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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화

작가: 차라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3-10-16 19:00:00
장소월이 망설임 없이 바다에 뛰어든 것은 확실히 그의 예상 밖이었다.

다른 사람으로 변한 것 같은 장소월, 도대체 무엇이 그녀에게 이런 변화를 안겨 주었을까?

아니면, 그녀가 무엇인가를 알게 된 걸까?

그녀가 이 씨 집안을 반격할 때부터 전연우는 이상함을 감지했다.

만약 정말 그렇다면, 그는 그녀를 남겨둘 수 없다.

강씨 집안과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기회는 더욱이 주지 않을 것이다.

백윤서는 전연우가 자료를 챙겨서 떠나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녀에게 그동안 도원 마을에 있었던 일에 대하여 조금도 묻지 않았다. 그가 이런 태도를 보일수록 백윤서는 전연우가 자신을 신경 쓰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연우의 서재 테이블에서 사진 더미를 볼 때까지 말이다. 사진을 본 백윤서는 머리가 터질 듯이 아파졌다. 장소월이 장가네를 떠난 시간 동안, 전연우는 장소월에 대하여 결코 무관심한 태도가 아니라 오히려 사람을 붙여 그녀를 감시하였다.

만약 장소월에게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전연우는 친히 도원마을로 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전연우와 같이 크면서 힘든 일도 같이 겪었다. 그들은 서로 가장 친한 사이이고 유일한 가족이라고 할 수 있다.

그녀가 해외에 있는 몇 년 동안, 백윤서는 전연우가 점점 낯선 존재가 되었고, 예전과 달라졌다는 걸 느꼈다.

그녀는 그를 잃을까 봐 정말 두렵다.

전연우는 회사로 돌아가 회의를 마치고 회의실을 나서자 기성은으로부터 걸려 온 전화를 받았다.

기성은은 비용을 지불하고 손에 명세서를 들고 보고했다.

“아가씨는 방금 수혈을 마쳤고 복부의 상처도 봉합했습니다. 그 외에 다른 내상은 없습니다. 하지만... 열이 39.8도까지 올라가 일주일간 입원해야 합니다.”

그는 마음속으로 제발 그더러 남아서 장소월을 돌보라고 하지 말라고 기도하였다.

그럴바에는 그는 죽음을 선택할 것이다.

전연우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시간을 보니 오후 4시 30분이었다.

“밤낮으로 돌봐줄 수 있는 간병인을 찾아.”

“네.”

