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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이혼하려고 결혼했습니다: Chapter 1631 - Chapter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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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2화

여름은 울고 싶었다.‘지금 날 가지고 장난하는 거냐고….’“저기….”하준이 여름을 바라보았다. 까만 두 눈이 촉촉했다. 당장이라고 울 것 같았다.여름은 하준의 매끈한 입술을 보며 얼굴이 화끈거렸다. 하준의 목에 손을 걸고 부드럽게 키스했다.“착하지. 괜찮아. 내가 있으니까.”******목욕을 마치고 나오니 8시가 넘었다.뒤에 여름도 안에서 씻고 옷을 갈아입었다. 하준은 매우 만족스러운 얼굴로 침대에 누웠다.반면 여름은 살짝 민망했다.이주혁에게 전화를 해야 하나 망설여졌다. 왜 갑자기 그쪽 문제가 해결이 되었는지 궁금했다. 그러나 이런 얘기는 너무 민망해서 결국은 물어보지 않기로 했다.그러나 다음날 아침 여름이 아직 잠에서 덜 깬 상태인데 하준이 키스를 해왔다.“저기, 또 이상해.”“……”환장할 노릇이었다.‘IQ는 여전히 어린애인데 왜 이쪽으로만 이렇게 빨리 자라는 거냐고? 예전보다 더하면 더했지 전혀 못하지 않은걸?’곧 밖에서 노크소리가 들려왔다.여름은 얼른 하준을 밀어냈다.“선생님 오셨다. 얌전히 있어. 이러면 안 돼.”“왜?”하준이 입을 비죽거렸다. 불만이 가득했다. “뽀뽀는 사람을 안 보는 데서 몰래 하는 거거든. 말 안 들으면 안 놀아 줄 거야.”여름은 할 수 없이 협박이라는 수를 썼다.잘은 모르지만 하준은 여름이 안 놀아준다는 말에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여름은 이불로 하준의 몸을 가려놓고 탁탁 정리한 뒤에 문을 열었다.이주혁과 뇌신경 센터의 의사와 정신과 의사였다.“하준이 좀 보러 왔어요.”이주혁이 눈썹을 치켜세웠다.“이제 막 깨셨구나. 8시 반이나 되었는데.”“… 피곤해서 좀 늦잠을 잤어요.”여름이 간신히 대답했다. 아까부터 깨어 있었다고 말할 수가 없어서 잠꾸러기가 될 수 밖에 없었다.“오늘 하준이 증세는 좀 어떤가 하고요.”이주혁이 말을 이었다.“머리에 상처만 나으면 일단 퇴원해도 되거든요.”여름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집이 편하니 하루라도 빨리 퇴원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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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3화

“그러게요. 저도 생각지도 못했어요.”한참만에 여름이 민망한 얼굴로 답했다.이주혁이 의미심장하게 여름을 쓱 보더니 다른 말은 하지 않고 이렇게 말했다.“혹시 모르니까 오늘 비뇨기과에 데리고 가서 검사해 보세요. 일시적인 건지 확실히 좋아진 건지 봐야죠. 내내 하준이 진찰하던 선생님에게 얘기해 놓을게요.”“고마워요.“고맙긴요. 하준이는 제 친구니까 당연하죠.”이주혁의 눈에 슬픈 기색이 스쳐 지나갔다. 이주혁과 최하준은 오래 알고 지냈다. 언제나 자신을 가장 잘 알아주던 사람이 하준이였는데 이렇게 되다니….여름은 그 모습을 눈에 담아주었다. 이주혁이 남편이나 남자친구로는 별로일지 몰라도 형제나 친구로서는 더할나위 없이 좋은 사람인 것 같았다.******점심을 먹고 나서 여름은 하준을 데리고 비뇨기과를 갔다.그 시간에는 환자가 없어서 누구에게 들킬 염려도 적었다. 닥터 류는 이주혁의 부탁을 받고 기다리고 있었다.처음에는 아무리 해도 진찰실에 안 들어가겠다고 버티는 하준 때문에 여름은 결국 애니메이션과 초콜릿으로 달래고 나서야 겨우 데리고 들어갈 수 있었다.그러나 들어가서 얼마 되지 않아 안에서 하준이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안 벗을 거야! 