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남편의 가짜신부의 모든 챕터: 챕터 1081 - 챕터 1090

1831 챕터

제1081화 그런 타임을 좋아했어?

소성이 떠났다.소주희는 큰 낭패를 보고 바닥에 엎드렸다. 그녀는 원망에 찬 눈빛으로 소성이 떠나는 뒷모습을 노려보보면서 반드시 저 남자를 갖고야 말겠다고 맹세했다.술을 많이 마신 소성은 운전을 할 수 없어 운전 기사가 그를 작은 양옥으로 데려다 주었다."소성 도련님, 잠시만 참으십시오. 이미 사람을 보내 해독제를 구하러 갔으니 이제 곧 도착할 겁니다."소성의 커다란 몸집은 어두컴컴한 뒷좌석에 있었다. 그는 말을 하지 않고 눈을 감은 채 손을 들어 미간을 꾸욱 눌렀다.운전 기사는 지금까지 소성을 따라다녔으니 소성의 본성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먼저 그의 마음을 알아보기로 했다."소성 도련님, 아니면... 제가 사람을 시켜 여자를 데려오라고 할까요? 예쁜 여자로요. 남자들은 한 번씩은 해소를 줘야죠.""필요없어."소성은 차에서 내려 양옥으로 들어갔다. 대문을 열자 집안은 칠흑같이 어두웠다. 소성은 잠시 멈칫했다가 이내 정신을 차렸다.소담이는 이미 떠났다. 만약 그녀가 있었다면 아무리 늦어도 등불을 밝혀주었을 것이다.그리고 그녀가 키우던 새끼 고양이도 뻔뻔스럽게 다가와 그를 향해 짖어댔을 것이다.소성은 손을 뻗어 스탠드를 켜고 자신의 침실로 들어가 찬물로 샤워를하기 시작했다.소주희는 간이 부어도 너무 부었다. 감히 이런 저속한 수단을 쓰다니 어르신조차도 감히 그와 말다툼을 하지 못했다.소성은 자신의 몸이 달아오르는 것을 보니 소주희가 가장 좋은 약을 사용한 것 같았다. 찬물 샤워도 이 열기를 식히지 못했을뿐만 아니라 오히려 뜨거운 것과 찬물이 만나 감각기관이 더욱 민감해졌을 뿐이다.소성이 눈을 드리우자 그의 머릿속에는 온통 소담이의 아담한 얼굴이 떠올랐다...'그녀를 그리워하면 안 돼!'소성은 재빨리 눈을 감고 그 얼굴을 머릿속에서 뿌리치려 했다. 그녀를 생각하면 할 수록 온몸이 더욱 달아올랐기 때문이다.샤워기에서 찬물이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었고 소성은 마른침을 꿀꺽 삼키며 손을 뻗어 샤워기를 껐다.그는 재빨리 옷을 걸치고 밖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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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2화 내 여자

그녀의 가녀린 팔목을 확 낚아챈 소성의 표정이 구겨져 있었다. 딱히 화를 내지 않아도 풍겨오는 카리스마가 있었다."소담이, 내가 너무 오냐오냐 해줬지? 다시 한번 때려봐."소담이의 손이 허공에서 멈췄다. 동그랗게 뜬 그녀의 눈가는 이미 촉촉히 젖어있었다."소성, 난 당신이 정말 싫어!"자신이 정말 싫다는 그녀의 말에 소성은 더욱 화가나서 허둥댔다."내가 싫다고? 그럼 누굴 좋아하는데? 그런 피도 덜마른 어린놈이 좋아? 오늘 누가 더 대단한지 똑똑히 보여줄게!"소성은 긴 다리로 성큼 다가가더니 훤칠한 몸으로 문틈을 비집고 들어가 뒷발로 문을 걷어차 닫아버린 뒤 그녀의 팔목을 풀고 두 손으로 그녀의 갸름한 얼굴을 감싸더니 그대로 고개를 숙여 키스를 퍼붓기 시작했다.소담이의 까만 눈동자가 순식간에 움츠러들었다. 소성은 그녀를 집어삼킬 듯이 키스를 퍼붓자 그녀의 머리는 '펑'하고 터져버린 것 같았다.'지금 뭐하는 짓이야? 당신한텐 소주희가 있잖아. 소주희랑 결혼하는거 아니었어?'"읍, 이거 놔!"소담이는 있는 힘껏 발버둥치기 시작했다.소담이가 그의 품속에서 버둥거릴 수록 두 사람의 몸은 더욱 밀착되기 시작했고 소성의 두 눈은 벌써 벌겋게 충혈되어 몸안의 피가 끓어오르면서 당장 그녀를 가져야 한다고 아우성치고 있었다.예전에는 그녀가 나이도 어리고 좋은 집안에서 귀하게 자랐다는 이유로 꺼려했지만 지금은 그의 모든 이성은 타오르는 불길과 그 몇 장의 사진으로 인해 전부 잿더미로 변하고 말았다. 오랫동안 그녀를 마음에 새기고 있었는데 어젯밤에 그의 꿈틀거리던 욕망이 피어난 것이다.두 사람은 뜻밖의 사고로 만나 서로의 삶에 스며들어갔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분명하지 않은 감정들은 시종 두 사람 사이에 벽이 있었던 것 같았다. 그녀는 아직 나이가 어렸으니 남자를 모를 것이라고 괜한 생각을 했던 것이다.하지만 오늘 밤 이 모든 것이 깨져 버렸고, 소성은 굶주린 늑대마냥 그녀에게 키스를 했다.소담이는 그에게서 벗어날 수 없었다. 소섭은 그나마 상대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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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3화 그의 목숨은 그녀의 것이다

