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신은 허공에 균열을 일으킬 수 있었고 신령은 새로운 공간을 개척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의 백리는 바로 그 반신의 경지에 오르려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백리는 이번 일에 대해 확실한 자신은 없었다. 다만 백리는 자신이 반드시 반신의 경지에 올라야 한다는 강렬한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갑판 위의 백리가 이런 생각에 잠겨 있을 때 먼 바다 위의 하천 쪽에서는 갑자기 굉음이 들려왔다. 원래 허공 중에 생겼던 균열은 점점 더 커졌고 그 안에서는 갑자기 하얀 무언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멀리서 보면 마치 무한한 힘을 가진 홍수가 밀려오는 것 같았는데 조금씩 균열이 일던 허공은 철저히 부서졌고 그 속의 홍수는 천지를 뒤덮을 듯 분출되었다. 순간 하천은 쏜살같이 후퇴했고 허공에서 분출된 그 파도는 미친 듯이 그를 쫓아왔다. 부서진 허공 속에서 용솟음치는 홍수는 하천과 같은 반신조차도 쉽게 당해낼 수 없었다. 이때 빠르게 후퇴하는 하천과 함께 백리도 당황하고 말았는데 심장이 미친 듯이 쿵쾅거렸다. 그런데 사실 부서진 허공 속에서 분출되는 것은 홍수가 아니라 바로 하얀 검기였다. 다만 그 검기가 너무 많았기에 한데 뒤엉켜 결국 홍수처럼 보이는 것이었다.“세상에!” 줄곧 침착하던 백리도 이 장면을 보고 크게 놀랐다. 심지어 얼마나 대단한 실력을 가져야 만이 검기를 모아 이런 엄청난 홍수를 일으킬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때 하천도 눈앞의 장면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는데 이건 그가 반신의 경지에 오른 후 본 가장 충격적인 광경이었다. 그리고 하천은 이미 이 홍수는 이 세상 사람이 시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눈치챘다. 이건 분명 고대의 신령이 부린 수단이 확실했는데 바로 검기로 홍수를 만드는 방법으로 검벽의 입구를 막아놓은 것이었다. 때문에 누군가 검벽에 진입하려 할 때면 바로 이 검기로 이루어진 홍수가 그들이 마주할 첫번째 난관이었다. 만약 고대 신령이 이 검기로 입구를 막아놓은 지 얼마되지 않았더라면 하천은 절대 눈앞의 상황을
“빨리 뛰어!” 백조는 무언가 발견한 듯 백리에게 소리쳤지만 때는 이미 늦어버린 뒤였다. 그 검벽의 상공에는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들었고 삽시간에 그 검벽 전체는 천둥번개가 난무했다. “아!!!” 이때 그 검벽 위에서는 백조의 고통스러운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순간 백조는 그 검벽에서 벗어나더니 몸은 온통 검기로 뒤덮인 채 백리와 하천 쪽으로 날아왔다. 크르릉- 이때의 백조는 이미 눈이 핏빛으로 물들어 버렸고 당장이라도 눈 앞의 두 사람을 삼켜버릴 것만 같았다. “안 돼. 백조가 무언가에 통제된 것 같아.” 백리는 깜짝 놀랐고 온몸에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얼른 피해야 합니다.” 하천은 백리를 뒤에서 감쌌고 삽시간에 패도진기를 온몸에서 끌어냈다. “당신이 어떤 괴물이든 간에 상관없어. 반드시 죽여주겠어.” 하천의 외침 소리와 함께 그의 몸에는 황금색 빛줄기가 뿜어져 나와 그의 온몸을 감쌌다. 이때 백조는 온몸이 검기로 뒤덮인 채 험상궂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우르릉- 하늘에서는 천둥과 번개가 울리고 있었고 아래에는 각종 광포한 검기가 난무하고 있었는데 백조는 엄청난 속도로 하천을 향해 돌진했다. “이리 와봐!!!” 하천은 조금도 피할 생각이 없어 보였고 곧바로 천궐도로 백조가 발사한 검기를 막아버렸다. 챙강- 삽시간에 허공에는 검이 서로 부딪치는 소리로 가득 찼고 엄청난 검기가 두 사람을 둘러싸고 회전했다. 잠시 후 그 검기들은 다시 거대한 소용돌이가 되어 두 사람을 뒤덮고 하늘로 치솟았다. 그리고 이 엄청난 검기의 여파로 한쪽에 있던 백리는 끊임없이 뒤로 밀려났는데 온몸에는 검기로 인해 많은 상처가 나버렸다. 하지만 백리는 몸에 난 상처는 신경 쓸 겨를도 없었고 공중에 형성된 소용돌이를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하천과 백조는 모두 그 소용돌이 속에 뒤덮여 버렸는데 그들이 도대체 어떻게 된 상황인 지 도저히 감 잡을 수 없었다. 몇 분 후 공중에는 엄청난 폭음이 들려왔고 수많은 검들이 산산이 부서져 천지를 뒤