안 벗어! 여름이가 바지는 자기 앞에서만 벗는 거랬어!”“……”아무 것도 안 들렸으면 싶은 순간이었다.닥터 류는 어쩔 수 없이 진찰실에서 나왔다.“죄송한데 좀 도와주셔야겠는데요. 설득 좀 해주십시오. 힘이 너무 세서 방법이 없네요.”그야말로 난처한 상황이지만 여름은 할 수없이 들어갔다.안에서 하준은 자기 바지를 꼭 붙들고 아주 결사적인 모습으로 안 벗겠다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여름이 다가가더니 하준의 짧은 머리를 쓰다듬었다.“쭌, 선생님 말씀은 들어야지. 검사해 보려고 하시는 거야.”하준은 입술을 비죽거렸다.“하지만… 바지는 다른 사람 앞에서 벗는 거 아니라고 했잖아. 여름이만 벗기는 거라고.”“……”“쿨럭쿨럭!”물을 마시던 닥터 류는 얼른 컵으로 얼굴을 가리고 ‘난 아무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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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4화

“이제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닥터 류가 입에 주먹을 대고 가볍게 헛기침을 했다.“아주 교육을 단단히 시키셨더군요. 앞으로 계속 강화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민망하기 그지 없었다.여름은 벌게진 얼굴로 하준을 데리고 비뇨기과를 떠났다.“얼굴이 엄청 빨개.”하준이 천진하게 여름을 바라보았다.“열 나?”“아니야.”여름은 하준의 언어 능력이 매우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보통 2살 배기와는 비교할 바가 아니었다.병실로 돌아와 여름은 진지하게 하준을 바라보았다.“쭌, 앞으로는 내가 한 말을 다른 사람들에게는 하면 안 돼. 알겠어?”하준은 그 잘생긴 얼굴로 멍하니 대답했다. 여름이 예를 들었다.“예를 들어서 둘이서만 있을 때 다른 사람 앞에서는 바지 벗는 거 아니라거나 어떤 곳은 다른 사람이 건드리면 안 되고 나만 만질 수 있다거나 쭌 입술에는 나만 뽀뽀할 수 있다거나, 그런 건 다른 사람에게 말하면 안 돼.”하준이 눈을 깜빡였다. 한참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안 돼. 그러다가… 그러다가 누가 나한테 뽀뽀하려고 하면….”“그러면 ‘뽀뽀하지 마!’라고 말해야지. ‘여긴 만지지 마!’ 이렇게.”여름이 하준의 말을 끊었다.“다른 사람한테 자꾸 내 핑계 대지 마.”“…어….”잘모르는 것 같지만 하준은 고개를 끄덕였다.“왜?”“왜냐하면… 내가 민망하거든.”여름이 단호하게 하준이 눈을 들여다 보았다.“그리고 난 너를 아가로 보지 않아.”“그러면 나 어린이야?”하준이 똘망똘망하게 눈을 반짝였다.여름은 속으로 생각을 삼켰다.‘당연하지. 어린이도 아니고 아저씨라고요, 아시겠어요?’“아니, 내가 사랑하는 사람으로 봐.”여름이 작은 얼굴을 하준의 가슴에 묻었다.“아직 잘 모르겠지만 앞으로 사랑이 뭔지 천천히 알게 될 거야.”“알아. 내가 초콜릿 좋아하는 거 같은 거잖아? 만화 좋아하는 거 같은 거.”하준이 진지하게 끄덕였다.여름은 씁쓸하게 웃었다. ‘알긴 뭘 알아?됐다. 천천히 배우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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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5화

