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 잠시 침묵하던 하천이 입을 열었다. “아마 반신이 나타날 상황이 대비해서 그러는 거겠지?” 그러자 헌원 나비도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으면 얼른 술부터 깨. 우리는 오늘 밤 묘지에 들어갈 거야. 지금은 어쩌면 한 두명의 반신이 기다리고 있을 지 모르지만 내일이 되면 그 수가 10명이 될지 20명이 될 지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어.” 이 말에 하천과 묘아는 모두 깜짝 놀랐다. “H국에 반신이 그렇게 많아?” 이 말에 헌원 나비는 잠시 침묵하다가 말했다. “H국의 고대 무림계에 도대체 반신이 얼마나 있는 지는 나도 확정 지을 수 없어.” “하지만 내가 확신하는 건 그 어느 반신이든 모두 100세가 넘었고 그 회춘단을 필요로 한다는 거야. 너도 그 회춘단이 무엇을 의미하고 있는 지는 잘 알고 있겠지?” “그리고 H국에는 이미 60년이 넘도록 새로운 반신이 나타나지 않았어. 즉 100세 이하인 반신은 이 H국에 오직 하천 너뿐이야.” “하천, 능력이 클수록 책임져야 하는 것들도 많아져. 넌 똑똑한 사람이니 내 말이 무슨 뜻인지는 잘 알 거야.” 그러자 하천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했다. “그 말은 제갈 선배와 네 할아버지한테서 이미 질리게 들었어. 더 말하지 않아도 돼.” 말을 끝낸 후 하천과 묘아는 모두 빠르게 체내의 알콜을 분해했다. 이때 이미 취기가 사라진 두 사람은 그제야 눈빛이 또렷해졌다. 그리고 호텔 입구에는 이미 군용 허머 한 대가 대기하고 있었고 하천 일행은 빠른 속도로 차를 타고 묘지의 방향으로 달려갔다. 그렇게 약 반시간 후 하천 일행은 한성 외곽에 위치한 한 고대 유적 박물관에 도착했다. 그리고 이 박물관의 가장 안쪽이 바로 묘지의 입구였다. 하천 일행은 차에서 내린 후 바로 박물관 가장 안쪽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 안에는 아주 오래된 진열대가 하나 있었는데 하천은 그 진열대에 화씨옥을 올려놓았다. “피를 떨어뜨리고 아홉 개 입구 중 진짜 입구의 위치를 찾으세요.” 하천의 말에 묘아도 웃음기를
그런데 이 절체절명의 순간 거대한 고래 한 마리가 갑자기 그 큰 파도를 뚫고 날아왔다. 갑자기 나타나 파도를 뚫은 이 고래는 순간 거대한 물기둥을 뿜어냈고 그 물기둥 위에는 뜻밖에서 웃통을 벗은 한 남자가 서있었다. 이 남자는 온몸이 붉은 색으로 물들었고 머리도 빨간 색이었을 뿐만 아니라 두 팔에는 각양각색의 기괴한 문신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이 남자는 고래가 뿜어내는 물기둥 위에서 마치 신처럼 등장했다. 이때 이 남자는 두 팔을 벌렸는데 아마 거세게 몰려오는 이 파도를 껴안으려는 것 같았다. 크오오- 이때 어디선가 거대한 짐승의 포효와 비슷한 소리가 어디선가 들려왔는데 바로 그 남자의 입에서 나는 소리였다. 곧이어 이 남자의 두 팔 사이에는 불꽃이 솟구쳤고 이 불꽃은 마치 태양처럼 밤하늘을 밝게 비추었다. 그리고 이 불꽃은 거세게 몰려오던 파도를 순식간에 밀어냈다. 한편 배 위에서 잔뜩 겁먹었던 사람들은 모두 삽시간에 발생한 이 상황에 어안이 벙벙했다. 파도가 밀려간 후 해면은 다시 평온을 되찾았다. 배 위의 선원들은 모두 넋을 잃고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았고 붉은 머리의 남자는 여전히 물기둥 위에 서있었다. “바다의 신이다!”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원들은 모두 파도를 막은 이 남자가 바다의 신이라고 생각했고 잇달아 무릎을 꿇고 그에게 절을 하기 시작했다. 이때 붉은 머리의 남자는 천천히 고개를 돌렸고 그의 얼굴을 제대로 확인한 순간 모든 사람들은 심장이 철렁했다.이 남자의 반쪽 얼굴은 이미 부패되었을 뿐만 아니라 잔뜩 말라붙어 얼굴 안의 뼈까지 선명하게 드러났다. 게다가 다른 한쪽 얼굴도 매우 흉악하기 그지없었는데 마치 바다 밑에서 잠자고 있던 악마 같았다. “난 바다의 신이 아니다.” “내 이름은 붉은 악마다.” “하하하하!!!” 순간 귀를 찌를 듯한 사악한 웃음소리가 울려 펴졌고 갑자기 배를 향해 손바닥을 내리쳤다. 쾅- 엄청난 굉음과 함께 배에는 순식간에 구멍이 뚫려버렸고 배 전체는 삽시간에 바다에 잠
