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이는 당황했다. “리더님, 우리가 카이사르 용병단을 소멸시켰잖아요, 천왕궁의 대장 흑카이사르가 가만 두지 않을 거예요. 지금 우리 쪽으로 오고 있을지도 몰라요, 이제 어떻게 해야 하죠?”“흑카이사르는 용병계의 황제니까요, 비록 카이사르 용병단이 우리 손에 죽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흑카이사르의 명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그가 손짓만 해도 국제적으로 수많은 용병단들이 앞다퉈 따를 겁니다.”클로이의 이마에서 땀방울이 흘러내렸다. 사실 그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있었다. 카이사르 용병단을 없앤 것을 때는 짜릿하긴 했지만 이제 그 후유증이 찾아오는 모양이다.클로이는 항상 자신을 상기시켰다.‘천왕궁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어, 여기는 우리의 영토이고 뒤에는 금발 잭과 그의 동료들이 지원해 주고 있으니 걱정할 것 없어.’ 하지만 왜 인지 클로이의 다리는 제멋대로 떨리고 있었다.“리더님, 금발 잭과 그들은 언제 돌아오나요?” 제니엘이 물었다. “며칠 동안 천왕궁이 이렇게 큰 소동을 일으켰으니 그들도 분명 소식을 들었을 텐데, 우리를 보호해 준다고 했는데 왜 아직 나타나지 않는 거죠.”모습이 보이지 않죠?”“뭘 그리 급해.”클로이는 금발 잭이 그에게 준 훈장을 꺼내 들었다. 그 훈장을 손에 쥐고 있으니 조금은 안정을 찾은 것 같았다.“이건 잭이 우리에게 준 시험이야, 만약 우리가 이런 어려움도 극복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제2 세계에서 어떻게 살겠어.”제니엘은 놀랐다.그때 클로이는 흉악한 얼굴로 말했다.“제니엘, 네가 알아야 할 것은 지금 우리 클로이 집단 뒤에는 두 번째 세계가 서 있어. 두 번째 세계와 비교하면 천왕궁은 쓰레기에 불과해, 그런데 우리가 왜 천왕궁을 두려워해야 하지?”클로이는 이 말을 하며 자신을 격려하고 있었다. 사실, 이 말을 할 때 그 자신도 확신이 서지 않았다.제니엘은 잠시 멍해졌다가 말했다.“리더님, 그럼 어떻게 하실 건가요?”“하하, 우리는 지금 전국 대부분의 무장 집단을 장악하고 있어, 동시에 우리 클
“뭐라고?” 클로이는 온몸이 얼어붙었다. 이 나라의 대부분을 자신이 통제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것들은 모두 쓸모없는 것들이었다는 것을 이제야 깨달았다.무장 집단들은 모두 천왕궁과 용병 황제의 명성을 들어본 적이 있다. 따라서 흑카이사르가 그들의 영토를 지날 때 저항하지도 않고 항복했다.붐-, 붐-, 붐-.밖에서 또다시 포탄 소리가 들려왔다. 클로이는 긴장했다.“당황하지 마, 절대로 당황하면 안 돼.” 클로이는 계속해서 스스로를 다독였다. “우리 본부에는 1000명이 넘는 전투 병력이 있어. 흑카이사르가 와도 우리의 상대가 될 수 없어.”클로이는 최대한 빨리 옷을 입고 말했다.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흑카이사르를 막아야 한다, 이건 명령이야.”붐-, 붐-, 붐-.또다시 지진에 땅이 흔들리는 소리가 들렸다. 클로이는 상황이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음을 느꼈다. 클로이는 공포에 질려 창문으로 달려가 밖을 내다보았다. 이윽고 그는 절망했다.하늘엔 수십 대의 드론이 날아다니며 클로이 집단의 본부로 계속해서 내리꽂고 있었다. 이 때문에 소위 1000명이 넘는 무장 병력은 이미 절반 이상이 무너진 상태였다.“저……, 저 많은 드론이 어디서…….” 클로이는 온몸이 무력해졌다. 이 순간에서야 천왕궁의 공포를 진정으로 깨달았다.이전에 금발 잭이 몇 대의 드론을 사용해 카이사르 용병단에게 큰 타격을 입힌 것을 생각하면 이번에 천왕궁이 수십 대의 드론을 동원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이 싸움은 어떻게 해야 할까?“전화, 전화.” 클로이는 공포에 휩싸인 채로 금발 잭에게 전화를 걸려 했다. 그는 금발 잭에게 최후의 희망을 걸고 있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전화는 계속해서 꺼진 상태다. 그 순간 클로이는 비로소 깨달았다. 아마 처음부터 금발 잭 일당은 자신을 이용한 것이라는 것을. 그들이 클로이 집단에 접근한 것은 클로이를 이용해 천왕궁에 맞서게 하려는 것뿐이었다.결국 이 혼란스러운 상황을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는 금발 잭 일당이 신경 쓸
