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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가 사랑한 여인의 모든 챕터: 챕터 461 - 챕터 470

2479 챕터

461장

소리가 나자 소만리는 천천히 돌아서니 눈 앞의 사화정과 모현이 미소를 머금고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그들은 비록 웃으면서도, 여전히 그들의 눈에 얽힌 설렘과 불안함은 감출 수 없었다.이제 와서 소만리는 더 이상 빙빙 돌지 않으려 했다.“모두들 이미 다 아시죠?”그녀가 침착하게 입을 열었다.모현과 사화정은 이 말을 묻는 소만리를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잠시 침묵 끝에, 사화정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미랍 양.”소만리는 반복되는 이 호칭에, 웃으며 사화정의 말을 끊었다.“저를 모천리라고 불러도 되지 않나요?”“......”“......”이 말을 듣고 사화정과 모현은 순간 숨이 막혔다.그들은 멍하니 눈앞의 작고 섬세한 얼굴을 바라보았고, 그의 즉시 그들의 눈에서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천리!”사화정은 눈물을 흘리며 설레는 마음으로 소만리 앞으로 달려갔고, 회환과 미안함이 가득한 눈빛으로 자애로운 마음을 품고 소만리를 따뜻하게 감싸주었다.잠시 후 사화정은 떨리는 손가락을 뻗어 소만리의 얼굴에 부드럽게 닿았다.그녀는 소만리의 희고 섬세한 뺨을 소중히 쓰다듬어 주고 온화하고 진실한 감촉을 느끼며, 사화정은 입술을 꼭 깨물고, 가슴 아픈 소만리를 한 품에 안았다.“아가야, 내 아가야!”사화정은 절로 고함을 지르며 소만리를 꼭 껴안았다.“천리, 엄마가 이번에 드디어 너를 찾았어, 미안해, 엄마가 미안해!”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울면서 사과했다.모현 역시 눈시울을 붉히며 소만리에게 다가가 울먹이며 말했다.“얘야, 아빠도 미안해, 정말 미안해.”그의 마음에서 우러나온 진심 어린 사과는 눈 속에 깊은 미안함과 회심의 뜻을 담고 있었다.모현은 손을 들어 몇 초간 망설이다가 소만리의 머리에 살짝 얹고 애석한듯 쓰다듬었다.사화정과 모현의 미안함과 애정을 느끼면서도 소만리는 처음처럼 잔잔한 듯 흔들림 없는 얼굴로 촘촘하고 컬이 된 속눈썹만 감았다 떴다.그녀는 저항하거나 도망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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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2장

소만리가 그들을 부르는 호칭에 사화정과 모현은 놀라고 당황하여 어찌할 바를 몰라하며 냉담한 표정의 그녀를 바라보았다.“천리.....”소만리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아름다운 눈을 들어올려 주위를 둘러보고 유럽 스타일의 소파로 걸어가며 가느다란 손가락 끝이 그 위에 가볍게 스쳐 지나갔다.“그때 당신들은 소만영을 위해, 적극적으로 저를 초대해 밥 먹으러 오라고 하셨지요, 소만영을 위해 기꺼이 저 같은 원수를 정중히 대접하시느라 마음이 편하지 않으셨을 텐데요?”사화정과 모현은 이 말을 듣고 더욱 괴로웠다.소만리는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부모님을 찾아 뵙지 못 한지 도대체 몇 년이 지났냐고 그때 부인이 저에게 물으셨어요.”“모 부인, 그때 제 대답을 아직도 기억하시나요?”그녀는 사화정의 깊은 미안함의 눈빛을 뒤돌아 바라보며 말했다.“천리.......”“제가 말했죠 찾았는데, 한 가족으로 모일수 없다고요. 왜냐하면 제가 지금 친부모님 앞에 서도 그들은 나를 인정하지 않으니까요.”사화정은 눈시울이 붉어지고 눈물이 그렁그렁 한 채 소만리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천리, 천리야 엄마의 설명 좀 들어봐.”소만리는 웃었다.“설명할 필요 없어요, 저는 당신들을 뭐라고 탓하지 않아요, 저는 그저 어쩌면 우리에게는 부녀의 정, 모녀의 정에는 인연이 없는 것 같다고 말하고 싶어요.”“아니야 천리, 천리 그런 말 하지 마. 엄마 아빠 잘못이야 소만영이라는 나쁜 여자에게 휘둘리지 말았어야 했어, 친딸도 못 알아보고......”“천리, 엄마 아빠에게 한번만 만회할 기회를 줘.”모현도 다가왔다. 그의 미간에는 괴로움과 우울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천리, 이렇게 여러 해 동안, 엄마 아빠는 너를 잊은 적이 없어. 소만영이 나타나기 전에, 어머니는 매일 밤 너를 생각하고, 네가 잘 지내고 있는지 걱정했어. 이 큰 집에도 항상 너의 방을 가지고 있었어. 네가 언제 집에 돌아오는 날을 위해서 너의 어머니는 너의 방을 매일 세심하게 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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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3장

