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지나지 않아 지프차는 안쪽의 2층짜리 집 앞에 세워졌다. 그리고 문 앞에는 중무장한 병사들이 지키고 있었다. 이때 이 집의 2층에는 온몸이 칼자국과 총알구멍으로 가득한 클로이가 젊은 여자의 품에 안겨 있었다. 밖에서 누군가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지만 클로이는 동작을 멈출 생각이 없었고 여자와 한껏 둘만의 세상을 즐기고 있었다.“수령님, 감마가 곧 우리 구역으로 들어온다고 합니다.” “응?” 순간 여자의 품에 안겨있던 클로이는 갑자기 침대에서 일어났고 엄숙한 표정으로 물었다. “얼마나 남았어?” “20킬로미터, 대략 한 시간 정도 남았습니다.” 부하가 대답했다. “수령님, 이번에 감마가 정부와의 만남을 순조롭게 마쳤다면, 형세는 우리 클로이 집단에 아주 불리하게 됩니다. 그런데 우리는 원래 계획대로 감마를 매복 공격하는 겁니까?” “이건 우리에게 가장 좋은 기회입니다.” 클로이는 숨을 크게 들이쉬더니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밖에서 감마가 카이사르 용병단을 고용했다는 소문이 돌던데 사실이냐?” “감마 집단의 차량은 확실히 카이사르 용병과 천왕궁의 깃발을 내걸고 있었습니다.” 부하가 말했다. “그러나 수령님, 감마가 카이사르 용병과 천왕궁의 깃발로 저희를 위협하려는 수작은 아닐까요? 천왕궁은 세계 제1의 조직이고 카이사르 용병단도 세계 제1의 용병단입니다. 그들이 어찌 그리 한가하여 감마 따위를 호위하겠습니까?” “아마 가짜는 아닐 거다.” 클로이는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 “감마 집단은 카이사르 용병단과 천왕궁을 사칭할 만큼 대담하진 않아.” “그럼?” 이 부하의 얼굴에는 불안한 기색이 스쳤다. “수령님,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클로이는 담배에 불을 붙이고 깊이 한 모금 빨았는데 그의 얼굴에도 불안한 기색이 역력했다. “전에 천왕궁과 태국의 태신 가문 간에 있었던 사건에 대해 들어본 적 있느냐?” “네.” 부하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사건은 이미 전 세계에 널리 알려졌으니 당연히 들어본 적 있지
이 금발 청년의 말투는 정말 너무 광기로 차 넘쳤다. 클로이는 고작 그들 4명이서 자신의 무장집단에 침입하여 사상자를 내고 행운을 가져다줄 수 있다는 망언을 내뱉다니, 정말 매우 터무니없게 느껴졌다. 이때 클로이의 얼굴은 다소 보기 흉해졌다. 그러나 자신은 이 네 사람의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마음속으로 분노를 억누르고 있었다. 클로이는 얼굴에 억지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너희들이 나에게 어떤 행운을 가져다줄 수 있다는 거지?” “허허, 당연히 감마가 베라나미시에 가서 정부와 만난 것에 관한 일이지 않겠어요?” 금발 잭이 말했다. “클로이 씨, 만약 내 추측이 맞다면 당신의 무장집단은 줄곧 감마 집단과 이 나라의 주도권을 놓고 다투고 있었죠?” “지금 정부의 지위는 이미 망가진 지 오랍니다. 그러니 정부는 더욱 강대한 무장집단으로 자신들의 지위를 지탱해야 했겠죠. 그리고 정부는 감마 집단과 당신들 클로이 집단 사이에서 감마 집단을 선택한 것이고요.” “클로이 씨, 감마는 현재 당신들 구역에 들어섰습니다. 그러니 지금은 당신들이 그들을 포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라는 말입니다.” 클로이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나도 지금이 감마를 죽일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라는 건 알고 있다. 그렇지만 그들은 지금 카이사르 용병단의 깃발을 달고 있단 말이다.” “하하하, 고작 카이사르 용병단 때문에 쫄다니요.” 옆에 있던 코 피어싱을 한 청년이 하하- 웃으며 클로이를 조롱하기 시작했다. 클로이는 안색이 어두워졌고 옆에 있던 제니엘이 말했다. “이봐, 애송이들, 너희들 말 가려서 해.” 하지만 코 피어싱을 한 청년은 제니엘의 말에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웃었다.그리고 클로이가 말했다. “우리는 카이사르 용병단을 건드릴 수 없다. 우리 집단이 살아남는 게 정부의 신임을 잃는 것보다 더 중요하니까.” “당신들, 카이사르 용병단 배후에 있는 천왕궁 때문에 꺼리시는 겁니까?” 금발 잭이 말했다. “그렇다.” 클로이가 고개를
