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하려고 결혼했습니다의 모든 챕터: 챕터 1181 - 챕터 1190

1699 챕터

1182화

여름의 얼굴이 서서히 굳어졌다.“맹지연 씨, 최하준을 좋아한다는 건 알겠지만 최하준 쪽에서는 전혀 마음이 없잖아요? 날 불륜녀로 몰고 싶은가 본데, 가정교육 의심받기 전에 말조심하시죠.”“당신처럼 후안무치한 인간이 누굴 가르치려고 들어?”맹지연이 함부로 말을 뱉었다.“우리는 자격이 없지만 당신 어머니나 아버지는 모셔 올 수 있지.”윤서가 화를 냈다.“딸 교육 좀 시키시라고 말이야.”맹지연이 코웃음을 쳤다.“임윤서, 나랑 한 번 해보자 이건가? 잘 들어, 당신은 기껏해야 아저씨의 친딸도 아니고 수양딸일 뿐이야. 지가 뭐나 되는 줄 알고? 솔직히 송영식이 당신이랑 몸을 섞고는 책임을 안 지니까 불쌍하다고 그 집안에서 거두어 준 거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어?”임윤서의 얼굴이 창백해졌다.“입 다물어라!”뒤에서 갑자기 맹국진의 고함소리가 들려왔다.맹지연은 놀라서 펄쩍 뛰었다. 돌아보니 언제부터인지 엄마 아버지와 임미정이 모두 서 있었다.임미정은 완전히 노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대체 평소에 애 교육을 어떻게 시킨 겁니까? 윤서가 우리 집에서 얼마나 대접받는 사람인지를 당당하게 보여주려고 환영연을 연 지 며칠이나 됐다고 저런 소리를 입에 올리는 거죠? 그래요, 윤서가 내가 낳은 딸은 아니지만 우리 식구들은 하나같이 윤서를 우리 식구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맹 의원님 식구들에게는 내 딸이 그렇게 우습게 보이나 봅니다?”“사모님, 그런 게 아닙니다.”맹국진이 다급히 해명했다.“오해십니다.”“오해요?”송정환이 싸늘하게 받았다.“아저씨, 저희가 다 들었습니다. 저랑 누나는 좋은 마음으로 따님 생일을 축하해주러 왔는데 우리 누나를 이렇게 모욕하다니 정말 너무하네요. 앞으로 아저씨네는 함부로 오지고 못하겠네요.”맹국진은 화가 나서 맹지연에게 성질을 부렸다.“어서 두 분께 사과드리지 못하겠니?”맹지연은 한껏 억울했다.“아니, 아빠. 그게 아니고…”맹국진은 분노를 담아 맹지연을 지적했다.“내가 평소에 너를 너무 오냐오냐해서 키워서 이렇게 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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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3화

여름이 무표정하게 말을 이었다.“신분이 있는 분이니 하고 싶은 말이면 아무 말이나 다 해도 되시는 줄 아나 본데, 제가 유부녀인 건 아시죠? 지금 하신 말씀이 밖으로 새어 나가기라도 하면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퍼져 나가서 제 명예는 땅바닥에 떨어지게 된다고요.”맹국진은 강여름이 이렇게까지 있는 대로 다 까발릴 줄은 몰랐다. 어쨌더나 송태구의 딸인 임윤서가 있으므로 계속 사과하는 수밖에 없었다.“그런 일을 당하신 줄 몰랐습니다. 제가 반드시 딸애에게 직접 사과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 직원은 바로 해고 될 거고, 오늘 일은 절대로 밖으로 새 나가는 일이 없이 하겠습니다.”“아빠…”맹지연은 억울해서 눈물을 뚝뚝 흘렸다.“어서 사과드려라. 오늘 사과를 하지 않으면 호적에서 파버리겠다.”맹국진이 매섭게 경고했다.맹지연은 이를 악물었다. 혐오감을 감추고 강여름과 임윤서에게 사과할 수밖에 없었다.“죄송합니다.”“소리가 하도 작아서 뭐라는지 하나도 안 들리네.”윤석 손을 귀에 대고 말했다.“죄송하다고요!”맹지연이 큰 소리로 외치더니 사람들을 밀치고 뛰어나가 버렸다.맹국진이 무거운 말투로 물었다.“어떻게, 만족하십니까?”“만족하고 말고 할 게 있나요? 따님이 아직 어리니 내내 그렇게 오냐오냐하시다가는 장차 큰 화근으로 자랄 겁니다. 진심으로 걱정이 되어서 드리는 말씀이라는 것을 이해해 주시면 좋겠네요.”여름이 겸손하게 말했다.“호의에 감사드립니다.”맹국진이 입으로는 그렇게 말했지만 속으로는 여름이 얄미워 죽을 지경이었다.임윤서가 한숨을 쉬었다.“어쨌거나 생일인데 가서 좀 위로해 주세요. 시간이 늦어서 우리는 이만 가봐야겠네요.”맹국진이 가식적인 웃음을 띤 채 일행을 입구까지 안내했다. 양유진도 맹국진의 통지를 받고는 서둘러 달려왔다.정계 인사들과 한창 카드놀이를 하는데 갑자기 여름이 간다는 맹국진의 통지를 받고는 너무 늦어서 이만 가보겠다고 인사를 하고 물러난 참이었다. 그러나 실은 맹국진에게 쫓겨나는 형국이라는 것을 양유진은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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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4화

