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하려고 결혼했습니다의 모든 챕터: 챕터 501 - 챕터 510

1699 챕터

501화

“임윤서! 글쎄 병원 유전자 감별 센터에 들어가더라. 어디 가서 누구 혼외자식이라도 임신한 거 아닌지 몰라?”“유전자 감별 센터?”저쪽의 목소리가 높아졌다.“임윤서가 동성에 있어?”“그래, 왜 갑자기 여기 나타났는지 나도 이상하더라니까. 또 상원 오빠를 뺏어가려는 건 아니겠지? 내가 그 꼴은 못 보….”“아영아, 나 갑자기 일이 생겨서 다음 얘기는 나중에 해야겠다.”전화를 끊고 나니 강여은은 아직도 따끔따끔한 두피가 떠올랐다. 강여름에게 머리를 잡아 뜯긴 자리가 아직도 욱신욱신했다.그러고 나니 가슴이 철렁해서 바로 미스터리의 인물에게 전화를 걸었다.“강여름의 친구인 임윤서가 갑자기 동성의 한 병원 유전자 감별 센터에 갔대요. 강여름이 나와 아버지의 친자 감별하려는 게 아닌가 싶어요.”“내가 알아보지.”“최하준 쪽에서 내가 가짜 지다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날 죽이려고 할 거예요.”“걱정하지 마. 우리를 위해서 일해주고 있는데 내가 그렇게 내버려 두지는 않지.”----병원.임윤서가 금방 유전자 보고서를 받게 되었다. 위에 커다랗게 쓰인 ‘친자 확인’이라는 글씨를 보고 임윤서는 강여경의 조상님 무덤에라도 절을 하고 싶은 기분이었다.얼른 여름에게 전화를 걸었다.“우와, 정말 네 말이 맞았어. 지다빈하고 강태환 유전자 감식결과 둘이 친자로 확인됐어. 걔가 강여경이야.”여름은 이마를 짚었다. 정말 바라지 않던 결과였다.그러나 지다빈을 만나고 점점 심각해지는 병세와 매일 하준에게 따라주던 우유를 생각해 보면 당연한 결과였다.‘그게 다 제대로 된 약이었을까?’그런 생각을 하니 몸에 한기가 들었다.“결과서 찍어서 보내줄게. 빨리 최하준한테 보여줘.”여름은 사진을 받자마자 하준의 서재로 들어갔다.요즘 하준은 거의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 서재에서 일했다.여름이 서재 문을 박차고 들어갔다.하준은 여름을 보더니 눈이 반짝했다. 최근 여름이 주동적으로 자신을 찾아온 적은 없었기 때문이었다.“나 보고 싶어서 왔어?”“왜 그래?”하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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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2화

여름이 이어서 말했다.“그리고, 잘 생각해 봐요. 당신 친구들은 자꾸 내가 당신을 자극해서 당신 증상이 나빠졌다고 말하는데, 백지안이 죽었을 때도 정서적으로 크게 타격 입지 않았나요? 그때도 이런 일이 있었어요? 이전에도 이렇게 기억력에 문제 있고 머리가 아팠던 적 있었어요? 왜 지다빈이 당신을 돌보기 시작하면서 그렇게 기억력이 급속도로 나빠졌을까요?”하준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확실히 최근 갑자기 머리가 아프고 기억을 잃기 시작했다.“난 걔가 지다빈이라고100% 확신해요. 걔가 당신 주변에 나타난 이유가 뭘까? 당신이 평소 마시던 우유랑 약에 뭘 넣지는 않았을까? 이런 생각해본 적 있어요?”여름의 눈에 의혹이 가득했다.“그렇게 매일 약을 먹고 치료를 받는데 전에는 호전이 됐었는데 요즘은 왜 하나도 안 들을까?”하준은 말문이 꽉 막혔다.드디어 여름의 말에 믿음이 가기 시작했다.“지금 당장 걔 잡아다가 강태환이랑 유전자 검사해 봐도 좋아요. 지다빈의 부모님은 살아 계신가요? 난 걔가 강여경이라는데 다 걸겠어요.”여름이 덧붙였다.“하지만 지금은 섣불리 움직이면 안 돼요. 걔를 데려간 사람이 걔를 당신 주변에 심어둔 거예요. 당신과 맞서려는 사람이 배후에 있는 거야.”“그래.”하준은 바로 상언에게 전화를 걸었다.“당장 가서 지다빈 잡아와. 24시간 내에 지다빈하고 지영수 친자 감별해 봐.”여름은 살짝 실망했다.결국 하준은 여름이 보여준 친자 검사 결과를 믿지 못하니 직접 해보아야 믿겠다는 말이 아니겠는가?어쨌거나 ‘그 지다빈’은 강여름이 성형한 가짜라는 점은 사실이니 여름은 상관없었다.----밤 12시.갑자기 상혁에게서 전화가 왔다.“회장님, 큰일입니다. 지다빈이 사망했습니다.”“어떻게 된 일이야?”하준이 벌떡 일어났다.“제가 사람을 시켜서 교외 별장에 데리고 있으라고 하지 않았겠습니까? 새벽에 침입자가 있어서 지키고 있던 사람이 지다빈을 먼저 구하려고 놈을 쫓았는데 돌아와 보니 두 사람이 기절해 있고 집에는 불이 붙었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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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3화

