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의 모든 챕터: 챕터 2071 - 챕터 2080

2631 챕터

제2071화 발뺌

박수혁은 불쾌한 표정으로 차갑게 말했다.“동생이 무슨 사고를 쳤는지 알기나 하고 그런대?”임유경은 그에게 접근하면서 몇 번이나 임춘식을 언급했다.그게 아니었으면 그는 진작 그 여자를 쫓아버렸을 것이다.그런데 상상했던 것보다 더 악질인 여자였다.이한석이 말했다.“형사들이 취조하고 있고 CCTV와 현장 증인도 확보했으니 형사책임을 피하지는 못할 겁니다. 하지만 죽어도 고의는 아니었다고 발뺌하겠죠.”“인정하든 발뺌하든 어차피 상관없어. 감방 보낼 거니까.”박수혁이 냉랭하게 말했다.이한석은 박수혁이 이번에는 제대로 마음을 먹었다는 생각에 입을 꾹 다물었다.하지만 그 결정에 의문은 들지 않았다.박시준은 누가 뭐래도 박수혁의 아들이고 임유경 때문에 다쳤는데 쉽게 넘어갈 수는 없는 문제였다.잠시 고민하던 이한석이 물었다.“윤이영 씨는 어떻게 할까요?”이한석은 사방을 둘러보다가 말했다.“너무 급하게 오다 보니 학교에 윤이영 씨를 두고 온 것 같네요. 정체에 대해 조금 알아봤는데 시골에서 올라온 게 맞고 이름과 주민번호도 확인했습니다. 오빠를 찾으러 왔다고 하더군요. 우혁 도련님을 만나지 못했으면 아마 사기꾼들에게 잡혀갔을 거예요.”박수혁은 미간을 찌푸리며 차갑게 말했다.“계속 주시해.”“네.”그는 어쩐지 윤이영이 계속 수상했다.하지만 정확히 어디가 수상한지는 감이 잡히지 않았다.“거기, 너 누구야? 어떻게 혼자 여기까지 왔어?”소지혁이 몰래 병실에 들어가려다가 의사한테 들켜버린 모양이었다.아이가 나오자 박수혁은 그쪽을 힐끗 바라보다가 순간 움찔했다.소은호의 아들을 몰라볼 리 없었다.박수혁은 눈을 가늘게 뜨고 아이에게 다가갔다.“소지혁?”소지혁은 외모나 분위기가 소은호를 무척 닮았다.아이는 들킨 상황에서도 당당하게 인사했다.“안녕하세요. 저는 시준이가 걱정돼서 왔어요. 시준이 무사한 거 확인했으니까 이제 안심했어요. 안녕히 계세요.”박수혁은 미간을 찌푸리며 이한석에게 눈짓했다.“얘 집까지 데려다줘.”“그럴 필요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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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72화 말 들어야지

이한석이 말했다.“고비는 잘 넘겼지만 높은 곳에서 추락해서 이 정도인 건 그냥 운이 좋았던 거죠. 거성그룹을 위해서라도 더 이상 우리 대표님 찾아와서 사정하지 마세요.”이한석이 해줄 수 있는 조언은 여기까지였다.임춘식이 떠나고 얼마되지 않아 윤이영도 병원에 도착했다.이한석은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왜 이제야 왔어요?”윤이영은 순진무구한 얼굴로 해명했다.“혹시라도 제가 임유경 씨를 모함한 게 아닌가 싶어서 CCTV를 확인했어요. 도련님 괜찮은 거죠?”이한석이 인상을 쓰며 말했다.“괜찮아요. 여기서 도련님 보살피고 있어요. 난 경찰서에 좀 다녀와야 해서요.”“네.”이한석이 떠난 뒤, 윤이영의 순진한 표정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녀는 이한석이 떠난 방향을 어두운 눈빛으로 쏘아본 뒤, 병실 문을 열고 들어갔다.머리에 붕대를 감고 얼굴은 창백하게 질린 박시준이 병상에 누워 있었다.아이는 사람이 들어온 줄도 모르고 있었다.윤이영은 침대에 다가가 복잡한 눈빛으로 아이를 바라보았다.그녀는 손을 뻗어 이마에 감은 붕대를 만졌다.곧이어 박시준이 눈을 번쩍 떴다.아이의 맑은 눈동자는 윤이영을 보는 순간 두려움으로 바뀌었다.박시준은 몸을 잔뜩 웅크리며 무의식적으로 그녀를 피하려고 했다.그 순간 윤이영의 입가에서 미소가 사라졌다.그녀는 이마에 닿은 손을 지그시 눌렀다.그 찰나, 윤이영의 표정이 점차 수그러들더니 침울한 눈빛으로 아이를 바라보았다.“시준아, 잘 들어. 그 얄미운 이모는 다시 네 앞에 나타나지 않을 거야. 이건 네 덕분이야.”박시준의 눈에 눈물이 차츰 고였고 윤이영의 눈빛이 순간 매섭게 빛났다.“말 잘 들어야지. 앞으로 소은정 앞에서 꼬리 흔들지 마. 내가 모를 줄 알았어? 그 여자 네 아빠 마음을 빼앗았고 이제는 너까지 자기 거로 만들려 하고 있어. 만약 다음에 또 둘이 가깝게 붙어서 이야기하는 모습이 보이면….”그녀의 눈동자가 갑자기 탁해지더니 놀란 아이의 얼굴 가까이 다가가서 말했다.“그 어두운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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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73화 거래 성립