소성은 미간을 움찔하며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 모습에 양금희는 차가운 말투로 입을 열었다."나도 대충 알 것 같으니 대답할 필요는 없네. 방금 진희와 결혼하겠다고 했나? 좋아. 그럼 이름과 사는 곳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말할 수 있겠는가? 내 딸이 결혼할 사람이고 내 사위가 될 사람에게 가정 배경을 묻는다고 지나친 것은 아니겠지?"소성은 입술을 꾸욱 꺠물었다. 모든 말이 목에 걸린 듯 나오지 못했다."그것 봐, 아무 말도 할 수 없으면서 우리 진희한테 무엇을 줄 수 있고 결혼은 어떻게 할 생각이지?""나도 허진무와 결혼 생활을 한 적이 있네. 나한테 정말이지 너무 잘해줬지. 남편이 집에 있으면 빨래와 요리를 도맡아 했고 언제나 나를 즐겁게 해주면서 제멋대로인 내 성질까지 받아주고 나를 아주 아껴주었네. 그런데 내가 과연 행복했을까? 아니, 하나도 행복하지 않았다네.""1년 365동안 그를 볼 수 있는 날은 고작 며칠 뿐이고, 그가 보고싶은 날엔 내 곁에 없었다네. 내가 아이를 가졌을 때도 없었고, 진희를 낳았을 때도 곁에 없었지.""아직도 눈이 크게 내리던 그 해를 기억하네. 그날 몹시 추운 날이었는데 진희가 고열을 앓았다네 너무 당황한 나머지 코트를 하나 걸치고 진희를 안고 병원에 가려 했는데 택시가 잡히지 않아 그대로 안고 갈 수밖에 없었지."길에서 넘어져서 그 고통에 일어날 수도 없었고 길에는 사람조차 보이지 않았지. 아무도 부축해주는 사람이 없어 그 추운 눈밭에 누워 진희를 안아 들어 내 곁에 앉히고 그 아이를 향해 웃었지만 온통 눈물투성이였지. 아무도 내가 그 순간에 얼마나 외롭고 절망스러웠는지 몰랐을 거야.""그 후 그이가 돌아오고 나와 함께 백화점에 갔었다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날 백화점에 불이 나서 난장판이 되었는데 이상하게 하나도 두렵지 않더군.""그런데 유독 진희만은 겁이 나더군. 아직 그렇게 작은 아이니 조금이라도 상처를 입히고 싶지 않았거든. 그런데 그는 나와 진희를 버려두고 여기는 안전하니 다른 곳으로 대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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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4화 뒤돌아보지 마