눈을 감은 감마의 입가에는 옅은 미소가 떠올랐다. 마치 머지않아 이 나라가 다시 생기를 되찾은 모습을 떠올리기라도 한 것 같았다. “수령님, 우리는 이미 클로이 집단의 경계에 진입했습니다. 이 도시만 가로지르면 우리는 곧 베르나미시에 도착합니다.” 감마가 말했다. “모두를 조심하라고 해.” “알겠습니다.” 이때 폭풍 등은 맨 앞의 지프차에 타고 있었다. 차 안, 폭풍은 손에 담배를 들고 창밖의 광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 길을 걸어오면서 주위의 난민들과 만신창이가 된 도시들은 이들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안겨주었다. 비록 그들은 용병으로서 일 년 내내 전란국에서 활동하지만 매번 이런 광경을 볼 때마다 마음이 괴로운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이 세상에 언제면 전쟁이 사라질 수 있을까?” 폭풍은 차창에 팔을 걸치고 뒤의 거석과 화염에게 물었다. 화염이 웃으며 말했다. “인류가 멸종하지 않은 한 이 세상의 전쟁은 계속될 거야.” 거석도 맞장구를 쳤다. “인류가 멸종해야 할 뿐만 아니라 이 세상 모든 동물들도 멸종해야지, 그래야 이 세상은 진정으로 깨끗해질 거야. 필경 인간이랑 동물의 성질은 비슷하니까. 이 두 부류가 존재하는 이상 전쟁은 절대 멈추지 않을 거야.” “허허, 그렇겠네.” 폭풍은 웃으며 말했다. “언젠가 우리 은퇴한다면 우리도 교수로 학교에 취직하는 거 어때? 학생들에게 인생철학에 관한 지식을 전수하는 거지.” “하하하하.” 차 안에서는 한바탕 웃음소리가 울렸다. 오후 4시, 하늘의 태양은 여전히 뜨겁게 비추고 있어 차 안에서도 그 강렬한 열기를 생생히 느낄 수 있었다. 차 안은 에어컨을 틀었지만 전혀 시원하지 않았고 땀이 이들의 온몸을 적실뿐이었다.전방에는 모래 바람이 휘몰아치고 주변에는 전쟁으로 허물어진 각종 건물들이 보였다. 바로 이때 정상적으로 달리던 차량들이 갑자기 멈추었다. “엎드려!!!” 폭풍의 소리에 다들 머리를 숙였고 총알 하나가 날아왔다. “젠장, 습격이야.” 모든 카이사르 용병단 대원들은
금발 잭과 그 일행이 이쪽으로 걸어오자 클로이는 얼른 다가가 맞이했다. 그리고 허탈하다는 듯이 말했다. “나으리, 저희의 공격이 먹히지 않습니다.” “이렇게 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그들과 육탄전을 벌여야 합니다.” 금발 잭이 말했다. “육탄전이요?”클로이는 안색이 변했다. “그런데 적들의 무기는 너무 선진적이고 탄약도 충족하게 들어있어 우리와 육탄전을 하기엔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육탄전을 치르더라도 기회가 있어야죠.” “기회는 곧 만들어 드리지요.” 금발 잭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옆에 있던 청년은 검은색 상자를 꺼내 열었다. 상자 안에는 마이크로컴퓨터가 들어 있었다. 그 청년은 아주 빠른 속도로 그 마이크로컴퓨터의 작동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앞뒤로 불과 몇 초밖에 안 되는 시간 안에 여러 사람들 뒤에서 갑자기 4대의 드론이 날아왔다. “드론?” 이 4대의 드론을 보자 클로이 등 사람들은 모두 가슴이 떨려왔다. 클로이 등 사람들은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금발 잭 무리를 바라보았는데 순간 이들에 대한 경외심이 한층 깊어진 것 같았다.“제기랄, 드론 폭탄이야.” 4대의 드론이 자기 쪽으로 날아오는 것을 본 폭풍 등은 모두 두피가 저려왔다. ‘빌어먹을 무슨 수작이야. 나라 사이의 전쟁도 아닌데 드론 폭탄까지 사용해?’ 폭풍은 무의식적으로 손에 든 총으로 그 몇 대의 드론을 향해 난사했다. 하지만 드론의 이동 속도는 너무 빨라 전혀 맞힐 수 없었다. “흩어져라, 당장 흩어져.” 폭풍 등은 고함을 지르며 가장 빠른 속도로 이곳을 탈출했고 동시에 다른 한쪽의 거석 등도 감마를 차에서 끌어내 미친 듯이 탈출을 시도했다. 쾅쾅쾅- 4대의 드론은 폭풍 그들의 차량을 명중시켰고 연이은 폭발에 대지 전체가 진동했다. 감마의 차량 행렬과 카이사르 용병단 60여 명까지 하면 인원은 족히 총 100여 명이 있었다. 그러나 이 폭발은 적어도 그들 절반은 날려버렸을 것이다. 거대한 폭발로 지면에는 큰 구덩이가 생겼고 폭풍은 심지어 몸 절반이 주위
