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표가 크게 소리를 질렀다.“이봐, 장소월 맞지? 주문할 테니까 이쪽으로 와.”장소월은 그릇을 든 채 못 들은 척 그녀와 비슷한 나이의 누군가를 쳐다보았다.그 사람의 이름은 이혜성이었는데 그녀 역시 이곳에 일하는 아르바이트생이었다.장소월은 고소한 듯 웃고 있는 이혜성의 얼굴을 쳐다보고는 몸을 홱 돌려 걸어갔다.“이봐, 주문하겠다고 한 말 못 들었어?”장소월은 접시를 내려놓고 손을 깨끗이 씻은 뒤 메뉴판을 들고 그들에게 걸어갔다.“무슨 요리를 주문하시겠습니까?”그녀가 기록하려 펜과 작은 공책 하나를 가져왔다.다섯 쌍의 눈동자가 그녀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향긋한 먹이를 보는 허기진 늑대와도 같은 역겨운 눈빛에 배 안에 있는 것 모두를 토해낼 것만 같았다.그중 한 명이 말했다.“아가씨, 돈이 부족한 거야? 부족하면 나한테 말해. 이 오빠한텐 돈이 넘쳐나니까.”그가 호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상 위에 올려놓고는 안에서 50만 원을 꺼냈다.“오늘 오빠와 놀아준다면 이 돈은 네 거야.”돌연 귀를 찌르는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이혜성이 낸 것이었다.“죄송합니다. 전 이곳의 임시 직원일 뿐 그런 일은 하지 않습니다. 메뉴를 더 주문하시겠어요? 하지 않겠다면 전 가보겠습니다.”“뭐가 그리 바쁘다고 그래. 지금 이 식당에 손님은 우리밖에 없잖아. 얼른 앉아서 오빠들과 술이나 마시자.”뚱뚱한 남자 한 명이 파란색 의자를 자신의 옆으로 끌어당겼다.장소월은 그의 말을 무시해 버린 채 몸을 돌렸다.그때 남자가 책상을 힘껏 내리쳤다.“제기랄, 간사한 년, 고상한 척하기는. 진짜 학생이면 왜 이런 곳에서 그릇이나 나르고 있는 건데!”장소월은 몇 걸음 걷다가 멈춰 선 뒤 호주머니에서 분홍색 다이아몬드가 박힌 고급 브랜드 지갑을 꺼내 학생증을 빼내고는 그들의 눈앞에 가져갔다.“아저씨들, 똑똑히 보세요. 이건 제 학생증이에요. 학생증 사진 속 학생이 바로 저고요. 전 제운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에요. 아시겠죠? 그러니까 앞으로 헛된 말을 지어내지 마세요.
남자가 다른 한 손으로 장소월의 옷을 낚아챘다. 단추를 푸니 안에 있던 하얀색 나시가 드러났다.순간 모든 사람들의 눈빛이 번뜩였다.장소월은 옷깃을 꽉 움켜쥐고 힘껏 그의 손목을 깨물었다.그 통증에 남자는 곧바로 손에 힘을 풀었다.드디어 남자의 손아귀에서 벗어난 장소월은 온 힘을 다해 밖으로 도망쳤다. 그때 어둠 속에서 그녀는 누군가를 보고 화들짝 놀랐다. 검은색 티셔츠를 입고, 목엔 은색 목걸이를 걸었으며, 한 손은 외투 호주머니에 넣고, 다른 한 손엔 담배를 든 강용이 걸어오고 있는 게 아니겠는가.그 외에도 더 있었다. 백윤서, 엽시연...장소월은 백윤서가 이곳에 왜 왔는지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유를 막론하고 절대 그녀에게 자신이 이곳에 있다는 걸 들키고 싶지 않았다.강용은 고개를 숙이고 백윤서와 말하고 있었으니 아마 그녀를 보지 못했을 것이다. 장소월은 다급히 반대 방향으로 집을 향해 도망쳤다.“제기랄, 그년 빠르기도 하네.”장소월은 멈추지 않고 곧장 집으로 달려갔다. 