“이주혁 선생님네 병원 연구소에 의뢰한 결과이니 잘못됐을 리 없습니다. 부검을 할 때 성형 여부도 확실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그래.”하준이 머리 양옆을 꾹 눌렀다.“어젯밤에 침입한 자는 누구 보낸 건지도 좀 알아봐.”“찾고 자시고 할 게 뭐가 있어? 일이 이 지경이 되었는 데도 강여름을 감싸고 도는 거냐?”송영식이 소리쳤다.“인간이 어떻게 그렇게 악독할 수가 있어? 다빈이는 눈곱만큼도 널 유혹할 생각 따위는 없었다고. 그런데도 강여름은 온갖 수단을 동원해서 다빈이를 못 잡아 난리더니….”“여름이는 그런 사람이 아니야.”하준은 부인했다.“여름이도 분명 누구한테 속은 거야.”“정말 속았다면 그건 강여름이 멍청하고 그만큼 속이 좁다는 뜻이잖아!”“송영식, 말 다했냐?”하준은 이제 도저히 참아줄 수가 없었다.“아니, 다 못했다. 그래도 강여름이 네 와이프라고, 내가 내내 참아왔어. 이제는 도저히 못 참겠다!”송영식이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댔다.“그만들 해.”차에서 내리다가 둘의 대화를 들은 이주혁이 다가왔다.“어쨌든 이번 일은 내가 그냥 이렇게 넘어가지는 않을 거야. 아무리 하준이가 보호한다고 해도 내가 이번 사건 배후의 인물을 잡아서 가만두지 않을 거다.”“넌 어떻게 생각하는데?”이주혁이 하준의 곁으로 다가가 물었다.“여름이가 질투심은 있는지 몰라도 그렇게 막 돼먹은 인간은 아니야.”하준이 미간을 찌푸렸다.“백소영이 여름이에게 지다빈이 가짜라는 소리를 하지 않았으면 그런 의심을 품지도 않았을 거야.”“백지영!”이주혁의 얼굴이 일그러졌다.“또 그 녀석이야?”잠시 후 이주혁이 차갑게 내뱉었다.“이번 일에는 끼어들지 않았기만 바란다. 조금이라도 관계가 있다면 반드시 복수할 거야.”----오후가 되어 부검ㅜ결과가 나왔다.“회장님, 현장에서 나온 시신은 확실히 지다빈 본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부모님들과 전면적인 유전자 검사를 거쳐 확실하게 확인했습니다.”상혁이 말을 마치자 하준이 온몸을 떨며 옆머리를 꾹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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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4화

