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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화

그의 걱정을 알기에 유월영도 숨기지 않고 솔직히 말했다.

“걱정 마세요. 이상한 거래는 안 했어요.”

“제가 그 사람에게서 벗어나게 해주면 SK로 가서 일하는 조건이었어요. 5년 고용계약서에 사인하고 제 능력으로 별동네 프로젝트보다 더 큰 실적을 따낼 수 있다고 말했어요.”

그녀가 퇴사한다는 소문이 돌 때, 그녀에게 스카우트 제의를 보내온 기업 중에는 SK도 있었다.

단지 자신과 어울리는 기업 이미지는 아니라고 생각해서 그쪽이 내민 손을 잡지 않았을 뿐이었다.

하지만 막다른 골목에 다다르자 결국 신현우를 찾아가서 담판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신현우는 거듭 고민 끝에 그녀의 제안에 동의했다.

다만 SK에서 일하는 동안은 기본급만 지급하고 각종 보너스는 지급하지 않는다는 조건이 더 붙었다.

신현우는 철두철미한 사업가였다.

밑지는 장사는 절대 안 한다는 주의였다.

이번 거래에서 가장 많은 이득을 취한 사람은 연재준이었다. 반면 유월영은 손해가 막심했다.

물론 이런 얘기를 신연우 앞에서 할 생각은 없었다.

“사실 SK에서 일해 보고 싶기는 했어요.”

신연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게 말하니까 안심이 되네요.”

유월영이 주문한 세트에는 오징어가 들어간 요리도 있었다. 신연우는 자연스럽게 그것을 자신의 앞으로 끌어오고 해산물이 안 들어간 자신의 요리를 그녀의 앞으로 밀어놓았다.

“이거 야채 튀김인데 먹어봐요.”

유월영은 방긋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요, 교수님 많이 드세요.”

뒤에서 그들의 모습을 주시하던 연재준의 각도에서는 그들의 이런 소통 방식이 무척 친밀하게 보였다.

유월영이 저렇게 환한 얼굴로 웃고 있는 모습만 봐도 속이 뒤틀렸다.

SK나 해운이나 사실 직원 대우 방면에서는 비슷비슷했다.

그녀가 그쪽으로 옮겨간 건 어쩌면 그녀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었다.

물론 연재준은 그녀의 탄탄대로를 축하해 줄 마음은 없었다.

그는 티슈로 손을 닦고 담담한 말투로 소은혜에게 물었다.

“다 드셨어요? 다 드셨으면 가요. 데려다줄게요.”

“어디로요?”

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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