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은 생각하면 생각할 수록 마음이 혼란스러웠고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이미 오랫동안 빙판 위를 걸으면서 사람의 그림자조차 본 적 없던 하천은 오히려 좀비 같은 이 군부대를 보고서도 약간 반가운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이 군부대는 뜻밖에도 하천을 발견한 뒤 갑자기 포효하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이 군부대의 수령으로 보이는 이가 손짓을 하자 곁에 있던 병사들이 순식간에 하천을 향해 몸에 지니고 총을 겨누었다. “음?” 하천은 순간 당황했고 이들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살기를 선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탕탕탕- 이 병사들은 얼음과 서리로 뒤덮인 총의 방아쇠를 망설임 없이 당겼다. 그러나 방아쇠가 당겨지는 순간, 이 병사들은 하나같이 어리둥절했다. 그들이 너무 오랫동안 얼음에 매장되어 있었던 탓에 그들의 총기 또한 이미 고장이 나버린 것이었다. 크오오- 이때 또 한바탕 포효하는 소리가 들려왔고 수령으로 보이는 자가 허리춤에서 칼 한 자루를 꺼내 들자 뒤에 있던 병사들은 마치 좀비들처럼 하천을 향해 돌진해왔다. 총기는 이미 고장이 났지만 그 칼날은 10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날카롭기 그지없었다. 그렇게 100여 명의 병사들이 자신을 향해 돌진하는 모습에 하천 또한 천궐도를 뽑아냈다. “마침 몸도 풀겸 잘 됐어. 심심해서 미치는 줄 알았잖아.” 하천은 천궐도를 휘두르며 그 병사들의 머리를 하나 둘 베어버렸다. 잠시 후 100여 명의 병사들이 수두룩하게 땅에 쓰러져 갔다. 이 상황을 본 그들의 수령은 자연히 분노했고 자신의 칼을 휘두르며 하천을 향해 돌진했다. 그러나 이 수령 또한 결국 평범한 사람일 뿐이었기에 전혀 하천의 상대가 될 수 없다. 때문에 이 수령이 손에 쥔 칼을 휘두르는 순간 하천도 천궐도를 함께 휘둘렀고 너무나도 손쉽게 수령의 목을 따버렸다. “쳇, 재미없어.” 하천은 곧바로 천궐도를 손목 보호대 안에 거두어 들였고 이 도처에 깔린 시체들을 보면서 다시 깊은 무료함에 빠졌
세 사람 중 가장 약한 것은 고려 검조였지만 그것 또한 다른 두 사람에 비해 상대적인 것뿐이었다. 이 일반 병사들 앞에서 고려의 검조 역시 매우 강한 존재였고 심지어 그는 자신의 장검을 꺼낼 필요도 없이 진기만으로도 주위의 모든 병사들을 쓸어버렸다. 그렇게 전후로 몇 분도 안 되는 사이에 이 병사들의 시체가 곳곳에 널브러졌다. 결국 그 많았던 병사들은 세 사람에 의해 전부 죽어버렸고 상신은 그 중 몸집이 가장 큰 병사 앞으로 다가가 그의 가슴에 칼을 찔렀다. 그 후 상신은 그 병사의 가슴 쪽에서 무언가를 잡아냈는데 자세히 보니 그것은 손바닥 크기의 양가죽이었다. 즉 그건 역시 이 공간의 지도였던 것이다. “저들도 지도의 존재를 알았어.” 이 장면을 본 하천은 자신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저 녀석들도 분명 나처럼 이곳을 허망하게 누비다가 병사들을 만났고 그 병사들의 몸에서 지도를 발견한 거야.” “저 남은 지도를 합치면 분명 신령 묘지의 정확한 위치를 찾을 수 있을 텐데.” 이때 상신은 그 양가죽에 새겨진 지도를 보면서 흥분한 듯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하천은 여기에 더 오래 머물 생각은 없었다. 이미 저기 있는 상신 등 세 사람은 모두 하천과 원한을 가지고 있었다.때문에 만약 그들에게 발각되어 3대1로 붙는다면 그건 분명 하천에게 불리한 싸움이 될 게 뻔하니 말이다. 그러니 하천은 얼른 몸을 돌려 이곳을 떠나려 했다. 그런데 하천이 이제 몇 걸음 움직였을 때 발 밑의 빙판에 갑자기 촘촘한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안 돼.” 하천은 순간 심장이 철렁했고 맞은편 빙판 속에서는 갑자기 5미터 길이에 가까운 커다란 손이 뻗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 손은 온통 새까맣고 표면에는 서리가 잔뜩 쌓여 있었는데 곧이어 온몸이 검은 털로 뒤덮인 한 괴물 한 마리가 살기를 내뿜으며 그 빙판을 뚫고 나왔다. “이건 무슨 괴물이지?” 하천은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그 괴물을 쳐다보았다. 족히 10미터는 되어 보이는 이 괴물은 온몸에 근육들
