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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이혼하려고 결혼했습니다: Chapter 1421 - Chapter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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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2화

“뭐라고?”이정희가 흥분해서 소리질렀다.“이게, 감히 우리 여경이에게 그딴 짓을 해? 넌 이제 죽었어. 여경이가 널 가만 둘 줄 알아?”“겨우 강여경이?”“넌 지금 우리 여경이가 어떤 사람이 됐는지 모르지? 흥, 이제 너 같은 거 하나 해치우는 건 일도 아니라고. 아무리 최하준이 나서서 보호해도, 이 나라의 대통령 할애비가 와도 소용없을 거다.”“그래요? 기대할게요.”여름은 경멸의 미소를 띠었다. 그러나 마음은 싸했다.이정희가 무턱대고 저런 소리를 할 리는 없다. 분명 뭔가를 알고 있는 것이다.이래서 여름이 강태환이 아니라 이정희를 불러낸 것이다. 강태환은 입이 무거워서 뭔가를 알아도 절대 입 밖으로 낼 인물이 아니었다.그러나 이정희는 달랐다. 약간만 건드리면 솔랑솔랑 다 불어댈 판이었다.“아하하, 강여름. 아주 신이 났네, 신이 났어. 하지만 이제 다 소용없다. 이제 황제 폐하가 와도 넌 못 구한다고. 오호호홋!”이정희가 갑자기 큰 소리로 웃기 시작했다.“너 이제 서울 가서 산다며? 내가 감옥에서 나가면 바로 널 찾아갈 테니까, 기다리고 있어.”여름은 수화기를 내려놓고 돌아섰다.교도소 밖, 하준은 여름을 보더니 성큼성큼 다가와 손을 잡았다.“어땠어?”“확실히 강여경이랑 관련 있어.”여름이 무겁게 입을 열었다.“살살 긁어보니 부는데 아무래도 이번에는 뭔가 대단한 인물을 잡아 물은 모양이야. 아마 대통령과도 막상막하일 그런 권력자거나, 그보다 더 힘있는 사람?”하준의 표정이 어두워졌다.“그런 사람이 눈이 멀었나? 왜 강여경 같은 인간을 도와주지?”“대체 세상에 어찌 되려고 이러는지 나도 모르겠다.”여름이 헛웃음을 지었다.“어쨌거나 걔는 백지안처럼 가식을 잘 떠니 남자들이 잘 넘어가지.”“괜찮아. 어떻게든 막으면 돼.”하준이 여름의 허리를 감았다.“가자. FTT 신제품 발표가 목전이야.”“그래.”여름이 끄덕였다. 동성을 떠나기 전에 여름은 육민관과 양우형을 불렀다.“너희 둘은 교도소를 잘 지켜보고 있어. 아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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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3화

같은 시간, 추신 그룹.중역 회의가 열리고 있었다. 추동현이 냉랭한 얼굴로 의장석에 앉아 있는데 갑자기 연구팀 직원이 뛰어들어왔다.“큰일입니다, 회장님!”“회의하는 거 안 보여? 왜 이리 호들갑이야?”추동현이 책상을 탕쳤다.“방금 FTT에서 신제품 발표회를 했는데….”“들었어. FTT에서 우리와 맞설 생각인가 보더군. 무슨 전자기기를 개발한다고? 깜냥도 모르고 날뛰기는….”추동현이 싸늘하게 웃었다.“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우리 추신의 기술은 따라올 수 없다고. 게다가 우리가 개발한 제품이 출시된다는 소식이 다 퍼졌는데 FTT 와 손잡을 멍청이는 없어.”“그게 아닙니다.”직원이 파일을 들이밀었다.“이게 FTT에서 개발한 변압기랑 X-ray 촬영기입니다. 데이터가 완전히 우리 추신 제품보다 뛰어납니다.”“뭐라는 거야?”추동현이 벌떡 일어섰다. 얼굴이 순식간에 일그러졌다.“봐봐.”직원이 파일을 건넸다.추동현이 보더니 안색이 파랗게 질렸다.“왜 그러십니까?”중역들이 다들 긴장했다.“가디언이 제공한 기술이 세계 최고의 기술이라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어떻게 갑자기 FTT쪽에서 더 나은 제품일 나올 수가 있죠?”