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12화

작가: 진헤이
하지만 강이한은 그저 묵묵히 이유영을 바라보며 말이 없었다.

이런 침묵에 이유영은 화가나 발을 동동 구를 지경이었다.

“당신 도대체 뭐 어쩌자는 거야?”

“같이 저녁 먹자?”

“그럴 시간 없어!”

이유영은 단칼에 강이한의 요청을 거부했다.

이유영은 특히 강이한 지금의 태도 때문에 조금 당황스러워서 저촉하고 배척하는 감정이 더욱 선명해졌다.

강이한은 이유영을 보더니 말을 꺼냈다.

“나 소은지의 소식을 알아냈어!”

이유영은 이 말을 듣고 강이한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에는 쌀쌀함이 더욱 한층 깊어졌다.

“은지 당신 손에 있어?”

소은지가 파리에서 사라진 지 이미 2년이나 되었다. 2년 전 이유영이 파리에 돌아왔을 때, 소은지는 이미 사라졌다.

그 뒤로, 물론 외삼촌과 이유영이 다 사람을 써서 소은지에 대해 찾아봤지만 아무리 세상을 뒤져봐도 소은지의 그림자조차 찾아내지 못했다.

‘그렇다면 설마 강이한이 손을 쓴 건가?’

“근 2년 동안 쭉 감옥에 있었던 내가 진짜 뭘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

강이한은 이유영을 보며 우습다는 듯이 말했다.

감옥 얘기를 안 하면 모를 리가, 감옥 얘기가 나오자, 이유영은 더 이상 평온한 마음을 유지할 수 없었다.

특히 강이한 지금의 말투, 마치 그가 감옥에 들어간 건 다 이유영 때문이라고 하는 것 같은 말투였다.

결국, 이유영은 차에 올라탔다.

“어디로 가면 돼?”

이유영의 말투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

그녀가 차에 탄 건 의심할 바 없이 강이한의 입에서 ‘소은지’의 이름을 들어서였다.

10년이란 시간을 함께했는데도, 이유영은 강이한을 아직 잘 몰랐다.

하지만 강이한은 이유영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있었다.

하지만 더 소름이 돋는 건 강이한은 불과 짧은 며칠 사이에 이유영에게 일어난 모든 일에 대해 전부 다 알았다.

“내가 파리에 대해 잘 모르니 당신이 식당을 골라 봐.”

“난 집에 가서 먹을 거야!”

“나 배고파.”

강이한의 말투는 세지 않았지만, 그 속에는 보이지 않는 강력함이 담겨있었다.

이유영은 내심 짜증이 났다.

이유영은 의심의 눈
이 책을 계속 무료로 읽어보세요.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잠긴 챕터

관련 챕터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513화

    강이한의 뜬금없는 말에 이유영은 어안이 벙벙했다.가녀린 손가락이 와인잔을 잡는 그 순간이 어느 각도에서 보나, 다 그토록 우아했다.강이한이 계속해서 말했다.“당신이 청하시에 보낸 사람들, 그 사람들 다 돌아오라고 해, 알아들었어?”이유영은 이 말을 듣자, 온몸에 소름이 한층 더 돋았다!‘강이한이 알고 있구나… 내가 사람을 청하시에 보내서 그의 뒷조사를 하는 걸 알고 있구나…’정말 루이스의 말대로 아무리 이유영이 강이한 곁에 10년이나 있었지만 그녀는 아직도 강이한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심지어 강이한이라는 사람에 대해 제대로 안 적이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이유영은 깊게 숨을 들이쉬고 가슴속의 무거운 심정을 억누르며 대답했다.“알겠어!”지금 소은지의 소식만 알아낼 수 있다면 강이한이… 뭐라고 한들 다 받아들일 수 있었다.하지만 두 손에 주먹을 꼭 쥔 이유영을 보고 강이한 눈가의 웃음은 더 짙어졌다.“이제 보니 당신은 정말로 나를 죽일 만큼 미워하는구나!”이유영이 답했다.“그럼, 당신은 뭐라고 생각했는데?”이유영은 정말 강이한을 죽이고 싶었다!전에 청하시에 있을 때 강이한이 개망나니 같은 짓을 너무나도 해서 이유영은 온갖 힘을 들여 증거들을 수집했다.‘그런데 어떨 때 보면 정의를 너무 믿으면 안 되나 보다.’하지만 2년만 수감하고 이렇게 불과 2년 만에 강이한이 다시 감옥에서 나올 줄 알았으면 이유영은 차라리 킬러를 고용해 강이한을 죽이는 게 나았겠다고 생각했다.생각할수록 이유영은 점점 화가 났다.“제발 은지 소식을 알려줘. 응?”이유영 미간의 인내심은 거의 바닥이 났다.이렇게 화가 나 바락바락하는 이유영의 모습을 보고 강이한의 웃음은 한층 더 짙어졌다.유영은 이렇게 웃고 있는 강이한의 목을 졸라 죽이고 싶을 정도로 그가 미웠다.이유영은 ‘휭’ 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강이한을 세게 째려보았다. 이때쯤 되니 강이한이 자기를 놀리고 있다는 걸 이유영도 대충 알아차렸다.사람은 여기 남에게 약점을 드러내서는 안 된다.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514화

