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이한은 덥석 이유영의 손목을 잡았다!두 사람 눈이 서로 마주친 때, 강이한은 모든 것을 다 자기 손에 장악하고 있는 사람처럼 눈빛에는 온통 예리함만 가득했다.비록 이유영이 지금 위에서 강이한을 내려다보고 있지만 강이한을 바라보고 있는 이 순간에도 마치 이 남자는 여전히 그녀가 닿을 수 없는 높은 곳에 있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이유영이 아무리 노력해서 높이 올라간다고 해도 강이한은 여전히 손쉽게 그녀의 인생을 조종할 수 있었다. 심지어 그녀의 목을 조를 것조차 쉬운 죽 먹기였다.그렇다고 해도 이유영은 지금 눈에 두려움이 일도 없었다!강이한은 이유영의 눈에 비친 폭풍 후 고요함을 보고 천천히 살금살금 아까처럼 다시 손을 그의 옷깃 안으로 집어넣었다.차가운 손가락은 살며시 그녀의 아랫배에 있는 10인치 길이의 흉터를 쓰다듬었다. 강이한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이 흉터가 맹장 수술로 인한 흉터라고 할 생각은 하지 말고!”아까 강이한이 갑자기 이렇게 무례한 행동을 한다고 했더니 여기서 기다리고 있었구나. 이유영이 당황한 틈을 타서 이 일에 대한 질문에 손쓸 겨를이 없게 하기 위해서였다.강이한이 아이를 물어보자, 이유영의 그를 바라보는 눈빛은 방금보다 더 차가워졌다.심지어 일말의 위험한 분위기를 풍겼다!“당신 그럼 내가 그때 임신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어?”말하는 이유영은 웃고 있었으나 그 웃음은 마치 도깨비처럼 서늘했다!2년이나 평온했던 그녀의 두 눈에는 여성 사업가의 예리한 눈매만 남아 있었는데 지금 보니 색다른 독기까지 갖고 있었다!하지만 그 눈에는 유독 강이한에 대한 미움만 없었다!왜 미움이 없는 걸까?그건… 이제 아무렇지 않기 때문이다!그녀에게 있어서 강이한은 이제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사람인데 그런 사람에 대해 미워할 게 뭐가 있는가?2년이란 시간 동안에 얻은 것들, 새로 가진 것들만으로도 이미 이유영에게 지난 과거를 내려놓을 이유가 충분했다…!그리고 이유영은 얻음 속에서 진짜 내려놓을 수가 있었다.그래서
이유영은‘직접’이 단어에 중점을 가해 말했다.이 말은 또한 강이한에게 2년 전 자기가 왜 감옥에 있게 되었는지를 일깨워주었다.이유영의 말이 끝나자, 그녀의 어깨를 잡고 있던 손은 삽시에 힘을 줄였다.그리고 원래 분노에 차 있던, 이유영을 바라보던 강이한의 두 눈도 이제는 조금 조금씩… 아픔이 더해졌다.강이한이 입을 열기 전에 이유영은 손을 들어 자기의 옷을 확 풀었다. 흉측한 화상 자국들을 드러내고는 외투를 벗어 던졌다.셔츠의 소매를 걷어 올리니 팔에도 상처들이 가득했다.“보여? 이건 고작 3분의 1밖에 안 돼. 이 상처들에 얼마나 많은 마취제를 썼는지 알아? 내가 얼마나 많은 약을 발랐는지 알아?”강이한은 말문이 막혔다.설령 저번 날에 이미 흉터들을 봤다고 해도, 지금 이렇게 옷을 벗고 다시 큰 면적의 화상 자국들을 눈앞에서 직접 보니 강이한은 저도 모르게 동공이 축소되었다.입술을 버금 뭐라 말하고 싶었지만, 혀가 마취제를 맞은 것처럼 모든 감각을 다 잃었다.말이 없는 강이한을 본 이유영은 더욱 진하게 미소를 지었다.“이렇게 크게 다쳐서 화상을 입은 건 둘째 치고, 다치지 않았다고 한들… 나는 그 아이를 가지지 않았을 거야!”