한참이 지나도 임춘식은 충격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그는 건조한 목소리로 물었다.“그래서 넌 그걸 현장에서 지켜만 보고 말리지도 않은 거야?”임유경은 흠칫하며 고개를 저었다.“난… 애를 구하고 싶었는데 이미 소은정이 안으로 뛰어들어갔어. 그래, 맞아! 난 애를 구하고 싶었어. 그냥 한발 늦었던 것뿐이야!”임춘식은 복잡한 시선으로 동생을 바라보았다.자신이 알던 그 자신감 넘치고 도도하던 동생은 어디로 갔을까?그녀는 말할 때 계속 눈을 회피하고 있었다. 거짓말이기 때문이었다.임춘식은 머리가 지끈거리고 온몸에 오한이 돌았다.만약 임유경 혼자만의 문제라면 해결은 비교적 쉬울지 모른다.그런데 하필이면 멍청하게도 박예리와 엮여버렸다.박수혁은 절대 박예리 친구라고 임유경에게 자비를 베풀지 않을 것이다.임춘식은 동생을 빤히 쳐다보다가 자리에서 일어섰다.“오빠, 나 도와줄 거지?”임춘식은 대답도 하지 않고 밖으로 나갔다.도와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결국 모든 건 박수혁에게 달렸다.사건의 조사는 3일간 지속되었다.임춘식이 무슨 수를 썼는지 임유경은 3일만에 풀려났다.그녀는 그 길로 영원히 귀국하지 않겠다는 약속과 함께 해외로 보내졌다.임유경은 처음에는 가기 싫었지만 임춘식이 워낙 완강했다.박수혁의 변호사는 그녀에게 자백서를 받아냈으며, 언제든 그녀를 다시 고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큰 약점을 잡힌 셈이었다.그가 기분 나쁘면 이 서류를 가지고 고소장을 보낼 것이고 그렇게 되면 그녀의 인생은 완전히 망가지게 된다.더 이상의 선택지는 없었다.임춘식은 이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큰 이익을 태하에 양보했다.그렇게 거래가 성립이 되었다.SC그룹.회의를 마친 소은정은 새봄이와 영상통화를 하려고 핸드폰을 꺼냈다.이때 우연준이 안으로 들어오며 말했다.“대표님, 구태정 씨가 한번 뵙고 싶다고 하네요.”소은정은 단칼에 거절했다.“그냥 돌려보내요.”“서류를 가져왔는데 손재은 사망 관련 서류인 것 같습니다. 계약서에 명시된 대로 이행하겠다고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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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74화 할아버지들의 경쟁

