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희가 실종됐다. 아마 왕가은의 친오빠인 왕호림한테 납치됐을 가능성이 높았다. 왕씨 집안의 오누이는 취향마저 똑같았다. 왕가은은 잘생긴 남자만 보면 사족을 못 썼고, 왕호림 역시 예쁜 여자만 보면 달려들었다. 유전자 감식도 필요없이 영락없이 남매였다.왕씨 집안은 비록 온갖 나쁜 짓은 다 저질렀지만 이곳에서의 세력이 대단해 감히 그 집안에 해코지를 할 수 없었다.어제 왕가은이 이생 씨에게 고백을 했다는 소문이 퍼져서 아침부터 여미령에게 도움을 요청하러 온 것이다.여미령은 빠르게 상황을 파악하고 입을 열었다."아주머님들, 소희가 사라진 건 저도 안타까워요. 제가 도와줄 수 있으면 최대한 도울 수 있는데 이생 씨는..."지금 상황에서 해결 방법은 왕가은이 이생과 데이트를 하고 싶어 하니 이생 씨가 자신을 희생하여 이 데이트를 승낙한 뒤 왕가은의 입에서 소희의 행방을 묻는 것밖에 없었다.바로... 미남계를 쓰는 거다. 여미령이 난처해하는 것을 보자 아줌마들은 신속히 여미령의 작은 두 손을 잡으며 부탁했다."미령 씨, 제발 우리 좀 도와줘. 이생 씨가 차갑고 카리스마가 있어서 우리가 말 걸기가 좀 그래. 그런데 미령 씨 말이라면 들을 거야.""소희는 이제 겨우 19살이야, 만약 왕호림 그놈에게 유린...당하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수 있겠어? 그러면 우리 가족도 살아갈 수 없을 거야.""미령 씨, 무릎이라도 꿇을 테니까 한 번만 도와줘."아줌마가 무릎을 꿇으려 하자 여미령이 서둘러 가로 막았다."이러지 마세요. 알겠으니까 제가 한번 이생 씨한테 말해 볼게요."여미령이 거실로 들어오자 마침 고석근이 주방에서 나왔다."왜 그래요?"고석근이 말을 하며 머리를 옆으로 비스듬히 젖히고 검은 눈동자로 대문을 훑어보자 몇몇 아줌마들은 슬금슬금 대문 옆으로 숨다가 그와 눈이 마주치자 겁에 질린 듯 목을 움츠러들었다.고석근은 다시 여미령을 바라보며 물었다."무슨 말을 했길래 얼굴에 걱정이 가득해요?""이생 씨, 부탁이 있어요.""말해요.""어제 이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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