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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6화

“사람을 죽였으면 그만한 대가를 치러야지.”

“어떤 일을... 오빠가 너한테 알려주지 않는 건, 네 세계가 더러운 흙탕물에 오염되지 않길 원해서야.”

“장해진도 깨끗하지 않고, 나 역시...”

장소월은 얼룩 한 점 없이 깨끗이 살아가야 한다.

하지만 그녀는 알고 있다.

장해진은 줄곧 나쁜 사람이었다. 학교에서 수많은 친구들이 그녀를 괴롭히고, 때리고, 욕설을 퍼부었었다...

장소월은 소리도 내지 못한 채 그 괴롭힘을 견뎌내야 했다. 왜냐하면 그녀는 장해진의 딸이었으니까...

그녀가 이런 일로 장해진에게 도움을 청할 때면 장해진은 신경도 쓰지 않은 채 그저 조용히 견디라는 대답만 할 뿐이었다.

때문에... 장소월은 이를 악물고 참아낼 수밖에 없었다.

장소월이 천천히 힘을 풀었다. 입술이 빨간 핏빛으로 물들었고, 어두운색 줄무늬 잠옷에도 선명한 핏자국이 묻어났다.

“그래. 아버지는 벌을 받고 돌아가셨어. 그럼 넌? 넌 왜 안 죽는 거야?”

“너도 수많은 사람을 해쳤잖아. 넌 왜 안 죽는 거냐고!”

“아버지가 죽어야 마땅하다면, 너도 죽어야지!”

감정이 머리끝까지 북받쳐 올랐다. 또르륵... 긴 속눈썹에서 눈물이 한 방울 떨어져 내렸다.

전연우는 피로 물들어 더욱 유혹적으로 변한 그녀의 입술을 지긋이 쳐다보았다.

그는 손가락으로 피를 닦아주고는 다른 한 손을 그녀의 머리카락 속에 집어넣고 품 안에 끌어당겼다. 그렇게 두 사람은 서로의 체온을 느꼈다.

“난 죽지 않아. 소월이는... 오빠와 함께 잘 살아가야 해.”

“난 너랑 함께 있고 싶지 않아. 죽을 때까지.”

“언젠간 너도 알게 될 거야.”

“난 알고 싶지 않아. 대체 왜 나야? 왜... 내가 모든 피해를 안아야 하는데? 분명 난 잘못한 거 없잖아. 왜! 나한테 이런 고통을 감내하라고 하는 건데!”

전연우는 장해진에 대한 모든 원한을 그녀에게 풀었다. 서철용도... 그녀의 가장 가까운 사람이었던 오 아주머니 역시 마찬가지였다.

다들 그녀를 지옥 불구덩이에 몰아넣는 것에 혈안이 되어 그녀를 죽음에까지 이르게 만들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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