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Chapter 211 - Chapter 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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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1화 그냥 그녀가 싫어

소은정은 사실 박수혁을 더 이상 마주치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박수혁이 직접 찾아온 이상 내키지 않더라도 만날 수밖에 없었다. 우연준이 사무실 문 앞에서 소은정을 대신해 사무실의 문을 열어 주었고 소은정은 당당한 발걸음으로 사무실 안으로 들어갔다. 그녀에게서 넘치는 자신감과 우아함 사이로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가 풍겨 나왔다. 당당한 그녀의 뒷모습을 박수혁은 순간 멍 해서 지켜보았다. 어째서인지 그 모습이 매우 익숙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머릿속에서 익숙한 장면이 떠올랐다. 어둠이 짙은 밤,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 빨간색 드레스를 입은 소녀와 검은 어둠에서 갑자기 그들에게 비치는 밝은 불빛…마치 하늘을 가르는 듯한 밝은 불빛이 그를 뒤덮는 기억에 자기도 모르게 눈을 찡그렸다. 과거에 유럽에 있을 때의 기억이었다. 왜 갑자기 이런 기억이 나는 것이지?“이쪽입니다.”우연준의 부름에 정신을 차리고 사무실로 들어갔다.박수혁의 눈앞에 모던한 인테리어의 사무실이 펼쳐졌다. 디테일한 부분에는 소녀다운 부분들이 있었다. 테이블 앞에 놓인 조각의 머리에 핑크빛의 장미가 꽂혀 있었다. 소은정이 일할 때는 이런 모습이군.소은정은 크고 부드러운 소파에 앉아 다리를 꼬고 앉았다. 편안하고 당당한 모습이었다. “박대표가 여기까지 무슨 일로 왔지?”소은정이 정색하고 그를 쳐다보았다. 만약 중요한 일이 없다면 그녀를 성가시게 하지 말라는 듯 보였다. 박수혁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 땅 계약 말인데. 생각해 봤어?”“이 정도 일로 박대표님께서 친히 여기까지 오셨어?”할 일이 없나?박수혁의 안색이 더욱더 어두워지고 시선이 날카로워졌다. “빨리 결정하는 게 좋을 거야. 급해.”소은정은 손가락으로 옆의 테이블을 조심스럽게 치다가 갑자기 그 여자 생각이 났다. 성일그룹과의 파트너십에서 그 여자를 제거해야 하겠어.금방 있었던 일이 송지현과 상관이 없다고? 웃기지 마. 그녀와 성일그룹의 사이가 나빠짐으로 하여 제일 이득을 보는 것이 바로 며느릿감인 송지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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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화 사라진 반지

박수혁의 얼굴이 창백해지는 듯하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이면서 승낙하였다.“그렇게 하지.”처리하는 데 문제가 있겠지만 그녀가 보상이라는 단어를 꺼낸 이상 까다롭더라도 무조건 승낙할 수밖에 없다. 조건을 승낙한 박수혁은 조금이나마 홀가분한 감을 느꼈다.그녀가 박수혁의 도움을 받은 이상 그 둘의 관계의 가능성이 생긴 것 아닐까?소은정은 그가 승낙했다는 것에 놀라거나 기뻐하지 않고 의연해 보였고 천천히 소파에서 일어나 테이블 뒤쪽으로 걸어갔다.“사람을 불러 태한그룹과 이 일에 대해 알아보라고 할 테니 당분간은 비밀로 해줘.”박수혁도 당분간은 비밀로 할 예정이었다. 프로젝트 초기라 많은 변수가 생기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이다. 소은정의 태도를 보아하니 박수혁은 이만 물러가라는 뜻일 것이다. 박수혁은 둘 사이의 감정에 드디어 풀릴 조짐이 보였는데 서로가 기분이 안 좋아지게 되는 일은 피하는 것이 좋으리라 생각했다. 