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번거로운 거 아니에요?”이유영은 참지 못하고 말했다.‘이렇게 되면 차라리 독립 안 하고 말지!’이유영은 강이한이 지금 자기에 대한 집착을 생각해서라도 이 일을 빨리 처리하고 싶었다. 그러면 계속 백산 별장에서 지내면 안 되었다.하지만 이유영이 반산월에서 지내면 외숙모가 이렇게 고생할 걸 생각하니 이유영도 속이 말이 아니었다.“괜찮아. 아야, 나 오늘 저녁에 중요한 연회가 있어서 난 이만 먼저 가볼게. 저 국 꼭 챙겨 먹어!”“네! 그럴게요.”임소미는 급히 떠났다.그리고 우지랑 우현을 보고 이유영의 마음속에는 감동이 가득했다.아까 돌아왔을 때부터 이유영은 이 주변의 보안 시스템을 보았다. 이로써 이유영이 여기로 이사 오는데 외숙모랑 외삼촌이 신경을 얼마나 많이 썼는지 알 수 있었다.“아가씨, 이 국은 사모님이 오후부터 정성 들여 끊인 겁니다. 꼭 챙겨 드셔야 합니다.”“네.”“…”“다른 건 필요 없어요.”비록 이 국은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이유영은 원래 입맛이 별로 없었다.특히 이런 국물 앞에서라면.매번 외숙모가 국을 끓였다는 것을 들으면 이유영은 다른 걸 별로 먹지 않았다. 이유 영은 외숙모가 자기를 위해 준비한 모든 것을 다 엄청나게 아꼈다.외숙모가 엄청나게 고생하며 준비해 줬다는 것을 알면 이유영은 노력해서라도 국을 먹곤 하였다.“네! 좋아요.”우지랑 우현은 이유영을 강요하지 않았다. 이 국도 충분하게 영양가 높았다.그리고 이 반산월에 우지랑 우현 두 사람이 있는 한 이유영이 식사를 거를 일은 있을 수도 없었다.그들이 돌아서면 바로 외숙모한테 이를 게 뻔했다. 그러면 이유영의 귀가 또 아프게 된다.핸드폰의 지잉 지잉 진동 소리에 이유영은 손에 든 국그릇을 내려놓고 핸드폰을 한눈 보고는 바로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전화 반대편에서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지만, 이유영은 듣자마자 얼굴색이 순간 변했다.그리고 이유영은 바짝 긴장한 말투로, 심지어 떨린 목소리로 말했다.“그래요. 일단 사람을 병원으로 보내
심지어 박연준도 뒤늦게 마지막에야 소식을 들었다. 박연준은 문 비서를 바라보며 눈 밑은 그윽함이 가득했다.“어디로 갔어?”“정국진 회장님 쪽에서 하도 두 분의 종적을 감쪽같이 숨기고 있습니다.”그 말인즉 이유영과 임소미가 도대체 어디에 갔는지 문 비서도 알아내지 못했다는 말이었다.문 비서의 말이 끝나자, 박연준 눈 밑의 그윽함은 더 진해졌다.입가에는 싸늘한 냉기가 돌았다.문기원은 박연준을 한눈 보고 말을 이었다.“요즈음, 정국진 회장님 쪽에서 대표님과 이유영 아가씨 사의를 별로 지지하지 않으시는 것 같습니다!”“어디 지지하지 않는 것뿐이야!”박연준은 엄청나게 냉랭한 말투로 말했다.심지어 박연준과 정국진 원래의 믿음도 그 순간에 다 깨져버렸다.더 직설적으로 말하면 지금 정국진 쪽에서는 박연준을 엄청나게 방비하고 있다.원래는 박연준이랑 이유영이 잘 되게 밀어주고 있었는데 지금은… 보이는 데서 안 보이는 데서 다 박연준과 이유영 사이의 발전을 막고 있었다.“그럼, 임소미 사모님과 이유영 아가씨가 파리를 떠난 건 정국진 회장님 쪽에서 무슨 일을 벌리시려고 하는 걸까요?”