소은정은 새봄이를 피했지만 아이는 전혀 기죽지 않고 팔딱팔딱 뛰는 물고기를 안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소은정도 웃음을 터뜨리며 이 순간을 카메라에 담았다.“우리 새봄이 힘도 좋네!”“엄마, 안아줘….”“엄마는 여기서 보기만 할 테니까 새봄이는 고기 안고 놀아.”그러자 아이는 입을 삐죽이며 새침하게 물고기를 안고 뒤돌아섰다.그러면서 씩씩거리며 콧방귀까지 뀌었다.소은정은 어안이 벙벙해서 소찬식에게 물었다.“저런 건 어디서 배웠대요?”소찬식은 그녀를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집에 요즘 누가 와 있었는지 몰라?”소은정은 잠시 고민하다가 대답했다.“은해 오빠죠.”확실히 소은해의 평소 행동과 흡사했다.새봄이는 다시 물에 들어가서 물고기를 놓아주고 다른 물고기를 잡아 놀았다.분수대에서 잘 놀고 있던 고기들은 그 덕분에 기력을 다 잃었다.소찬식은 시간을 확인하고 그들에게 식사를 준비하라고 지시했다.소은정이 전동하는 밖에서 먹고 들어온다고 말했다.그날 저녁, 놀다가 지칠만도 한데 새봄이는 옷을 갈아입고 또 다른 게임을 시작했다.소은정은 아이의 머리에 씌워진 금빛이 번쩍이는 티아라를 보고 눈을 가늘게 떴다.“아빠, 저 티아라 좀….”좀 뭐 같다고 해야 할까?아직 적당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았다.소찬식은 고개를 들더니 무심하게 말했다.“뉴스에 영국 여왕이 쓴 티아라가 예뻐 보여서 금으로 똑 같은 거 제작했어. 저기 진주는 네 보석함에 있는 목걸이에서 떼낸 거야. 예쁘지?”그는 자랑스럽게 턱을 치켜올리고 눈썹을 찡긋했다.소은정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새봄이는 작은 머리를 흔들거리며 엄마한테 다가와서 소찬식의 말투를 따라했다.“예쁘지?”소은정은 못 말린다는 듯이 소찬식을 바라보며 말했다.“저거 무거울 텐데….”게다가 머리띠일 뿐이고 며칠 지나면 금방 질릴 텐데 금으로 제작하다니!그것도 모자라서 그녀가 아끼는 진주 목걸이까지 해체해서 만든 게 어이가 없었다.소은정은 속으로 몰래 목걸이에 애도를 표했다.소찬식이 이 정도로 예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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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75화 사과의 방식

전동하는 저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고 얼굴에 생기가 돌았다.마치 이런 아내가 있어서 자랑스럽다는 듯한 의기양양한 표정이었다.그와 비교적 친한 지인이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마침 소은정 씨도 송화시 유명 인사니까 만나 뵙고 인사를 드리고 싶은데 괜찮으시죠?”“그래요, 전 대표님. 사모님께 인사드리고 싶은데 괜찮으시죠?”사람들의 열정에 전동하는 눈썹을 꿈틀하며 말했다.“당연하죠!”그는 옷을 챙기고 밖으로 나갔고 뒤에 몇몇 사람들이 그를 뒤따랐다.그런데 아래층으로 내려갔는데 소은정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키가 훤칠한 소은해가 종업원과 수다를 떨고 있었다.전동하는 주변을 두리번거렸지만 소은정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그가 소은해를 지나치려는데 소은해가 먼저 그를 발견하고 손을 흔들었다.“처남, 은정이가 처남 데리고 오라고 부탁했어. 이제 갈 거지?”그는 뒤에 있는 사람들에게 고개를 끄덕인 뒤, 전동하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전동하는 흠칫하며 소은해를 빤히 쳐다보았다.그의 뒤를 따르던 사람들도 경악한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소은해는 이해가 안 된다는 듯이 눈을 깜빡이며 그에게 말했다.“왜? 내가 와서 실망했어? 은정이가 보냈어. 알잖아. 난 항상 당하기만 하는 거.”그는 어깨를 으쓱하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전동하의 얼굴색이 살짝 굳었다.조금 실망한 표정이었다.뒤에 있던 사람들이 다급히 다가가서 어색한 분위기를 무마해 주었다.“소 대표 요즘 많이 바쁜 것 같은데 다음에 다시 만나요.”“그래요. 오늘은 사전 약속도 없었으니까요.”다른 사람은 좀 놀리고 비웃어도 되지만 전동하는 그 상대에서 제외였다.소은해는 웃음을 터뜨리며 사람들에게 인사했다.“그럼 저는 우리 처남 데려갑니다. 다음에 봐요.”그는 전동하와 어깨동무를 하고 술집을 나왔다.소은해의 스포츠카에 올라탄 전동하는 계속 시무룩한 표정만 짓고 있었다.그가 말이 없자 소은해가 머리를 쓸어 넘기며 물었다.“처남, 많이 취한 거 아니지?”전동하는 낮은 소리로 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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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76화 구태정 사망 사건