“그래, 좋아.” 하천은 큰 소리로 외치더니 고려 검조에 시선을 고정시켰다. “그럼 당신부터 죽여야겠네.” 하천은 말을 끝내자마자 미종구보를 시전하며 번개와 같은 속도로 검조를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비록 세 사람 중 검조의 실력이 가장 약하다고는 하지만 그가 상신과 만왕 등과 연합을 한 이상 하천이 그들 셋을 함께 상대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때문에 현재 하천이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최적이 돌파구를 찾아 이 현장에서 도망치는 것이었다. 그리고 의심할 여지없이 그 돌파구는 바로 검조였다. 눈 깜짝할 사이에 하천은 이미 포악한 기운을 내뿜으며 검조를 향해 돌진했고 하천의 기운을 느낀 검조는 잔뜩 긴장했고 심장이 미친 듯이 쿵쾅거렸다. 당황한 가운에 검조는 급히 장검을 꺼내 하천의 공격을 막으려 했지만 하천의 힘은 너무 강했고 순식간에 그의 장검을 날려 버렸다. 이어 하천은 곧바로 천궐도로 검조를 내리쳤다. 검조는 급히 진기로 막아보려 했지만 그 진기는 순식간에 천궐도에 의해 부숴졌고 검조는 비명을 지르며 저 멀리 날라가 버렸다. “별 것도 아니면서.” 이 모든 것은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난 일이었고 하천은 곧바로 저 멀리 도망가기 시작했다.“젠장, 검조는 생각했던 것보다 실력이 더 약하잖아.” 이때 보고만 있던 상신과 만왕이 급히 하천을 쫓아갔다. 두 사람의 속도는 아주 빨랐고 점점 하천과 가까워지고 있었다. 한편 부상을 입고 바닥에 쓰러져 있던 검조 또한 몸에서 단약 하나를 꺼내 입에 넣더니 순식간에 다시 체력을 회복했다. “하천, 넌 오늘 반드시 여기서 죽게 될 거야.” 검조는 큰소리로 포효하더니 하천을 향해 달려갔다.이때 하천은 줄곧 앞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사실 그의 속도로 이 몇 사람을 따돌리는 건 일도 아니였다. 그러나 그를 당황하게 만든 것은 뜻밖에도 그가 도망치는 중에 앞에 각종 병사들이 연이어 빙판을 뚫고 나타나고 있는 것이었다. 이 병사들의 실력은 하나같이 강한 편은 아니었지만 문
이때 하천의 진기는 놀라운 속도로 회복되었고 곧 그는 다시 컨디션을 절정의 상태로 회복했다. “날 죽이겠다고?” “그게 가능할 것 같아?” 최상의 상태로 돌아온 하천은 순식간에 검조 앞에 나타났고 한 주먹으로 그의 가슴을 세게 후려쳤는데 쿵- 하는 소리와 함께 검조는 완전히 사분오열되었다. 이 모든 것은 모두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난 일이었고 옆에 있던 상신과 만왕은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그런데 만왕이 아직 충격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멍해 있을 때 검조 머리 위에 있던 핏빛 소용돌이는 이미 그의 머리 위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었다. 곧이어 그 핏빛 소용돌이는 온통 만왕을 뒤덮어 버렸다. “크아악!” 만왕은 그 핏빛 소용돌이 속에서 고통스러운 듯 울부짖었다. 바로 이때 멀지 않은 곳에서 갑자기 한 사람의 그림자가 매우 빠른 속도로 질주해 오더니 순식간에 만왕을 그 핏빛 소용돌이 안에서 잡아당겼다. 이로 인해 하천 또한 큰 충격을 입고 몇 걸음 뒤로 물러났는데 표정에는 놀라움이 가득했다. “대신관?” 하천은 이 결정적인 순간에 훼방을 놓은 녀석이 대신관일 줄은 상상도 못했다. 원래 피의 저주를 이용해 먼저 검조를 해치운 다음 만왕과 상신까지 모조리 해치우려 했던 하천의 계획이 대신관으로 인해 무너진 것이다. 그리하여 하천은 갑자기 나타나 훼방을 놓은 대신관을 보면서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 “저 자식이 방금 시전한 것은 피의 저주라고 하는데 한 권의 기서에서 나온 공법입니다.” 대신관이 말했다. “피의 저주는 방금처럼 핏빛 소용돌이를 만들어내 다른 사람 체내의 진기를 모조리 흡수하여 자신의 힘으로 전환시킬 수 있습니다.” “때문에 방금 저 자식은 고려 검조의 진기를 흡수하고 다시 최상의 컨디션을 회복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저 피의 저주에 일단 잘못 걸려들면 그 후과는 정말 상상조차 할 수 없습니다.” 대신관의 말을 들은 상신과 만왕은 그제야 무슨 상황인지 알아차렸다. 동시에 만왕은 만약
