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서관은 핸드폰을 하연연에게 던지고 바로 떠났다.하연연은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 그녀는 하서관이 영상을 보고 이런 반응이 나올 줄은 예상 못 했다. 하서관을 자극하기는커녕 하서관에게 당하기만 했다.하연연은 그저 발만 동동 굴렸다.……하서관은 병원에서 나와 여미령에게 전화를 했다.전화가 통하자 여미령의 청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서관아, 할아버지 병원에 모셔 놓고 경호원도 붙여서 감시를 하고 있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나도 여기에 있을 거야.”하서관의 마음이 따뜻해졌다. 역시 남자보다는 친구가 급할 때 더 힘이 된다. “미령아, 고마워. 하연연이 사람 붙여서 나 스토킹 할 거 같아서 오늘은 안 갈게.”“그래, 여기 의사도 전문 간호사도 있고 할아버지의 몸도 빠르게 회복되고 있어. 한정 씨와 단둘이 시간을 좀 즐겨.”한정 씨의 이름이 나오자 하서관의 눈이 처지고 기분이 다운되었다.“서관아, 왜 그래?” 친구된 지 하루 이틀 된 게 아니라 여미령은 항상 하서관의 감정의 변화를 잘 느꼈다.“한정 씨와 다퉜어?”하서관은 땅을 봤다. “응.”“싸우지 않은 부부가 어디에 있어. 싸우는 건 정상인데 하루를 넘기지 마. 아니면 하연연 같은 여우들이 그 틈을 타서 달려들 거야. 남자는 타이르기 쉬우니까 먼저 타일러. 나중에는 남자가 여자를 타이를 거야. 적당히 밀당을 해야 너의 소중함도 알고 남자를 꽉 잡을 수 있어. 남편의 성격은 다 네가 만드는 거야,”하서관의 여미령의 말에 웃음이 나왔다. “미령아, 넌 남자친구도 없으면서 많이 아네.”“사람 일은 몰라~ 난 원래 남자를 잘 다뤄.”여미령이 그녀의 기분을 풀게 하려고 일부러 한 말인 걸 안다. 덕분에 그녀의 기분도 많이 좋아졌다. 이런 친구가 곁에 있어 든든했다.갑자기 하서관의 두 눈이 안 보이기 시작했다. 그녀의 시선이 흐려지고 점점 어두워져 아예 앞을 보지 못한다. 하서관은 눈을 감았다 다시 떠도 똑같았다.“미령아, 그럼 나 집에 가야 돼서 전화 끊을게.”“응, 조심히 들어가.”
왜 이렇게 됐지?그녀의 눈이 왜 갑자기 안 보이게 됐지?그에게 알려준 적도 없다.설마 꽃의 독 때문인가?육한정은 제자리에 얼어붙었다. 그의 깊은 눈동자에는 비바람이 휘몰아치는 거 같아 아무도 그와 눈을 마주칠 용기가 없다.“아가씨, 눈도 안 보이는데 집에는 어떻게 들어가려고요? 집에 전화했어요?” 마음씨 착한 아주머니가 물었다. 하서관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남편에게 전화 해서 좀 있다 데리러 올 거예요. 아주머니, 감사합니다. 신경 안 쓰셔도 됩니다. 저도 집에 돌아가겠습니다.”아주머니는 하서관이 결혼했을 줄은 몰랐다. “아가씨, 그럼 여기 앉아서 남편 기다려요. 앞에 바로 신호등이어서 위험해요.”말이 끝나고 아주머니는 뒤를 돌고 떠났다. 하서관은 아주머니가 떠난 방향을 바라봤다. 비록 아무것도 보이지 않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하서관도 앞으로 걸어갔다. “초록불이에요. 가요.”누구의 목소리인지 모르지만 그녀를 재촉하는 말투였다. 하서관은 인파를 따라 횡단보도를 건넜다.육한정은 그녀의 뒤를 거리를 두고 따라가고 있었다. 이 조금의 거리도 그가 평생의 자제력을 써야 유지가 가능했다. 그는 스스로에게 경고를 했다. 앞으로 더 이상 다가가면 안 된다. 그냥 이렇게 따라가면 된다.그는 눈을 잃은 사람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는 모른다. 그녀가 얼마나 무섭고 기댈 곳이 없을까… 그는 뒤에서 그녀를 바라봤다. 초록불이 얼마 남았는지 몰라 그녀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하지만 넘어질 가봐 조심스러웠다. 전에는 이러지 않았다. 그녀의 눈은 세상에서 제일 예쁘고 빛이 나고 그를 보면 귀엽게 달려와 행동으로 알려줬다. -당신의 귀염둥이 서관이가 왔어요.육한정의 눈은 충혈이 됐고 허리 옆에 떨어진 두 주먹을 꽉 쥐었다.그는 다가가 그녀를 안고 싶다. 하지만 그럴 수 없다.아무것도 하지 않은 게 그녀에게 제일 좋은 걸 알고 있다. 횡단보도의 끝이 곧 보이자 하서관이 서서히 발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았다.육한정은 그녀가 뒤를 돌 줄 몰라 얼었다.
