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남편의 가짜신부의 모든 챕터: 챕터 1061 - 챕터 1070

1831 챕터

제1061화 못난이 누나한테 남편이 생겼다!

"크흠."하서관은 빠르게 헛기침을 하며 핼쑥한 얼굴로 설명하기 시작했다."네가 잘못 본 거야. 이거 전부 짝퉁이니까 아이고 이런 건 신경 쓰지 말고 얼른 병원으로 가야지."하서관은 여미령을 차에 밀어 넣자 여미령은 차에서 내리려 했다."서관아, 내가 공항까지 바래다 줄게.""괜찮아. 데려다 줄 사람 있어."하서관이 장난기가 섞인 눈으로 깜빡거렸다.여미령이 고개를 돌려 보니 뒤쪽 골목에는 롤스로이스 팬덤 한대가 조용히 주차돼 있었다. 고급차 옆에는 키가 크고 늠름한 자태가 서 있었는데 육한정이 온 것이다.하서관이 육한정 곁으로 달려가자 육한정은 그녀의 가냘픈 허리를 껴안았다. 육한정의 품속에서 하서관은 고개를 돌려 여미령을 향해 웃으며 작은 손을 흔들었다."미령아, 잘 지내."육씨 부부의 모습이 시야에서 멀어지기 시작했다.고석근은 차에 오를 때 여미령이 백미러에 찰싹 붙어 하서관이 떠나가는 방향을 아쉬워하며 쳐다보는 것을 보고 손을 뻗어 여미령에게 안전벨트를 해주었다."이미 떠났는데 그만 봐요."여미령은 눈을 돌려 고석근을 쳐다보았다. 그녀의 착각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운전 기사의 기분이 별로 좋아 보이지 않았다.떠났는데 그만 보라는 말은 뭔가 남편이 있는 사람이니 일종의 망상은 하지 말라는 기시감이 들었다.병원에 도착한 여미령은 검진을 받았다. 임신한지 이미 4개월이 되어 처음으로 초음파 검사를 할 수 있었다. 초음파 검사는 뱃속의 아기를 똑똑히 볼 수 있었는데 여미령은 이로 하여 오랫동은 흥분을 금치 못했다."여미령님 계신가요?"이때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간호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고석근은 줄곧 여미령 곁에 있었다. 훨칠한 키에 잘생긴 얼굴까지 겸비하고 남다른 분위기를 풍기는 남자는 어디가나 눈호강을 할 수 있었다. 간호사는 얼굴을 붉히며 고석근한테 수줍게 웃으며 말했다."아버님도 함께 들어가실 수 있어요."앞에서 걷고 있던 여미령이 발걸음을 멈칫했다.'뭐... 뭐라고? 아빠?'여미령이 뒤를 돌아보자 고석근은 이미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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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2화 그 망할 놈의 매력!

여미령의 얼굴에는 의문이 가득했다. 임신으로 인해 에스트로겐 호르몬이 급증하여 욕구 불만이... 된 것일까?세상에! 지금은 하서관도 곁에 없으니 여미령은 이 일을 하서관에게 물어보기도 쪽팔려 더욱 답답했다. 그때 도우미 아줌마가 다가왔다."아가씨, 저녁 식사 준비가 됐으니까 이제 드셔도 됩니다.""알겠어요."여미령은 생각을 접고 저녁을 먹으러 갔다.저녁을 먹고 여미령은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 샤워를 하고 잠옷을 입고 나왔다. 화장대 앞에 앉아 하서관이 그녀에게 남겨준 로션을 꺼내 자신의 작은 뱃가죽 위에 문지르기 시작했다.임신 후 여자의 백가죽에 튼살이 생기게 되는데 이 로션은 그 고민을 해결해 준다고 했다."아가야, 너는 예쁘게 태어냐야 한다. 물론 엄마도 항상 예뻐야지."여미령은 기분이 좋아서 자신의 배를 가볍게 두드렸다.그때 뱃속의 아기가 그녀의 손바닥을 차는 느낌을 받았다. 아마 그녀의 기분을 느끼기라도 하는 것 같았다.오늘 의사 선생님과 하서관이 아기가 매우 활동적이라고 했는데, 그 말이 조금도 거짓이 아닌 것 같았다.여미령은 자신의 아기가 공주님이라는 것을 알았다. 하서관 집의 공주님은 핑크핑크하게 여자애다운 면이 있었는데, 자기 뱃속의 공주님은 매우 장난이 심한 것 같았다.'태어나면 말괄량이는 아니겠지?'하지만 그녀의 자식이라면 어떤 모습이라도 좋았다. 그저 무사하고 건강하고 즐겁게 자랄 수만 있다면 바랄 게 없었다.여미령은 입꼬리를 올리며 바보처럼 행복하게 웃엇다.이때 고석근은 떠나지 않았다. 그의 고급차는 여전히 가옥의 문밖에 세워져 있었고 핸드폰에 연결 된 CCTV 영상을 보고 있었다.그가 여미령의 방에 CCTV를 설치팼기 때문에 안에서 발생하는 일들을 지켜볼 수 있었다.CCTV를 설치하는 행위는... 뭔가 병적인 것 같았다. 언젠가 여미령이 이 사실을 알 게 된다면 소름끼쳐 할 것이다.하지만 그는 여미령과 아기의 일거수일투족을 알고 싶었다. 단 1분 1초라도 그의 시선을 벗어나는 게 싫었다.고석근은 CC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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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3화 앞으로 내가 책임질게!