잠시 생각하던 박수혁이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럼 나 먼저…”나갈 인사를 하던 그의 눈길이 그녀의 뒤에 있는 성인 크기만 한 청동나무 조각에 향하였다. 순간 박수혁의 얼굴이 굳어지면서 새파랗게 질렸다. 그가 기억한 것이 맞는다면 저 청동 나무는 스위스의 유명한 조각가가 디자인한 것이고 유럽과 동양풍을 결합한 세계에서 하나뿐인 인테리어 조각이었다. 가격도 물론 매우 고가의 제품으로 알고 있으나 박수혁이 놀란 포인트는 창문 쪽으로 곧게 뻗은 나뭇가지에 걸려있는 반짝이는 물체에 있었다. 눈이 부시게 반짝이는 것은 다이아몬드였다. 그것은 바로 박수혁이 잃어버린 결혼반지였다.박수혁의 얼굴의 근육이 굳어지고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가 잃어버린 것에 대해 후회하고 괴로워했던 물건이 여기에 걸려 있다니…그가 아직도 사무실에서 멍해 있는 것을 본 소은정이 고개를 들면서 말했다.“박 대표… 할 얘기 끝났으면…”박수혁의 안색을 확인한 소은정의 눈썹이 꿈틀거렸다.박수혁이 창문 쪽으로 발걸음을 옮겨 소은정의 앞에 다가섰고 입술의 근육이 파르르 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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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3화 그녀의 거짓말

박수혁은 왜 자신이 잃어버린 반지가 그녀에게 있는지 궁금했다. 소은정의 눈빛이 말해주듯이 그녀는 이 물음이 달가워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박수혁과 다시 뒤엉키기 싫었던 소은정이 다짐한 듯 말했다.“나는 아는 줄 알았어.”아마 알고 있을 것이다.“예전에 서민영씨가 준 거야. 네가 밤늦게 술을 많이 마시고 그녀에게 가서 자다가 그곳에서 잃어버렸다고 나한테 돌려줬어.”그 상황을 죽어서까지도 잊지 못할 것이다. 처음으로 결혼하고 난 후 절망을 느낀 기억이니 말이다. 치욕스럽고 화가 나고 후회스러웠었다.지금이라도 그 암흑 속에서 벗어난 것이 다행이라 여겨졌다. 고통의 기억이 짧게 스쳐 지나가고 피식 쓴웃음을 터트렸다. 어쩌면 지금 오해하는 걸 수도…박수혁은 피도 눈물도 없는 인간이니깐…그녀가 차가운 눈빛으로 박수혁을 째려보았다.“박대표에게 삼 년 전의 나는 귀찮은 존재였으니 내가 줬던 선물 또한 부담이었겠지. 그러니 다시 그 반지를 돌려줄 필요는 없잖아?”이런 얘기를 하다 보니 소은정도 한심했던 자기 자신이 떠올라 슬펐다. “그렇지 않아.”박수혁이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박수혁의 눈동자가 흔들리고 온몸이 경직되는 듯하였다. 주위의 차가운 공기에 온몸이 떨렸다. 자신이 정말 술에 취해 서민영에게 가서 밤을 지새웠는지 기억이 나질 않았다. 하지만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서민영이 여우짓을 한 것이 틀림없다. 박수혁의 마음속에서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치밀어 오르면서 서민영을 가만두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박수혁이 서둘러 입을 열었다.“서민영이 거짓말한 거야! 나는 그 여자와 함께 밤을 지낸 적이 없거니와 술을 마시고 찾아간 적도 없어!”마음이 복잡하였다. 그 소리를 들은 소은정이 웃으면서 말했다. “아, 그래?”믿지 않는다는 눈치였다.하지만 더 이상 묻기도 귀찮았다. 진실이든 아니든 인제 와서 무슨 상관이겠는가! 게다가 과거에 박수혁과 생겼던 일들에 관해 현재는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 박수혁은 하지 못한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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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4화 노을