말이 끝나자, 사화정은 이미 울음을 터뜨렸고, 모현 역시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그 해 모보아가 살해당하고, 그들이 소만리를 찾으러 회견실로 가는 장면이 아직도 눈앞에 선했다.그때 소만리의 초췌하고 창백한 얼굴이 그들의 머릿속에 자기도 모르게 떠올랐고, 그 장면들 속에는 그녀에 대한 잔혹한 폭행이 있었다.욕설을 퍼부으며 소만리의 얼굴의 뺨을 손바닥으로 한 대씩 내리치고 있었다. 더욱이 모현은 소만영을 보호하기 위해 허약한 소만리를 향해 손바닥으로 세게 내리쳐서 그녀를 땅바닥에 쓰러뜨렸다.마음이 아팠다.회한이 뒤섞인 가슴 아픈 이 순간을 감당할 수가 없었다.사화정과 모현은 소만리가 그런 상황에서 울음을 참아야 했을 때 얼마나 강해야 했는지 상상하기어려웠다.이 순간, 소만리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결단력 있고 집요하며 가슴 아픈 과거를 회상하며 담담하게 미소를 지었다.“이 모든 것은 끝났고 저는 아무것도 따지고 싶지 않아요”그녀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저는 당신들이 소만영이 계획한 사기극에 속아 넘어간 것을 탓하지 않아요. 다만 제 친부모가 이렇게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았고, 심지어 나중에 소만영이 그렇게 많은 양심을 잃은 것을 알고도 당신들은 여전히 그녀를 보호하고 지켜주기로 했어요.”“천리.......”“제 추측에 우리 사이의 관계가 심상치 않을 지도 몰라서 그때 그 옥패가 제 몸에서 떨어졌을 때, 저는 병원에서 당신의 칫솔을 훔쳐 DNA 검사를 했어요. 하지만 여러분은 제가 소만영의 옥패를 훔쳤다고 생각했죠. 아마도 이것이 운명일 거예요. 저는 부모님과 인연이 없어요.”이 말을 마친 소만리는 눈물을 글썽이는 사화정을 살짝 스쳐 지나가 후회하고 있는 모현을 바라보았다.“더 이상 부성애와 모성애를 누릴 기회가 없지만, 저를 이 세상에 데려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평생 갖고 싶었던 친부모님, 그리고 제가 사랑했던 남자, 처음부터 제 것이 아니었을지도 몰라요. 저도 예전처럼 강요하지 않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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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4장