    강이한은 마디가 뚜렷한 손가락으로 이유영의 턱을 살며시 어루만지며 말했다.“내가 선을 지키는 일, 이번 생에는 없을 거야.”‘있어서도 안 되고!’이유영 앞에서라면 선을 굳이 지켜야 할 필요가 없다고 강이한은 생각 했다.이유영은 말 문이 막혔다.이유영이 입을 열기 전에 강이한은 핸드폰을 그녀의 앞에 내밀었다.“먼저 이거 보고 무슨 답 할지 정하지? 응?”“이게 뭔데?”이유영은 눈앞의 핸드폰을 힐끗 보기만 했지 건네받지는 않았다.그리고 말투도 살짝 긴장한 말투였다.강이한은 말이 없었다.결국 이유영은 핸드폰을 건네받았다. 강이한은 핸드폰 잠금 화면을 풀어서 이유영에게 보여줄 내용이 있는 화면을 열었다. 하지만 한눈 봤지만… 이유영은 순간 동공이 축소되었다.이유영은 이 짧은 순간에 숨이 멎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강이한을 올려다보며 소리쳤다.“당신 은지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화면 속 사람은 소은지였다…사진 속의 소은지는 마치 사람에게 괴롭힘을 당한 것처럼 온몸이 더러워져 있었다. 그리고 소은지의 넋이 나간 두 눈은 이유영의 심장을 세게 타격했다.이유영은 이런 모습의 소은지를 본적이 전혀 없었다. 소은지는 항상 도도하고 고귀한 느낌이었다.소은지는 자기의 노력으로 조금씩 조금씩 인생을 하이 퀄리티 라이프로 만들었다. 하지만 지금…분노에 꽉 찬 두 눈을 한 이유영은 지금 당장 강이한을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싶었다.2년 전 청하시를 떠난 이유영은 강이한이 응당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원래 청하시의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그녀는 심지어 강이한을 미워하는 것조차 내려놓았다.하지만 지금, ‘이게 도대체 뭐지? 왜 꼭 이렇게까지 해야 했지?’이유영은 납득이 안 되었다.그저 한 번의 눈길에 강이한은 이유영을 철저히 원망의 구렁텅이로 끌어들였다.“당신한테 3일의 시간을 줄게.”“뭐라고?”“3일, 그 안에 당신이 박연준이랑 완전히 연을 끊는 걸 봐야겠어. 그리고…”여기까지 말하고 강이한은 잠시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515화

    ‘은지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걸까?’소은지가 정말 강이한 손에 있는 게 맞는지에 대해 이유영은 아직 확신할 수 없었다.이유영은 강이한과 그렇게 오래 지냈는데 그녀는 여태껏 그를 꿰뚫어 본 적이 없었다. 예를 들어… 그의 배후가 누군지.…이유영은 자기가 어떻게 백산 별장에 돌아왔는지도 모른다.임소미는 돌아온 이유영을 보고, 특히 얼굴색이 별로 안 좋은 이유영을 보고 다급히 다가가 물었다.“내가 계속 네게 전화를 했는데 안 받더라. 무슨 일 있었어?”“아니요. 저 괜찮아요.”이유영은 크리스탈 가든에서 가져온 주얼리들을 임소미에게 전해 줬다.“외숙모, 이건 외숙모가 말한 주얼리에요.”이유영은 애써 자기의 감정을 다스리려고 했지만 아무리 해도 뜻대로 되지 않았다.임소미는 이유영의 손에서 주얼리를 건네받으며 걱정스러운 얼굴로 이유영을 바라보았다.“무슨 일이 있었던 거 아니야?”“아니에요!”이유영은 고래를 저으며 열심히 자기의 감정을 가라앉히려고 했다.하지만 머릿속에는 온통 소은지의 넋이 나간 두 눈으로 가득했다. 해서 이유영은 지금 가슴속에 폭풍우가 휘몰아치며 엄청 혼란스러웠다.임소미를 올려다보자, 이유영은 임소미의 걱정에 가득 찬 눈빛과 마주쳤다. 이유영은 깊게 한숨을 들이쉬고 입을 열었다.“외숙모 제가 좀 피곤해서 그래요!”“밥은 먹었어?”“네 먹었어요.”“그래. 그럼, 방에 가서 쉴래?”임소미는 이럴 때 뭐라고 말하기 힘든 거 다 알고 있다.임소미는 원래 이유영을 위로해 주고 싶었지만, 아무 말도 하기 싫어하는 이유영을 보고 뭐라 말을 꺼내야 할지 몰랐다.이유영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돌아서서 위층으로 올라갔다.임소미는 이유영의 뒷모습을 보고 이마를 찌푸렸다!별장으로 돌아온 정국진은 정신을 딴 데 팔고 소파에 앉아 있는 임소미를 보고 물었다.“시간도 늦었는데 왜 여기에 있어요?”정국진은 손목의 시계를 한번 보고 미간을 찡그리며 물었다.임소미는 정국진의 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그의 앞으로 다가갔다.“왔어요?”“네! 근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516화

