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의 모든 챕터: 챕터 1101 - 챕터 1110

1359 챕터

제1101장

그녀는 어이가 없었다. 미리 말하면 당당할 수 있는 건가? 목적이 있어서 가는 건 알지만 예상치 못할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는 거 아닌가? 예를 들어 술을 많이 마셨다든지, 같이 놀다가 너무 재밌으면 아무도 보장할 수 없는 거 아닌가? 어떻게 생각을 해도 그녀는 질투가 났다. “몽요는 임신해서 못 갈수 있다 쳐도, 난 되잖아요. 위험해도 난 괜찮아요. 설령 예군작이 전지라고 해도, 나도 단둘이 따로 만났었고, 나를 어떻게 하지 않았잖아요? 내가 가면 몽요를 대신해서 경소경씨 감시할 수도 있고…”  목정침은 턱을 만지며 웃었다. “하하, 너 정말. 너가 걱정되서 그러는 거면서 왜 친구 핑계를대? 솔직히 말하면 정말 너 데리고 못 가. 너한테 조금이라도 위험한 건 내가 용납할 수 없어. 그러니까 말 들어. 좀 앉아 있어, 일 좀 다 하게.”  온연은 이 일은 자신이 거절할 여지가 없다고 생각했다. 남자들은 여자들이 어떠한 복잡한 일에도 간섭하는 걸 싫어하고, 다 귀찮을까 봐 그러는 거겠지? 여자는 생각도 많고 마음도 많이 쓰니 그녀는 지금 상황이 매우 만족스럽지 못 했다.  집에 온 그녀는 늘 똑같이 기쁜 마음으로 아이를 안았다. 아이는 소파에서 장난감 블록을 갖고 놀고 있었고, 비록 아직 완벽하게 블록을 쌓지는 못하지만 가끔은 블록을 쌓아가려고 시도한다. 온연이 다가갔을 때 실수로 아이가 쌓아놓은 두 개의 블록을 건들이자 아이는 처음으로 그녀에게 화를 냈다. 아이는 그녀는 막 밀치며 작은 얼굴은 화가 나서 볼이 빵빵해졌다.  그녀는 살짝 놀랐다. “너 제대로 앉지도 못 하면서 블록은 어떻게 쌓는 거야? 누가 가르쳐줬어? 이렇게 똑똑해? 엄마보다 블록이 더 중요한 거야?”  아이는 그녀를 무시하고 계속 블록을 갖고 놀았다.  유씨 아주머니가 웃으며 말했다. “작은 도련님이 얼마나 똑똑하신 줄 몰라요. 같은 나이대인 다른 아이들보다 훨씬 똑똑할 걸요. 한번 놀기 시작하시면 조용히 집중하고 난장판 만드시지도 않아서 좋아요.”  온연은 입술을 삐죽이며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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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2장

목정침은 침대 앞에 서서 옷을 벗었다. “모르지. 너가 뭘 잘못한 거 아니야? 걱정 마, 배고프면 널 찾게 될 거니까. 같이 씻을래?”  그녀는 손으로 눈을 가렸다. “아니요, 먼저 씻어요.”  욕실에서 나오자 유씨 아주머니는 아이를 안고 안방 문 앞에서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얼른 엄마아빠 저녁 드시라고 해야지. 콩알이도 배고프잖아, 그치?”  온연은 어색하게 웃었고, 오늘은 샤워시간이 좀 길어졌다. “나 필요 없다고 한 거 아니었어요? 아까 날 계속 밀치더니, 자기가 알아서 찾아오면 몰라도.”  아이는 움직이지 않았고 유씨 아주머니 품에 가만히 안겨 있어 온연에게 전혀 안기고 싶어하지 않아 했다. 목정침은 다시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가자, 밥 먹으러 가야지.”  식탁. 유씨 아주머니는 아이에게 이유식을 먹이고 있었고, 손에는 미니 장난감을 꽉 쥔 채 밥을 먹을 때도 손에서 놓지 않고 계속 손에서 떨어지지 않는지 확인까지 했다. 온연은 볼수록 마음이 심란해싸. “아무리 나랑 안 친해도 갑자기 이러는 건 좀 아니지 않아요? 내가 뭐 잘못했어요? 그래도 내가 친엄마잖아요.”  유씨 아주머니는 아이를 좋아하는 눈빛으로 바라봤다. “그래도 저녁 때 되면 엄마를 찾겠죠. 아침에 출근하실 때도 울고불고 하지 않으실 걸 보면 평소랑 좀 다르긴 하네요.”  목정침은 아무 말없이 고개를 숙이고 밥을 먹었다. 자세히 보면 그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온연도 성질이 있는 편아 저녁에 목정침에게 아이를 재우라고 했고, 그녀는 아이가 울면서 자신을 찾을 때까지 기다리고 싶었다. 그녀가 아랫층에서 잠깐 물건을 가지러 갔다가 방으로 돌아자, 문 앞에서 목정침의 목소리가 들렸다. “엄마 말고 아빠랑 친하게 지내야지. 앞으로 엄마한테 자꾸 달라붙지 마, 알겠어? 봐봐, 저녁에 재워주는 것도 아빠고, 장난감 사주는 사람도 아빠도, 저녁에 분유 주는 사람도 아빠잖아. 엄마는 돼지처럼 잠만 자는데, 아빠가 좀 더 낫지? 엄마는 아빠 거야, 너도 아빠거고, 그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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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3장