한편 하천은 입가에 흐르는 피를 닦아내고 맞은편의 상신에게 시선을 고정시켰다. 마침내 반격할 기회가 생긴 것이다. 상신은 죽은 만왕에게 신경 쓸 겨를도 없이 이미 자신을 향해 엄습해오는 강렬한 살기를 느꼈다. 이때 하천은 순식간의 한 줄기의 잔영으로 변하여 상신을 향해 돌진했다. 챙챙- 하천의 천궐도와 상신의 손에 있는 낫은 끊임없이 부딪쳤지만 이미 하천은 절대적인 실력으로 상신을 깔아뭉개고 있었다. 잠시 후 상신은 온몸이 상처투성이가 되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진기가 끊임없이 소모되고 있음을 느꼈고 짙은 위기감이 온몸을 휩쓸었다.“안 돼. 계속 이렇게 가다가 여기서 죽게 될 거야.” 상신은 상황이 이렇게 180도로 변할 줄은 전혀 상상도 못했고 방금까지도 궁지에 몰렸던 하천에게 자신이 당할 거라고는 더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이때의 상신은 더 강력한 수단을 쓰지 않는다면 몇 회합 안에 하천에 의해 죽게 될 수도 있었다. “죽음의 심연!” 상신은 갑자기 포효하며 두 손으로 하늘을 떠받쳤는데 허공에는 갑자기 수십 개의 검은 소용돌이가 나타났다. 삽시간에 그 소용돌이 안에서는 검은색 기운들이 솟구쳐 나오기 시작했고 미친 듯이 하천을 향해 몰려왔다. 이 기운들은 흉악하기 그지없었고 하천이 아무리 천궐도로 쪼개도 끝이 보이지 않았다. “젠장!” 그리하여 하천은 쏜살같이 뒤로 물러나더니 곧바로 온몸의 진기를 동원하여 성세황 운서의 힘을 끌어올렸다. “해상승월!” 순간 하천의 뒤에는 거대한 바다가 생겨났고 그 위에는 둥근 달이 솟아올랐다. 하천은 곧바로 그 달 앞으로 뛰어올랐다. “가라!!!” 하천의 외침과 함께 그 달이 뿜어내고 있던 은은한 빛은 갑자기 공포스러운 기운으로 변했고 순식간에 상신이 만들어낸 소용돌이 속으로 발사되었다. 순간 하늘을 뒤덮고 있던 검은 기운들은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고 그 소용돌이조차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이 모습을 본 상신은 큰 충격을 먹었고 하천을 보면서 온통 막막한 느낌이 들었다. “엄청난 기
쾅- 엄청난 굉음과 함께 대신관의 몸은 순식간에 폭발하면서 거대한 기운이 사방으로 파급되었고 이화 노조 또한 함께 폭파되었다. “젠장!” 대신관의 있던 위치는 폭파되어 거대한 구덩이 만들어졌고 이 모습을 본 하천은 깊은 숨을 들이마셨다. 만약 대신관을 잡고 있던 것이 하천이었다면 이미 그는 이 세상에서 사라져 버렸을 것이다. 그러나 방금 대신관을 잡고 있던 것은 이화 노조였기에 다행히 하천은 피해를 보지 않을 수 있었다. 하천은 재빨리 이화 노조 앞으로 뛰어갔고 그의 몸에 무수하게 생긴 균열들을 보면서 약간 마음이 아파왔다. 그래도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이화 노조의 몸은 단단한 철로 만들어졌기에 방금 그 폭파로도 죽지 않았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의 몸에 난 균열 또한 충분히 복구 가능한 정도였다. 그리하여 하천은 다시 대신관과 상신 등이 사라진 곳으로 향했고 그 곳에는 양가죽으로 만들어진 지도가 각각 하나씩 떨어져 있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이 양가죽은 도대체 무슨 원인인지 그 격렬한 폭발로도 전혀 망가지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순간 하천은 이 양가죽은 절대 보통 물건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뿐만 아니라 하천은 도대체 왜 이곳에 이런 지도가 나타난 것인지 그리고 누가 이 신령의 묘지에 들어왔던 것인지 점점 더 궁금해졌고 이 지도를 만든 사람 또한 절대 평범한 사람은 아닐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이 흩어진 지도들이 왜 병사들의 손에 있었고 그건 우연의 일치인지 아니면 누군가 처음부터 설계해둔 음모인 건지 하천은 점점 더 생각이 많아졌다. 그리고 하천은 이런 생각을 하면 할수록 점점 더 이 신령의 묘지가 이상하다고 느껴졌다. 모든 것은 마치 누가 처음부터 설계해둔 판인 것 같았고 서서히 하천을 향해 다가오고 있는 느낌이었다. 이때 하천의 손에는 이미 3장의 지도가 있었다. 그러나 이 지도들은 모두 서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었고 심지어 이런 흩어진 지도들이 아직도 얼마나 남아 있는지조차 가늠할 수 없었다. 그러나 하천은 분명