말을 마친 후 백조의 몸에서는 흰색 빛줄기가 폭발했고 그의 옷소매에서는 검 한 자루가 날아오르더니 그의 발 밑에 떨어졌다. 곧이어 백조는 백리를 데리고 그 검 위에 올랐는데 검은 흰 빛을 발산하더니 순식간에 저공에 떠올라 검벽의 방향으로 날아갔다. 어검비선.” 이때 하천은 백조가 전설 속의 그 어검비선을 구사하는 모습에 깜짝 놀랐다. 사실 하천도 진기를 이용하여 저공에 날아오를 수 있었지만 백조가 방금 구사한 그 어검비선은 하천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기술이었다. 백조가 어검비선을 이용하여 검벽으로 날아가는 속도는 방금 하천이 백리와 걸어가는 속도보다 훨씬 더 빨랐다. 이때 검벽에는 고대 신령의 영혼이 사라지긴 했지만 여전히 무수한 검기가 두 사람을 향해 발사되었고 두 사람이 검벽 너머로 접근하는 것을 막고 있었다. 백조와 백리는 끊임없이 날아오는 검기를 계속 막아냈지만 뒤로 갈 수록 그 검기는 더욱 강해졌다. 그렇게 두 사람이 겨우 검벽 아래에 도착했을 때는 무려 3시간이나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세 시간 후, 두 사람은 마침내 검벽 아래에 도착했고 이때의 두 사람은 이미 모두 상처투성이가 되어버렸다. 백조는 고개를 들어 검벽 꼭대기를 가리키며 매우 허약한 목소리로 말했다. “백리, 이제 백씨 가문의 운명은 모두 너에게 달렸어. 저기 검벽 꼭대기가 보이느냐? 네가 저기를 맨발로 올라갈 수만 있다면 반신이 될 수 있어.” 백조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갑자기 한 줄기의 횡포한 검기가 검벽에서 튀어나와 백조의 가슴에 맞혔다. 순간 백조는 한 줌의 피를 뿜어내며 거꾸로 날아올랐는데 이 상황을 본 하천은 바로 몸을 날려 백조를 잡았고 다시 평온하게 착지했다. 이때의 백조는 더욱 허약해 보였고 얼굴 전체는 백지장처럼 창백했다. 백조에게 남은 시간이 점점 줄어가고 있다는 신호였고 지금 백조의 상태를 보면서 하천도 매우 걱정되었다. “백조 선배님, 괜찮으신 겁니까?” 말하면서 하천은 마치 큰 결정을 내린 듯 자신의 손목 보호대에 보관해 두었던
순간 백리의 온몸에는 전류가 흘렀고 미친 듯이 경련을 일으켰다. 뿐만 아니라 백리는 그 검벽 위에 붙은 채 두 눈을 감고 있었는데 만약 그가 두 손을 꿈틀거리지 않았다면 하천은 심지어 그가 죽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백리가 검벽과 점점 가까워짐에 따라 그가 받는 고통도 점점 커졌고 상처 또한 더욱 심해져 갔다. 이 모습을 본 하천은 주먹을 꽉 쥐었다. 심지어 하천은 3일간 눈을 붙이지 않았는데 매 순간 백리 쪽을 주시하며 그를 응원하고 있었다. “백리, 꼭 올라가야만 해.” “절대 포기하면 안 돼.” “제발, 제발 올라가야 해.” 시간은 계속 흘렀고 7일째 되는 날이었다. 우르릉-한바탕 귀가 찢어질 듯한 천둥소리가 갑자기 이 공간에 울려 퍼졌고 엄청난 공포에 하천도 온몸이 떨려왔다. 바로 백리가 검벽 가장 꼭대기의 그 날카로운 칼날을 잡은 것이었다. 그 칼날을 잡은 백리의 두 손에는 피가 철철 흘렀고 피는 그의 팔을 따라 그의 온몸을 적셨다. “으아아아악!!!” 며칠 동안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았던 백리가 귀청이 터질 듯이 포효를 했는데 이 포효는 마치 그가 그동안 겪은 모든 고통과 원망을 털어내는 것 같았다. 슈슈슉- 곧이어 백리는 곧장 그 칼날을 잡고 검벽의 정상으로 뛰어올랐다. “성공이야!” 하천은 주먹을 불끈 쥐더니 백조 쪽으로 다가가 말했다. “백조 선배님, 일어나 보세요. 해냈어요! 형님이 검벽에 올랐다고요.” 깊은 잠에 들어있던 백조는 열심히 두 눈을 뜨기 시작했고 만신창이가 된 채 검벽에 서있는 백리를 보면서 미소를 지었다. “성공했구나!” 백조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말했다. 이때 무수한 검들이 검벽의 꼭대기에 우뚝 솟은 백리를 향해 발사되었다. 그러자 백리가 외쳤다. “검기들이여! 나를 반신의 경지로 이끌어라!” 챙챙챙- 순간 엄청난 검기가 백리의 몸에서 뿜어져 나왔고 그를 향해 발사되던 검들을 전부 부숴버렸다. 그리고 그 검벽에서 하얀 기운이 쏟아져 나왔는데 백리의 주위를 감싸고 맴돌았다.
