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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1화 서로 복수하려 하다

그런데 고청민이 이렇게 비이성적인 행동을 할 줄은 전혀 몰랐다.

그를 바라보니 하얀 피부에 빨간 손가락 자국이 어렴풋이 보였다.

주변이 갑자기 쥐 죽은 듯 조용해지고 분위기가 살얼음판을 걷는 듯 살벌해졌다.

“이제 속이 시원해요?”

살벌하게 눈을 부라리던 고청민이 심지안과 눈이 마주치고는 한결 누그러들었다.

심지안은 창백한 입술을 바들바들 떨며 더 언쟁하고 싶지 않아 바로 물었다.

“저한테 또 무슨 짓을 한 거예요? 왜 의사가 저한테 심리연구소에서 치료받으라는 건데요? 전 왜 이유 없이 두통을 겪죠? 게다가 기억을 잃은 것도 같아요...”그의 눈빛이 반짝 빛났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네요. 잘못을 따지려는 거라면 다 알고 있을 테니 전 더 이상 할 말 없어요.”

“제발... 할아버지를 실망하게 하지 마요.”

그녀는 여전히 고청민이 잘못을 깨닫고 회개하길 바랐다.

고청민이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 눈에는 알 수 없는 차가운 빛이 감돌았다.

그는 종래로 자신이 성연신에게 졌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진정한 싸움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

성동철의 속박이 없어지면 이제 자신을 막을 사람은 존재하지 않았다.

심지안은 이러한 분위기를 견딜 수 없었다. 앞뒤로 두 남자 사이에 끼어서 숨쉬기도 힘든 기분이 들었다.

특히 지금같이 서로 약점을 잡고 쓰러뜨리려 할 때는 너무 가슴이 갑갑하고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녀는 고청민의 표정 변화를 눈치채지 못했고 그가 더 이상 말이 없자 바로 뒤돌아 떠났다.

...

침실로 들어온 심지안은 집에 더 이상 머물 수 없어 회사로 향했고 인터넷으로 심리연구소에 등록하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역시 받는 환자 수가 극히 제한된 만큼 예약을 잡기도 어려웠다.

인터넷에서는 현장에 직접 가보라고 했다. 어쩌면 엄교진 원장을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엄교진은 난치병 연구를 좋아하기에 운이 좋으면 환자를 받아주기도 한다는 것이다.

마우스를 내려놓고 심지안은 눈을 비비며 바람을 쐬려 했다. 그러다 문득 밖에서 익숙한 모습이 언뜻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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