여미령과 아줌마들은 고석근 앞에서 잘못을 저지르고 순순히 잘못을 인정하는 어린아이가 된 것 같았다.고석근은 그제서야 시선을 거두고 여미령을 공주님 안기로 번쩍 들어 안은 채 집안으로 향했다. 몸이 붕 뜨는 느낌에 여미령은 깜짝 놀라 서둘러 그의 목을 감쌌다. 그러다가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닫고 재빨리 손을 거두었다."이생 씨, 얼른 내려줘요!""가만히 있어요!"고석근이 낮은 소리로 말하자 여미령은 촘촘한 속눈썹을 깜빡 거렸다. 지금 운전 기사한테 혼나고 있는 건가?"지금... 저한테 화냈어요?"고석근은 눈을 내리깔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도 부드럽고 촉촉한 눈망울로 그를 바라보았는데 그 모습이 뭔가 바보같았고 놀라웠다. 어리버리한 귀여움에 또 억울함이 섞여있었다.고석근도 자신의 기분이 그다지 좋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 방금 그녀한테 심하게 군 잘못도 있으니 빠르게 부드러운 말투로 바꿨다."아니, 화낸 적 없어요.""거짓말! 그럼 한 번 웃어봐요!"여미령이 그에게 웃어달라고 부탁하자 고석근은 어쩔 수 없이 얇은 입술을 억지로 끌어 당겨 어색한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다.여미령은 그제서야 그만뒀다.앞으로 많이 웃어요. 웃지 않으면 표정이 너무 무섭잖아요.""그럼 미령 씨도 앞으로 안전에 주의해요. 사람 많은 곳에도 가지 말아요. 방금 내가 제때에 도착하지 않아 정말 넘어졌으면 어쩔 뻔했어요?"방금 그녀가 하마터면 넘어질 뻔한 모습을 상상하면 지금도 간이 떨어지는 것 같았다. 잠시 자리를 비웠을 뿐인데 그 사이에 사고를 치다니.사실 여미령도 매우 겁이 났다. 스스로도 잘못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넘어질 뻔 했던 것도 전부 이생 씨 때문인데.""나 때문에?""맞아요."여미령은 그의 점잖고 차가워 보이는 얼굴을 바라보니 정말 많은 사람들이 쓰러질만하다고 납늑이 갔다."축하드려요. 방금 그 아줌마들이 이생 씨한테 구혼하러 온 거예요. 그 중에 젊은 아가씨들도 많고 부잣집 아가씨마저 이생 씨를 데릴 사위로 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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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4화 그의 호주머니엔 그녀의 사탕이 들어있었다.