“그렇다고 말하기 어려워!”지금의 파리에서 정국진처럼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이 뭘 하려고 하는 건 다 너무 정상적인 일이었다.로열 글로벌이 오늘 같은 위치에 오른 건 중간에 여러 차례의 큰 변동을 겪었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지금 정국진은 모든 것을 다 이유영에게 넘긴 것처럼 보이지만 그가 뒤에서 뭘 준비하고 있을지 아무도 몰랐다.이유영이 갑작스럽게 떠났으니 정국진 쪽에서 무슨 큰 동작이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그럼, 우리 쪽에서는요?”문기원도 박연준의 불확실한 답을 듣고 표정이 심각해졌다.“일단 조용히 지켜보자. 부득이한 상황이 아닌 이상 우리는 정국진이랑 적이 되어서는 안 돼.”“네.”문기원은 고개를 끄덕이었다.박연준은 기다란 손가락으로 리듬 있게 의자를 톡톡 두드렸다.갑자기 박연준은 고개를 돌려 문 비서에게 물었다.“유영이 곁에 있던 지현우, 지금 어디
이 말을 들은 이시욱은 어리둥절했다.‘아이?’그날 이후, 이시욱은 전력을 다해 아이에 대해 조사하고 있었다. 강이한의 강력한 태도를 봐서는 아이의 존재에 대해 거의 확신하고 있었다.강이한은 이유영이 반드시 애를 낳았을 거라고 확신하고 있었다.하지만 근 2년 동안 이유영은 아무런 진료기록이 없어서 이시욱은 아이의 일에 대해 전혀 손을 댈 곳이 없었다.‘하지만 지금 강이한의 뜻은 이유영과 임소미가 갑작스럽게 떠난 건 아이를 보러 가기 위해서라고!?’“그런 거라면 이렇게 급하게 갈 필요가 없잖아요!”이시욱은 잠시 생각하고는 말했다.맞는 말이었다. 만약 아이를 보러 가는 거라면 이유영은 이렇게 급하게 갈 필요가 전혀 없었다.“하지만 만약 아이한테 문제가 생겼다면?”강이한은 더욱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럴 수 있겠네요.”이시욱은 이 말을 하면서 말투도 따라서 바짝 긴장해졌다.만약 무슨 아이한테 문제가 생겨서 이유영이 이렇게 급하게 가는 거라면 너무나도 말이 되었다.이시욱의 말이 끝나자, 베란다의 분위기는 더욱 무거워졌다.강이한이 쌀쌀한 말투로 말했다.“지금 당장 유영이 도대체 어디로 갔는지 알아내!”차가운 말투 속에는 심지어 분노를 참고 있었다.이 시각, 강이한과 박연준의 분석은 완전히 서로 다른 쪽을 향했다. 박연준은 정국진 쪽에서 무슨 일을 벌일 것으로 생각했고, 강이한은 급하게 떠난 이유영을 보고 유일한 해석은 아이한테 문제가 생겼을 것으로 생각했다.‘그게 아니면 임소미가 따라갈 게 뭐가 있어?’필경 그들이 알아낸 데 따르면 임소미는 절대로 회사의 일에 참여하지 않았다.일과 관련된 문제로 이유영이 이렇게 급하게 출장을 가는 거라면 임소미는 절대로 따라가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했다.그럼 유일한 해석은 아이였다.“네.”이시욱도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고 얼른 가서 조사했다.이번에 이유영이 간 곳에 아이가 있을 가능성이 아주 컸다.그리고 이 시점에서 아이한테 무슨 문제가 생겼다는 게 더 사람 마음을 쪼이게 했다.아이…!