전화를 끊은 후, 기성은은 자신이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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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의 눈빛은 마치 그녀를 잡아먹기라도 할 듯 사나웠다.장소월은 차마 그와 눈을 마주칠 수 없어 침대 한 켠에 앉아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그녀가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말했다.“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와 오빠의 보살핌 속에서만 살았다는 생각에 집 밖 세계도 한 번쯤은 경험해보고 싶었어요. 오빠... 죄송해요... 다시는 이런 일 없을 거예요. 다시는 성질을 부리지도 않을게요.”지금 전연우와 맞서는 건 현명한 선택이 아니다.전연우는 이미 26살인 데다 장해진은 일찍 퇴직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가 확실히 회사를 물려받고 권력을 꿰찬다면 그녀는 도마 위의 생선이 되어 절대 그의 손아귀를 벗어날 수 없게 된다.그녀는 절대 전연우를 이길 수 없다. 장수월은 일찍 깨달았어야 했다. 장씨 가문에서 도망칠 수 없다면 집안의 말에 고분고분 따를 수밖에 없다는 걸 말이다.전연우와 결혼하지만 않는다면 전생의 비극은 시작되지 않을 것이다.“아빠는 저더러 대학을 졸업한 뒤 결혼하라고 하셨어요. 전 그 말씀에 따를 거예요. 하지만 결혼 상대에 대해선... 오빠, 남편감은 제 손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아빠를 설득해 주실 수 있어요? 불행한 결혼생활을 보내고 싶진 않아요.”전연우의 눈동자에 순간 어둠이 비쳤다. 이어 그는 이내 미소를 짓더니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소월아, 넌 아직 어려서 그런 것들은 생각할 필요 없어. 지금은 몸조리나 잘해. 앞으로의 일은 앞으로 다시 얘기하면 돼.”할 수만 있다면 장소월은 정말이지 그의 뺨에 힘껏 따귀를 날려버리고 싶었다. 그녀가 소리쳤다.“이 모든 상황은 다 오빠가 만든 거잖아요. 내 앞에서 뭣 하러 좋은 사람인 척하는 거예요? 내 계획은 모두 오빠로 인해 망가져 버렸단 말이에요.”어린 새가 겨우 날개를 얻었건만, 이제 그 어린 새는 마지막 털 하나까지 깡그리 뽑혀버렸다.그때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전연우 씨, 검사는 이미 마쳤습니다. 백윤서 씨는 괜찮으세요. 병원비만 지불하고 가면 될 것 같아요.”장소월의 눈에 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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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날, 장소월의 체온은 내려가기는커녕 더 높이 치솟아 올랐다. 그녀의 맑은 눈에 진주 같은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그녀는 괴로움에 몸부림쳤다. 만약 간호사가 일찍 발견하지 않았다면 정신을 잃었을지도 모른다.기성은이 고용한 간병인은 오늘 점심에야 도착한다. 장소월을 보살피는 데에 익숙해진 오 아주머니는 이른 아침 그녀에게 깨끗이 세척한 옷을 가져다주러 병원에 도착했다. 힘들어하는 그녀의 모습에 오 아주머니는 몰래 눈물을 훔쳤다. 이럴 줄 알았다면 장소월을 그곳에 머물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이 아이는 어릴 적부터 고생이라는 건 모르고 자라지 않았던가. 오 아주머니는 후회를 금할 길이 없었다.링거를 맞고 나서야 체온이 조금 내려갔다.하지만 침대에 누워 있는 사람의 의식은 좀처럼 돌아오지 않았다.오 아주머니는 돌아가야 했기에 병원에서 줄곧 그녀를 보살펴 줄 수 없었다. 하여 조심해야 할 게 무엇인지,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하고 어떤 음식을 피해야 하는지를 자세히 간병인에게 알려주었다.장소월은 하루 내내 잠을 자고 나서야 의식을 되찾았다.서른 살 남짓한 여자 간병인이 마 죽 한 그릇을 들고 들어와 장소월에게 먹였다.하지만 몇 입 먹지도 않았음에도 장소월은 돌연 위가 뒤집어지는 듯한 메슥거림에 먹은 것을 모두 토해냈다.죽에 넣고 함께 끓은 마가 채 익지 않았기 때문이었다.간병인은 다급히 휴지통을 갖고 와 장소월의 입 쪽에 가져갔다. 손으로 등을 두드려주는 그녀의 얼굴엔 짜증스러움이 가득 섞여 있었다.장소월이 다 토해내자 간병인이 그녀에게 물 한 컵을 건넸다.“이 죽, 더 드실 거예요?”장소월이 기진맥진해져 창백해진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버리세요.”오 아주머니가 만들어 준 것 외 다른 음식은 쉬이 넘어가지 않는 그녀였다. 아마 위가 이미 익숙할 대로 익숙해져 다른 음식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다.그녀는 돌연 오 아주머니가 해준 쿠키가 먹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 오 아주머니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오랫동안 그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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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라리 이렇게 고통 속에서 죽는 게 나을 것 같다!전생에서 그녀는 어리석어 전연우의 진짜 속셈을 알아채지 못했다.지금 이 시간, 자세히 되돌아볼 때마다 영원히 치유될 수 없는 상처가 더 깊게 새겨지는 것 같았다.눈에선 끊임없이 눈물이 흘러내렸지만 조금의 소리도 내지 않았다.그녀가 무표정하게 굳은 얼굴로 눈물을 닦아냈다.“괜찮아요. 조금 전 벌레가 눈에 들어가서요.”간호사는 이상하다는 듯 장소월을 쳐다보았다. 병원에 무슨 벌레가 있단 말인가?설마 미친 건 아니겠지!간호사는 아무것도 말하지 않은 채 절반가량 남은 링거액을 보고는 속도를 늦추었다.간호사는 병실 문을 닫은 뒤 장소월의 주치의에게 달려가 그녀의 정신 상태를 알렸다.군림 공천 회관.여긴 80년대 때부터 운영해 오던 곳이었는데 여전히 8, 90년대의 인테리어를 유지하고 있었다.2층 룸, 건장한 체격의 남자가 커다란 창문을 통해 1층에서 노래를 하는 여자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 여자는 꽃무늬 붉은 색 원피스를 입고 여우 털목도리를 두르고 있었다. 긴 파마머리에, 귀엔 반짝반짝 빛나는 귀걸이를 걸고 있었는데 조명이 비추니 그녀의 백옥같은 피부, 맑은 눈동자, 그리고 매끄럽고 눈부신 몸매가 환히 드러났다. 노래를 부르고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강만옥이었다.소파 위엔 서철용이 짙게 화장을 덧칠하고 짧은 원피스를 입은 두 미녀를 양팔로 껴안고 앉아있었다. 그의 셔츠는 단추가 몇 개 풀어져 있었는데 가슴팍엔 여자의 빨간 립스틱 자국이 찍혀있었다.“네 동생 말이야. 내가 손을 쓰기도 전에 거의 미쳐가고 있대. 쯧... 너 정말 마음이 아프지도 않아?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내 수하가 매일 지켜봤는데 혼자 몰래 눈물만 흘린대. 그 말을 듣고 마음이 찢어지는 줄 알았다니까! 그토록 냉정하게 눈 하나 깜빡이지 않는 건 단연코 너밖에 없을 거야!”서철용이 여자가 먹여주는 포도를 먹고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너 잊었어? 난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이라는 거. 모르면 입 다물어.”전연우가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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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이랑의 입꼬리가 씩 올라갔다.“그래요.”소민아는 회사에 돌아가 주차장에서 차를 세우던 도중 캡모자를 눌러쓰고 은밀하게 움직이는 남자 한 명을 발견했다. 소민아는 차에서 내리지 않고 그의 행동을 살펴보았다.얼마 후 남자가 전화를 걸었다.“누님, 그 여자 위치 찾았어요. 사진도 있고요. 전 지금 지하주차장에 있어요.”소민아는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는 것 같았다. 송시아가 찾는 그 여자?소월 언니다!송시아가 이렇게나 빨리 소월 언니를 찾았다고?그... 그럴 리가 없다!3분 뒤, 송시아가 엘리베이터에서 걸어 나오자 남자는 그녀에게 서류 봉투 하나를 건네주었다.“누님, 그 여자 어떻게 처리할 거예요? 몰래...”그가 손가락으로 목을 베는 동작을 취했다.소민아는 빠르게 핸드폰을 꺼내 두 사람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급할 필요 없어. 넌 일단 돌아가 내 전화 기다리고 있어. 너무 쉽게 죽게 하면 안 되지.”“알겠어요. 그럼... 누님, 저희한테 줄 수고비는... 저희들 요즘 전국을 휘젓고 다니고 해외에까지 나가느라 정말 힘들었어요.”송시아는 바로 핸드폰을 꺼내 남자에게 돈을 이체해주었다.“이건 수고비의 3분의 1이야. 나머지는 일이 다 끝나면 줄게. 너희들 고생한 거 잊지 않을 테니까 걱정하지 마.”“걱정하지 마십시오, 누님. 저희들 절대 누님을 실망시키지 않을 거예요.”두 사람의 거래가 끝나자 지하주차장엔 다시 고요함이 내려앉았다. 소민아는 씩씩거리며 차에서 내려가 대표 사무실로 향하는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소민아가 벌컥 문을 열었을 때, 송시아는 서류 봉투를 뜯고 있었다. 그녀는 소민아를 보고는 다시 서류 봉투를 닫아 옆에 놓아두었다.“언니한테 무슨 할 말 있는 거야?”“아까 지하주차장에서 만났던 그 남자 누구예요? 송시아 씨, 이번엔 또 누굴 죽이려는 거예요! 왜 꼭 그렇게 사람을 죽여야만 하는 건데요! 아무도 당신을 이기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거예요?”송시아가 웃으며 그 서류 봉투를 들고 일어섰다. 그녀는 소민아 앞에서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232화

