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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가 사랑한 여인의 모든 챕터: 챕터 451 - 챕터 460

2479 챕터

451장

소만리의 비난과 질문에 기모진의 머릿속에 그날의 모습이 떠올랐다.그는 또렷하게 기억했다.눈보라가 몰아치자 그녀는 유골함을 안고 온몸을 심하게 떨었고, 그녀의 하얀 이빨은 피로 붉게 물들었다 사람은 온통 완전히 망가진 인형 같았고 그 눈동자만이 그토록 집요하고 단호하게 그의 행동에 항의 했었다.그녀가 말했다.“기모진, 나를 죽이세요. 당신을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아요.”그녀가 다시 말했다.“기모진, 당신은 후회할 거예요!”하지만 당시 그는 독선적으로 답했다.“내 사전에는 후회라는 두 글자는 없어.”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후회라는 단어가 그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생각에 잠겨 눈살을 찌푸리는 기모진을 보고 소만리는 비웃었다.“어떻게? 그때 당신이 한 일을 생각나요? 말할 때마다 어떻게 우리의 친 자식이 사생아라고 말하고 아직도 그녀의 뼈를 부러뜨리고 잿더미로 만든 그 무자비함이 원망스러운가요?”소만리의 비꼬는 말을 듣고 서야 기모진은 정신을 차렸다.그때의 냉혹하고 무지비한 자신의 행동을 떠올려보면, 마치 지금 이 순간 모든 것이 그에게 반발하는 것 같았다.알고 보니 당신의 마음이 너무나 고통스러웠던 것을 이제야 깨달았다.“기모진, 여기서 사과하는 척 하지 마세요. 당신이 무슨 말을 하든, 저에게 가했던 상처를 만회할 수 없어요.”소만리는 그를 냉담하게 바라봤고, 더이상 그에게 전과 같은 그리움은 없었고, 그의 사랑에 대한 분노만 있었다.“그때 할아버지가 정말 중병을 앓고 계신 줄 알았어요. 제발 돈을 빌려 달라고 빌었는데 한 푼도 빌려주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소만영과 함께 저를 모욕했어요. 그녀의 거짓말은 내가 다른 남자와 바람을 피웠다는 거짓말까지 믿었고 심지어 우리 아이가 사생아라고까지 말했어요!”“소만영의 치밀했던 계획 때문에, 당신은 내가 할아버지의 병을 가장해 돈을 위해 당신에게 외할아버지가 아프다는 거짓말을 했다고 믿으며, 전예와 소구가 나를 때리고 욕설을 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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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2장

기모진은 그녀를 사랑한 적이 없었다. 조금의 애정조차도 없었다.그녀가 당시 그 여자아이의 신분을 사칭했던 사실이 밝혀진 후, 그녀는 기모진의 눈에서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들 사이에 “아들”이 하나쯤은 있었어도 심지어 낯선 사람 보다 못한 존재였다.“당신 모습을 보니 무슨 일이 일어날지 이미 알고 있었던 것 같네.”기모진은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고, 그의 큰 몸집이 다가오자 그 매서운 카리스마가 사람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소만영은 억울한 듯 고개를 저었다.“모진, 전 당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어요?”눈물 한 방울을 짜내려고 애쓰는 그녀의 눈빛이 억울해 보였다.“모진, 우리 부부를 위해, 또 군군을 봐서라도 당신이 나를 여기서 꺼내 줄래요? 난 정말 억울해요......”“아.”소만영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기모진의 비웃음 소리가 그녀를 가로막았다.“왜 당신이 지금까지 살아있는지 알아요?”그가 갑자기 이렇게 물었다.소만영은 점점 무서워지는 남자를 멍하니 바라보았다.“나는 만리의 대답을 계속 기다렸기 때문이야.”“......”소만영은 놀라서 눈이 휘둥그레졌고 공포감에 심장이 미친듯이 뛰었다.역시 모진은 천미랍이 소만리, 소만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가 그렇게 다정하게 그녀를 불러줬는데, 이름만 언급 되도 눈빛이 순식간에 부드러워졌을 정도로 소만리를 향한 그의 애정은 진짜였다.“만리는 나를 미워하고, 내가 그때 그녀에게 한 일을 미워하고, 내가 당신의 모든 거짓말을 믿어서 그녀를 점점 더 고통스럽게 만들었다고 말했어.”그는 말을 하며 천천히 앞으로 나아갔고, 온몸에 퍼지는 매서운 한기에 소만영은 공포에 휩싸인 채 감옥 구석으로 한걸음 물러났다.기모진은 손을 확 내밀어 소만영의 목을 움켜잡았다.그는 거의 힘들이지 않고 천천히 소만영을 위로 들어올렸고, 가늘고 긴 눈은 점점 더 사나워졌다.소만영은 한순간에 자유롭게 숨을 쉴 권리를 잃고 발가락이 바닥에 닿지 않았다.그녀는 공포에 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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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3장