박연준이 도착했을 때, 그는 이유영이 정국진과 함께 비행장에서 걸어 나오는 것을 보았다.정국진과 이유영은 박연준을 보고 다 깜짝 놀랐다. 특히 정국진의 눈 밑에는 어두운 빛이 스쳐 지나갔다.“네가 연준이한테 전화했었어?”“아니, 아니요!”이유영은 허리가 경직되는 것 같았다. 이유영도 박연준이 어떻게 알고 왔는지 생각 중이었다.이유영과 외삼촌 사이의 케미에 따르면 외삼촌은 그녀가 사라진 이 반 달 동안의 행방을 절대로 아주 꼭꼭 감추었을 것이다.하지만 지금 이렇게 갑자기 나타난 박연준을 보면, 그는 이유영이 오늘 돌아온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게 뻔했다.“난 외삼촌이 유영 씨 데리러 안 오는 줄 알고 데리러 왔어요.”박연준은 여전히 부드럽고 다정한 말투였다.검은 바바리코트를 입은 박연준의 모습은 그야말로 청량하고 멋있었다. 비행장 안에서 왔다 갔다 하는 많은 사람 중에서 그를 위해 눈길을 멈추는 여인이 적지 않았다.이유영은 외삼촌을 한눈 보고는 입을 열었다.“외삼촌?”“유영이 넌 연준이 차를 타.”정국진은 전혀 사람들이 눈치 못 채게 감정을 아주 깊게 잘 숨기며 말했다.이유영은 고개를 끄덕이었다.필경 이렇게 늦은 시간에 데리러 온 박연준을 그냥 돌려보낼 수는 없었다. 그동안 이유영은 온갖 방법을 써서 박연준을 피했다.하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사람 면전에 대고 대놓고 피하는 건, 이유영은 도무지 그렇게 할 수 없었다.결국, 이유영은 박연준의 차에 올라탔다.뒷좌석에서 박연준은 이유영의 차가운 손을 붙잡더니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손이 왜 이렇게 차가워요?”“비행기 안의 에어컨이 좀 낮았어요.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이유영은 아주 밋밋한 말투로 말했다.그러고는 바로 주제를 따른 데로 돌렸다.“제가 오늘 돌아올 걸 어떻게 알았어요?”“이곳 파리에서 내가 그 정도 알아내는 건 몹시 어려운 일 아니에요.”“…”박연준의 말에 이유영은 말문이 막혔다.파리에서 박연준은 항상 겸손하게 지냈지만, 박연준의 숨은 힘은 심지어 몇
박연준이 입을 열었다.“됐어요. 당신을 강요하진 않을게요.”“연준 씨, 당신은 더 좋은 사람을 만나야 해요.”“…”박연준의 얼굴색은 더 어두워졌다.이유영은 고개를 틀어 창밖을 내다보며 더 이상 박연준을 보지 않았다. 지금 이때 그에게 눈길을 한 개 주는 것마저도 이유영에게 아주 큰 죄책감을 가져다주었다.전에는 외삼촌의 부추김이 있었지만 그래도 이유영은 자기와 박연준 사이에 대해 걱정이 태산이었다.박연준이 말한 것처럼, 그녀는 아직 과거에서 걸어 나오지 못했다.‘그게 어디 그렇게 쉬운 일인가?’그리고 이번에 다시 퀘벡에 다녀온 후 이유영은 자기와 박연준의 관계에 대해 더욱 확고한 생각이 들었다.이유영과 박연준이 함께 하는 길도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이유영은 이전에 가시밭길을 겪은 적이 있어서 이젠 더 이상 용기가 없었다.앞날이 꽃길만은 아닌 걸 알게 된 이상, 이유영은 그 한 발짝을 내디딜 용기가 있을까?답은 없었다!지금의 그녀는 결국 예전이랑 달랐다.“유영 씨 지금 절 확실하게 거절하는 거예요?”박연준의 엄숙한 말투 속에는 몇 푼의 냉랭함이 추가되어 있었다.‘거절?’이유영은 두 눈을 감았다.머릿속에서 반짝이는 그 주먹만 한 작은 얼굴을 생각하며 결국 마음을 굳게 먹었다.