동시에 고대 무림계의 많은 세력들과 각 세가들도 전부 백씨 가문에 제사를 지내려 몰려 들기 시작했는데 그들이 정말 온전히 제사를 지내러 온 것인지 아니면 다른 속셈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이때 하천과 백리도 관을 메고 천천히 백씨 가문의 대문으로 향했다. 백우상과 백고흥 등 백씨 가문 가족들은 이미 대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온 가문은 슬픔에 젖어 있었다. 뿐만 아니라 백씨 가문 전체에는 백릉을 달았고 모든 이들은 전부 흰 색의 상복을 입고 있었다.그리고 백리가 관을 메고 백씨 가문의 대문으로 들어갔을 때 모든 사람들은 무릎을 꿇은 채 통곡하기 시작했다. “백조님, 부디 좋은 곳으로 가셨기를 바랍니다.” “백조님, 부디 좋은 곳으로 가셨기를 바랍니다.” “백조님, 부디 좋은 곳으로 가셨기를 바랍니다.” 연거푸 울려 퍼지는 사람들의 통곡 소리에 심지어 백리 조차도 눈시울이 붉어졌다. 뒤 따라오던 하천은 긴 한숨을 쉬었고 함께 슬픈 감정에 잠겼다. 백조의 시신이 빈소에 들어서자 고대 무림계의 여러 사람들도 모두 백조를 추모하기 시작했다. 백조가 세상을 뜬 것은 고대 무림계의 한 반신이 사라진 것으로 매우 큰 일이었기에 고대 무림계의 수많은 권력자들도 몰려들었는데 여기에는 다른 세가의 가주들도 있었다. 그 외에도 하천과 백리는 며칠 간 백씨 가문 주위에는 여러 갈래의 강력한 기운이 존재하는 것을 느꼈다. 즉 줄곧 숨어 지내던 고대 무림계의 세력들이 현재 반신이 사라진 백씨 가문을 노리고 있다는 것이기도 했다. 백조의 장례는 모두 3일간 진행되었고 3일 후 백조를 땅에 묻은 뒤 손님들도 서서히 빠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고대 무림계 세가의 대표들은 여전히 백씨 가문을 떠나지 않았는데 바로 다음 날 고대 무림계 회의가 열리기 때문이다. 고대 무림계 회의란 원래 9대 세가의 가주들이 함께 연합하여 고대 무림계의 각종 세력을 분배하기 위해 여는 회의였다. 그리고 이런 회의는 항상 고대 무림계에 천지개벽의 큰 변화가
하지만 회의에 고대 무림계 문파들이 참석하는 것은 단지 표면적으로 이 회의가 공정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수단일 뿐 사실상 진짜 결정권을 가진 것은 여전히 세가들이었다.그리고 이번 회의에는 9대 세가 중 하나였지만 이미 멸문하고 천왕궁의 소속이 되어버린 조씨 가문과 동양 가문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 외에도 9대 세가들 가운에서 항상 중립을 지켜온 독고 가문과 안씨 가문은 가주가 직접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고 단지 형식적으로 인원을 보내 회의를 듣게 할 뿐이었다. 그러므로 이번 회의를 주도하는 것은 백씨 가문을 빼면 바로 어제 백고흥이 말한 문씨 가문, 도씨 가문, 염씨 가문 그리고 남궁 가문이었다. 이 4대 가문은 마치 굶주린 늑대들 같았다. 이때 백씨 가문 일행은 차에서 내린 뒤 바로 산장 안으로 들어갔는데 문에 들어서자마자 하천과 백리는 눈살을 찌푸렸다. “형님도 느꼈습니까?”백리의 표정이 자신과 똑같은 것을 보고 하천이 작은 소리로 물었다. “그래.” 백리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사방을 둘러보았다. “이 주변에 반신이 존재하는 것 같아. 그게 한 명 이상인 것 같고 말이야.” “허!” 하천은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보아하니 다른 세가들이 이미 백씨 가문을 물어뜯을 만반의 준비를 했나 보군요.” 백리는 표정이 매우 어두웠는데 그가 자신이 반신이 되었단 사실을 숨긴 이유가 바로 지금처럼 누가 백씨 가문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지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었다. 즉 백리는 오늘날 백조가 없더라도 백씨 가문은 절대 세가의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을 것이란 것을 전체 고대 무림계에 확실히 보여주려 했다. 백씨 가문 일행이 산장 안에 들어서자 이미 다른 세가들의 사람들이 전부 모여 있었다. 게다가 산장의 한 회의실 안은 4대 세가의 대표들이 이미 도착하여 매우 시끌벅적했고 의론도 분분했다. 심지어 회의가 아직 시작되기도 전에 그들은 이미 두 눈을 부릅뜨고 백씨 가문의 자원들을 어떻게 분배할 것인지를 언급하며 자신의 욕망을 거리낌 없이 드러냈다.