이때 헌원 나비는 또 새로운 지도를 가져왔는데 이 지도는 화씨옥에 그려진 지도보다 더욱 상세했다. 게다가 주변의 건물 배치까지 보면 이 지도는 그려진 지 얼마 안 되어 보였다. “네가 말한 그 위치는 여기 흥운로야. 그리고 거기엔 석탑이 하나 있는데 그 뒤가 바로 진짜 입구인 것 같아.” 선대 왕조의 묘지는 2천여 년 전에 지어진 것이었는데 분명 그 입구 또한 매우 웅장하고 호화로웠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2천여 년이 지난 오늘 묘지 앞의 각종 건물들은 모두 크게 변해버렸고 가장 정확한 지도 또한 지금 헌원 나비의 손에 있는 것이었다. “여기서 얼마나 멀어?” 하천이 물었다. 그러자 헌원 나비가 대답했다. “5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어. 차로 가면 아마 얼마 안 걸릴 거야.”“가자.” 그렇게 하천 일행은 박물관에서 나와 차를 몰고 흥운로 쪽으로 향했다. 사실 이곳은 한성 쪽의 관광 명소였다. 때문에 이곳에 온 관광객들은 선대 왕조 묘지를 구경하는 동시에 흥운로의 석탑도 보러 갔는데 이로 하여 정부에서는 그 석탄 주변에 공원을 만들었다. 때문에 낮에 이곳에는 항상 많은 관광객들로 북적거렸지만 다행이 지금은 밤이었기에 매우 조용했다. “석탑을 지나면 입구가 있을 거야.” 하천 일행은 부단히 공원 안으로 전진했고 그들이 석탑까지 도착했을 때 하천은 갑자기 걸음을 멈추었다. “뭔가 이상해.” “왜 그래?” 하천은 갑자기 매우 심각한 표정을 지었고 옆에 있던 묘아와 헌원 나비도 갑자기 긴장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하천은 여전히 대답하지 않았고 고개를 돌려 공원 밖의 어두컴컴한 거리를 바라보았다. 이때 거리에는 찬바람이 불어왔고 가끔 한 두대의 차량만 지나가고 있었다. 그런데 그 중 한 가로등 아래 한 사람이 구부정한 자세로 석탑 쪽을 직시하고 있었다. 이 가로등과 하천 일행 사이의 거리는 약 600미터 정도나 떨어져 있었고 거리도 칠흑 같은 어둠에 휩싸였기에 헌원 나비와 묘아의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하천은 이미
더 이상 묘아와 쓸데없는 말을 하기 귀찮았던 하천은 묘아의 엉덩이를 걷어찼다. “날이 거의 밝아옵니다. 이제 1시간 안에는 반드시 입구의 구체적인 위치를 찾아내야 합니다.” 그러자 묘아도 더 이상 하천이란 반신의 요구를 거절할 수 없었다. 비록 자기 조상의 무덤을 파는 일이 대역무도한 짓일 지라도 묘아는 하천의 뜻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묘아도 사실 처음부터 묘지의 진짜 입구를 찾는 일에 별로 큰 거부감을 갖고 있지는 않았다. 만약 묘아가 이번 일이 조상에게 누가 된다고 생각했다면 애초에 제갈 홍루가 그를 찾아갔을 때부터 분명 거절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묘아는 결국 이 작은 산을 서성이며 묘지의 진짜 입구를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때 하천과 헌원 나비는 모두 산 아래에서 묘아를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후 하천은 석탑 쪽으로 향했고 헌원 나비와 함께 그 석탑 위를 올라갔다. 이때는 새벽 5시가 거의 된 시간이었는데 비록 날이 밝지는 않았지만 거리에는 이미 여러 상가에서 영업을 준비하고 있었다.한편 하천은 이 석탑 위에 서서 저 먼 거리의 가로등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가로등 아래에 구부정하게 서있던 그 그림자는 이미 사라졌지만 하천은 여전히 강력한 기운이 이쪽을 덮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너 정말 뭘 느낀 거야?” 헌원 나비는 엄숙한 표정으로 하천을 바라보았고 긴장감을 조금도 늦출 수 없었다. “응.” 하천이 고개를 끄덕였다. “게다가 한 명이 아니야.” 하천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저쪽의 하늘에서 갑자기 한 줄기의 빛이 번쩍했다. 그러자 하천이 말했다. “또 누군가 나타났어.” “뭐라고?” 헌원 나비는 더욱 긴장되었고 이때 원래 따스하던 날씨는 갑자기 추워지기 시작했다. 헌원 나비는 자기도 모르게 옷을 여미며 말했다. “어떻게 된 거야? 너무 추운데?” 헌원 나비는 두 손을 끊임없이 비비며 입김을 불어넣었다. 하천도 갑자기 밀려오는 추위를 느꼈고 자연히 정상적인 기후 현상이 아니라는 것을 눈치챘