    십 분 뒤 서재에서, 이유영은 정국진 맞은편에 앉았고 손에는 물 한 컵을 들고 있었다.아무리 이유영이 애써 평온한 척을 유지하려 했지만, 정국진은 이유영 미간에 드리운 근심스러운 기색을 한눈에 알아봤다.“얘기 안 해줄 거야?”“외삼촌.”“응?”“외삼촌은 그런 느낌 안 받았어요? 요새 외삼촌도 그렇고 다 너무 이상해졌어요…”자세히 따지고 보면 강이한이 청하시의 감옥에서 나온 후부터 그랬던 것 같다.외삼촌이나 박연준이나 다 지금 조금 이상해졌다.전에 여기 서재에서 봤던 사진은 지금, 마치 가시가 되어 이유영의 가슴을 콕콕 찌르는 것만 같았다.전에 박연준이 아무리 이유영한테 잘해줬다고 해도 지금 이 시각 이유영의 마음속에는 수많은 물음표로 가득 찼다.“유영아. 지금은 네 얘기를 하고 있잖아.”정국진은 조금 엄숙해진 말투로 말했다.그의 엄숙함은 이유영의 가슴을 답답하게 했다.이유영이 입을 열기 전에 정국진이 마저 얘기를 이어갔다.“네가 이러면 네 외숙모가 널 많이 걱정해.”“알아요.”이유영은 잘 알고 있다.하지만 갑자기 며칠 사이에 잔잔함을 회복했던 그녀의 삶은 이미 큰 돌멩이 하나 때문에 파도가 수천 겹 일어났다.두 사람의 눈이 마주치는 순간, 이유영은 숨이 막힐 것 같았다.이유영을 바라보는 정국진의 눈 속에는 심각함이 더해졌다.“유영아, 내가 알아본 데 의하면 청하시 일에 수상한 점들이 있어.”“그게 무슨 말이에요?”“너랑 강이한 사이의 모순이 무엇 때문에 일어났는지 아직 기억나?”정국진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이유영은 마음이 순간 철컹 이었다.‘나랑 강이한 사이의 모순?’모순, 이 두 글자는 끊임없이 이유영의 머릿속에서 맴돌아 쳤다. 틀림이 없는 건… 그건 그녀가 일생 제일 마주하고 싶지 않은 아픔이었다.십 년,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과 함께한 십 년, 아무리 내려놓은 지 몇 년이 되었다고 해도 가슴속 제일 깊은 곳의 상처는 그렇게 쉽게 아물 리가 없었다.평소에 얘기를 꺼내지 않으면 그저 괜찮은 것처럼 보인다.하지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517화

    ‘맞다! 한지음!’그전에는 진영숙 때문이든 강서희 때문이든, 무슨 일이 일어나도 결국 마지막에는 강이한이 이유영에게 고개를 숙여 사과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강이한은 여전히 부드럽게 이유영을 달래주었다.하지만 한지음이이 나타난 후 모든 것이 다 변했다.한지음의 출현은 그들의 모순을 철저하게 격화시켰다. 이유영과 강이한은 서로 할 말이 없어졌고 그들 사이에는 쌀쌀한 기운만 남았다.마치 꽁꽁 얼어붙은 설산이 된 것처럼 전혀 녹일 수 있는 구석이 보이지 않았다.하지만 정국진은 이유영의 한지음 때문이라는 말을 듣자, 그의 눈 밑에는 그윽함과 예리함이 반짝이었다.“그래, 맞아!”“네? 뭐가 맞아요?”이유영은 감정을 추스르고 이해가 안 가는 표정을 하고 정국진을 바라보았다.정국진이 최근 2년 자기한테 그 어느 때보다 더 정성을 들인다는 걸 이유영도 발견했다.이유영한테 일어나는 아주 작은 일이라 할 지라도 정국진을 그저 스쳐 지나가지 않았다.그의 이런 과도한 관심은 이유영에게 조금 부담이 되었지만, 이유영은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몰랐다.외삼촌의 힘이 빡 들어간 얼굴은 이유영을 바라보는 이 순간, 더욱 심각해졌다. 정국진이 말했다.“유영아 너랑 강이한 사이 그 일…”정국진은 여기까지 말하고 잠시 말을 멈추었다.그리고 깊게 한숨을 들이키고는 계속 말을 이었다.“한지음이 강이한 곁에 간 게 아마도 계획하고 꾸민 일 같아.”이유영은 말이 없었다.‘계획!?’정국진이 이 말을 할 때 이유영의 눈에는 전례 없는 태연함이었다.이유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알아요!”“너 알고 있었어?”“네. 한지음은 한지석을 위해 그리고… 나를 위해 간 거예요!”이유영은 무덤덤하게 말했다.예전에 한지음이 도대체 누구인지 알았을 때, 그 누구도 이유영의 마음속의 슬픔에 대해 알 수 없었다.그녀의 마음속에서 아버지는 존중받아 마땅한 사람이었다.하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신 몇 년 뒤에야 그제야 아버지 죽음의 진실에 대해 알게 된 그런 아픔… 그건 이유영이 평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518화

    이날 밤, 이유영은 쉽게 잠에 들지 못했다.이튿날 아침 이유영은 일어나서 마음을 잘 정리했다. 정국진이 말한 것처럼 임소미는 엄청 민감한 사람이었다.근 2년 동안, 임소미는 항상 이유영한테 엄청 신경을 많이 썼다. 해서 이유영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임소미는 항상 눈치 빠르게 잘 알아챘다.그리고 이유영도 외숙모가 자기 때문에 힘들어하는 걸 원치는 않았다.아침 식사 시간, 식탁 위에서 이유영은 자기 앞에 놓인 우유를 들어 한 모금 마셨다.“어때?”“온도가 딱 맞아요.”“그리고 이것도 먹어봐.”임소미는 과일잼을 바른 토스트를 이유영에게 건넸다.이유영은 종래로 이런 외국식 조식을 좋아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외숙모 때문에 전혀 티를 내지 않았다.죽은 맛이 아주 담백했다.임소미는 열심히 아침을 먹고 있는 이유영을 보고 어제 일이 별일 아니라고 생각하고 마음을 놓았다.“점심때쯤에 우지가 너한테 약을 갖다줄 거야.”“외숙모, 기실 제 몸 다 나았어요.”“바보 같은 말만 하네. 네가 나았는지 아닌지 내가 모를까?”임소미는 책망의 말투로 말했다.이유영은 말문이 막혔다.‘내가 나았는지 아닌지 나 자신이 모를까?;하지만 외숙모의 자기에 대한 고도의 긴장과 관심에 대해 이유영은 차마 뭐라고 반박할 수가 없었다.결국 고개를 끄덕이며 받아들였다.“알겠어요!”하지만 그 약은… 정말로 너무 썼다.그래서 지금 이유영은 약을 보기만 하면, 심지어 우지와 우현을 보기만 해도 마음이 바짝 긴장해 났다.하필, 이 두 사람은 매번 외숙모의 말을 황제의 명령처럼 받들어 번마다 이유영이 약을 다 마시는 걸 보고서야 떠났다.아침을 다 먹고 이유영은 회사로 갔다.차 안의 이유영 얼굴에는 백산 별장에 있을 때의 그런 홀가분한 기색은 사라지고 온통 엄숙한 기색들로 가득했다.“루이스!”“네!”“소은지에 대해 정말 아무 소식도 없어요?”소은지에 관해 물어볼 때 이유영의 온몸은 저도 모르게 긴장해졌다.근 2년 동안, 이유영은 정말 소은지의 소식에 대해 일도 알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519화

