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업무를 처리한 소은정은 의자에 기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런저런 일로 마음이 복잡하던 그때, 한유라가 함께 쇼핑을 하자며 문자를 보냈고 소은정은 바로 응했다.쇼핑몰 이곳저곳을 누비던 두 사람은 쇼핑몰에 전시된 애스톤마틴-one-77에 시선을 빼앗겨 발걸음을 멈추었다. 아름다운 라인과 고급스러운 컬러, 게다가 국내에 처음 들어온 모델이라는 점이 소은정의 흥미를 불러일으켰다.“우리 집 차고에 두면 딱일 것 같은데...”고급스러운 차림의 한유라와 소은정의 모습에 바로 직원이 다가왔다. 게다가 소은정은 최근 웬만한 톱스타보다 더 핫한 셀럽 중의 셀럽, 그녀의 마음만 사로잡는다면 받을 수 있는 인센티브가... 계산을 마친 직원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소은정 대표님 맞으시죠?”소은정은 두 눈을 반짝이며 차량의 보닛을 만지작거렸다. 그녀가 입을 열려던 순간, 익숙하고도 낯선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그 차 얼마죠? 제가 사겠어요.”고개를 돌린 소은정의 눈에 들어온 건 송지현과... 박예리였다.잔뜩 주눅 든 채 송지현과 다니던 박예리는 소은정을 발견하고 바로 독기 어린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보았다. 송열그룹과 태한그룹은 오랜 시간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관계를 유지해 왔으니 두 사람이 서로 친분이 있는 것도 당연한 일이겠지만 이기적이고 제멋대로인 박예리와 사적으로 쇼핑을 다닐 정도로 친했었나?“아, 소 대표님, 여기서 뵙네요?”송지현이 형식적인 인사를 건넸다. 예의에 전혀 어긋나지 않는 인사말이었지만 왠지 가시가 느껴졌다.“송 대표님도 이 차가 마음에 드시나 봐요?”“그럼요. 처음 보는 순간, 가지고 싶었는데 먼저 보시고 계셨네요?”송지현이 여유롭게 대답했다.“뭐, 어차피 아직 돈 안 낸 거 아니야? 그럼 내 거, 네 거가 어딨어?”소은정에게 지금까지 당한 수모만 수십 번, 그녀는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두 거물의 등장에 난처한 건 직원이었다.“네... 소 대표님도 차량에 대해 문의하고 계시던 중이셨습니다.”송지현에게서 묘하게 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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