    소민아는 며칠 더 휴가를 주겠다는 신이랑의 배려를 거절했다. 다음 날 회사에 나와보니 신이랑은 여느 때처럼 아침 일찍부터 사무실에 나와 있었다.그는 피곤한 듯 이마를 꾹꾹 누르고 있었다. 신이랑이 고개를 드니 눈에 가득 퍼진 실핏줄이 보였다. 소민아는 바로 가방을 내려놓고는 걱정스레 다가갔다.“이랑 씨, 두통이 또 발작한 거예요? 약은 먹었어요?”신이랑은 고개를 저었다. 한눈에 봐도 예전 두통 때문에 힘들어하던 그 모습이었다.소민아는 손을 뻗어 그의 이마를 만지려다가 허공에서 멈춰 섰다.“제가 병원 예약해 둘 테니까 가봐요. 이렇게 참는 것만이 방법은 아니에요. 오늘 스케줄은 오후에 예정된 중문 시리즈 사람과의 미팅밖에 없어요. 지금 병원에 가면 그전에 돌아올 수 있을 거예요.”소민아는 이제 신이랑의 스케줄도 기억하고 있었다. 예전엔 항상 신이랑이 먼저 말했고, 장소가 어디든 그녀는 따라가기만 했었는데 말이다.지금의 소민아는 정말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신이랑이 말했다.“그럴 필요 없어요. 나 괜찮아요.”소민아는 시간을 확인하고는 바로 핸드폰을 들고 신경내과에 예약했다.“편집장님, 30분 뒤로 예약해 뒀어요. 얼른 물건 챙겨서 나랑 같이 가요.”소민아의 말투도 조금 사나워졌다.신이랑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으며 몸을 일으켰다.“알았어요.”소민아는 부하 직원에게 남은 일을 맡겨두고는 차를 몰고 신이랑과 함께 병원으로 향했다.소민아가 운전하다가 물었다.“혹시 어젯밤 샜어요? 의사 선생님 말씀 잊었어요? 수술 뒤엔 몸을 잘 챙겨야 한다고 했잖아요. 잠을 제대로 안 자는 건 건강 회복에 치명적이에요.”눈을 감고 있던 신이랑은 그녀의 말을 들으니 몸이 훨씬 가벼워지는 것 같았다.“어젯밤 신수지가 왔었는데 보기 싫어서 호텔로 옮겼어요. 난 신수지가 싫어요.”소민아가 그를 쳐다보며 물었다.“신수지가 이랑 씨를 왜 찾아가요? 동생 아니었어요?”신이랑이 눈을 뜨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두 사람의 눈이 마주친 순간, 소민아는 그가 뭘 말하려는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231화