"앞으로 제가 책임질게요."고석근 인생에 누군가 자신한테 이런 말을 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하지만 그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여미령 뿐이다.고석근은 무심하게 앞에 서 있는 뚱뚱한 여자애를 바라보았다. 그 여자애의 이름은 왕가은인데 이곳의 재력가인 왕씨 집안 딸이었다. 먹는 것을 좋아해서 공처럼 뚱뚱해 졌고 이목구비가 한데 모여있었다. 하필이면 또 꾸미기를 좋아해 양쪽 볼에는 두터운 볼터치를 하여 마치 연극을 하러 나온 어리광대 같았다.왕가은은 또 자신감도 넘쳐 자신이 무슨 선녀라도 되는 줄 알고 있다.고석근은 얇은 입술을 열어 차가운 두 글자만 내뱉었다."비켜."고석근은 두 글자 이외에 더 이상 아무말도 하지 않았지만 얼굴에는 나는 비싼 몸이니 돈 따위는 필요없다고 쓰여 있는 것 같았다.이곳에서 고석근의 명성은 이미 자자했다. 왕가은은 외모만 보기로 유명했고 특히 잘생긴 남자를 좋아했다. 그래서 이곳에서 때를 기다리며 고석근의 잘생긴 얼굴을 보고 싶었던 것이다.왕가은이 처음 고석근을 봤을 때 우와 하고 탄성을 지르다가 지금 고석근의 카리스마와 싸가지에 또 우와하고 탄성을 질렀다."이생 씨는 정말 남들과 달라서 마음에 들어요. 그러니까 나를 거절하면 분명 후회할 거예요. 자, 이건 이생 씨에게 드리는 선물이에요."왕가은의 작은 손으로 아주 정교한 선물백을 고석근에게 건넸다.여미령도 고석근과 왕가은을 발견했다. 주벼에 있던 여자애들은 이미 작게 수근거리고 있었다."얘들아 저것 좀 봐. 이생 씨가 왕가은한테 찍혔어. 이제 이생 씨의 순결도 끝났네.""왕씨 집안이야 말로 이곳의 재력가잖아. 왕가은이 사귄 남자친구만 해도 벌써 800명은 넘을걸? 게다가 하나같이 잘생긴 애들만 골라서 사귀잖아. 왕가은이 찍은 남자면 왕씨 집안에서 가만두지 않을거야.""왕가은 손에 들려있는 건 루이비똥 백인 것같은데, 대박 루이비똥이야. 명품 브랜드라고 들었는데 대충 집어도 다섯자리 숫자는 될 거야. 보아하니 이생 씨가 꽤나 마음에 들었나봐. 왕가은이 저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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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5화 오늘은 여기서 잘게요

'관두자, 가난한 그가 프라다가 뭔지 알겠어? 이번 한번만 봐주지 뭐.'그녀는 착한 선녀가 되기로 했다."선글라스는 해빛을 가려주기도 하지만 불빛도 가려줄 수 있잖아요."여미령이 변명을 늘어놓으며 포인트를 얘기했다."이 선글라스가 이래봬도 꽤 비싸거든요. 내가 살 때 아마... 다섯자리... 아니 여섯자리 숫자였나?"여미령은 일부러 고석근 앞에서 작은 손을 내밀며 자신의 손가락으로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 하지만 곧바로 고석근이 커다란 손을 뻗어 그녀의 얼굴에 있는 선글라스를 벗겨 버렸다."오늘따라 왜 이렇게 말이 많아요? 어서 저녁이나 먹어요.""..."여미령이 선글라스를 도로 빼앗으려 했지만 고석근은 선글라스를 찬장 위에 올려놨다. 비참한 건 그녀의 키로는 전혀 닿을 수 없다는 것이다.고석근이 밥을 퍼서 식탁에 올려놓은 뒤 그녀에게 손짓했다."이리 와요."여미령은 그가 마치 강아지를 부르는 듯 자신을 부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크흠"여미령은 또 헛기침을 하며 자신의 한쪽 발을 앞으로 내밀었다."이생 씨, 이 크리스탈 하이힐 예쁘지 않아요?"고석근은 그제서야 그녀가 하이힐을 신은 것을 발견했다. 비록 예전에 그녀가 즐겨 신었던 뾰족한 하이힐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너무 높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는 지금 임산부였다.그의 시선이 하이힐에 오래 머물러 있는 것을 보고 여미령은 약간 의기양양해 졌다."이 하이힐은 말이죠 샤넬의 신상품인데 제가 산 것은 아니고 브랜드 측에서 협찬..."여미령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고석근이 다가와 입술을 깨물며 그녀의 말을 잘랐다."누가 하이힐을 신으라고 했어요?"그 말에 여미령은 순간 멍해졌다."뭐... 뭐라고요?"고석근은 기다란 몸을 그녀 앞에 숙이고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아 길고 가느다란 손으로 그녀의 하이힐을 빠르게 벗겨주었다.그리고 툭소리와 함께 그녀의 샤넬 하이힐을 벗겨 쓰레기통에 던져버렸다.그녀의 샤넬을 말이다!여미령은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그를 바라보았다.'미... 미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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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6화 나를 좋아해도 돼요

