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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화

유월영은 자신의 실수를 떠올리며 눈을 질끈 감았다.

잠깐 고민하던 그녀는 여직원에게 물었다.

“혹시 제가 입을 수 있는 옷이 있으면 좀 빌려줄 수 있어요? 아무거나 괜찮아요.”

어쨌거나 아무것도 입지 않은 채로 신연우의 앞에 나설 수는 없었다.

여직원이 잠시 당황하며 말했다.

“유니폼밖에 없는데 괜찮겠어요?”

“괜찮아요.”

“그럼 10분만 기다려 주세요. 지금 가지러 갈게요.”

“감사해요.”

여직원은 욕실을 나와 옷을 가지러 갔다.

유월영은 간단히 몸에 뭇은 토사물만 정리한 뒤에 욕실가운을 입고 나왔다.

감기기운 탓인지 계속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녀는 비틀 거리며 걷다가 그대로 침대로 고꾸라졌다.

그리고 그녀가 다시 몸을 일으키기도 전에 연재준이 문을 열고 들어온 것이다.

감기 한번 걸렸다가 모든 게 꼬여버린 상황이었다.

물론, 유월영은 연재준에게 가서 해명할 마음은 없었다. 어차피 그는 믿어주지도 않을 거고 오해를 푸는 것보다는 이대로 내버려 둬야 순조롭게 퇴사할 수 있었다.

유월영은 밤새 악몽을 꾸었다. 다음 날 일어났을 때도 어지러운 증상은 여전했지만 어제보다는 많이 나았다.

한 번도 이렇게 큰 몸살을 앓은 적 없었다. 아마 유산한 뒤에 건강 상태가 많이 안 좋아진 것 같았다.

그녀는 땀 범벅이 된 몸을 끌고 욕실로 가서 샤워를 했다.

캐리어는 여전히 연재준의 방에 있었다. 어제 나올 때 가지고 나오는 것을 깜빡한 탓이었다.

하지만 괜찮았다. 신연우는 어제 세탁을 맡긴 옷이 오늘 도착한다고 했으니 딱히 문제 될 건 없었다.

유월영은 카운터 직원에게 전화해서 옷을 이 방으로 가져다 달라고 부탁하고 새 속옷 세트도 주문했다.

카운터 직원이 공손히 말했다.

“네, 지금 준비해서 가지고 가겠습니다.”

유월영은 욕실 가운을 입고 잠시 기다렸다가 초인종이 울리자 문을 열었다.

직원이 옷과 속옷 세트를 가져왔다.

그 직원의 뒤에 신연우도 있었다.

그가 살짝 어색한 표정으로 말했다.

“일단 옷부터 갈아입는 게 좋겠어요.”

유월영은 손님을 문밖에서 기다리게 하기 미안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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