하서관은 그를 바라봤다, 그녀의 맑은 눈은 상처를 받아 침울해 보였다. 전에 한정 씨는 이러지 않았지만 지금은 그녀를 귀찮게 생각한다.하서관의 눈시울이 붉어져 잠옷을 챙겼다. “저 먼저 씻을 게요.”……육한정은 통유리에 옆에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최근 들어 담배를 자주 피운다. 기분이 우울하고 생각이 많을 때 니코틴으로 자신을 마비시킨다.재떨이에는 담배꽁초로 가득했다. 이때 욕실의 문이 열리고 안에서 향기가 풍겼다.그녀가 샤워를 하고 나왔다.육한정은 담배를 한 모금 피우고 여유롭게 연기를 내뱉었다.“먼저 자요. 저는 서재에서 잘게요.”그리고 등을 돌렸다.하지만 발걸음을 떼려고 하자 그의 눈은 여자의 몸을 보고 멈췄다.하서관은 샤워를 하고 나와 얼굴을 가리지 않아 아름다운 그녀의 얼굴이 보였다. 샴페인 색의 비단 파자마를 입어 그녀의 피부 결이 더 매끈해 보였다.육한정은 그녀의 모습을 보고 얼었다. 그녀는 보수적이고 부끄러움을 타서 파자마는 절대 팔, 다리가 나오는 걸 입지 않는다. 그의 품성을 알아 절대로 노출적으로 입지 않는다.그녀가 이렇게 입은 거 본다. 그가 취향에 맞는 옷이었다.남자의 눈빛이 자신의 몸에 머물고 있는 걸 보자 하서관의 뽀얀 피부가 부끄러운 듯 핑크색으로 변했다. 그녀는 앞으로 다가가 발꿈치를 들고 뽀뽀를 했다.“왜 이렇게 입은 거예요?”하서관은 또 뽀뽀를 했다. 그녀는 눈을 깜박이고 말했다. “한정 씨, 당신이 전에 말했잖아요. 싸우면 침대에서 화해를 하자고요.”육한정의 손에 잡고 있던 담배가 땅에 떨어졌다. 하서관은 긴 손가락으로 그의 넥타를 힘껏 잡아당겼다.“와요.”육한정은 그녀의 힘에 몸을 맡겼다. 그의 넥타이를 잡고 있는 그녀의 모습이 도발적이고 섹시해 보였다. 무릎이 침대에 부딪혀 두 사람은 그대로 침대에 누웠다.그는 어떤 방식으로 그녀를 밀쳐야 하는지 몰랐다. 그저 지금 그의 자제력이 바닥을 향해 가 더 이상은 못 참을 거 같았다.“한정 씨, 저는 투정을 부린 게 아니라 화난 거
육한정은 서재로 향했다. 그는 책상 위에 놓인 서류를 바닥으로 던졌다.그리고 넥타이를 당기고 던지고 소파에 털썩 앉았다. 등이 나른하게 소파에 기대고 침울함이 보였다.눈을 감았다가 다시 뜨니 그의 눈은 충혈이 되었다.그녀는 지금쯤 무엇을 하고 있을까?울고 있지는 않을까?그는 최악의 남자이다. 쓰레기이다. 그를 잊어버리는 게 나을 수 있다.육한정은 지금 정신 상태가 매우 불안정함을 느꼈다. 병이 또 재발될 거 같았다. 그의 가슴은 흥분되어 위아래로 심하게 기복을 하고 있었다. 마치 한 마리의 짐승의 숨기운 같았다. 그는 지금 침실로 돌아가 그녀의 곁으로 돌아가고 싶다. 몸이 너무 아프다. 머릿속은 온통 그녀가 연 핑크색의 끈나시 원피스를 입은 모습이다. 돌아가 그녀를 강압적으로 괴롭히고 못 살게 구면 속이 편해질 거 같다. 육한정은 이런 무서운 생각으로 식은땀이 났다. 병이 재발될 때마다 그녀를 찾으러 가서 상처 주고 싶어 한다. 육한정은 스스로를 제어 못할 거 같았다. 그는 일어나 서랍을 열어 수면제를 꺼냈다.병뚜껑을 열고 수면제 3알을 물 없이 삼켰다.수면제를 먹으면 그녀를 찾고 싶은 생각도 사라지겠지? 그래, 이거 나아. 그녀가 떠날 수 있게…그를 미워할 수 있도록………다음 날 새벽. 하서관이 계단에서 내려오자 육 어르신을 마주쳤다. 어르신은 자상한 웃음으로 그녀를 반겼다. “서관아, 일어났어? 아이고…눈은 또 무슨 일이야? 왜 부었어?”하서관은 어제 밤새 울었다. 그래서 아침에 두 눈이 퉁퉁 부었다. 부기를 빼려고 따듯한 수건으로 눈을 마사지했지만 소용이 없어 보인다. “할머니, 저 괜찮아요. 어제 밤새 논문 쓰느라 눈이 부었어요. 휴식 좀 취하면 좋아질 거예요.”“무슨 논문을 밤새우면서 써~ 아침에 써도 되잖아. 앞으로 밤새우지 마. 몸에 안 좋아. 오 아주머니, 빨리 따뜻한 계란 하나 준비해서 눈 붓기 빼줘.”육 어르신은 안타깝게 말했다. 하서관은 할머니에게 그녀와 한정 씨 사이에 생긴 문제를 알려주고 싶지 않았다.
