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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0화

윤영훈은 의자에 다시 앉아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싼 채 눈을 질끈 감았다. 미간에는 주름이 깊게 잡혀 있었다.

사무실에 노크 소리가 두 번 들리고 비서가 들어왔다. 비서는 이쪽 상황이 별로 좋지 않다는 걸 단번에 알아채고 망설이며 말했다.

“대표님, 은행에서도 저희 재정 적자가 너무 많아서 대출 기준에 맞지 않는다고 하네요. 더 이상 대출을 해줄 수 없다고 합니다...”

윤영훈은 고개를 들어 비서를 바라봤다. 그의 눈은 온통 충혈돼 있었다

신해 그룹의 재정 위기가 시작된 이후 그는 일주일 동안 합쳐서 열 시간도 자지 못했다.

그는 조용히 혼자 중얼거렸다.

“유월영의 30억도 사라졌어.”

비서와 몇몇 경영진은 서로 눈치를 봤다.

“그렇다면...지금 우리는 오 변호사의 40억과 신 대표의 40억만 남은 거네?”

윤영훈의 말에 경영진 중 한 명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원래는 연 대표님도 얼마 정도를 빌려줄 수 있을 거라 예상했지만 지금 폭설에 갇혀 연락이 전혀 닿지 않고 있어요. 그분이 안 계시니 해운 그룹에서도 큰 금액을 이체할 사람이 없어 사실상 2억도 빌릴 수 없는 셈입니다.”

윤영훈은 다시 눈을 감았다.

그는 평소에 좋은 인간관계를 맺고 있었지만 사업에서 모두가 그런 것처럼 진정한 친구가 별로 없었고 대부분은 그저 겉으로만 가까운 사이일 뿐이었다.

해성 그룹은 최근 몇 년 동안 너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주위의 너무 많은 질투와 시기를 살 수밖에 없었다. 신해 그룹이 위기에 처한 지금 경쟁사들이 돌을 던지지 않는 것만으로도 큰 배려였다. 그러니 자금을 대줄 수 있는 사람이 더더욱 없을 터였다.

그중 진심으로 도움을 주려는 몇몇 사람들도 연말이라 각자의 정산으로 코가 석 자라 한꺼번에 많은 유동 자금을 마련할 수 없어 그리 큰 도움은 되지 못했다.

신현우와 오성민이 각각 40억을 내놓은 것도 그들의 한계였다.

비서가 입을 열었다.

“문제는 회사의 구멍이 너무 크다는 겁니다. 400억이나 되니까요...”

연재준이 예측한 것보다 200억이 많은 금액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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