“그래도 고맙네.” 구월검군은 다시 한번 고마움을 표시한 후 말했다. “하천 형제는 이 곳에 들어온 후 이상한 일들을 당한 적 없어?” 그러자 하천이 대답했다. “이곳에서 100년 존재하던 R국의 병사들과 흉측하게 생긴 괴물들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그들 몸에서 이것을 발견했습니다.” 하천은 바로 그 지도를 꺼내며 말했다. “선배님들도 이런 지도를 보신 적 있습니까?” “우리 손에도 있어.” 구월검군이 말하면서 찢어진 지도 한 장을 꺼냈고 고행승도 갖고 있던 지도를 꺼냈다. “이건 우리가 이 공간 안에서 싸운 괴물들 몸에 있던 거야. 이 공간 안에 신기한 괴물들이 아주 많은 것 같아.” “이건 아마 신령의 묘지 지도인 것 같아요. 찢어진 지도들을 전부 모아야만 신령 묘지의 진정한 위치를 찾을 수 있을 것 같고요.” “네 말이 맞아.” 고행승이 입을 열었다.“하지만 이 공간은 너무 커. 이 흩어진 지도들을 도대체 언제 다 모을 수 있을 지도 모르는 일이고 말이야.” “하천, 자네는 이 곳에서 다른 반신들을 본 적은 없어?” 그러자 하천이 살짝 멈칫하더니 말했다. “아니요. 전 이곳에서 제 꼭두각시인 이화 노조 외에 다른 반신을 본 적은 없어요.”“하천 형제 좀 다친 것 같은데?” 고행승은 하천 몸에 난 상처와 도처에 금이 간 이화 노조를 보면서 한 마디 덧붙였다. 그러자 하천이 대답했다. “모두 이 공간 안의 괴물들과 싸우면서 생긴 상처예요. 이 안의 괴물들은 정말 하나같이 너무 강하더라고요.” 하천은 끝까지 자신이 상신 등을 만났다는 사실은 알리지 않았다. 하천이 구월검군을 믿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으나 고행승에 대해서는 완전히 믿음이 가지 않았기에 이 사실을 숨긴 것이었다. 만약 다른 사람이 하천이 상신과 만왕 등을 죽였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이것이 사신 무리의 귀에 들어간다면 하천은 또다시 그들 공공의 적이 될 게 뻔했다. 때문에 비밀로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고행승은 바보가 아니었고 이미 무언가를
이 세 사람 중 제일 멀쩡한 것은 오히려 왜소한 고행승이었다. 아마 고행승은 수십 년간 열악한 환경 속에서 수행해왔기에 이런 환경이 익숙한 듯했다. “멈추면 안 돼. 멈추면 더 걷기 힘들어져.” 말하면서 고행승은 하천과 구월검군을 강제로 일으켜 세웠고 세 사람은 다시 앞으로 전진하기 시작했다. 이때 이화 노조도 하천 일행 뒤에서 따라오고 있었는데 그의 몸에도 여러 갈래의 균열이 더 생겨났다. 이것들은 모두 길을 걸어오면서 괴물들과 싸우며 생긴 것이었는데 만약 이화 노조가 강철로 만든 몸만 아니었다면 진작에 살아있지 못했을 것이다. 여전히 찬바람은 쌩쌩 불었고 눈 또한 펑펑 내리며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잠시 후 가장 멀쩡하던 고행승조차도 점점 벅차기 시작했다. 그런데 바로 이때 전방에 갑자기 흰 그림자가 나타나더니 하천 일행 쪽으로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다. 지금까지 하도 많은 괴물들과 싸워왔던 이들은 순식간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전투 태세를 취했다.하지만 이 사람이 점점 가까워질 수록 하천은 반가움을 금치 못했다. “백리?” 그랬다. 이 사람은 바로 다른 이가 아닌 백리였던 것이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그동안 백리가 무엇을 겪었는지는 모르지만 기진맥진한 하천 일행과는 달리 그는 여전히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하천!” 백리 또한 하천을 발견하고 미소를 지었다.이때 백리를 발견한 하천은 너무나도 기뻤다. “여러분들 어쩌다가 이렇게 된 겁니까?” 하천 일행의 초췌한 모습을 본 백리가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그리고 너무나도 멀쩡하고 기운 넘치는 백리에 하천 일행이 더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형님, 이 공간에서 이상한 것들을 만나지 않은 겁니까?” “당연히 만났지.” 백리가 대답했다. “병사들도 만나도 설괴도 만났어. 참, 그리고 그들에게서 이런 것도 발견했지.” 말하면서 백리는 찢어진 지도 두 장을 꺼냈다. “아마 이게 이곳의 지도인 거 같아. 그런데 아쉽게도
이 말에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심장이 철렁했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까?” 한애와 사람들은 모두 모진남의 이 말을 전혀 받아들일 수 없었다.“이보세요, 도사님. 우리 형님이 지금까지 죽을 고비를 얼마나 많이 겪은 지 아십니까? 그것들 모두 번번이 다 이겨냈습니다.” “그런데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고요? 말도 안 됩니다.” 천왕궁의 성원들은 전부 감정이 격해졌고 이에 모진남은 머리만 가로 저을 뿐 더 이상 반박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때 조경운이 입을 열었다. “지금 이런 것들이 다 무슨 소용입니까? 일단 여기 남은 일부터 처리합시다. 형님이 깨어날지 말지는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자는 말입니다.” 