여미령은 이 잘생긴 남자의 나신을 보게될 줄은 상상도 못했기에 비명을 지르며 몸을 돌려 뛰쳐나갔다.겨우 몇 발자국 뛰었을 뿐인데 단단한 팔이 뒤에서 튀어나와 그녀의 가느다란 허리를 감싸안고 그녀를 벽에 기대게 했다."함부로 뛰어다니다가 넘어지면 어쩌려고 그래요?"여미령은 그의 가슴에 꼼짝없이 갇히고 말았고 그 잘생긴 얼굴이 코앞에 다가왔다. 촉촉하게 젖은 짧은 머리와 온몸에 피어오르는 물안개는 그의 아름다움과 젊음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여미령의 얼굴에 홍조가 피어오르기 시작하더니 말을 더듬기 시작했다."그... 그게... 그러니까... 왜 나체로 돌아다니고 있어요?"나체라니? 고석근은 허리춤에 걸친 목욕 가운을 보며 입을 열었다."나체로 돌아다니는 모습을 못봤어요? 아니면 나체에 대해 잘못 생각하고 있는 건가?""...이, 이것 놔요. 방에 돌아가서 잘 거예요."빨갛게 달아오른 그녀의 얼굴을 보며 고석근은 눈을 가늘게 뜨기 시작했다."여미령 씨, 왜 얼굴이 빨개졌어요?""그래요? 아니에요 하나도 빨갛지 않아요."고석근의 기다란 속눈썹을 치켜뜨자 성숙한 남자의 분위기가 풍겨왔다."여미령 씨, 혹시... 열이나는 건 아니죠?"열이라니, 여미령은 자신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는 것은 인정할 수 있지만 열은 나지 ㅇ낳았다. 그녀는 작은 손을 내밀어 자신의 이마를 만졌다."아니요, 열은 안 나는 것 같은데요."그때 "탁"하는 소리와 함께 고석근은 그녀가 있는 벽쪽에 손을 짚었다. 그의 잘생긴 얼굴이 계속해서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갔다."정말 몰라서 물어요? 아니면 내 앞에서 순진한 척 하는 거에요? 방금 내가 말한 열은 그런 뜻이 아니었는데."'뭐?'여미령은 몇 초 동안 그를 멍청하게 바라보다가 갑자기 머리에 총이라도 맞은 느낌이었다.'설마...그 열이란 게... 발...정?'"어, 어떻게 그런 파렴치한 말을 할 수 있어요!"여미령은 이를 악물고 그를 향해 욕을 퍼부었지만 고석근의 기분은 매우 좋았다. 아름다운 미간에는 웃음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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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7회 두 사람의 영화 데이트

소희가 실종됐다. 아마 왕가은의 친오빠인 왕호림한테 납치됐을 가능성이 높았다. 왕씨 집안의 오누이는 취향마저 똑같았다. 왕가은은 잘생긴 남자만 보면 사족을 못 썼고, 왕호림 역시 예쁜 여자만 보면 달려들었다. 유전자 감식도 필요없이 영락없이 남매였다.왕씨 집안은 비록 온갖 나쁜 짓은 다 저질렀지만 이곳에서의 세력이 대단해 감히 그 집안에 해코지를 할 수 없었다.어제 왕가은이 이생 씨에게 고백을 했다는 소문이 퍼져서 아침부터 여미령에게 도움을 요청하러 온 것이다.여미령은 빠르게 상황을 파악하고 입을 열었다."아주머님들, 소희가 사라진 건 저도 안타까워요. 제가 도와줄 수 있으면 최대한 도울 수 있는데 이생 씨는..."지금 상황에서 해결 방법은 왕가은이 이생과 데이트를 하고 싶어 하니 이생 씨가 자신을 희생하여 이 데이트를 승낙한 뒤 왕가은의 입에서 소희의 행방을 묻는 것밖에 없었다.바로... 미남계를 쓰는 거다. 여미령이 난처해하는 것을 보자 아줌마들은 신속히 여미령의 작은 두 손을 잡으며 부탁했다."미령 씨, 제발 우리 좀 도와줘. 이생 씨가 차갑고 카리스마가 있어서 우리가 말 걸기가 좀 그래. 그런데 미령 씨 말이라면 들을 거야.""소희는 이제 겨우 19살이야, 만약 왕호림 그놈에게 유린...당하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수 있겠어? 그러면 우리 가족도 살아갈 수 없을 거야.""미령 씨, 무릎이라도 꿇을 테니까 한 번만 도와줘."아줌마가 무릎을 꿇으려 하자 여미령이 서둘러 가로 막았다."이러지 마세요. 알겠으니까 제가 한번 이생 씨한테 말해 볼게요."여미령이 거실로 들어오자 마침 고석근이 주방에서 나왔다."왜 그래요?"고석근이 말을 하며 머리를 옆으로 비스듬히 젖히고 검은 눈동자로 대문을 훑어보자 몇몇 아줌마들은 슬금슬금 대문 옆으로 숨다가 그와 눈이 마주치자 겁에 질린 듯 목을 움츠러들었다.고석근은 다시 여미령을 바라보며 물었다."무슨 말을 했길래 얼굴에 걱정이 가득해요?""이생 씨, 부탁이 있어요.""말해요.""어제 이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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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8화 손을 잡다