소은정이 갑작스럽게 작별 인사도 없이 떠난 것에 대해서 성강희와 성태수는 처음 있는 일이라 이상하다고 생각하였다.성태수의 예리한 안목으로 인해 현숙명은 어쩔 수 없이 이 그림이 가짜라는 것을 이실직고하였다. 송지현이 성강희에 대한 생각을 들은 성태수는 불같이 화를 내고 말았다. 영리하고 착하다고 생각했던 며느리라 만족하고 있었는데 뜻밖에 수습할 수 없을 정도의 사고를 치고야 말았다. 성태수는 업계의 전문가를 모셔서 처음 월드 전시회 때 찍은 “노을” 사진을 보여주었다.이 그림은... 윤 화백의 작품성이 가장 뛰어날 때 탄생하게 된 작품이었다.매 붓마다의 색채가 작품의 아름다움과 완벽한 황금비율을 이루어냈다. 이 완벽한 작품은 윤화백의 작품 중 유일하게 트레이드마크가 없는 작품이었고 그 가치 또한 다른 작품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았다. 이를 들은 현숙명의 얼굴이 창백해지면서 소은정에 준 수모가 떠올랐다. 어리석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송지현이...”현숙명이 말을 하다 멈췄다. 자신도 좋은 마음으로 도와준 것이었는데... 성태수의 눈빛이 반짝이더니 짧은 탄식을 지었다. “열여덟밖에 되지 않은 아이가 송열그룹을 물려받았어. 네가 생각한 것보다 독한 아이야. 강희가 지금은 송지현한테 마음이 없지만 결혼 후 성일그룹이 송열그룹으로 될지 아니면 송열그룹이 성일그룹이 될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야.” 이 말을 들은 현숙명의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갑자기 벼락부자가 된 어린 여자가 평범한 자신과 같은 사람을 눈여겨 보겠는가? 이후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간과해서는 안 되었다. “아버님...”창백한 얼굴을 한 현숙명이 어찌할 바를 몰라했고 소은정에게 한 말에 대하여 후회하였다. “이후에 송지현을 될 수 있는 한 피하고 회사간의 일들은 성강희와 아비가 할 건데, 무슨 걱정인 게냐?”화를 참지 못한 성태수가 소리쳤다. “소은정의 집에 가서 무릎 꿇고 빌기라도 해! 서산이든지 송화시든지 SC그룹이야말로 절대 잃어서는 안 되는 파트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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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화 가스라이팅

소은정은 고개를 들어 피식 웃었다. “첫 번째 일은 인정하지만, 후자는 제 탓이 아니에요..”그의 웃음에서 희로애락이 엿보였다. 역시…현숙명도 자신이 속았다는 사실을 알았을 것이다. 송지현의 전화도 받지 않는다니.송지현의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되었네…송지현은 차가운 눈빛으로 소은정을 노려보고 있었다. “당신이 대체 뭔데 박수혁 보고 나를 물러나라고 한 거야? 내가 송화시의 계약을 따내려고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아?”작은 회사와 계약하는 것을 경멸하는 송지현은 바로 태한그룹을 찾아가 박수혁의 신임과 인정을 얻으려고 온 힘을 다했다. 허나 소은정의 한마디에 그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다니…화를 참을 수가 없었다. 노력?소은정은 헛웃음이 나오려 했지만, 꾹 참으면서 말했다.“당신의 노력? 박수혁에게 찾아가 성강희가 나를 포기하게 할 것이라고 한 것이 당신이 한 노력인가?”송지현의 눈빛이 흔들렸고 그녀의 눈빛에 놀람이 스쳐 지나갔다.그녀가 어떻게 이 사실을 알고 있는 것이지?소은정의 입꼬리에 사악한 미소가 짙어졌다. “송대표님의 노력도 가상하네요. 대체 어디서 나온 자신감으로 성강희를 자신의 손아귀에 넣을 수 있을 거로 생각했죠?”송지현도 만반의 준비를 하고 소은정을 찾아왔는데 모든 것이 까밝혀진 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송지현도 자신에 대해 너무 자신만만했던 것은 사실이다. 애초에 성강희는 송지현에게 마음이 없었는데, 어떻게 자신이 성강희를 제패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 것인지 우습기 따름이다. 