이때, 서남쪽의 한 빈터에, 클로이와 제니엘이 죽은 자들을 뒤로하고 급히 도망쳤다. 그들은 이 모든 것이 현실이라는 것을 믿을 수 없었다. 이렇게 큰 무장 집단 본사가 이렇게 쉽게 공격당하다니, 저항할 수도 없었다. “젠장, 다 끝났어. 모두 끝났어.” 클로이는 달리면서 욕을 했다. 그의 모습은 마치 쫓기는 개처럼 피폐했다. 클로이는 제니엘과 함께 앞쪽에 주차한 오프로드 차량에 탑승했다. 시동에 걸자마자 앞쪽 철조망을 부수며 돌진했다. 다다다다- 하지만, 그들이 차를 몰고 빠져나가려 할 때 하늘에서 연속된 총알이 쏟아져 내렸다. 그것은 개틀링 총으로만 할 수 있는 효과였고 총에서 발사된 총알은 오프로드 차량 엔진을 모두 부서뜨렸다. 아아아- 차 안에 있던 클로이와 제니엘은 끔찍한 비명을 지르며 미친 듯이 차 문을 열고 밖으로 구르며 빠져나왔다. 한편 하늘 상공에선 헬리콥터가 계속해서 원을 그리며 날아다녔고 기관총을 든 근육질 전사가 앞좌석에 앉아 있었다. “도망칠 수 있을 것 같아?” 그때 뒤에서 우렁차고 도도한 목소리가 들렸다. 바로 흑카이사르였다. 조금 전 헬리콥터가 오프로드 차량을 개틀링 총으로 공격했을 동안 흑카이사르는 이미 몇몇 죽은 자들을 조용히 처리했다. “흑……, 흑카이사르.” 전설적인 용병 황제 흑카이사르가 자신들 앞에 나타나자 클로이와 제니엘은 울음을 터뜨릴 뻔했다.“오해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분명히 오해가 있습니다.” 두 사람은 말하면서 뒷걸음질 쳤고 그 순간 제니엘은 총을 꺼내 흑카이사르를 향해 발사했다. 쉬우쉬우쉬- 하지만 제니엘이 발사한 총알은 흑카이사르에게 아무런 위협도 되지 못했다. 그는 매우 쉽게 두 발을 피했고 심지어 마지막 총알은 손으로 잡아채기까지 했다. 이 광경을 본 제니엘은 온몸이 오싹해 났다. “내게 이런 수작을 부리다니?” 원래 5미터 떨어져 있던 흑카이사르는 순식간에 제니엘 앞으로 다가갔다. 그는 한 손으로 제니엘의 입을 틀어막고, 다른 손으로는
한편, M 국 한인타운, 오산 그룹.M 국 한인타운은 H국계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이자 동시에 각종 조직과 패거리들이 우글거리는 곳으로 유명하다. 그중에서도 오산 그룹, 화명 그룹, 서강 그룹 등이 가장 큰 세력을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그 세력들도 천왕궁에 비하면 미미한 것일 뿐이었다.천왕궁이 다크 토템을 무너뜨려 해외 최대의 조직이 된 이후, 다른 모든 조직들이 천왕궁을 중시하게 되었다. 특히, 천왕궁의 18대 장 중의 하나로서 한인타운 내에서 군림하고 있었다.한때는 여러 조직들이 무질서한 시절을 겪기도 했지만, 이후 안정이 찾아와 조직들은 평화롭게 발전하며 상생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교란자들이 교란을 일으키면서 평화로웠던 한인타운이 다시 혼란에 휩싸이기 시작했다.더군다나 귀룡이 소유한 한인타운의 호텔이 폭탄 테러를 당하고 중원각도 테러에 휘말리면서 위험한 기운이 가득했다. 그러나 지금은 천왕궁이 반격을 시작했으니, 이러한 위험들도 곧 진압될 것으로 기대되었다.오산 그룹 본부는 한인타운의 서 거리에 자리 잡고 있으며 오산 빌딩이라는 이름으로 운영하고 있다. 평소에 오산 그룹의 회장 조충원이 주로 이곳에서 회사 일을 처리한다.조충원의 생일이었던 며칠 전, 중원각에서 큰 잔치를 벌였는데 하필 그날 중원각 폭탄이 터졌다. 그 후, 백우상과 조경운은 중원각의 모든 직원을 철저히 조사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그래서 이들은 자연스레 오산 그룹을 주목하기 시작했다.폭탄이 중원각에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니라면 누군가가 가져다 놓은 것이 틀림없다. 따라서 중원각의 직원들에게 문제가 없다면 문제는 오산 그룹 쪽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분석 끝에, 백우상과 조경운은 오산 그룹의 범행 증거를 확보했다.오후, 검은색 벤츠 차량이 서거리 입구로 세차게 달려와 오산 빌딩 앞에서 멈춰 섰다.차 문이 열리자 천왕궁의 궁주 하천과 백우상 천왕이 내렸고 뒤이어 많은 천왕궁의 정예들이 따랐다.이 광경을 본 문지기는 당장에 얼어붙어 버렸고 그는 즉시