“문제는 우리가 이미 이 사업에 너무 천문학적인 금액을 쏟아 부었다는 겁니다.”“이거 허탕친 건가요? FTT쪽 데이터가 우리 보다 낫고 가격은 저렴하다면 이제 누가 우리 제품을 사겠습니까?”“그뿐입니까? FTT에서는 사흘 뒤에 글로벌 시장에 물건을 푼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빨라도 한 달은 걸려요. 이제 죽은 목숨입니다.”“이거 다같이 죽을 수는 없죠. 애초에 전자제품 영역으로 확장하자고 부추기고 가디언이랑 협력해야 한다고 한 게 누구였더라?”“……”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추성호의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이건 말도 안 됩니다. 가디언에서 계약서에 우리에게 최첨단 기술을 양도하겠다고 했단 말입니다. 저희도 조사해 보았지만 이 기술은 오로지 가디언에서만…”“닥쳐!”추동현이 냅다 컵을 집어 던졌다.쨍그랑 하는 소리와 함께 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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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4화

“뭐라고?”중역들이 경악했다.“원래 그 수력 발전소는 우리와 함께 짓기로 했잖아? 구두합의가 다 된 사항인데 그 프로젝트를 가져오지 못하면 어마어마한 손실이야.”비서가 씁쓸하게 말했다.“뿐만 아니라 국내외 병원에서 미친 듯이 FTT의 X-ray를 사고 있다고 합니다. FTT 제품은 우리 거보다 저렴한데다가 현장에서 직접 써본 결과 효과도 좋다고 합니다. 오늘 FTT 주가는 상한가를 쳤다고 합니다. 게다가 대량의 자금이 유입되고 있어 다들 시장 상황을 낙관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표절! 놈들이 우리 기술을 표절한 거야?”추성호가 책상을 내리쳤다.“이제 알았습니다. 분명 가디언에서 우리를 가지고 논 겁니다. 놈들이 더 좋은 기술은 FTT에 넘긴 거예요. 가디언을 찾아가죠.”추동현은 말리지 않았다.회의실은 한동안 시끄러웠다. 추동현이 일어서더니 입을 열었다.“오늘 미팅은 이상입니다.”사무실로 돌아와 추동현은 주먹으로 모니터를 부쉈다.“아니, 자기. 왜 그래요?”한껏 차려 입고 들어오던 하정현이 그 장면을 보고 깜짝 놀랐다.“누가 우리 자기를 이렇게 화 나게 했어? 화 풀어요. 내가 저녁 맛있게 해줄게요.”“나가!”추동현이 와락 하정현을 밀쳤다. 하이힐을 신고 있었던 하정현은 바닥에 나동그라져 엉엉 울었다.“울거면 나가서 울어. 지금 질질 짜는 소리 들어줄 여력 없어.”추동현은 머리 끝까지 화가 나서 소리를 질렀다.“일단 나가 있어요.”추명택이 들어왔다.다짜고짜 성질을 부리는 추동현을 보니 권력을 잡았을 때야 부드럽고 사람 마음을 잘 이해해 주는 반려자가 최고지만 위기에 닥쳤을 때 그런 사람은 도움이 안 되는구나 싶었다.“상황이 안 좋습니다.”추명택이 미간을 찌푸렸다.“그 동안 최란과 최하준이 숨죽여 지내서 우리가 그쪽을 경계하지 않은 사이에 FTT는 ‘한 방’을 준비하고 있었던 겁니다. 최란 모자에게 당했어요.”“아니야. 이건 FTT에서 혼자 했을 리가 없다. 가디언이야.”추동현이 주먹을 부르르 떨었다.“가디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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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5화

