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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7화

장소월은 물컵을 가져다가 침대 협탁 위에 올려놓았다.

“내가 돌아오든 안 오든 너 혼자 잘 챙겨야 해. 네 몸은 네 거니까.”

그녀가 손을 내려놓으려 할 때 그가 그녀의 손을 잡았다.

“나한테 생각할 시간을 주겠다고 했잖아. 그거 지금도 유효해?”

장소월은 살짝 미소를 지었다.

“내가 돌아오길 원한다면 돌아올게…”

사실 두 사람 사이에 평등이란 건 존재하지 않았다. 그녀는 늘 고개를 숙여야 하는 쪽이다.

그녀가 돌아온 이유는 사모님 때문뿐만 아니라 더욱이는 아버지 때문이었다.

장소월은 어젯밤에 전연우와 아버지가 통화한 내용을 전부 다 들었다.

그 내용은 만약 그녀가 강씨 집안에 시집가지 못하면 그녀는 상품처럼 취급되어 다른 사람한테 보내질 텐데 될수록 전연우에게 도움 되는 쪽으로 되게 말이다.

그녀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분명 장해진의 친딸은 자신인데 왜 아버지는 전연우에게 더 신경 쓰는지 이상했다.

장소월은 이렇게 변하려 노력하고 더 잘하려 하는데 아버지는 한 번도 그녀에게 눈길을 준 적이 없었다.

장소월이 그 통화내용을 들었을 때 그녀 마음속의 냉기가 팔다리와 몸 전체에 퍼졌다. 그녀의 가치는 고작 장씨 집안의 결혼을 위한 도구에 불과했다. 게다가… 그녀는 임신할 수 없는 몸이기 때문에 그녀의 처지는 더 비참해질 수밖에 없었다.

또한 장소월은 이 집에서 도망칠 수도 없다. 만약 그녀가 도망친다고 해도 아버지는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그녀를 찾아낼 것이다. 그리고…

전연우가 자신한테 무슨 짓을 하든 막을 수 없다.

그날밤 그가 비를 맞으면서 남원별장에 온 이유는 오직 그녀 때문이었는데, 이것만으로도 모든 걸 설명할 수 있었다.

그를 본 순간 장소월의 마음이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지금 그녀는 선택할 자격도 전혀 없었다.

“소월아… 너도 알겠지만 난 네가 기쁘게 돌아오는 걸 바랐어. 이번에… 난 절대 너를 놓지 않을 거야.”

장소월은 고개를 숙여 서로 잡고 있는 두 사람의 손을 바라보았다. 손바닥에서 땀이 났다. 그녀는 마음의 소리를 듣고 싶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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