소은정은 아이의 볼에 입을 맞춘 뒤, 잠이 덜 깬 상태로 우연준의 전화를 받았다.“우 비서, 방금 뭐라고 하셨어요?”우연준이 다급히 말했다.“구태정 대표가 집에서 뛰어내려 사망했어요.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인데 사망 직전에 SC그룹 본사에 들른 뒤로 바로 집으로 직행했다고 하더라고요. 대표님이 직접 그 사람을 만난 뒤에 벌어진 일이라 좀 시끄러워질 것 같아요.”소은정은 순간 잠이 확 깨면서 표정이 어두워졌다.“어떻게….”구태정처럼 탐욕스러운 인간이 자살을 선택하다니?이건 분명 타살이다!하지만 그의 죽음과 손재은의 죽음에 뭔가 연관이 있는 건 아닐까?소은정은 갑자기 혼란스러워졌다. 어쩐지 두 사건의 배후에 뭔가 있는 것 같았다.그녀는 저도 모르게 심연 속에 빠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우연준이 말했다.“대표님, 변호사는 이미 대기 중이고 경찰 쪽에서도 미리 연락을 넣었어요. 하지만 누가 한 건지 구태정이 죽기 전에 대표님과 사적으로 계약서에 사인한 사실이 인터넷을 떠돌고 있어요. 네티즌들 반응이 심각해요. 아마 그룹 이미지에도 타격이 있을 것 같네요.”소은정은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딸의 볼을 쓰다듬으며 미소를 보이고는 말했다.“괜찮아요. 그룹 홍보팀에 자료 제출하라고 하고 기사 다 내려요. 상대가 의도적으로 나를 저격하는 것 같네요. 손재은의 죽음도 내가 오해받았었잖아요. 그런데 구태정까지 죽으면서 엮이다니. 배후가 누군지 참 궁금해지네요.”우연준의 표정도 어두웠다.“지금 조사 중인데 아무것도 발견된 게 없어요. 인터넷 댓글알바를 고용한 것 같은데 일단 플랫폼에 연락해서 기사를 모두 내리는 게 좋을 것 같아요.”“그래요.”전화를 끊은 소은정은 가슴이 무거워졌다.불과 며칠 사이에 두 사람이 죽었다.구태정의 죽음은 그녀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지만 손재은은 그녀와도 얼굴을 아는 사이였으니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엄마, 그림….”아이는 어느새 엄마의 품을 파고들었다.소은정은 아이를 안고 가서 세수를 시키고 바둥거리는 아이의 얼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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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77화 여보라고 불러요