FTT 그룹.하준은 기자 인터뷰를 마치고 휴대 전화를 들었다. 문자가 하나 들어와 있었다.하준은 문자를 보더니 바로 삭제했다.“방금 서강 대표랑 통화했는데 변압기를 3만 대 사고 싶다는구나. 그리고 우리랑 5년 동안 MOU를 맺고 싶대.”최란이 환한 얼굴로 들어왔다.회사가 큰 충격에 거의 무너지다시피 한 것도 사실은 최란 때문에 시작된 일이었다. 그러나 이제 다시 FTT가 기사회생하는 것을 보니 최란은 누구보다도 기뻤던 것이다.“서강은 원래 추신이랑 손을 잡고 있었는데 이 프로젝트를 뺏겼으니 추동현이 아주 이를 득득 갈고 있겠네요.”하준은 등받이에 쭉 등을 기대고 담담히 입을 열었다.“추신이 할 줄 아는 거라고는 남의 피 땀 눈물을 가로 채는 것뿐인데 이번 일로 벌을 받은 거지. 내가 알기로 추신에서 신규 사업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 부었다던데 이제 헛발질이 되었으니 정말 절묘한 수였다.”만감이 교차하는 듯 하준이 말을 이었다.“가디언과 추신은 계약을 했을 텐데… 네 아버지는 괜찮겠니?”“괜찮습니다.”하준이 입을 열었다.“아버지야 진작부터 다 준비가 되어 있었죠. 하지만 어머니는….”잠시 말을 멈추더니 하준의 얼굴이 무거워졌다.“추동현이 이제 어머니에게 마수를 뻗을 거라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최란이 깜짝 놀랐다. 한참 만에야 겨우 정신을 차렸다.“대체 나에게 뭘 어쩌겠다니? 죽이기라고 하겠대?”“납치해서 저에게 신제품 출시를 늦추지 않으면 어머니 목숨을 빼앗겠다고 협박할 생각인 거죠.”하준이 낮은 소리로 답했다.“더러운 인간.”최란은 화가 나서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똑같이 사업을 하는 사람인데, 어째 그렇게 정정당당하게는 일을 못한다니?”추동현이 매정한 인간인 것은 알고 있었지만 자신을 납치하려고 한다는 소리를 듣자 참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믿을만한 소식이니?”“물론입니다. 이번 일은 절대 누구에게도 발설하시면 안 됩니다.”하준이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두 가지 대응책이 있습니다. 첫째, 제가 사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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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6화

최하준은 어머니를 가만히 바라보았다.“좀 있다가 편찮으신 척하면서 주혁이네 병원에 가세요. 그러면 주혁이가 어머니 몸에 위치 추적기를 심어줄 겁니다.”“그래.”******최란이 병원으로 갔다.하준은 한병후의 별장으로 갔다.“아버지, 추신에서 오늘 찾아오지 않았나요?”“추성호가 Y국으로 날 찾으러 갔다더구나. 그 녀석은 내가 서울을 떠나지도 않은 사실을 전혀 몰라.”한병후는 물뿌리개로 화단에 물을 주었다.“걱정하지 말거라. 가디언 그룹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는 거 말고는 추신이 계약서 하나만 가지고 날 어쩌지는 못한다.”하준이 한병후 곁으로 다가갔다.“추신에서 어머니를 납치해 절 위협하려고 합니다. 어머니도 동의하고 몸에 위치 추적기를 심었어요. 나중에 때가 되면 경찰과 함께 현장에서 추동현을 체포하게 될 겁니다.”한병후가 흠칫하더니 잠시 후 말했다.“유일하고도 신속하게 한병후를 잡을 방법이구나. 그 인간의 됨됨이로 봤을 때 이번 난관을 넘지 못하면 있는 돈을 다 싸 짊어지고 외국으로 도망칠 텐데, 그러면 더 잡기 힘들어 질 거야.”‘그렇죠’하고 대답하는 최하준의 미간에 주름이 깊어졌다.“하준아….”한병후가 물뿌리개를 내려 놓더니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어쨌거나 이 모든 일이 네 엄마 때문에 벌어진 것이니 엄마가 그렇게 하지 못 한다면 아마도 평생을 식구들 볼 면목이 없을 거다.”“압니다.”하준이 끄덕였다. 그러나 속으로 긴 한숨이 나오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그날 밤 하준은 본가로 가서 샤워를 하고 모처럼 만에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지 않고 혼자서 조용히 서재로 들어갔다.