기모진의 눈동자 속에 담긴 살의가 한순간에 녹아내렸다.그는 소만영의 교도복 멱살을 집어 들고 그녀를 읖으로 끌어당겼다.“방금 한 말 다시 한번 말해봐.”소만영은 탐욕스럽게 기모진에게 나는 차가운 향기를 맡으며 가여운 듯 눈물을 흘렸다.눈앞의 남자는 비록 눈가에 냉기가 가득했지만, 그의 검은 눈썹과 반짝이는 눈, 번성한 얼굴은 화를 내도 여전히 가까이 가고 싶은 대상이었다.“모진, 비록 제가 나쁜 짓을 많이 했지만, 당신에 대한 저의 마음은 진짜예요. 저는 정말 당신을 사랑해요.......”“고통받으며 살고 싶지 않다면, 아까 내 질문에 답해, 나와 만리의 아이가 정말 살아 있어?”기모진은 참을 수 없다는 듯 말을 끊었고, 살벌한 눈빛으로 소만영의 온몸이 시려오는 것을 보았다.그녀가 벌벌 떨며 기모진의 눈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살아있어요, 그, 그는 정말 살아있.......”기모진의 눈썹에 맺힌 서리가 순식간에 녹는 듯 했다.“그는 어디에 있어? 그 아이는 지금 어디에 있어?”소만영은 마른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모진, 나 여기서 나가고 싶어요.”“지금 당신이 나와 협상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 내가 알기 전에 말하는 것이 좋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당신은 나에게 아무런 가치도 없을 거야.”“......”소만영의 안색이 갑자기 어두워졌다.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그녀는 결국 솔직하게 말하지 않을 수 없었다.“사실 그 애, 그, 그는, 항상 당신 곁에.......”기모진의 깊은 눈동자에 한순간 빛이 났다.“군군?”그의 머릿속에 기란군의 모습이 저절로 반사되었다.소만영이 달갑지 않은 듯 이를 악 물며 기모진의 눈에 비친 기쁨의 빛을 보았다.그녀가 가짜로 임심을 했을 때와 가짜로 기란군을 낳았을 때 기모진은 결코 즐겁고 흥분한 적이 없었다.그러나 지금 그의 눈에는 기쁨과 즐거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다름이 아니라 그 아이가 소만리와 그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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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4장