    막무가내인 그녀의 모습을 신이랑은 더는 참아낼 수가 없어 단호히 말했다.“현실을 제대로 자각하세요. 난 절대 신수지 씨와 결혼하지 않아요. 당신 집안의 도움은 더더욱 필요 없고요. 성세 그룹에 들어간 건 민아 씨를 위해서예요. 민아 씨가 없어도 난 당신들과 얽히지 않을 거예요.”“계속 여기에 있고 싶으면 있어요.”신이랑은 바로 서재에 걸어 들어가 중요한 서류들을 챙기고는 노트북 가방에 넣었다. 그 모습을 본 신수지는 얼른 달려가 그의 팔을 잡았다.“어디에 가려고요? 오빠, 가지 말아요. 내가 그렇게 싫어요?”“내가 오빠를 좋아하는 것 때문에?”신이랑은 바로 그녀의 손을 뿌리쳐버렸다.“자신을 비참하게 만드는 일 하지 말아요.”신이랑은 물건을 들고 바로 떠나버렸다.신수지는 그의 뒤를 쫓아가며 소리쳤다.“오빠!”신이랑은 이미 엘리베이터를 타고 자리를 떴다.신수지는 분노에 차올라 발을 동동 굴렀다.“이게 다 소민아 때문이야. 너만 없었다면 오빠도 날 멀리하지 않았을 거라고!”신이랑은 차를 몰고 집에서 나가 한 호텔 방에 체크인했다.신수지는 엉엉 울며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다.유연홍은 자신의 귀한 딸이 울며 들어오자 얼른 뛰어가 달랬다.“왜 그래, 수지야? 누가 너 괴롭혔어? 엄마한테 말해.”유연홍은 신수지의 옆에 앉아 휴지로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었다.“엄마! 저 신이랑한테 갔었는데 쫓겨났어요. 밥 한 끼 같이 먹겠다고 하루종일 바쁘게 돌아쳤는데...”“절 완전히 무시하더라고요.”“욕까지 했어요! 대체 제가 그 여자보다 못한 게 뭐예요? 그 여잔 나보다 나이도 많고 예쁘지도 않잖아요.”유연홍이 그녀를 달랬다.“수지야, 네가 이랑이를 찾아간 일 절대 아빠가 알게 하시면 안 돼. 아빠는 이미 이랑이를 집에 돌아오게 할 방법을 찾으셨어. 이랑이가 집에 들어오기만 하면 엄마가 어떻게든 널 받아들이게 할게.”“그러니까 지금은 너무 밀어붙이면 안 돼. 알겠니?”그 말에 신수지는 다운되었던 기분이 많이 괜찮아졌다.“하지만 오빠 마음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230화

