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은 그 자세로 서로 뒤엉켜 있었고 여명은 그녀의 머리카락에 얼굴을 묻으며 입을 열었다."저녁에 뭐 먹고 싶어?""죽 먹을래.""그래, 그럼 내가 사올게."여명은 몸을 일으켜 병실 문을 나섰다.남자가 떠나자 허진희는 귀찮은 마음에 움직이지 않았다. 몸에는 아직도 남자의 따뜻한 온기가 남아 있어 그녀는 두 손으로 화끈거리는 자신의 얼굴을 감쌌다.이재 허진희는 휴대폰을 꺼내 번호를 누르기 시작했다."여보세요 팀장님, 대신 상부에 보고를 올려주실 수 있을까요? 저 수장을 만나고 싶어요."올해 50세가 넘는 수장인 진호국은 젊었을 적 많은 전공을 세워 지금은 어디를 가나 수장으로 불리고 있었다.진청미는 바로 그의 외동딸로 수장이 애지중이 여기는 딸로 지위가 막강했다.허진희도 그의 명성에 관해서는 익히 들은 적이 있었는데 매사에 정직한 일처리와 칼같은 성격이라 호랑이 장군이라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늦둥이 딸을 얻었기 때문에 청미에 대한 사랑이 각별해 교육에 소홀히 한 것도 있었다.허진희는 이제 그 수장을 만나보려 한다."허진희, 일단 보고는 올려 보겠지만 수장은 아무나 만날 수 있는 분이 아니야. 현재 잠비아에 가셔서 군사 방문을 하고 계시니까 일단 잠비아로 떠나는 게 좋을 것 같아. 보고가 통과되지 않더라도 다른 방법이 있겠지.""네, 감사합니다. 팀장님."전화를 끊자마자 허진희는 잠비아로 향하는 비행기 티켓을 끊었고 내일 바로 출발할 예정이었다."달칵."이때 병실 문이 열리고 여명이 돌아왔는데 그의 손에는 배달 봉지가 들려 있었다."여명 씨, 왔어?"여명은 허진희의 할짝 웃는 모습에 손을 뻗어 그녀의 볼을 꼬집어준 뒤 좁쌀죽을 그녀의 앞에 놓고 밑반찬을 여러가지 꺼내 놓았다."기다렸어?""아니."허진희는 손을 두 손을 뻗어 곁에 서 있는 남자의 허리를 껴안고 작은 머리를 그의 복근에 부리는 모습은 영낙없이 애교를 부리는 새끼 여우와도 같았다.알고보면 애교도 많은 그녀의 모습에 여명은 입꼬리를 올리며 젖가락을 그녀의 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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