하천의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백우상은 몸에서 검은색 주머니를 뒤져냈다. 그러고는 안에 있던 물건을 전부 테이블 위로 쏟아내었다. 안에 들어 있는 것들은 다름 아닌 시계와 핸드폰 같은 것들이었다.테이블 위는 각양각색의 시계 그리고 각종 모델의 핸드폰들로 가득 찼다.이를 본 조충원의 안색은 묘하게 달라졌다.“조회장님, 혹시 이 물건들을 보신 적이 있습니까?”백우상은 흥미진진하다는 듯이 조충원을 쳐다보며 웃는 둥 마는 둥 물어보았다.조충원은 등골이 시려오는 듯했고 당황함을 금치 못했으나, 애써 침착한 모습으로 모르는 척을 했다.“백천왕님, 지금 대체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잘 모르겠네요.”“그렇습니까? 그럼 제가 직접 설명해드리지요.”그 말을 끝으로 백우상은 테이블위에 있던 핸드폰과 시계를 분해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얼마 지나지 않아 이상하기 짝이 없는 부속품들이 하나씩 해체되기 시작했다.“제가 다른 능력은 별 볼 것 없어도, 전쟁용 무기 방면으로는 저 백우상만 한 사람이 없을 겁니다. 조회장님, 중원각에서 폭발사고가 있던 날, 회장님께선 못해도 백여 명은 데리고 들어와 식사하셨었죠. 시계와 핸드폰은 중원각에 들고 들어오더라도 주의 살 일이 없으니 사람마다 시계와 핸드폰을 가지도록 했고 말이죠.”“그날 CCTV를 확인해봤더니, 회장님이 데리고 온 사람들 중에 33명은 들어갈 때만해도 시계를 차고 있었는데 나올 땐 손목에 아무것도 없더군요.”“그렇다면 시계속에 폭탄을 조립할 수 있는 부품들을 숨겨 중원각으로 들여보내고 폭탄이라는 놈을 시켜서 조립하도록 한 다음, 제 중원각에 설치하도록 회장님이 지시한 것이라고 의심해도 충분한 상황, 맞죠? 조회장님, 제 생각이 맞나요?”백우상은 그 말과 함께 테이블 위에 있던 부품들을 조립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금새 미완성품으로 보이는 소형 폭탄이 완성되었다.“조회장님, 낯익지 않아요?”이를 본 조충원은 놀란 나머지 몸을 흠칫 떨었고, 뒤로 한발자국 물러서더니 급기야 안색마저 창백해지기 시작했다.하천은 차
건물 아래에 있는 서쪽 거리는 이미 천왕궁 사람들에 의해 완전히 봉쇄되었고, 하천의 명령과 함께 서쪽 거리는 생지옥이 된지 오래였다.서쪽 거리 밖에는 경찰측 차량이 몇 대 주차되어 있었다. 책임자 크로윌은 그중 한대 차 앞에 서있었는데 손에 담배를 끼운 채 더 할 나위 없이 무거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형님, 지금 서쪽 거리안이 난리투성이라는데, 들어가 봐야 하는 거 아닙니까?”크로윌을 졸졸 따라다니던 이가 걸어오더니 정의감이 넘치는 모습으로 크로윌을 향해 입을 열었다.“이 새끼가 진짜 돌았나?”크로윌은 퍽-하는 소리와 함께 그자의 뒤통수를 치고는 계속해서 욕을 퍼부었다.“아직 상황파악이 안돼? 지금 천왕궁 궁주가 직접 나서서 오산 그룹 사람들을 해치우겠다고 난린데 지금 이 상황에서 들어가보겠다고?”“네?”그 말에 아까 그자의 정의감 넘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망연자실한 표정만이 남아있었다.“씨x.”크로윌은 또다시 욕을 내뱉었다.“다들 밖에서 잘 지키고 있어. 천왕궁 사람들이 모두 나가면 우린 그때 들어가서 현장처리한다. 다들 잘 들어, 오늘 밤 이 일, 절대 알려져서는 안돼. 그렇지 않으면 다 끝장 날 줄 알아.”이때 다른 몇몇 거리에도 값비싼 차들이 속속들이 세워지기 시작했다.차안마다 옷차림을 단정히 한 지위 높은 이가 앉아있었는데, 그중에는 화명 그룹 회장, 서강 그룹의 회장도 있었을 뿐만 아니라, 한인타운에 있는 유명 가문의 가주도 있었다.오늘 밤 그들 모두 서쪽 거리로 왔지만, 아무도 감히 그리로 들어가지 못했다.모두 어두운 안색으로 차 안에 앉아있었으며 다행스러워하는 사람도 있었고 걱정해 하는 사람도 있었다.다행스러워하는 이들은 오산 그룹과 아무런 관계도 없었기에 천왕궁의 분노가 그들한테까지 불똥이 튈 거라고는 생각지 않았기 때문이고 그 반대로 걱정해 하던 사람들은 다들 오산 그룹과 때낼래야 때낼 수 없는 관계였기에 한창 뿔이 나있는 천왕궁 사람들이 혹시라도 자신들을 해할까 걱정했던 것이다.요 근래에 천왕궁은 국제적으로