집에 도착하니 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고 온몸은 땀에 흠뻑 젖어있었다. 그녀는 다리에 힘이 풀려 자리에 풀썩 주저앉았다.한참 뒤에야 안정을 되찾은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샤워를 하러 화장실로 들어갔다.저녁 12시, 침대에 누워 잠들었던 장소월이 식은땀을 흘리며 잠에서 깨어났다.그녀는 꿈속에서 예전에 그녀를 괴롭혔던 변태 망나니를 만났다.애써 잊으려 했던 기억이 또다시 그녀의 머릿속에서 떠다니기 시작한 것이다. 순간 그때의 광경이 또렷이 눈앞에 그려졌다.그녀는 어두운 방 안에서 이불을 푹 뒤집어썼다. 이루 말할 수 없는 답답함이 가슴을 짓눌렀다.당시의 끔찍한 광경이 또다시 나타난 것이다...장소월은 오 아주머니가 집에서 가져다준 핸드폰을 꺼내 처음으로 전원을 켰다.문자 알림음이 끊임없이 울렸다. 거의 모두 강영수가 보내온 것이었다. 13일 동안, 백 개를 훌쩍 넘는 개수였다.대부분은 그녀에게 무엇을 하고 있는지, 어디에 있는지, 왜 답장을 하지 않는지
전연우는 다른 번호를 눌렀다.“일 좀 처리해줘...”지시를 마치고 전연우는 마지막으로 장소월에게 전화를 걸었다.휴대전화너머로 차가운 안내음만이 들렸다.“고객님 전화기의 전원이 꺼져있습니다. 잠시 후 다시...”새벽3시.장소월이 묵고 있는 집의 문을 두드렸다.“문 열어. 내가 왔어. 빨리 문 열어...”장소월은 귀를 막고 캄캄한 나머지 손을 내밀어도 보이지 않을 천장을 보고 있었다.이범의 한밤중의 소란은 몇 번째인지 모를 지경이다.저번에 빨래를 널었는데 속옷을 잃어버렸다. 다음날 그녀는 아래층 쓰레기통에서 그것을 보았다.그녀는 이곳에서 평온하게 살 수 있을 줄 알았는데….이대로 가다간, 그녀는 자신이 언젠가 미쳐버릴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이범은 이곳에서 유명한 건달이고 옆집에 사는 성 아주머니의 아들이다...장소월은 문을 열지 않았고 한참 지나서야 그는 떠났다...드디어 조용함을 되찾았다.이날 밤, 장소월은 결코 편안히 자지 못했다. 날이 밝아 깨어나 보니 이미 12시가 넘었다.장소월은 베란다로 갔고 냄비에는 갈비찜, 제육볶음, 잡채가 있었다...그녀는 세탁이 끝난 빨래를 베란다에 걸어 놓았다.한창 빨래를 널고 있는데 문득 맞은편 오랫동안 사람이 살지 않던 집에 불이 켜지는 걸 보았다.여기 아파트들은 서로 가까이 있어 커튼을 치지 않으면 창문을 통해 안의 방을 볼 수 있는 구조이다.맞은편 창문이 갑자기 열렸다.장소월은 바로 베란다에서 담배를 피고 있는 강용을 보았다. 두 사람은 시선을 마주쳤다.장소월은 빠르게 반응하여 마지막 옷 한 벌을 빠르게 걸어놓고는 다가가 가스레인지를 끄고 집 안으로 들어가 베란다의 문과 커튼을 닫았다.그녀는 연한 색의 슬립 드레스를 입고 있었는데 안에는 아무것도 입지 않았다.장소월은 바로 옷을 갈아입고 밖에서 놓여있는 요리들을 들고 들어와 밥을 먹기 시작했다.오늘 장소월은 가게에 가지 않을 예정이다. 그녀는 강용과 백윤서가 언제 떠날 예정인지 모르기 때문이다.그녀는 백윤서한테 그녀가 이곳