여기까지 말한 염사해는 말을 멈추었는데 백씨 가문 스스로 세가의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입을 열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백고흥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고 모든 결정은 백우상에게 맡겼다. 필경 지금 백우상이야말로 백씨 가문의 가주였으니 말이다. 그리고 이때 백우상은 싸늘한 눈길로 염사해를 빤히 쳐다보더니 말했다. “그러니까 염씨 가문 가주의 말은 우리 백씨 가문을 세가의 자리에서 내치겠다는 겁니까?” “내치려는 게 아니라 이건 규칙입니다.” 염사해는 바로 변명을 시작했고 가만히 상황을 지켜보던 다른 세가들도 한 마디씩 말을 보탰다. 남궁 가문의 가주인 남궁한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백씨 가문의 반신이 세상을 뜬 건 우리도 안타깝습니다. 그러나 규칙은 규칙인 겁니다. 백씨 가문에는 반신이 더 이상 없으니 세가의 자리에서도 물러나야죠.” “뿐만 아니라 세가가 아닌 이상 백씨 가문이 소유하고 있던 고대 무림계의 자원들도 전부 내놓아야 하고요.” “백씨 가주, 고흥 형님, 백씨 가문에서 현재 어떤 자원들을 내놓아야 하는지는 우리가 미리 계산해 두었습니다.” “걱정 마세요. 앞으로 10년 간 고대 무림계의 그 어떤 세력들도 백씨 가문을 건드릴 수 없도록 우리 이 자리에 있는 모든 세가들이 보호할 겁니다.” 이때 백고흥의 표정은 매우 어두웠고 성격이 불 같은 백우상은 눈으로 이들을 째려보고 있었다. 순간 백우상은 벌떡 일어나 말했다. “지금 여러분들이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 백씨 가문을 여러분들이 전부 나눠 가지겠다는 것 아닙니까?” 백우상의 이 말에 현장의 분위는 갑자기 얼어붙었다. 잠시 후 도군이 웃으며 일어나 말했다. “백씨 가주도 다 알고 있다니 그럼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습니다. 오늘부터 백씨 가문은 고대 무림계 세가의 자리에서 물러나고 점유하고 있던 모든 자원들도 전부 내놓으세요.” 그러자 문운봉도 눈치를 살피더니 지도 한 장을 꺼냈다. 그 지도 위에는 붉은 펜으로 수많은 동그라
일시에 도군 등 사람들은 모두 잇달아 주위를 살폈는데 이때 모든 사람들은 근처에 강력한 압박감이 엄습해오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주변에 숨어 있던 각 세가의 반신들이 백리를 강제로 제압하고 백씨 가문을 분할하려던 계획을 그대로 진행하려는 속셈이 틀림없었다. 그리고 이게 바로 고대 무림계의 진면모였다. 규칙이란 약자를 속박하는 데 쓰이는 것일 뿐, 강제들에게 있어서 사실상 이 규칙들은 장식이었다. 그들에게 있어서 오직 강대한 힘만이 진정한 규칙이었으니 말이다. 이때 백리로 주위에 엄습해오는 강력한 압박감을 느꼈지만 조금도 당황하지 않았고 옆에 있던 하천이 나섰다. 그리고 하천이 손을 휘젓자 삽시간에 천궐도가 나타났다. 이어 하천이 천궐도를 휘둘렀는데 패도진기로 감싼 도망이 저 멀리 날아갔고 순식간에 폭음과 함께 허공에는 균열이 생겨 버렸다. 그리고 하천의 이 일격에 주위에 숨어있던 누군가가 맞은 것 같았다. “천왕궁의 하천이야.” 이 모습을 본 남궁한 등은 다시 긴장하기 시작했다. 하천은 다시 칼을 거두었고 자신이 방금 도망을 날려보낸 허공을 바라보며 말했다. “백씨 가문의 가주인 백우상은 우리 천왕궁의 천왕입니다. 때문에 백씨 가문과 우리 천왕궁 또한 서로 이어져 있는 셈이지요.” “그러니 누군가 백씨 가문을 공격하고 싶거든 먼저 우리 천왕궁의 동의부터 얻어야 할 겁니다. 어떤 반신이든지 감히 여기서 한 걸음만 더 움직인다면 각오하세요. 반드시 살려두지 않을 겁니다.” 하천의 선전포고에 주위에서 접근하고 있던 반신들은 전부 걸음을 멈춰버렸다. 필경 전에 하천이 선대 왕조의 묘지에서 세 반신을 연달아 참수했다는 소식은 GPE에 의해 세상에 널리 알려졌으므로 현장에 있던 사람들도 이 사실을 익히 알고 있었다. 순간 모든 세가들의 표정들은 점점 어두워졌는데 이건 단지 시작에 불과했다. 이때 저쪽 멀리 않은 곳에서 검은 그림자가 신속하게 달려와 하천 앞에 무릎을 꿇었다. 이는 바로 이화 노조였고 그 또한 반신이었다. “천왕궁의