이유영은 중간에 잠시 멈칫하더니 뒤의 한마디는 태도가 더욱 결연했다.강이한은 이유영을 바라보며 조금 부드러워진 눈빛은 또 이 말에 자극받아 삽시에 빨개졌다.…두 사람은 어떻게 헤어졌는지 모른다.아이 얘기에 있어서 결국 강이한은 할 말이 없었다. 아무리 이유영 배에 그 10인치 되는 자국이 있다고 해도 결국은 아무런 해명도 받아낼 수 없었다.지금의 이유영은 강이한에 대해 무척 소탈했다. 너무 소탈한 나머지… 마치 두 사람이 전혀 만나 적이 없었던 것 같았다.이유영은 이제 태연자약하게 강이한을 마주할 수 있었다. 아무리 그의 핍박에 찬 질문이라 할지라도 이제는 차근차근 대답할 수 있었다.“도련님.”차 안에서 이시욱은 걱정스레 강이한을 보며 말했다.그들은 아직 로열 글로벌 문 앞에 있다.이유영이 들어간
말이 끝나자!이시욱과 기사님은 강이한의 기운이 아까보다 몇 푼 더 차가워진 것을 느꼈고 두 사람은 식은땀을 흘렸다.따라서 강이한이 피식 웃는 소리가 들렸다. 그 웃음 속에는 강한 비웃음이 담겨있는 듯했다.“하!”'내가 감옥에서 어떻게 나왔는지 조사를 한다고?'보아하니 2년 동안 이유영은 한 번도 청하시의 일에 관심을 가진 적이 없었다.이유영...!'진짜로 2년 동안 나를 잊고 지냈다고?'이 2년 동안, 이유영의 모든 관심은 로열 글로벌에 있었다. 마치 그녀의 세상에는 강이한이라는 사람이 한 번도 없었던 것처럼 지냈다.“시동 걸어!”이시욱과 기사님이 마음 졸이고 있을 때 강이한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그리고 이 한마디를 듣고 두 사람 모두 동시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지난 일주일 동안!강이한 주변 사람들은 모두 힘겨운 일주일을 지냈다.그들도 강이한과 이유영의 사이가 좋아지지 않는 한... 그들의 삶도 힘들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담배 냄새가 엄청 짙게 차 안을 풍겼다.“이시욱.”“네.”“알아봐, 그 아이!”강이한은 말 하면서 담배꽁초를 차창 밖으로 내던졌다.눈 밑은 깊고 아득했다.비록 이유영이 아이를 이미 지웠다고 말했지만! 그리고 이유영 몸에 있는 큰 면적의 화상들을 보면 그때 당시 상황에 아이를 남겨두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을 강이한도 알고 있다.하지만 이유영 아랫배의 흉터가 그리 긴 것도 그렇고, 흉터의 위치도 그렇고 아무리 보아도 다른 수술로 인해 생긴 것은 아닌 것 같았다.이시욱은 멈칫했다.아까 강이한과 이유영이 나눈 대화를 그들도 차 안에서 다 들었다.그리고 이유영을 찾으러 오는 길에 그들은 도저히 강이한이 아이의 일에 관해 물으려고 온 것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이전에도 강이한이 이시욱더러 조사해 보라고 시켰었지만, 이 부분에 대해 큰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었다.“네.”이시욱은 고개를 끄덕였다.이 시각, 이시욱의 심정은 매우 무거웠다.이시욱은 잠시 고민하더니 말을 꺼냈다.“2년 전의