얼마나 있었을까, 여름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따스한 서재 조명이 여름의 머리 위로 떨어지면서 부드러운 미소를 더욱 돋보이게 해주었다.“왜 아직까지 안 자고 이러고 있어? 곧 다시 우리나라 최고의 재벌이 될 생각을 하니 너무 기뻐서 잠이 안 와?”“여울이랑 하늘이는?”하준이 여름에게 손을 뻗었다.“겨우 재우고 왔지.”여름이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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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7화

“어머니가 잡히고 나면 무슨 수를 쓰던 추동현을 유인하겠다고 했어. 그러니 24시간은 지나야 해.”하준이 주먹을 꽉 쥐었다. 잠시 후 하준이 여름을 가볍게 밀어냈다.“난 일단 어머니를 찾는 척 해볼게. 일단 쇼는 제대로 해야 의심을 안 받지.”“그래, 가 봐.”여름이 말했다.“난 며칠 동안 여울이랑 하늘이 보고 있을게.”“그래, 추동현이랑 그 수하의 킬러들이 일망타진되고 나면 여울이랑 하늘이도 정상적으로 유치원을 다닐 수 있을 거야. 이제 우리 추신이 있으면 양유진이 아무리 날고 뛰어도 우릴 해치지 못할 거야.”하준이 여름의 머리카락을 어루만졌다.“추동현을 제거하고 나면 그 다음은 양유진이야.”그 말을 들은 여름이 한숨을 쉬었다.추동현과 양유진이 감옥에 가고 나면 강여경이 아무리 대단한 백을 달고 돌아온대도 그렇게 무섭지 않았다.******새벽 3시.최란은 찬물 세례를 받고 겨우 정신을 차렸다.눈을 떠보니 먼저 눈 앞에 덩치가 큰 외국인이 보였다. 옆에는 역시나 키가 큰 외국인 남자들이 너댓 명 보였다. 다들 총을 가지고 놀거나 진지하게 나이프를 갈고 있었다.최란도 바보가 아닌 이상 슬쩍만 보고도 그자들이 평범한 건달은 아니라는 사실을 눈치챘다.“다…당신들은 누구예요?”최란은 살짝 긴장됐다. 막 접대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납치가 된 것이다.기절한 동안 이 자들이 몸 안에 숨긴 위치 추적장치를 들켰는지 알 수 없었다.“맞춰 보시지?”첫 번째 외국인이 하얀 이를 드러내고 웃는데 모골이 송연했다.“야, 뱅크. 괜히 사람 겁주고 그러지 말라고.”문신을 한 남자가 와서 웃었다.“FTT의 위세가 얼마나 대단한 줄이나 알아? 우리도 겨우 남의 밑에서 시키는 일이나 하는 주제에….”“일을 의뢰한 사람이 얼마를 줬는지 몰라도 돈이라면 내가 두 배로 줄게요. 제발 살려주세요.”최란이 긴장해서 말했다.“아하하, 거 꽤 마음이 끌리는 걸? 하지만 이 바닥에도 상도의라는 게 있거든. 함부로 배신했다가는 아무 데서도 장사 못하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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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8화

“뭘 하려는 거죠?”최란은 갑자기 흥분해서 온 몸에 힘을 주고 벗어나려고 몸무림을 쳤다.“입 다물고 얌전히 있으라고.”뱅크가 최란을 걷어찼다.“아드님에게 보내주려고 그래. 당신을 살리고 싶으면 아들은 우리가 시키는 대로 해야 하지. 아니면 당신은 죽는 거야.”“추동현이 맞군. 날 이용해서 하준이를 협박하려는 거야. 꿈도 꾸지 마셔. 쓰는 수단마다 저열하기 그지 없네. 우리 FTT는 이제 겨우 재기에 성공했어. 나로 우리 식구와 회사를 협박하는 짓은 그만 둬. 난 죽는 한이 있더라도 추동현이 원하는 대로는 안돼.”그렇게 말하더니 최란은 어금니를 꽉 물더니 바닥에 머리를 찧었다. 곧 피가 흐르면서 최란은 기절했다.“이런 젠장!” 뱅크의 입에서 욕이 튀어 나왔다. 바로 추동현에게 연락했다.“이 멍청한 것들 사람 하나도 똑바로 감시 못해?”추동현이 욕을 했다.“지금은 상황이 어때?”“바로 구급차가 와야 할 것 같습니다. 출혈이 심해서….”“바로 의사를 보내지.”추동현은 짜증스럽게 전화를 끊었다.*****한편 경찰서로 간 하준은 납치범이 보낸 최란의 사진을 받았다.곧 전화가 울렸다. 