이 말에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심장이 철렁했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까?” 한애와 사람들은 모두 모진남의 이 말을 전혀 받아들일 수 없었다.“이보세요, 도사님. 우리 형님이 지금까지 죽을 고비를 얼마나 많이 겪은 지 아십니까? 그것들 모두 번번이 다 이겨냈습니다.” “그런데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고요? 말도 안 됩니다.” 천왕궁의 성원들은 전부 감정이 격해졌고 이에 모진남은 머리만 가로 저을 뿐 더 이상 반박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때 조경운이 입을 열었다. “지금 이런 것들이 다 무슨 소용입니까? 일단 여기 남은 일부터 처리합시다. 형님이 깨어날지 말지는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자는 말입니다.” 그렇게 한 차례 신령 간의 결전이 끝났다.결국 신령이 되어 돌아온 하천은 마신을 참수하고 동시에 천문을 열어버렸다. 하지만 하천은 인간 세상을 지키고 3천여 년 전의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자신의 기운과 수행을 다해 강제로 천문을 닫아 버렸다. 그렇게 그는 깊은 잠에 들어버렸고 그가 도대체 언제 깨어날 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리고 마신이 멸망한 후 1년 동안 GPE는 전 세계 세력들의 질타를 받아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1년 후, 세계의 질서는 다시 회복되었고 모든 사람들의 생활도 다시 정상으로 되돌아왔지만 오직 이 세상의 구세주인 하천만은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청주시, 만월 산장. 방 안에서 하천은 두 눈을 감고 꼼짝도 하지 않은 채 침대에 누워 있었다. 옆에는 주가을이 앉아 있었는데 그녀는 젖은 수건으로 하천의 몸을 닦고 있었다. 지금의 하천은 마치 식물인간 같았고 그가 도대체 언제 깨어날 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심지어 정말 깨어날 수 있을 지도 말이다. 하천이 깊은 잠에 빠진 후 주가을은 하을 그룹의 모든 직무를 그만 두고 매일 같이 집에서 하천과 함께 했다. 주가을은 많은 시간을 하천의 곁을 지키는 데 썼고 그의 몸을 닦아주며 이야기를 했다. 그녀는 하천과의 아름다웠던 과거를 회상하고
하천은 바로 마신의 앞에 서 있었고 손에 든 천궐도를 휘두르기만 하면 마신은 연기처럼 사라질 수 있었다.그런데 이 순간 하천은 갑자기 행동을 멈추었다. 분명 단칼에 마신을 참수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하천은 감시 섣부르게 행동할 수 없었다. “허허허허.” “하하하하하.” 이때 하천의 귓가에는 갑자기 마신의 험상궂은 웃음소리가 울려 펴졌고 두피가 저린 느낌이 들었다. 마신 뒤의 허공에는 블랙홀이 있었는데 뜻밖에도 그 블랙홀에 균열이 생기면서 흰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그 흰 빛 안에서는 누군가 매우 공포스러운 눈길로 이 모든 것을 엿보고 있는 듯했다. “저게 뭐지?” “무슨 일인 겁니까?” 멀리서 보고 있던 조경운 등도 모두 이 장면이 깜짝 놀랐다. 방금 하천은 마신이 만들어냈던 그 천사를 단칼에 베었고 동시에 그 뒤의 허공도 거세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마도 힘이 너무 셌던 탓인지 허공은 갑자기 균열을 일으키며 갈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갈라진 틈 사이로 무언가 매우 공포스러운 것이 숨어 있는 것 같았다. 쿵- 쿵-쿵- 어디선가 엄청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는데 이건 마치 괴물 같았다. “안 돼.” “안 돼!” 한순간 조경운과 하행풍 그리고 연무명이 모두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소리를 질렀다. “왜 그러는 겁니까?” 하곤륜이 물었다. “천문이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연무명이 온몸을 파르르 떨며 말했다. “방금 하천의 그 일격으로 천문이 열린 겁니다.” “무슨 뜻이죠?” 많은 사람들이 의아한 듯 물었다. 그러자 연무명은 깊은 숨을 들이쉬더니 당시 인황이 신령을 봉인했던 그 일을 여러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이야기했다. “3천여 년 전, 신령이 이 세상에 강림해 인간들에게 해를 끼치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마침 인족 중에서 대능력자가 나타났고 그가 신령들을 물리친 겁니다.” “그리고 다시는 신령이 인간 세상에 나타나 혼란을 주지 못하도록 자신의 수명을 이용하여 신계와 인간계의 공간을 봉인했습니다.”