소만리는 이런 그의 불만을 이해할 수 있었다. 결국 이러한 명성과 재산이 어떻게 깨진 가족의 고통과 슬픔을 메울 수 있을까.기묵비는 몸을 돌려 소만리를 마주했다. 눈썹 끝의 교활한 눈빛은 금세 사라지고 남은 것은 따뜻하고 부드러움 뿐이었다.“미랍, 이제부터 이곳의 모든 것은 우리의 것이에요.”소만리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당신의 것이에요. 이것은 결국 기씨 가문의 사업이에요. 저는 한번도 소유할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이제 당신의 손으로 돌아갔으니, 원래 주인에게 돌려준 셈이죠.”기묵비는 의외의 말을 듣고 말했다.“이런 게 다 필요 없어요?”“기모진이 가진 것 없이 초라해지는 것을 보는게 바로 내가 지금 가장 원하는 거예요.”소만리는 생각에 잠긴 듯 눈썹을 찡그렸다.“하지만 제가 기모진의 컴퓨터를 그렇게 순조롭게 해킹해서 그의 명의 주식과 중요한 정보를 빼낼 수 있었던 이유가 그가 나에게 의도적으로 그렇게 하도록 묵인한 것 같다고 느꼈어요.”“그는 당신이 이런 짓을 할 것을 이미 알고 있었고 그가 막지 않았다는 말인가요?”기묵비는 약간 인상을 찌푸렸다.소만리는 침묵했고, 기모진이 그날 했던 말이 그녀의 마음에 무의식적으로 떠올랐다.“내가 사랑했던 사람은 항상 당신 뿐 이었어.”“미랍, 미랍?”“네?”소만리는 갑자기 정신을 차리고 기묵비의 부드러운 검은 눈동자와 눈이 마주쳤다.기묵비가 친절하게 물었다.“당신 무슨 생각해요?”“묵비, 기 씨 집안의 방이요, 옮기지 않아도 돼요?”소만리가 부탁하는 말투로 말했다.“기묵비는 미간을 찌푸리며 굳은 표정으로 소만리의 어깨를 움켜쥔 채 말했다.“미랍, 그 영감한테 속지 말아요. 그는 애초 기씨 가문의 방대한 사업을 따내기 위해 내 부모님을 죽일 계획을 세웠었어요. 그는 결코 선량한 사람이 아니에요.”그 말을 들은 소만리는 깊은 생각에 잠겼다.할아버지께서 정말 그렇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실 사람인가?만약 그렇다면 할아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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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5장

기모진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소만리는 의아했지만, 왠지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구애가 중단된 기묵비는 온화한 검은 눈동자에서 한 줄기 노여운 기색이 역력했다.“기모진, 여긴 왜 왔어? 여긴 더이상 너의 자리가 없어.”기모진의 가늘고 긴 눈동자가 기묵비를 희미하게 바라보다 소만리의 얼굴에 시선이 멈췄다.그녀의 차가운 눈빛을 마주쳤지만, 기모진의 눈빛은 온화했다.“당신이 나를 증오하고 나를 죽이지 못해 후회하는 거 알아, 나는 당신의 어떠한 보복도 받아 들일 수 있어. 그런데 그와 결혼은 커녕 함께 있는 것 조차도 용납할 수 없어.”기모진의 말투는 참견할 틈도 주지 않았다. 그의 그윽한 눈 밑에 카리스마가 솟구쳤다.소만리가 입을 막 열려고 할 때, 문득 옆에서 기묵비가 낮은 미소를 짓는 소리가 들렸다.“네가 허락하지 않는다고?”그가 웃으며 물었다.“네가 무슨 자격으로 허락하지 않아? 너 그때 네가 소만리에게 어떻게 대했는지 잊었어? 그녀가 심하게 아팠을 때 넌 뭐했어? 네가 다른 여자를 안고 즐겁고 유유자적 하고 있을 때 그녀는 고립되어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하고 너에게 실낱 같은 믿음을 구걸할 때 너는 또 뭘 했어? 너는 그녀가 죽게 내버려 뒀지.”“기모진, 너 스스로에게 물어봐, 네가 왜 다시 만리의 사적인 일에 간섭하는지, 그녀와 너는 아무런 관계가 없어 그리고 너는 그녀를 가질 자격이 전혀 없어.”기묵비가 내뱉는 말 한마디마다 기모진의 미간은 자꾸만 찌푸려지고, 그의 눈빛은 갑자기 어두워져 한순간에 소만리를 바라볼 용기도 잃었다.기모진이 눈을 깔고 망설이는 모습을 보자 기묵비는 입꼬리가 올라갔다.그는 팔을 들어 소만리의 어깨를 감싸며 말했다.“미랍, 우리 가요.”소만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기모진의 얼굴 옆을 스쳐 지나갔다.그녀는 기모진의 그 씩씩한 눈꼬리에 전에 없던 고민의 빛이 번지고 있는 것을 보고 입술을 오므렸다.소만리는 지금 이 순간 기모진의 생각을 파고들지 않고, 과감하게 기묵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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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6장