임미정이 웃었다.“그 말이 맞네요.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런 도리를 모른 채 살아가지요. 걱정하지 말아요. 서경주 전 회장과 윤서와의 관계로만 생각해도 맹 의원이 강여름 씨에게 어쩌려고 하면 우리가 나서서 보호해 줄 거예요.”“감사합니다.”여름이 다시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했다.차가 떠나자 여름은 양유진의 차로 돌아왔다.양유진이 여름을 바라보았다.“여름 씨, 사모님과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어요?”여름은 아무런 티도 내지 않고 한숨을 쉬었다.“그냥 야단을 몇 말씀 들었어요.”결국 양유진의 얼굴이 좀 변했다.“오늘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왜 파티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맹 의원이 우리를 먼저 내보낸 거예요?”“내가 최하준의 전처라서 그런 것 같아요. 맹지연이 날 연적으로 생각하고 계속 문제를 일으키더라고요.”여름이 한숨을 쉬었다.“미안해요. 괜히 나 때문에.”양유진은 여름이 보지 못하는 곳에서 주먹을 꽉 쥐었다. 맹 의원에게 잘 보이려고 얼마나 갖은 애를 썼는지 모른다. 이제 곧 그들만의 리그에 들어가기 일보 직전이었는데 여름이 모든 계획을 깡그리 망쳐버린 것이다.양유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꾹 참기로 했다. 한 마디라도 뱉었다가는 감정이 폭발할 것 같았다.차 안은 이상하리만치 조용했다. 여름은 어쩐지 긴장이 되었다.“유진 씨, 맹 의원에게 꽤 공을 들인 건 알고 있어요. 하지만 맹국진 의원은 그렇게 좋은 사람이 아닌 것 같아요.”맹국진이 키워낸 맹지연의 밴댕이 같은 소갈딱지와 매서운 수단만 보더라도 그리 훌륭한 위인이 아니라는 점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여름 씨는 몰라요.”양유진이 말을 끊었다.“그런 위치에 있는 사람치고 착하고 만만한 사람은 없습니다. 됐어요. 여름 씨가 그런 걸 알 리가 없지. 나중에 내가 맹 의원에게 제대로 사과해야죠, 뭐. 그렇게 맹 의원이 마음에 안 들면 앞으로는 이런 파티에 따라오지 마세요.”여름은 고래를 돌려 창밖만 바라보았다.여름은 양유진이 엄청나게 화가 났지만 꾹 참고 이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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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5화