    소민아가 다시 깊게 잠이 들자 명세진은 도우미와 함께 방에서 나가 계단 입구에서 전화를 받았다. 그녀가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송시아 씨?”“사모님.”명세진이 이마를 찌푸렸다. “송시아 씨, 난 전에도 말했어요. 민아가 송시아 씨를 인정하고 싶다고 하면 저희는 막지 않겠다고요. 하지만 다른 수단으로 우리 집안에 무언가를 할 생각이라면, 지금 명확히 알려줄게요. 우린 그리 만만한 사람들이 아니에요. 앞으로는 전화하지 말아요. 아니면 경찰에 신고할 거예요.”말을 마친 그녀는 단호히 전화를 끊어버렸다.송시아는 사무실에 앉아 꺼져버린 핸드폰을 바라보고 있었다. 순식간에 그녀의 얼굴에 싸늘함이 번뜩였다.소씨 가문이 계속 서울에서 버티고 있으면 그녀가 소민아의 마음속에 들어갈 자리는 생기지 않는다. 절대 이대로 소씨 가문이 서울에서 뿌리를 내리고 살게 하면 안 된다.소씨 가문이 줄 수 있는 건 그녀도 얼마든지 줄 수 있다. 줄 수 없는 것 또한 충분히 가능하다.송시아가 온 힘을 쏟아 이 자리에 오른 건 동생에게 가장 행복한 삶을 선물해주기 위함이었다.소민아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그녀는 반드시 동생을 신씨 가문 안주인 자리에 앉힐 것이다.‘장소월... 네 목숨을 끊지 않는 건 다 민아를 위해서야. 영원히 꼭꼭 숨어있는 게 좋을 거야. 아니면... 절대 너한테 자비 따위 베풀지 않아.’송시아는 또 신이랑에게 문자를 보냈다...그때... 신이랑은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이었다. 핸드폰이 진동해 문자를 확인해 본 순간, 그의 이마가 찌푸려졌다. 집에 도착하니 안에서 인기척이 들려왔다. 신이랑은 바로 핸드폰을 집어넣고 지문으로 문을 열고는 안으로 들어갔다. 깨끗하게 정돈된 오피스텔 안에 불청객 한 명이 앉아 있었다. 신수지가 머리를 묶고 앞치마를 한 채 문 쪽을 쳐다보며 말했다.“오빠, 왔어요?”신이랑이 이마를 찌푸리며 그녀를 쳐다보다가 시선을 밥상 위 차려진 음식으로 옮겼다.“열쇠 누구한테 받은 거예요?”신수지가 배시시 웃으며 말했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229화

