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은 허진희를 꼬옥 안아줬다."그래. 내가 알아서 할게."별장 안.허진희가 도착하자마자 독갈은 손을 뻗어 허진희를 껴안았다."우리 귀염둥이 진희, 드디어 왔구나. 보고싶어 죽는 줄 알았어. 얼른 뽀뽀해줘."허진희는 빠르게 손을 내밀어 독갈을 밀어내고 청미가 있는 쪽을 힐끗 쳐다봤다."보는 눈이 있잖아."청미는 긴 원피스를 입고 거실에 서서 허진희를 바라보고 있었다. 허진희의 뽀얀 귓불 뒤에 빨간 자국이 있었는데 자세히 보지 않으면 전혀 알아볼 수 없었다. 그건 키스마크였다.어젯밤 여명은 그녀를 호텔까지 데려다 주고 바로 차를 돌렸다. 허진희를 찾아간 게 분명하다. 지금 허진희의 귓불 뒤쪽에 있는 키스마크도 분명 그가 남긴 것이 틀림없을 것이다.어젯밤 여명과 허진희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런 짓을 했을 거라는 생각에 청미는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녀가 그렇게 시간을 들여 오랫동안 쫓아다닌 남자가 다른 여자를 사랑하게 되다니. 게다가 여명이 그정도로 박정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렇게 노련하고 중후한 남자도 그렇게 사랑에 빠질 줄이야. 그녀는 여명이 평생 여자같은 건 사랑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었다.청미의 눈에 질투심이 불타올랐고 그 뜨거운 불길은 그녀의 이성마저 불태워 버린 것 같았다."오빠, 오빠가 오늘 좋은 시간을 보낼 줄 알고 내가 몇 가지 선물을 준비해 봤어. 마음에 들 거야.""뭔데?"도우미가 주머니 하나를 가지고 왔는데 그 안에는 노출이 심한 성인용 속옷이 몇 벌 들어있었다."진희 씨, 오늘 밤은 이걸 입고 오빠 기분을 즐겁게 만들어 봐요."청미는 허진희를 보며 비꼬는 듯한 비웃음을 날렸다.독갈의 눈은 음흉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만약 허진희가 이 속옷을 입으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속으로 상상을 하며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그래, 우리 진희, 지금 당장 올라가서 이것으로 갈아입고 내게 보여줘."허진희는 싸늘한 눈빛으로 청미를 쳐다봤다.이때 귓가에 차분하고 묵직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오더니 키가 훤칠하고 건장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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