지난 5년 동안, 그는 기란군이 아빠라고 부르는 것이 이렇게 감동적이라고 처음으로 느꼈다.그는 기란군 앞에 가서 쪼그리고 앉아, 온유하고 웃는 눈빛으로 이 작은 얼굴을 자세히 감상했다.작은 얼굴, 어쩌면 심리적인 영향인지 지금 보면 볼수록 이 아이의 눈썹과 눈이 소만리와 매우 닮았다고 느꼈다.“군군.”그는 속으로 들뜬 마음을 억누르고 부드럽게 외쳤다.기란군은 고개를 끄덕였다.“아빠, 언제 집에 갈수 있어요? 저 엄마가 보고 싶어요. 아 엄마가 아니고, 미랍 누나지.”그는 일부러 강조했다.기모진의 마음이 조여왔다.“군군, 미랍 누나가 바로 너의 어머니야. 너에게 엄마는 오로지 이 한 명이야. 기억하렴.”“기억할게요.”기란군은 고개를 끄덕이며 손안의 작은 물건을 흔들었다.“제가 이 작은 토끼를 빨리 만들어서 엄마께 호신용으로 선물할 거예요.”꼬마가 이야기하면서 그것을 소개했다.기모진은 그제서야 이것이 소형방범 무기라는 것을 깨달았다.다섯 살 기란군이 이런 손재주가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지만, 그가 소만리에게 선물한 위치추적 칩이 달린 팔찌를 생각하면 이 아이는 천부적인 재능을 가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사화정이 에프터눈 티와 간식을 들고 방에서 나오다가 갑자기 기모진을 보고 그녀는 조금 의아하게 생각했다.“기 도련님, 언제 오셨어요? 군군을 데리러 오셨어요?”기모진은 다가오는 사화정을 바라보며 천천히 일어섰다.“외할머니.”기란군은 사화정을 즐겁게 불렀고, 그의 부드러운 목소리에는 예전 같지 않던 편안함과 즐거움이 묻어났다.기란군의 이러한 변화는 전부 소만리의 노력이라는 것을 기모진은 마음속으로 잘 알고 있었다.이 아이는 소만영에 의해 음지로 끌려들어갔지만 다행히 친 어머니인 소만리가 햇살이 내리쬐는 양지의 세계로 다시 데려왔다.“군군 정말 착하구나.”사화정은 한 손을 내밀어 기란군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못내 아쉬운 듯 가볍게 탄식했다.“소만영이 한 짓은 정말 끔찍해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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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5장

“쨍그랑--------”사화정이 손에 들고 있던 애프터눈 티가 갑자기 미끄러져 땅에 떨어졌다.순간 약해진 그녀의 손은 마치 허공에 움직이지 않고 꼼짝도 하지 않았다.“당...당신 무슨 소리예요.....미랍이 만리라니.....”사화정은 중얼거렸다. 수정 같은 눈물이 그녀의 눈가에 가득차서 그녀의 눈앞의 모든 것을 흐리게 했다. 또렷한 것은 그림 같은 소만리의 얼굴이었다.사화정은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으며, 물론 그녀의 소중한 딸이 정말로 이 세상에 무사히 살아 있기를 진심으로 바랬고, 그리고 그녀는 이 기간 동안 천미랍도 진심으로 사랑했다.그녀는 자신이 마땅히 기뻐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어쩐지 마음이 몹시 아팠다.소리를 들은 모현은, 사화정이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서 눈물을 흘리는 서 있는 모습을 보고, 걱정과 의문스럽게 다가갔다.“화정, 왜 그래요? 왜 이렇게 울어요?”모현은 근심 가득한 눈빛으로 기모진을 바라보며 말했다.“기 도련님 언제 오셨어요? 화정이 왜 이렇게 슬퍼 하죠? 당신이 군군을 데리러 온 게 아닌가요?”기모진은 기란군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저는 군군을 데려가지 않고, 모 부인 역시 슬퍼하시는 게 아니라 기뻐하시는 거예요.”“기뻐요?”모현은 더욱 혼란스러워졌다.그가 질문하려고 하자, 사화정이 갑자기 몸을 돌려 그의 손을 꼭 잡았다.“모현, 우리의 소중한 딸이 원래 살아 있대요!”“...........뭐라고? 화정 당신 뭐라고 했어요?”모현의 눈이 순간 흥분과 기대의 빛이 번뜩였다.사화정은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실제로 미랍이 바로 만리예요, 그녀가 우리의 소중한 천리! 그녀가 바로 천리예요!”모현의 온몸이 얼이 빠지고, 가슴이 두근두근 뛰었다.“미랍이 바로 만리......”사화정은 몸시 울며 기쁨과 슬픔이 뒤섞인 모현의 어깨에 기대어 말했다.“모현, 정말 다행이에요, 우리의 소중한 딸이 아직 살아있어요, 그녀가 살아있어요, 정말 다행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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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6장