이때 금색 신용은 미친 듯이 몸부림을 치며 그 손의 속박에서 벗어나려 했고 포효를 하더니 그 거대한 천사의 손을 물었다. 동시에 하천도 다시 손에 천궐도를 들었다. “절세간.” 하천은 칠식도의 주의 제6식은을 어렵지 않게 시전했다. 이것은 원래 신령의 기술이었고 지금 신령이 된 하천은 자연히 이 칠식도의의 위력을 극도로 발휘할 수 있었다. 하천의 이 일격은 허공에 거대한 균열을 만들며 마신을 향해 날아갔다. 그리고 이 공포스러운 일격에 마신 또한 방심할 수 없었고 곧바로 장벽을 만들어내 하천의 공격을 막아내려 했다. 하지만 하천의 이 일격은 마신의 장벽을 완전히 부숴버렸고 마신조차 뒤로 날아가 버렸다. 이때 다시 몸을 일으키는 마신은 몸이 약간 떨려왔고 그의 얼굴색조차 약간 굳어졌다. 그리고 다시 하천을 바라보는 마신의 마음은 처음처럼 홀가분하지 않았다.... 한편 하행풍과 연무명 그리고 모진남 등도 모두 신조와 함께 이곳에 도착했다. “저쪽에서 싸우고 있습니다. 우리가 너무 늦진 않았나 봅니다. 신령들의 전쟁이 채 끝나지 않았습니다.” 하행풍 등은 조경운 근처에 착륙했고 이들을 본 많은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모진남 선배님.” 용조의 성원이 돌아온 모습에 조경운이 가장 먼저 인사를 건넸고 동시에 옆에 있는 연무명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묘아, 당신 선대 왕조의 묘지에 있던 거 아닙니까?” “젠장, 누가 묘아야. 난 연무명이라고 해.” 연무명은 용조의 성원들을 한번씩 노려보며 매우 불쾌해했다. 이와 동시에 하곤륜도 하행풍의 앞으로 가서 자신의 손자를 살폈다. “할아버지.” 하행풍은 곧장 하곤륜에게 절을 했다. “행풍아, 너 어떻게 이 사람들과 같이 있었던 거냐?” “할아버지, 말하자면 길어요.” 하행풍이 웃으며 말했다. “하천이 저 신령을 해치운 뒤 다시 이야기합시다.” “음.” 그렇게 모든 사람들은 다시 하천과 마신의 싸움에 시선을 돌렸다. 이때 두 신령의 싸움은 이미 절정에 이르렀
마신은 공포가 그에 달하는 두 번째 에너지를 응축하여 아래로 발사했는데 그 느낌은 마치 거대한 운석이 우주에서부터 떨어지는 것 같았다. 삽시간에 눈 앞은 온통 흰 빛으로 가득했고 기 공포스러운 에너지는 반신의 경지에 오른 고수들도 순식간에 죽여버릴 듯했다. 이 순간 반신이든 일반 고수든 모두들 죽음이 눈 앞에 닥쳤음을 인식했고 이 죽음을 피해갈 방법은 전혀 없음을 뼈 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망했네.” 조경운 또한 눈을 감았다. 주신대진은 마신의 두 번째 공격 전부터 완전히 붕괴되었고 모두가 죽음을 담담히 맞이하고 있었다. 쾅- 두 번째 에너지가 떨어졌지만 이들이 생각했던 것처럼 순식간에 모조리 파괴되진 않았고 오히려 어떠한 공간 속에 들어선 듯했다. 그들은 공포스러운 에너지가 전방에 확산되고 있는 게 분명 눈에 보였지만 몸에는 아무런 고통도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다. 그들은 죽지 않았고 모두 살아 있었다. 잠시 후, 모든 사람들을 주위에 황금빛 에너지 장벽이 그들을 감싸고 있음을 발견하고 완전히 멍해졌다. 이 장벽은 대체 누가 만든 것이고 어디서 나타난 건지 도저히 감을 잡을 수 없었던 것이다. 심지어 누가 이런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기에 마신의 파멸적인 일격을 막아낼 수 있는 지 또한 의문이었다. 이때 하늘에서는 용의 울음소리가 들려왔고 황금색 용 한 마리가 공중에 나타났는데 그 용의 머리 위에는 한 사람이 서 있었다. 그 사람은 온몸에 공포스러운 기운을 발산하고 있었는데 그 기운은 마신에게 조금도 뒤지지 않았다. 그리고 이 사람은 바로 하천이었다. “형님.” “형님!” “하천!” “하천 선생.” 아래에 있던 사람들 중 누군가 먼저 침묵을 깼고 순간적으로 열렬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그들의 희망이자 마지막 의지이고 이 세계의 구원자인 하천이 드디어 돌아온 것이었다. “형님.” 조경운이 고개를 들어 금빛 용의 머리 위에 서 있는 하천을 바라보았고 이 순간 온몸의 힘이 다 빠진 채 땅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하천이 돌아
지금 이 순간, 거의 절반 이상의 고수들이 마신의 위압감에 목숨을 잃었고 천왕궁에도 대량의 사상자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마신은 다시 앞으로 1킬로미터 전진했고 이미 많은 사람들의 머리 위에 떠 있었다. “더 이상 버티지 못 할 것 같습니다. 하천은 얼마나 남았습니까?” 백리와 하곤륜 모두 피를 토했고 마신이 뿜어내는 압박감에 당장이라도 몸이 부서질 것만 같았다. “지금 당장 오지 않으면 우리 모두 여기서 죽을 겁니다.” 그러나 조경운은 더 이상 천기판을 바라보지 않았고 주신대진에만 집중했다. 조경운음 마치 무언가 이 진법에 힘을 응축하고 있는 듯 보였는데 곧이어 주위에 미약해졌던 빛기둥이 다시 하늘로 치솟기 시작했다. “모두들 진법을 다시 가동시켜야 합니다.” 조경운이 소리 쳤다. “하천은 이미 신령이 되어 돌아오는 중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마지막 반 시간만 버팁니다.” 