폭풍은 붉은 눈빛으로 금발 잭에서 시선을 돌렸다. 상대는 겨우 스무 살 정도의 청년이었지만 폭풍은 그에게서 매우 강력한 기운을 느꼈다. 만약 폭풍이 지금 멀쩡한 상태였다면 아마 금발 잭을 전혀 신경 쓰지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때의 폭풍은 이미 힘이 소진된 상태였기에 금발 잭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그 강한 기운을 느낄 때 좋지 않은 예감이 들기 시작했다. “오늘은 당신들 카이사르 용병단의 종말이 될 겁니다.” 금발 잭은 손으로 금색 가위를 흔들며 빙그레 웃더니 폭풍 쪽으로 향했다. “고작 네가?” 폭풍은 굳은 얼굴로 손에 칼을 든 채 금발 잭 쪽으로 돌진했다. 그리고 금발 잭을 향해 칼을 휘둘렀다. 그러나 상대방은 순식간에 옆으로 이동하여 칼을 피한 뒤 얼른 가위로 폭풍의 아랫배를 찌르려고 했다. 폭풍은 민첩한 몸놀림으로 금발 잭의 가위를 피했지만 상대방은 공격을 멈추지 않고 눈 깜짝할 사이에 또다시 가위를 휘두르며 폭풍을 향해 돌진했다. 그러나 폭풍은 깊은숨을 들이마시며 또다시 피했다.눈 깜짝할 사이에 두 사람은 10여 회합의 접전을 벌였고 누구도 승기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폭풍은 이미 여러 차례 죽을 고비를 넘긴 상태였기에 싸울수록 점점 더 힘들었고 체력 소모도 엄청났다. 이에 비해 금발 잭은 전혀 힘들어 보이지 않았고 싸우면 싸울수록 점점 더 흥분하는 것 같았다. 발밑의 황사가 두 사람의 몸짓에 끝없이 흩날려 마치 두 사람을 또 다른 경지로 이끈 것 같았다. “카이사르 용병단 행동대장 폭풍, 이제 그만 죽어.” 금발 잭은 손에 가위를 들고 날리는 황사를 가르며 폭풍의 아랫배를 향해 돌진했다. 이때의 폭풍은 칼로 금발 잭의 정수를 찌르려고 하고 있었지만 금발 잭의 반응속도가 이렇게도 빠를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금발 잭은 폭풍의 칼을 손쉽게 가볍게 피했을 뿐만 아니라 동시에 폭풍에게 치명적인 일격을 가했다. 금발 잭은 손에 들고 있던 가위로 폭풍의 아랫배에 손가락 하나 정도 되는 상처를 냈다. 폭풍의 배에서는 피가 뿜
감마가 클로이의 총에 맞아 사망하자 감마를 지키고 있던 주위의 부하들은 모두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전부 죽여라.” 클로이의 명령과 함께 세 발의 총성이 연달아 울렸고 곧 감마 쪽의 사람들은 모두 피로 물든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클로이 집단 사람들은 이 전쟁터를 청소하기 시작했고 클로이는 몸을 돌려 금발 잭의 곁으로 걸어왔다.“나으리, 카이사르 용병단 사람들은 모두 해결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저희가 다른 무장집단들도 전부 없애고 이 나라를 장악할 수 있도록 도와주실 건가요?” “허허.” 금발 잭이 웃으며 대답했다. “우리는 단지 천왕궁을 겨냥한 걸일 뿐, 다른 것엔 관심 없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우리의 이름을 걸로 일하는 것은 허락하죠. 앞으로 이곳에는 어떠한 무당집단도 감히 당신과 맞서지 못할 겁니다.” 말하면서 금발 잭은 황금으로 만든 광대가 웃고 있는 훈장을 클로이의 손에 건네주었다. “지금부터 당신도 우리 ‘신이’의 사람입니다.” “신이요?” 이 괴상한 이름은 금발 잭의 조직 이름이었다. 이 신이는 갑자기 세상에 등장한 조직이었고 게다가 조직의 구성원들은 모두 엄청난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신이 조직의 구성원들은 모두 나이가 많지 않았고 심지어 18세 미만의 미성년자들도 많았다. 신이 조직은 천왕궁을 겨냥했지만 천왕궁과는 아무런 원한 관계가 없는 듯했다. ……해외, 천왕도. 거대한 섬은 예전의 생기를 찾아볼 수 없었고 온통 먹구름에 휩싸였다. 거대한 의회청 안에는 천왕궁의 여러 천왕들과 대장들이 모여 있었다. 한애와 삼매는 이미 이국 쪽에서 돌아왔지만 하천은 아직 한국에 있어 이틀 뒤쯤 돌아올 예정이었다. 그러므로 이 회의의 주요 사회자는 천왕궁 5대 천왕들이었다. 동천왕 한애, 서천왕 백우상, 남천왕 엄여수, 북천왕 조경운 그리고 중천왕 백목창룡 등이 모두 참석했다. 그리고 뒤쪽에는 천왕궁 대장들과 천죄의 강라 등이 앉아 있었는데 모두들 손에 담배를 들고 매우 엄숙한 기색을 띄었다. “내 DS호
흑카이사르의 말에 현장에 있던 많은 천왕궁의 간부들은 모두 수군대기 시작했다.“드론 폭격?” 도키호테가 깜짝 놀라 말했다. “그건 나라와 나라 사이에 전쟁할 때나 쓰는 거 아니야? 용병과 무장 집단 사이의 전투에 그런 것까지 동원했다고?” “X발, 너무 막 나가는 거 아니야?” 현장에 있던 천왕궁의 간부들은 그동안 수많은 전투들을 겪어왔지만 이처럼 난폭한 조직은 본 적이 없었다. 상대방의 만행은 이미 천왕궁 여러 간부들의 심기를 건드렸고 이들은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찾아내, 반드시 그들을 찾아나 죽여야 해.” 모두들 화가 났고 회의장 전체는 더욱 떠들썩해졌다.그리고 바로 이때 귀룡의 핸드폰이 갑자기 울렸고 전화를 받은 귀룡의 안색은 완전히 어두워졌다. “조경운 사장님, 백우상 사장님, 한인타운 쪽에 일이 생겼어요.” 