그러나 김석훈의 실전경험은 턱없이 부족했고, 실전경험 없이는 가진 실력을 다 뽐내기 어려웠다.한애는 시작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밑바닥시절부터 차곡차곡 경험을 쌓아왔을 뿐만 아니라 놀라운 재능까지 가지고 있었기에, 지금은 최상급 실력을 가지고 있는 자들 속에서도 내노라 할 수 있을 정도로 강한 자였다. 그런 한애가 김석훈 정도쯤 상대하는 것은 누워서 떡 먹기만큼 쉬웠다.한애는 눈 깜짝할 사이에 김석훈에게 한방 먹였다. 그러나 김석훈을 무너뜨리기까지 채 한걸음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뒤로 한걸음 물러나 옥상 근처로 도망가버린 김석훈을 놓치고 말았다.김석훈의 몸 뒤로 서늘한 바람이 불어왔고, 김석훈은 맞은 곳이 아팠는지 험상궂은 표정을 지어 보였다.“날 잡고 싶은 가본데 넌 그럴 그릇이 못 돼.”말이 끝나기 무섭게 김석훈은 몸을 갑자기 뒤로 젖히더니 옥상에서 뛰어내렸다.그 모습에 한애는 어두운 안색을 보이고는 곧바로 그 뒤를 쫓아갔지만 허탕을 치고 말았다.한애는 김석훈이 옥상에서 뛰어내리는 모습을 보고도 전혀 당황한 기색을 비추지 않았고, 오히려 이상야릇하게 웃어 보였다.“아수라와 회장님께서 선녀산에서 결전을 벌일 때에도, 이 수법으로 도망갔었지?”“지금 한인타운 전체가 천왕궁 사람들로 가득한데…… 도망갈 수는 있겠어? 정말 조 씨 그 녀석 말대로네.”말을 마친 한애는 옥상 맨 끝자리에 앉아 담배에 불을 붙였고, 김석훈이 떨어진 곳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한애는 귀에 이어폰을 꽂고 있었는데, 지지직 거리는 전류 소리밖에 들려오지 않았다.전류 소리가 멈추자 한애는 담담한 말투로 말을 꺼냈다.“조 사장, 그 녀석이 옥상에서 뛰어내렸어. 위치는 네가 예상한 대로야. 도망쳐 봤자 200미터 밖이야.”“알겠어.”이어폰 너머로 조경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한애는 이어폰을 빼더니 혼잣말로 중얼거렸다.“오늘 밤 천왕궁의 이 많은 사람들이 너 하나 잡겠다고 이러고 있는 것만으로 과분한 줄 알아. 네놈이 잡히기만 하면 네놈이 속해있던 조직까지, 내
오늘은 천왕궁 사람들에 의해 오산 그룹이 해체되고, 김석훈이 잡히는 등 한인타운에서 어마어마한 폭풍이 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그동안 천왕궁이 해온 일들은, 해외에 있는 자들까지 공포에 떨게 했다. 잠자코 있던사자가 끝내 폭발하고 말았고, 그간 천왕궁을 귀찮게 하려고 했던 조직은 모두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지 오래였다. 어디 그뿐일가, 행여나 자신들에게 그 불똥이 튈까 두려워 다들 숨어있느라 바빴다.조경운이 탄 배는 천왕도에 위치한 항구로 향했고, 김석훈도 그 섬으로 끌고 갔다.멀지 않은 곳에서 검은 옷을 입은 남자가 조경운 쪽을 향해 걸어왔다.“배트, 얜 네가 책임지라는 지시다. 회장님께서 내일 동 트기 전까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우리한테 유리한 모든 정보를 알아내라고 하셨어. 그리고 다른 소식들도 최대한 빨리. 회장님 얼마 못 기다리신다. 빨리빨리 행동하자.”조경운은 배트에게 전달해야 할 사항들을 빠짐없이 전했다. “알겠어.”배트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김석훈 쪽으로 걸어가더니, 김석훈을 섬에 있던 취조실로 데리고 갔다.“난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거야. 우리 내기할래? 너희 천왕궁 사람들은 곧 고분고분하게 날 내보내주게 될 거야. 내 몸에 털끝 하나라도 건드리는 날에는, 너희들 모두…….”“그 입 닥쳐.”배트는 말을 채 다 하지도 못한 김석훈의 뺨을 세게 후려쳤다. 김석훈의 얼굴은 뺨을 맞음과 동시에 퉁퉁 부어오르기 시작했다.“네가…… 네가 뭔데 감히 날 쳐.”“잘 들어 새끼야, 이 세상 그 누구도 감히 우리 천왕궁을 협박하지 못할 거고, 아무도 우리 천왕궁을 상대로 사람 같지 않은 짓을 하고 다니게 두지 않을 거야. 그리고, 네가 잘 협조해준다면 몰라도, 혹시라도 협조해주지 않는다면, 네놈은 곧 진짜 지옥이 뭔지 똑똑히 알게 될 거야.”다음날 아침, 천왕도의 어느 벼랑 끝.그 앞으로는 끝이 보이지 않는 바다가 있었고, 거센 파도가 끊임없이 밀려오면서 그 아래에 있던 바위들을 세차게 들이박고 있었다.하천은 벼랑 끝에 서서 끊임없이