#"똑똑똑."이때 노크 소리가 울리더니 양금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진희야, 자니?"소담이는 재빨리 총을 베개 밑에 쑤셔 넣었다."아뇨, 아직 안 자요."문을 열고 들어온 양금희의 손에는 따뜻한 우유 한 잔이 들려있었다."진희야, 자기 전에 우유라도 좀 마셔. 요즘 보니까 입맛이 별로 안 좋고 살도 많이 빠졌구나."소담이는 손을 뻗어 우유를 받았다."고마워요.""진희야."양금희가 소담이 곁에 앉았다."엄마랑 돌아가고 싶지 않은 이유가 소성이 때문이야?"소담이의 눈초리가 파르르 떨렸다."진희야, 이건 소성이 너에게 전해달라고 한 물건이야."양금희는 개인 비서가 보낸 물건을 소담이에게 건네주었다.그것은 편지였다. 소담이가 우유를 내려놓고 봉투를 뜯어보니 안에는 비행기 티켓 두 장이 들어있었는데 날짜는 바로 내일이였다.그날 이후 소성은 사라졌고, 한 번도 그녀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그의 뜻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그것은 그녀더러 이곳을 떠나라는 말이다.소담이의 갸름한 얼굴이 순식간에 하얗게 질려버리고 말았다."진희야, 소씨 집안에서 소성과 소주희의 혼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들었다. 두 사람의 결혼 소식이 곧 홍콩 전역에 공개될 거야."소담이는 창백한 얼굴로 비행기 티켓을 꽉 웅켜쥐더니 곧바로 마음을 가라앉혔다."소성 씨는 지금 어디 있어요? 만나고 싶어요.""진희야, 아직도 소성을 만날 생각을 하고 있니? 너를 보고 싶었다면 진작에 만나러 왔을 거다. 요 며칠 소주희 곁에 딱 붙어서 사이가 아주 좋아보이더구나."그 얘기를 듣고도 소담이는 불쾌한 기색을 내비치지 않고 단도하게 입을 열었다."그를 만나고 싶어요.""진희야! 소성이란 자와 알고 지낸지 이제 며칠이나 됐다고 이러는 거야? 그자가 어떤 사람인지는 알아?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네게 얘기해 준 적은 있고? 그자는 어둠의 세계를 누비고 있는 자이니 분명 곁에 여자들도 끊이질 않았을 거다. 전혀 좋은 사람이 아니란 말이다!"소담이의 마디 하나하나가 하얗게 질리는 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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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5화 처음 느끼는 그의 다정함

하지만 그는 지금 돌아가고 싶었다.그는 손바닥의 핏줄이 터질 때까지 주먹을 꽉 쥐었다. 그는 지금 온힘을 다해 돌아보면 안 된다고 자신을 자제하는 중이었다."소성 씨, 우리 청첩장도 지금 제작에 들어갔어요. 소성 씨는 어떤 스타일이 좋아요? 저희 아버지는 전통 혼례식을 생각하고 계시는데 저는 서양식이 좋아요. 차라리 결혼식을 전통 혼례식과 서양식 둘 다 하는 건 어때요? 그리고 아빠한테서 휴가를 달라고 하고 신혼여행 가요."소주희는 한껏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이때 귀를 찌르는 듯한 브레이크 소리가 들려오면서 소성은 급브레이크를 밟고 길가에 차를 세웠다.소주희는 조수석에 앉았는데 안전벨트를 했으니 다행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갑작스러운 브레이크에 분명 머리를 부딪쳤을 것이다."소성 씨, 갑자기 차는 왜 세워요? 무슨 일 생겼어요?"소성은 싸늘한 표정으로 입술을 깨물며 두 글자만 내뱉었다."내려!"내려. 참 간결하고 폭력적인 말이었다.'뭐?'소주희의 안색이 변했다. 여기는 고속 도로여서 차에서 내리면 택시를 잡기도 힘든데 그녀를 이런 곳에 내버려 두다니 말문이 막혔다."소성 씨, 미쳤어? 어떻게 이런 곳에서 나를 버려둘 생각을 해?""내려. 여러번 말하는 거 싫어하니까 무슨 뜻인지 알지?"소주희가 소성을 바라보자 그의 까만 눈동자에는 짙은 어두움이 깔려 있었고 마치 숲 속에서 때를 기다리고 있는 맹수마냥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소주희는 머리털이 곤두서 조수석 문을 열고 차에서 내렸다."소성 씨, 정말 너무해요. 아버지한테 이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이를 수도 있어요!"하지만 '부웅'소리와 함께 소성이 액셀을 밟고 질주하기 시작했다.뿜어져 나온 배기가스가 소주희 얼굴을 덮쳐 낭패와 분노가 뒤섞여 있었다.소담이는 여전히 떠나지 않고 그자리에 서 있었다.그때 하늘에서 보슬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했다."진희야, 이제 소성도 봤으니 엄마랑 집으로 돌아 가자."양금희는 검은 우산을 펼쳐 소담이 머리 위에 씌워주었다.파르르 떨리고 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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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6화 여미령의 출산