하서관은 할아버지가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이해를 못 했다. 그녀는 할아버지의 손을 꽉 잡고 눈물을 머금으면서 침대에 엎드리고 있었다. “할아버지, 혹시 제가 기억이 안 나세요?”하 할아버지는 그녀의 머리를 사랑스럽게 쓰다듬었다. “서관아, 눈 깜짝할 사이에 벌써 이렇게 컸구나. 예전에 너는 키도 작았는데 많이 컸구나.”“네, 할아버지. 저 많이 컸어요. 할아버지 너무 오래…오래 주무셨어요.”“너도 이제 컸으니 알아야 하는 일들이 있어. 사실 너의 어머니가 내가 모시는 아가씨였고 너도 내가 모시는 작은 아가씨였어.”하서관은 흠칫했다. “할아버지, 이게 다 무슨 뜻이에요? 저 못 알아들었어요.”“서관아, 사실 난 너의 어머님의 집사였어. 너의 어머님의 신분을 감추기 위해 내 아들 진국이와 가짜 결혼을 시킨 거야. 넌 진국이의 딸이 아니야.”하서관의 자기의 출생의 비밀을 처음 들었다. 그녀는 듣자마자 놀랐다. 하진국의 딸이 아니라고?“할아버지, 그럼 저의 아빠는 누구예요?”하 할아버지는 기억을 되살렸다. “이건 나도 잘 몰라. 그저 아가씨가 그만 놀고 싶어서 딸을 낳아서 키운다고 하셨어. 아가씨가 자기의 친구도…이름이 뭐더라…아들이 컸다고 해서 딸을 더 이상 미루면 안 된다고 했어. 이 말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고 바로 임신을 했어.”하 할아버지는 10 몇 년을 식물인간으로 살아와서 그때 아가씨의 친한 친구의 이름이 떠오르지 않았다. “……”하서관은 큰 충격을 받았다. 엄마가 자기를 낳은 이유가 고작 딸을 낳고 놀고 싶어서?“하지만 작은 아가씨 안심해도 돼. 아가씨가 마음에 들어 하는 사람이니 작은 아가씨의 아버지는 든든한 남자일 거야.”하서관은 갑자기 할아버지의 말투가 임 아주머니와 매우 흡사해 보였다. 방탕한 말투였다. “할아버지, 할아버지의 뜻은 설마…엄마와 아빠는 모르는 사이이고 엄마가 아빠의 유전자를 훔쳤다는…”하 할아버지는 기침을 했다. 그는 아가씨의 나쁜 말을 하는 사람이면 절대 용서하지 않는다. “그게 왜 훔친 거야
하서관의 손발이 차가워졌다. 할아버지가 깨어나 가족끼리 모임을 해서 축하를 해야 하는 날인데 할아버지가 중독될 줄은 생각도 못 한다. 영원히 이별을 했다.모든 기쁨이 절망으로 변해 하서관은 할아버지의 손을 꽉 잡고 울먹이면서 말했다.“할아버지, 가지 마요. 제발요…저 이제 할아버지만 남았어요.”하 할아버지는 하서관의 머리를 쓰다듬고 그의 눈에서 아쉬움이 보였다. 그리고 하진국을 바라봤다,하진국은 침대 옆에서 무릎을 꿇었다. “아버지.”하 할아버지가 마지막 유언을 남겼다.“서관이는 우리 하 가의 작은 아가씨여서 온 집안사람들이 다 서관이 말을 들어야 해. 제도의 하 가도 포함돼. 내가 떠나면 제도성의 하 가, 너 삼촌들이 너를 데리러 올 거야. 너는 못하니까 따라가지 말고 그냥 해성에 남아서 놀아.”하진국은 아버지의 유언이 ‘놀아’일 줄은 모른다. 하 할아버지의 눈이 서서히 감기고 평온한 표정으로 세상을 떠났다.하서관의 눈은 눈물로 가득해 시야가 흐릿해졌다.하진국은 아버지가 없는 고아가 되어 침대에 엎드려 울었다.……병원에 우울한 이별의 슬픔으로 둘러쌌다. 울어서 퉁퉁 부은 눈을 하고 병원의 벤치에 앉아있었다. 할아버지가 떠나서 해성에 남은 마지막 미련도 사라졌다.여미령은 뜨거운 물을 건넸다. “서관아, 할아버지 편하게 떠나셨어. 너도 빨리 나와. 지금 제일 중요한 건 누가 할아버지에게 독을 내렸는지. 누가 할아버지 죽였는지.”하서관은 눈물을 닦았다. 맞다. 슬플 시간이 없다. 할 일이 많이 남아있다.하서관은 고개를 돌리고 하진국을 바라봤다. 하진국도 펑펑 울어서 피곤해 보였다.“제가 당신 친딸이 아닌 걸 왜 말 안 해줬어요?”하진국은 슬픈 마음을 접고 눈물을 닦았다.“아버지가 말하지 말라고 했는데 어떻게 말해.”하서관은 모든 것이 이해가 됐다. 전에는 왜 하진국이 그녀만 안 좋아하는지 이해를 못 했는데 하 가의 딸이 아니기 때문이었다.그녀도 아빠가 있다. 그저 아빠가 누구이고 어디에 있는지 모를 뿐이다. “제도성에도 하
하서관은 한정 씨와 이혼 일로 싸운 걸 여미령에게 알려주기 싫었다. 한정 씨를 놓기 싫은 마음과 이혼하기 싫은 마음이 합쳐 알려주기 싫었다.“미령아, 제도 일은 나중에 얘기하고 일단 이옥란과 하연연의 일부터 해결하자. 오늘 하루 종일 같이 있어줬으니까 내가 저녁에 혼자 할아버지 곁을 지킬게. 넌 먼저 들어가서 쉬어.”여미령은 하서관의 팔을 안고 우느라 붉어진 그녀의 눈을 안타깝게 보면서 말했다.“난 안 힘들어, 같이 있어줄게.”“미령아, 들어가. 좀 있다 한정 씨도 올 거야.”여미령은 눈썹을 들썩였다.“하긴 저녁 되면 한정 씨가 너 보러 오겠지. 그럼 나 먼저 들어갈게. 필요하면 전화해!”……여미령이 떠나고 하서관은 병실로 들어왔다. 그녀는 온수를 받아 수건으로 할아버지의 몸을 닦아드리고 있었다.할아버지의 몸은 차가워져 정상인의 체온을 잃었다. 