"여자 주인공이 예쁘게 생겼어요..."여미령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도 그럴것이 처음으로 고석근이 여자를 예쁘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가 왕가은과 영화관 데이트를 하겠다고 했을 때부터 조금 불쾌했다. 그녀는 자신이 왜 불쾌한지 모르겠지만 지금 그가 또 다른 여자가 예쁘다는 말을 하니 여미령의 안색이 변했다."그래요? 얼마나 예쁜데요?"여미령은 고개를 돌려 차창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며 물었다. 그녀가 연예계를 주름잡고 있을 때 언제나 그녀가 최고였고 제일 아름다운 붉은 장미였다. 그녀보다 예쁜 연예인이 있다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지금 그녀의 오른 쪽 뺨에 흉터가 생겼으니 마치 완벽한 수공예품에 흠집이 생긴 것과 마찬가지였다.사실 여미령은 자신의 얼굴에 있는 흉터가 거의 개의치 않았지만 고석근이 다른 여자를 예쁘다고 하는 말을 하니 갑자기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다.만약 그녀의 얼굴이 망가지지 않았다면 다른 사람이 예쁘게 보일 수가 있을까?그때 운전을 하고 있던 고석근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여자 주인공은 슈퍼스타에요. 영화 한편을 찍었는데 마침 오늘이 개봉일이네요. 얼마나 예쁘냐면... 지금까지 제가 본 여자 중에서 제일 예뻤어요."여미령은 자신의 치맛자락을 꼼지락 거리다가 그의 입에서 지금까지 본 여자 중에서 제일 예쁘다는 말이 튀어나왔을 때 순간 멈칫해졌다. 괜히 마음이 시큰시큰 해지는 것이 괜히 질투심이 나는 것 같았다.여미령은 고개를 돌려 고석근을 매섭게 째려보기 시작했다."천박해요! 이생 씨가 이렇게 천박한 사람일 줄은 정말 몰랐네요!"고석근이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내가 왜 천박해요?"이생 씨는 여자 얼굴만 따지나 보죠? 예뻐서 무슨 소용이 있어요? 순수한지도 모르고, 뭐 순수하다고 쳐요. 그래봤자 교양이 없으면 그냥 겉멋만 그럴듯 한 장식품이나 마찬가지죠."여미령은 이를 악물고 쏘아붙였다.그녀가 이렇게 털을 곤두세우는 모습을 보니 고석근의 눈매에는 정말 사랑스러운 것을 지켜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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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9화 그녀를 위해 그는 세상을 사랑하기로 했다