저쪽에서는 목소리 변조기를 쓴 것이 확실했다.“최하준, 어머니를 살리고 싶으면 당장 신제품 출시를 포기하고 신제품 데이터는 넘겨. 안 그랬다가는 내일 아침 네 엄마를 시체로 보게 될 게다.”하준이 낮은 목소리로 웃었다.“당신은 추동현이 어떤 인간인지 모르나? 추동현은 남의 개발 자료 도둑질 말고 할 줄 아는 게 뭐 있나? 우리나라 최고로 큰 회사라는 추신은 그저 남의 것 도둑질 작당이나 하는 곳이라고.”“내가 누군지는 당신이 알 것 없고, 당신은 내가 시키는 대로만 하면 돼.납치범이 야비하게 웃었다.“물론, 당신 어머니가 죽기 전에는 내가 실컷 놀아드리지. 최하준 회장의 어머니라니, 색다른 재미가 있겠어.”“이놈!”하준이 눈을 부릅뜨고 핸들을 내리쳤다.“어디까지 하는지 보고 싶으면 시험해 보시던가? 그런데 진짜 눈앞에서 벌어지는 광경을 보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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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9화

“더 기다려. 납치범이 날 설득하기 못했으니 무슨 수를 쓰든 우리 할아버지와 연락하려고 할 거야. 어렵사리 우리 어머니를 잡았으니 일단은 카드를 버리기는 쉽지 않을 거야. 추동현이 의사를 보냈으면 일단은 어머니가 살아 있다는 말이야.”하준이 주먹을 꽉 쥐었다.“추동현이 나타나기만 하면 바로 경찰에 신고하고 움직인다.”“하지만 추동현이 언제 나타날 지 어떻게 압니까?”상혁이 걱정스럽게 물었다.******새벽 4시.추신의 집안 전담의가 막 도착했을 때는 최란의 이마에서 흐른 피가 바닥을 흥건히 적시고 있었다.의사는 급히 응급처치를 하고 어쩔 수 없이 추동현에게 전화했다.“그 분이… 두부 손상이 심하고 본인도 생명에 대한 의지가 없어서 당장 병원으로 이송하지 않으면 저도… 살릴 수 있을지 장담을 못하겠습니다.”“장담을 못하다니?”전화기 건너편에서는 잠시 침묵하더니 갑자기 추동현의 포악한 고함소리가 터져 나왔다.“내가 얼마를 들여서 널 의사로 키웠는데 사람 하나를 못 살려? 내가 심심해서 널 의사로 키운 줄 알아?”“그게… 본인이 살겠다는 의지가 전혀 없습니다.”의사가 정말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이런 쓸모 없는 녀석!”추동현이 끊임없이 욕설을 내뱉었다. 그러다가 문득 대학교 시절 처음으로 최란을 만났을 때가 떠올랐다.첫눈에 반한다는 것이 아마도 그런 게 아닐까?원래는 결혼만 할 수 있다면 데릴사위가 되더라도 최란을 포기하지 않고 평생 최란을 위해서 살 생각이었다.그런데 최란이 자신을 배신하고 한병후와 결혼한 것이다. 그러더니 애까지 덜컥 낳았다.결혼을 하고 나더니 두 사람 사이에 애정이 생기는 것이 눈에 보였다.그 때부터 추동현의 마음 속에는 원망이 싹터 내내 최란을 저주했다.그래서 두 사람 사이를 갈라 놓기 위해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하고 결국은 이혼까지 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최란 스스로는 몰랐겠지만 한병후와 이혼을 하고도 예전처럼 추동현을 신경 쓰지는 않았다. 늘 한병후 이야기만 하고 심지어 추동현을 한병후라고 부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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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0화