평소라면 잃어버렸으면 잃어버렸지, 다시 재발급받으면 된다고 생각하겠지만 이번에는 다르다.등기본이 없기에 그녀는 신분증을 재발급받을 수 없고 장가네로 가고 싶지 않다.장소월도 인내심이 있는 편이 아니고 평소에 어느 정도 눈 감아 준 것만으로도 충분히 잘 대해 준 것이다.예전의 성격대로라면, 장소월은 바로 휴지통을 그녀의 머리에 덮어버렸을 것이다.“이혜성, 그 지갑 안에는 우리 엄마의 사진이 있어. 나한테는 아주 중요해. 그리고 그 안에 신분증... 돈을 갖고 싶은 거면 너한테 줄게. 다른 건 어차피 너에게 중요하지도 않잖아. 그러니 나한테 돌려줘!”이혜성은 옆에 있는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찼고 안에 있던 쓰레기가 모두 굴러 나왔다.“장소월, 너 지금 무슨 뜻이야? 네가 지갑을 잃어버린 게 나랑 뭔 상관인데? 난 네 지갑을 가진 적이 없어. 무슨 근거로 나를 모함하는 건데? 못 믿겠으면 경찰에 신고해!”그녀의 목소리는 가게 전체가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컸다.장소월은 짜증이 나서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어이없다는 듯이 말했다.“이혜성... 나 평소에 너 건드리지 않았지? 그 핸드크림을 가지고 싶다면, 너한테 줄게. 지갑 돌려줘. 그러면 그냥 없던 일로 할게.”“장소월, 난 네 지갑을 가진 적이 없어. 너 왜 날 모함하는 건데!”주인아저씨는 홀의 소리를 듣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라 재빨리 걸어 나왔다.“무슨 일이야? 너 근무시간이 저녁 시간대 아니야? 오늘 왜 이렇게 일찍 왔어?”장소월은 숨기려 하지 않았다.“아저씨, 저 지갑을 잃어버렸는데 안에 아주 중요한 사진이 있어요. 그리고 제 신분증도 있고요... 오늘 원래 사직하고 할머니한테 가려고 했는데 신분증이 없어서 티켓을 구매할 수가 없어요.”“왜 그래? 갑자기 왜 가는 거야?”어제저녁 발생한 일을 얘기하고 싶지 않았다. 회상하면 그녀의 마음이 더 불편해질 뿐이다.일을 크게 키우고 싶지도 않다.장소월은 얼버무려 말했다.“그냥 집에 가고 싶어서요. 아저씨, 경찰에 신고해서 제 지갑 좀
예전의 그녀는 금전적인 자원을 너무 쉽게 받았다.돈 버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장소월은 돈을 편지 봉투에 넣었고 꽤 두꺼웠다.주인아저씨는 그녀에게 알바비를 지급해 주고는 배달 하러 나갔다.가게에는 그녀와 이혜성만이 남았다.“이혜성, 내가 너한테 그런 얘기를 할 수 있는 건 네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어서 그런 거야. 네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짓을 했는지는 네가 나보다 더 잘 알겠지. 지금 네가 흘린 눈물, 네가 하는 말은 마음에 부끄럽지 않았으면 좋겠어. 나도 나한테 증거가 없다는 걸 알고 있어... 네가 널 모함했을 수도 있고. 만약 정말로 내가 모함한 거라면 우선 미안하다고 사과할게. 만약 네가 정말 가졌고 나에게 그 사실을 숨기는 거면 넌 버는 장사야. 그 지갑은 아버지가 나에게 준 생일 선물이고 60만 좌우에 판매되는 한정판이야. 그러나 넌 평생 너의 추악하고 더러움을 고칠 수 없는 거야.”이혜성은 차갑게 비웃었다.“장소월 너 지금 무슨 쇼를 하는 거야? 나보다 조금 더 이쁘장하게 생겼을 뿐, 무슨 부잣집 딸 행세를 하는 거야? 그 지갑이 60만이라고? 왜 600만이라고 하지 않고? 만약 네가 정말 부잣집 딸이라면 지금 이곳에서 알바하면서 설거지하고 있는다고?”“잘난 척 쇼하는 사람은 봤어도 너처럼 쇼하는 사람은 처음 봤어.”“그딴 지갑은 공짜로 줘도 안 가져. 그리고 만약 정말 내가 그 지갑을 가졌다고 한들, 너 어떻게 할 수 있는데? 증거도 없으면서.”