이 말에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심장이 철렁했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까?” 한애와 사람들은 모두 모진남의 이 말을 전혀 받아들일 수 없었다.“이보세요, 도사님. 우리 형님이 지금까지 죽을 고비를 얼마나 많이 겪은 지 아십니까? 그것들 모두 번번이 다 이겨냈습니다.” “그런데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고요? 말도 안 됩니다.” 천왕궁의 성원들은 전부 감정이 격해졌고 이에 모진남은 머리만 가로 저을 뿐 더 이상 반박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때 조경운이 입을 열었다. “지금 이런 것들이 다 무슨 소용입니까? 일단 여기 남은 일부터 처리합시다. 형님이 깨어날지 말지는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자는 말입니다.” 그렇게 한 차례 신령 간의 결전이 끝났다.결국 신령이 되어 돌아온 하천은 마신을 참수하고 동시에 천문을 열어버렸다. 하지만 하천은 인간 세상을 지키고 3천여 년 전의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자신의 기운과 수행을 다해 강제로 천문을 닫아 버렸다. 그렇게 그는 깊은 잠에 들어버렸고 그가 도대체 언제 깨어날 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리고 마신이 멸망한 후 1년 동안 GPE는 전 세계 세력들의 질타를 받아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1년 후, 세계의 질서는 다시 회복되었고 모든 사람들의 생활도 다시 정상으로 되돌아왔지만 오직 이 세상의 구세주인 하천만은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청주시, 만월 산장. 방 안에서 하천은 두 눈을 감고 꼼짝도 하지 않은 채 침대에 누워 있었다. 옆에는 주가을이 앉아 있었는데 그녀는 젖은 수건으로 하천의 몸을 닦고 있었다. 지금의 하천은 마치 식물인간 같았고 그가 도대체 언제 깨어날 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심지어 정말 깨어날 수 있을 지도 말이다. 하천이 깊은 잠에 빠진 후 주가을은 하을 그룹의 모든 직무를 그만 두고 매일 같이 집에서 하천과 함께 했다. 주가을은 많은 시간을 하천의 곁을 지키는 데 썼고 그의 몸을 닦아주며 이야기를 했다. 그녀는 하천과의 아름다웠던 과거를 회상하고
하천은 바로 마신의 앞에 서 있었고 손에 든 천궐도를 휘두르기만 하면 마신은 연기처럼 사라질 수 있었다.그런데 이 순간 하천은 갑자기 행동을 멈추었다. 분명 단칼에 마신을 참수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하천은 감시 섣부르게 행동할 수 없었다. “허허허허.” “하하하하하.” 이때 하천의 귓가에는 갑자기 마신의 험상궂은 웃음소리가 울려 펴졌고 두피가 저린 느낌이 들었다. 마신 뒤의 허공에는 블랙홀이 있었는데 뜻밖에도 그 블랙홀에 균열이 생기면서 흰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그 흰 빛 안에서는 누군가 매우 공포스러운 눈길로 이 모든 것을 엿보고 있는 듯했다. “저게 뭐지?” “무슨 일인 겁니까?” 멀리서 보고 있던 조경운 등도 모두 이 장면이 깜짝 놀랐다. 방금 하천은 마신이 만들어냈던 그 천사를 단칼에 베었고 동시에 그 뒤의 허공도 거세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마도 힘이 너무 셌던 탓인지 허공은 갑자기 균열을 일으키며 갈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갈라진 틈 사이로 무언가 매우 공포스러운 것이 숨어 있는 것 같았다. 쿵- 쿵-쿵- 어디선가 엄청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는데 이건 마치 괴물 같았다. “안 돼.” “안 돼!” 한순간 조경운과 하행풍 그리고 연무명이 모두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소리를 질렀다. “왜 그러는 겁니까?” 하곤륜이 물었다. “천문이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연무명이 온몸을 파르르 떨며 말했다. “방금 하천의 그 일격으로 천문이 열린 겁니다.” “무슨 뜻이죠?” 많은 사람들이 의아한 듯 물었다. 그러자 연무명은 깊은 숨을 들이쉬더니 당시 인황이 신령을 봉인했던 그 일을 여러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이야기했다. “3천여 년 전, 신령이 이 세상에 강림해 인간들에게 해를 끼치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마침 인족 중에서 대능력자가 나타났고 그가 신령들을 물리친 겁니다.” “그리고 다시는 신령이 인간 세상에 나타나 혼란을 주지 못하도록 자신의 수명을 이용하여 신계와 인간계의 공간을 봉인했습니다.”