“저는 연준 씨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아요.”“강이한 때문인가요?”박연준의 말투는 더욱 차가워졌다.“아니요!”사실이었다. 강이한 때문에 그를 거절하는 것이 아니었다.이 순간, 이 답을 하는 이유영의 태도는 아주 굳건했다. 하지만 그녀의 거절은 강이한과 한 톨의 상관도 없었다.“유영 씨, 저랑 완전히 선을 긋는 후의 결과가 어떤지 알고 있죠?”박연준은 ‘결과’ 이 두 글자에 강조를 주며 말했다.아주 평온하게 내뱉은 말이었지만 듣는 사람은 자동으로 그 두 글자에 중점을 둘 수밖에 없었다.이유영은 이마를 찌푸리며 물었다.“연준 씨 지금 저를 협박하는 거예요?”이유영은 박연준의 말을 듣고 한 첫 반응이 바로 이거였다.‘날 협박하는 건가
우지와 우현은 돌아온 이유영을 보고 얼른 그녀의 손에서 캐리어를 넘겨받았다. 특히 우지는 입을 열고 말했다.“아가씨가 자리를 비운 반 달 동안에, 반산월의 가로등 전부를 다 아가씨 눈에 제일 적합한 색으로 바꿨습니다.”“네. 수고했어요.”“국도 준비해 놓았습니다. 사모님의 지시대로 준비했는데 아가씨는 지금 마시겠습니까? 아니면 먼저 씻고 나오시겠습니까?”“먼저 씻고 다시 나올게요!”이유영도 확실히 피곤했다.외숙모가 그렇게 먼 곳에 있으면서까지 자기를 신경 쓸 줄 이유영은 생각도 못 했다.이 반 달 동안, 이유영은 정말 힘들게 지냈다. 그래도 외숙모가 곁에 있어서 다행이었지 외숙모마저 없었더라면 이유영은 정말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하지만 지금 외숙모가 거기에 남아계시니 이유영도 조금 마음이 놓였다.샤워하고 나온 이유영은 기다란 로브 가운을 입고 늘씬하고 흰 다리를 드러내고 계단을 내려왔다. 이에 우지랑 우현은 넋을 놓고 이유영을 보았다.정말이지 비록 이유영은 키가 큰 편은 아니었지만, 이 다리는 정말 눈이 엄청 많이 갔다. 날씬하고 꼿꼿한 다리 때문에 전체적인 신체 비례도 좋아 보였다.“뭘 그렇게 봐요?”두 사람의 얼굴색이 안 좋은 것을 보고 이유영은 이상하다는 듯 두 사람을 보며 투덜거렸다.“아무것도 아니에요. 그저 아가씨는 갈수록 이뻐지는 것 같아요.”“…”“그러고 보니 사모님의 2년 동안 정성이 헛되지 않았네요.”이유영은 이 말을 듣고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우지의 말은 진심이었다. 외숙모는 몸조리에 아주 일가견이 있어서 이유영에게 여러 가지 보양식 국을 끓여주었다.보기에는 영양가 높은 음식이지만 사실은 다 피부에 좋은, 여자의 몸에 좋은 국들이었다.이유영은 식탁에 앉았다.우지는 이유영이 이 반달 동안 제대로 잘 먹지 못한 것을 알고 특별히 이유영이 좋아하는 음식들만 가득 준비했다.“사실 이렇게 많이 준비 안 해도 되는데, 저는 이렇게 많이 못 먹어요,”이유영은 한 상 가득 차려진 음식들을 보고 그저 마음이 아플
하지만 강이한의 생각 밖인 건 이유영이 떠난 이후로 꼬박 반 달 동안 그녀의 행방을 알아내지 못했다.정말 오늘날의 이유영은 재주가 조금 있었다. 강이한은 이유영의 몸에서 그제야 통제 불능이란 무엇인지를 철저하게 배웠다.이유영은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는 조롱의 미소였다.“당신은 날 참 “바로 묻는 말에나 대답해!”강이한의 말투는 조금 세졌다.“내가 당신한테 보고해야 할 의무가 있어?”“아이를 보러 간 거야?”이유영이 시종 정면으로 물음에 대답하지 않자 강이한의 말투는 조금 더 거세졌다.“…”강이한의 물음에 이유영은 표정이 굳어졌다.그리고 바로 안색을 회복하였다.하지만 이유영의 이런 미세한 표정 변화도 강이한의 눈을 빠져나가진 못했다.