방금까지만 해도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던 손이 지금은 힘없이 침대에 놓여있다. 하서관은 침대 옆에 앉아 할아버지를 바라봤다. 아무도 없는 조용한 밤, 외로움이 그녀를 감싸 눈물이 주체를 못 하고 흘러내렸다. 그녀는 침대에 엎드려 펑펑 울었다.그녀의 마음이 텅 비었다.유일하게 남은 친척도 세상을 떠났고 하 가도 그녀의 집이 아니다. 그녀도 한정 씨와 가정을 꾸렸지만 지금 한정 씨마저 그녀를 버렸다.하서관은 핸드폰을 꺼내서 육한정의 번호를 찾아 쳐다봤다. 그녀는 번호를 몇 번이나 봤지만 통화버튼을 누를 용기가 도무지 나지 않았다. 지금 이 순간 한정 씨가 그녀의 곁에 있었으면 하지만 전화를 할 수 없다. 머릿속은 온통 아침 서재에서 그와 대화한 화면이 떠오른다. 그가 냉정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베개도 던지고 꺼지라고 한 화면이 떠오른다. 그래서 더더욱 전화를 할 용기가 없다. 할아버지가 갑작스럽게 돌아가서 그녀의 마음이 상처투성이가 되어 그에게 또 상처받기 싫었다.심야가 되어 병원은 쥐 죽은 듯 조용했다.이때 병실 밖 복도에서 건장한 남성의 걸음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병실 문이 열리고
육선우는 발걸음을 멈췄다. 계단에 서서 하연연을 내려봤다. “뭐라고요?”하연연은 웃었다. “육 원사님, 하서관 좋아하지 않아요? 하서관이 육한정이랑 이혼하기를 바라지 않아요? 저희는 같은 목적을 가지고 있어 충분히 협력해도 된다고 생각해요. 도도한 척 그만해요. 기회는 매일 오는 게 아니에요. 저희 같이 류의 사람이에요.”이번이 하연연이 제안한 두 번째의 협력이다.……육선우는 방 문으로 열고 걸어갔다. 하서관은 푹신한 킹사이즈 침대에 누워있고 청순한 떨어진 검은색 머리는 눈처럼 하얀 침대 흐트러졌다. 잠자는 숲속의 공주 같았다. 그녀가 무사해서 육선우는 안심의 한숨을 쉬었다. 그는 앞으로 다가가 침대에 한 쪽 무릎을 꿇고 손바닥만 한 그녀의 얼굴을 지켜봤다. 얼굴을 갈고 있어서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을 보지 못했지만 전에 그녀 얼굴의 면사포를 열어 얼굴을 확인했다. 그는 그녀의 조각처럼 아름다운 얼굴과 라인이 생생하게 기억을 한다. 육선우는 손을 천천히 들어 그녀의 얼굴을 살포시 만졌다. 매끈했다.그녀의 피부는 맑고 갓난아이의 피부 같았다. 이때 여자가 눈을 천천히 떴다. 하서관이 깨어났다. 검은색 옷을 입은 경호원이 그녀를 습격할 때 숨을 참아 급소를 피했다. 하지만 목덜미가 시큼했다. 맑은 눈을 거슴츠레 들었다.“서관아, 일어났어요?”하서관은 고개를 들어 유선우를 바라봤다. 놀라운 안색이 없었다.“왔어요? 하연연이 오라고 했어요?”“마치 제가 올 걸 미리 알고 있는 거 같네요.”하서관은 앉아서 손으로 목덜미를 주물럭거렸다. “그냥 하연연의 마지막 수단이 뭐 인지 궁금했어요. 그리고 육 원사가 하연연이랑 어떤 관계인지 궁금했어요.”육선우는 그녀를 바라봤다. “전부터 저를 의심했어요?”하서관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냥 우연이 너무 많았어요. 매번 당신과 같이 있을 때 하연연이 꼭 타이밍 좋게 등장을 해요. 그리고 한정 씨도 늦게 합류를 해요. 하연연과 사적으로 연락이 있는 건 확실했지만 협력을 했는지는 모르겠어요.”육선우의
백지은은 줄곧 장한이 자신에 대해 책임을 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그의 소식을 기다리지 못했다. ‘무슨 뜻일까?’백지은은 결국 참지 못하고 집까지 찾아왔다.멀리서 장한과 임불염이 함께 서있는것을 보게 되었는데, 두 사람이 무슨 말을 했는지 알 수 없었다.장한은 임불염을 차에 태웠고 임불염은 그대로 떠났다.백지은은 재빨리 주먹을 잡아당겼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설마 사랑이 되살아 난거야?’‘아니! 절대 그렇게 둘 수 없어!’백지은은 한 걸음에 달려가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한오빠, 방금 임불염이 온 거 아니야? 두 사라미 이혼한다고 그랬잖아...... 나한테 책임지겠다고 약속했잖아...... 근데 어떻게 이럴 수 있어?”장한은 백지은을 한 번 보고는 방으로 들어갔다.그러자 백지은은 뒤를 쫓아가서 그에게 매달렸다.“한오빠, 오늘 나한테 확답을 줘! 난 모든 걸 오빠한테 줬는데, 이렇게 날 버리면 안 돼잖아.”장한은 그녀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이혼할거야. 근데 뱃속에 내 아이가 있어. 그냥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는 없잖아.”말하면서 장한은 백지은을 쫓아내고 문을 닫았다.문밖의 백지은은 질투심으로 얼굴이 일그러졌다.‘임불염! 너도 네 뱃속에 아이도 내가 다 죽여버릴거야!’