“걱정하지 마라. 여울이는 엄마가 꼭 구해낼 거야.”여름은 최대한 하늘이를 안심시켰다.하늘이가 말하지 않았어도 여름은 이 일이 분명 강여경, 양유진과 관련 있다는 것을 알았다.여름은 바로 차윤에게 전화했다.“양유진과 강여경이 어디 있는지는 알아냈나요?”“양유진은 동성에 갔고 강여경은 내내 차진욱의 집에 있었습니다.”차윤도 그 사실을 알고 매우 당황했다.“요즘 차진욱이 저택에는 경찰의 보호가 강화되었습니다. 차민우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 같습니다. VIP께서 직접 인력을 투입해서 보호하고 있습니다.”여름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양유진이 동성에 갔다면 무작정 양유진을 잡으러 나가도 이미 너무 늦은 것이었다.“상혁 씨에게 병원으로 와서 하준 씨 좀 봐달라고 해주세요. 내가 직접 차진욱 회장네로 가봐야겠어요.”호랑이 굴이라고 해도 오늘은 무조건 들어가서 강여경을 잡아야 했다.전화를 끊은 여름은 하준을 돌아보았다.“내가 좀 나갔다 와야 해. 쭌은 병실에 가만히 있어, 막 돌아다니지 말고. 조금 있다가 김 실장이 올 거야.”그 말을 들은 하준은 당황했다.“같이 갈래.”“착하지. 지금 여울이가 사라졌어. 여울이 찾으러 가야 해. 막 돌아다니면 나중에 안 놀아줄 거야.”여름은 더 이상 하준을 상대하지 않고 바로 나갔다.차윤의 차가 곧 도착했다. 여름의 뒤로 대여섯 대의 차가 더 따랐다. 모두 지룡의 고수였다.“남은 지룡 멤버를 모두 데려왔습니다. 남은 일부는 여울이 납치범을 조사하고 있습니다.”차윤이 설명했다.“조사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여름이 물었다.“단서가 좀 있습니다. 납치범은 아마도 1주 전 감옥에서 나온 기승탁과 관련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기승탁은 온갖 범죄를 다 저지른 녀석입니다. 그 중 한 사건으로 잡혀들어 갔습니다. 아는 건달이 많아서 평소에 폭행, 싸움, 갈취 등 사건을 많이 벌였습니다. 돈만 주면 무슨 짓이든 하는 놈입니다.”“그러면 강여경의 연줄이겠군요. 요즘 강여경은 보디가드가 없으니 돈을 써서 사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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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6화

아무런 답이 없었다. 경찰이 싸늘하게 말했다.“이 많은 사람을 끌고 와서 난장을 부리겠다는 거 아닙니까? 당장 돌아가세요. 안에는 귀한 분이 계십니다. 멋대로 뚫고 들어간다면 발포하겠습니다.”뒤로 10여 명이 경찰이 서 있었다.여름은 지금이라도 심장이 터질 지경이었다. 그러나 이곳을 돌파하다가 목숨을 잃으면 여울이는 더욱 구할 수 없게 된다.“그러면 차진욱 회장을 만나게 해주세요.”“회장님은 안 계십니다”“오늘 무슨 일이 있어도 들어가야겠어요. 안에 있는 사람들이 내 아이를 납치했다는 의심이 듭니다. 아이의 목숨이 위태로운 상태예요.”여름이 눈시울을 붉히고 경찰을 바라보았다.경찰은 미간을 찌푸렸다.“우리는 안에 계신 분을 보호하는 게 목적입니다. 못 들어 갑니다.”차진욱의 자택을 이렇게 삼엄하게 지키고 있을 줄은 생각지 못했다.여름은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핸드폰을 꺼내 차진욱에게 전화했다.잠시 후 통화가 되자 여름은 급히 말했다.“제발 부탁입니다. 제가 댁으로 들어가게 해주십시오. 강여경을 만나야 합니다. 제 아이가 사라졌어요. 강여경이 아이를 납치했…”“엄마…”전화기 속에서 여울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여름은 철렁했다. 잘못 들은 줄 알았다.“여울아….”“엄마, 무서워. 나쁜 사람이 날 데려왔어. 나를 연못에 빠트리려고 했는데 아저씨가 구해줬어.”여울이 울면서 설명했다. “엄마 보고 싶어. 다시는 사탕 안 사먹을게. 너무 무서워.”여름은 심장이 찢어지는 듯했다.“여울아, 아저씨 좀 바꿔줘 봐.”전화기 건너 편에서 곧 차진욱의 목소리가 들렸다.“거기서 기다리고 있게. 곧 갈 테니. 아이는 무사해.”“고맙습니다.”여름이 울먹였다.“……”그 말을 듣는 차진욱은 입맛이 썼다.온몸에서 어두운 기운이 느껴졌다.차진욱은 아직도 눈물 콧물 짜고 있는 여자 애를 내려다 보았다. 포동포동한 얼굴에 분홍 원피스를 입었다. 냉랭하고 엄격한 자신도 심장이 녹아내리는 느낌이었다.‘이렇게 사랑스러운 아이에게 마수를 뻗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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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7화