여름은 저도 모르게 답을 보내고 말았다.-꺼져.-못 꺼져. 난 평생 꺼질 수 없어. 당신이 또 날 구한 거야. 당신은 내 생명의 은인이야. 이 은혜는 평생을 내 몸으로 갚아도 다 못 갚을 거야. “이 변태가, 진짜!”여름은 욕설을 중얼거렸다. 심장이 벌렁거렸다.이때 갑자기 침실 문이 열렸다. 성큼성큼 걸어 들어오는 양유진을 보자 인상이 찌푸려졌다.‘앞으로는 문을 잠가야겠다.’“방금 맹 의원에게 전화로 사과했어요. 그런데… 나더러 앞으로는 연락하지 말라고 하더군요.”우아하던 양유진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도저히 걷잡을 수 없는 분노까지 드러나고 있었다.“맹 의원 말로는 여름 씨가 어찌나 살기 등등한지 생일을 맞은 딸을 야단까지 쳤다면서 여름 씨는 건드리면 안 되겠다고 하던데요.”여름은 좀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맹국진은 속이 좁은 인간이라 그 자리에 임미진도 있었지만 나중에 반드시 양유진에게 화풀이를 할 것이라는 점은 생각하고 있었다.“유진 씨, 맹지연이 오늘 내내 어찌나 날 괴롭히려고 들던지…”“맹 의원 말로는 당신과 최하준이 샤워실에 숨어서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다고 하더군요.”양유진이 갑자기 여름의 말을 끊었다. 두 눈에서 타오르는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여름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다른 사람에게라면 어떻게든 거짓말을 해서 넘기겠지만 양유진을 상대로는….아무 말도 못 하는 여름을 보자 양유진은 마침내 마음속에 팽팽하게 당겨져 있던 끈이 툭하고 끊어지고 말았다.더는 이성을 통제할 수 없었다. 미친 듯이 소리를 질렀다.“강여름! 나에게 떳떳해? 계속해서 그렇게 기회를 주었더니 그 결과가 나를 이런 식으로 대하는 건가? 나는 손만 대도 죽기 살기로 덤벼들더니 최하준은 그렇게 달갑던가? 더러운 것!”양유진도 자신을 통제하고 싶었다.그러나 맹국진에게 화풀이를 당한 데다 강여름에게 이중 삼중으로 배신당했다는 생각이 들자 완전히 이성을 잃고 말았다.그렇게 사람이 많은 파티장에서 여름이 숨어서 최하준과 몰래 즐겼다는 생각을 하니 마음속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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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6화

여름은 더 이상 양유진과 얽힐 생각이 없었다. 기회를 노려 양유진과 어느 정도 거리가 벌어졌을 때 휴대 전화를 잽싸게 집어 들었다. 신발도 신지 않고 별당에서 달려 나가 차에 올랐다. 차는 먼지를 일으키며 별장을 떠났다.백미러로 쫓아 나오는 양유진의 모습이 보였다.그 모습을 보니 여름은 심장이 떨렸다.양유진과 이렇게 싸우게 되는 날이 오리라고는 생각도 해본 적이 없었다.언제나 온화한 모습만 보여주던 양유진이 아니었던가. 그러나 여름은 하준과도 이렇게 몸싸움을 벌여본 적이 없었다. 지금 여름은 얼굴부터 팔, 어깨… 온몸에 쑤시지 않는 곳이 없었다.방금 본 양유진의 표정은 너무나 무서웠다.지난번에 양유진이 여름을 강제로 안으려고 했을 때에도 그런 표정이 나온 적이 있었다. 그때는 순간적으로 지나갔던지라 여름은 자신이 뭔가를 잘못 봤다고 생각했었다.그러나 이번에는 또렷이 보았다.‘나에게 너무 깊이 상처를 입어서 사람이 변한 걸까, 아니면 원래 그런 사람이었는데 그간 잘 숨기고 있었던 걸까?’여름은 전혀 이해할 수가 없었다.어쨌거나 더 이상은 그 사람과 함께 있을 수 없었다.여름이 떠나고 나서 모든 것을 다 때려 부수고 있다는 사실을 여름은 몰랐다.다 때려 부수고 나서 난장판을 보는 양유진의 얼굴은 일그러져 있었다.양유진은 완전히 이성을 잃었다.‘젠장.아직은 강여름과 이 난리를 칠 때가 아닌데.’양유진은 다시 미친 듯이 여름에게 톡을 보냈다.-여름 씨, 정말 미안해요. 의도적으로 그렇게 손을 댄 게 아니에요. 그냥 너무 화가 나서 그랬어요. 제발 돌아와요. 난 여름 씨를 잃고 싶지 않아요.******임윤서 네 집 주차장에 도착해서야 여름은 양유진의 톡을 보았다.여름은 완전히 할 말을 잃었다.처음으로 양유진이라는 인간이 이렇게 손바닥 뒤집듯이 바뀌는 사람이며 극단적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여름은 답하지 않았다. 지금은 뭐라고 해야 좋을지도 알 수가 없었다.벨 소리에 나온 윤서는 퉁퉁 부어오른 여름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어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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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7화