    “그래.”전화 반대편에서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응했다.그리고 이유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강이한이 사진을 보내왔다.이유영은 핸드폰을 루이스에게 건네며 말했다.“이 사진을 한번 감정해 주세요!”‘그렇지. 진짜인지 가짜인지 감정해 보면 알겠네.’루이스는 이유영의 핸드폰을 건네받아 힐끔 한번 보았다. 한 번이었지만 남자인 루이스도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다.동공이 축소되고 심장이 바짝 쪼여왔다.너무 잔인했다.“이건?”“설명하기 어려워.”소은지라고 말하기에는 이유영은 그걸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이유영은 소은지가 정말 이런 처지에 있다는 것을 믿을 수 없었다. 그녀는 차라리 이 사진이 가짜이기를 바랐다.하지만 정국진 곁에 오랜 시간 있었던 루이스한테는 이런 사진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다. 루이스는 입을 열었다.“이 사진은 진짜입니다.”이유영은 깜짝 놀랐다.‘진짜라고?’이유영이 말을 하기 전에 루이스는 엄숙한 말투로 계속 말을 이었다.“사진을 보아하니 찍은 지 얼마 안 된 사진인 것 같습니다.”“그런 것도 알아볼 수 있어요?”“그래도 믿음이 안 가시면 제가 전문적인 곳에 감정을 맡기겠습니다.”“그렇게 해주세요!”이유영은 가슴이 턱턱 막혔다.이유영은 비록 루이스를 항상 믿었지만, 이 순간만큼은… 루이스가 그렇게까지 말했다고 해도 여전히 요행을 품고 있었다.이번만큼은 진짜가 아니길 빌고 또 빌었다.그리고 루이스가 조금 다른 결과를 가져오기를 바랐다.만약 진짜라면… 소은지 지금의 상황은 도대체 어떤지? 어떤 대우를 받고 있는지 이유영은 도저히 생각할 수 없었다.루이스는 고개를 끄덕이었다.“네. 알겠습니다.”온 오전 이유영은 넋이 나가 있었다.회의 진행 중에 조민정은 이유영 컨디션이 안 좋은 것을 보고 그녀가 회의가 끝나고 처리할 수 있게 열심히 회의 내용을 기록했다.하지만 이유영은 사무실에서도 좀처럼 주의력을 집중시킬 수 없었다.소은지가 이유영에게 어떤 존재인지 그 누구도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520화

    비록 눈이 멀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시력에 엄청난 손상을 입혔다.이것 때문에 이유영이 회사로 복귀하기 전, 외삼촌은 회사의 모든 등을 다 눈에 자극을 적게 주는 어두운 빛으로 바꾸게 했다.회사뿐만 아니라 백산 별장도 마찬가지였다.하지만 그래도 이유영은 대다수 시간에 빛을 가리는 안경을 써야 했다. 지금까지도 이유영은 자주 운전할 수 없었다. 특히 저녁에는 더했다.왜냐하면 저녁에는 잘 안 보이기 때문이다.“설마 제가 안경을 썼나 안 썼나 감시하러 오신 건 아니죠?”이유영은 수상하다는 눈빛으로 소군리를 바라보았다.“당연히 아니죠. 저도 그렇게 한가한 사람 아니에요. 그리고 유영 씨 곁에 사람이 그렇게 많은 데 제가 신경 쓸 필요는 없죠.”이건 확실히 맞는 말이었다.지금 이유영 곁에는 일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챙겨주는 사람도 전문적인 사람이 지켜보고 있었다.조금이라도 제대로 하지 않으면 다른 건 몰라도 임소미의 잔소리는 이유영을 머리 터지게 할 것이다.“제가 성형 수술을 잘하는, 의술이 아주 뛰어난 의사를 한 분 아는데 유영 씨한테 추천해 드릴까요?”이유영은 말이 없었다.“피부 회복 분야에서 성공한 사례가 아주 많은 분이세요. 한번 해보지 않을래요?”피부 회복이라, 이유영 몸에는 확실히 아직 손 봐야 할 흉터들이 많았다.이 흉터들의 회복 가능성이 아주 높은 건 다 눈앞의 소군리 선생님의 치료 덕분이었다.하지만 이분은 외과 전공이었다. 당시에 피부 회복 이런 정형외과 쪽에는 더 나은 선생님이 안 계셔서 바로 수술을 하지는 않았다.지금 소군리가 추천한 사람은 의술 면에서는 당연히 믿음직스러웠다.하지만 이유영은 답했다.“괜찮아요!”“쯧, 설마 유영 씨 정말 이런 화상투성이인 몸으로 박 대표님께 시집가려는 건 아니겠죠?”“…”“유영 씨는 그 흉터들로 자신에게 청하시에서 입은 상처들을 기억하게 하려는 거예요? 아니면 박 대표님더러 기억하게 하려는 거예요?”소군리의 직설적인 말에 이유영은 마음이 철컹 내려앉는 것 같았다.‘내가 입은 상처

