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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화

“여보세요.”

“네가 이런 말 듣기 싫어한다는 거 알아. 하지만 우리 가문은 더 이상 유영 그 아이를 품어줄 수가 없어!”

진영숙은 대놓고 말했다.

줄곧 마음에 들지 않았던 며느리였는데 드디어 그녀를 내쫓을 기회가 생겼으니 놓칠 수 없었다.

강이한이 심드렁한 목소리로 물었다.

“어머니는 그럼 누가 마음에 드세요? 유경원? 걔는 마음에 들어요?”

“그래! 경원이 정도면 우리 가문에 어울리지.”

진영숙이 기고만장한 말투로 말을 이었다.

“그러니까 그때 내 말 듣고 경원이랑 결혼했으면 얼마나 좋아? 적어도 이런 수치스러운 추문에 발목 잡힐 일은 없었을 거잖아?”

강이한은 잠자코 듣고만 있었다.

“경원이 너 결혼한 뒤로도 너만 기다리며 살았어. 여자가 그 정도 했으면 남자로서 책임을 보여줄 때야.”

강이한은 들으면 들을수록 머리가 지끈거렸다.

유영이 전처럼 말 잘 듣고 고분고분했으면 이런 태클 정도는 얼마든지 막아줄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외부의 조그마한 압박에도 그는 참을 수 없는 짜증이 치밀었다.

가정이 화목해야 모든 일이 잘 풀린다는 옛말이 그른 것 하나 없었다.

“그렇게 걔가 좋으면 어머니가 데리고 살면 되겠네요.”

“너 그게 무슨 말버릇이니?”

진영숙의 앙칼진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전해졌다.

“내가 몇번이나 말했잖아요. 난 이유영이랑 이혼할 마음 없어요. 유경원한테 특별히 책임질 일도 한 적 없고요. 엄마가 그렇게 마음에 들면 본가에서 엄마가 걔를 데리고 살면 되잖아요. 어차피 우리 집에 돈은 넘쳐나니까 집에 숟가락 하나 더 얹는다고 집이 망하지는 않아요.”

“이 무례한 녀석이! 넌 미쳤어, 미쳤다고!”

수회기 너머로 입에 담기 힘든 욕설이 들려오자 강이한은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어머니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그는 지긋지긋할 정도로 알고 있었다.

그걸 알면서 그는 유영과 본가 식구들 사이에서 한 번도 중재를 한 적 없었다.

그는 성격 좋은 유영이 이 복잡한 관계를 잘 처리할 수 있을 거라 믿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본가의 가족들도 그녀를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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