이때 금색 신용은 미친 듯이 몸부림을 치며 그 손의 속박에서 벗어나려 했고 포효를 하더니 그 거대한 천사의 손을 물었다. 동시에 하천도 다시 손에 천궐도를 들었다. “절세간.” 하천은 칠식도의 주의 제6식은을 어렵지 않게 시전했다. 이것은 원래 신령의 기술이었고 지금 신령이 된 하천은 자연히 이 칠식도의의 위력을 극도로 발휘할 수 있었다. 하천의 이 일격은 허공에 거대한 균열을 만들며 마신을 향해 날아갔다. 그리고 이 공포스러운 일격에 마신 또한 방심할 수 없었고 곧바로 장벽을 만들어내 하천의 공격을 막아내려 했다. 하지만 하천의 이 일격은 마신의 장벽을 완전히 부숴버렸고 마신조차 뒤로 날아가 버렸다. 이때 다시 몸을 일으키는 마신은 몸이 약간 떨려왔고 그의 얼굴색조차 약간 굳어졌다. 그리고 다시 하천을 바라보는 마신의 마음은 처음처럼 홀가분하지 않았다.... 한편 하행풍과 연무명 그리고 모진남 등도 모두 신조와 함께 이곳에 도착했다. “저쪽에서 싸우고 있습니다. 우리가 너무 늦진 않았나 봅니다. 신령들의 전쟁이 채 끝나지 않았습니다.” 하행풍 등은 조경운 근처에 착륙했고 이들을 본 많은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모진남 선배님.” 용조의 성원이 돌아온 모습에 조경운이 가장 먼저 인사를 건넸고 동시에 옆에 있는 연무명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묘아, 당신 선대 왕조의 묘지에 있던 거 아닙니까?” “젠장, 누가 묘아야. 난 연무명이라고 해.” 연무명은 용조의 성원들을 한번씩 노려보며 매우 불쾌해했다. 이와 동시에 하곤륜도 하행풍의 앞으로 가서 자신의 손자를 살폈다. “할아버지.” 하행풍은 곧장 하곤륜에게 절을 했다. “행풍아, 너 어떻게 이 사람들과 같이 있었던 거냐?” “할아버지, 말하자면 길어요.” 하행풍이 웃으며 말했다. “하천이 저 신령을 해치운 뒤 다시 이야기합시다.” “음.” 그렇게 모든 사람들은 다시 하천과 마신의 싸움에 시선을 돌렸다. 이때 두 신령의 싸움은 이미 절정에 이르렀
마신은 공포가 그에 달하는 두 번째 에너지를 응축하여 아래로 발사했는데 그 느낌은 마치 거대한 운석이 우주에서부터 떨어지는 것 같았다. 삽시간에 눈 앞은 온통 흰 빛으로 가득했고 기 공포스러운 에너지는 반신의 경지에 오른 고수들도 순식간에 죽여버릴 듯했다. 이 순간 반신이든 일반 고수든 모두들 죽음이 눈 앞에 닥쳤음을 인식했고 이 죽음을 피해갈 방법은 전혀 없음을 뼈 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망했네.” 조경운 또한 눈을 감았다. 주신대진은 마신의 두 번째 공격 전부터 완전히 붕괴되었고 모두가 죽음을 담담히 맞이하고 있었다. 쾅- 두 번째 에너지가 떨어졌지만 이들이 생각했던 것처럼 순식간에 모조리 파괴되진 않았고 오히려 어떠한 공간 속에 들어선 듯했다. 그들은 공포스러운 에너지가 전방에 확산되고 있는 게 분명 눈에 보였지만 몸에는 아무런 고통도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다. 그들은 죽지 않았고 모두 살아 있었다. 잠시 후, 모든 사람들을 주위에 황금빛 에너지 장벽이 그들을 감싸고 있음을 발견하고 완전히 멍해졌다. 이 장벽은 대체 누가 만든 것이고 어디서 나타난 건지 도저히 감을 잡을 수 없었던 것이다. 심지어 누가 이런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기에 마신의 파멸적인 일격을 막아낼 수 있는 지 또한 의문이었다. 이때 하늘에서는 용의 울음소리가 들려왔고 황금색 용 한 마리가 공중에 나타났는데 그 용의 머리 위에는 한 사람이 서 있었다. 그 사람은 온몸에 공포스러운 기운을 발산하고 있었는데 그 기운은 마신에게 조금도 뒤지지 않았다. 그리고 이 사람은 바로 하천이었다. “형님.” “형님!” “하천!” “하천 선생.” 아래에 있던 사람들 중 누군가 먼저 침묵을 깼고 순간적으로 열렬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그들의 희망이자 마지막 의지이고 이 세계의 구원자인 하천이 드디어 돌아온 것이었다. “형님.” 조경운이 고개를 들어 금빛 용의 머리 위에 서 있는 하천을 바라보았고 이 순간 온몸의 힘이 다 빠진 채 땅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하천이 돌아
지금 이 순간, 거의 절반 이상의 고수들이 마신의 위압감에 목숨을 잃었고 천왕궁에도 대량의 사상자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마신은 다시 앞으로 1킬로미터 전진했고 이미 많은 사람들의 머리 위에 떠 있었다. “더 이상 버티지 못 할 것 같습니다. 하천은 얼마나 남았습니까?” 백리와 하곤륜 모두 피를 토했고 마신이 뿜어내는 압박감에 당장이라도 몸이 부서질 것만 같았다. “지금 당장 오지 않으면 우리 모두 여기서 죽을 겁니다.” 그러나 조경운은 더 이상 천기판을 바라보지 않았고 주신대진에만 집중했다. 조경운음 마치 무언가 이 진법에 힘을 응축하고 있는 듯 보였는데 곧이어 주위에 미약해졌던 빛기둥이 다시 하늘로 치솟기 시작했다. “모두들 진법을 다시 가동시켜야 합니다.” 