최신 챕터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245화

    이유영이 집으로 돌아온 뒤, 임소미는 사람을 시켜 조사를 시작했고 이유영이 강이한 곁에서 결코 평온한 시간을 보내지 못했다는 사실을 이내 알게 되었다. 하지만 어느 정도였는지는 알지 못했다.며칠 동안 진영숙의 광기에 가까운 모습을 목격한 뒤에야 그녀는 대략 짐작할 수 있었다. 그녀의 남편이 왜 서주로 떠나서 죽음을 가장했는지를.모두 이 여자 때문이었다. 진영숙이 그토록 괴롭게 만들었던 것이다.남편뿐만 아니라 지금 강이한의 행방조차 그녀는 알지 못했다. 여자로서 그 책임은 결코 작지 않았다.임소미는 감정을 가라앉힌 후에야 이유영에게 조심스레 말했다. 진영숙이 사실은 월이를 데려가려 했다는 것을.“며칠 동안 데려가겠다고 했다고요?”“그래서 내가 화가 났던 거야.”진영숙의 행동을 보면 며칠은 말뿐인 핑계였다.그녀가 했던 말을 떠올리며 임소미는 차가운 웃음을 지었다.‘이제 아무것도 없고 오직 손녀만 남았다고? 과연 손녀의 의미를 알고는 있는 사람인가?’이유영은 말없이 얼굴을 굳혔다.진영숙은 아이를 사랑해서가 아니라 집착하고 있었던 것이다.“유영아, 이번 일은 그녀에게 연민을 가질 필요 없어.”임소미의 목소리엔 단단한 결심과 냉기가 섞여 있었다.진영숙은 자신이 모든 걸 잃었기 때문에 아이라도 데려가고 싶다고 했지만 그런 상실에 대해 임소미는 전혀 동정하지 않았다.“알겠어요, 엄마. 제가 처리할게요.”이유영은 어머니를 안심시켰지만 그녀의 목소리 역시 차가웠다.“어떻게 처리할 거니?”‘어떻게 처리할까?’이유영의 눈빛이 점점 깊어졌다.그녀는 당연히 생각한 방법이 있었다.임소미를 진정시킨 뒤, 이유영은 백산 별장을 나섰고 밖에선 지혁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아가씨.”“풍산 그룹으로 가요.”이름을 입에 올리는 것조차 마음이 무거웠다. 가능하다면 평생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곳이었다.그곳은 과거가 덕지덕지 붙은 장소였고 이유영은 그것들과 멀어지고 싶었다.“윙윙윙.”그때, 휴대전화가 울렸다.발신자는 박연준이었고 이유영은 망설임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244화

    이유영에게는 참으로 견디기 힘든 시간이었다.그녀는 임소미의 품에 파고들며 가느다란 팔로 어머니의 허리를 꼭 안았다.“엄마, 미안해요. 제가 잘못했어요.”그녀는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었다.오래전 소은지는 이렇게 말했었다. 강이한은 연애 상대론 괜찮지만 결혼은 다르다고.그때 변호사였던 소은지는 경제력이나 사회적 지위가 맞지 않는 결혼이 얼마나 불행한지를 잘 알고 있었다.그래서 그녀가 강이한과 결혼을 결심했을 때, 소은지는 그녀를 말렸었다. 소은지는 그녀의 결혼을 말렸던 유일한 사람이었다.결국 소은지의 말은 모두 옳았음이 증명됐다.끝났다고 믿었던 그 관계는 여전히 그녀의 삶에 깊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고 심지어 가족들까지도 그 여파에 시달리고 있었다.그때, 등에 따뜻한 손길이 느껴졌다.“괜찮아. 엄마가 있잖아. 앞으로는 아무도 너를 괴롭히지 못할 거야.”이유영은 말없이 고개를 숙였고 눈물이 눈가에 가득 차올랐다. 참으려 해도 눈물이 뺨을 따라 끝없이 흘러내렸다.예전에도 어머니는 그녀를 이렇게 품어주었다. 하지만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후, 그녀의 세계는 완전히 무너져 버렸고 그 이후로 어떤 일이 일어나면 모두 혼자 견뎌야만 했다.임소미가 감싸안아 주자 이유영의 마음은 다시금 따뜻함으로 물들어갔다.그리고 이 감정은 그녀의 마음 깊은 곳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앞으로는 아무도 엄마를 괴롭히지 못하게 할 거예요.”그녀가 말한 '아무도'는 명백히 진영숙을 가리키고 있었다.그렇게 오랫동안 떨어져 지낸 사람에게서 다시 이런 고통이 돌아올 줄은 몰랐다.“엄마가 널 지켜줄게. 꼭 지켜줄게.”임소미는 그 말을 반복하듯 속삭였다.오늘 밤, 임소미의 마음속에 일어난 파장은 누구도 헤아릴 수 없었다.진영숙이 막말을 퍼붓고 손까지 쓰는 모습을 보며 이유영이 강씨 가문에서 겪었을 고통이 얼마나 컸을지를 임소미는 문득 깨달았다.사모님의 우아한 모습은 진영숙에게서 찾아보기 힘들었다.불편한 감정이 들 때마다 손부터 나가는 사람이었고 그런 사람과 살아야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243화