그는 그녀의 눈물에 한 번 또 한 번 입을 맞추며 눈물을 닦아 주었고 기다란 손가락으로 그녀의 손에 깍지를 꼈다.그의 이글거리는 눈빛은 마치 남자가 사랑하는 여자를 보는 뜨거운 눈빛에는 말로 다 할 수 없는 기쁨이 담겨 있었고 그녀의 몸 위에서 땀을 뻘뻘 흘렸다."진희... 진희..."그러다가 그녀의 위로 쓰러지며 그녀의 귓가에 그녀의 이름을 속삭였다.소담이는 줄곧 이 남자를 이해할 수 없었다. 겉으로는 방탕하고 거칠고 사악해 보이지만 아무도 없을 때는 모든 방자함과 가시를 거두고 혼자 있는 것을 좋아했다. 늘 혼자서 묵묵히 서 있거나 담배를 피웠다. 그때 그의 모습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세월의 흔적을 품고 많은 이야기가 담긴 것 같았다.그날 밤 그는 마치 모든 가면을 벗어 던진 듯 그녀에게 유난히 부드럽게 매혹적이었다.그녀는 자신이 현혹되었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지금의 그는 이 모든 것을 직접 망가뜨리려 하고 있고 그녀로 하여금 그 모습들은 환상이었다는 것을 각인시켜 주고 있었다.이 순간 그녀는 정말 살의를 일으켜 그의 목숨을 가져갈 뻔했다.하지만...소성은 그녀가 방아쇠를 당기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의 목숨은 그녀의 것이라고 말했는데 그것은 결코 장난이 아니었다. 하지만 심장을 겨누던 청구는 천천히 내려갔고 소담이는 자신의 손을 거두었다.비는 점점 세게 퍼붓기 시작했고 장대비가 두 사람의 옷을 적셨다. 소성이 눈을 뜨자 총을 겨누던 소담이의 손은 이미 힘없이 드리워졌다. 그녀의 얼굴에선 빗물인지 아니면 눈물이 흐르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소담이는 그를 바라보며 한 글자 한 글자 똑바로 말을 했다."소성 씨, 두번 다시 당신을 보고 싶지 않아."말을 마친 그녀는 비가 내리고 있는 어둠 속으로 빠르게 사라졌다. 그의 시선에서도 사라졌고 그의 삶에서도 사라지고 말았다.그날 밤 소성은 오랫동안 그자리에 꼼짝도 하지 않고 서 있었다. 이번에는 그녀가 정말 떠났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앞으로 이 세상에 소담이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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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7화 그가 바로 고석근이었다

고석근은 여미령을 안고 병원으로 달려가 산실까지 여미령을 안고 들어갔다.오는 길에 여미령은 고석근의 잘생긴 얼굴을 보고 있으니 방금까지의 모든 긴장과 불안한 마음이 그의 품에서 무마되는 것 같았다. 그가 있으니 겁내지 말라고, 항상 곁에 있어 주겠다고 말했다. 여미령은 갑자기 그녀가 괴로울 때나 즐거울 때나 지금까지 그가 한시도 떠나지 않고 그녀 곁에 있어줬다는 것을 깨달았다.여미령은 작은 손을 들어 그의 목을 천처히 안았다. 오직 그만이 그녀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었다.'이생... 이생...'꽃이 만발하여 비단 같은 곳에서 조용함을 찾아,구름과 물을 벗삼아 이 생을 보내 겠노라. 이생이라는 이름 뜻이 그 뜻인가?여미령은 하얗고 가느다란 손으로 그의 얼굴을 어루만지다가 잠시 멍해지고 말았다. 왜 그가 이렇게 익숙한 느낌을 주는지 알 수 없었다.그는 대체 누구란 말인가?'이생 씨, 대체 정체가 뭐죠?"병원 복도에서 고석근은 큰 소리로 소리쳤다."의사 선생님! 의사 선생님!"흰 가운을 입은 의사 선생님과 간호사가 황급히 달려왔다."큰일 났습니다. 임산부의 양수가 이미 터진 것 같은데 어서 산실로 들어가 아이를 받을 준비를 해야 합니다."고석근은 여미령을 조심스럽게 침대에 올려놓았다. 그는 초조한 마음을 억제하며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도 드러내지 않았다. 혹시라도 그녀를 불안하게 할까 봐 그는 허리를 숙이고 커다란 손바닥으로 그녀의 앞머리를 쓸어올려 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미령 씨, 내가 함께 들어갈 테니까 겁내지 마요. 아이는 분명 무사하게 태어날 거예요."미령은 현재 조산인데 하서관도 곁에 없으니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어렵게 얻은 아이고 그들과 함께 힘든 시간들을 보냈으니 두 사람 모두 뜻밖의 사고는 허용할 수 없었다.고석근도 마찬가지로 그녀와 아이 모두 무사하길 바랐다. 그녀와 아이는 그의 목숨과도 같았다.여미령은 밀려오는 고통에 두 귀가 먹먹했지만 그래도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네!"그녀는 반드시 아기를 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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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8화 아빠가 된 고석근