그녀는 어이가 없기도 하고 웃기기도 했다. 어떻게 된 일인가 했더니 문제는 목정침이였다. 어제 저녁 그녀는 아이에게 수유를 한 기억이 없는데, 그럼 목정침이 몰래 담아둔 모유를 먹였다는 건가? 그는 귀찮아 하지도 않았다. 그에게 이런 얘기를 듣고 아이는 조금 컸는지 모두 알아들었다!  그녀는 화난 채 문을 열고 들어갔고, 소리가 좀 컸는지 아이는 화들짝 놀란 채 억울한 눈빛으로 그녀를 보고 있었다. 그런 아이를 신경쓰기도 전에 그는 베게를 잡고 목정침한테 던졌다. “너무해요! 내가 당신한테 맘편히 맞기는 게 아니었어요! 이런 식으로 날 갖고 놀아요?”  목정침은 자신의 만행을 들키자 변명했다. “너가 너무 고생할까 봐 그렇지. 방식이 좀 잘못됐어도 결론적으로 효과가 있으면 된 거 아니야? 봐봐, 저녁에 내가 재우고, 모유 먹이고 너가 귀찮은 일들을 안 해도 되잖아. 중간에 안 깨고 아침까지 자니까 몸이 훨씬 편하지 않아?”   온연은 할 말이 없었고, 그가 그녀를 차지하려는 목적이 너무 강해서, 그녀는 그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심호흡을 한 뒤 억지로 침착했다. “당신 오늘은 게스트룸에서 자요, 내 눈 앞에서 얼른 사라지라고요!”  그는 단호했다. “싫어.”  그녀는 이를 꽉 깨물었다. “그래요. 당신이 안 가면 내가 가요. 당신이 애랑 자요. 그렇게 육아가 하고 싶으면 질릴 때까지 하게 해줄 게요!”  그는 얼른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딱 하루만이야? 그럼 내가 갈게… 내가 잘못 했으니까.”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고, 그녀의 결정은 확고했다.  그는 어쩔 수 없이 자신의 베게를 들고 계속 뒤를 돌아보며 나갔고, 이렇게 갑자기 집 안에서의 서열이 바뀌게 될 줄 몰랐다.  ......  토요일. 온연은 원래 계획대로 목정침과 아이를 데리고 온가네 저택으로 하겠다. 공사를 마친 저택은 생기를 되찾았고, 많은 부분들은 원래의 모습을 유지하며 큰 변화는 없었다. 정원에 들어서자 마자 그녀는 왠지 모르게 생각이 많아졌다.  여기는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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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4장