“이 대표님, 저도 이 일에 대해 보고드리려고 했습니다.”루이스는 이유영의 말투에서 억누를 수 없는 분노를 느꼈다.따라서 강이한의 차에서 두 사람이 또 한바탕 싸웠다는 것을 알아차렸다.2년 전처럼, 두 사람을 어디에 던져 놓든 바로 한판 싸울 수 있었다.“얘기해 보세요.”이유영은 한쪽에 있는 테이블로 걸어가 앉았다.그리고 앞에 놓인 물컵을 들어 한 모금 마셨다. 시원한 물이 들어가니, 그의 속도 조금 괜찮아졌다.루이스는 말했다.“이 2년 동안, 그분이 감옥에 있는 것, 이외의 기타 모든 것들은 전부 지워졌습니다.”“지워졌다고요?”“네!”이유영은 어리둥절해졌다.'지워졌다고?'그게 무슨 뜻인지 이유영은 당연히 잘 알고 있었다.숨을 깊게 들이쉬고는 예쁜 눈을 잠시 감았다. 다시 눈을 뜨자 그녀의 눈 속에는 날카로움이 더해졌다.“자네의 뜻은 그 사람이 어떻게 나왔는지 조사해 낼 수 없다는 건가요?”“네, 그분이 손을 쓴 것 같습니다. 아마도 대표님을 모르게 하려는 것 같습니다.”이유영은 다시 침묵을 지켰다.눈 밑에는 날카로움이 짙게 반짝였다.강이한이 스스로 지웠다고?'내가 모르게 하기 위해서...!?'그렇다면, 일이 더 재밌어 지는데!이유영이 말하기를 기다리지 않고 루이스는 말을 어어 내려갔다.“한지음 씨는 지금 모리나 호텔의 로열 스위트룸에서 지내고 있습니다.”이유영은 이 말을 듣고 마음은 순간 싸늘해졌다!한지음...!2년 동안 강이한과 똑같이 이유영이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은 이름이었다.“하하!”풍자한 웃음이었다.눈 밑에는 조롱의 불길이 활활 타올랐다.'강이한 이 사람, 한편으로 나한테 아이에 관해 묻고, 다른 한편으로 한지음을 곁에 데리고 있다니.'“강이한이 한지음한테 참 잘하나 보네요!”이게 잘하는 거지 잘하는 게 뭐 따로 있나. 이런 상황에도 한지음을 데리고 있다니.비록 청하시의 일에 관심을 두지 않았지만, 강서희의 처지가 별로 안 좋다는 것을 이유영은 은은히 알고 있었다. 그러나 한지음...!루
이유영은 그나마 지현우를 많이 의지했다.지난 2년 동안 이유영이 회사를 빠르게 장악하는 데 지현우의 공이 빠질 수 없었다. 그의 능력에 겨우 비서라는 것이 정말 안타까웠다.'만약 지현우가 혼자서 회사를 차린다면, 심지어 우리 회사의 강력한 라이벌이 될 수도 있겠다.''그러나 지금 아예 연차를 반년이나 썼다니, 설마 다른 곳에서 스카우트해 간 건가?'이렇게 생각하자 이유영의 심장은 쿵쾅거렸다.곧 인사팀 부장이 찾아왔다.“이 대표님, 지 비서님이 집에 엄청 중요한 일이 있으시다면서 전화만 한 통 하고 가셨습니다.”“휴가 신청서 없이요?”“네.”이유영이 조금 불쾌해하는 기색을 보이자, 인사팀 부장은 등에 식은땀을 흘렸다.이유영이 물었다.“무슨 일을 처리하는 데 반년이나 걸리죠?”이유영의 물음에 인사팀 부장은 온몸을 떨었다.'그 당시 저도 이렇게 물었죠!'하지만 지 비서가 한마디 설명도 없이 떠났는데, 인사팀 부장인들 무슨 방법이 있나요?만약 다른 사람이었다면 이유영은 무조건 바로 해고했을 텐데 지현우는... 다르다. 설령 이런 일을 저질렀다고 해도 이유영은 그저 화를 낼 뿐이지 해고한다는 얘기를 꺼내지 않았다.“먼저 나가보세요.”이유영은 마음이 심란하여 손을 흔들었다.2년 동안, 그녀의 주변은 줄곧 평온했다. 하지만 갑자기 짧디짧은 며칠 사이에 많은 일들이 벌어진 것 같았다.심지어 이유영 쪽에서 잘 알지 못하는 일들도 많았다.따라서 그녀의 마음은 매우 불안했다!강이한이 오늘 자신한테 한 질문이 떠올라, 이유영은 핸드폰을 들어 정국진에게 전화를 걸었다. 반대편에서는 빠르게 전화를 받았다.“유영아.”“외삼촌, 다 안배됐나요?”“걱정하지 마. 아무 일도 없을 거야.”외삼촌의 말을 듣고 이유영은 마음이 살짝 놓였다.감방에서 썩을 줄 알았던 강이한이 돌아왔다. 사람은 역시...제일 가까운 사이라도 상대방을 잘 아는 것은 아니었다.마치 지금의 이유영처럼, 지난 10년이란 기나긴 세월 동안 봐온 것은 강이한의 표면일 뿐이었다.“