    도우미가 말했다.“민아 아가씨가 돌아오셨어요. 그런데 제가 방금 방에 가보았는데 두통이 다시 재발한 것 같았어요.”명세진의 얼굴이 바로 굳어졌다.“민아는요? 지금 어디에 있어요? 민아한테 무슨 얘기 했어요?”“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약만 가져다드렸어요. 얼굴색이 정말 안 좋았어요.”명세진의 얼굴엔 걱정이 가득했다.“내가 올라가 볼게요. 오늘 저녁엔 민아가 좋아하는 음식들 많이 만들어요.”“네, 사모님.”명세진은 소민아를 줄곧 자신의 친딸로 생각하며 키워왔다. 소현아와 소민아 모두 소씨 가문의 소중한 딸이다. 실제 언니는 소현아였지만, 평소엔 동생인 소민아가 언니처럼 소현아를 챙겼다.명세진은 소민아의 마음이 다치지 않도록 평소 그녀에게 더 관심을 쏟기도 했다.명세진은 방으로 올라가 조용히 문을 열었다. 침대에서 잠들어 있는 소민아를 본 그녀는 조심스레 다가갔다.소민아는 악몽에 시달리고 있는지 베개가 흥건해지도록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안 돼요... 나 데려가지 말아요...”“오... 오지 마...”“언... 언니...”“언니... 어디에 있는 거예요!”명세진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며 손수건으로 이마 위 식은땀을 닦아주었다.“괜찮아. 괜찮아. 고모가 여기에 있어.”명세진은 따뜻하게 이불을 덮어 주고는 예전 소민아를 집에 갓 데려왔을 때처럼 침대 옆에 앉아 밤새 그녀를 토닥여 주었다.슬프게 흐느끼던 소민아는 한참을 다독인 뒤에야 천천히 울음을 그쳤다.땀에 젖은 머리카락을 쓸어올려 주는 명세진의 얼굴엔 걱정이 가득했다. 아이를 갓 집에 데려왔을 때를 그녀는 여전히 기억하고 있었다.영양실조로 살집 하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말라 있었다. 일주일 동안이나 의식을 되찾지 못해 병원에서도 다시 살지 못할 거라고 했었다.이후, 다행히 그녀는 목숨을 지켜냈고 천천히 몸을 회복했다.비록 예전의 기억을 잃어버리긴 했지만,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아주 영리하고 총명한 아이였다. 학교에서의 수업도 교과서 한 번만 읽으면 바로 익히는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228화

    세면대 위에 놓아둔 핸드폰이 진동해 살펴보니 신이랑이 보내온 문자였다.[며칠 집에서 쉬어요. 회사 일은 내가 알아서 할게요.]소민아의 머릿속에 신이랑과 결혼하면 다시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을 거라던 송시아의 말이 다시 떠올랐다.소월 언니 집안에 관한 일은 고모부로부터 들은 적이 있다. 당시 장씨 집안의 지위는 어마어마하게 높았다고 한다. 서울에서 높은 권세를 누리고 있는 가문들조차도 장씨 집안에겐 머리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암암리에 수많은 극악무도한 짓을 저질렀다.한 사람의 목숨은 단 한마디 말로 가볍게 좌지우지되는 것이었다. 소씨 집안은 명함도 내밀지 못했고, 서울에서 난다긴다하는 명문가 집안도 장해진 앞에선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송시아가 저지른 범죄도 그들과 그리 다르진 않을 것이다.소민아는 갑자기 밀려온 어지러움 때문에 정신이 아찔해졌다. 세면대를 지탱하지 않았다면 바닥에 쓰러졌을 것이다. 그녀의 머릿속에 낯설고도 생생한 기억이 펼쳐졌다.울음소리 가득한 어두운 지하실...남자 한 명이 그녀 앞에 쪼그리고 앉아 그녀에게 만두 하나를 쥐여주었다. 6, 7세 남짓한 어린 여자아이는 허겁지겁 만두를 입에 구겨 넣었다...머리가 깨질 것만 같아 이마를 감싸 쥐었다. 곧이어 참을 수 없는 두통이 밀려왔다.고통을 견디며 30초 정도 지내 보내니 그제야 통증이 조금씩 가라앉았다.그곳은 대체 어디일까. 왜 그녀 기억 속엔 없었던 걸까...그 남자는 누구지?왜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 거지?도우미가 깨끗이 세척한 옷을 들고 들어왔다가 이상한 모습의 소민아를 보고는 다급히 다가와 물었다.“아가씨, 왜 그러세요? 또 머리가 아픈 거예요? 제가 약 가져다드릴게요.”소민아는 어렸을 때 자주 두통을 앓았었다. 하지만 이미 오랫동안 발병하지 않았다.도우미가 얼른 약을 꺼내 소민아에게 가져다주었다.약을 입에 넣고 물로 삼키니 두통이 많아 가라앉았다.도우미가 말했다.“아가씨, 계속 불편하시면 병원에 가보세요.”소민아가 고개를 저었다.“아니에요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227화