그녀는 나지막이 말했다. “그래서 여자 파트너는 누구에요? 그래도 당신 파트너면 어느정도 육체적 접촉이 있을 텐데, 적어도 팔짱은 낄 거 아니에요… 내가 그 정도는 알아도 되지 않아요?”  목정침은 어이가 없었다. “팔짱 끼는 건 그냥 예절이잖아? 걱정 마, 최대한 접촉 안 할 거니까. 나도 누군지 몰라, 소경이가 데려오는 사람이라서. 뭐 아마 돈 받고 오는 대학생 알바생이겠지. 잠깐 한바퀴 도는 건데 알바가 편하잖아. 모르는 사람이라 너한테 얘기 못 해줘. 그래도 여자 찾는 건 소경이가 잘하잖아.”  온연은 콧방귀를 뀌고 더 이상 묻지 않았다.  목정침은 그녀를 문 앞까지 데려다 준 뒤 떠났다. 아직 오후 3시 밖에 안된 시간이어서 그녀는 진몽요에게 전화를 하려던 찰나에 유씨 아주머니가 다가왔다. “사모님, 어머님 오셔서 기다리고 계세요.”  그녀는 아이를 안고 들어갔고,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진함을 보자 그녀는 자연스럽게 물었다. ”몸은 다 괜찮아지신 거예요?”  진함은 소파에 앉아 우아하게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응, 다 나았어. 나 콩알이 좀 안아봐도 되겠니? 안 본지 좀 됐더니 벌써 이렇게 컸네. 더 귀여워졌어.”  온연은 아이를 진함의 품에 안겨주었다. “유씨 아주머니, 저 물 한잔만 가져다주세요.” 저택에 다녀오니 목이 말랐다.  유씨 아주머니가 물을 가져오자 그녀는 한번에 물을 다 마셨고 입을 닦았다. 이 장면을 본 진함은 살짝 당황했다.  진함의 눈빛이 느껴져 온연은 이상한 듯 물었다. “왜 그런 눈으로 보세요? 얼굴에 뭐 뭍었어요?”  진함은 시선을 거두고 중얼거렸다. “아직도 어렸을때랑 똑같네… 어렸을 때 밖에서 신나게 놀다가 집에 오면 물부터 마셨거든. 내가 물을 떠다주면 꼭 한번에 다 마시고 입을 닦았어. 하나도 변한 게 없구나.”  온연은 살짝 벙쪘지만 진함의 대화주제를 이어가지 않았다. “아까 온가네 저택 갔다 왔어요. 이미 공사를 다 끝내서요. 원래 어떻게 생겼는지 본 적 있으세요?”   진함은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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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5장

온연이 물었다. “걔가 그런 얘기한 적 있었어요?”  진함은 숨기지 않았다. “응, 그래서 당부하는 거야. 어쨌든 걔도 내 딸인데, 너랑은 상관없으니까 마음 약해지지 말라고.”  솔직히 말하면 온연은 진함의 성격을 좋아했다. 모든 사람들이 이렇게 모든 일을 확실히 할 수 있는 게 아니었고, 진함에게는 참 배울 점이 많았다. 사람들에게 흔히 볼 수 없는 점들이 많았고, 젊었을 때 그녀가 예쁘고 성숙했던 것 말고도 아마 성격이 매력적이었기에 자신의 아빠가 반했지 않을까 싶었다.  한편. 저녁 6시가 넘어서 목정침은 호화로운 연회장에 도착했고, 이건 그냥 이 바닥 사람들끼리 크게 노는 자리였다. 그래도 다들 신사답게 차려 입고 우아하게 노는 편이었고, 물론 그 우아함도 표면적인 모습이었다.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구석에서 각자 즐기고 있었다. 이런 곳에 오는 걸 그는 늘 싫어했지만, 그는 안으로 들어서자 군중들을 훎어봤다. 한번 쓱 돌아봤는데 예군작이 보이지 않았지만, 자신이 들은 정보가 틀릴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약 10분정도 지나자 경소경은 천천히 도착했고, 그는 돈 주고 고용한 파트너를 데리러 갔다 오는 길이라 목정침이랑 따로 왔다.  경소경은 안목이 있어서 어떤 장소에 어떤 여자가 필요한지 제대로 알고 있었다. 그는 키가 크고 몸매나 얼굴에 흠잡을 곳 하나 없는 여자를 데려왔고 적어도 화장을 했으니 그래 보였다.  목정침은 자신의 파트너를 보자 표정이 확 굳었다. “그쪽이 왜 여깄어요?”  서예령도 당황한 얼굴이었다. “목 대표님… 저… 저도 대표님이실 줄은 몰랐어요… 저는 일하는 시간 이외에 알바 좀 하려고 해서 왔을 뿐이에요. 지금은 업무 시간이 아니라 퇴근 후의 시간이니까, 별 다른 영향은 없죠?” 그 와중에 그녀는 오늘 연회에 참가하러 왔으니 옷도 잘 차려 입고 얼굴도 얼굴도 창피하지 않을 정도로 예쁘게 꾸몄다.  목정침은 아무 말 못 했다. 만약 온연이 오늘 저녁 자신의 파트너가 서예령인 걸 알면 집에 가서 분명 혼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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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6장