“뭐 경영하는 회사에요?”이유영은 문서들을 보면서 안민한테 물었다.로열 글로벌의 비서들은 이런 관계자료를 항상 제때 바로바로 수집하며 일 처리에 빈틈이 없는 건 확실히 알아줘야 했다.“이것저것 다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중에서 한 가지 재밌는 걸 발견했습니다.”“뭔데요?”“이 회사는 상장하자 자 서원그룹, 주희그룹과 맞장을 떴습니다. 두 그룹은 각각 1개의 큰 프로젝트를 이 회사에 뺏겼습니다!”이 말을 듣자, 이유영은 순간 마음이 철컹 내려앉았다.서원그룹, 서재욱네 분점이었고 주희그룹은 낯설지 않았다. 바로 박연준 명하의 한 회사였다.이유영은 제일 진주의 회사 자료들을 훑어보았지만, 회사 법인과 각항 자료들은 다 모두 낯설어서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했다.하지만 안민의 보고 내용으로 보면, 이 회사 배후의 사람은 마치 꼭 박연준과 서재욱이랑 원한이 있는 것 같았다.왜냐하면 일 처리 방식과 프로젝트를 뺏는 것에서 이미 너무 티가 많이 났다.“제일 진주 배후의 정체를 좀 알아봐 주세요.”“네.”“그리고…”여기까지 말한 이유영의 말투는 조금 무거웠다. 그리고 안민을 바라보는 눈길은 매우 엄숙했다.이유영은 얘기를 마저 이어갔다.“각 부문에 요즘 주의를 많이 기울이라고 통지해 주세요. 특히 부동산 쪽에!”강이한이 돌아왔다.원래 강이한과 이유영 두 사람은 일촉즉발의 상황인 데다가 한지음까지 왔다. 하지만… 강서희는 아직 감옥에 있다!이 미친 사람이 무슨 일을 저지를지 아무도 모른다.그래서 경계를 낮추지 않는 게 현명한 선택이었다.안민은 이유영의 이런 경계를 무엇을 위한 건지 이해를 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고분고분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었다.“네! 알겠습니다.”안민이 나가자, 사무실에는 이유영 혼자만 남았다.눈을 감고 찡해 나는 미간을 살살 주물렀다.‘제일 진주! 갑자기 나타난 회사인데 안민의 보고한 내용으로 보면 이 회사 배후도 아주 세력이 엄청날 거야!’제일 진주는 지금은 단지 박연준과 서재욱하고 원한이 있어 보이지만 고래
하지만 강이한은 그저 묵묵히 이유영을 바라보며 말이 없었다.이런 침묵에 이유영은 화가나 발을 동동 구를 지경이었다.“당신 도대체 뭐 어쩌자는 거야?”“같이 저녁 먹자?”“그럴 시간 없어!”이유영은 단칼에 강이한의 요청을 거부했다.이유영은 특히 강이한 지금의 태도 때문에 조금 당황스러워서 저촉하고 배척하는 감정이 더욱 선명해졌다.강이한은 이유영을 보더니 말을 꺼냈다.“나 소은지의 소식을 알아냈어!”이유영은 이 말을 듣고 강이한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에는 쌀쌀함이 더욱 한층 깊어졌다.“은지 당신 손에 있어?”소은지가 파리에서 사라진 지 이미 2년이나 되었다. 2년 전 이유영이 파리에 돌아왔을 때, 소은지는 이미 사라졌다.그 뒤로, 물론 외삼촌과 이유영이 다 사람을 써서 소은지에 대해 찾아봤지만 아무리 세상을 뒤져봐도 소은지의 그림자조차 찾아내지 못했다.‘그렇다면 설마 강이한이 손을 쓴 건가?’