하천은 곧바로 비밀키를 꽂지 않았고 묘아에게 이곳이 진짜 입구가 맞는 지를 재차 확인했다. 만약 이 문이 진짜 입구가 아니라면 지금까지 이들이 들인 공은 전부 수포로 돌아가게 되니 말이다. 더 중요한 것은 전에 제갈 홍루가 하천에게 전설의 5서를 전부 모으면 신이 될 수 있다고 했었다. 때문에 하천이 만약 신이 되려면 반드시 그 주세황 도서를 손에 넣어야 했다. 그러나 비록 이 입구는 화씨옥의 지도를 따라 찾은 것이지만 묘아도 100%의 확신은 없었다. 하지만 이미 여기까지 온 이상 더 이상 시간을 질질 끌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맞는 지는 직접 비밀키를 꽂아보면 알 수 있겠지.” 묘아가 말했다. “화씨옥의 지도에 의하면 여기가 진짜 입구인 건 확실해. 하지만 아니라면 그건 나도 어쩔 수 없어.” “그럼 꽂겠습니다. 이제 도대체 무슨 상황이 벌어질지 한번 보자고요.” 하천은 숨을 크게 들이쉬었고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곧바로 그 자물쇠 구멍을 따라 천천히 비밀키를 꽂았다. 그러자 맑던 하늘에는 갑자기 무수한 먹구름이 몰려왔고 묘지의 상공에서는 우레가 치고 광풍이 일기 시작했다. “무슨 일이지?” 이렇듯 갑작스러운 기후의 변화에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 “묘지가 열리는데 천지까지 요동친다고? 이 묘지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처럼 단순한 묘지는 아닌 건 확실하네.” 이때 저마다 유난히 엄숙한 표정을 지었고 하천은 심장이 쿵쾅거렸다. 묘지의 상공에는 먹구름이 빽빽했지만 비가 내리진 않았고 무수한 우레만 미친 듯이 내리칠 뿐이었다. 하천 일행이 청동문의 앞에 서자 이미 몰래 따라오던 몇 명의 반신들도 더 이상 숨기지 않고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하하하하, 묘지가 드디어 열리는구나.” 검은 옷을 입은 구부정한 노인이 검은 칼을 메고 공원에 발을 들였다. 이때 공원 주변을 지키고 있던 육선문의 성원들은 이 노인의 목소리를 선명하게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노인의 모습은 발견할 수 없었고 다만 무언가
흑의 검황은 하천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는데 보아하니 묘지 안의 주세황 도서에 관한 일은 모르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하천은 주세황 도서에 관한 일을 이 늙은 괴물들에게 알릴 수는 없었다. 그리하여 하천은 싱긋 웃으며 말했다. “이 선대 왕조의 묘지라 불리는 곳에 어떤 보물이 들어있는 지 누가 알겠습니까?” “여기 이 사람은 제 동료이자 바로 선대 왕조의 후손입니다. 그런데 전에 이 자가 꿈을 꾸었는데 조상들이 후손을 그리워한다고 하길래 그저 함께 와준 것뿐입니다.” 이 말을 들은 묘아는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그리고 하천의 대답에 흑의 검황은 허허 웃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때 모든 사람들이 묘지의 입구를 바라보고 있었다. “다른 건 몰라도 만약 너희들도 회춘단을 노리고 있는 거라면 우리가 너희들을 봐주지 않는다고 탓하지 말아라.” 그렇게 모든 사람들이 묘지로 들어가려는 순간 뒤에서 갑자기 불그스름한 그림자가 나타났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회춘단을 노리고 있다니! 상상 이상인 걸?” 말이 떨어지자마자 이 사람은 이미 석탑 너머에 나타났고 또 눈 깜짝할 사이에 묘지의 입구에 도착했다. “붉은 악마!!!” 붉은 악마이 출현에 동방명과 흑의 검황은 모두 안색이 급변했다. 붉은 악마는 150년 전에 이름을 날린 반신이었는데 그때 동방명과 흑의 검황은 모두 반신이 아니었고 H국 고대 무림계에서도 큰 명성이 없었다. 그러나 그 시대의 붉은 악마는 이미 유명한 살신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었다.때문에 동방명과 흑의 검황은 모두 붉은 악마을 익히 알고 있었지만 붉은 악마는 아마도 이 두 사람을 알지 못할 것이다. “너희들 모두 회춘단을 노린 거야?” 붉은 악마가 오만한 말투로 물었다. 그러자 동방명과 흑의 검황은 모두 미간을 살짝 찌푸렸고 동방명이 말을 이어갔다.“선배님, 저희는 아마 모두 같은 이유로 묘지에 모였을 겁니다. 이렇게 된 이상 그 회춘단을 함께 나누는 건 어떻습니까?” “허허.” 그러자 붉은 악마는 옅은 미소를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고개를 숙여보니 뜻밖에도 온 땅에는 해골들이 수두룩했다. 이 해골들은 너무 오래되었던 지라 밟히는 순간 산산이 부서졌고 이 안의 많은 것들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게 바로 전설 속 선대 왕조의 묘지인 건가?” 하천 일행들은 줄곧 앞으로 전진했고 약 5분 뒤 마침내 이 통로의 끝에 이르렀다. “저 앞에 빛이 있어.” 바로 이때 전방에는 희미한 빛이 보였는데 이치상 이 묘지에 빛이 존재하는 것은 말이 안 되었기에 사람들은 모두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조심하세요.” 하천이 옆에 있던 묘아에게 걱정스레 말했지만 묘아는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았고 오히려 매우 흥분된 모습이었다.