조경운과 백우상은 모두 흠칫 놀랐다. “무슨 일이냐?” “두 분이 한인타운에 꾸린 중원각에 누군가 폭탄을 설치했다고 합니다. 그 폭탄 설치자는 한 시간 안에 두 분이 반드시 중원 상가에 도착할 것을 요구하면서 그렇지 않으면 폭탄을 터뜨리겠다고 합니다.” 이 말에 회의장 전체는 발칵 뒤집혔다. 중원각은 조경운과 백우상이 미국 한인타운에 꾸린 대형 식당이었다. 동시에 그곳은 술집일 뿐만 아니라 많은 한국인들이 해외에서 서로 교류하는 장소이자 한국인의 피난처와도 같은 곳이었다. 어쨌든 이 중원각은 조경운과 백우상에게 있어 의미가 남다른 곳이었다. 왜냐하면 천왕궁에 가입하기 전 조경운은 이 중원각의 주인이었다. 그러나 당시 중원각은 다른 세력들의 습격을 받아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조경운은 천왕궁에 가입한 후 백우상과 힘을 모아 다시 이 중원각을 개업했다. 그러므로 이 식당은 두 사람에게 있어 의미가 깊었다. 백우상과 조경운은 서로를 좋아하면서도 누구도 먼저 이 관계를 더 발전시키지 못하고 애매모호한 관계를 유지했다. 그리고 이 중원각은 어느 정도 두 사람 사이의 관계를 유지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한결같
“포기요?” 황진명은 머리가 아파왔다. “우리 직원이 아직 안에 있는데 이렇게 포기하신다고요? 아직 시간도 있는데 포기하신다니 폭탄 해체하는 사람이 어떻게 자신의 직책도 다하지 않은 채 도망칠 수 있습니까?” 이때 황진명은 살짝 화가 나 말이 조금 거칠어졌다. 폭탄 해체 전문가는 황진명을 밀어내며 말했다.“이미 말씀드렸다시피 전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그 폭탄을 해체할 수 없습니다. 만약 선을 잘못 자르기라도 한다면 당장 폭탄이 터져버릴 가능성도 있으니까요.” “황진명 씨, 이건 언제든지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아주 위험한 일입니다. 전 이런 위험을 무릅쓸 수 없고요.” 황진명은 화가 치밀어 올라 말했다. “당신의 직책이 바로 폭탄을 제거하는 겁니다. 그런데 어떻게 저 안에 있는 사람들의 생명은 돌보지도 않은 채 그런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겁니까? 우리 직원이 저 안에서 죽는 걸 지켜보기만 하라는 말입니까?” 폭탄 해체 전문가는 언성을 높여 말했다. “마지막으로 다시 말씀드리지만 이 폭탄의 구조는 너무 복잡해서 억지로 뜯으면 제 생명에도 위험이 있습니다. 그러니 전 포기하는 거고요.” “저희는 반드시 먼저 자신의 안전부터 돌봐야 합니다.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저희도 포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알겠습니까?” “게다가 안에 묶여 있는 건 우리나라 국민도 아니니 더군다나 제 목숨을 걸 필요가 없고요.” “당신.” 황진명은 화가 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이때 크로윌은 이미 부하들을 시켜 주위 사람들을 대피시키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 할 수 있는 건 폭탄이 터지기까지 기다리는 것뿐이었다. “무슨 상황입니까?” 바로 이때, 백우상이 휠체어에 탄 조경운을 이끌고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그러자 옆에 크로윌의 부하가 그들을 가로막았다. “두 분, 여기 중원각에 설치된 폭탄이 곧 터집니다. 위험하니 얼른 대피해 주세요.”“꺼져.” 백우상은 고개를 돌려 그 부하를 쳐다보더니 욕설을 퍼부었다. 이 경찰관이 잠깐 멈칫하다가 화를 내려는
이 말에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심장이 철렁했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까?” 한애와 사람들은 모두 모진남의 이 말을 전혀 받아들일 수 없었다.“이보세요, 도사님. 우리 형님이 지금까지 죽을 고비를 얼마나 많이 겪은 지 아십니까? 그것들 모두 번번이 다 이겨냈습니다.” “그런데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고요? 말도 안 됩니다.” 천왕궁의 성원들은 전부 감정이 격해졌고 이에 모진남은 머리만 가로 저을 뿐 더 이상 반박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때 조경운이 입을 열었다. “지금 이런 것들이 다 무슨 소용입니까? 일단 여기 남은 일부터 처리합시다. 형님이 깨어날지 말지는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자는 말입니다.” 그렇게 한 차례 신령 간의 결전이 끝났다.