소은호는 그를 힐끗 보고는 낮은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그렇긴 해. 걔 성격에 위급한 순간에 칼을 들고 있다고 해도 아마 급소는 피할 거야.”그런 사람이 살인이라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형님, 누군가가 배후에서 뭔가를 꾸미고 있는 것 같아요.”“나도 그렇게 생각해.”소은호는 긴 한숨을 내쉬고는 침울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런데 현장에 아무런 단서가 없어. 놈들은 깊숙이 숨어서 우리 숨통을 노리고 있어.”전동하는 그와 잠시 대화를 더 나누다가 소은정의 사무실로 갔다.언론들이 소은정을 저격하는 와중에도 네티즌들은 전동하와 소은정의 사생활에 더 관심을 보였다.이런 상황에 아내와 함께 출근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찍혔으니 모두가 부러워할만했다.소은정의 기분이 안 좋아 보여서인지 거의 대부분 업무는 소은호가 가져갔다.그녀는 사무실에 앉아 책상에 다리를 올리고 노트북으로 개그 프로를 보고 있었다.우연준은 들어갔다가 자신이 사무실을 잘못 찾은 줄 알았다.소은정은 항상 자신을 엄격하게 관리했다. 사무실은 신성한 곳이고 부를 창조하는 곳이라고 하며 절대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그리고 사무실에 출근할 때면 항상 비싼 구두를 신었다.그런데 오늘은 무슨 일일까?소은정은 그를 힐끗 보고는 무심하게 말했다.“들어와요.”웃으며 안으로 들어선 우연준은 소파에 앉아 망치로 호두를 까고 있는 전동하를 발견했다.호두 껍질이 비싼 카펫에 지저분하게 떨어졌는데도 그는 눈도 깜빡하지 않고 호두를 옆의 접시에 조금씩 모으고 있었다.우연준은 저도 모르게 식은땀이 흘렀다.“대표님, 변호사가 그 서류 그대로 집행할 거냐고 물어보는데요?”소은정은 고개를 들고 말했다.“그러면 더 귀찮아질 것 같은데요? 그까짓 돈 때문에 살인혐의를 받는 것도 서러운데 그깟 돈 가질려고 싸울 필요가 있나요?”우연준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네. 그러면 변호사에게 그렇게 전달하겠습니다.”전동하가 동작을 멈추더니 우연준을 보며 물었다.“우 비서님, 구태정이 죽었는데 그러면 회사는 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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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78화 일부러 숨기는 것

소은정은 혀를 찼지만 결국 그의 말을 따르기로 했다.매번 이름을 부를 때마다 전동하는 인상을 쓰며 호칭을 정정하라고 요청했던 것 같다.그는 혼인관이 철저한 사람이었다.조금 웃기기는 하지만.다행히 그 대화를 끝으로 차 안 분위기가 다시 활기를 찾았다.소은정이 다시 뉴스를 확인했을 때 그녀의 기사는 많이 내려가 있었다.동시에 SC그룹에서도 입장 성명을 발표했다.대략적으로 손재은, 구태정 부부의 사망에 애도를 표하며 소은정은 이 일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지만 너무 과도한 추측성 기사는 자제해 달라는 내용이었다.그 성명이 나가자 인터넷을 불같이 달구었던 기사들이 하나씩 자취를 감추었다.게다가 플랫폼에서도 엄격히 통제하고 있어서 소은정에 대한 악의적인 추측이나 댓글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하지만 이 사건이 이렇게 크게 주목을 받게 된 것도 조금 이상했다.우연준의 조사에 따르면 이 기사의 시작은 해외 IP로 등록된 계정이었고 댓글부대도 대부분 해외IP를 사용하고 있었다.그게 좀 더 이상했다.상대는 일부러 IP를 바꿔가며 소은정을 저격하고 한 번 쓴 계정은 모두 탈퇴했다.그래서 구체적인 위치를 파악하기 힘들었다.다행히 SC에서 기사를 엄격히 통제한 뒤로 다른 기사는 올라오지 않았다.한참을 가서 그들은 문상아의 집 앞에 도착했다.예전에 소은정이 손재은과 함께 구태정을 추적하면서 와본 적 있는 곳이었다.그런데 이곳에 다시 올 줄은 몰랐다.그때와 달랐던 건, 아파트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형사들이 보였다.그리고 누군가는 구태정이 뛰어내린 위치를 수소문하고 다녔다.근처를 돌아다니는 일반인도 거의 없었다.임재준은 트렁크에서 모자와 마스크를 꺼내 전동하와 소은정에게 하나씩 건넸다.소은정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물었다.“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해요? 우리 당당하게 들어가는 거 아니었나요?”전동하는 피식 웃으며 그녀에게 말했다.“당연히 우린 찔리는 게 없지만 그래도 귀찮은 일은 피하는 게 좋잖아요. 기자가 따라붙거나 하면 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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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79화 범인은 소은정?