“근 2년 동안 쭉 감옥에 있었던 내가 진짜 뭘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강이한은 이유영을 보며 우습다는 듯이 말했다.감옥 얘기를 안 하면 모를 리가, 감옥 얘기가 나오자, 이유영은 더 이상 평온한 마음을 유지할 수 없었다.특히 강이한 지금의 말투, 마치 그가 감옥에 들어간 건 다 이유영 때문이라고 하는 것 같은 말투였다.결국, 이유영은 차에 올라탔다.“어디로 가면 돼?”이유영의 말투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그녀가 차에 탄 건 의심할 바 없이 강이한의 입에서 ‘소은지’의 이름을 들어서였다.10년이란 시간을 함께했는데도, 이유영은 강이한을 아직 잘 몰랐다.하지만 강이한은 이유영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있었다.하지만 더 소름이 돋는 건 강이한은 불과 짧은 며칠 사이에 이유영에게 일어난 모든 일에 대해 전부 다 알았다.“내가 파리에 대해 잘 모르니 당신이 식당을 골라 봐.”“난 집에 가서 먹을 거야!”“나 배고파.”강이한의 말투는 세지 않았지만, 그 속에는 보이지 않는 강력함이 담겨있었다.이유영은 내심 짜증이 났다.이유영은 의심의 눈
강이한의 뜬금없는 말에 이유영은 어안이 벙벙했다.가녀린 손가락이 와인잔을 잡는 그 순간이 어느 각도에서 보나, 다 그토록 우아했다.강이한이 계속해서 말했다.“당신이 청하시에 보낸 사람들, 그 사람들 다 돌아오라고 해, 알아들었어?”이유영은 이 말을 듣자, 온몸에 소름이 한층 더 돋았다!‘강이한이 알고 있구나… 내가 사람을 청하시에 보내서 그의 뒷조사를 하는 걸 알고 있구나…’정말 루이스의 말대로 아무리 이유영이 강이한 곁에 10년이나 있었지만 그녀는 아직도 강이한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심지어 강이한이라는 사람에 대해 제대로 안 적이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이유영은 깊게 숨을 들이쉬고 가슴속의 무거운 심정을 억누르며 대답했다.“알겠어!”지금 소은지의 소식만 알아낼 수 있다면 강이한이… 뭐라고 한들 다 받아들일 수 있었다.하지만 두 손에 주먹을 꼭 쥔 이유영을 보고 강이한 눈가의 웃음은 더 짙어졌다.“이제 보니 당신은 정말로 나를 죽일 만큼 미워하는구나!”이유영이 답했다.“그럼, 당신은 뭐라고 생각했는데?”이유영은 정말 강이한을 죽이고 싶었다!전에 청하시에 있을 때 강이한이 개망나니 같은 짓을 너무나도 해서 이유영은 온갖 힘을 들여 증거들을 수집했다.‘그런데 어떨 때 보면 정의를 너무 믿으면 안 되나 보다.’하지만 2년만 수감하고 이렇게 불과 2년 만에 강이한이 다시 감옥에서 나올 줄 알았으면 이유영은 차라리 킬러를 고용해 강이한을 죽이는 게 나았겠다고 생각했다.생각할수록 이유영은 점점 화가 났다.“제발 은지 소식을 알려줘. 응?”이유영 미간의 인내심은 거의 바닥이 났다.이렇게 화가 나 바락바락하는 이유영의 모습을 보고 강이한의 웃음은 한층 더 짙어졌다.유영은 이렇게 웃고 있는 강이한의 목을 졸라 죽이고 싶을 정도로 그가 미웠다.이유영은 ‘휭’ 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강이한을 세게 째려보았다. 이때쯤 되니 강이한이 자기를 놀리고 있다는 걸 이유영도 대충 알아차렸다.사람은 여기 남에게 약점을 드러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