결국 신령이 되어 돌아온 하천은 마신을 참수하고 동시에 천문을 열어버렸다. 하지만 하천은 인간 세상을 지키고 3천여 년 전의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자신의 기운과 수행을 다해 강제로 천문을 닫아 버렸다. 그렇게 그는 깊은 잠에 들어버렸고 그가 도대체 언제 깨어날 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리고 마신이 멸망한 후 1년 동안 GPE는 전 세계 세력들의 질타를 받아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1년 후, 세계의 질서는 다시 회복되었고 모든 사람들의 생활도 다시 정상으로 되돌아왔지만 오직 이 세상의 구세주인 하천만은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청주시, 만월 산장. 방 안에서 하천은 두 눈을 감고 꼼짝도 하지 않은 채 침대에 누워 있었다. 옆에는 주가을이 앉아 있었는데 그녀는 젖은 수건으로 하천의 몸을 닦고 있었다. 지금의 하천은 마치 식물인간 같았고 그가 도대체 언제 깨어날 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심지어 정말 깨어날 수 있을 지도 말이다. 하천이 깊은 잠에 빠진 후 주가을은 하을 그룹의 모든 직무를 그만 두고 매일 같이 집에서 하천과 함께 했다. 주가을은 많은 시간을 하천의 곁을 지키는 데 썼고 그의 몸을 닦아주며 이야기를 했다. 그녀는 하천과의 아름다웠던 과거를 회상하고
하천은 바로 마신의 앞에 서 있었고 손에 든 천궐도를 휘두르기만 하면 마신은 연기처럼 사라질 수 있었다.그런데 이 순간 하천은 갑자기 행동을 멈추었다. 분명 단칼에 마신을 참수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하천은 감시 섣부르게 행동할 수 없었다. “허허허허.” “하하하하하.” 이때 하천의 귓가에는 갑자기 마신의 험상궂은 웃음소리가 울려 펴졌고 두피가 저린 느낌이 들었다. 마신 뒤의 허공에는 블랙홀이 있었는데 뜻밖에도 그 블랙홀에 균열이 생기면서 흰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그 흰 빛 안에서는 누군가 매우 공포스러운 눈길로 이 모든 것을 엿보고 있는 듯했다. “저게 뭐지?” “무슨 일인 겁니까?” 멀리서 보고 있던 조경운 등도 모두 이 장면이 깜짝 놀랐다. 방금 하천은 마신이 만들어냈던 그 천사를 단칼에 베었고 동시에 그 뒤의 허공도 거세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마도 힘이 너무 셌던 탓인지 허공은 갑자기 균열을 일으키며 갈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갈라진 틈 사이로 무언가 매우 공포스러운 것이 숨어 있는 것 같았다. 쿵- 쿵-쿵- 어디선가 엄청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는데 이건 마치 괴물 같았다. “안 돼.” “안 돼!” 한순간 조경운과 하행풍 그리고 연무명이 모두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소리를 질렀다. “왜 그러는 겁니까?” 하곤륜이 물었다. “천문이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연무명이 온몸을 파르르 떨며 말했다. “방금 하천의 그 일격으로 천문이 열린 겁니다.” “무슨 뜻이죠?” 많은 사람들이 의아한 듯 물었다. 그러자 연무명은 깊은 숨을 들이쉬더니 당시 인황이 신령을 봉인했던 그 일을 여러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이야기했다. “3천여 년 전, 신령이 이 세상에 강림해 인간들에게 해를 끼치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마침 인족 중에서 대능력자가 나타났고 그가 신령들을 물리친 겁니다.” “그리고 다시는 신령이 인간 세상에 나타나 혼란을 주지 못하도록 자신의 수명을 이용하여 신계와 인간계의 공간을 봉인했습니다.”
이때 금색 신용은 미친 듯이 몸부림을 치며 그 손의 속박에서 벗어나려 했고 포효를 하더니 그 거대한 천사의 손을 물었다. 동시에 하천도 다시 손에 천궐도를 들었다. “절세간.” 하천은 칠식도의 주의 제6식은을 어렵지 않게 시전했다. 이것은 원래 신령의 기술이었고 지금 신령이 된 하천은 자연히 이 칠식도의의 위력을 극도로 발휘할 수 있었다. 하천의 이 일격은 허공에 거대한 균열을 만들며 마신을 향해 날아갔다. 그리고 이 공포스러운 일격에 마신 또한 방심할 수 없었고 곧바로 장벽을 만들어내 하천의 공격을 막아내려 했다. 하지만 하천의 이 일격은 마신의 장벽을 완전히 부숴버렸고 마신조차 뒤로 날아가 버렸다. 이때 다시 몸을 일으키는 마신은 몸이 약간 떨려왔고 그의 얼굴색조차 약간 굳어졌다. 