룸 번호를 알아낸 뒤 경소경은 재빨리 서예령을 내버려 두고 그쪽으로 갔고, 문자로 목정침에게도 알렸다.   이전에 예군작이 다리를 다쳐서 계속 집에서만 요양을 하느라 가까이 갈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에는 절대 놓치지 않을 생각이었다.  룸 문을 열자 안이 조용해졌다. 예군작과 뚱뚱하고 느끼하게 생긴 남자 말고도, 두 명의 경호원과 노출이 심한 여자들이 여러명 있었다. 경소경은 예군작을 죽일듯이 노려봤다. “다른 사람들 다 나가게 하세요. 안 나가면 내가 어떻게 할지 난 몰라요.”  예군작은 그를 여유롭게 보며 손을 흔들었고, 경호원과 여자들 그리고 느끼하게 생긴 남자도 흥미롭다는 눈빛으로 나갔다.  “소식이 참 빠르시네요. 저를 오래 벼루셨나 봐요? 진몽요씨가 그쪽이 여기에 다른 여자랑 온 거 알아요?” 예군작은 자신에게 술을 따르며 전혀 당황한 듯 보이지 않았다.  경소경은 이미 두 주먹을 꽉 쥐고 있었다. “내가 여기서 기다릴 줄 알고도 온 거예요? 이순이 실수로 죽은 거 아니고 당신이 죽였죠? 내 부탁 들어주다가 그런건데, 불만이 있으면 나한테 그러지 여자한테까지 그러는 당신이 남자예요?”  예군작은 가볍게 말했다. “다른 여자 때문에 이렇게 화를 내다니 내가 다 진몽요씨를 대신해서 안타깝네요. 이순이 어떻게 죽었든 이미 조사도 다 끝나서 지금 와서 무슨 말을 해도 다 소용없어요. 이렇게 될 줄 알았을 텐데, 왜 불쌍한 여자애한테 목숨을 팔게 한 거죠? 이번에도 내 유전자로 내가 전지인지 확인하고 싶어서 그랬던 거죠? 이제 그럴 필요없어요. 확실하게 말해드릴게요. 전 예전에 전지였지만 지금은 예군작이에요.  내 유전자 샘플 절대 손에 못 넣어요. 왜냐면 그걸 갖고 당신들이 못 나가거든요. 목정침도 여기 있는 거 알아요. 근데 그게 무슨 소용일까요? 당신들이 알고 싶은 게 있으면 다 알려줄게요. 내가 전지인 거 인정해요. 근데 그걸 약점으로 삼지 못 하게 만들 거예요. 그거 알아요? 이순이 죽기 전에 전화로 도움을 요청할 기회를 줬었어요. 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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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7장

예군작은 여유롭게 말했다. “지금 당신의 보물 같은 여자가, 예전에 나를 죽도록 사랑했었어요. 나도 그 여자를 갖은 적이 있었죠, 그것도 당신보다 먼저요. 예전에 그 여자 눈엔 나 밖에 없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당신밖에 없으니까 마음이 좀 내키지 않을 뿐이에요. 어렸을 때는 뭘 몰라서 복수만 생각했지 베게 옆에 있던 사람을 볼 겨를이 없었어요. 그게 좀 아쉬워서 잘못 좀 만회해보려던 건데 잘못된 건 없지 않아요?”  ‘베게 옆’ 이라는 말은 다시 한번 경소경을 자극했다. 어떤 얘기들은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되는데 그는 언급을 해서 사람을 화나게 만들었다. “만회요? 하, 그럴 자격은 있어요? 그쪽이 그 사람 집안을 해치지만 않았더라도 우리가 엮일 일은 없었겠네요. 그 사람한테는 당신이 영원히 나타나지 않는 게 제일 좋은 거예요. 근데 그쪽은 순진하게 만회하려고만 하다니 너무 역겨운 거 아니에요? 두 사람 과거가 어땠든 난 신경 쓰지 않아요. 감히 그 사람 건들이기만 해봐요!”   예군작은 장난이 가득한 눈빛으로 손가락에 끼고 있던 결혼반지를 만졌다. “그쪽이 지금까지 나를 건들이지 않은 건 무서워서 아니에요? 진몽요가 내가 전지일 걸 알까 봐 그런거잖아요. 당신이 날 건들이면 물이 엎질러져서 다시는 주워담지 못할까 봐 그렇겠죠. 당신은 아내랑 자식을 버리고 나쁜 짓을 할 사람이 아니에요. 세상 무서울 거 없던 경가네 도련님께서 결혼하시더니 아무것도 못 하네요… 만약 예전이었다면 제가 이렇게 가만히 앉아서 대화를 나누지 못 했겠죠?  경소경도 바보가 아니어서 예군작이 일부러 자극하는 걸 알았다. 만약 그가 주먹으로 때린다면 오늘 이 일은 절대 끝나지 않을 것이다. 예군작이 전지인 걸 확인했으니 이제 목정침이 와서 계획을 세울 차례였는데, 한참이 지나서 그런지 목정침이 보이지 않았다.  계단 구석. 목정침은 서예령과 마주쳤고, 그녀가 발걸음을 멈췄지만 비켜줄 생각을 하지 않는 걸 보자 그는 짜증이 나서 인상을 찌푸렸다. “할 얘기 있어요?”  서예령은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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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8장