    이유영이 돌아오고 그녀는 진영숙과 임소미 사이에서 벌어진 격렬한 장면을 목격하게 되었다. 두 명의 도우미가 진영숙을 붙잡아 끌어내고 있었다.임소미의 얼굴은 창백했고 가슴은 거세게 요동치고 있었다.그녀는 순간적으로 분노가 솟구쳤다.임소미는 이유영을 보자마자 재빨리 붙잡고 말했다.“너 먼저 위로 올라가.”“무슨 일이 있었어?”이유영이 물었다.정씨 가문에 돌아온 지 오래된 만큼 그녀는 자신의 어머니가 어떤 사람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우아하고 온화한 사람인 만큼 지금 이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분명히 알 수 있었다.임소미가 대답하기도 전에 진영숙이 화를 내며 소리쳤다.“이유영, 넌 누가 너한테 눈을 기증해 줬는지 모르지? 강이한이 네게 빚을 졌다고 하지만 사실은...”“입 다물어!”진영숙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임소미가 단호하게 그녀의 말을 끊었다.이유영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조용히 서 있었고 진영숙은 여전히 무언가 더 말하고 싶어 했지만 더는 이어가지 않았다.그녀는 분노로 가득 찬 눈으로 이유영을 노려보았고 그 눈빛엔 전례 없는 증오가 서려 있었다.예전에 강이한과 결혼했을 때도 진영숙은 이유영을 이런 눈빛으로 바라보았다.한 번도 따뜻한 시선을 준 적이 없었다.그리고 지금, 용성시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리며 그 증오가 더욱 깊어진 듯했다.“유영아, 너 먼저 위로 올라가.”“엄마.”“올라가!”임소미는 이유영의 말을 끝까지 듣지 않고 격하게 소리쳤다.임소미가 이런 식으로 이유영에게 말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지금의 상황이 임소미에게 얼마나 큰 충격이었는지 그대로 드러났다.이유영은 무언가 더 묻고 싶었지만 눈앞에서 벌어진 상황에 말문이 막혀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뒤돌아 안으로 들어갔다.그 순간, 진영숙은 자신을 붙잡고 있던 도우미들의 손을 뿌리치고 이유영의 뒷모습을 향해 소리쳤다.“이유영, 강이한은 너에게 빚진 게 없어. 강이한은 오히려 너 때문에 모든 걸 잃었어. 너야말로 가장 잔인한 사람이야. 네 눈조차..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242화

    임소미는 혈압이 치솟았고 화가 극에 달한 상태였다.“내 말이 틀렸나요?”“틀렸냐고? 제대로 된 일을 한 적은 있고? 당신만 제대로 된 선택을 했더라면 유영이와 강이한이 이렇게까지 망가지진 않았을 거야.”임소미는 참았던 감정을 폭발시키며 격렬히 외쳤다.진영숙의 얼굴이 순간 굳어졌다.임소미의 말이 맞았다. 진영숙은 두 사람 관계에서 많은 잘못을 했다.하지만 지금은 모든 게 달라졌다.강이한은 사라졌고 강서희도 여전히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그녀에게 남은 건 오직 월이 뿐이었다.오늘 이곳에 와서 월이를 보게 된 순간, 월이를 자신의 곁에 두고 싶다는 생각이 더욱 강하게 자리 잡았다.“사람 불러!”임소미가 크게 외치자 집사들과 도우미들이 급히 달려왔다.“이 여자를 당장 내쫓아!”“당신이 감히 그럴 수 있을까?”“뭐라고?”임소미는 잠시 귀를 의심했다.‘이 여자는 지금 도대체 뭐 하려는 걸까?’조금 전 아이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을 보며 아이에게 조금의 정이라도 남아 있는 줄 알았다.하지만 모든 것은 착각에 불과했다.결국 그녀는 후회라는 감정을 모르는 인간이었다.진영숙이 오늘 여기 온 것도, 월이에게 다정하게 굴었던 것도 결국 아무것도 남지 않았기 때문에 한 마지막 발악이었다.그녀의 말은 그저 그럴싸한 포장일 뿐 사실은 월이를 자신의 곁으로 끌어들이고 싶은 마음뿐이었다.그리고 뻔뻔하게도 무례하기까지 했다.진영숙은 임소미의 눈을 응시했다. 조금 전까지 남아 있던 따뜻함은 온데간데없고 그 자리에 남은 것은 매서운 날카로움뿐이었다.그녀는 침착하게 말했다.“우리 아들이 왜 서주를 떠났는지 내가 정말 모를 거라고 생각했어? 임소미, 당신들은 정말 단 한치의 양심 가책도 못 느꼈어?”왜 강이한이 서주를 떠났는지 시간대와 상황을 조합해 보면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추측이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확신을 가졌다.특히 떠나기 전, 시윤이 건넨 말이 결정적이었다. 이유영이 용성시에서 수술을 받았던 그 시기에 강이한은 서주에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241화