“이런 지하의 묘지에는 절대로 빛이 존재할 수 없어. 그런데 빛이 보인다면 오직 한 가지 가능성밖에 없겠지.” 말이 끝나기 바쁘게 묘아는 재빨리 그 빛이 뿜어져 나오는 곳으로 달려갔다. 수십년 간 도굴꾼으로 활동해온 묘아는 이곳에 엄청난 것이 있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하하하하, 대박이야!” 과연 묘아는 막 달려가자 마자 몹시 흥분한 듯 소리를 질렀다. 그 빛의 원천은 뜻밖에도 벽에 박힌 각양각색의 값진 보석들이었는데 2천 년이 지난 지금도 이 보석들은 여전히 은은한 빛을 발산하고 있었다. 이때 묘아와 하천뿐만 아니라 동방명 등 늙은 반신들도 벽에 가득 박힌 보석들을 보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젠장! 난 이제 부자야!” “나 연무명은 평생을 도굴하고 다녔는데 그 중에 가장 값진 무덤은 내 조상의 무덤일 줄이야!” “이 모든 건 분명 하늘의 뜻이야. 내 조상님도 분명 내가 올 줄 알고 특별히 내게 남겨준 보물들일 거야.” 묘아는 말하면서 재빨리 벽에 박힌 보석들을 뜯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런 묘아의 모습에 하천은 정말 어이가 없었다. 반면 한쪽의 늙은 반신들은 묘아를 한심하단 듯이 쳐다보았다. 이미 삶을 100년 넘게 살아온 이 반신들에게 금은보화는 아무런 매력이 없었기에 그들은 지금 묘아의 행동을 도저히
“최대한 빨리 이 짐승을 해치워야 해. 그렇지 않으면 묘지가 무너져 버릴 수도 있어.” 원래 동방명 등 늙은 괴물들은 하천과 이 뱀이 싸우는 것에 간섭하지 않으려 했다. 그러나 이 큰 뱀이 움직임에 따라 동굴 전체가 진동하기 시작했는데 속전속결로 전투를 끝내지 않으면 곧 이 뱀 때문에 동굴 전체가 무너져 버릴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만약 여기서 동굴이 무너져 버린다면 그들은 회춘단을 찾기도 전에 전부 여기서 깔려 죽는 결말을 맞이할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이 4명의 늙은 반신들은 잇달아 전투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하천은 이 뱀에게 한 방 날린 후 옆으로 숨었고 자신이 절대 이 거대한 뱀의 상대가 아니라고 느낀 묘아는 재빨리 맨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하천이 곧 다음 공격을 하려던 찰나 동방명이 이미 먼저 손을 쓰고 있었다. 동방명은 손바닥 모양의 진기를 뿜어냈고 그 뱀의 머리를 세게 후려쳤다. 하지만 이 뱀은 끼긱- 하는 소리만 낼 뿐 전혀 치명상을 입지 않았다. 동시에 흑의 검황도 뱀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는데 그가 손을 휘젓자 그의 손끝에는 순식간에 검기가 형성되었다. 그리고 이 검기는 십여 갈래의 칼날이 되어 뱀의 몸뚱어리를 덮쳤다. 이때 뱀은 온몸이 상처투성이가 되었지만 여전히 난폭하기 그지없었다. 심지어 이 뱀은 맷집이 엄청 강했는데 아마 거의 2천 년 동안의 수련을 거쳐 반신의 경지에 이른 듯싶었다. 이번에 묘지에 들어온 것은 하천과 늙은 반신들이었기에 다행이지만 만약 일반인이 이 묘지에 들어왔다면 아마 진작에 뱀에게 공격을 당해 죽어버렸을 것이다. 그러나 하천과 동방명, 그리고 흑의 검황까지 동시에 손을 썼지만 여전히 이 뱀을 철저히 죽이지는 못하고 있었다. 이 뱀의 움직임이 커질 수록 동굴도 더욱 심하게 흔들렸는데 당장이라도 무너져 버릴 것 같았다. “비켜!” 이때 붉은 악마가 갑자기 고함을 지르면서 하천 앞에 나타났다. 그리고 붉은 악마가 두 손을 펼치자 그 사이에서는 갑자기 불꽃이 치솟았다. 그 후 붉은
이 말에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심장이 철렁했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까?” 한애와 사람들은 모두 모진남의 이 말을 전혀 받아들일 수 없었다.“이보세요, 도사님. 우리 형님이 지금까지 죽을 고비를 얼마나 많이 겪은 지 아십니까? 그것들 모두 번번이 다 이겨냈습니다.” “그런데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고요? 말도 안 됩니다.” 천왕궁의 성원들은 전부 감정이 격해졌고 이에 모진남은 머리만 가로 저을 뿐 더 이상 반박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때 조경운이 입을 열었다. “지금 이런 것들이 다 무슨 소용입니까? 일단 여기 남은 일부터 처리합시다. 형님이 깨어날지 말지는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자는 말입니다.” 