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만리는 나이프와 포크를 움켜쥐고 감정을 억누르려고 애썼다.그녀는 심호흡을 한 후에야 겨우 입을 열었다.“내가 당신과 함께 경도에 가도 될까요?”남자는 이 말을 듣고 그녀를 올려다보았다.소만리는 칠흑같이 깊고 까만 눈동자를 당당히 마주 보았다.“내 집이 경도에 있어요. 집에 가고 싶어요.”“이런 모습으로 집에 돌아가고 싶어?”“아니, 그냥 가서 한번 보고 싶어요.”소만리는 자신의 상황을 잘 알고 있다. 그녀도 지금 이런 모습으로 기모진 앞에 서고 싶지 않았다.어쩌면 기모진이 그녀의 망가진 얼굴을 개의치 않을지도 모른다.하지만 소만리는 감히 시험해 볼 수가 없었다.혹시라도 기모진이 눈앞에 있는 자신을 알아보지 못할까 봐 겁이 났다.그런 장면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그녀는 마음이 아프고 초조했다.지금의 그녀는 감히 시험해 볼 용기조차 낼 수 없었다.“당신 경도 사람이니까 경도에 대해 상당히 잘 알겠군, 그렇지? 기모진이란 사람에 대해 분명 들은 바가 있을 테지, 안 그래?”소만리는 부정하지 않고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나도 들어본 적은 있어요. 기모진이 경도 제일가는 가문의 후계자라는 건 들어봤는데 다른 건 잘 몰라요.”그녀는 침착하게 대답했고 마음속에 감춰두었던 의혹을 슬며시 꺼내 물었다.“기모진에 대해 알고 싶은 게 뭐예요? 당신 그 사람이랑 사업하고 싶은 거예요? 당신 도대체 뭐하는 사람이에요? 그리고 여긴 또 어디예요?”소만리가 쉬지 않고 여러 의혹을 토해내고서야 자신이 좀 급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남자의 그윽한 시선이 자신을 찬찬히 꿰뚫어보는 것을 느끼고 소만리는 아무렇지 않은 듯 시선을 돌렸다.“뭐, 그냥 궁금했을 뿐이에요.”“사람이란 호기심이 있게 마련이니 이상할 것도 없지.”남자는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그렇게 집에 가고 싶다고 하니 한번 데려다주지.”“...”한번 데려다준다고?이 말이 이상하게 들렸다. 도대체 자신을 어찌할 셈인지 남자의 속셈을 알 수
최신 업데이트 : 2023-03-10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