납치한 장소에 도착해 추동현은 팔에는 링거를 꽂은 채 이마에 두툼하게 붕대를 감고 종이처럼 창백한 얼굴로 침대에 누운 최란을 보았다. 언제라도 숨이 끊어질 듯 가냘퍼 보였다.추동현의 뇌리에 처음 만났을 때 최란의 모습이 스쳐 지나갔다. 롱스커트를 입은 최란은 요정 같았다.“최란, 일어나. 당신은 죽을 수 없어.”추동현은 저도 모르게 침대로 다가가 최란을 와락 일으켜 소리쳤다.“당신이 죽으면 난 최양하를 죽여버리겠어. 내내 양하를 찾고 있지 않았나? 최양하는 내 손에 있어. 당신이 죽어버리면 당장 양하를 죽여버리겠어.”“추동현…이… 미친 놈.”최란이 힘겹게 눈을 떴다. ‘최양하’라는 이름이 최란을 버티게 하는 유일한 이름인 것 같았다.“왜… 양하에게 왜 그랬어? 양하는… 당신 아들인데….”“내 아들이라고?”추동현이 우습다는 듯 큰 소리로 껄걸 웃었다.“최란, 이 멍청한 인간아. 양하는 내 아들이 아니야. 당신과 한병후 사이에 난 아들이었다고.”최란의 몸이 부르르 떨렸다. 정신적으로 충격이 심해서 호흡이 거칠어졌다. 곧 다시 기절할 듯했다.“그때 당신은 취해서 몰랐겠지만 그날 밤을 보낸 건 한병후라고.”추동현이 허리를 굽혀 가만히 최란을 들여다 보았다.“최란, 내가 왜 당신을 그렇게 미워했는지 알아? 마지막 기회를 줬는데, 당신은 다시 한병후와 잠자리를 가지면서도 나와는 결혼하기를 망설였어. 그래서 내가 당신이랑 잔 척한 거야. 그런데 임신까지 했을 줄 알았나? 할 수 없이 그 녀석을 내 아들이라고 했지. 그 동안 최양하를 볼 때마다 얼마나 혐오스러웠는지나 알아? 난 아주 그 녀석이 미워 죽을 것 같다고.”“이…”최란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눈앞에 있는 추동현을 노려보았다. 악랄하기 그지 없는 그 눈을.최란은 지금처럼 추동현을 죽여버리고 싶은 적이 없었다.최란의 삶은 모두 추동현의 손에 무너졌다.곧 죽을 것 같던 사람이 어디에서 그런 힘이 나왔는지 최란은 와락 추동현의 목을 잡아 조였다.“날 죽이겠다고?”추동현이 비웃으며 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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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1화

추동현은 최란이 이런 지경이 되어서도 냉철한 분석을 해내는 것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허, 역시 한때 내가 사랑했던 여자답구먼.하지만….’“다 소용없어, 추동현. 난 아버지에게 전화하지 않을 거야. 아버지는 지금 중환자인데 하준이에게 뭘 어쩌라고 하겠어? 지금 FTT는 하준이가 최종 결정권자라고. 진작부터 하준이 1인 경영체제였어.”최란이 싸늘하게 뱉었다.“당신이 안 하겠다면 내가 하지. 당신 아버지에게 딸이 당하면서 내는 비명 소리를 들려드리겠어!”추동현은 이제 다급한 나머지 미친 듯했다.납치범들에게 손짓을 해 보였다.바트가 손을 비비며 다가와 흥분한 듯 물었다.“정말 괜찮습니까?”“죽이지만 마라.”추동현은 잔인한 눈으로 바라보았다.최란은 있는 힘껏 입술을 깨물었다.바트가 덮쳐 최란의 옷을 확 찢었다. 그때 쾅하는 요란한 소리와 함께 바트의 태양혈에 저격소총의 레이저가 닿은 것이 보였다.실내는 삽시간에 혼란에 휩싸였다. 추동현의 싸늘한 얼굴에도 당황한 빛이 떠올랐다.밖을 지키던 납치범에게서 고함이 들려왔다.“경찰이다…”추동현은 얼른 정신을 차렸다. 바로 마스크를 쓰고 최란을 인질로 잡고 혼란 속을 빠져나갔다.살아남은 납치범은 추동현을 보호하며 후문으로 빠져나갔다. 그러나 문을 열어보니 바로 대규모 경찰 병력에 포위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꼼짝 마라! 누구든 움직이면 인질을 바로 죽여버리겠다.!”추동현은 자신이 당했다는 것을 알고 바들바들 떨리는 비수를 최란의 목에 댔다.“나는 괜찮으니 그대로 쏘세요!”최란이 다급히 외쳤다.“이 자는 추신 그룹의 추명성입니다!”“닥쳐! 거짓말 하지 마라!”추동현이 날카롭게 소리질렀다. 여기서 사람들에게 자신의 실체를 들킬 수는 없었다. 여기만 빠져나가서 돈을 써서 밤새 달아날 수 있다. 돈만 있으면 어딜 가도 똑같았다.“추동현, 저격수가 이미 당신 얼굴을 확인했다. 당신은 이제 아무 데도 도망가지 못한다!”이때 포위한 경찰 사이로 갑자기 길이 열리더니 덩치가 큰 남자가 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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