하천이 신령이 되어 돌아왔다는 말이 전해지자 이미 절망했던 많은 사람들은 다시금 희망을 되찾았고 일시에 전력을 다해 주신대진에 힘을 실었다. “기린!!!” 조경운의 고함과 함께 하늘의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갑자기 거대한 생물이 나타났다. 양의 머리에 늑대의 발톱, 사슴의 몸과 용의 꼬리를 가진 이 기린은 온몸이 새하얗기 그지없었다. 거대한 기린은 족히 20미터는 넘어 보였는데 소용돌이 속에서 나타난 후 마치 거대한 산이 공중에 떠있는 것처럼 보였고 그의 포효소리에 하늘 전체가 흔들리는 듯했다. 그리고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기린에 아래에서 진법에 힘을 쏟고 있던 여러 고수들을 깜짝 놀라고 말았다. 이 신수는 비록 주신대진에 의해 현화된 허상이었지만 진짜 신수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였고 이는 보는 사람들에게도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다. 그리고 마신 또한 이 장면을 보고 흠칫 놀라고 말았다. “동방의 신수 기린?” “음!! 좀 재밌네.” 말이 끝나자마자 마신의 손에는 다시 자주색의 광선검이 나타났고 그 기린을 향해 거침없이 휘두르기 시작했다. 마신의 검기는 수
“마신이 오고 있습니다.” 저 멀리 하늘가로부터 휩쓸고 오는 극한의 힘에 에베레스트 쪽의 모든 사람들은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진법을 가동합시다.” 이때 조경운이 한 마디 외쳤고 이에 모든 사람들은 혼신의 힘을 다해 주신대진에 힘을 쏟아부었다. 삽시간에 무수한 빛줄기가 하늘로 치솟아 하늘 위의 거대한 소용돌이와 이어졌다. “검기 종횡, 삼천리.” 슈슈슉- 순간 수십 만 개의 검기가 그 소용돌이 속에서 빽빽이 차올랐고 홍수처럼 마신을 덮쳤다. 이 순간 허공은 미친 듯이 진동했고 검기 또한 십여 킬로미터의 거리를 순식간에 날아갔다.“주신검.” 마신은 공중에 뜬 채 마구 밀려드는 그 검기를 보면서 얼굴에는 약간 흥분한 듯한 웃음이 떠올랐다. “이런 대진으로 내 흥미를 불러일으키다니, 재밌군.” 말이 끝나기 무섭게 마신은 순식간에 자주색의 장벽을 만들어냈고 그 수많은 검기들은 끊임없이 그의 몸을 강타하며 탁탁거리는 소리를 냈다. 하지만 검기가 아무리 대단할지라도 마신이 만들어낸 그 장벽을 전혀 뚫을 수는 없었고 단지 장벽에 조금의 흔적만 낼 뿐이었다. 그 후 마신은 자주색 장벽은 점점 커지더니 한 마디 포효소리와 함께 그 많은 검기를 순식간에 소멸해 버렸다. 마신은 에베레스트와 5킬로미터 더 가까워졌고 방대한 실력으로 검기를 전부 밀어낸 순간 조경운과 수많은 고들은 한 줌의 피를 토해냈고 심지어 거의 백여 명의 사람들이 이 짧은 찰나 죽고 말았다. “약해, 정말 너무 약해.” 검기를 전부 밀어버린 마신은 공중에 뜬 채로 연신 고개를 저었다. “다시!!!” 이때 조경운은 숨을 크게 들이쉬며 창백해진 얼굴로 다시 손을 들었고 주위의 고수들도 다시 한번 주신대진에 힘을 불어넣었다. 둥둥둥- 허공의 그 소용돌이 안에서는 갑자기 북을 치고 경적을 울리는 소리가 들려왔는데 이는 마치 옛날 전장에서 전쟁의 서막을 알리는 소리 같았다. 이어 천군만마가 그 소용돌이 속에서 뛰쳐나왔고 그들은 방대한 힘으로 집결되었는데 갑옷으로 완전무장을 한 그
극한의 땅, 하늘 높이 솟은 수정탑 위에 마신의 몸은 마치 자색 수정으로 만들어진 것처럼 온몸이 자줏빛으로 가득 찼다. 그 아래에는 십자교황과 어둠의 신부를 비롯한 수많은 GPE의 고위층들이 마신을 향해 무릎을 꿇고 있었다. 하늘 위에는 거대한 소용돌이가 형성되어 있었는데 이 소용돌이는 극한의 땅 전체의 영기가 모여 이루어진 것이었다. 이때 마신은 공중으로 날아올라 큰 입을 벌리고 그 소용돌이를 향해 맹렬히 빨아 마셨고 삽시간에 그 거대한 소용돌이는 그의 체내로 빨려 들어갔다. 크악- 하늘에 울려 퍼지는 커다란 고함 소리와 함께 허공에는 갑자기 천둥번개가 쳤다. 잠시 후 마신의 등에는 여러 갈래의 균열이 생겨나더니 곧이어 황금색의 날개가 그의 등에서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두 개의 날개, 네 개, 여섯 개... 점점 많아지더니 결국 16개의 날개가 그의 등에서 나타났고 그 모습은 아주 위협적이고 공포스러웠다. 한편 이 모습을 본 십자교황 등은 모두 흥분을 금치 못했다. 허공 위에 떠있던 마신은 날개를 퍼덕거리며 천천히 고공에서 내려왔다. “일은 어떻게 됐어?” 마신은 입을 열었지만 목소리는 그의 몸에서 나오는 것 같지 않았고 허공에서 나고 있었다. 그러자 십자교황이 바로 대답했다. “주인님, 지금 대부분 세계의 세력들은 전부 우리의 손에 장악되었지만 아직 H국과 R국만이 여전히 버티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전에 저희 쪽에서는 이미 M국과 각 국의 연합 세력을 이용하여 그 두 나라에게 군사적 진압을 시작한 상태입니다. 알아보니 그들은 마지막 희망을 신령에 걸고 있다고 합니다.” “신령?” 마신이 웃으며 말했다. “내가 바로 이 세상의 유일한 신령이야.” 이때 어둠의 신부가 손에 들고 있던 성경을 펼치며 말했다. “주인님, 그 H국 고대 무림계는 하늘의 선택한 자를 찾았다는 소문이 돕니다. 때문에 줄곧 그 자가 5서를 찾아 신령이 되길 바라고 있답니다.” “현재 H국과 R국의 반신들이 에베레스트에서 우리 세력을 막고 있는데