이혜성은 예쁜 편이 아니고 마른 체격을 소유하고 있다. 윤기가 없는 머릿카락에, 딱딱한 표정을 짓고 있는 얼굴은 사람에게 까칠한 인상을 남겨주는데 지금 이런 말을 하고 있으니 더욱이 보기가 역겨웠다.처음에 그녀가 왔을 때, 장소월은 그녀에게 자신의 스킨케어 제품을 나눠주는 등 나름 잘 챙겨주었다. 하지만 그녀는 너무 탐욕스러워서, 묻지도 않고 자기 마음대로 쓰기 시작했다. 지난번에 그녀는 단지 자신의 물건을 쓰기 전에 자신에게 얘기하고 쓰라는 한마디를 했을 뿐인
“이거 놓으라고. 이 짐승 같은 놈아. 날 건드린다면 우리 아빠가 가만있지 않을 거야.”이범은 미친 듯이 웃었다.“네 아빠? 네 아빠는 병신이야. 온다고 해도 내 앞에서 무릎을 꿇어야 한다고.”“살... 살려줘!”“천한 년, 조용히 해! 속옷도 온통 레이스던데, 무슨 연기를 하고 있어.”이범은 바로 뺨을 날렸다.장소월의 얼굴 한쪽이 뺨을 맞았고 그녀는 바로 그의 손을 물었다. 이범은 그녀의 머리를 잡고 힘껏 당겼다.장소월은 또다시 소리를 질렀다.바로 그때 위층에서 한 남자가 내려왔다.장소월은 지푸라기라도 잡은 듯 애원하였다.“살려, 살려줘요... 살려주세요...”좁은 복도에 세 사람이 서 있으니 보다 비좁아졌다.이범은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내 일에 손대지 마.”그는 강렬한 포스를 풍기고 있고 이범보다 한 뼘 정도 더 큰 키에, 얼굴빛은 싸늘했으며 눈을 내리깔고 그를 보며 말했다.“그 손 놔.”“너 당장 꺼져!”“마지막으로 한 번만 경고할게. 그 손 놔!”목소리는 차가웠다.“놓지 않으면 어떡할 건데? 너 내가 누군 줄 알고. 이곳에서 널 죽이는 건 식은 죽 먹기야.”이범은 장소월의 머리를 놓아주었고 손가락으로 그를 가리키며 악랄하게 얘기했다.그러나 그 사람은 바로 이범을 발로 차버렸고 이범은 계단 아래로 굴러떨어져 비명이 들렸다.장소월도 깜짝 놀랐다. 그녀는 이범이 바닥에 그대로 쓰러져 정신을 잃고 이마에서 피까지 흘리는 걸 봤다.장소월도 입을 틀어막아 자신이 소리를 지르는 걸 막아버렸다.그녀가 고맙다고 인사를 하기도 전에 그는 이미 자리를 떴다.장소월은 허둥지둥 계단을 올라 주머니에서 열쇠를 꺼내는데, 아까의 두근거림에 당황해서 열쇠도 제대로 잡지 못하고 바닥에 떨어뜨렸다.그녀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문을 걸어 잠그고 옷장에서 자기 옷을 꺼내 트렁크에 넣었다.예전에 그녀는 너무 보호를 잘 받아서 바깥세상이 얼마나 험악한지 전혀 몰랐다!만약 그녀한테 신분이 없고 장가네가 없다면... 장소월은 어떤 인생을 살 게
한 편의점에서.장소월은 4만 원을 들여 그녀의 신분증으로 낙성에 가는 티켓을 구매했다.버스로 가면 16시간이 걸려 꽤 오랜 시간이 소요 되지만 다행히도 이것은 오늘 밤 출발하는 마지막 한 장의 티켓이다. 다만 출발 시간이 조금 늦은 편으로 저녁 8시 30분에야 출발한다.서 터미널로 가는 버스는 장소월이 아직 한 시간을 더 기다려야 하고 거기에 도착하는 시간까지 마침 알맞은 시간이다.그때 하늘에서 갑자기 천둥소리가 울리고 보라색 번개가 칠 줄 누가 알았겠는가.주인아줌마는 걱정스러워하며 말했다.“학생, 곧 비가 내릴 것 같은데... 아니면 내일 출발해. 지금 이 시간에 서 터미널로 가는 버스도 연착 될 것 같아.”장소월은 입술을 오므리고 다급해하며 말했다.“사장님, 저를 터미널까지 데려다 줄 방법이 없을까요? 돈은 더 지급할게요.”“안돼. 왕복하면 2시간은 걸릴 텐데, 폭우도 오면 너무 위험해.”