그리고 다시 하천을 바라보는 마신의 마음은 처음처럼 홀가분하지 않았다.... 한편 하행풍과 연무명 그리고 모진남 등도 모두 신조와 함께 이곳에 도착했다. “저쪽에서 싸우고 있습니다. 우리가 너무 늦진 않았나 봅니다. 신령들의 전쟁이 채 끝나지 않았습니다.” 하행풍 등은 조경운 근처에 착륙했고 이들을 본 많은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모진남 선배님.” 용조의 성원이 돌아온 모습에 조경운이 가장 먼저 인사를 건넸고 동시에 옆에 있는 연무명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묘아, 당신 선대 왕조의 묘지에 있던 거 아닙니까?” “젠장, 누가 묘아야. 난 연무명이라고 해.” 연무명은 용조의 성원들을 한번씩 노려보며 매우 불쾌해했다. 이와 동시에 하곤륜도 하행풍의 앞으로 가서 자신의 손자를 살폈다. “할아버지.” 하행풍은 곧장 하곤륜에게 절을 했다. “행풍아, 너 어떻게 이 사람들과 같이 있었던 거냐?” “할아버지, 말하자면 길어요.” 하행풍이 웃으며 말했다. “하천이 저 신령을 해치운 뒤 다시 이야기합시다.” “음.” 그렇게 모든 사람들은 다시 하천과 마신의 싸움에 시선을 돌렸다. 이때 두 신령의 싸움은 이미 절정에 이르렀
마신은 공포가 그에 달하는 두 번째 에너지를 응축하여 아래로 발사했는데 그 느낌은 마치 거대한 운석이 우주에서부터 떨어지는 것 같았다. 삽시간에 눈 앞은 온통 흰 빛으로 가득했고 기 공포스러운 에너지는 반신의 경지에 오른 고수들도 순식간에 죽여버릴 듯했다. 이 순간 반신이든 일반 고수든 모두들 죽음이 눈 앞에 닥쳤음을 인식했고 이 죽음을 피해갈 방법은 전혀 없음을 뼈 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망했네.” 조경운 또한 눈을 감았다. 주신대진은 마신의 두 번째 공격 전부터 완전히 붕괴되었고 모두가 죽음을 담담히 맞이하고 있었다. 쾅- 두 번째 에너지가 떨어졌지만 이들이 생각했던 것처럼 순식간에 모조리 파괴되진 않았고 오히려 어떠한 공간 속에 들어선 듯했다. 그들은 공포스러운 에너지가 전방에 확산되고 있는 게 분명 눈에 보였지만 몸에는 아무런 고통도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다. 그들은 죽지 않았고 모두 살아 있었다. 잠시 후, 모든 사람들을 주위에 황금빛 에너지 장벽이 그들을 감싸고 있음을 발견하고 완전히 멍해졌다. 이 장벽은 대체 누가 만든 것이고 어디서 나타난 건지 도저히 감을 잡을 수 없었던 것이다. 심지어 누가 이런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기에 마신의 파멸적인 일격을 막아낼 수 있는 지 또한 의문이었다. 이때 하늘에서는 용의 울음소리가 들려왔고 황금색 용 한 마리가 공중에 나타났는데 그 용의 머리 위에는 한 사람이 서 있었다. 그 사람은 온몸에 공포스러운 기운을 발산하고 있었는데 그 기운은 마신에게 조금도 뒤지지 않았다. 그리고 이 사람은 바로 하천이었다. “형님.” “형님!” “하천!” “하천 선생.” 아래에 있던 사람들 중 누군가 먼저 침묵을 깼고 순간적으로 열렬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그들의 희망이자 마지막 의지이고 이 세계의 구원자인 하천이 드디어 돌아온 것이었다. “형님.” 조경운이 고개를 들어 금빛 용의 머리 위에 서 있는 하천을 바라보았고 이 순간 온몸의 힘이 다 빠진 채 땅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하천이 돌아
지금 이 순간, 거의 절반 이상의 고수들이 마신의 위압감에 목숨을 잃었고 천왕궁에도 대량의 사상자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마신은 다시 앞으로 1킬로미터 전진했고 이미 많은 사람들의 머리 위에 떠 있었다. “더 이상 버티지 못 할 것 같습니다. 하천은 얼마나 남았습니까?” 백리와 하곤륜 모두 피를 토했고 마신이 뿜어내는 압박감에 당장이라도 몸이 부서질 것만 같았다. “지금 당장 오지 않으면 우리 모두 여기서 죽을 겁니다.” 그러나 조경운은 더 이상 천기판을 바라보지 않았고 주신대진에만 집중했다. 조경운음 마치 무언가 이 진법에 힘을 응축하고 있는 듯 보였는데 곧이어 주위에 미약해졌던 빛기둥이 다시 하늘로 치솟기 시작했다. “모두들 진법을 다시 가동시켜야 합니다.” 조경운이 소리 쳤다. “하천은 이미 신령이 되어 돌아오는 중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마지막 반 시간만 버팁니다.” 하천이 신령이 되어 돌아왔다는 말이 전해지자 이미 절망했던 많은 사람들은 다시금 희망을 되찾았고 일시에 전력을 다해 주신대진에 힘을 실었다. “기린!!!” 조경운의 고함과 함께 하늘의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갑자기 거대한 생물이 나타났다. 