그렇게 한 차례 신령 간의 결전이 끝났다.결국 신령이 되어 돌아온 하천은 마신을 참수하고 동시에 천문을 열어버렸다. 하지만 하천은 인간 세상을 지키고 3천여 년 전의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자신의 기운과 수행을 다해 강제로 천문을 닫아 버렸다. 그렇게 그는 깊은 잠에 들어버렸고 그가 도대체 언제 깨어날 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리고 마신이 멸망한 후 1년 동안 GPE는 전 세계 세력들의 질타를 받아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1년 후, 세계의 질서는 다시 회복되었고 모든 사람들의 생활도 다시 정상으로 되돌아왔지만 오직 이 세상의 구세주인 하천만은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청주시, 만월 산장. 방 안에서 하천은 두 눈을 감고 꼼짝도 하지 않은 채 침대에 누워 있었다. 옆에는 주가을이 앉아 있었는데 그녀는 젖은 수건으로 하천의 몸을 닦고 있었다. 지금의 하천은 마치 식물인간 같았고 그가 도대체 언제 깨어날 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심지어 정말 깨어날 수 있을 지도 말이다. 하천이 깊은 잠에 빠진 후 주가을은 하을 그룹의 모든 직무를 그만 두고 매일 같이 집에서 하천과 함께 했다. 주가을은 많은 시간을 하천의 곁을 지키는 데 썼고 그의 몸을 닦아주며 이야기를 했다. 그녀는 하천과의 아름다웠던 과거를 회상하고
하천은 바로 마신의 앞에 서 있었고 손에 든 천궐도를 휘두르기만 하면 마신은 연기처럼 사라질 수 있었다.그런데 이 순간 하천은 갑자기 행동을 멈추었다. 분명 단칼에 마신을 참수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하천은 감시 섣부르게 행동할 수 없었다. “허허허허.” “하하하하하.” 이때 하천의 귓가에는 갑자기 마신의 험상궂은 웃음소리가 울려 펴졌고 두피가 저린 느낌이 들었다. 마신 뒤의 허공에는 블랙홀이 있었는데 뜻밖에도 그 블랙홀에 균열이 생기면서 흰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그 흰 빛 안에서는 누군가 매우 공포스러운 눈길로 이 모든 것을 엿보고 있는 듯했다. “저게 뭐지?” “무슨 일인 겁니까?” 멀리서 보고 있던 조경운 등도 모두 이 장면이 깜짝 놀랐다. 방금 하천은 마신이 만들어냈던 그 천사를 단칼에 베었고 동시에 그 뒤의 허공도 거세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마도 힘이 너무 셌던 탓인지 허공은 갑자기 균열을 일으키며 갈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갈라진 틈 사이로 무언가 매우 공포스러운 것이 숨어 있는 것 같았다. 쿵- 쿵-쿵- 어디선가 엄청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는데 이건 마치 괴물 같았다. “안 돼.” “안 돼!” 한순간 조경운과 하행풍 그리고 연무명이 모두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소리를 질렀다. “왜 그러는 겁니까?” 하곤륜이 물었다. “천문이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연무명이 온몸을 파르르 떨며 말했다. “방금 하천의 그 일격으로 천문이 열린 겁니다.” “무슨 뜻이죠?” 많은 사람들이 의아한 듯 물었다. 그러자 연무명은 깊은 숨을 들이쉬더니 당시 인황이 신령을 봉인했던 그 일을 여러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이야기했다. “3천여 년 전, 신령이 이 세상에 강림해 인간들에게 해를 끼치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마침 인족 중에서 대능력자가 나타났고 그가 신령들을 물리친 겁니다.” “그리고 다시는 신령이 인간 세상에 나타나 혼란을 주지 못하도록 자신의 수명을 이용하여 신계와 인간계의 공간을 봉인했습니다.”