“알겠어요.”백소영은 부모님의 다정한 말씀에 가슴이 따뜻해졌다.“한 번만 더 노력해 보고 영 부품 조달이 어려우면 회사는 매각해야죠. 나중에 우리 다 같이 서울을 떠나서….”백소영이 말을 하고 있는데 밖에서 경찰이 들이닥쳤다.“백소영 씨, 백소영 씨가 살인사건에 연루된 정황이 파악되었습니다. 함께 경찰서로 좀 가주셔야겠습니다.”경찰 한 명이 다가서며 수갑을 채웠다.백소영은 무슨 일인지 알 수 없어 완전히 어리둥절해졌다.“살인 사건이라니 대체 무슨 말씀이세요?”“지다빈 씨가 사망했습니다. 차대풍과 진소인 등이 방화와 살인에 대해 모두 시인했습니다.”백소영은 머리가 윙윙 울렸다.“그럴 리 없어요. 차대풍이랑 진소인은 제가 부리는 사람들은 맞지만 난 그런 일을 지시한 적이 없는데요.”“본래 처음부터 자기가 했다고 순순히 시인하는 범인은 별로 없죠. 하지만 우리가 이미 정황을 다 확보했습니다.”경찰 두 사람이 다가와 그대로 백소영을 끌고 갔다.“아닙니다. 내 딸은 사람을 죽이는 그런 애가 아닙니다.”서인수가 따라가며 경찰을 막으려고 했다. 경찰이 서인수를 막아섰다.“따님은 살인을 교사하는 등 죄질이 아주 좋지 않습니다.”서인수는 충격으로 바닥에 쓰러졌다.“여보!”연화정이 놀라서 달려와 구급차를 불렀다.백소영의 집안은 풍비박산이 되었다.고용인들은 몇 년 동안 따스했던 그 집안의 분위기가 연기처럼 사라져 가는 모습을 목격했다.----요 며칠 여름의 눈꺼풀이 계속 떨렸다.여름이 지다빈이 가짜라는 증거를 찾았으니 하준도 분명 뭔가를 알아냈을 터였다.그러나 며칠이 지나도록 하준은 집에 돌아오지도 않고 심지어 전화 통화도 되지 않았다.뿐만 아니라, 백소영도 전화가 되지 않았다.일종의 불안감이 엄습해 왔다.임윤서가 전화를 걸어올 때까지 불안은 점점 더 커졌다.“아이씨, 짜증나 죽겠어. 송영식 그 인간이 오슬란에서 날 쫓아냈어. 돌았나 봐, 진짜.”“어떻게 된 일이야? 계약서 쓰고 들어간 거 아니야?”“그렇지. 계약도 5년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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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5화

‘이런 우연이 있을까?’전화를 끊고 나서 여름은 하준에에 전화를 걸어봤지만 여전히 전화가 걸리지 않았다. 결국 상혁에게 전화했다.한참을 울리고서야 상혁이 느릿느릿 전화를 받았다.“네, 사모님. 무슨 일이십니까?”“하준 씨가 왜 전화를 안 받죠?”“회장님이… 회의 중이시라서요.”“그러면 어제랑 그제는요? 계속 내 전화 안 받던데?”여름이 다소 짜증스럽게 물었다.“어쨌든 오늘 밤에는 반드시 집으로 돌아오라고 전해주세요. 안 그랬다가는… 오늘 밤에 내가 직접 찾아간다고.”“저한테 이러셔도 회장님이 일이 있으면....”“아무리 일이 바빠도 이렇게 며칠을 연속으로 밤샘할 일은 아니겠죠. 아니면 밖에 여자가 생겨서 내 전화 안 받는 건가요?”여름이 차갑게 웃었다.“이번에도 백지안을 닮은 여자가 나타났나 봐요?”“… 그런 게 아닙니다. 제가 말씀은 드려보겠습니다.”오후 2시가 되니 윤서에게서 전화가 왔다.“큰일 났어. 소영이 난리 났더라. 경찰에 잡혀갔대. 지다빈 살인 사건에 연루됐다네? 걔네 아버지는 심장병이 도져서 입원하시고 어머니는 여기저기 도와줄 사람을 찾아다니고 있는데 아무도 손을 안 내민다네. 최하준, 송영식, 이주혁 셋이 손을 써놨대. 백소영 도와주는 사람은 적으로 간주한다면서.”“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여름은 머리가 굳어서 안 돌아가는 느낌이었다.“지다빈이 죽어?”“그래. 다들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니? 걔는 지다빈이 아니라 강여경이잖아. 그런데 강여경이 죽은 거랑 소영이가 대체 무슨 상관이 있다는 거야?”임윤서가 말을 이었다.“나 지금 병원에서 소영이 아버지 간호하고 있거든. 고용인들도 다들 도망갔고 영하는 지금 부도 직전이야.”여름은 머릿속이 온통 엉켜버렸다. 도저히 저녁에 하준이 퇴근하기를 기다릴 수 없었다.바로 차를 끌고 나왔다. 그러나 대문 수위가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사모님, 어르신들 허락을 받지 못하시면 혼자서는 못 나가십니다.”수위가 사뭇 곤란한 얼굴로 해명했다.“이러지 마세요. 저 지금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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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6화