    강이한은 그렇게 어둠 속에서 절망의 고통을 몸소 겪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괴로워도 수술을 받겠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한때 이유영이 어둠 속에서 얼마나 무섭고 무력했는지를 그는 이제서야 조금씩 체감하고 있었다....파리에서 진영숙은 다시 백산 별장을 찾았다. 여전히 강이한의 소식은 들리지 않았고 시윤은 강이한이 이정과 신시욱을 데리고 떠났다고 말했다.그 두 사람의 능력을 생각하면 강이한이 스스로 나타나지 않는 한 그 누구도 그를 찾을 수 없을 것이다.진영숙은 어머니로서 절망에 가까운 마음으로 그를 수소문했지만 아무리 애를 써도 그의 행방을 찾을 수 없었다.그리고 알면 알수록 그녀의 마음은 점점 더 불편해졌다.“정말이지, 당신은...”백산 별정까지 찾아온 진영숙의 뻔뻔함에 임소미는 답답함을 참지 못하고 굳은 표정으로 응수했다.진영숙은 한때 유능한 여성이었고 그런 그녀에게 감히 저런 얼굴을 하는 사람은 없었기에 그녀에겐 익숙하지 않은 대우였다.“저는 아무것도 없어요. 저 좀 봐주세요.”그녀의 목소리에는 전에는 없던 고통이 서려 있었다.그렇다. 지금의 진영숙에겐 주변에 기댈 친척도 함께할 가족도 없었다. 그녀의 앞에 있는 건 손녀인 월이 뿐이었다.오늘도 그녀는 월이를 위해 여러 장난감을 준비해 왔지만 임소미는 그 모든 행동이 불쾌하게만 느껴졌다.“당신도 어머니였잖아요. 제 마음이 얼마나 불편한지 알잖아요.”임소미는 차가운 목소리로 잘라 말했다.‘봐준다고? 당신이었으면 그렇게 할 수 있을까?’이유영이 강이한과 결혼했을 때, 진영숙은 그녀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 심지어 뱃속의 아이조차 받아들이지 않았었다. 그런 사람이 지금 이토록 헌신적인 할머니 행세를 하니 임소미는 화가 났다.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연극으로밖에 안 보였다.진영숙의 눈엔 고통이 어렸다.“저는 정말 생각하지 못했어요.”임소미의 말에 그녀는 도무지 어떤 대답을 해야 할지 몰랐다.아무리 자존심 강한 진영숙이라 해도 진실을 알게 된 지금, 과거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240화

    그녀는 어둠에 익숙해지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강이한을 떠난 뒤 어둠 속에서의 삶을 받아들이기 위해 스스로를 단련하고 있었다.신시욱과 이정은 잠시 서로를 바라보다 침묵에 잠겼다. 그 질문은 그들 사이에서도 너무나 무거운 것이었기 때문이었다.이유영이 그때 얼마나 오랜 시간을 그렇게 보냈는지, 사실 그들조차 정확히 기억하지 못했다. 다만 또렷하게 남아 있는 건 그녀가 깊은 괴로움 속에 잠겨 있었다는 사실뿐이었다.그리고 그녀가 괴로워할수록 사람들은 어둠 속에서의 고독이 얼마나 잔혹한 감정인지 조금씩 알아가기 시작했다.그녀는 깊은 절망 속에 빠져 있었다.그리고 지금의 강이한은 어쩌면 그때의 이유영보다 더한 심연 속에서 절망을 겪고 있었다. 그는 스스로를 벌하고 있었다. 그녀가 겪었던 고통을 똑같이 겪기 위해 같은 어둠 속에 몸을 던졌다.“선생님. 각막 이식 수술 관련 소식이 들어왔습니다.”신시욱은 조심스러운 어조로 입을 열었다. 우천시에 머무는 동안, 신시욱과 이정은 한 번도 수술 신청을 멈춘 적이 없었다.그들은 강이한을 잘 알고 있었다. 자존심이 강한 사람이었지만 이유영이 원하지 않는 일이라면 그도 절대 강행하지 않았다.이유영이 시력을 잃었을 때, 그녀는 가족들이 몰래 준비했던 이식 수술조차 그녀는 단호히 거절했었다.그리고 지금의 강이한도 마찬가지였다.오랫동안 기다려 온 기회 앞에서 강이한은 조용히 거절했다.“필요 없어. 다른 사람에게 양보해.”두 사람은 말문이 막혔다. 그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올 줄은 상상도 못 했던 두 사람은 호흡이 가빠지기 시작했다.‘필요 없다고? 그게 무슨 뜻이란 말인가?’“선생님.”신시욱의 목소리는 긴장감에 더욱 떨려왔다.그 어떤 강인한 남자라고 해도 이 순간 목소리에서 전해지는 떨림을 억누를 수 없었을 것이다.최근 며칠간 그가 어떻게 지내왔는지 두 사람은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강이한은 자신을 벌하며 살고 있었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정말 이미 충분했다.‘받아야 할 벌은 다 받았는데 왜 여전히 자신을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239화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어둠 속에서 지낸 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지났을까?어둠 속에서 사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이제서야 알 것 같았다. 새들의 지저귐이 더 또렷하게 들리고 사소한 바람 소리 하나에도 감각이 예민해졌다.강이한은 우천시에 있는 주택 마당에 놓인 긴 의자에 앉아 있었다. 우천시에 오늘같이 이렇게 따스한 햇살이 비추던 때가 언제였던가?이정이 조심스레 다가와 담요를 덮어주며 말했다.“햇살은 있어도 아직은 쌀쌀하네요.”말은 없었지만 강이한은 이정의 발걸음 소리와 숨소리로 그가 신시욱이 아님을 알아차렸다.그의 입가에 씁쓸한 미소가 번졌다.그때의 이유영도 지금처럼 감각이 예민했을까?“이정.”“네.”“유영이는 이 마당이 어떤 모습인지 전혀 보지 못했겠지?”“네.” 이정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이유영은 이곳에서 몇 개월을 머물렀지만 실상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이 마당은 끝내 그녀에게 낯선 곳으로 남게 되었다.지금 그녀를 우천시로 다시 데려온다 한들 스스로 길을 찾아올 수도 없을 것이다.강이한은 낮게 중얼거렸다.“하지만 유영이는 이 마당에 뭐가 있는지는 알고 있었어.”그렇다. 보지 못했어도 그녀는 감각으로 모든 것을 구분했다. 마치 지금의 강이한처럼.이정이 조심스레 물었다.“이럴 가치가 있었습니까?”그가 이곳에 온 이후, 누군가가 처음으로 던진 질문이었다. 그는 말할 수 없이 쓸쓸한 미소를 지었다.“가치가 있었는지는 사람이 판단할 수 있는 게 아니야.”그것은 마음으로 느끼는 것이다.그리고 그는 알고 있었다. 자신이 이유영에게 진 빚은 결코 눈 한 쌍으로는 갚을 수 없다는 것을. 이건 가치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의 문제였다.예전에 어둠 속에서 더듬거리던 이유영의 손짓을 떠올리면 가슴이 미어졌다. 지금 자신이 어둠 속에서 겪고 있는 공포는 당시 그녀가 느낀 감정에 닿을 수조차 없었다.점심 식사 시간.“쨍그랑.”강이한이 손을 뻗는 순간, 접시와 그릇이 떨어지며 산산이 부서지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공기는 순간 얼어붙었다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238화