여미령은 출혈이 심했다.여자가 아이를 낳는 것은 생사의 갈림길에 서는 것과 같다고 하는데, 고석근은 줄곧 아기가 세상에 나오길 고대하고 있었다.하지만 또 아기가 이 세상에 나오는 것이 두렵기도 했다. 방금까지 참아왔던 불안한 마음이 순간 폭발하고 만 것이다. 그는 의사의 멱살을 쥐면서 소리를 질렀다."어서 지혈부터 해! 어서! 만약 산모한테 무슨 일 생긴다면 이 병원에 있는 모두가 죽을 줄 알아!"의사는 놀라서 벌벌 떨었고 이마에는 식은땀이 흘러 내렸다.고석근의 눈은 붉게 충혈되어 보기만 해도 음산하고 무서웠다. 그때 귓가에 미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고석근..."고석근은 온 몸이 굳어져 지금 이 순간 마치 환청이 들려 온 것 같았다.그는 천천히 몸을 돌려 여미령의 얼굴을 보았다. 눈물범벅이 된 여미령은 반짝반짝 빛나는 은하수마냥 그를 바라보며 그의 이름을 불렀다."고...석근, 고석근..."그녀의 기억이 돌아왔다! 그를 기억했다!그자리에 굳어 버린 고석근의 충혈된 눈가에는 놀라움과 망연자실함, 그리고 기쁨, 불안함, 두려움 등 여러가지 감정이 섞여 있었다...이런 감정이 한데 뒤섞여 그로 하여금 한동안 반응을 못하게 했다. 그의 귓가에는 그녀가 부른 고석근이란 이름 석자만 메아리처럼 들려 오기 시작했다.이때 산실의 문이 갑자기 열리고 반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하 교수님이 오셨습니다!"드디어 하서관이 도착했다.고석근이 몸을 돌리자 흰 가운을 입은 하서관이 보였다. 비록 급히 달려왔지만 한결같이 침작하고 여유로운 모습을 하고 있었다.하서관의 등장에 모두가 기쁨을 금치 못했다. 구세주가 왔기 때문이다."하 교수님, 산모의 출혈이 심합니다."의사가 서둘러 상황을 보고했다.하서관은 흰색 마스크를 쓰고 여미령의 곁으로 다가왔다. 그녀는 여미령의 손을 잡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미령아, 이제 순산은 안 될 것 같으니 반드시 절개 수술을 해야 돼. 내가 직접 수술을 집도할 거니까 안심해도 돼. 너와 아기를 나한테 맡겨.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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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9화 달콤이