백지은은 스피드를 올려 돈을 써서 용맹한 사나이 몇 명을 찾았다.“천만원 줄테니 가서 임불염이라는 여자 잡아서 강에 던져! 완전히 사라지게 해!”돈에 눈이 먼 그들은 즉시 승낙했다.“좋습니다! 먼저 돈 부처 보내시죠! 그럼, 당장 가겠습니다.”“그래.”백지은은 흔쾌히 승낙했고, 그녀는 돈을 이 몇 사람의 계좌에 넣었다.이틀 동안 백지은은 줄곧 소식을 기다렸다.임불염의 사망소식이 전해지기를 기다렸지만 도무지 연락이 오지 않았다.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불안감이 들었다.뭔가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백지은은 당황해서 일단 숨으려고 옷 두 벌을 챙겼다.그러나 문을 열자마자 제복을 입은 경찰이 보였다.“백지은씨 입니까? 살인매수
그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백지은은 조금 두려웠다. 그녀가 믿는지 안 믿는지 짐작이 안 갔고 그가 자신이 한 짓을 책임을 질지 안질지도 몰랐다.그녀는 곧바로 옷을 입고는 장한의 곁에 다가갔다.“오빠, 저는 이제 오빠의 사람이에요. 오빠에게 향한 내 마음을 오빠도 잘 알거예요. 난 오빠를 좋아해요. 그리고 오빠에게 시집가고 싶어요. 이렇게 내 첫 경험을 주었으니 오빠가 책임을 지지 않으면... 난 살지 않을 거예요.”백지은이 훌쩍거렸지만 장한은 여전히 말을 하지 않았다.“오빠, 그럼 전 그냥 죽을게요.”백지은은 몸을 돌려 벽에 박으려했다.그때 장한이 백지은을 잡아당기며 진중하게 말했다.“지은아, 뭐하는 거야. 난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한 적 없어.”순간 백지은은 너무 기뻤다.그가 자신을 책임지려한다?“오빠, 오빠도 나한테 호감이 있다는 걸 알아요.”백지은은 곧바로 장한의 단단한 허리를 안고 그의 품에 얼굴을 파묻었다.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장한이 그녀를 밀쳐냈다.“하지만 조금 기다려야 해. 난 지금 널 책임질 수 없어. 나랑 임불염의 일이 아직 끝나지 않았어.”백지은은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오빠. 절대 저버리지 말아요.”장한은 그녀를 힐끔 보더니 문을 열고 떠났다.백지은은 너무 기뻐 방에서 빙글빙글 돌았다. 그녀는 마침내 장한을 손에 넣었다.드디어 그를 가졌다....한편 장한은 방을 나와 코너를 돌아 신속히 다른 방으로 들어갔다.방에 들어서자마자 월월이의 여린 목소리가 전해왔다.“아빠.”장한은 곧바로 월월이를 안더니 아이의 볼에 뽀뽀했다.“월월아, 엄마는?”그때 임불염이 걸어 나왔다.“왔어? 당신이 아직도 부드러운 꿈에서 안 깬 줄 알았어.”그녀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그를 힐끔 보았다.“내가 보기에 당신 지금 아주 설레는 거 같은데? 어젯밤 백지은과 아무 짓도 안했어?”“아무 것도 안 했어. 백지은이 내 미색을 노렸지만 내가 곧바로 발차기를 날렸어. 발차기를 몇 번 날리니 조용해졌어. 날 만지지도
아파.백지은은 너무 아파 곧바로 눈물이 났다.그녀는 고개를 들어 억울한 눈빛으로 침대 위의 남자를 보았다.“보스.”침대 위의 장한은 몸을 뒤척이며 또 그녀를 등지고 잤다.이 순간 백지은은 이 남자가 고의로 한 것이라고 의심했다. 고의로 그녀를 희롱한 후에 발로 그녀를 침대에서 찼다.여자로서 침대에서 내동댕이쳐진 게 너무 창피했다.백지은은 엉금엉금 기어 다시 장한의 곁에 다가갔다. 그는 눈을 감고 숨을 가쁘게 쉬는 것이 술에 많이 취한 것 같았다.“보스. 보스.”백지은이 시탐하듯 여러 번 불렀다.장한은 아무런 반응도 없이 자고 있다.백지은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내가 생각이 많은 것이겠지?’‘그럴 거야. 그렇게 많은 술을 마셨으니 틀림없이 취했을 거야.’백빙은 샤워실 문을 열고 샤워하러 들어갔다.그녀는 깨끗이 씻은 뒤에 몸에 흰색 샤워가운을 걸친 채 겨우 중요부위를 막았다.거울 속의 여자는 한창 청춘이다. 생기발랄하고 예쁘게 생겼다.백지은은 자신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그녀는 방에 들어가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보스.”그는 반응이 없다.백지은이 용기를 내어 그의 셔츠 단추를 하나하나 풀자 그의 건장한 상반신을 드러냈다.남자는 근육이 탄탄하고 가슴이 널찍했으며 완벽한 식스팩은 야성미가 넘쳤다.백지은의 눈이 반짝였다. 그는 그녀가 생각했던 대로 아주 완벽했다.백지은은 곧바로 달려들어 그를 가지려했다.하지만 장한은 또다시 다리를 들어 그녀에게 발차기를 날렸다.아이고.백지은은 또다시 그대로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너무 아프다.이번에는 온몸이 깨질 것 같았다. 장한은 점점 더 세게 찼다.어떡하지?그가 아예 건드리지 못하게 한다.백지은은 붉은 입술을 깨물었다. 애초에 오늘 저녁에 그를 가져 그의 여자가 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잠든 그는 너무 경각심을 높아 그녀에게 손을 댈 기회를 주지 않았다.이대로 가다가는 그를 깨울 것이다.백지은은 잠시 생각한 뒤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 이
