 끝나고 그가 입을 열었다. "연이 따라서 여기까지 왔다고 말하지는 마세요."목정침의 표정이 조금 더 차가워졌다. "연이? 내 와이프랑 사이가 좋은가 보네."'와이프' 이 세 글자를 듣자 심개의 가슴의 조금씩 아파졌다. "목정침, 네가 무슨 수를 써서 온연이랑 결혼을 했든 걔한테 잘 해줘야 할 거야. 아니면 널 대신할 사람이 생길 테니까."목정침의 입가에 조롱의 미소가 걸렸다. "넌 지금 무슨 신분으로 그 얘길 나한테 하는 건데? 전 남자친구? 아님… 대타? 내가 그녀한테 잘하든 못하든 심개 너랑은 상관없는 것 같은데. 네가 할 일은 그녀 인생에서 완전히 사라져 주는 거야. 내가 네 귀국을 허락했다고 해서 네가 아무 걱정 없이 온연이랑 다시 재결합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야."심개는 주먹을 꽉 쥐었다. 지금 눈앞에 서있는 안하무인의 남자가 난생처음으로 그를 앞뒤 가리지 않고 주먹을 휘두르고 싶게 했다. "지금 협박하는 거야? 그래, 네가 우리 심가를 망하게 하는 건 엄청 쉬운 일이겠지. 근데 슬프게도 넌 보기에만 모든 걸 손에 쥐고 있지 사실은 이렇게 조심스럽게 방어하고 있잖아.참 안타까워… 만약 온연이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제발 놓아줘. 내 눈에는 다 보여. 네가 계속 온연이를 괴롭히고 있다는게… 그게 아니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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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장

#심개는 온연을 한번 쳐다보았다. 그는 목정침을 만난 일을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다. "괜찮아. 오늘은 좀 늦었다. 일단 이 정도만 하자. 몽요 너는 어머님이랑 같이 있어 드려."진몽요가 한숨을 쉬었다. "우리 엄마 원래 저러시잖아. 네가 몰랐던 것도 아니고. 아빠 저렇게 돌아가신 거 아마 몇 년이 걸려도 진정 안되실거야."온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나 먼저 들어갈게. 일 생기면 연락해."말이 끝나자 그녀의 눈에 멀지 않은 곳에 세워져 있는 검은색 롤스로이스가 보였다 그녀가 이미 외워버릴 정도로 익숙해진 차 번호였다. 목정침의 차였다…잠시 멍 때린 사이에 진락이 차에서 내려 그녀에게 다가와 그녀의 핸드백을 받아들었다. "사모님, 가시죠."온연은 목정침이 여기에 있을 줄 생각지도 못했다. 심개와 진몽요를 쳐다보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진락을 따라 차에 탔다.차 안, 목정침은 읽을 수 없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왜 여기에 있는거예요?" 그녀가 물었다. 그는 창밖으로 스쳐지나는 건물들을 보고 있었다. "왜 여기에 있으면 안 되는 건데?"그녀는 순간 말문이 막혀 버렸다. 그녀는 한참을 침묵하고 나서야 대답했다. "몽요네 아버님께서 돌아가셨어요. 전 그냥 일처리 해주러 온 거예요." 목정침이 계속 따져 물을 줄 알았는데 그가 갑자기 말을 바꾸었다. "진중이 죽었으니까 돈은 안 갚아도 돼."그의 말에 온연은 얼어버렸다. 그가 하는 말이 무슨 뜻인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한참을 생각하고 나서 그녀가 말했다. "몽요가 안 갚을 리가 없어요. 몽요네 어머님 밑으로 엄청 큰 빚이 있어요. 부부 공동명의라 아빠가 돌아가셨어도 갚아야 할 거예요."그가 고개를 돌려 그녀를 쳐다보았다. 그의 눈밑에는 알 수 없는 감정이 어려있었다. "안 갚아도 된다고 했잖아. 너도 계속 심개 만나려고 이유 찾지마. 스캔들은 이미 충분히 많아. 적당히 해. 나는 인내심이 그리 많지 않아."목정침이 왜 갑자기 사람 좋은 일은 했는지 그녀는 그제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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