“만약 이렇게 해서 만리의 화가 풀린다면, 안 될 것은 아무것도 없죠.”“뭐, 뭐라고요? 모진이 무슨 말을 하는 거죠?”위청재는 놀란 눈을 부릅뜨며 말했다.“너는 분명 그 여자를 그렇게 몹시 미워했는데, 왜 지금 너...너는 소만리를 정말 좋아하는 거니?”기모진은 위청재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지만, 갑자기 부드러워진 눈이 최고의 대답이었다.“최대한 빨리 이사 가실 적당한 곳을 찾아드릴게요. 당분간은 귀찮게 하지 마세요.”그가 말을 마치고 돌아서서 떠나려다 눈을 들어 눈앞에 노인이 나타난 것을 보았을 때, 기모진은 걸음을 잠시 멈추었다.기노인은 지팡이에 기대어 있었고, 그의 마른 얼굴은 심각했지만 그의 눈은 여전히 친절하고 상냥했다.“나를 따라와.”그는 기모진에게 말을 하고 돌아섰다.기모진은 잠시 머뭇거리다 발걸음을 내디뎠다.서재방.기노인은 창밖으로 잿빛 하늘을 바라보고 잠시 후 긴 한숨을 내쉬었다.“이제 와서, 너는 어떻게 할 것이니?”“할아버지 안심하세요, 기씨 그룹은 제 손에서 잃어버리면 제가 꼭 다시 찾아올게요.”기모진은 할아버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단호하게 대답했다.할아버지는 또 한숨을 쉬며 뒤를 돌아섰다.“그건 할아버지가 알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니다. 사실 내가 묻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잘 알 거다.”기모진은 망설였지만 기노인이 소만리에 대해 물었다는 것을 마음속으로 잘 알고 있었다.할아버지는 지팡이를 짚고 한 걸음씩 기모진에게 다가갔다.“남들이 모르는 것이 있지만, 네가 마음속으로 가장 잘 알고 있는 것은, 네가 만리와 결혼할 때 먼저 할아버지를 찾아와서 나에게 이 혼사를 맡아 달라고 부탁했었어.”6년전 이 일을 언급하며 기모진의 심장은 한 박자 빠르게 뛰었다.뒤를 이어 그는 할아버지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들었다.“누구나 만리를 포함해 모두 네가 나 같은 늙은이에게 네가 사랑하지 않는 여자와 결혼하도록 강요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네가 왜 만리와 결혼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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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7장

기모진이 마음속으로 의문을 품었고, 기 노인은 안개가 자욱한 하늘을 바라보았고 갑자기 슬픔에 잠겼다.“이 일은 23년 전부터 얘기했어야 했는데.....”시간이 갑자기 2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자 기모진은 당혹스러움과 동시에 이 일이 기묵비의 부모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막연하게 추측했다.역시 할아버지의 회상을 듣고 난 후 기모진은 정확한 답을 얻었다.동시에 기묵비가 매우 위험한 인물이 될 것이라는 것을 설명해 주었다. 그는 결코 소만리가 기묵비에게 그렇게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게 할 수는 없다.기모진이 돌아서 가려 하자 기노인은 그를 불렀다.“만리는 어쩌면 이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이고, 묵비도 그녀를 도와 가장 힘든 시간을 보내서 그녀는 묵비를 상당히 신뢰했을 것이야. 반면 만리는 너에 대한 증오와 적개심으로 가득 차서 네가 한 말은 절대 믿지 않을 거야.”“저는 그녀에게 나를 믿어 달라고 부탁한 것은 아니지만, 기묵비가 그녀를 속이거나 심지어 미래에 그녀를 다치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용납할 수 없어요.”기모진은 엄숙하고 단호한 눈빛으로 눈썹을 치켜 올렸다.그는 떠나기로 마음먹었지만 문득 책상 위의 사진 한 장이 눈에 들어왔다.기모진은 잠시 멈칫하더니 얼른 발길을 돌려 책상으로 가서 액자를 집어 들었다.액자 속 50-60대 중년 남성 두 명이 수수한 차림으로 군례를 하며 늠름한 모습으로 나란히 서 있었다.그는 그 중 하나가 기노인인 것을 알아챘고, 다른 한 남자는 매우 낯이 익었다.그를 놀라게 한 것은 사진 배경이 사월산 해변이었고, 두 남자 뒤 해변가에서 싱긋 웃고 있는 한소녀가 소년을 쫓아 달려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그 꼬마 남자아이가 바로 그였다.그리고 그는 항상 그 작고 귀여운 얼굴을 기억했다. 그 소녀는 칠색 조개를 선물했던 어린 소만리였다.기모진은 생각이 가물가물 한 듯, 이 사진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노인은 그에게 다가가 사진을 바라보며 말했다.“내가 왜 그동안 만리를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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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8장