“그런 소리 하지 마. 최하준은 네 전 남편인걸. 그래, 뭐. 네가 양유진이랑 결혼을 하기는 했지만 아직 한 번도 관계를 가져 본 적도 없잖아. 넌 역시 최하준 말고는 안 되나 보다. 사람은 누구나 다 결벽증이 있어.”윤서가 위로를 건넸다.“억지로 위로할 거 없어.”여름이 멍하니 답했다.예전에 섬에서는 하준에게 강압적으로 당한 거라면 오늘은… 스스로 원해서 벌인 일이었다.고통스러운 하준의 모습을 보니 자신도 약간 이성을 잃었고 본능적으로도 그렇게 하게 되었다.아마도 평생 정말 최하준이라는 인간에게 중독되어 버렸는지도 모른다.“알았어. 위로는 그만둘게. 하지만 양유진하고 벌어진 사이는 붙이지 못할 것 같다. 이혼은 원칙적으로 말리는 게 맞겠지만 가정 폭력이라니, 난 절대 반대야. 네가 알아서 해.”윤서가 말을 이었다.“평소에는 그렇게 온화하기만 했는데 갑자기 이런 면을 보이다니 정말 너무 놀랍다. 게다가, 오늘 정환이 얘기를 들어보니까 오늘 밤에 유진 씨가 내내 정환이에게 잘 보이려고 애를 쓰더래. 그러면서 앞으로 일단 손만 잡았다 하면 계속 좋을 거라고 그랬대. 비즈니스 하는 사람이 무슨 좋은 일을 해주겠어? 돈 얘기지.”여름은 할 말을 잃었다. 정환이를 보내서 좀 살펴보라고만 했는데 정말 그런 모습까지 잡아냈다니.양유진의 그런 방식은 아무래도 부적절해 보였다. 아무래도 법의 상식을 벗어난 수준인 듯했다.“어쨌든 양유진은 만만한 상대가 아니더라. 정환이 말로는 아주 야심이 대단한 사람이래.”*****밤새 여름은 잠을 이룰 수 없었다.얼굴도 너무 아팠거니와 머리가 복잡했다.다음 날 여름은 양유진이 회사로 찾아올까 봐 출근도 못 하고 윤서네 집에서 상처만 치료했다.그러는 동안 하준이 여러 차례 톡을 보냈다. 여름은 일절 답하지 않았다.여름은 자기 껍질 속으로 들어가서 며칠을 가만히 있고 싶었다.그러나 다음날 유치원 선생님에게서 전화가 왔다.“여울이 어머니, 오늘 오후에 양 선생님이란 분이 와서 하늘이를 데려가겠다고 하시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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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8화

여름도 전에는 최하준이 여름에게 상처 주는 일을 많이 했다는 점을 인정했다.그러나 어쨌든 그런 일로 아이들에게 선택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양유진이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의 부모를 대신 선택할 권리는 없다.아이가 부모를 바라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물론 전에는 아이들이 하준을 만나지 못하게 했다. 그대는 하준이 백지안의 최면에 걸려 있었고 하준이 무슨 수를 쓰던 아이들을 빼앗아 가려고 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백지안이 새엄마가 되었다가는 아이들을 해칠 것이 뻔했다.그러나 지금은 그럴 걱정이 모두 사라졌으니 여름도 더 이상은 거리낄 것이 없었다.여름보다 하늘이를 잘 아는 사람은 없다. 하늘이는 명예와 자존심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아이였다. 방금 양유진이 했던 말은 하늘이를 곤란하게 하고 자책하게 만들 뿐이었다.“여름 씨…”지적을 받은 양유진의 얼굴에 깊이 상처받았다는 표정이 떠올랐다.“난 최하준이 당신과 아이들에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거예요. 예전에 내가 당신과 아이들을 보호해 주지 않았더라면 진작에 최하준의 손에 아이들을 잃었을 거라는 사실을 잊어버렸어요? 최하준이 아이들을 위해서 해준 게 뭐가 있다고 이제 와서 멋대로 아이들을 데려갑니까?”“그건 우리 사이의 일이야.”하준이 싸늘하게 말했다.“당신….”야유진은 화가 나서 붉으락푸르락했다.“최하준, 조용!”여름이 하준의 말을 싹둑 끊었다.“다 큰 남자 둘이서 유치원 문 앞에서 싸움질이라니 애들 생각은 안 해요? 지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싸움 구경을 하고 있는지 좀 보라고요.”하준은 미안한 듯 아이들을 돌아보았다.“나도 이러고 싶지는 않았어. 그런데 양유진이 하늘이를 데려가려고 하잖아.”양유진이 싸늘하게 대꾸했다.“난 여름 씨 남편이니 하늘이를 데려가는 건 내 권리라고.”“둘이 다 싸웠죠? 아이들은 내가 데려가겠어요.”여름은 둘러싸고 구경하는 학부모들과 선생님 때문에 얼굴이 화끈거렸다. 아이들 손을 잡고 차에 올랐다.“여름 씨….”양유진과 최하준이 동시에 따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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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9화