소은정도 가능한 작은 일에 신경을 쓰지 않고 싶었지만 송지현이 억지로 끌어드린 것이었다. “당신이 그걸… 어떻게 아는 거야?”박수혁의 성격이라면 절대 이 일을 말하지 않았을 것이다. 분명히 제삼자가 끼어들었다. 송지현의 놀란 두 눈을 보고 소은정의 휴대전화를 꺼내 그녀에게 흔들어 보여주었다. “인연이라는 게… 놀랍지 않아요? 당신이 박수혁을 찾아가 바에서 얘기를 나눌 때 제 친구가 마침 옆에 있었고 당신의 얘기를 전해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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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화 그의 꾀병

십 년간의 사랑이라…송지현의 분노에 찬 모습이 이해된다. 송지현의 굳은 얼굴을 본 소은정도 마음속이 불편하였다. 동정은 하지만 불쌍하진 않다. 소은정이 뚫어져라 송지현을 바라보았다. “송대표님, 애정에서 실패한 것을 다른 사람 탓으로 돌리지 마세요. 당신의 짝사랑에 결실이 없는 것은 성강희가 당신을 좋아하지 않아 생긴 일이지 제 탓이 아니에요. 더욱이 제가 당신의 사랑에 끼어든 것도 아니고요. 그러니 당신의 비난을 받을 이유도 없어요.누가 더 불쌍하여 누군가의 편을 들어줘야 하는 것은 아니다.소은정은 송지현과 다르다. 송지현은 사랑했지만 성강희를 가지지 못했고 소은정은 정정당당하게 박수혁의 사랑을 기대했던 것이다.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송지현이 성강희를 가진 적이 있었나?없다. “하지만 성강희가 당신을 좋아…”송지현이 소은정을 째려보았다.소은정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송대표님! 제발 인간의 도리를 지키자고요. 성강희가 저를 좋아하는 게 제 탓이에요? 그럼 당신은 성강희를 좋아하면서 왜 놓아줄 생각은 안 하세요?”왜 항상 송지현은 자신이 가지지 못하는 것에 대해 남의 탓으로 돌리려 하는 것일까… 모든 탓을 남의 탓으로 돌려야지만 마음이 편한 건가?송지현이 쇼핑몰을 주름잡고 있으니 소은정도 그녀의 체면을 지켜주려 하였지만 이렇게까지 구질구질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녀와 말 섞기도 귀찮았다. “송대표님, 인제 그만 물러나 주시죠. 만약 원하신다면 성강희를 불러 같이 터놓고 얘기를 나누는 건 어떤가요?”소은정이 생각하기엔 성강희를 불러내는 것이 좋은 생각이라 생각했다. 송지현이 이렇게 남의 탓만 하다가는 영원히 자신의 사랑에 희망이 있는지 없는지 모를 것이기 때문이다. 솔직하게 당사자에게 물어보는 것이 편하지 않겠는가? 송지현은 잠깐 망설이는 듯싶더니 말했다. “지금 일부러 그 사람 앞에서 나를 난처하게 만들려는 거지?”이 말을 들은 소은정은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아니면 말고. “그럼 알아서 해. 아무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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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7화 그녀의 맞선 상대

소은정은 그런 성강희의 농담에 차가운 눈빛과 웃음을 날렸다. 송지현에 관한 얘기를 할까 했지만 생각해보니 필요 없을 것 같아 입을 다물었다. 어차피 성강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을 테니 말이다. 한유라는 다른 사람과 인사를 나누다가 소은정에게 걸어와 소은정의 손목을 끌어당겼다.“소은정, 저기 박수혁이 있어!”소은정의 눈썹이 미세하게 꿈틀거렸다. 박수혁이 여기 있는 건 이상하지 않았다. 하지만 될 수 있는 한 그와 마주치고 싶지 않았다. 한유라가 하던 말을 이어갔다. “박수혁 옆에 있는 저 남자, 엄마가 소개해준 맞선 상대야!”그 말에 술 한 모금 마시지 않은 소은정은 사레에 걸릴 뻔했다. 성강희도 놀란 얼굴로 그들을 번갈아 보았다. 두 사람이 모르던 사이에 한유라가 맞선을 나가다니! 한유라는 한숨을 쉬더니 말했다. “엄마가 나가라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나간 거야. 