“당신이 직접 봐봐.”하준이 검사 결과 2부를 여름의 손에 쥐여주었다.“하나는 모근에서 추출한 DNA 감별 결과고 하나는 지다빈 시신 부검 결과야. 지다빈이 지영수의 친자이고 부검 결과 지다빈은 성형수술을 한 적이 없다는 내용이야. 백소영이 당신을 속인 거야.”여름은 즉시 검사 결과를 펼쳐보았다. 자신의 두 눈으로 결과를 확인하고 나자 여름은 머리가 터져나갈 듯 아팠다.“내가 보니까 당신 지금 완전히 백소영에게 세뇌당했어. 당신하고 백소영이 친한가, 내가 친한가? 백소영의 말은 믿고 내 말은 못 믿겠다는 거야? 걔는 괜찮은 인간이 아니라고 내가 그렇게 말했잖아.”여름이 내내 입을 꾹 다물고 있자 하준은 화가 폭발했다.“당신 말을 듣고 지다빈을 일단 잡아뒀었지. 그런데 누군가가 불을 질러서 지다빈이 죽어버렸어. 방화점을 잡고 봤더니 백소영을 위해서 일하던 녀석이더라고.”“……”여름은 비틀비틀 몇 걸음 뒤로 물러나다가 그대로 소파에 부딪히며 쓰러져 버렸다.하준이 급히 여름의 허리를 받치면서 주의를 주었다.“자기야, 당신은 지금 임신한 몸이라고, 조심해야….”여름은 하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하준을 확 밀쳐버렸다.“지다빈은 강여경이에요. 난 알아. 처음 개를 만났을 때 그 익숙한 눈빛….”“그만! 당신이 질투에 눈이 멀어서 그래. 그래서 걔가 강여경이라는 이유를 찾아낸 거야.”하준의 무거운 눈빛에 실망이 스쳤다.“왜 이렇게 날 안 믿어 주는 거야? 조금만 더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면 그렇게 질투에 눈이 멀어서 백소영에게 이용당하지는 않았을 텐데. 지다빈이 세상을 떠나서 그 친구 부모님이 얼마나 슬퍼하시는지 몰라. 거기에 대해서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아?”“당신은 날 그렇게 생각하는구나.”여름은 등줄기로 오한이 들었다.“당신이야말로 왜 나를 믿어주지 않는 건데? 이번 사건의 내막은 그렇게 간단한 게 아니야. 그리고 윤서, 윤서는 대체 뭘 잘못했다고 애한테 그러는 거예요?”“임윤서는 잘못한 거 없지. 당신 대신 친자 감별하러 갔던 것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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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7화

“최하준, 당신이 너무 미워.”여름의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일단 몸조리 합시다. 회사도 가지 말고. 화신그룹 일은 내가 직접 당신 대신 처리해 줄게. 우리 아이들이 무사히 태어날 때까지는.”하준은 도저히 여름의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애써 힘을 짜내 입을 열었다.말을 마치고 하준은 현관으로 걸어갔다.“거기 서요….”여름이 쫓아가려고 했지만 상혁이 상당히 괴로운 얼굴로 여름을 막아섰다.“사모님, 제발 회장님과 다투지 말아 주십시오. 요즘 사모님을 위해서 송 대표에게 대응해야 하지, 지다빈의 부모님은 딸을 살려내라며 매일 와서 야단이시지…. 지금 회장님이 정말 힘드십니다.”여름은 멈칫했다. 도저히 상혁의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사망한 사람이 진짜 지다빈이 확실해요?”“네. 부검의와 감별을 진행한 검사원이 모두 우리 쪽 사람들이니 확실합니다. 정말 사모님께서 잘못 아신 겁니다.”‘잘못 알다니?틀릴 수가 있나?다들 내가 백소영에게 속았다고 하지만 난 그게 강여경의 눈빛이란 사실을 너무 잘 알고 있어.그런데 어떻게 최하준이 가져온 감별 결과는 그 사람이 지다빈이라고 할 수가 있는 거지?그래, 강여경은 가짜 지다빈이니까 내가 진상을 파악했다는 사실을 눈치채고 진짜 지다빈을 내보낸 거야. 지다빈을 연기하기 위해서 진짜 지다빈은 그쪽에서 잡고 있었겠지.’여름의 심장이 철렁했다.생각할수록 그럴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즉시 임윤서에게 전화를 걸었다.“있지, 너 친자 감별하러 갔을 때 혹시 누구 아는 사람에게 친자 감별하러 간 걸 들키지 않았어?”“네가 조심하라고 신신당부했는데 당연히 아무한테도 말 안 했지. 강태환의 머리카락을 얻으려고 우리 오빠한테 부탁한 거 말고는. 그치만 우리 오빠가 어떤 사람인지는 네가 더 잘 알잖아?”여름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임준서라면 믿을 수 있다.“그러면 센터에 가던 도중에 아는 사람을 만나지는 않았어? 예전에 강여경이랑 사이가 좋았던 사람이라든지?”“아닐 걸… 결과지 받으러 갔을 때 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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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8화