소은정의 질문은 꽤나 직설적이었다.안으로 들어왔을 때부터 과하게 힘들어하는 문상아의 표정이 어딘가 이상했다.남편이 죽은 것도 아니고 둘은 어디까지나 불륜 관계였을 뿐이다.콧대 높은 문상아가 구태정과 진짜 사랑을 했다고 보이지는 않았다.만약 비통하고 힘들어하는 표정이 모두 연기라면? 그러기에는 너무 진실되어 보였다.문상아는 고개를 들고 그녀를 빤히 바라보다가 길게 심호흡했다.그녀는 어떤 감정을 숨기고 있는 것 같았다.한참이 지난 뒤에야 문상아는 어렵게 입을 열었다.“저를 안 좋아하시는 거 알아요. 언니와 사이가 무척 좋았으니 제가 싫으셨겠죠! 그래서 절 이렇게 괴롭히는 거 아닌가요?”소은정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상대를 바라보았다.문상아는 냉소를 지으며 눈물을 닦더니 말했다.“맞아요. 저는 비겁한 내연녀예요. 게다가 이제 곧 성공한 내연녀가 되겠죠. 손재은이 죽었을 때 기뻐서 잠도 오지 않았어요! 은정 씨는 손재은과 친분이 있으니 제가 더 싫으셨겠죠? 그 계약서가 모든 걸 말해주잖아요. 손재은이랑 짜고 저에게 복수하려고 일부러 그런 계약서를 작성한 거잖아요! 아닌가요?”악에 받친 그녀의 말에 전동하의 얼굴도 무섭게 굳었다.하지만 아직은 화낼 타이밍이 아니었다.사람은 감정이 격해진 상태에서 오히려 공략하기 쉬웠다.“원래 구태정의 재산은 저에게 오게 되어 있었어요. 그런데 그 계약서가 공개되면서 저는 모두의 웃음거리가 되었죠! 정말 다행인 건 그 여자가 정말 알맞은 타이밍에 죽었다는 거예요!”소은정은 약간 정신이 나간 것처럼 보이는 문상아를 보고 인상을 찌푸렸다.“계약서 있는 거 몰랐어요?”문상아는 처음부터 끝까지 계약서 얘기만 하고 있었지만 사실 사건의 중점은 계약서가 아니었다.문상아는 힘없이 자신의 배를 어루만지며 말했다.“은정 씨가 가장 잘 알잖아요. 손재은과 구태정이 어떻게 죽었는지.”그녀는 눈물이 그렁그렁해서 소은정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을게요. 하지만 더 이상 저를 찾지 말아주세요. 이 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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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80화 부탁

베란다에서 갑자기 미세한 소리가 들려왔다.문상아는 화들짝 놀라며 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구태정이 그곳에서 목숨을 끊어서 그런지 그녀도 많이 예민한 상태였다.문상아는 맹수 같은 전동하의 눈빛을 겁먹은 표정으로 바라보았다.그녀가 뭐라고 말하려는데 전동하가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는 소은정의 손을 잡으며 담담하게 말했다.“가요.”소은정은 굳은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섰다.전동하는 그녀의 손이 땀으로 흥건하게 젖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문상아는 그들이 이대로 돌아갈 줄 몰랐는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은정 씨, 절대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않을게요. 경찰 쪽에는 입도 벙긋하지 않을 게요. 저는 살고 싶어요.”많이 차분해 보였지만 사실 문상아도 속으로 떨고 있었다.소은정은 왜 이 시점에 갑자기 방문했을까?자신을 시험하기 위한 의도인가?아니면 사건의 내막을 알고 있는 유일한 증인을 제거하려고 온 걸까?문상아는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이 너무 쉽게 털어놓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고개를 돌린 소은정은 착잡한 표정으로 문상아를 바라보다가 말했다.“내가 보기에 신변에 경호원을 고용하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안 그러면….”그녀는 더 이상의 말을 생략했다.구태정까지 사지로 내몬 자가 문상아를 살려 둘 거라고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었다.문상아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소은정과 전동하는 말없이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전동하는 평소에는 볼 수 없었던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소은정은 문상아가 거짓말을 하는 게 아닐까 하고 의심했다.하지만 그건 아닐 것이다.출발하기 전, 전동하는 임재준에게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동남아에 한번 갔다와야겠어. 가서 안진 좀 찾아봐. 그 여자 윤재수가 진행하던 사업을 이어받고 싶어했잖아? 서류에 사인만 하면 일단 독사가 관리하던 클럽을 그 여자한테 넘긴다고 해. 명심해. 꼭 본인을 만나고 진행해야 해.”임재준은 비장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소은정이 물었다.“안진을 의심하는 거예요?”“당신도 같은 생각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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