양의 머리에 늑대의 발톱, 사슴의 몸과 용의 꼬리를 가진 이 기린은 온몸이 새하얗기 그지없었다. 거대한 기린은 족히 20미터는 넘어 보였는데 소용돌이 속에서 나타난 후 마치 거대한 산이 공중에 떠있는 것처럼 보였고 그의 포효소리에 하늘 전체가 흔들리는 듯했다. 그리고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기린에 아래에서 진법에 힘을 쏟고 있던 여러 고수들을 깜짝 놀라고 말았다. 이 신수는 비록 주신대진에 의해 현화된 허상이었지만 진짜 신수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였고 이는 보는 사람들에게도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다. 그리고 마신 또한 이 장면을 보고 흠칫 놀라고 말았다. “동방의 신수 기린?” “음!! 좀 재밌네.” 말이 끝나자마자 마신의 손에는 다시 자주색의 광선검이 나타났고 그 기린을 향해 거침없이 휘두르기 시작했다. 마신의 검기는 수
“마신이 오고 있습니다.” 저 멀리 하늘가로부터 휩쓸고 오는 극한의 힘에 에베레스트 쪽의 모든 사람들은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진법을 가동합시다.” 이때 조경운이 한 마디 외쳤고 이에 모든 사람들은 혼신의 힘을 다해 주신대진에 힘을 쏟아부었다. 삽시간에 무수한 빛줄기가 하늘로 치솟아 하늘 위의 거대한 소용돌이와 이어졌다. “검기 종횡, 삼천리.” 슈슈슉- 순간 수십 만 개의 검기가 그 소용돌이 속에서 빽빽이 차올랐고 홍수처럼 마신을 덮쳤다. 이 순간 허공은 미친 듯이 진동했고 검기 또한 십여 킬로미터의 거리를 순식간에 날아갔다.“주신검.” 마신은 공중에 뜬 채 마구 밀려드는 그 검기를 보면서 얼굴에는 약간 흥분한 듯한 웃음이 떠올랐다. “이런 대진으로 내 흥미를 불러일으키다니, 재밌군.” 말이 끝나기 무섭게 마신은 순식간에 자주색의 장벽을 만들어냈고 그 수많은 검기들은 끊임없이 그의 몸을 강타하며 탁탁거리는 소리를 냈다. 하지만 검기가 아무리 대단할지라도 마신이 만들어낸 그 장벽을 전혀 뚫을 수는 없었고 단지 장벽에 조금의 흔적만 낼 뿐이었다. 그 후 마신은 자주색 장벽은 점점 커지더니 한 마디 포효소리와 함께 그 많은 검기를 순식간에 소멸해 버렸다. 마신은 에베레스트와 5킬로미터 더 가까워졌고 방대한 실력으로 검기를 전부 밀어낸 순간 조경운과 수많은 고들은 한 줌의 피를 토해냈고 심지어 거의 백여 명의 사람들이 이 짧은 찰나 죽고 말았다. “약해, 정말 너무 약해.” 검기를 전부 밀어버린 마신은 공중에 뜬 채로 연신 고개를 저었다. “다시!!!” 이때 조경운은 숨을 크게 들이쉬며 창백해진 얼굴로 다시 손을 들었고 주위의 고수들도 다시 한번 주신대진에 힘을 불어넣었다. 둥둥둥- 허공의 그 소용돌이 안에서는 갑자기 북을 치고 경적을 울리는 소리가 들려왔는데 이는 마치 옛날 전장에서 전쟁의 서막을 알리는 소리 같았다. 이어 천군만마가 그 소용돌이 속에서 뛰쳐나왔고 그들은 방대한 힘으로 집결되었는데 갑옷으로 완전무장을 한 그
극한의 땅, 하늘 높이 솟은 수정탑 위에 마신의 몸은 마치 자색 수정으로 만들어진 것처럼 온몸이 자줏빛으로 가득 찼다. 그 아래에는 십자교황과 어둠의 신부를 비롯한 수많은 GPE의 고위층들이 마신을 향해 무릎을 꿇고 있었다. 하늘 위에는 거대한 소용돌이가 형성되어 있었는데 이 소용돌이는 극한의 땅 전체의 영기가 모여 이루어진 것이었다. 이때 마신은 공중으로 날아올라 큰 입을 벌리고 그 소용돌이를 향해 맹렬히 빨아 마셨고 삽시간에 그 거대한 소용돌이는 그의 체내로 빨려 들어갔다. 크악- 하늘에 울려 퍼지는 커다란 고함 소리와 함께 허공에는 갑자기 천둥번개가 쳤다. 잠시 후 마신의 등에는 여러 갈래의 균열이 생겨나더니 곧이어 황금색의 날개가 그의 등에서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두 개의 날개, 네 개, 여섯 개... 점점 많아지더니 결국 16개의 날개가 그의 등에서 나타났고 그 모습은 아주 위협적이고 공포스러웠다. 한편 이 모습을 본 십자교황 등은 모두 흥분을 금치 못했다. 허공 위에 떠있던 마신은 날개를 퍼덕거리며 천천히 고공에서 내려왔다. “일은 어떻게 됐어?” 마신은 입을 열었지만 목소리는 그의 몸에서 나오는 것 같지 않았고 허공에서 나고 있었다. 그러자 십자교황이 바로 대답했다. “주인님, 지금 대부분 세계의 세력들은 전부 우리의 손에 장악되었지만 아직 H국과 R국만이 여전히 버티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전에 저희 쪽에서는 이미 M국과 각 국의 연합 세력을 이용하여 그 두 나라에게 군사적 진압을 시작한 상태입니다. 알아보니 그들은 마지막 희망을 신령에 걸고 있다고 합니다.” “신령?” 마신이 웃으며 말했다. “내가 바로 이 세상의 유일한 신령이야.” 이때 어둠의 신부가 손에 들고 있던 성경을 펼치며 말했다. “주인님, 그 H국 고대 무림계는 하늘의 선택한 자를 찾았다는 소문이 돕니다. 때문에 줄곧 그 자가 5서를 찾아 신령이 되길 바라고 있답니다.” “현재 H국과 R국의 반신들이 에베레스트에서 우리 세력을 막고 있는데