통화 시간은 겨우 몇 분이었다.그러나 모든 것이 여름의 예상대로였다.신아영이 강여경에게 말한 것이었다.신아영이 강여경은 도망치고 백소영이 누명을 쓰도록 만든 것이다.임윤서는 머리가 빙글빙글 도는 것 같았다.어떻게 택시를 불러서 윤상원의 회사로 갔는지 제대로 기억도 안 났다.신아영은 내내 윤상원의 회사에 다녔다.회사에 도착해서 임윤서는 그대로 위로 올라갔다.우아하게 차려입고 있던 신아영은 깜짝 놀랐다.“어머, 윤서 언니! 어쩐 일이에요? 상원 오빠를….”“너 찾아왔다!”임윤서가 바로 달려들어 신아영의 어깨를 쳤다.진작부터 이러고 싶었지만 내내 상원의 얼굴을 봐서 참고 있었는데 드디어 폭발해 버린 것이다.‘얘 때문에 소영이가 감옥에 가게 생겼어.얘 때문에 여름이가 최하준에게 오해를 샀고.얘 때문에 내가 업계에서 블랙리스트에 올라갔다고.’“신아영, 내가 다른 건 다 참았지만, 강여경하고 연락은 하지 말았어야지. 대체 걔한테 뭐라고 했어? 너 때문에 우리가 다 무슨 일을 당했는지 알아?”신아영은 워낙 작고 말라서 덩치로는 임윤서와 비교가 되지 않았다. 구석으로 한껏 밀리고 있었다. 회사에는 임윤서를 알아보는 직원들이 많았다. 다들 임윤서가 윤상원의 지인인 줄 알아서 함부로 덤비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사이에 신아영은 완전히 구석에 몰려 멱살을 잡혔다.”“이거 놓고 말해요. 무슨 소리를 하는지 하나도 모르겠네.”신아영이 몸을 빼려고 애쓰며 말했다.“모르는 척 하지마. 네 핸드폰 보여줘 봐. 그러면 알겠지. 분명 강여경 전화번호랑 톡이 있을걸.”임윤서가 막 휴대전화를 빼앗으려고 하는데 뒤에서 윤상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임윤서, 대체 이게 무슨 짓이야?”윤상원이 있는 힘껏 임윤서를 밀어냈다.무방비 상태였던 윤서는 바닥에 넘어졌다.윤상원은 바로 신아영을 당겨 얼굴을 쓰다듬고 흩어진 머리를 쓰다듬더니 품에 안았다.“오빠, 너무 무서워.”“미안, 내가 너무 늦었지?”상원은 눈물이 그렁그렁한 신아영을 보니 화가 치밀어 참지 못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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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9화