어차피 내 스타일 아니야. 근데 두 집안끼리는 이미 얘기가 끝났어…”소은정은 한유라를 대신해 걱정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성강희는 부러운 눈빛으로 소은정을 보았다. “우리 부모님도 이렇게 봉건적인 태도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소은정과 한유라가 동시에 외쳤다.“꺼져!”남의 슬픔을 기쁘다고 생각하다니! 올해의 최악의 친구다.“은정아! 나 좀 도와줘.”소은정이 입술을 깨물면서 말했다.“나도 도와주고 싶지만…”도와준다고 해서 그들의 부모님들을 찾아가 전쟁 선포라도 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한유라의 눈빛이 반짝이더니 소은정을 끌어당겨 더 가까워지게 한 후 자신의 계획을 그녀에게 말해주었다. 소은정이 입술을 더욱더 세게 깨물었다. 한유라의 계획은 소은정이 그 맞선남을 찾아가 스캔들을 조성하게끔 유혹하라는 것이었다. “야, 너의 제일 소중한 친구가 이미 그쪽으로 명성이 자자한데 불 난 집에 부채질하려고 그래?”한유라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그의 팔을 흔들면서 말했다. “하지만 네가 아니면 적당한 사람이 없는걸, 너는 특별한 여자야. 분명히 우리 둘의 집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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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8화 네가 뭔데

소은정의 한 마디에 분위기가 더 싸해졌다. 박수혁의 어두운 눈동자 안에 두 사람이 스쳐 지나갔다. “소은정, 대체 뭐 하는 짓이야?”참지 못한 박수혁이 물었다. 그녀가 원하는 대로 그 프로젝트에서 송지현을 빼버렸고 SC그룹을 가입시켰다. 소은정의 입에서 보상이라는 단어가 나왔고 박수혁도 그에 응하였다. 보상이 끝나면 서로 빚진 것이 없으니 박수혁도 다시 그의 세계에 들어갈 수 있는 자격이 생기는 것 아닌가? 오늘의 소은정의 행동이 도대체 무엇을 원하는 것인지 너무나 알고 싶었다. 소은정은 곁눈질로 박수혁을 보면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박대표님, 과거의 빚을 갚았다고 해서 당신이 저한테 이래라저래라할 자격은 없어요.”둘 사이는 친구조차 아닌 관계이다. 그러니 참견하지 말라는 소은정의 말을 들은 박수혁의 얼굴색이 급격하게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뚫어져라 소은정을 지켜보았다.그의 눈빛을 못 본 체하고 고개를 돌려 싱긋 웃으며 이태승을 보았다. “이태승씨, 둘이 얘기 좀 할까요?”이태승은 소은정이 무슨 속셈으로 자신한테 다가오는지는 모르겠지만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소은정, 대체 무슨 속셈이야?”이태승은 차갑고도 싸늘한 어투로 물었다. 소은정이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었다.“속셈이라니… 모르겠어? 내가 당신한테 마음이 있는 거…”세 남자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강서진은 경악의 얼굴을 금치 못했다. 소은정이 이태승을? 애초에 그들의 결혼생활에서 그녀를 깎아내린 이태승을? 그럼… 박수혁은? 소은정의 말을 들은 박수혁의 주위의 공기가 곁에 있는 사람마저 얼게 만들었다. 살기가 느껴질 정도로 무섭게 소은정을 노려 보고 있는 모습이 무섭기까지 하였다. 이태승 또한 온몸이 경직되고 안색이 어두워졌다. 악마를 보는 듯이 소은정을 보고 있었다. 심지어는 소은정에게 자신이 잘못한 일이라도 있나 싶었다. 자기 친구들이 소은정에게 몹쓸 짓을 했다는 것을 안 박수혁은 며칠간 그의 친구들을 만나지 않았다. 간만에 이 파티에서 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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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9화 대체 누구 편이야?