조경운이 소리 쳤다. “하천은 이미 신령이 되어 돌아오는 중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마지막 반 시간만 버팁니다.” 하천이 신령이 되어 돌아왔다는 말이 전해지자 이미 절망했던 많은 사람들은 다시금 희망을 되찾았고 일시에 전력을 다해 주신대진에 힘을 실었다. “기린!!!” 조경운의 고함과 함께 하늘의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갑자기 거대한 생물이 나타났다. 양의 머리에 늑대의 발톱, 사슴의 몸과 용의 꼬리를 가진 이 기린은 온몸이 새하얗기 그지없었다. 거대한 기린은 족히 20미터는 넘어 보였는데 소용돌이 속에서 나타난 후 마치 거대한 산이 공중에 떠있는 것처럼 보였고 그의 포효소리에 하늘 전체가 흔들리는 듯했다. 그리고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기린에 아래에서 진법에 힘을 쏟고 있던 여러 고수들을 깜짝 놀라고 말았다. 이 신수는 비록 주신대진에 의해 현화된 허상이었지만 진짜 신수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였고 이는 보는 사람들에게도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다. 그리고 마신 또한 이 장면을 보고 흠칫 놀라고 말았다. “동방의 신수 기린?” “음!! 좀 재밌네.” 말이 끝나자마자 마신의 손에는 다시 자주색의 광선검이 나타났고 그 기린을 향해 거침없이 휘두르기 시작했다. 마신의 검기는 수
“마신이 오고 있습니다.” 저 멀리 하늘가로부터 휩쓸고 오는 극한의 힘에 에베레스트 쪽의 모든 사람들은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진법을 가동합시다.” 이때 조경운이 한 마디 외쳤고 이에 모든 사람들은 혼신의 힘을 다해 주신대진에 힘을 쏟아부었다. 삽시간에 무수한 빛줄기가 하늘로 치솟아 하늘 위의 거대한 소용돌이와 이어졌다. “검기 종횡, 삼천리.” 슈슈슉- 순간 수십 만 개의 검기가 그 소용돌이 속에서 빽빽이 차올랐고 홍수처럼 마신을 덮쳤다. 이 순간 허공은 미친 듯이 진동했고 검기 또한 십여 킬로미터의 거리를 순식간에 날아갔다.“주신검.” 마신은 공중에 뜬 채 마구 밀려드는 그 검기를 보면서 얼굴에는 약간 흥분한 듯한 웃음이 떠올랐다. “이런 대진으로 내 흥미를 불러일으키다니, 재밌군.” 말이 끝나기 무섭게 마신은 순식간에 자주색의 장벽을 만들어냈고 그 수많은 검기들은 끊임없이 그의 몸을 강타하며 탁탁거리는 소리를 냈다. 하지만 검기가 아무리 대단할지라도 마신이 만들어낸 그 장벽을 전혀 뚫을 수는 없었고 단지 장벽에 조금의 흔적만 낼 뿐이었다. 그 후 마신은 자주색 장벽은 점점 커지더니 한 마디 포효소리와 함께 그 많은 검기를 순식간에 소멸해 버렸다. 마신은 에베레스트와 5킬로미터 더 가까워졌고 방대한 실력으로 검기를 전부 밀어낸 순간 조경운과 수많은 고들은 한 줌의 피를 토해냈고 심지어 거의 백여 명의 사람들이 이 짧은 찰나 죽고 말았다. “약해, 정말 너무 약해.” 검기를 전부 밀어버린 마신은 공중에 뜬 채로 연신 고개를 저었다. “다시!!!” 이때 조경운은 숨을 크게 들이쉬며 창백해진 얼굴로 다시 손을 들었고 주위의 고수들도 다시 한번 주신대진에 힘을 불어넣었다. 둥둥둥- 허공의 그 소용돌이 안에서는 갑자기 북을 치고 경적을 울리는 소리가 들려왔는데 이는 마치 옛날 전장에서 전쟁의 서막을 알리는 소리 같았다. 이어 천군만마가 그 소용돌이 속에서 뛰쳐나왔고 그들은 방대한 힘으로 집결되었는데 갑옷으로 완전무장을 한 그
극한의 땅, 하늘 높이 솟은 수정탑 위에 마신의 몸은 마치 자색 수정으로 만들어진 것처럼 온몸이 자줏빛으로 가득 찼다. 그 아래에는 십자교황과 어둠의 신부를 비롯한 수많은 GPE의 고위층들이 마신을 향해 무릎을 꿇고 있었다. 하늘 위에는 거대한 소용돌이가 형성되어 있었는데 이 소용돌이는 극한의 땅 전체의 영기가 모여 이루어진 것이었다. 이때 마신은 공중으로 날아올라 큰 입을 벌리고 그 소용돌이를 향해 맹렬히 빨아 마셨고 삽시간에 그 거대한 소용돌이는 그의 체내로 빨려 들어갔다. 크악- 하늘에 울려 퍼지는 커다란 고함 소리와 함께 허공에는 갑자기 천둥번개가 쳤다. 잠시 후 마신의 등에는 여러 갈래의 균열이 생겨나더니 곧이어 황금색의 날개가 그의 등에서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두 개의 날개, 네 개, 여섯 개... 점점 많아지더니 결국 16개의 날개가 그의 등에서 나타났고 그 모습은 아주 위협적이고 공포스러웠다. 한편 이 모습을 본 십자교황 등은 모두 흥분을 금치 못했다. 허공 위에 떠있던 마신은 날개를 퍼덕거리며 천천히 고공에서 내려왔다. “일은 어떻게 됐어?” 마신은 입을 열었지만 목소리는 그의 몸에서 나오는 것 같지 않았고 허공에서 나고 있었다. 그러자 십자교황이 바로 대답했다. “주인님, 지금 대부분 세계의 세력들은 전부 우리의 손에 장악되었지만 아직 H국과 R국만이 여전히 버티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전에 저희 쪽에서는 이미 M국과 각 국의 연합 세력을 이용하여 그 두 나라에게 군사적 진압을 시작한 상태입니다. 알아보니 그들은 마지막 희망을 신령에 걸고 있다고 합니다.” “신령?” 마신이 웃으며 말했다. “내가 바로 이 세상의 유일한 신령이야.” 이때 어둠의 신부가 손에 들고 있던 성경을 펼치며 말했다. “주인님, 그 H국 고대 무림계는 하늘의 선택한 자를 찾았다는 소문이 돕니다. 때문에 줄곧 그 자가 5서를 찾아 신령이 되길 바라고 있답니다.” “현재 H국과 R국의 반신들이 에베레스트에서 우리 세력을 막고 있는데