하준은 떠나는 양유진의 차를 바라보면서 주먹을 꽉 쥐었다.자신이 구치소에서 공격을 당한 일이 양유진과 반드시 관계 있을 것이라는 것에 확신이 들었다.******여름은 두 아이를 데리고 서경주의 별장으로 갔다.가는 길에 여울이는 괜찮았는데 하늘이는 약간 넋을 놓고 차갑게 굳은 얼굴로 창밖을 보고 있었다.“하늘아, 쓸데없는 생각할 거 없어.”여름이 위로했다.“유진이 아저씨 말 마음에 둘 것 없어. 어떤 일이든 자기 마음을 따르면 돼.”“하지만 엄마, 저는 아저씨 말이 맞는 것 같아요.”하늘이가 괴로운 듯 말했다.“아빠가 우리에게 그렇게 나쁜 짓을 많이 했으니 평생 아는 척도 하지 말았어야 해요. 그런데 요즘은 계속 아빠 집에 따라가서 놀았다고요.”심지어 하준은 하늘이와 함께 농구, 축구, 수영을 같이해주었다.하늘은 너무 즐거운 나머지 가끔은 뭐든 할 줄 알고 심지어 잘하는 최하준을 보고 감탄을 하기도 했다.“하늘이는 아직 어리니까 어떤 일은 네가 감당하려고 하지 않아도 돼. 아빠도 일부러 너에게 상처 주려고 한 게 아닌 일도 있어.”여름이 진지하게 말을 이었다.“전에 아빠는 백지안의 최면에 걸렸지. 나는 뭐, 쌤통이라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아빠가 작정을 하고 너희를 해치려고 한 건 아니야. 그때는 아빠가 날 미워해서 내가 자기 아이들을 키우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 거야. 그래서 백지안에게 너희를 키우게 하려고 한 거지.”“하지만 그 사람은 아주 나쁜 사람이었잖아요?”하늘이 큰 소리로 말했다.“전에 우리 여울이도 다치게 만들고, 그랬는데도 아빠는 그 사람만 도와줬잖아요. 우리 민관이 삼촌 손도 그렇게 만들고. 그리고 그 사람 변호도 해주면서 엄마를 감옥에 넣으려고 했었다고요.”“그것도 다 엄마를 못 믿어서 그랬던 거지. 어리석어서 사람한테 아주 그냥 홀랑 속아 넘어간 거지.”여름이 부드럽게 말했다.“나와 아빠의 사이가 어땠든 만약에 아빠가 너희들이 자기 아이라는 걸 알았다면 무조건 너희에게 잘해주었을 거야. 미워하더라도 그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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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0화