이때 금색 신용은 미친 듯이 몸부림을 치며 그 손의 속박에서 벗어나려 했고 포효를 하더니 그 거대한 천사의 손을 물었다. 동시에 하천도 다시 손에 천궐도를 들었다. “절세간.” 하천은 칠식도의 주의 제6식은을 어렵지 않게 시전했다. 이것은 원래 신령의 기술이었고 지금 신령이 된 하천은 자연히 이 칠식도의의 위력을 극도로 발휘할 수 있었다. 하천의 이 일격은 허공에 거대한 균열을 만들며 마신을 향해 날아갔다. 그리고 이 공포스러운 일격에 마신 또한 방심할 수 없었고 곧바로 장벽을 만들어내 하천의 공격을 막아내려 했다. 하지만 하천의 이 일격은 마신의 장벽을 완전히 부숴버렸고 마신조차 뒤로 날아가 버렸다. 이때 다시 몸을 일으키는 마신은 몸이 약간 떨려왔고 그의 얼굴색조차 약간 굳어졌다. 그리고 다시 하천을 바라보는 마신의 마음은 처음처럼 홀가분하지 않았다.... 한편 하행풍과 연무명 그리고 모진남 등도 모두 신조와 함께 이곳에 도착했다. “저쪽에서 싸우고 있습니다. 우리가 너무 늦진 않았나 봅니다. 신령들의 전쟁이 채 끝나지 않았습니다.” 하행풍 등은 조경운 근처에 착륙했고 이들을 본 많은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모진남 선배님.” 용조의 성원이 돌아온 모습에 조경운이 가장 먼저 인사를 건넸고 동시에 옆에 있는 연무명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묘아, 당신 선대 왕조의 묘지에 있던 거 아닙니까?” “젠장, 누가 묘아야. 난 연무명이라고 해.” 연무명은 용조의 성원들을 한번씩 노려보며 매우 불쾌해했다. 이와 동시에 하곤륜도 하행풍의 앞으로 가서 자신의 손자를 살폈다. “할아버지.” 하행풍은 곧장 하곤륜에게 절을 했다. “행풍아, 너 어떻게 이 사람들과 같이 있었던 거냐?” “할아버지, 말하자면 길어요.” 하행풍이 웃으며 말했다. “하천이 저 신령을 해치운 뒤 다시 이야기합시다.” “음.” 그렇게 모든 사람들은 다시 하천과 마신의 싸움에 시선을 돌렸다. 이때 두 신령의 싸움은 이미 절정에 이르렀
마신은 공포가 그에 달하는 두 번째 에너지를 응축하여 아래로 발사했는데 그 느낌은 마치 거대한 운석이 우주에서부터 떨어지는 것 같았다. 삽시간에 눈 앞은 온통 흰 빛으로 가득했고 기 공포스러운 에너지는 반신의 경지에 오른 고수들도 순식간에 죽여버릴 듯했다. 이 순간 반신이든 일반 고수든 모두들 죽음이 눈 앞에 닥쳤음을 인식했고 이 죽음을 피해갈 방법은 전혀 없음을 뼈 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망했네.” 조경운 또한 눈을 감았다. 주신대진은 마신의 두 번째 공격 전부터 완전히 붕괴되었고 모두가 죽음을 담담히 맞이하고 있었다. 쾅- 두 번째 에너지가 떨어졌지만 이들이 생각했던 것처럼 순식간에 모조리 파괴되진 않았고 오히려 어떠한 공간 속에 들어선 듯했다. 그들은 공포스러운 에너지가 전방에 확산되고 있는 게 분명 눈에 보였지만 몸에는 아무런 고통도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다. 그들은 죽지 않았고 모두 살아 있었다. 잠시 후, 모든 사람들을 주위에 황금빛 에너지 장벽이 그들을 감싸고 있음을 발견하고 완전히 멍해졌다. 이 장벽은 대체 누가 만든 것이고 어디서 나타난 건지 도저히 감을 잡을 수 없었던 것이다. 심지어 누가 이런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기에 마신의 파멸적인 일격을 막아낼 수 있는 지 또한 의문이었다. 이때 하늘에서는 용의 울음소리가 들려왔고 황금색 용 한 마리가 공중에 나타났는데 그 용의 머리 위에는 한 사람이 서 있었다. 그 사람은 온몸에 공포스러운 기운을 발산하고 있었는데 그 기운은 마신에게 조금도 뒤지지 않았다. 그리고 이 사람은 바로 하천이었다. “형님.” “형님!” “하천!” “하천 선생.” 아래에 있던 사람들 중 누군가 먼저 침묵을 깼고 순간적으로 열렬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그들의 희망이자 마지막 의지이고 이 세계의 구원자인 하천이 드디어 돌아온 것이었다. “형님.” 조경운이 고개를 들어 금빛 용의 머리 위에 서 있는 하천을 바라보았고 이 순간 온몸의 힘이 다 빠진 채 땅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하천이 돌아
지금 이 순간, 거의 절반 이상의 고수들이 마신의 위압감에 목숨을 잃었고 천왕궁에도 대량의 사상자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마신은 다시 앞으로 1킬로미터 전진했고 이미 많은 사람들의 머리 위에 떠 있었다. “더 이상 버티지 못 할 것 같습니다. 하천은 얼마나 남았습니까?” 백리와 하곤륜 모두 피를 토했고 마신이 뿜어내는 압박감에 당장이라도 몸이 부서질 것만 같았다. “지금 당장 오지 않으면 우리 모두 여기서 죽을 겁니다.” 그러나 조경운은 더 이상 천기판을 바라보지 않았고 주신대진에만 집중했다. 조경운음 마치 무언가 이 진법에 힘을 응축하고 있는 듯 보였는데 곧이어 주위에 미약해졌던 빛기둥이 다시 하늘로 치솟기 시작했다. “모두들 진법을 다시 가동시켜야 합니다.” 조경운이 소리 쳤다. “하천은 이미 신령이 되어 돌아오는 중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마지막 반 시간만 버팁니다.” 하천이 신령이 되어 돌아왔다는 말이 전해지자 이미 절망했던 많은 사람들은 다시금 희망을 되찾았고 일시에 전력을 다해 주신대진에 힘을 실었다. “기린!!!” 