갑자기 아파트 불을 다 꺼버리면 어떨까 생각 중이었다.기모진은 가슴이 두근거리며 생각이 혼란스러웠다.그는 다 마신 와인병을 쓰레기통에 버리고 과감히 돌아섰다.그런데 그가 아파트로 들어가려 할 때, 그는 기묵비가 나오는 것을 보았다.밤새 울적했던 마음이 갑자기 한결 나아졌다.그는 걸음을 멈추고 기묵비가 무뚝뚝한 표정으로 차를 몰고 떠난 후에야 아파트로 들어갔다.소만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 현관에 들어갔을 때 기모진은 그녀가 천미랍의 신분으로 그의 인생에 들어온 뒤 그녀가 이 아파트로 그를 초대했던 기억이 생생했다.그때 그는 그녀가 사실 기묵비와 함께 살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이때, 기모진은 천천히 문 앞까지 가서 조용히 서 있었다.창틀 밖의 눈보라가 들이닥치니 살을 에이는 듯한 서늘함이 마치 바늘로 꿰뚫는 것 같았다. 그러나 기모진은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왜냐하면 처음에 소만리한테 입힌 상처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기 때문이다.그는 벽에 기대어 한쪽 무릎을 구부리고 문 옆 작은 벤치에 조용히 앉았다.....설잠에 들었던 소만리는 문 앞에서 문 두드리는 소리처럼 “쿵” 하는 소리를 들었지만, 문 두드리는 소리 같지는 않았다.그녀는 좀 이상하다고 느끼고 외투를 걸치고 나갔다.그녀는 매우 경계하는 듯 방범홀을 통해 문 밖을 보았지만 아무도 발견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녀는 어렴풋이 문 앞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들었다.소만리는 몇 초간 머뭇거리다가 과감하게 문을 열었다.문이 열리자, 그녀는 놀랍게도 기모진이 문 옆 벽에 기대어 앉아 있는 것을 발견했다.그는 고개를 숙이고 졸고 있었고, 촘촘한 속눈썹은 복도의 백열등 조명 아래 두개의 짙은 그림자를 드리웠다.눈앞의 그는 차갑고 고귀한 기세가 전혀 없고, 마치 무방비 상태의 아이처럼 고요하고 담담하게 잠들어 있었다.소만리는 조용히 바라보다가 잠시 후 돌아섰다.“좋아해.......”문득 소만리가 문을 닫으려고 할 때 그는 기모진의 잠꼬대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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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9장