이때 하천은 비록 모진남 등과 10여 킬로미터 밖에 떨어져 있었지만 그들은 하천에 대해 넘치는 경배심을 참을 수 없었다. 심지어 선대 왕조 황제의 환생인 연무명조차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오는 느낌이었다. 크오오- 황금빛 용의 포효소리는 천지에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잠시 후 하천은 황금용을 타고 허공 위에서 내려왔고 신용은 공중을 맴돌았다. “하천, 신령이 된 걸 축하해.” 하행풍 등이 모두 마음속의 흥분을 억누르지 모하고 하천을 향해 걸어왔다.“네.” 말하면서 하천은 몸의 강력한 기운을 거두어 들였고 몸을 감싸고 있던 황금빛도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때 하천은 완전히 다시 태어난 듯 온몸에는 힘이 넘쳤고 마치 환골탈태한 느낌이었다. “하천, 신령이 된 건 어떤 느낌이야?” 연무명이 빙그레 웃으며 물었다. “정말 천계로 사라진 줄 알았잖아요.” 하천은 연무명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고마웠습니다.” “허허, 고맙긴. 난 내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 걸.” 몇 사람은 한바탕 인사를 나누었고 잠시 후 하천은 연하산의 방향을 돌아보았다. 그 9번의 천뢰가 가진 위력은 정말 너무너무 컸기 때문에 연하산은 완전히 파괴되어 버렸고 허공 속의 그 블랙홀 또한 짧은 시간 내에 회복되지 않을 듯 보였다. 이 순간 하천은 갑자기 가슴이 먹먹해졌다. 왜냐하면 그의 어머니인 강릉평이 자신이 아들이 신령이 되는 걸 돕기 위해 스스로 연하산에서 희생했고 모자 상봉을 하고도 몇 마디 말도 제대로 나누지 못했으니 말이다. 하천의 머릿속에는 어머니가 죽기 전에 남긴 그 말들이 끊임없이 메아리 쳤다. 결국 하천은 깊은 숨을 들이마시더니 연하산의 방향으로 무릎을 꿇고 절을 세 번 올렸다. “어머니, 부디 편히 가세요. 어머니의 말씀대로 반드시 가족들을 지켜낼 겁니다.” 말이 끝나자 하천은 다시 몸을 일으켜 공중을 바라보았다. “우리는 이곳에 너무 오래 있었습니다. GPE의 마신은 이미 신령이 되었을 지도 모르니 빨리 가서 그 재난을 막아야 합니다
“아잇, 참!” 연무명은 연신 손사래를 쳤다. 모진남 같은 용조의 고수까지 자신의 별명을 알고 있다니, 자신의 별명이 용조에서 이렇게 많이 퍼져 있을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다. “전 묘아가 아니라 연무명이라 합니다.” 그러자 모진남은 다시 연무명을 위아래로 살펴보더니 무언가 생각난 듯 물었다. “연무명 형제, 소문에 우리 용조가 전에 당신을 요청하여 하천과 함께 선대 왕조의 묘지를 탐험하게 했는데 그 안에서 당신은 백만 대군들과 함께 허공 속으로 사라졌다 했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곳에 다시 나타난 겁니까?” “하천 형제가 나중에 말한 바에 따르면 당신은 선대 왕조의 황제가 환생한 후 그 백만 대군을 데리고 천계로 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하던데 말입니다.” “천계는 무슨.” 연무명은 투덜거리더니 아홉 번째 뇌겁을 기다리고 있는 하천을 바라보며 말했다. “제가 허공을 깨뜨리고 사라진 건 다 저 녀석 때문입니다.” “그게 무슨 뜻이죠?” 모진남과 하행풍 모두 멍해졌다. 그러자 연무명이 대답했다. “약 3천년 전, 신족이 세상에 강림하여 백성들이 편히 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후 엄청난 실력을 가진 대능력자가 나타나 그 신족을 몰아냈고 이 세계를 봉인하여 다시는 신족이 이 세계에 얼씬하지 못하게 했답니다.” “하지만 그 대능력자는 먼 훗날 이 세계에 또다시 재난이 닥치고 신족이 강림할 것을 대비하여 그 자는 후세에 대한 여러가지 조치를 취해 주었답니다.” “그는 천지의 기운을 이용하여 5서를 만들고 이 세계 각 지에 숨겨두었습니다.” “만약 신족이 다시 나타난다면 하늘이 선택한 자가 나타나 이 5서를 이용하여 신령이 되고 세상을 보호할 수 있도록 말이죠.” “그러나 세계를 봉인해버린 뒤로 영기가 고갈되어 사람이 신령이 되는 건 매우 어려워졌고 9번의 뇌겁을 견뎌내는 것 또한 말이 안 되는 일로 변해버렸습니다.” “그래서 대능력자는 이런 상황을 대비하여 한 수를 남겨두었답니다.” “설마 저 용?” 모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