그렇게 한 차례 신령 간의 결전이 끝났다.결국 신령이 되어 돌아온 하천은 마신을 참수하고 동시에 천문을 열어버렸다. 하지만 하천은 인간 세상을 지키고 3천여 년 전의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자신의 기운과 수행을 다해 강제로 천문을 닫아 버렸다. 그렇게 그는 깊은 잠에 들어버렸고 그가 도대체 언제 깨어날 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리고 마신이 멸망한 후 1년 동안 GPE는 전 세계 세력들의 질타를 받아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1년 후, 세계의 질서는 다시 회복되었고 모든 사람들의 생활도 다시 정상으로 되돌아왔지만 오직 이 세상의 구세주인 하천만은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청주시, 만월 산장. 방 안에서 하천은 두 눈을 감고 꼼짝도 하지 않은 채 침대에 누워 있었다. 옆에는 주가을이 앉아 있었는데 그녀는 젖은 수건으로 하천의 몸을 닦고 있었다. 지금의 하천은 마치 식물인간 같았고 그가 도대체 언제 깨어날 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심지어 정말 깨어날 수 있을 지도 말이다. 하천이 깊은 잠에 빠진 후 주가을은 하을 그룹의 모든 직무를 그만 두고 매일 같이 집에서 하천과 함께 했다. 주가을은 많은 시간을 하천의 곁을 지키는 데 썼고 그의 몸을 닦아주며 이야기를 했다. 그녀는 하천과의 아름다웠던 과거를 회상하고
하천은 바로 마신의 앞에 서 있었고 손에 든 천궐도를 휘두르기만 하면 마신은 연기처럼 사라질 수 있었다.그런데 이 순간 하천은 갑자기 행동을 멈추었다. 분명 단칼에 마신을 참수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하천은 감시 섣부르게 행동할 수 없었다. “허허허허.” “하하하하하.” 이때 하천의 귓가에는 갑자기 마신의 험상궂은 웃음소리가 울려 펴졌고 두피가 저린 느낌이 들었다. 마신 뒤의 허공에는 블랙홀이 있었는데 뜻밖에도 그 블랙홀에 균열이 생기면서 흰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그 흰 빛 안에서는 누군가 매우 공포스러운 눈길로 이 모든 것을 엿보고 있는 듯했다. “저게 뭐지?” “무슨 일인 겁니까?” 멀리서 보고 있던 조경운 등도 모두 이 장면이 깜짝 놀랐다. 방금 하천은 마신이 만들어냈던 그 천사를 단칼에 베었고 동시에 그 뒤의 허공도 거세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마도 힘이 너무 셌던 탓인지 허공은 갑자기 균열을 일으키며 갈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갈라진 틈 사이로 무언가 매우 공포스러운 것이 숨어 있는 것 같았다. 쿵- 쿵-쿵- 어디선가 엄청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는데 이건 마치 괴물 같았다. “안 돼.” “안 돼!” 한순간 조경운과 하행풍 그리고 연무명이 모두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소리를 질렀다. “왜 그러는 겁니까?” 하곤륜이 물었다. “천문이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연무명이 온몸을 파르르 떨며 말했다. “방금 하천의 그 일격으로 천문이 열린 겁니다.” “무슨 뜻이죠?” 많은 사람들이 의아한 듯 물었다. 그러자 연무명은 깊은 숨을 들이쉬더니 당시 인황이 신령을 봉인했던 그 일을 여러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이야기했다. “3천여 년 전, 신령이 이 세상에 강림해 인간들에게 해를 끼치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마침 인족 중에서 대능력자가 나타났고 그가 신령들을 물리친 겁니다.” “그리고 다시는 신령이 인간 세상에 나타나 혼란을 주지 못하도록 자신의 수명을 이용하여 신계와 인간계의 공간을 봉인했습니다.”