“보스, 왜 이렇게 혼자 술을 마셔요. 나랑 같이 마셔요.”백빙은 자신에게 술 한 잔을 따르고 단숨에 다 마셨다.장한은 그녀를 보는 체 하지 않았지만 쫓지도 않았다. 그녀가 술을 한 잔 마신 후에 그도 술을 한 잔 마셨으니 그녀에게 대응해주는 셈이다.백지은은 희망을 보았다. 이전에 장한은 그녀에게 대꾸조차도 하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임불염이 가니 그녀의 자리가 생겼다.그녀가 한 모든 노력은 다 가치가 있는 것이다.백지은은 기회를 틈타 재빨리 말을 걸었다.“보스, 임불염 때문에 기분이 나쁜 거예요? 그녀는 정말 너무 철이 없어요. 그녀는 현처가 될 수도 없고, 양모가 될 수도 없고, 당신을 전혀 아끼지 않아요. 그런 여자랑 살면 더 힘들어져요. 보스, 빨리 그녀를 잊어요.”백지은은 말하면서 장한에게 술 한 잔을 따랐다.장한은 침묵했지만, 술잔을 들더니 백지은이 따른 술을 단숨에 다 마셨다.백지은은 장한에게 계속 술을 따라주었고 목소리도 갈수록 부드러워졌다.“보스, 밖에는 좋은 여자가 아주 많아요. 임불염만 잊는다면 당신의 주위에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주 많다는 걸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당신은 더 좋은 인생을 누릴 자격이 있어요.”장한은 침묵하며 또 한 잔의 술을 다 마셨다.이렇게 장한은 술을 여러 병 마시고 곧바로 쓰러졌다.단단한 등이 나른하게 소파 의자에 기대더니 눈을 감았다.취한 것일까?백지은은 조심스럽게 장한을 잡아당겼다. 장한이 자신을 밀쳐내지 않자 백지은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보스, 취했어요?”장한이 애매하게 대답했다.“보스, 이렇게 해요. 제가 부축해줄게요. 방에 들어가서 쉬어요.”장한은 거절하지 않았다.백지은이 그를 부축해 두 사람이 방으로 걸어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방에 도착했다.백지은이 장한을 침대에 눕히자 장한이 눈을 감더니 태양혈을 손으로 만졌다.“보스, 제가 만져줄게요.”백지은은 손을 뻗어 자상하게 관자놀이를 주물러주었다.그리고 그녀도 천천히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
임불염의 나근나근한 호칭을 들은 장한은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한편 백지은은 아주 조급하다. 그녀는 여태껏 장한과 임불염이 이혼하기를 기다렸으며 그 틈을 타 장한의 옆자리를 독차지하려 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절친 양소희가 도착했다. 양소희는 지난번 몰래 비타민을 낙태약으로 바꿔 임불염에게 전한 사람이다.그녀가 아주 기쁘게 말했다.“지은아, 전할 좋은 소식이 있어.”“무슨 좋은 소식?”“보스와 임불염이 싸우고 있어. 임불염이 이사까지 했어.”백지은의 눈동자가 반짝였다.“진짜야?”“물론 진짜지. 가서 봐봐. 아주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어. 나도 방금 거기에서 온 거야. 널 만나자마자 이 기쁜 소식을 전하고 싶었어.”“그럼 빨리 가보자.”백지은은 재빨리 장한에게 달려갔다. 아니나 다를까 아주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었으며 장한과 임불염은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싸우고 있었고 임불염은 자신의 캐리어까지 들고 있었다.모두들 싸움을 말리고 있다.“형, 형수님이랑 싸우지 말아요. 형수님의 뱃속에 아이도 있잖아요. 형수님을 이해해줘야 해요.”“맞아요. 형. 싸우지 말아요. 빨리 형수님을 달래줘요.”임불염이 곧바로 입을 뗐다.“달래줄 필요 없어요. 우리는 이미 이혼 신청을 제출한 상태예요. 이혼 조정 시기만 지나면 이혼이 성사될 거예요.”장한이 임불염을 바라보며 말했다.“이렇게 된 이상 각자 좋은 길을 찾자. 넌 네 길을 가고 난 내 길을 가면 돼.”“그래. 지금 갈게.”임불염은 트렁크를 들고 차에 올랐다.“형수님, 가지 마세요. 형은 단지 화가 나 있을 뿐이에요.”임불염은 아랑곳하지 않고 차문을 닫고 운전기사에게 말했다.택시가 임불염을 태우고 모두의 시선 속으로 사라졌다.“형, 정말 이러면 안 돼요. 형수 혼자 밖에 있으면 얼마나 위험해요. 빨리 형수를 달래요.”“나는 달래지 않을 거야. 우리는 이미 이혼했어. 다 끝났어. 모두 비켜!”쾅하고 장한도 문을 닫았다.구경꾼들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어떻게 해야 할지