조경운의 고함과 함께 하늘의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갑자기 거대한 생물이 나타났다. 양의 머리에 늑대의 발톱, 사슴의 몸과 용의 꼬리를 가진 이 기린은 온몸이 새하얗기 그지없었다. 거대한 기린은 족히 20미터는 넘어 보였는데 소용돌이 속에서 나타난 후 마치 거대한 산이 공중에 떠있는 것처럼 보였고 그의 포효소리에 하늘 전체가 흔들리는 듯했다. 그리고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기린에 아래에서 진법에 힘을 쏟고 있던 여러 고수들을 깜짝 놀라고 말았다. 이 신수는 비록 주신대진에 의해 현화된 허상이었지만 진짜 신수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였고 이는 보는 사람들에게도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다. 그리고 마신 또한 이 장면을 보고 흠칫 놀라고 말았다. “동방의 신수 기린?” “음!! 좀 재밌네.” 말이 끝나자마자 마신의 손에는 다시 자주색의 광선검이 나타났고 그 기린을 향해 거침없이 휘두르기 시작했다. 마신의 검기는 수
“마신이 오고 있습니다.” 저 멀리 하늘가로부터 휩쓸고 오는 극한의 힘에 에베레스트 쪽의 모든 사람들은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진법을 가동합시다.” 이때 조경운이 한 마디 외쳤고 이에 모든 사람들은 혼신의 힘을 다해 주신대진에 힘을 쏟아부었다. 삽시간에 무수한 빛줄기가 하늘로 치솟아 하늘 위의 거대한 소용돌이와 이어졌다. “검기 종횡, 삼천리.” 슈슈슉- 순간 수십 만 개의 검기가 그 소용돌이 속에서 빽빽이 차올랐고 홍수처럼 마신을 덮쳤다. 이 순간 허공은 미친 듯이 진동했고 검기 또한 십여 킬로미터의 거리를 순식간에 날아갔다.“주신검.” 마신은 공중에 뜬 채 마구 밀려드는 그 검기를 보면서 얼굴에는 약간 흥분한 듯한 웃음이 떠올랐다. “이런 대진으로 내 흥미를 불러일으키다니, 재밌군.” 말이 끝나기 무섭게 마신은 순식간에 자주색의 장벽을 만들어냈고 그 수많은 검기들은 끊임없이 그의 몸을 강타하며 탁탁거리는 소리를 냈다. 하지만 검기가 아무리 대단할지라도 마신이 만들어낸 그 장벽을 전혀 뚫을 수는 없었고 단지 장벽에 조금의 흔적만 낼 뿐이었다. 그 후 마신은 자주색 장벽은 점점 커지더니 한 마디 포효소리와 함께 그 많은 검기를 순식간에 소멸해 버렸다. 마신은 에베레스트와 5킬로미터 더 가까워졌고 방대한 실력으로 검기를 전부 밀어낸 순간 조경운과 수많은 고들은 한 줌의 피를 토해냈고 심지어 거의 백여 명의 사람들이 이 짧은 찰나 죽고 말았다. “약해, 정말 너무 약해.” 검기를 전부 밀어버린 마신은 공중에 뜬 채로 연신 고개를 저었다. “다시!!!” 이때 조경운은 숨을 크게 들이쉬며 창백해진 얼굴로 다시 손을 들었고 주위의 고수들도 다시 한번 주신대진에 힘을 불어넣었다. 둥둥둥- 허공의 그 소용돌이 안에서는 갑자기 북을 치고 경적을 울리는 소리가 들려왔는데 이는 마치 옛날 전장에서 전쟁의 서막을 알리는 소리 같았다. 이어 천군만마가 그 소용돌이 속에서 뛰쳐나왔고 그들은 방대한 힘으로 집결되었는데 갑옷으로 완전무장을 한 그
극한의 땅, 하늘 높이 솟은 수정탑 위에 마신의 몸은 마치 자색 수정으로 만들어진 것처럼 온몸이 자줏빛으로 가득 찼다. 그 아래에는 십자교황과 어둠의 신부를 비롯한 수많은 GPE의 고위층들이 마신을 향해 무릎을 꿇고 있었다. 하늘 위에는 거대한 소용돌이가 형성되어 있었는데 이 소용돌이는 극한의 땅 전체의 영기가 모여 이루어진 것이었다. 이때 마신은 공중으로 날아올라 큰 입을 벌리고 그 소용돌이를 향해 맹렬히 빨아 마셨고 삽시간에 그 거대한 소용돌이는 그의 체내로 빨려 들어갔다. 크악- 하늘에 울려 퍼지는 커다란 고함 소리와 함께 허공에는 갑자기 천둥번개가 쳤다. 잠시 후 마신의 등에는 여러 갈래의 균열이 생겨나더니 곧이어 황금색의 날개가 그의 등에서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두 개의 날개, 네 개, 여섯 개... 점점 많아지더니 결국 16개의 날개가 그의 등에서 나타났고 그 모습은 아주 위협적이고 공포스러웠다. 한편 이 모습을 본 십자교황 등은 모두 흥분을 금치 못했다. 허공 위에 떠있던 마신은 날개를 퍼덕거리며 천천히 고공에서 내려왔다. “일은 어떻게 됐어?” 마신은 입을 열었지만 목소리는 그의 몸에서 나오는 것 같지 않았고 허공에서 나고 있었다. 그러자 십자교황이 바로 대답했다. “주인님, 지금 대부분 세계의 세력들은 전부 우리의 손에 장악되었지만 아직 H국과 R국만이 여전히 버티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전에 저희 쪽에서는 이미 M국과 각 국의 연합 세력을 이용하여 그 두 나라에게 군사적 진압을 시작한 상태입니다. 알아보니 그들은 마지막 희망을 신령에 걸고 있다고 합니다.” “신령?” 마신이 웃으며 말했다. “내가 바로 이 세상의 유일한 신령이야.” 이때 어둠의 신부가 손에 들고 있던 성경을 펼치며 말했다. “주인님, 그 H국 고대 무림계는 하늘의 선택한 자를 찾았다는 소문이 돕니다. 때문에 줄곧 그 자가 5서를 찾아 신령이 되길 바라고 있답니다.” “현재 H국과 R국의 반신들이 에베레스트에서 우리 세력을 막고 있는데