이때 하천은 비록 모진남 등과 10여 킬로미터 밖에 떨어져 있었지만 그들은 하천에 대해 넘치는 경배심을 참을 수 없었다. 심지어 선대 왕조 황제의 환생인 연무명조차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오는 느낌이었다. 크오오- 황금빛 용의 포효소리는 천지에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잠시 후 하천은 황금용을 타고 허공 위에서 내려왔고 신용은 공중을 맴돌았다. “하천, 신령이 된 걸 축하해.” 하행풍 등이 모두 마음속의 흥분을 억누르지 모하고 하천을 향해 걸어왔다.“네.” 말하면서 하천은 몸의 강력한 기운을 거두어 들였고 몸을 감싸고 있던 황금빛도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때 하천은 완전히 다시 태어난 듯 온몸에는 힘이 넘쳤고 마치 환골탈태한 느낌이었다. “하천, 신령이 된 건 어떤 느낌이야?” 연무명이 빙그레 웃으며 물었다. “정말 천계로 사라진 줄 알았잖아요.” 하천은 연무명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고마웠습니다.” “허허, 고맙긴. 난 내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 걸.” 몇 사람은 한바탕 인사를 나누었고 잠시 후 하천은 연하산의 방향을 돌아보았다. 그 9번의 천뢰가 가진 위력은 정말 너무너무 컸기 때문에 연하산은 완전히 파괴되어 버렸고 허공 속의 그 블랙홀 또한 짧은 시간 내에 회복되지 않을 듯 보였다. 이 순간 하천은 갑자기 가슴이 먹먹해졌다. 왜냐하면 그의 어머니인 강릉평이 자신이 아들이 신령이 되는 걸 돕기 위해 스스로 연하산에서 희생했고 모자 상봉을 하고도 몇 마디 말도 제대로 나누지 못했으니 말이다. 하천의 머릿속에는 어머니가 죽기 전에 남긴 그 말들이 끊임없이 메아리 쳤다. 결국 하천은 깊은 숨을 들이마시더니 연하산의 방향으로 무릎을 꿇고 절을 세 번 올렸다. “어머니, 부디 편히 가세요. 어머니의 말씀대로 반드시 가족들을 지켜낼 겁니다.” 말이 끝나자 하천은 다시 몸을 일으켜 공중을 바라보았다. “우리는 이곳에 너무 오래 있었습니다. GPE의 마신은 이미 신령이 되었을 지도 모르니 빨리 가서 그 재난을 막아야 합니다
“아잇, 참!” 연무명은 연신 손사래를 쳤다. 모진남 같은 용조의 고수까지 자신의 별명을 알고 있다니, 자신의 별명이 용조에서 이렇게 많이 퍼져 있을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다. “전 묘아가 아니라 연무명이라 합니다.” 그러자 모진남은 다시 연무명을 위아래로 살펴보더니 무언가 생각난 듯 물었다. “연무명 형제, 소문에 우리 용조가 전에 당신을 요청하여 하천과 함께 선대 왕조의 묘지를 탐험하게 했는데 그 안에서 당신은 백만 대군들과 함께 허공 속으로 사라졌다 했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곳에 다시 나타난 겁니까?” “하천 형제가 나중에 말한 바에 따르면 당신은 선대 왕조의 황제가 환생한 후 그 백만 대군을 데리고 천계로 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하던데 말입니다.” “천계는 무슨.” 연무명은 투덜거리더니 아홉 번째 뇌겁을 기다리고 있는 하천을 바라보며 말했다. “제가 허공을 깨뜨리고 사라진 건 다 저 녀석 때문입니다.” “그게 무슨 뜻이죠?” 모진남과 하행풍 모두 멍해졌다. 그러자 연무명이 대답했다. “약 3천년 전, 신족이 세상에 강림하여 백성들이 편히 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후 엄청난 실력을 가진 대능력자가 나타나 그 신족을 몰아냈고 이 세계를 봉인하여 다시는 신족이 이 세계에 얼씬하지 못하게 했답니다.” “하지만 그 대능력자는 먼 훗날 이 세계에 또다시 재난이 닥치고 신족이 강림할 것을 대비하여 그 자는 후세에 대한 여러가지 조치를 취해 주었답니다.” “그는 천지의 기운을 이용하여 5서를 만들고 이 세계 각 지에 숨겨두었습니다.” “만약 신족이 다시 나타난다면 하늘이 선택한 자가 나타나 이 5서를 이용하여 신령이 되고 세상을 보호할 수 있도록 말이죠.” “그러나 세계를 봉인해버린 뒤로 영기가 고갈되어 사람이 신령이 되는 건 매우 어려워졌고 9번의 뇌겁을 견뎌내는 것 또한 말이 안 되는 일로 변해버렸습니다.” “그래서 대능력자는 이런 상황을 대비하여 한 수를 남겨두었답니다.” “설마 저 용?” 모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