예군작은 빈 잔을 들고 목정침에게 술을 따라주었다. “앉으세요.”  목정침은 경소경을 보더니 무표정으로 자리에 앉았다. 경소경이 입을 열었다. “정침아, 저 사람이 전지 맞데. 직접 인정했어. 이순도 저 사람이 죽였고.”  예군작은 딱히 해명하지 않았다. 어차피 그가 죽였든 어르신이 죽였든 큰 차이는 없었다. “그래서 이제 두 분이서 저를 어쩌시려고요?”  목정침은 담담하게 말했다. “전지, 넌 생명줄도 길고 간도 크네. 아직까지 살아 있었으면 꼬리를 감추고 살았어야지 왜 돌아왔어? 또 죽고싶어? 아니면 예가네가 있다고 해서 내가 가만히 있을 거라고 생각했나?”  예군작은 피식 웃었다. “그렇게 생각한 적 없어. 근데 예군작이라는 신분이 나한테 편리함을 가져다주긴 했지. 나를 이제는 가볍게 상대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 목정침, 난 너 때문에 돌아온 게 아니야. 난 이미 죽었으면 몰라도 안 죽었잖아. 너가 날 건들이면 온연이 널 어떻게 생각할까? 그렇게 오랜 시간 공들여서 이미지 만들었는데 순식간에 무너지면 안되잖아. 온연은 그럼 너를 그때 자신의 아버지를 죽였던 악마로 생각하겠지. 본성은 못 고쳐, 내기 할래? 난 우리가 서로 건들이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목정침은 인상을 쓰고 물었다. “그럼 왜 돌아왔어? 예군작 신분으로 살고 싶어서? 그건 네 성격 아니잖아.”  예군작은 담배에 불을 붙혔다. “응, 맞아. 그건 내 성격이 아니지. 내 목적이 뭔지 알 텐데, 굳이 물어봐야 하나?”  경소경은 벌떡 일어났다. “진몽요씨한테 어디 가까이 오기만 해봐요!”  목정침은 그를 붙잡았다. “소경아, 흥분하지 마.” 경소경은 심호흡을 하며 다시 화를 참았다. 목정침은 이런 모습의 경소경이 언젠간 그를 건들일까 봐 걱정이 됐다. “여긴 나한테 맡기고, 먼저 나가 있어. 이따가 만나자.”  경소경은 예군작을 보며 분노한 채 나갔다.  목정침은 예군작을 보며 말했다. “너 설마 진몽요를 다시 돌아오게 만들려는 건 아니지? 너 국청곡이랑 결혼했잖아. 진몽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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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9장