    그녀가 신이랑과 결혼만 하면 송시아는 더는 다른 사람을 해치지 않을 거라고 했었다.“왜 그렇게 보는 거예요? 네?”소민아는 뒤로 몇 걸음 물러서 신이랑과 거리를 넓혔다.“난 괜찮으니까 먼저 돌아가요. 잠깐 어지러워서 그랬어요.”“그래요. 내가 차로 데려다줄게요.”“아니에요. 회사와 내가 가려는 곳은 반대 방향이에요. 지금은 근무 시간이잖아요. 이랑 씨 일에 영향 줄 수는 없어요.”소민아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마음속에서부터 그를 천천히 멀리하기 시작했다.그 변화를 느낀 신이랑의 얼굴에 감출 수 없는 실망감이 어렸다.“민아 씨, 무슨 일 있었던 거예요? 아니면 송시아가 또 기성은 씨로 협박한 거예요? 뭐든 상관없으니까 나한테 말해요. 내가 도와줄게요.”소민아는 아무 말 없이 그를 바라보았다.‘신이랑 씨, 대체 왜 나한테 이렇게 잘해주는 거예요?’‘이건 친구에게 베푸는 호의가 아니잖아요! 그보단... 다른 관계...’소민아는 그에게 똑똑히 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이랑 씨, 여긴 불편하니까 차에 가서 얘기할까요?”“그래요. 내가 캐리어 들어줄게요.”신이랑은 소민아의 짐을 들고 그녀와 함께 주차장으로 향했다. 차에 올라탄 뒤 그가 물었다.“나한테 할 얘기 있어요?”“이랑 씨, 우린 친한 친구 맞죠? 이랑 씨도 송시아처럼 나쁜 사람으로 변하진 않을 거죠?”신이랑은 잠시 당황했다가 이내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민아 씨, 나쁘게 변하든 아니든 절대 민아 씨를 해치진 않을 거예요!”신이랑이 그녀에게 하는 약속이었다.“민아 씨 생각엔 내가 그런 사람으로 변할 것 같아요?”소민아는 그를 믿는 게 맞는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송시아의 말로는 신이랑은 앞으로 정계에 입성할 것이고 기성은의 위협이 될 거라고 한다. 그녀는 목구멍까지 올라왔던 말을 다시 삼켜버렸다.결국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기성은이 그녀에게 신신당부한 말도 있었기 때문이었다.“서울에 돌아가면 그 누구의 말도 믿으면 안 돼요.”“이랑 씨는요? 회사에서 유일하게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226화