“그런가 보다. 생각해보니 맨날 둘이 같이 출퇴근 했잖아.”“그러니까 임윤서 입장에서는 남친이 바람난 거네.”윤상원은 직원들이 소곤거리는 말을 알아듣고 얼굴이 화끈해졌다.“말은 정확하게 하십시오. 임윤서가 쳐들어와서 폭력을 행사한 겁니다. 저하고 임윤서는 헤어진지 오래 됐는데도 불구하고 말이죠.“그러면 임윤서는 왜 갑자기 그렇게 폭력을 행사했을까요? 임준서의 날카로운 시선이 윤상원에게 떨어졌다.“상황이야 어쨌든 사람을 때리는 것은 옳지 않죠.”임윤서가 웃었다. 그런데 그 미소가 과히 보기 좋지는 않았다.‘원래 저런 인간이었어. 내가 눈이 삐었지. 저런 인간을 좋아했다니.’마음 아파진 임준서가 임윤서의 어깨를 토달였다.“사람에게 폭력은 행사하면 안 되지. 하지만 전 남친이라는 사람이 윤서를 그렇게 모르나? 아마도 애초에 우리 윤서를 이해할 생각해볼 생각조차 안 해본 거겠지. 우리 윤서가 네 품에 있는 그 사람 머리카락 한 올만도 못하거나, 자네가 우리 윤서를 처음부터 부도덕한 인간으로 낙인찍어 놓고 보고 있거나.”윤상원은 그 말을 듣자 몸이 굳어졌다.“형님, 우리는 지금 임윤서가 폭력을 행사한 사실에 대해 논하고 있습니다. 지나간 일을 여기서 왜 들먹입니까 윤서와 저는 이미 오래전에 헤어졌습니다.”“그야 그렇긴 한데, 나는… 내 동생이 자네 같은 사람에게 청춘을 낭비한 것이 너무 보기 안타까워서 말이지.”임준서가 냉랭한 눈빛을 드러냈다.“잘 들어. 윤서가 폭력을 행사했는지는 몰라도 분명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을 거야. 경찰에 신고하고 싶다고? 해. 경찰이 와서 과연 내 식구를 잡아갈 수 있는지 어디 두고 보자고.”그러더니 임준서는 윤서를 데리고 나가려고 했다.“지금 걔 버릇 망치고 있는 겁니다.”윤상원은 울컥하기도 하고 직원들 앞에서 부끄럽기도 했다.“그래. 내가 오냐오냐했지. 내 귀여운 동생이니까. 누군가를 아끼면 오냐오냐하는 게 당연하잖아?”임준서는 콧방귀를 끼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버렸다. 임윤서는 오빠의 품에 안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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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0화

“오빠….”임윤서는 너무나 서럽게 울었다.“내가 너무 멍청했어. 그까짓 일도 하나 제대로 해내지 못해서 친구들 인생을 망가트렸어, 내가.”“쓸데없는 생각하지 마. 이번 건에서 넌 그렇게 핵심적 역할은 아니었어.”“……”안심이 되는 건지 아니면 충격을 받은 건지 알 수 없었다.“난 있는 대로 말하는 거야.”임준서가 담담히 말을 이었다.“상대는 막강한 존재야. 우리나라 최고의 재벌가 금수저들이라고. 내로라하는 집안 자재들도 손바닥에 올려놓고 가지고 놀 수 있는 인간들이야. 너 같은 애들 몇 명쯤이야 말할 것도 없지.”“그럼 나는 이제 어떡하면 좋을까?”임윤서가 고민되는 듯 물었다.“동성으로 돌아와서 우리 회사에서 일을 하든지 아니면 외국 나가서 유학을 좀 하지, 뭐.”임준서가 윤서의 두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네가 세계 최고의 조향사가 되면 송영식이 블랙리스트에 올렸거나 말거나 오슬란에서 먼저 어서옵쇼하고 모셔갈걸.”그 장면을 상상해 보니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러나 잠시 후 윤서의 얼굴이 다시 어두워졌다.“아니야. 내가 어떻게 여름이를 호랑이 입 속에 넣어 두고 혼자 나가. 소영이도 감옥에 있고…. 난 차마 그렇게는 못 하겠어.”“그렇게 마음이 약해서 네가 뭘 어떻게 할 수 있겠냐.”임준서는 안타까운 마음에 한숨을 쉬었다.----최하준의 본가.여름은 임윤서의 문자를 받자 옆방의 하준을 찾아갔다.그러나 문을 열고 보니 하준의 방은 텅 비어 있고 이모님이 걸레질을 하고 있을 뿐이었다.“하준 씨는요?”“회장님은 옆 동으로 가셨는데, 모르셨어요?”이모님이 의아한 듯 물었다.“……”여름은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예전에 하준은 무슨 수를 쓰든 여름의 곁에서 자려고 했었다. 심지어 야밤을 틈타 몰래 여름의 방으로 숨어들기도 했다.‘지다빈이 죽은 다음부터였던가?나에게 뭔가 불만이 있나?나 때문에 지다빈이 죽어서 송영식과 의를 상했다고 이러는 건가?’여름은 쓴웃음을 짓고 자신이 얼마나 모순된 인간인지 생각했다.하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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