강이한은 빠른 걸음으로 이유영에게 다가가 그녀를 식탁에서 끌어냈다. 이유영 앞에 놓였던 국물은 강이한 때문에 떨어져 바닥에 튀었다.외숙모가 주방에 당부해 놓은, 자기를 위해 만든 국물이 이렇게 낭비가 된 것을 본 이유영은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다.“짝!”이유영은 강이한의 뺨을 세게 내리쳤다.강이한은 그저 국물 한 그릇 때문에 이유영이 이렇게 자기한테 손찌검할 줄은 생각도 못 했다. 하지만 그는 이런 걸 따질 틈이 없었다.강이한은 한 손으로 이유영의 잘록한 허리를 감쌌다.가까워진 두 사람의 거리 때문에는 강이한은 이유영 목 아래의 흉터들이 더 잘 보였다. 그리고 그걸 보는 순간 강이한은 더욱 마음이 아팠다.지난번 차에서 강이한은 이미 이런 대면적의 화상 흉터들을 한번 보았었다. 하지만 이런 밝은 조명 아래서 이렇게 다시 보니, 그의 마음은 여전히 호되게 아팠다.강이한은 깊게 한숨을 들이쉬고 물었다.“아이, 아직 살아있지?”“아니! 오래전에 죽었어!”“이유영!”“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아이를 물어?”‘자격도 없는 놈!’이유영의 이런 날카로운 말에 강이한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사실… 아이에 관해 물을 자격이 없었다.하지만 반드시 물어야 했다.“소은지 소식이랑 바꿀게. 응?”“
그리고 아이가 살아있다고 해도 강이한은 지금 소은지의 소식으로도 아이의 소식을 얻어낼 수 없었다.이로써 이유영의 마음은 그녀가 생각하는 것처럼 강이한에 대해 일말의 미움도 남아있지 않는 게 아니었다.이유영은 강이한이 미웠다. 아주 미웠다.강이한 몸에 있는 뼈를 다 부수고 싶을 만큼 그가 미웠다.그리고 이유영이 강이한을 미워하는 건... 마땅한 일이었다. 지난번 생으로부터 지금의 생까지, 이유영이 강이한 때문에 잃은 게 얼마나 많은지 강이한이 제일 잘 알았다.“가자.”결국 강이한은 몸을 돌렸다.강이한의 말에 이유영은 미간을 찌푸렸다.‘가자고? 어딜?’“설마 그새 까먹었어? 반 달 전에 말했잖아. 이 2년 동안 당신이 박연준이랑 만난 시간만큼 나랑 같이 있어 주기로.”이렇게 하면 이유영은 소은지의 소식을 얻을 수 있었다.이 반달 동안, 이유영은 아주 바빴고 잘 지내지 못했지만 그래도 강이한이랑 떨어져서 지낸 연유로 많이 냉정해졌다.“당신이 갖고 있는 소은지 소식, 정말 확실해?”이유영은 애써 평정심을 잡으며 물었다.다시 말해서 이유영은 그저 이 남자랑 계속 엮이고 싶지 않았다.강이한은 바로 이유영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그저 핸드폰을 꺼내서 뒤적뒤적하고는 핸드폰을 이유영에게 건넸다.이유영은 그가 넘겨주는 핸드폰을 보며 마음속으로는 본능적으로 피하고 싶었다.이유영의 인식 속에 강이한이 자기에게 보여주는 것은 절대로 좋은 것이 아니었다.하지만, 이 시각에 강이한이 자기에게 보여주는 것은 분명 소은지랑 상관이 있는 것이라고 이유영은 생각했다.결국 이유영은 강이한의 핸드폰을 넘겨받아 손에 들고 핸드폰을 들여다봤다. 가슴은 다시 한번 조여들었다.“은지 왜 이래?”전에 강이한이 보여준 소은지의 낭패한 사진 때문에, 특히 소은지의 아주 넋이 나간 두 눈은 시시각각 이유영의 신경을 건드렸다.하지만 지금, 강이한의 핸드폰에는 소은지가 두 눈을 꼭 감고 병원의 병상에 누워있는 사진이었다. 핼쑥해진 얼굴만 보아도 소은지가 잘 지내지 못하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