고석근은 고개를 저었다. 비록 마음이 놓이지 않았지만 그녀를 깨우지는 않았다.차마 깨울 수 없었던 것이다."고 대표님, 지금 미령이는 휴식이 필요하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아무도 아내분을 빼앗지 않을 거예요."말은 그렇게 했지만 고석근은 여전히 여미령을 지켜봐야 했다. 혹시라도 눈 깜짝할 새에 여미령이 또 사라질까 봐 겁이났다."미령이 기억을 찾은 것을 알고 있었어?"고석근이 하서관을 향해 묻자 하서관은 고개를 끄덕였다."미령이가 고 대표님 이름을 부르는 것을 들었어요.""미령이가 기억을 되찾은 게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모르겠어. 그녀가 여전히 마음의 무게를 견디지 못할까 봐 두려워. 또 악몽이 되살아나면 그 무서운 마음의 병이 또 도질지도 몰라."미간을 찌푸린 고석근의 얼굴에는 우려하는 마음이 엿보였다.하서관이 생각에 잠기더니 입가에 미소를 띠기 시작했다."고 대표님, 미령이가 이번에 갑자기 기억을 되찾게 된 것은... 그녀가 이미 자신을 치유했을 거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어요?"고석근은 순간 멍해졌다.정말 그녀가 자신을 치유한 것일까? 그때 뒤척이는 소리와 함께 침대에 있던 여미령이 움직이며 천천히 눈을 뜨기 시작했다.굳어져 있던 고석근의 눈빛이 반짝이며 발을 들어 앞으로 다가가려 했는데 자신보다 더 빠른 사람이 있었다.아까까지 그한테 걱정하지 말라고 말을 해줬던 사람이 단번에 침대로 뛰어가 미령에게 다가갔다."..."그 모습에 고석근은 어이가 없었다.하서관은 걱정 가득한 얼굴로 여미령의 작은 손을 꼬옥 잡았다."미령아, 어때? 지금 마취가 풀렸을 텐데 아프지 않아?"여미령은 힘없이 눈을 깜빡이며 입을 열었다."좀 아프기는 한데..."이때 고석근은 눈을 움직이며 누군가를 찾는 듯한 여미령을 보았다.그가 앞으로 다가가려 할 때 하서관이 입을 열었다."아주머니, 아기를 데려오세요."집안 사정으로 인해 고석근과 여미령은 아기를 돌봐줄 어른이 없어 최고의 산후 도우미를 청했다."..."산후 도우미가 유모차를 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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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0화 엄마는 아직도 어린애였다

고석근은 두 손을 바지 호주머니에 찔러 넣고 넓은 등을 문에 기대서서 조용한 복도를 바라보았다.그러나 시선은 자꾸만 바스락거리는 옷 소리에 곁눈질하게 된다.별로 볼 것도 없는 것이 아니라 너무 예뻤다. 그는 침을 꿀꺽 삼켰다.여미령은 옷을 위로 올리고 달콤이에게 젖을 물렸다. 하지만 '스읍'하고 숨을 들이키는 소리와 아픔을 느꼈는지 두 다리가 꼿꼿해졌다."사모님, 조금만 참으세요. 이제 익숙해지면 괜찮을 거예요."산후 도우미가 위로했지만 오분이 지나자 산후 도우미는 고개를 저었다."사모님, 안 되겠어요. 달콤이가 젖을 먹지 못한 것 같은데 좀 더 마음 편하게 먹으세요."여미령은 산후 도우미의 손을 잡아당겼다.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줄줄 흘러내렸고 울먹이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아파, 너무 아파요..."산후 도우미는 그녀가 우는 모습을 보고 재빨리 손을 뻗어 눈물을 닦아주었다."사모님, 아이고 산후조리 중엔 눈물을 흘리시면 안 돼요. 눈에 안 좋으니까 얼른 그쳐요."고석근은 여미령의 울음 소리에 재빨리 곁눈질을 했다. 침대 위에 작은 몸집이 떨고 있었다.그의 가슴이 아파와 서둘러 앞으로 다가갔다."됐어 그럼. 꼭 모유를 먹여야 하는 것도 아니니까 차라리 분유를 먹여.""네 사장님, 그럼 달콤이를 데리고 분유를 좀 먹일게요."고석근은 손을 뻗어 눈물을 닦아준 뒤 그녀의 이마에 키스를 해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아프면 그만해. 요즘 아기들은 대부분 모유가 아니라 분유를 먹는 아기들도 많아."그의 말에 여미령은 입술을 삐쭉 내밀며 고개를 가로저었다."안 돼요. 방금은 너무 아파서 그랬지만 이제 익숙해지면 다시 시도해 볼 거예요."고석근은 그녀의 용감한 눈을 보고 마음이 약해져 버렸다."그래 너는 세상에서 제일 용감하니까 할 수 있을 거야."여미령은 이불을 끌어올려 어깨 아래까지 덮었다. 작은 손은 이불 속에서 아픈 곳을 조용히 감쌌다. 그녀는 왠지 눈이 떠지지 않으며 또 잠이 쏟아지기 시작했다."한 숨 푹 자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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