여미령은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망연자실해졌다. 그녀는 고석근이 자신을 데리고 을 보러올 줄은 상상도 못했다.오늘 있는 시사회에 그와 그녀 모두 자리를 비우지 않았다.곧 영화가 시작되었고 여미령은 스크린 속의 자신을 보았다. 그때의 그녀는 아직 얼굴이 망가지기 전이었고 손바닥만한 작은 얼굴엔 귀여우면서 요염함이 깃들어 있었다. 앳된 얼굴의 교복과 이루 형용할 수 없이 단아한 한복 차림은 영화관을 떠들썩하게 했다."와, 여미령 완전 죽이네!""여미령이 은퇴하고 연예게도 많이 썰렁해 졌잖아. 여미령같은 연예인은 없는 것 같아."여미령이 연예계에 들어선 건 오롯이 열정때문이었다. 지금 모두의 인정과 사랑을 받고 있어 그녀의 눈시울이 붉어지면서 세상에 둘도 없는 감동을 받았다.이때 귓가에 익숙하고 웃음기가 섞인 목소리가 나직하게 들려왔다."어때요? 저 여자 연예인 이쁘지 않아요?"여미령이 고개를 돌리자 고석근의 부드러운 눈동자와 눈이 마주쳤다. 그는 다정하게 또 안타깝게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그는 정말이지 얄미웠다! 그가 차안에서 얘기했던 여자 주인공이 그녀 자신이었다. 게다가 그가 봤던 여자 중에서 제일 예쁘다고 말했었다.여미령은 입술을 뾰루퉁 내밀면서 새침한 표정을 지었다."쳇, 그래도 세상 물정은 알고 안목도 있고 꽤 품위도 있네요. 저 여자 확실히 예쁘네요!""아까 누가 차안에서 예쁘기만 하면 그냥 겉멋만 그럴듯 한 장식품이라고 했죠?""장식품도 일종의 예술이나 마찬가지죠! 지식은 학습을 통해 배울 수도 있는데 장식품은 노력해도 될 수 있는 게 아니라고요! 알겠어요?"고석근은 입꼬리를 슬며시 올렸다. 그 뜻은 바로 그녀가 동그라미가 네모라고 하면 그건 네모인 것이다!"이제는 팝콘을 먹어도 되겠죠?"고석근은 팝콘 하나를 그녀의 붉은 입술에 가져갔다.사실 여미령도 아까부터 팝콘이 먹고 싶었다. 황금색 사탕 옷을 입은 팝콘이 그녀를 향해 열렬히 구애를 펼치고 있었다."됐어요. 할 수 없이 먹어줄게요. 이생 씨, 이렇게 예쁜 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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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0화 확실히 애처가인 것 같다

여미령은 꿀잠을 잔 것 같았다. 그녀가 일어났을 때는 이미 8시가 넘었고 해가 중천에 떠있었다.최근 그녀의 수면은 갈수록 좋아지는 것 같았다. 여미령은 간단히 씻고 밖에 나갔을 때 대문 밖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그녀가 대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아줌마들과 아이들도 함께 있었는데 그 무리에 끼어 있던 소희도 안전하게 집에 돌아온 것 같았다."미령 언니."소희가 여미령 곁으로 빠르게 달려왔다."소희야, 괜찮아? 왕호림이 널 괴롭히지 않았어?"여미령은 소희의 작은 손을 잡았다.소희는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가로저었다."미령 언니, 저는 아무일 없었어요. 언니와 이생 오빠가 저를 구해주셔서 정말 고마워요."그때 아이들도 그녀를 에워싸고 존경의 눈빛을 보내왔다."못난이 언니, 정말 대단해요.""그래 미령 씨, 이번에 정말이지 미령 씨와 이생 씨한테 감사해야 할 것 같아. 두 사람이 없었으면 우리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을 거야!"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둘러싸고 고마움을 전하자 여미령은 오히려 쑥스러워 손을 내저었다."큰 일도 아닌데요 뭘. 저와 이생 씨가 마땅히 도와야 할 일이죠."그때 분노에 찬 목소리가 들려왔다."이거 놓지 못해! 너희들 정말 간이 배밖으로 튀어나왔구나, 감히 분수도 모르고 나를 건드리다니, 내가 누군줄은 알아?"여미령은 그제서야 왕호림을 발견했다. 왕호림은 포승으로 결박돼 있었다. 얼굴은 누구한테 한바탕 얻어 맞았는지 울긋불긋해져서 매우 딱해보였다.왕호림은 본지의 재력가인 왕씨 집안의 외아들이라 어려서부터 제멋대로 날뛰면서 아무도 감히 그를 다스릴 수 없었다. 그는 소희가 마음에 든다고 그녀를 납치해서 어젯밤에 재미를 보려던 참에 갑자기 누군가 문을 박차고 들어오더니 검은 옷을 입은 건장한 사내 몇명이 다짜고짜 왕호림에게 검은 자루를 씌운 다음 주먹과 발로 그를 마구 때렸다.그래서 왕호림의 분노는 이미 극에 달했고 험상궂은 표정으로 모두를 위협하고 있었다.이곳의 모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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