목정침은 예군작의 결심을 보았는지 마음이 무거워졌다. “내가 안 끼어드는 건 불가능 해. 소경이는 내 제일 친한 친구고 걔랑 관련된 일엔 내가 손 놓고 방관할 수는 없어. 이왕 이렇게 됐으니 내 탓은 하지 마. 난 온연을 설득하는 방식으로 널 무너트릴 거니까.”  연회는 아직 끝나지도 않았는데 목정침과 경소경은 떠났다. 그들은 서예령과 나머지 한 여자에게 돈을 주고 알아서 택시타고 가라고 말했다.  이번에는 적어도 예군작이 전지인 걸 확인했으니 아예 수확이 없는 건 아니었다. 그들은 실직적인 증거를 수집할 수 없어 그를 공식적으로 감옥에 보내진 못 하기에 이건 긴 싸움으로 이어질 예정이었고 이건 겨우 시작일 뿐이었다.  경소경은 극도로 짜증이 났다. “도대체 무슨 생각이래? 내 사람을 뺏어 갈 생각이라면 꿈도 꾸지 말라고 해!”  목정침은 한숨을 쉬었다. “진몽요가 출산하기 전까지는 가만히 있을 거니까 우선 진정해. 시간도 늦었으니까 얼른 들어가 봐. 최대한 예군작이 전지라는 사실은 숨기고 진몽요가 알게 하면 안돼. 도저히 못 숨기겠으면 그냥 그대로 둬. 너무 너 자신을 난처하게 만들지 마.”  경소경은 차 뒤에 기대어 담배를 피웠고 짜증이 무너짐으로 바뀌었다. “난 못 숨길 거 같아. 내 마음속에는 이미 너무 많은 걸 숨겨서 몽요씨한테 다 느껴질 정도야. 그 사람은 계속 예군작을 친구로 생각하고 아직도 나 몰래 연락할지도 모르는데, 예군작이 전지라는 걸 생각하면 난 제어가 안돼. 근데 또 뭐라고 말해줘야 할지 모르겠어… 난 예군작이 더 몽요씨한테 다가갈까 봐 너무 무서워…”  목정침은 망설이다가 말했다. “그럼 무너지게 만들어야지. 쟤가 전지라면 두 가지 길 밖에 없어. 한 가지는 죽는 거, 한 가지는 감옥 가는 거. 내가 네 곁에 늘 있어 줄 테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잠시 후 경소경은 담뱃불을 껐다. “알겠어. 그럼 먼저 들어가볼게. 상황보자.” 이때, 목가네.  온연은 발 빠르게 담요를 가져와 진몽요의 몸을 감싸주었다. 방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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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0장

온연은 오늘 연회 일을 알고 있었다. 게다가 오후에 진함이 왔다간지 얼마 안되서 그녀는 다른 걸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사진을 보기 전까지 그녀의 마음은 평온했는데 목정침이 서예령을 안고 있는 사진을 보자 그녀는 굳었다. 그녀는 오늘 연회에 목정침이 데려갈 파트너가 서예령인 건 몰랏다. 사진 배경을 보니 계단 입구 쪽 같은데 그렇게 은밀한 곳에서 두 남녀는 이상한 자세로 같이 있었다…  그녀는 속으로 자신을 위로하며 목정침을 믿자고 했다. 그가 그녀에게 미리 말하지 않았나? 그녀는 의심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왜 하필 서예령과 같이 있었던 걸까? 그녀는 서예령의 배경을 대충 알았다. 가난한 집 출신에 이제 막 사회에 들어섰는데 사진 속 서예령이 입은 드레스는 결코 저렴해 보이지 않았고, 서예령의 경제조건으로 살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그래서 더 헷갈렸다.  어찌됐든, 지금 진몽요는 배가 나왔으니 그녀는 먼저 진몽요의 기분을 달래주고 아무렇지 않은 척 해야했다. “몽요야, 우리가 사진 한 장으로 그 둘이 나쁜 일을 했다고 판단할 수는 없어. 돌아오면 다시 물어보자. 넌 지금 임신하고 있어서 기분이 오르락내리락 하면 안돼. 아이한테 안 좋아. 이렇게 하자, 너 일단 여기 있어. 목정침씨 돌아오면 우리가 물어보자.”  진몽요는 실망해서 고개를 저었다. “둘이 같은 편이라서 서로 편들어 줄 거야. 근데 예군작씨가 나한테 거짓말할 이유가 있을까? 없겠지, 그래서 분명 문제야 이건. 날 위로하지 마. 넌 이걸 보고도 괜찮니?”  온연은 순간 뭐라고 대답할지 몰랐다. 그래, 그녀도 괜찮지 않았고 제대로 물어볼 생각이었다. 만약 진몽요에게 이걸 알린 사람이 다른 사람이었으면 몰라도 하필 예군작이라, 진몽요는 예군작을 의심하지 않았지만 그녀는 예군작을 믿지 않았다.  목정침이 돌아왔을 때 온연은 이미 아이를 재웠고, 진몽요와 거실 소파에 앉아 있었다. “앉으세요.”  두 사람을 보자 목정침은 의아했다. “둘이…”  진몽요는 그를 노려보며 억울해서 말을 하지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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