“제가 2만 원 더 낼게요.”사장님의 눈빛이 순간 빤짝거렸지만 바로 난처해하며 말했다.“안돼. 목숨 하나에 2만원이라니...”“4만 원 드릴게요. 만약 사장님이 안 된다고 하면 저 다른 사람 찾아볼게요.”주인아줌마는 바로 장소월 손에 있는 4만 원을 받아 자신의 주머니에 넣었다.“조금만 기다려 봐. 내가 남편한테 학생을 터미널까지 데려다주라고 할게.”“고맙습니다.”빠르게 남자 사장님은 봉고차 한 대를 빌려왔고 주인아줌마는 장소월의 가방을 들어주며 말했다.“학생, 혼자서 그렇게 먼 곳으로 가는데 조심해야 해. 나쁜 사람에게 유괴당하지 말고. 학생처럼 예쁘게 생긴 사람을 유괴해서 인신매매 진행하는 경우도 많거든.”장소월은 주인아줌마의 웃는 듯 마는 듯한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그녀가 이해할 수 없는 묘한 눈빛이 섞여 있었다.그녀가 주인아줌마가 건네준 캐리어를 건네받으려고 하는데 갑자기 운전석에 앉아 못된 웃음을 짓고 있는 남자 사장님을 보았다.장소월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차량 창문을 통해 차 안에 다른 사람이 있는 걸 보았다.“학생,
사람 다섯 명이 차에서 내려왔고 장소월은 바닥에 손을 짚고 역겨운 눈빛을 보내는 그들을 보며 두려움에 떨며 뒷걸음질을 쳤다.“당신들... 무슨 짓을 하려고... 오... 오지마!”“돈을 원하는 거라면 내가 가지고 있는 돈을 모두 줄게.”이범은 음흉하게 웃으며 장소월을 향해 걸어왔다.“씨, 너 때문에 내가 하마터면 뼈가 부러질 뻔했는데 감히 도망 쳐? 더 도망쳐 봐... 어디로 갈 수 있을지...”“니 년한테 그렇게 많은 얘기를 해서 뭐해. 그냥 끌고 우리 아지트로 가서 우리 다섯 명이랑 재밌게 놀자.”“그러니깐. 3일 안에 쟤를 순종적으로 만들 자신이 있어. 앞으로 우리 몇 명의 시중을 들고 아들 몇 명까지 낳으면 되겠네.”장소월의 다리는 부들부들 떨려왔고 나른해졌지만 애써 일어섰다.“이건 위법행위라고!”이 말을 들은 그들은 미친 듯이 날뛰며 그녀를 비웃었다.“위법행위? 너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어? 이곳에서 우리가 바로 법이야!”“미쳤어... 이 미친놈들...”그녀는 그들 손에 잡히면 안 된다. 만약 오늘 그녀가 저 차에 타게 되면...전생의 비극은 다시 재연될 것이다...그녀의 울부짖음...그녀의 고함...메아리소리가 텅 빈 창고에서 울려 퍼지고 몇 명의 벌거벗은 남자들은 악마처럼 웃으며 그녀에게 다가왔고, 그 장면들은 악몽처럼 그녀의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싫어...그녀는 이 비극이 싫다...어두운 곳, 검은색 승용차 한 대가 멀지 않은 주차장에 주차되어 있었고 차 안의 남자는 블루투스 헤드셋을 끼고 한 글자 한 글자 보고하고 있었다.“대표님, 화면은 이미 전송해 드렸습니다.”“응, 봤어.”“이제 움직일까요? 그 사람들이 아가씨에게 손을 쓰려고 하고 있어요.”“급해하지 마. 내가 가서 처리할 테니 일단 따라붙어.”와이퍼 레버가 좌우로 흔들리며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고 있고 차 안 모니터의 어두운 화면에는 덩치 큰 남자 몇 명이 힘없는 열여덟 살 꽃다운 소녀를 괴롭히는 장면이 재생되었다.전연우는 생각에 잠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