남자의 말투가 부드러우면서도 한번도 들어본 적 없는 겸손한 요청이었다.그의 눈빛은 흐릿하고 아련해 보이고, 정신을 차린 듯 하지만, 약간 취기가 돌아 보였다.소만리는 무표정하고 냉담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당신을 보기만 해도 화가 나기 때문에 당신에게 어떠한 이야기도 듣고 싶지 않아요.”그녀는 혐오하듯 말하고, 미워하는 눈빛으로 멍하니 서있는 기모진을 바라보았다.그의 마음은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진 것 같았고, 차갑고 살을 에는 듯한 서늘함이 마음속에서 온몸으로 번졌다.그는 한때 그녀가 자신을 바라보는 애틋한 눈빛이 정말 그리웠다.하지만 지금 그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은 낯선 사람보다 더 냉정하고 차갑다.기모진이 어렴풋이 자신을 바라보는 것을 보고 소만리의 태도는 이전보다 더 강경했다.“기모진, 당신이 가지 않으면, 경비원을 부르겠어요.”기모진은 몸을 흔들며 술에 취한 눈을 들며 말했다.“몇 마디만 하고 갈게.”그가 말을 마치자 살을 에는 듯한 찬바람이 불어왔다.소만리는 기모진의 유난히 붉어진 안색을 살피고 문고리를 잡은 손을 놓고 집으로 들어왔다.소만리가 초기하는 것을 보자 기모진의 깊은 눈에 미소가 번졌다.그는 재빨리 안으로 따라 들어가 방문을 닫았다.방 안의 온기가 그의 외투의 한기를 빠르게 증발시켰지만, 기모진에게 지금 이 순간 더 따뜻함을 느끼게 한 것은 소만리의 타협이었다.“할말 있으면 빨리해요, 시간낭비 하지 말고.”소만리가 차가운 말투로 입을 열었다.기모진은 애정이 가득한 취한 눈동자로 소만리의 냉정한 옆모습을 바라보며 말했다.“기묵비에게 너무 가까이 다가가지 말고, 그에게 시집가지 마. 그는 당신이 겉으로 본 것처럼 그렇게 단순한 사람이 아니야.이를 들은 소만리는 가볍게 미소 지었다. 웃음을 머금은 눈빛속에 비아냥이 뒤섞여 있었다.“기모진, 당신이 무슨 근거로 나의 사생활을 간섭해요? 당신은 나에게 어떤 사람이라도 되나요?”그녀는 조롱하며 경멸하는 눈빛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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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0장

침묵 속에서, 기모진은 소만리가 살짝 웃는 소리를 들었다.“기모진, 이미 모든 게 늦었어요. 당신이 뭐라고 하든, 전 어떤 느낌도 없어요.”소만리가 냉담하게 입을 열었다. 그 말투에는 애틋한 감정이 더 이상 없었다.“왜냐하면 더이상 당신을 사랑하지 않으니까요.”그녀가 더 이상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그는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그녀가 직접 이 말을 하는 것을 들었을 때, 기모진은 천개의 화살이 그의 심장을 꿰뚫는 맛을 보았다.마치 보이지 않는 칼이 떨어져 온몸에서 피와 살을 모조리 떼어 백골의 뼈만 남은 느낌이었다.소만리는 기모진의 힘 없는 두 팔을 번쩍 들어 밀었다.돌아서서 넋이 나간 남자의 모습에 그녀의 눈은 비웃었다.“기모진, 나와 당신은 완전히 끝났어요. 당신이 외할아버지의 무덤을 파게 된 순간, 나는 당신처럼 냉혈하고 무자비한 남자를 사랑하게 된 것을 후회했어요.”그녀의 말을 듣던 기모진은 사방에 찬바람이 몰아치는 것을 느꼈고, 그의 마음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기모진이 놀란 표정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것을 보고 소만리는 또 가볍게 웃었지만 이내 굳은 표정으로 눈빛까지 번뜩였다.“내가 당신을 가장 사랑할 때, 당신은 최선을 다해 나에게 남김없이 상처를 주고, 나를 짓밟고, 심지어 내가 죽기 직전까지도 당신은 소만영을 위해 이혼 합의서에 서명 하도록 강요했어요.”“사실 당신이 나에게 서명을 끝내라고 강요하고 돌아서는 순간, 나는 여전히 당신이 나를 한 번이라도 돌아볼 수 있다는 망상에 사로 잡혀있었어요. 그러나 당신은 그러지 않았어요. 나는 남은 한줄기 빛으로, 내 시야에서 사라져가는 당신을 보며 나는 엎드려서 극심한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견디며, 완전히 실명하고 생명의 카운트 다운 되기를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그러니까 미안하다고 말하지 마세요, 기모진 당신이 맞아요! 잘못한 건 나고, 내가 사람을 잘못 사랑했어요!”소만리의 말에, 기모진의 눈은 더욱 촉촉해지고 비통했다.그는 소리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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