이때 하천은 비록 모진남 등과 10여 킬로미터 밖에 떨어져 있었지만 그들은 하천에 대해 넘치는 경배심을 참을 수 없었다. 심지어 선대 왕조 황제의 환생인 연무명조차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오는 느낌이었다. 크오오- 황금빛 용의 포효소리는 천지에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잠시 후 하천은 황금용을 타고 허공 위에서 내려왔고 신용은 공중을 맴돌았다. “하천, 신령이 된 걸 축하해.” 하행풍 등이 모두 마음속의 흥분을 억누르지 모하고 하천을 향해 걸어왔다.“네.” 말하면서 하천은 몸의 강력한 기운을 거두어 들였고 몸을 감싸고 있던 황금빛도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때 하천은 완전히 다시 태어난 듯 온몸에는 힘이 넘쳤고 마치 환골탈태한 느낌이었다. “하천, 신령이 된 건 어떤 느낌이야?” 연무명이 빙그레 웃으며 물었다. “정말 천계로 사라진 줄 알았잖아요.” 하천은 연무명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고마웠습니다.” “허허, 고맙긴. 난 내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 걸.” 몇 사람은 한바탕 인사를 나누었고 잠시 후 하천은 연하산의 방향을 돌아보았다. 그 9번의 천뢰가 가진 위력은 정말 너무너무 컸기 때문에 연하산은 완전히 파괴되어 버렸고 허공 속의 그 블랙홀 또한 짧은 시간 내에 회복되지 않을 듯 보였다. 이 순간 하천은 갑자기 가슴이 먹먹해졌다. 왜냐하면 그의 어머니인 강릉평이 자신이 아들이 신령이 되는 걸 돕기 위해 스스로 연하산에서 희생했고 모자 상봉을 하고도 몇 마디 말도 제대로 나누지 못했으니 말이다. 하천의 머릿속에는 어머니가 죽기 전에 남긴 그 말들이 끊임없이 메아리 쳤다. 결국 하천은 깊은 숨을 들이마시더니 연하산의 방향으로 무릎을 꿇고 절을 세 번 올렸다. “어머니, 부디 편히 가세요. 어머니의 말씀대로 반드시 가족들을 지켜낼 겁니다.” 말이 끝나자 하천은 다시 몸을 일으켜 공중을 바라보았다. “우리는 이곳에 너무 오래 있었습니다. GPE의 마신은 이미 신령이 되었을 지도 모르니 빨리 가서 그 재난을 막아야 합니다
“아잇, 참!” 연무명은 연신 손사래를 쳤다. 모진남 같은 용조의 고수까지 자신의 별명을 알고 있다니, 자신의 별명이 용조에서 이렇게 많이 퍼져 있을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다. “전 묘아가 아니라 연무명이라 합니다.” 그러자 모진남은 다시 연무명을 위아래로 살펴보더니 무언가 생각난 듯 물었다. “연무명 형제, 소문에 우리 용조가 전에 당신을 요청하여 하천과 함께 선대 왕조의 묘지를 탐험하게 했는데 그 안에서 당신은 백만 대군들과 함께 허공 속으로 사라졌다 했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곳에 다시 나타난 겁니까?” “하천 형제가 나중에 말한 바에 따르면 당신은 선대 왕조의 황제가 환생한 후 그 백만 대군을 데리고 천계로 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하던데 말입니다.” “천계는 무슨.” 연무명은 투덜거리더니 아홉 번째 뇌겁을 기다리고 있는 하천을 바라보며 말했다. “제가 허공을 깨뜨리고 사라진 건 다 저 녀석 때문입니다.” “그게 무슨 뜻이죠?” 모진남과 하행풍 모두 멍해졌다. 그러자 연무명이 대답했다. “약 3천년 전, 신족이 세상에 강림하여 백성들이 편히 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후 엄청난 실력을 가진 대능력자가 나타나 그 신족을 몰아냈고 이 세계를 봉인하여 다시는 신족이 이 세계에 얼씬하지 못하게 했답니다.” “하지만 그 대능력자는 먼 훗날 이 세계에 또다시 재난이 닥치고 신족이 강림할 것을 대비하여 그 자는 후세에 대한 여러가지 조치를 취해 주었답니다.” “그는 천지의 기운을 이용하여 5서를 만들고 이 세계 각 지에 숨겨두었습니다.” “만약 신족이 다시 나타난다면 하늘이 선택한 자가 나타나 이 5서를 이용하여 신령이 되고 세상을 보호할 수 있도록 말이죠.” “그러나 세계를 봉인해버린 뒤로 영기가 고갈되어 사람이 신령이 되는 건 매우 어려워졌고 9번의 뇌겁을 견뎌내는 것 또한 말이 안 되는 일로 변해버렸습니다.” “그래서 대능력자는 이런 상황을 대비하여 한 수를 남겨두었답니다.” “설마 저 용?” 모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