이때 금색 신용은 미친 듯이 몸부림을 치며 그 손의 속박에서 벗어나려 했고 포효를 하더니 그 거대한 천사의 손을 물었다. 동시에 하천도 다시 손에 천궐도를 들었다. “절세간.” 하천은 칠식도의 주의 제6식은을 어렵지 않게 시전했다. 이것은 원래 신령의 기술이었고 지금 신령이 된 하천은 자연히 이 칠식도의의 위력을 극도로 발휘할 수 있었다. 하천의 이 일격은 허공에 거대한 균열을 만들며 마신을 향해 날아갔다. 그리고 이 공포스러운 일격에 마신 또한 방심할 수 없었고 곧바로 장벽을 만들어내 하천의 공격을 막아내려 했다. 하지만 하천의 이 일격은 마신의 장벽을 완전히 부숴버렸고 마신조차 뒤로 날아가 버렸다. 이때 다시 몸을 일으키는 마신은 몸이 약간 떨려왔고 그의 얼굴색조차 약간 굳어졌다. 그리고 다시 하천을 바라보는 마신의 마음은 처음처럼 홀가분하지 않았다.... 한편 하행풍과 연무명 그리고 모진남 등도 모두 신조와 함께 이곳에 도착했다. “저쪽에서 싸우고 있습니다. 우리가 너무 늦진 않았나 봅니다. 신령들의 전쟁이 채 끝나지 않았습니다.” 하행풍 등은 조경운 근처에 착륙했고 이들을 본 많은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모진남 선배님.” 용조의 성원이 돌아온 모습에 조경운이 가장 먼저 인사를 건넸고 동시에 옆에 있는 연무명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묘아, 당신 선대 왕조의 묘지에 있던 거 아닙니까?” “젠장, 누가 묘아야. 난 연무명이라고 해.” 연무명은 용조의 성원들을 한번씩 노려보며 매우 불쾌해했다. 이와 동시에 하곤륜도 하행풍의 앞으로 가서 자신의 손자를 살폈다. “할아버지.” 하행풍은 곧장 하곤륜에게 절을 했다. “행풍아, 너 어떻게 이 사람들과 같이 있었던 거냐?” “할아버지, 말하자면 길어요.” 하행풍이 웃으며 말했다. “하천이 저 신령을 해치운 뒤 다시 이야기합시다.” “음.” 그렇게 모든 사람들은 다시 하천과 마신의 싸움에 시선을 돌렸다. 이때 두 신령의 싸움은 이미 절정에 이르렀
마신은 공포가 그에 달하는 두 번째 에너지를 응축하여 아래로 발사했는데 그 느낌은 마치 거대한 운석이 우주에서부터 떨어지는 것 같았다. 삽시간에 눈 앞은 온통 흰 빛으로 가득했고 기 공포스러운 에너지는 반신의 경지에 오른 고수들도 순식간에 죽여버릴 듯했다. 이 순간 반신이든 일반 고수든 모두들 죽음이 눈 앞에 닥쳤음을 인식했고 이 죽음을 피해갈 방법은 전혀 없음을 뼈 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망했네.” 조경운 또한 눈을 감았다. 주신대진은 마신의 두 번째 공격 전부터 완전히 붕괴되었고 모두가 죽음을 담담히 맞이하고 있었다. 쾅- 두 번째 에너지가 떨어졌지만 이들이 생각했던 것처럼 순식간에 모조리 파괴되진 않았고 오히려 어떠한 공간 속에 들어선 듯했다. 그들은 공포스러운 에너지가 전방에 확산되고 있는 게 분명 눈에 보였지만 몸에는 아무런 고통도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다. 그들은 죽지 않았고 모두 살아 있었다. 잠시 후, 모든 사람들을 주위에 황금빛 에너지 장벽이 그들을 감싸고 있음을 발견하고 완전히 멍해졌다. 이 장벽은 대체 누가 만든 것이고 어디서 나타난 건지 도저히 감을 잡을 수 없었던 것이다. 심지어 누가 이런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기에 마신의 파멸적인 일격을 막아낼 수 있는 지 또한 의문이었다. 이때 하늘에서는 용의 울음소리가 들려왔고 황금색 용 한 마리가 공중에 나타났는데 그 용의 머리 위에는 한 사람이 서 있었다. 그 사람은 온몸에 공포스러운 기운을 발산하고 있었는데 그 기운은 마신에게 조금도 뒤지지 않았다. 그리고 이 사람은 바로 하천이었다. “형님.” “형님!” “하천!” “하천 선생.” 아래에 있던 사람들 중 누군가 먼저 침묵을 깼고 순간적으로 열렬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그들의 희망이자 마지막 의지이고 이 세계의 구원자인 하천이 드디어 돌아온 것이었다. “형님.” 조경운이 고개를 들어 금빛 용의 머리 위에 서 있는 하천을 바라보았고 이 순간 온몸의 힘이 다 빠진 채 땅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하천이 돌아
지금 이 순간, 거의 절반 이상의 고수들이 마신의 위압감에 목숨을 잃었고 천왕궁에도 대량의 사상자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마신은 다시 앞으로 1킬로미터 전진했고 이미 많은 사람들의 머리 위에 떠 있었다. “더 이상 버티지 못 할 것 같습니다. 하천은 얼마나 남았습니까?” 백리와 하곤륜 모두 피를 토했고 마신이 뿜어내는 압박감에 당장이라도 몸이 부서질 것만 같았다. “지금 당장 오지 않으면 우리 모두 여기서 죽을 겁니다.” 그러나 조경운은 더 이상 천기판을 바라보지 않았고 주신대진에만 집중했다. 조경운음 마치 무언가 이 진법에 힘을 응축하고 있는 듯 보였는데 곧이어 주위에 미약해졌던 빛기둥이 다시 하늘로 치솟기 시작했다. “모두들 진법을 다시 가동시켜야 합니다.” 조경운이 소리 쳤다. “하천은 이미 신령이 되어 돌아오는 중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마지막 반 시간만 버팁니다.” 하천이 신령이 되어 돌아왔다는 말이 전해지자 이미 절망했던 많은 사람들은 다시금 희망을 되찾았고 일시에 전력을 다해 주신대진에 힘을 실었다. “기린!!!” 