“사고가 났어?”차진욱이 눈을 가늘게 떴다.“네.”여울이 그 일을 떠올리더니 두려운 얼굴이 되었다.“내가 달달이를 먹으려고 했는데… 누가 와서 차를 … 쾅! 그런데 우리 아빠가 나랑 하늘이를 구해줬어요….”“누가 쾅!했는데?”차진욱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하늘이가 그러는데 유진이 아저씨라고.”여울이 씩씩거렸다.“나쁜 사람이에요.”“양유진이 나쁜 사람?”차진욱이 눈썹을 꿈틀하며 물었다.“네.”여울이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했다. 의분에 차 작은 주먹을 꼭 쥐었다.“전에는… 진짜 잘해줬는데…그게 다 가짜. 쳇! 거짓말쟁이! 우리 엄마도 막 때렸어요. 그리고 다른 아주마랑 바람도 폈대.”“꼬맹이가 아는 게 아주 많구나?”차진욱이 물었다.“아빠가 그런 얘기를 해줬니?”“하늘이가 말해줬는데.”여울이 입을 비죽거렸다.“겨우 몇 분 먼저 태어났는데… 나보다 아는 게 많거든요.”차진욱은 그제야 이해했다.‘강여름은 아들 딸 쌍둥이를 낳았구나. 하늘이가 손위고.’“그러면 하늘이가 아는 게 많구나.”“뭐 그냥 그래요.”인정하기 싫다는 듯 여울이 말했다. “가끔은 걔도 멍청하거든요. 걔도 유진이 아저씨에게 깜빡 속았었지. 그래서… 우리 아빠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다니까요.”꽤 더듬거리긴 했지만 차진욱은 대략 알아들었다.아이들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더구나 그 말은 강여름이 아이들에게 해준 말도 아니고 오늘 여울을 구하게 된 것도 순전히 우연이었다. 강여름과 최하준이 아이들 앞에서 미리 이런 이야기를 해서 훈련시켰을 리도 없었다.그렇다면 여울이가 한 말은 모두 사실이라는 뜻이었다.“여울아, 아빠는 어때?”차진욱의 파란 눈이 다정하게 빛났다.“아빠….”여울이의 눈시울이 갑자기 붉어졌다. 코를 훌쩍였다.“우리 아빠는 바보가 됐어. 나더러 누나래.”“왜 바보가 됐어?”“나도 몰라요.”여울은 마음이 괴로워서 고개를 숙였다.차진욱은 여울의 작은 머리를 쓰다듬었다. 입술이 일자로 굳게 다물어졌다.30분 뒤.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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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8화

강여경이 미워서 견딜 수가 없었다. 강신희도 마찬가지였다.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 것도 그렇다 치고, 강여경에게 속고 부추김을 당할 수도 있다고 칠 수 있다. 그러나 강여경의 꼬임에 넘어가 아이를 납치한다면 그것은 절대 용서할 수 없는 일이었다.그것은 아예 인성이 없는 것이나 다름 없었다.“엄마가 여울이를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다시는 여울이에게 이런 사고가 생기지 않게 해줄게.”여름은 진지하게 딸을 보며 속으로 맹세했다.‘내가 감옥에 가는 한이 있더라도 강여경, 양유진, 백지안은 반드시 징역을 살게 하겠어.그래야 내 아이들이 안전하게 자랄 수 있어.평생 내 자유를 빼앗겨 최하준 곁에 있지 못한대도 난 아이를 지켜야겠어.’차진욱이 심란한 눈으로 모녀를 바라보았다.자기 자신도 합법적인 일과 불법적인 일을 넘나들며 살아왔다. 특히나 니아만 쪽에서는 적잖이 피를 보기도 했다. 그럼에도 평생 무고한 여자와 아이를 다치게 한 적은 없었다. 아들도 당당한 삶을 살 수 있도록 가르쳐왔다고 자부했다.그러나 그 순간 자신이 처형인으로 느껴졌다.자기 가족이 이 나라에 나타나면서부터 강여름의 가족은 단란한 일상이 완전히 박살 나고 말았다.“정말 고맙습니다.”