왜 갑자기 말이 이렇게 된 것일까?장한은 그녀가 말하다가 화를 낼까 얼른 그녀를 안고 용서를 빌었다.“염아, 미안해. 나도 이렇게 다른 여성에게 휘말리기 싫어.”그러자 임불염이 그의 단단한 허리를 안았다.“그럼 어떻게 백지은을 손보려고?”장한은 잠시 고민을 하다 그녀의 귓가에 대고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임불염은 아주 좋은 아이디어라고 머리를 끄덕였다.“그럼 그렇게 하자. 백지은의 꼬리가 드러날 거야.”“응.”“빨리 일어나. 월월이가 돌아올 시간이 됐어.”장한은 그녀의 아름다운 작은 얼굴을 감싸더니 고개를 숙이고 그녀에게 키스했다.“아직 시간이 좀 있어. 난 너랑 더 있고 싶어.”임불염은 마음이 설레어 두 손으로 그의 목을 안았다.잠시 키스를 한 뒤 그녀는 그의 손이 자신의 옷 단추를 만지고 있다는 걸 느꼈다.그녀가 곧바로 작은 소리로 말했다.“안 돼. 나 임신했어.”장한은 곧바로 자기 자리로 옮겨 누워 머리를 비추는 불빛을 바라보았다.의사가 임신초기는 성생활을 하면 안 된다고 했으니 그는 그녀를 만지면 안 된다.이제 시작인데 이렇게 힘들면 앞으로는 어떻게 할까?임불염은 그의 곁에 눕더니 자신의 붉은 입술을 깨물고 그의 몸 위에 앉았다.장한은 기뻐하며 그녀의 얼굴을 감싸며 키스했다.“역시 염이 넌 날 아끼는 거 같아.”...주 아주머니가 월월이을 데려오자 월월이는 깡충깡충 방으로 뛰어갔다.“아빠, 엄마, 나 왔어요.”그때 장한이 걸어 나오더니 방문을 닫고 월월이를 번쩍 안아 볼에 뽀뽀했다.“월월이 왔어?”“아빠, 엄마는 어디 갔어요? 엄마와 동생을 보고 싶어요.”“엄마는 지금 아주 피곤해서 쉬고 있어. 조금 있다 엄마 보러 들어가면 안 될까?”“네.”잠시 후, 임불염이 나왔다. 그녀의 얼굴은 한껏 상기되었다. 눈치가 빠른 월월이는 얼른 눈치를 챘다.“엄마, 너무 예뻐요.”“월월아, 그럼 예전에는 안 예뻤어?”“예전에도 예뻤지만, 지금은 더 예뻐요."임불염이 장한을 힐끔 보자 장한도 그녀를 보고 있었다.
두 사람은 최선을 다해 키스를 했다.임불염이 키스를 멈췄지만 장한은 여전히 그녀를 꼭 안고 있다.“염아, 네 손을 놓기 무서워. 지금 이 상황이 너무 좋아.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아. 널 놓아주면 곧 이 꿈에서 깰 거 같아.”그때 임불염이 입을 벌려 그의 입술을 가볍게 물었다.장한은 아파 눈을 번쩍 떴다.임불염의 초롱초롱한 눈동자가 그를 바라보고 있다.“지금도 꿈이라고 생각해?”장한은 입꼬리를 씩 올렸다.“아니. 이건 진짜야. 네가 내 앞에 있어!”임불염은 달콤하게 그의 품에 안겼으며 드디어 마음속의 이 고비를 넘겨 마음이 편하다고 생각했다.장한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염아, 앞으로 우리 네 식구 행복하게 살자. 더 이상 뱃속의 아이를 건드리지 않을 거지?”장한이 그녀의 작은 배를 어루만졌다.“내가 언제 뱃속의 아이를 건드린다고 했어? 비록 널 원망했지만 뱃속의 아이를 다치게 할 생각은 한적 없어.”장한은 순간 굳은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하지만 넌 이전에 몇 번이나 아이를 지우려고 했잖아.”임불염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무슨 소리야. 내가 언제 아이를 지운다고 했어. 난 그런 적 없어.”그때 장한이 벌떡 앉았다.“기억 안나? 내가 그때 병원에 달려갔을 때 의사가 너에게 유산수술을 해주려고 했잖아. 내가 조금이라도 늦었으면 아이를 지웠을 거야.”그 일을 생각하면 장한은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린다.임불염도 덩달아 앉더니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난 지금까지 유산수술을 한 적 없어. 그날 난 초음파검사를 하러 간 거야. 그리고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어. 눈을 떴을 때 이미 너에게 안겨 돌아온 뒤였어.”뭐라고?장한은 그제야 무엇인가 떠올라 미간을 찌푸리며 질문을 했다.“그럼 낙태약을 먹은 적도 없어?”“무슨 약을 말하는 거야? 그 병에 있는 알약 말이야? 그건 비타민이야. 네 부하가 나에게 준 거야. 아직 한 번도 먹은 적 없어.”장한은 곧바로 아주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그가 오해했다. 아주