조경운의 고함과 함께 하늘의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갑자기 거대한 생물이 나타났다. 양의 머리에 늑대의 발톱, 사슴의 몸과 용의 꼬리를 가진 이 기린은 온몸이 새하얗기 그지없었다. 거대한 기린은 족히 20미터는 넘어 보였는데 소용돌이 속에서 나타난 후 마치 거대한 산이 공중에 떠있는 것처럼 보였고 그의 포효소리에 하늘 전체가 흔들리는 듯했다. 그리고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기린에 아래에서 진법에 힘을 쏟고 있던 여러 고수들을 깜짝 놀라고 말았다. 이 신수는 비록 주신대진에 의해 현화된 허상이었지만 진짜 신수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였고 이는 보는 사람들에게도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다. 그리고 마신 또한 이 장면을 보고 흠칫 놀라고 말았다. “동방의 신수 기린?” “음!! 좀 재밌네.” 말이 끝나자마자 마신의 손에는 다시 자주색의 광선검이 나타났고 그 기린을 향해 거침없이 휘두르기 시작했다. 마신의 검기는 수
“마신이 오고 있습니다.” 저 멀리 하늘가로부터 휩쓸고 오는 극한의 힘에 에베레스트 쪽의 모든 사람들은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진법을 가동합시다.” 이때 조경운이 한 마디 외쳤고 이에 모든 사람들은 혼신의 힘을 다해 주신대진에 힘을 쏟아부었다. 삽시간에 무수한 빛줄기가 하늘로 치솟아 하늘 위의 거대한 소용돌이와 이어졌다. “검기 종횡, 삼천리.” 슈슈슉- 순간 수십 만 개의 검기가 그 소용돌이 속에서 빽빽이 차올랐고 홍수처럼 마신을 덮쳤다. 이 순간 허공은 미친 듯이 진동했고 검기 또한 십여 킬로미터의 거리를 순식간에 날아갔다.“주신검.” 마신은 공중에 뜬 채 마구 밀려드는 그 검기를 보면서 얼굴에는 약간 흥분한 듯한 웃음이 떠올랐다. “이런 대진으로 내 흥미를 불러일으키다니, 재밌군.” 말이 끝나기 무섭게 마신은 순식간에 자주색의 장벽을 만들어냈고 그 수많은 검기들은 끊임없이 그의 몸을 강타하며 탁탁거리는 소리를 냈다. 하지만 검기가 아무리 대단할지라도 마신이 만들어낸 그 장벽을 전혀 뚫을 수는 없었고 단지 장벽에 조금의 흔적만 낼 뿐이었다. 그 후 마신은 자주색 장벽은 점점 커지더니 한 마디 포효소리와 함께 그 많은 검기를 순식간에 소멸해 버렸다. 마신은 에베레스트와 5킬로미터 더 가까워졌고 방대한 실력으로 검기를 전부 밀어낸 순간 조경운과 수많은 고들은 한 줌의 피를 토해냈고 심지어 거의 백여 명의 사람들이 이 짧은 찰나 죽고 말았다. “약해, 정말 너무 약해.” 검기를 전부 밀어버린 마신은 공중에 뜬 채로 연신 고개를 저었다. “다시!!!” 이때 조경운은 숨을 크게 들이쉬며 창백해진 얼굴로 다시 손을 들었고 주위의 고수들도 다시 한번 주신대진에 힘을 불어넣었다. 둥둥둥- 허공의 그 소용돌이 안에서는 갑자기 북을 치고 경적을 울리는 소리가 들려왔는데 이는 마치 옛날 전장에서 전쟁의 서막을 알리는 소리 같았다. 이어 천군만마가 그 소용돌이 속에서 뛰쳐나왔고 그들은 방대한 힘으로 집결되었는데 갑옷으로 완전무장을 한 그
극한의 땅, 하늘 높이 솟은 수정탑 위에 마신의 몸은 마치 자색 수정으로 만들어진 것처럼 온몸이 자줏빛으로 가득 찼다. 그 아래에는 십자교황과 어둠의 신부를 비롯한 수많은 GPE의 고위층들이 마신을 향해 무릎을 꿇고 있었다. 하늘 위에는 거대한 소용돌이가 형성되어 있었는데 이 소용돌이는 극한의 땅 전체의 영기가 모여 이루어진 것이었다. 이때 마신은 공중으로 날아올라 큰 입을 벌리고 그 소용돌이를 향해 맹렬히 빨아 마셨고 삽시간에 그 거대한 소용돌이는 그의 체내로 빨려 들어갔다. 크악- 하늘에 울려 퍼지는 커다란 고함 소리와 함께 허공에는 갑자기 천둥번개가 쳤다. 잠시 후 마신의 등에는 여러 갈래의 균열이 생겨나더니 곧이어 황금색의 날개가 그의 등에서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두 개의 날개, 네 개, 여섯 개... 점점 많아지더니 결국 16개의 날개가 그의 등에서 나타났고 그 모습은 아주 위협적이고 공포스러웠다. 한편 이 모습을 본 십자교황 등은 모두 흥분을 금치 못했다. 허공 위에 떠있던 마신은 날개를 퍼덕거리며 천천히 고공에서 내려왔다. “일은 어떻게 됐어?” 마신은 입을 열었지만 목소리는 그의 몸에서 나오는 것 같지 않았고 허공에서 나고 있었다. 그러자 십자교황이 바로 대답했다. “주인님, 지금 대부분 세계의 세력들은 전부 우리의 손에 장악되었지만 아직 H국과 R국만이 여전히 버티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전에 저희 쪽에서는 이미 M국과 각 국의 연합 세력을 이용하여 그 두 나라에게 군사적 진압을 시작한 상태입니다. 알아보니 그들은 마지막 희망을 신령에 걸고 있다고 합니다.” “신령?” 마신이 웃으며 말했다. “내가 바로 이 세상의 유일한 신령이야.” 이때 어둠의 신부가 손에 들고 있던 성경을 펼치며 말했다. “주인님, 그 H국 고대 무림계는 하늘의 선택한 자를 찾았다는 소문이 돕니다. 때문에 줄곧 그 자가 5서를 찾아 신령이 되길 바라고 있답니다.” “현재 H국과 R국의 반신들이 에베레스트에서 우리 세력을 막고 있는데
