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서관은 핸드폰을 하연연에게 던지고 바로 떠났다.하연연은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 그녀는 하서관이 영상을 보고 이런 반응이 나올 줄은 예상 못 했다. 하서관을 자극하기는커녕 하서관에게 당하기만 했다.하연연은 그저 발만 동동 굴렸다.……하서관은 병원에서 나와 여미령에게 전화를 했다.전화가 통하자 여미령의 청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서관아, 할아버지 병원에 모셔 놓고 경호원도 붙여서 감시를 하고 있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나도 여기에 있을 거야.”하서관의 마음이 따뜻해졌다. 역시 남자보다는 친구가 급할 때 더 힘이 된다. “미령아, 고마워. 하연연이 사람 붙여서 나 스토킹 할 거 같아서 오늘은 안 갈게.”“그래, 여기 의사도 전문 간호사도 있고 할아버지의 몸도 빠르게 회복되고 있어. 한정 씨와 단둘이 시간을 좀 즐겨.”한정 씨의 이름이 나오자 하서관의 눈이 처지고 기분이 다운되었다.“서관아, 왜 그래?” 친구된 지 하루 이틀 된 게 아니라 여미령은 항상 하서관의 감정의 변화를 잘 느꼈다.“한정 씨와 다퉜어?”하서관은 땅을 봤다. “응.”“싸우지 않은 부부가 어디에 있어. 싸우는 건 정상인데 하루를 넘기지 마. 아니면 하연연 같은 여우들이 그 틈을 타서 달려들 거야. 남자는 타이르기 쉬우니까 먼저 타일러. 나중에는 남자가 여자를 타이를 거야. 적당히 밀당을 해야 너의 소중함도 알고 남자를 꽉 잡을 수 있어. 남편의 성격은 다 네가 만드는 거야,”하서관의 여미령의 말에 웃음이 나왔다. “미령아, 넌 남자친구도 없으면서 많이 아네.”“사람 일은 몰라~ 난 원래 남자를 잘 다뤄.”여미령이 그녀의 기분을 풀게 하려고 일부러 한 말인 걸 안다. 덕분에 그녀의 기분도 많이 좋아졌다. 이런 친구가 곁에 있어 든든했다.갑자기 하서관의 두 눈이 안 보이기 시작했다. 그녀의 시선이 흐려지고 점점 어두워져 아예 앞을 보지 못한다. 하서관은 눈을 감았다 다시 떠도 똑같았다.“미령아, 그럼 나 집에 가야 돼서 전화 끊을게.”“응, 조심히 들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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