    소민아의 눈동자에서 빛이 점점 꺼져가고 있었다. 너무 괴로워 목구멍에서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당신 생각이에요, 아니면 이랑 씨 생각이에요?”송시아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민아야, 그 말을 이랑 씨가 들었다면 얼마나 섭섭해할까. 줄곧 신이랑은 나랑 다르다고 말해왔으면서, 지금 신이랑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거야?”“내가 했던 말 잊었어?”“신이랑은 널 위해 본가에까지 들어갔어!”송시아가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내뱉었다.“신이랑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너만을 위해 살았어!”“핸드폰 확인해봐. 신이랑이 너한테 문자를 얼마나 많이 보냈는지.”비행기에서 내린 뒤 그녀는 핸드폰을 무음으로 설정해 놓았다. 기성은의 문자 외에 다른 건 확인할 시간이 없었다.송시아가 걸어 나가며 말했다.“일단 씻고 내려와서 밥 먹어. 저녁에 서울로 돌아갈 거야.”소민아가 핸드폰을 꺼내 보니 베터리가 없어 꺼진 상태였다. 충전선을 꼽고 전원을 켜니 송시아의 말처럼 신이랑으로부터 적잖은 문자가 와 있었다.40개가 넘는 문자 중 대부분이 그녀가 어디에 있는지 묻는 내용이었다. 말투에서 그녀에 대한 걱정이 고스란히 묻어나오고 있었다. 그가 이럴수록 소민아는 그에게 죄책감이 느껴지고 부담감이 더해갔다.오후 3시 식사를 마치고 짐 정리를 한 다음, 비행기에 올라탔다.소민아는 창밖으로 먼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송시아가 그녀 옆에 앉아 눈을 감고는 말했다.“보지 마. 아무리 봐도 기성은은 너랑 같이 여길 떠나지 않아.”“기성은은 애초부터 이 더러운 곳에 더 어울리는 사람이었어. 네가 아무리 애써도 뼛속 깊이 새겨진 비천함은 변하지 않아.”소민아가 말했다.“당신은 얼마나 고귀한 사람이길래 그런 말을 하는 거예요? 당신도 예전엔 이처럼 악랄한 환경에서 살았었다는 거 잊지 말아요.”송시아가 들뜬 말투로 말했다.“이 세상 사람들에겐 모두 등급이 있어. 전연우가 아니었다면 기성은은 아직도 여기에서 굴러다녔을 거야. 참, 내가 알려줬었나? 기성은의 아버지는 지독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225화

    “그때가 되면 소씨 가문도, 그리고 언니도... 기성은 하나 때문에 무너져버릴 수 있어.”송시아가 가장 잘하는 게 바로 사람의 가장 여린 약점을 건드리는 것이다. 그 몇 마디 말에 소민아는 패닉에 빠져버렸다.“그... 그럴 리가 없어요! 기성은 씨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 신이랑 씨도 당신 말처럼 기성은 씨를 해치지 않을 거고요. 당신 입에서 나온 말은 한 글자도 믿지 않을 거예요.”송시아가 더더욱 그녀를 몰아붙였다.“민아야, 내가 예전에도 말했었잖아. 장씨 가문은 서울 지하조직 수장이었다고. 그 인간들이 무슨 짓을 했었는지 알기나 해? 당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장해진이 죽길 바랐을까. 전연우가 없었다면 장소월은 목숨을 부지하지도 못했을 거야.”“그동안 장씨 집안, 남원 별장을 지켰던 사람이 누구라고 생각해?”“장씨 집안은 전연우와 기성은이 지탱하고 있었던 거야. 장소월은 다른 사람에게 기대어야만 살 수 있는 기생충에 불과해.”“장씨 집안이 끝나버린 지금, 기성은은 장씨 집안의 뒤처리를 해주려고 저렇게 고생하고 있는 거야.”“장씨 집안이 저지른 죄를 모아 신고하면 목숨이 몇백 개라도 모자라거든.”소민아는 더는 참지 못하고 두 손으로 귀를 막았다.“됐어요. 그만 해요. 소월 언니를 벌레 보듯 하고 있는데... 소월 언니는 아무것도 몰라요. 무슨 근거로 모든 잘못을 소월 언니에게 뒤집어씌우는 거예요? 내가 보기에 소월 언니는 당신보다 훨씬 더 좋은 사람이에요. 적어도 다른 사람을 해치진 않았으니까요!”“만약 내가 당신 동생이 아니었다면 어떤 방식으로 날 해치우려고 했어요? 난 저번 하마터면 당신 손에 철저히 망가질 뻔했어요.”송시아는 화가 나 이마를 찌푸렸다.“장소월이 착하다고? 그래! 장소월은 어렸을 때부터 걱정하나 없이 온실 속에서 자란 사람들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는 귀한 집 아가씨였어. 착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민아야... 우리한테 제일 필요 없는 게 바로 착함이야. 장소월처럼 살았다면 난 이미 일찌감치 죽은 목숨이었을 거야.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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