“하지만 엄마는 우리를 키우느라고 너무너무 힘들었잖아? 전에 내가 열났을 때 엄마는 일하면서 우리를 돌보느라고 밤에 잠도 못 잤잖아?”여울이가 마음 아픈 듯 말했다.“그래, 힘들 때도 있기는 있지. 하지만 난 귀여운 너희들 얼굴을 보면 힘든 게 싹 풀린다고.”여름이 흐뭇하게 말했다.하늘은 그 말을 듣고 나서 다시 깊은 침묵에 빠졌다.여울이 말도 일리가 있었다.아빠에게 자기들을 돌보라고 하지 않으면 어쩐지 아빠만 편해지는 것 같았다.여울이 작은 손을 하늘의 어깨에 올렸다.“우리 앞으로 계속 아빠한테 같이 나가 놀자고 하자. 그래야 다른 불여시가 꼬일 시간이 없지. 우리가 계속 훼방을 놓아서 평생 혼자서 늙게 만드는 거야. 제일 큰 벌이지.”“어, 그 생각 괜찮다.”하늘이도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모처럼 만에 여울의 말에 동의했다. 듣고 있는 여름은 진땀이 났다.요즘 여울이가 못된 꾀를 자꾸 배우는 것 같았다. 뭐 저러면 앞으로 어디 가서 나쁜 놈에게 당할 일은 없을 것 같아서 안심은 되지만….막 서경주의 별장에 도착했을 때 서경주가 박재연과 서신일을 배웅하러 나온 것이 보였다.두 노인네 표정이 그리 밝지 않았다. 서신일은 노기를 띠고 한마디 했다.“애초에 네가 기시다에게 주식을 팔아 넘기지만 않았어도 이 지경이 되지는 않았을 게다. 이게 다 네 책임이다.”서경주는 싸늘하게 웃었다.“왜 애초에 유인이가 추성호와 결혼한 것은 왜 문제 삼지 않으시는 겁니까? 추성호를 그렇게 싸고 도시면서 그 녀석이 무슨 말을 해도 다 믿으셨잖아요? 심지어 추성호의 비서가 유인이의 일을 다 처리하게 하셨죠. 이제는 아주 잘됐네요. 벨레스가 추성호와 기시다의 손에 넘어갔다니.”그 말을 들은 서신일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그러다가 여름이 돌아오는 것을 보더니 화살은 여름을 향했다.“어, 너 마침 잘 왔다. 너는 이제 양유진이랑 결혼을 했으니 이제 양서방에게 벨레스를 좀 지원하라고 하거라.”여름은 어리둥절했다. 서경주가 다가왔다.“여름아, 할아버지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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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1화

여름은 미간에 주름을 잡았다. 전에 추성호가 임윤서를 따라다녔던 것이 생각났다. 서유인과 이혼하고 나면 추성호는 아마도 윤서와 결혼하려고 들 것이다.“됐다. 추신 쪽 일은 우리와 이제 아무 상관이 없으니 신경 끄자.”그러더니 서경주는 손주들과 놀아주러 갔다.여름은 아버지와 아이들을 보며 욱신거리는 얼굴을 가만히 만져보았다.상태가 좀 좋아지면 밖에 나오려고 했는데 이제는 숨길 수가 없게 되어 버렸다.“여름아, 밥 먹는데 마스크가 다 웬 말이냐? 감기 정도는 괜찮으니 그냥 마스크 벗고 제대로 먹자꾸나.”서경주가 권했다.“저는 그냥 저쪽에서 따로 먹을게요.”여름이 일어나 반찬을 덜었다.서경주가 가만히 보고 있다가 갑자기 여울이에게 눈짓을 했다.여울이 여름의 곁으로 오더니 마스크를 와락 벗겨버렸다. 모두의 눈에 퉁퉁 부은 여름의 얼굴이 들어왔다.“엄마, 누가 때렸어요?”하늘이 벌떡 일어섰다. 두 눈에서 레이저가 쏘아져 나오는 것 같았다.“안 아파?”여울도 마음 아픈지 거의 눈물이 나올 지경이었다.서경주도 적잖이 화가 났다.“어쩐지 이상하다 했다. 우리에게 숨길 셈이었구나. 대체 누구 짓이냐?”“흥분하지 마세요. 그냥 싸움이 났는데 어쩌다 맞은 거니까요. 이미 다 갚아줬어요. 정말이에요. 두 배로 때려줬다고요.”여름이 전혀 개의치 않는다는 듯 헤헤거렸다.“꽤 흉하게 보이는 건 저도 다 아니까 그렇게 쳐다보지 마세요. 얘들아, 밥 먹자, 밥.”******식사가 끝나고 서경주가 여름을 위층으로 불렀다. 무거운 말투로 입을 열었다.“애비에게 솔직하게 말해보렴. 대체 누가 널 이렇게 만들었니? 심하게 부은 걸 보니 남자가 손을 댄 것 같은데.”그 말을 들은 여름은 눈시울이 시큰해졌다. 고개를 숙이고 답했다.“유진 씨가요.”“뭐라고?”서경주는 깜짝 놀랐다.아무리 해도 그 성인군자 같은 양유진이 이런 짓을 했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었다.“이런 못된 놈을 보았나!”화가 난 나머지 서경주가 테이블을 내리쳤다.“감히 내 딸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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