금방 둘의 모습은 누가 봐도 가까운 사이 같아 보였다. 박수혁은 화가 머리끝까지 차올라 매서운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주위의 사람들은 이 사람들을 보고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역시 명문가들의 애정은 얽히고 설킨 것이라며 입을 모아 쯧쯧거렸다. 박수혁의 모습에 소은정은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대체 박수혁이 뭐길래 나의 감정에 관해 묻는 것이지? 그녀는 담담함을 유지하면서 눈썹을 꿈틀거렸다. 이태승은 잔뜩 긴장해서 해석하려 하였다. “박대표! 나 소은정이랑 안 친해.”박수혁은 애초에 이태승에겐 관심도 없었고 그의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았다. 강서진이 다가와 이상한 삼각관계를 보면서 박수혁을 대신해 입을 열었다. “안 친하다고? 꽤 친해 보이던데…”이태승은 입술을 질끈 깨물었고 적잖이 당황한 듯 보였다. “너 대체 누구 편이야?”강서진… 소은정이 보낸 내부 스파이인가? 강서진은 이태승의 기세에 눌려 찍소리도 하지 못했다. 이태승은 해병대 출신에 다부진 몸을 가지고 있어 강서진이 싸우더라도 이길 확률이 희박했다. 기세등등하던 강서진이 박수혁의 뒤로 물러났다. 박수혁은 소은정의 대답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가 입을 열지 않은 이상 순순히 보낼 것 같지 않아 보였다. 소은정은 박수혁의 태도를 보고 장난이 섞인 어투로 말했다. “삼 년이나 알고 지낸 사이인데 어떻게 안 친해?”이태승은 삼 년 동안 그녀를 막 대했던 남자이다. 그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고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강서진은 인정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그렇긴 하지.”이태성과 박수혁의 싸늘한 눈빛이 강서진을 훑어보았다. 그때 한유라가 그녀의 휴대전화를 들고 다가왔다.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 태연한 얼굴로 웃으면서 소은정을 보았다. “누가 전화 오는 것 같던데 확인 좀 해볼래?”소은정은 짧은 한숨을 쉬었다. 드디어 연기를 끝내도 될 듯싶었다. 소은정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 채 한유라를 따라갔다. “어떻게 됐어?”한유라가 웃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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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0화 거짓말

언니라는 말을 들은 소은정이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처음으로 박예리의 입에서 언니라는 소리를 들은 소은정은 악몽을 꾸는 것만 같았다. 박예리의 계획을 미리 들은 것이 아니었다면 자신의 귀를 의심했을 것이다. 눈앞의 박예리는 예의 바르게 서 있으면서 소은정을 보고 웃었다. “은정언니, 할 얘기가 있는데 잠깐 나가서 얘기 좀 나눌 수 있을까요?”소은정의 눈썹이 꿈틀거렸고 손에 든 포도 주스를 빙글빙글 흔들었다. 의아한 듯 그녀에게 물었다. “우리가 무슨 할 얘기가 있지?”그 말을 들은 박예리가 멈칫하더니 고개를 숙이면서 말했다. “며칠간 생각 많이 해봤는데 과거에 제가 했던 일들이 후회되고 너무 했다는 생각이 들어 사과하려고요.”“아. 그럼 여기서 그냥 해, 사과. 많은 사람 앞에서 사과를 비는 것이 더 성의 있지 않아?”박예리의 얼굴이 굳더니 입술을 깨물면서 말했다.“좀… 그렇지 않나요? 따로 할 얘기가 있어요.”소은정은 유리잔에 비친 샹들리에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유리잔에 비친 모습이 천장에 걸려있는 모습보다 더 예뻐 보였다. 소은정의 태도를 본 박예리가 한마디 더 보탰다. “언니와 오빠 사이에 있었던 일을 주변 사람들이 듣는 건 좀 그렇지 않나요?”소은정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일어서면서 말했다. “그래.”한유라가 소은정의 어깨에 손을 올려놓으면서 말렸다. 소은정은 웃으면서 그녀의 손을 도닥여 주었다. 박예리 정도는 혼자 처리할 수 있다고 안심시켜 주는 듯하였다.박예리는 눈에 만족스러운 눈빛이 스쳐 지나갔다. 2층의 테라스. 선선한 바람이 불어왔고 나뭇잎이 흔들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어두컴컴한 하늘에 별바다가 수 놓여 졌다. 박예리는 아무것도 모르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박예리를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생각했다. 역시나… 유치하군…박예리는 소은정과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서 있었다. 다정한 말투로 소은정에게 말했다.“은정언니, 생각해 봤는데 언니와 오빠는 정말 어울리는 것 같아요. 집안도 비슷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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