    이유영은 자신의 몸에 강이한과 관련된 어떤 흔적도 남기고 싶지 않을 것이다.그녀는 남은 인생에서도 강이한과 어떤 방식으로든 다시 얽히는 일을 절대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월이의 일로 인해 그녀는 너무도 깊은 상처를 입었고 강이한을 평생 용서할 수 없었다.그런 사람의 눈을 자신이 기증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그 결과는 상상조차 하기 싫었다.그리고 강이한 역시 그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그래서 그는 수술 전에 모든 철수 준비를 마친 것이고 이유영에게는 아무것도 알리지 말라고 지시했다.이미 많은 상처를 준 이후, 아무리 많은 것을 베푼다 해도 이유영의 용서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을 것이다.자신과 이유영 사이에는 어떠한 선택지도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고 그래서 과감하게 그녀의 손을 놓은 것이다.‘이렇게 되면 두 사람 사이에 더 이상 빚진 것이 없게 되는 걸까?’하지만 단순히 눈을 기증했다고 해서 해결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유영아, 왜 강이한에 관해 묻는 거야? 혹시...”소은지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결국 그녀는 언제나 이유영 편이었다.특히 수술 전, 마지막으로 강이한을 마주했을 때 그가 남긴 말을 들은 후로 그녀조차도 강이한을 용서할 수 없다고 느꼈다.“나랑 장난해?”소은지의 말에 이유영의 표정은 단숨에 싸늘해졌다.그 차가운 기색을 확인한 소은지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그렇지 않아서 다행이야... 그래, 그렇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야.”소은지는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나는 그냥 권력에 그토록 집착했던 사람이 어떻게 갑자기 서주를 내려놓았는지 궁금했을 뿐이야.”“음모일지도 모르지.”소은지는 잠시 생각하다 이렇게 말했다. 그녀는 화제를 서둘러 다른 방향으로 돌리려 했다.“...”‘음모’라는 단어에 이유영은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소은지는 그녀의 웃음을 보고 또 한 번 안도했다.“ 월이 보러 왔을 때, 그 사람이 뭐라고 했는지 알아?”“뭐라고 했는데?”“일어날 일은 언제든지 다시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237화

    강이한은 서주에서의 모든 일을 철수하고 사라졌다. 그와 함께하던 사람들도 함께 자취를 감췄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이유영은 그저 강이한의 또 다른 속임수일 거라고 생각했다.강이한과 박연준, 두 사람은 누군가를 철저하게 속이는 데에 능숙한 사람들이었다.박연준은 진짜로 서주의 모든 것을 장악하고 있었고 진영숙은 파리에서 집요하게 강이한의 행방을 묻고 다녔다. 그걸 보며 이유영은 강이한이 정말로 사라졌다는 사실을 확신할 수 있었다.“무슨 생각해?”반산월에서 소은지는 이유영의 어두운 얼굴을 보고 조심스레 물었다.이유영은 고개를 들며 말했다.“은지야.”“응?”“어떻게 된 거라고 생각해?”서주의 현 상황은 여전히 알 수 없는 부분이 많았지만 최근 일련의 사건들을 거치며 이유영은 점점 확신에 가까워졌다.강이한은 정말 그의 사람들과 함께 자취를 감췄다. 그는 마치 세상에서 흔적 없이 사라진 듯했다.권력을 중시하던 인물이었기에 은둔은 아닐 것이 분명했다. 강이한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홀로 조용히 지낼 성격이 아니었다.“뭐라고?”소은지는 이유영의 갑작스러운 질문을 이해하지 못한 듯 되물었다.이유영은 소은지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을 이어갔다.“강이한이... 정말 사라졌어.”“그래. 그 얘기 예전에도 했었잖아.”이유영이 이제서야 이 사실을 믿게 되었다는 것을 소은지는 알아챌 수 있었다.예전엔 믿지 않았던 이유영의 모습이었지만 이제는 완전히 달라졌다. 그녀는 강이한의 실종을 인정하고 있었다.강이한과 박연준은 이유영의 마음속에서 그리 좋은 사람들이 아니었다.연서의 사건이 터진 이후, 그녀는 두 사람을 음모로 가득 찬 사람들로 생각했고 그래서 처음 강이한이 사라졌다고 했을 때도 이유영은 그것을 단순한 음모의 연장이라 여겼다.두 사람은 늘 서로 무관한 척 행동했지만 그 뒤에는 누구도 상상 못 할 거대한 연관성이 있었던 것이다.신지수는 여러 번 전화를 걸어왔다.강이한이 서주를 떠난 후, 신씨 가문도 연쇄적으로 피해를 보았고 그녀는 그 일을 처리하면서

좋은 소설을 무료로 찾아 읽어보세요
GoodNovel 앱에서 수많은 인기 소설을 무료로 즐기세요! 마음에 드는 책을 다운로드하고,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앱에서 책을 무료로 읽어보세요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