여름은 여울을 안고 몸집이 거대한 차진욱에게 인사했다.“같은 말은 반복할 필요 없네.”차진욱은 담담한 눈으로 경찰들을 둘러보았다.막후의 검은 손이 강신희에게 독수를 뻗칠 것이 우려되어 송태구에게 보호를 요청했었다. 그런데 그것이 오히려 강여경의 보호막이 되어주다니….여름도 차진욱의 시선을 느꼈다. 깊이 심호흡을 했다.“그렇네요. 감사는 그렇다고 치고 저는 회장님께서 어떻게 이 일을 아셨는지, 그리고 어떻게 그렇게 적시에 제 딸을 구해주실 수 있었는지 궁금하네요.”차진욱의 어두운 시선이 여름을 향했다.여름이 입술을 깨물었다.“회장님을 의심한 적은 없습니다. 다만 회장님 주변 인물이 꾸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돌아가게.”차진욱은 여름의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로 집으로 들어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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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9화

강신희와 강여경도 동시에 여름의 품에 있는 여울을 보았다.한 사람은 미간을 확 찌푸렸고 다른 한 사람은 심장이 철렁했다.‘분명 여울을 처리하라고 했는데 왜 살아서 여기까지 왔지? 어쩐지 갑자기 기승탁 전화가 안 된다 했더니….’그러나 강여름이 그렇게 빨리 애를 찾았을 리가 없는데.’강여경은 재빨리 머리를 굴려보았다. “강여름이 와 있는 건 알았지만 엄청난 인력을 대동한 것을 보고 엄마를 해칠까 봐 못 들어오게 했어요. 그런데 그렇게 말을 받아주고 계시면 강여름이 들어와도 되는 줄 알겠어요.”강신희가 문득 차진욱과 강여름이 몰래 커피를 마셨던 일이 생각나서 질투에 불타올랐다.“당장 들어와요.”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명령조로 말을 하니 차진욱은 난감했다.“내 말이 안 들려요 쟤가 당신을 유혹하고 있는 거 아니에요?”강신희는 자기 젊은 시절의 얼굴과 똑 같은 강여름을 보니 새삼 혐오감이 일었다.강여름은 강신희를 보면서 피식 웃었다.“이 분이 아내 분이시죠? 회장님에게 어울리지 않는 분인 것 같네요.”“뭐라고?”강신희는 확 열이 뻗쳤다. 평생 사람들은 강신희 앞에서 설설 기었다. 이렇게 건방지게 말하는 사람은 한번도 없었다. “내가 안 어울리면, 너는 어울린다는 말이냐? 네가 뭔데? 쥐뿔도 아닌 것이 건방지게.”“엄마, 화내지 마세요. 아저씨가 엄마를 그렇게 아껴주시는데 쟤한테 넘어가지는 않으셨을 거예요.”강여경이 얼른 달랬다.강여경의 말을 들을수록 강신희는 이성과 냉정을 유지할 수가 없었다. “지금 들어오지 않을 거라면 우리 아예 헤어져요.”차진욱은 화가 나서 얼굴에서 싸늘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그 말은 자신에 대한 모욕이라고 느껴졌다.강여름과 나이 차이가 어마어마하게 나는 것도 있지만 자신은 강신희에 대해 선을 넘지 않으려고 최대한 컨트롤하고 있는데 강신희와 강여경의 말을 듣고 있으면 자신이 매우 매정하고 후안무치한 인간으로 느껴졌다.“아저씨, 제발 들어가게 해주십시오.”여름이 차진욱에게 말했다. 호칭도 아저씨로 바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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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0화