“갔다고요? 그녀가 어디로 가요? 어디로 갔는지 아세요?”사화정은 애타게 물어보았다.프런트 데스크 아가씨는 추측하듯 말했다.“이 시간에 당연히 집으로 간 것 아닐까요.”“집으로.......”사화정은 멍한 눈빛으로 두 글자를 곱씹었다.집........모씨의 집은 그녀의 집이어야 했지만, 사화정과 모현은 소만리가 기꺼이 그들과 함께 돌아갈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다.아마도 그녀는 원하지 않을 것이다.사화정은 전날 밤 소만리가 기란군을 위해 집을 방문했을 때 소만리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그녀는 그날이 그녀가 마지막으로 모가에 가는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당시 사화정은 알 수 없었지만, 이제는 소만리의 뜻을 알게 되었다.그 생각에 사화정은 순간 눈물이 비 오듯 쏟아지며 뼈저리게 후회했다.모현은 그녀를 부축하며 말했다.“화정 울지 마요, 우리 서두르지 말아요, 우리는 꼭 천리를 만날 수 있어요.”“그녀는 우리가 보고 싶지 않을 거예요. 그녀는 우리를 분명 죽도록 미워할 거예요......”사화정은 눈시울을 붉히며 머릿속에서 병원에서 있었던 그날이 떠올랐다.그녀는 소만리가 바로 자신의 친딸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자책하며 자살을 기도했었다.그때 소만리가 엄마라고 불렀었다.그녀는 단지 그녀를 구하기 위해 일부러 이렇게 외쳤다고 했지만 사실 그 엄마라고 부른 소리는 진짜였다.사화정은 당시 소만리가 외쳤던 그 두 글자를 되새기면 더욱 가슴이 아팠다.만약 소만리가 그녀를 어머니로 인정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그녀의 인생에서 가장 가슴 아픈 두 글자가 될 것이다.소만리는 예선과의 약속 장소로 차를 몰고 갔다.불향기가 가득한 마라탕 분식집, 이 시간은 이미 만원이었다.많은 사람들이 소만리를 보고 모두가 의아해 했다. 이런 연기나는 음식을 안 먹을 것 같은 선녀가 마라탕을 먹으러 온 셈이다.이때 예선이 그녀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만리, 여기야!”소만리가 소리를 듣고 바라보니 예선을 보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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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7장

소군연은 곁눈질로 바라보다가 바로 인상을 잔뜩 찌푸리고 표정이 훨씬 더 굳어졌다.소만리는 뒤에 누가 왔는지 보지는 못했지만, 소군연과 예선의 반응을 보면 짐작할 수 있었다.주변에서 속삭이는 소리가 들렸고 기모진을 보며 흥분한 여학생의 얼굴은 붉어졌다.“이 남자 정말 멋있어!”“그는 기씨 그룹 사장님인 거 같아.”“인터넷에서 저 사람을 본 적이 있어, 바로 기모진이야!”소만리는 아무런 기색도 없이 젓가락을 내려놓고 , 머리도 돌리지 않았다.“예선, 소 선배, 무의미한 사람들 신경 쓰지 말고, 우리 다른 곳 가서 먹어요..”예선은 다가오는 기모진을 노려보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소 선배, 우리 갑시다!”“그래.”소군연 역시 일어나 불만스러운 듯 기모진을 바라보았다.소만리가 가방을 들고 몸을 돌리자 기모진이 그녀 앞으로 다가왔다.남자는 큰 키와 늘씬한 몸매로 여전히 풍채가 넘쳤다. 검은 가죽 코트는 겨울 저녁의 서늘함으로 물들었지만 그의 눈빛은 싸늘했던 지난날과는 달리 봄바람처럼 온화했다.“당신이 지금 나를 보고 싶지 않다는 건 알지만, 당신에게 꼭 해야 할 말이 하나 있어.”기모진의 말투가 부드러웠다.소만리는 예선과 소군연을 향해 살짝 미소 지었다.“예전, 소 선배, 잠시만 기다려주세요.”그녀는 기모진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가게 밖으로 나갔고, 기모진이 바로 따라 나갔다.겨울 저녁 바람이 살랑살랑 불고, 가로등 아래 서 있는 소만리의 작고 우아한 얼굴이 어슴푸레한 따스한 빛 아래서 유난히 차갑고 싸늘하게 느껴졌다.“기 도련님은 여전히 이렇게 재주가 넘치네요, 매번 내가 있는 곳을 정확하게 알 수 있네요. 왜요? 또 그때처럼 바람둥이 아내를 혼내 주려고 하나요? 하지만 난 이제 당신과 아무 상관이 없다는 걸 명심하는 게 좋을 거예요. 내가 누구와 함께 있고 싶은지, 무얼 하는지, 당신이 물어볼 자격도 없어요.”그녀는 냉소적이었고 심지어 비꼬기까지 했다.기모진은 소만리와 소군연이 함께 길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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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8장