임불염이 그를 밀어내려했지만 아무리 힘을 주어도 밀어낼 수 없었다. 아마도 그녀는 그제야 자신의 마음을 마주했을 수도 있다.그녀는 진짜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장한은 곧바로 그녀를 번쩍 들어안아 차에 앉아 집으로 돌아갔다....임불염은 침대에 누워 휴식을 취하고 장한은 그녀를 꼭 껴안았다. 그 순간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며 마치 두 사람의 마음은 수많은 인파를 헤치고 꼭 붙은 것 같았다.임불염이 등지고 있었기에 가녀린 옷을 사이에 두고 그의 박력 넘치는 심장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다.그때 장한이 그녀의 부드러운 머릿결에 키스하였다“염아, 내가 이전에 많은 잘못을 저질렀어. 하여 감히 네가 날 사랑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어. 지금 내가 가장 바라는건 네가 내 곁에 남아 내 사랑을 받아들이고 내 아내가 되어주는 거야. 그리고 아이랑 같이 천천히 늙는 거야.”임불염은 콧방귀를 뀌었다. “그래? 난 아직도 네가 이혼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난 그냥 너에게 자유를 주고 싶었던 거야. 이혼 절차가 늦어 네가 기분 나쁜 줄 알았어.”그때 임불염이 몸을 돌려 주먹으로 그를 사정없이 때렸다.“그럼 백지은과는 어떻게 된 거야. 내 눈으로 네가 백지은이 데이트하는 걸 봤어.”“장한, 넌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 감히 나 몰래 백지은과 만나고 있었어? 사실 나한테 미리 다 얘기해주면 우린 이렇게까지 할 필요도 없었어.”그때 장한이 그녀의 주먹을 잡아당기더니 꼭 감쌌다.“염아, 내 말 좀 들어봐. 어젯밤은 백지은이 날 부른 거야. 너에 대해 할 말이 있다고 했어.”“백지은이 뭐라고 했는데?”“네 험담을 해서 화가 나 먼저 돌아온 거야.”그런 걸까?임불염은 자신의 손을 힘껏 내리쳤다.그러자 장한이 조심스레 그녀의 콧대를 만지며 싱긋 웃었다.“염아, 너도 질투할 줄 아네. 처음으로 네가 질투하는 걸 봤어. 게다가 나 때문에 질투하는 거.”질투?임불염은 그제야 자신이 질투한 사실을 알았다. 그렇지 않으면 그녀는 왜 이렇게 감정기복
한 사람이 차에 치여 바닥에 누워있고 주변이 온통 피범벅이었다. 사람들이 막고 있어 임불염은 그 사람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그녀는 순간 다리에 힘이 풀리고 머리가 혼란스러웠다.장한일까?방금 그가 물건을 가지러 간다고 하고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설마 그일까?임불염의 맑은 눈시울은 순간 빨갛게 변하더니 서서히 눈물이 고였다.촘촘한 속눈썹을 깜빡이자 진주알 같은 눈물이 떨어졌다.그녀가 울고 있다.이 순간 그녀는 사고를 당한 사람이 장한일까 봐 너무 무서웠다.“좀 비켜주세요! 좀 비켜주세요!”이때 구급차가 도착하더니 다친 사람을 들것에 실었다.임불염은 마침내 그 사람의 얼굴을 똑똑히 보았다. 그는 장한이 아니다. 아니다!“염아!”이때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임불염이 곧바로 몸을 돌리자 건장한 장한이 그녀의 시선에 들어왔다.그는 성큼성큼 다가와 눈물범벅이 된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왜 나온 거야? 왜 울었어? 무슨 일이야?”그는 곧바로 그녀의 눈물을 닦아 주었다.임불염은 자신의 다리가 아직도 나른한 것 같았으며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는 지금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앞에 서있다. 그는 아무 일도 없다.“방금 어떤 사람이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난 너인 줄 알았어.”임불염은 목이 메었다.그 순간 장한은 재빨리 상황을 알아차리고는 그녀를 품에 꼭 끌어안았다.“바보야, 나 아니야. 무서워하지 마. 난 이렇게 잘 살아있어.”임불염은 손을 내밀어 그의 단단한 허리를 꼭 끌어안았으며 그의 따뜻한 체온이 전해진 뒤에야 실감이 났다.그는 정말 살아있다.그녀는 곧바로 자신의 얼굴에 가득한 눈물을 닦았다.“물건 잘 챙겼어? 그럼 들어가서 이혼하자!”그녀는 아직도 이혼할 생각을 하고 있다.그러자 장한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염아, 이 상황까지 되었는데 아직도 나랑 이혼하고 싶어?”“무슨 뜻이야?”“염아, 넌 날 사랑하게 되었어. 그렇지?”뭐라고?임불염은 순간 멍하였다.장한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