스쳐 지나가는 장면 하나하나에 미칠 것 같았다.“그럼! 당신들 남자들은 괜찮은 인간이 하나도 없어. 날 만나기 전에 여자친구가 없었던 것도 아니잖아요?”강신희가 분노에 차서 차진욱을 노려보았다.“엄마, 아저씨랑 싸우지 마세….”강여경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강여름 다가가 강여경의 따귀를 올려붙였다.“여경아!”강신희는 깜짝 놀랐다. 정신을 차리고 바로 반격하려고 했다.그러나 여름이 빠르게 강신희의 손목을 잡아버렸다. 여름은 강신희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 보았다.누군가가 심장을 꽉 움켜쥔 듯 아팠다.낮은 소리로 물었다.“그거 아세요? 내 엄마가 아니었으면, 어른이 아니었으면 이 따귀는 당신에게 날아갔을 거예요.”강신희가 싸늘하게 코웃음을 쳤다.“네 수작을 내가 모를 줄 알아? 내 딸을 사칭하려고? 떨어지는 떡고물이 많을 테니까. 그렇지만 어떻게 나에게서 너 같은 악마가 태어날 수 있겠니?”“나참.”여름은 우습다는 듯 피식 웃었다. 서글퍼서 눈가에는 눈물이 어렸다.“내가 악독해요? 아무렴 엄마처럼 악독하게써요? 강여경이 여울이를 납치했다는 거 아세요? 아니, 설마 직접 계획하신 건가요?”“그래, 내가 네 딸을 납치하라고 시켰다. 그래야 내 아들을 내놓을 거 아냐?”강신희는 너무 흥분해서 이미 이성을 다 잃은 듯 했다. “이건 시작에 불과한 줄 알아라. 네 온 가족을 다 죽음보다 더한 고통에 몰아넣어줄 테니.”여름의 눈에서 차가운 눈물이 흘러내렸다.“허니….”차진욱이 가라앉은 목소리로 강신희를 불렀다.다가가서 힘껏 강신희를 떼어냈다.“감히 내게 손을 대? 우리 이혼해요!”강신희는 화가 나서 주먹으로 차진욱의 가슴을 마구 두드렸다.“제발 정신 좀 차려요.”차진욱이 크게 소리쳤다.“내가 아는 강신희는 아이에게 손대는 그런 악랄한 인간이 아니라고.”“난 그런데! 난 원래 그렇게 악독한 인간이야!”강신희는 정신이 나간 듯했다. “쟤가 내 어머니를 해치고, 내 딸을 해쳤어요. 쟤도 내가 겪는 이 고통을 알아야 해!”차진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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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1화

“아니, 전 아니에요…”강여경은 연신 부정했다.온몸이 사시나무 떨리듯 떨렸다.그동안 차진욱, 차민우, 강신희 세 사람의 비위를 잘 맞추며 조심스럽게 잘 속여왔다고 생각했었다.그래서 은근히 이 상황을 즐기며 세 사람을 속이기가 너무 쉽다고 생각했던 것이다.‘그런데 차진욱이 모든 것을 꿰뚫어 보고 있을 줄이야!정말 무서운 인간이야!’“아니라고?”차진욱이 피식 웃었다.“왜 아무 말 없었는지 아나? 네가 신희의 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지. 오래도록 보살펴주지 못하고 자란 딸에게 미안하고 그 미안함을 어떻게든 메워주고 싶은 마음을 알았기 때문에 보고도 못 본 척했다. 사업하면서 너 같은 인간은 지겹도록 봤어. 원하는 게 돈이라면 상관없었다. 돈이라면 나도 얼마든 있으니 좀 줘버려도 상관없었다. 그러나 넌 더 많은 것을 바랐지.”“정말 오해세요. 강여름이 그런 소리를 하던가요? 걔에게 속으신 거예요.”강여경은 끝까지 발버둥을 치려고 했다. 여름은 도저히 들어줄 수가 없었다.“그거 알아? 너에겐 치명적인 결함이 있어.”여름이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다가섰다.“남 위에 올라서고 싶어 하면서 다른 사람들이 네 거짓 연기에 속는다고 생각한다는 점이지. 한선우를 한 번 속이고 나니까 다들 네 그 수작에 넘어가는 줄 아는 모양인데. 잊어버렸나 보지? 네 출신, 성장 배경을 아무리 잘 숨겨도, 사람을 꿰뚫어 보는 사람 눈에 네 본성은 드러나기 마련이야. 양유진의 하찮은 수작처럼 말이지.”“이간질 작작 하시지. 위선을 떠는 건 너잖아!”강여경이 큰 소리로 반박하며 억울하다는 얼굴을 했다.“항상 이런 식이지. 피해자는 나인데 사람들은 늘 너에게 속는다고.”여름이 한쪽 입꼬리를 올리고 피식 웃었다.“네가 누굴 상대해야 하는지 양유진이 제대로 말 안 해주디? 결단력 있고 상식이 풍부한 CB그룹의 차진욱이라고. 네가 태어났을 때는 이미 니아만에서 누구나 두려워할 정도로 명성을 떨치는 분이셨어. 수십 년 사업에 투신하면서 온갖 인간은 다 만나본 분이지. 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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