이때 하천은 비록 모진남 등과 10여 킬로미터 밖에 떨어져 있었지만 그들은 하천에 대해 넘치는 경배심을 참을 수 없었다. 심지어 선대 왕조 황제의 환생인 연무명조차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오는 느낌이었다. 크오오- 황금빛 용의 포효소리는 천지에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잠시 후 하천은 황금용을 타고 허공 위에서 내려왔고 신용은 공중을 맴돌았다. “하천, 신령이 된 걸 축하해.” 하행풍 등이 모두 마음속의 흥분을 억누르지 모하고 하천을 향해 걸어왔다.“네.” 말하면서 하천은 몸의 강력한 기운을 거두어 들였고 몸을 감싸고 있던 황금빛도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때 하천은 완전히 다시 태어난 듯 온몸에는 힘이 넘쳤고 마치 환골탈태한 느낌이었다. “하천, 신령이 된 건 어떤 느낌이야?” 연무명이 빙그레 웃으며 물었다. “정말 천계로 사라진 줄 알았잖아요.” 하천은 연무명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고마웠습니다.” “허허, 고맙긴. 난 내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 걸.” 몇 사람은 한바탕 인사를 나누었고 잠시 후 하천은 연하산의 방향을 돌아보았다. 그 9번의 천뢰가 가진 위력은 정말 너무너무 컸기 때문에 연하산은 완전히 파괴되어 버렸고 허공 속의 그 블랙홀 또한 짧은 시간 내에 회복되지 않을 듯 보였다. 이 순간 하천은 갑자기 가슴이 먹먹해졌다. 왜냐하면 그의 어머니인 강릉평이 자신이 아들이 신령이 되는 걸 돕기 위해 스스로 연하산에서 희생했고 모자 상봉을 하고도 몇 마디 말도 제대로 나누지 못했으니 말이다. 하천의 머릿속에는 어머니가 죽기 전에 남긴 그 말들이 끊임없이 메아리 쳤다. 결국 하천은 깊은 숨을 들이마시더니 연하산의 방향으로 무릎을 꿇고 절을 세 번 올렸다. “어머니, 부디 편히 가세요. 어머니의 말씀대로 반드시 가족들을 지켜낼 겁니다.” 말이 끝나자 하천은 다시 몸을 일으켜 공중을 바라보았다. “우리는 이곳에 너무 오래 있었습니다. GPE의 마신은 이미 신령이 되었을 지도 모르니 빨리 가서 그 재난을 막아야 합니다
“아잇, 참!” 연무명은 연신 손사래를 쳤다. 모진남 같은 용조의 고수까지 자신의 별명을 알고 있다니, 자신의 별명이 용조에서 이렇게 많이 퍼져 있을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다. “전 묘아가 아니라 연무명이라 합니다.” 그러자 모진남은 다시 연무명을 위아래로 살펴보더니 무언가 생각난 듯 물었다. “연무명 형제, 소문에 우리 용조가 전에 당신을 요청하여 하천과 함께 선대 왕조의 묘지를 탐험하게 했는데 그 안에서 당신은 백만 대군들과 함께 허공 속으로 사라졌다 했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곳에 다시 나타난 겁니까?” “하천 형제가 나중에 말한 바에 따르면 당신은 선대 왕조의 황제가 환생한 후 그 백만 대군을 데리고 천계로 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하던데 말입니다.” “천계는 무슨.” 연무명은 투덜거리더니 아홉 번째 뇌겁을 기다리고 있는 하천을 바라보며 말했다. “제가 허공을 깨뜨리고 사라진 건 다 저 녀석 때문입니다.” “그게 무슨 뜻이죠?” 모진남과 하행풍 모두 멍해졌다. 그러자 연무명이 대답했다. “약 3천년 전, 신족이 세상에 강림하여 백성들이 편히 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후 엄청난 실력을 가진 대능력자가 나타나 그 신족을 몰아냈고 이 세계를 봉인하여 다시는 신족이 이 세계에 얼씬하지 못하게 했답니다.” “하지만 그 대능력자는 먼 훗날 이 세계에 또다시 재난이 닥치고 신족이 강림할 것을 대비하여 그 자는 후세에 대한 여러가지 조치를 취해 주었답니다.” “그는 천지의 기운을 이용하여 5서를 만들고 이 세계 각 지에 숨겨두었습니다.” “만약 신족이 다시 나타난다면 하늘이 선택한 자가 나타나 이 5서를 이용하여 신령이 되고 세상을 보호할 수 있도록 말이죠.” “그러나 세계를 봉인해버린 뒤로 영기가 고갈되어 사람이 신령이 되는 건 매우 어려워졌고 9번의 뇌겁을 견뎌내는 것 또한 말이 안 되는 일로 변해버렸습니다.” “그래서 대능력자는 이런 상황을 대비하여 한 수를 남겨두었답니다.” “설마 저 용?” 모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