기모진은 찬바람 속에 서서 소만리가 떠나려고 돌아서는 뒷모습을 그리운 듯 바라보며 꼿꼿하게 서 있는 모습이 가로등에 비쳐 쓸쓸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다.입술 끝을 잡아당기자 씁쓸하고 괴로운 느낌이 마음에서 퍼졌다.눈에서 희미하게 축축한 기운이 감돌아 먼 곳의 그 아름다운 모습을 흐릿하게 했다.그가 어찌 지금의 그녀의 냉담하고 몰인정한 것을 탓할 수 있겠는가, 모든 건은 자업자득에 불과할 뿐이었다.......소만리는 예선, 소군연과 함께 식사를 마친 뒤 혼자 옛 아파트로 돌아갔다.그녀가 창가 앞에 서자 얼마 전 기모진이 한 말이 절로 귓가에 맴돌았다.“내가 사랑한 사람은 언제나 오로지 당신 뿐이었어.”“아”소만리가 살짝 웃었다.어느 누구도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그렇게까지 다치게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기모진, 날 사랑한다고 말하지 말아요. 내 마음이 당신에 의해 완전히 다쳐서 죽은 후에야 고의가 아니라고 했어요.“윙윙윙........”침대 선반 위에 놓은 핸드폰에 진동이 울렸다.소만리는 생각을 멈추고, 핸드폰을 들어보니 사화정이 걸어온 전화였다.예전에 그들이 급히 나를 찾아 헤매던 모습으로 보아 그들은 모두 이미 내가 그들의 친 딸인 줄 알고 있었을 것이다.그녀는 묵상하며, 핸드폰 진동이 계속 울려도 받지 않았다.사화정이 다섯 번째 전화를 걸 때 소만리는 응답 버튼을 눌렀다.분명히 그녀가 전화를 받을 줄 모르고 1,2초 동안 침묵이 흐른 뒤 마침내 그녀가 놀라서 입을 열었다.“미랍 아가씨?”그녀가 그녀를 이렇게 불렀다.소만리는 뜻밖이라 조금 놀랐다.설마 그들이 아직 모를까?기모진이 그들에게 말하지 않았나?“무슨 일이에요? 왜 이렇게 전화를 많이 하셨죠?”소만리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덤덤하게 물었다.사화정은 격한 감정을 억누르고 아무렇지 않은 척 입을 열려고 노력했다.“미랍 아가씨, 군군이 아직 잠을 못 자요. 당신을 보고 싶어하고, 당신이 자장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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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9장