이때 하천은 비록 모진남 등과 10여 킬로미터 밖에 떨어져 있었지만 그들은 하천에 대해 넘치는 경배심을 참을 수 없었다. 심지어 선대 왕조 황제의 환생인 연무명조차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오는 느낌이었다. 크오오- 황금빛 용의 포효소리는 천지에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잠시 후 하천은 황금용을 타고 허공 위에서 내려왔고 신용은 공중을 맴돌았다. “하천, 신령이 된 걸 축하해.” 하행풍 등이 모두 마음속의 흥분을 억누르지 모하고 하천을 향해 걸어왔다.“네.” 말하면서 하천은 몸의 강력한 기운을 거두어 들였고 몸을 감싸고 있던 황금빛도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때 하천은 완전히 다시 태어난 듯 온몸에는 힘이 넘쳤고 마치 환골탈태한 느낌이었다. “하천, 신령이 된 건 어떤 느낌이야?” 연무명이 빙그레 웃으며 물었다. “정말 천계로 사라진 줄 알았잖아요.” 하천은 연무명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고마웠습니다.” “허허, 고맙긴. 난 내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 걸.” 몇 사람은 한바탕 인사를 나누었고 잠시 후 하천은 연하산의 방향을 돌아보았다. 그 9번의 천뢰가 가진 위력은 정말 너무너무 컸기 때문에 연하산은 완전히 파괴되어 버렸고 허공 속의 그 블랙홀 또한 짧은 시간 내에 회복되지 않을 듯 보였다. 이 순간 하천은 갑자기 가슴이 먹먹해졌다. 왜냐하면 그의 어머니인 강릉평이 자신이 아들이 신령이 되는 걸 돕기 위해 스스로 연하산에서 희생했고 모자 상봉을 하고도 몇 마디 말도 제대로 나누지 못했으니 말이다. 하천의 머릿속에는 어머니가 죽기 전에 남긴 그 말들이 끊임없이 메아리 쳤다. 결국 하천은 깊은 숨을 들이마시더니 연하산의 방향으로 무릎을 꿇고 절을 세 번 올렸다. “어머니, 부디 편히 가세요. 어머니의 말씀대로 반드시 가족들을 지켜낼 겁니다.” 말이 끝나자 하천은 다시 몸을 일으켜 공중을 바라보았다. “우리는 이곳에 너무 오래 있었습니다. GPE의 마신은 이미 신령이 되었을 지도 모르니 빨리 가서 그 재난을 막아야 합니다
“아잇, 참!” 연무명은 연신 손사래를 쳤다. 모진남 같은 용조의 고수까지 자신의 별명을 알고 있다니, 자신의 별명이 용조에서 이렇게 많이 퍼져 있을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다. “전 묘아가 아니라 연무명이라 합니다.” 그러자 모진남은 다시 연무명을 위아래로 살펴보더니 무언가 생각난 듯 물었다. “연무명 형제, 소문에 우리 용조가 전에 당신을 요청하여 하천과 함께 선대 왕조의 묘지를 탐험하게 했는데 그 안에서 당신은 백만 대군들과 함께 허공 속으로 사라졌다 했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곳에 다시 나타난 겁니까?” “하천 형제가 나중에 말한 바에 따르면 당신은 선대 왕조의 황제가 환생한 후 그 백만 대군을 데리고 천계로 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하던데 말입니다.” “천계는 무슨.” 연무명은 투덜거리더니 아홉 번째 뇌겁을 기다리고 있는 하천을 바라보며 말했다. “제가 허공을 깨뜨리고 사라진 건 다 저 녀석 때문입니다.” “그게 무슨 뜻이죠?” 모진남과 하행풍 모두 멍해졌다. 그러자 연무명이 대답했다. “약 3천년 전, 신족이 세상에 강림하여 백성들이 편히 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후 엄청난 실력을 가진 대능력자가 나타나 그 신족을 몰아냈고 이 세계를 봉인하여 다시는 신족이 이 세계에 얼씬하지 못하게 했답니다.” “하지만 그 대능력자는 먼 훗날 이 세계에 또다시 재난이 닥치고 신족이 강림할 것을 대비하여 그 자는 후세에 대한 여러가지 조치를 취해 주었답니다.” “그는 천지의 기운을 이용하여 5서를 만들고 이 세계 각 지에 숨겨두었습니다.” “만약 신족이 다시 나타난다면 하늘이 선택한 자가 나타나 이 5서를 이용하여 신령이 되고 세상을 보호할 수 있도록 말이죠.” “그러나 세계를 봉인해버린 뒤로 영기가 고갈되어 사람이 신령이 되는 건 매우 어려워졌고 9번의 뇌겁을 견뎌내는 것 또한 말이 안 되는 일로 변해버렸습니다.” “그래서 대능력자는 이런 상황을 대비하여 한 수를 남겨두었답니다.” “설마 저 용?” 모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