차창은 닫혀 있지만, 사화정의 목소리가 떨리는 것을 소만리는 잘 알고 있었다.사화정은 분명히 어떤 감정을 억누르고 있는데, 그 감정을 소만리는 이미 알고 있었다.“똑똑똑”사화정은 다시 차창을 똑똑 두드렸다.그녀는 소만리가 싫어할까 봐, 또 소만리가 보고만 있을까 봐 감히 너무 세게 두드리지 못했다.“미랍 아가씨, 미랍.......”사화정이 부르고 있는데 갑자기 “딸깍” 하는 소리가 들렸고, 소만리는 안전벨트를 풀었다.드디어 소만리가 차에서 내리려는 반응을 보이자 사화정과 모현의 얼굴에서 동시에 기쁨이 느껴졌다.소만리는 문을 열고 마침내 차에서 내렸다.축축한 눈빛을 드리운 채 설레는 눈빛을 드리운 부부에게 소만리는 담담하게 조용히 바라보며 담담하게 입을 열어 물었다.“군군은 방에 있어요?”사화정과 모현은 주의 깊게 그녀를 주목하며, 고개를 끄덕였다.“군군은 방안에 있어요.”“네 알겠어요.”소만리는 말 한마디 없이 돌아서며 군더더기 한 글자도 더이상 쓰지 않았다.소만리가 돌아서서 대문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며, 사화정과 모현은 그 자리에서 멍하니 넋이 나간 채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울컥하며 목이 메였다.“천리.......”소만리는 뒤에서 뜨거운 두 시선을 느낄 수 있었지만, 그녀는 매우 시원스럽게 걸었다.지난날 여러가지로 몸과 마음의 고통이 지금 이 순간 새삼 되살아나는 것 같았다.그녀는 그것에 대해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자신도 모르게 번지는 마음의 상처를 막을 수 없었다.소만리는 기란군의 방에 들어갔다. 어린아이가 침대에 기대어 앉아 책 한권을 들고 열심히 바라보고 있었다.곁눈질로 힐끗 보니, 익숙한 그림자가 다가오자 기란군은 급히 작은 머리를 번쩍 들어올렸다.소만리를 보자 인형 같은 기란군의 작은 얼굴에는 순간 기쁨의 미소가 번졌다.“엄마.”그는 너무 자연스럽게 외쳤다.소만리의 마음속 깊은 곳에 달콤한 꿀이 흘러내리는 듯 따뜻한 기운이 아직 낫지 않은 그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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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0장

사화정과 모현은 방 문 밖에서 이 광경을 보고 더욱 가슴이 아팠다.그들이 감히 들어가서 방해하거나, 경솔하게 소만리에게 사실 기란군이 그녀의 친자식이라고 말하려 하지 않았다.이 광경을 보고, 사화정은 입과 코를 막고, 오열하는 울음소리를 억누르고, 빨리 돌아서 자리를 떴다.“화정!”모현은 목소리를 낮추며 사화정을 불렀고, 소만리를 바라보는 것을 아쉬워하며 뒤를 따라갔다.사화정은 방으로 돌아오자마자 침대에 누워 비통한 표정으로 눈물을 흘렸다.비록 모현이 마음속에도 아픔이 있지만, 남편으로서, 남자로서, 이럴 때는 반드시 사화정보다 더 강건하고 침착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화정, 울지마, 이러지 마.”모현은 사화정의 어깨를 토닥이며 위로했다.“어쨌든 적어도 우리 딸만큼은 살아있고, 그렇게 멋지게 살아가고 있으니 기쁘고 뿌듯해 해야지.”사화정은 이 말을 듣고 더욱 눈물을 흘렸다.당연히 그녀는 기쁨을 느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그러나 과거의 일은 마치 밀물처럼 머릿속에 떠올랐고, 그녀가 소만리를 때리고 욕하는 장면들, 그리고 소만리가 병으로 피를 토하며 죽어가는 비참한 모습까지 떠올랐다.그런 생각만 해도 사화정은 숨쉬기 조차 힘들 정도로 마음이 아팠다.“어떻게 나 같은 엄마가 있겠어요? 설사 낯선 사람이라도 이렇게 때리고 욕하면 안 되는데......”“모현, 그거 알아요? 이 손으로 우리 딸을 몇 번이나 때렸어요, 내가 그녀에게 나쁜 년, 천한 년이라고 욕하고 심지어 그녀에게 가서 죽으라고 저주까지 하고, 부모에게 버림 받아야 한다고 욕했어요.”“내가 어떻게 이렇게 악했을까요, 아이가 아파서 피를 토할 정도였는데, 기모진의 관심을 끌기 위해 기모진에게 시늉을 한다고 비난했어요.”모현은 이 말을 듣고, 두 눈이 촉촉해지며 소리쳤다.“화정 그만 말해요, 그만 말해요......”그는 사화정이 말하는 차마 돌이킬 수 없는 옛날 일들 속에서, 친아버지인 그도 매정하고 가혹하게 대했다고 작은 소리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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