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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5화

남자의 몸에서 나는 익숙한 향기가 오랜만에 유월영의 코를 다시 스쳤다. 그와 살을 맞대고 지냈던 나날들이 순간적으로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자 그녀의 낯빛이 차갑게 돌변했다.

유월영이 살기 어린 눈으로 연재준을 바라봤다.

“연 대표님. 여기서 저랑 한판 붙으려는 건 아니겠죠?”

연재준이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당신 격투기 기술도 꽤 괜찮던데. 듣자 하니 지금 하는 모든 걸 현시우가 가르쳐줬다면서? 그가 당신을 가르칠 때도 이렇게 당신을 몸 아래에 눌렀나?”

두 사람은 거의 밀착하고 있었으며 연재준이 말할 때마다 그의 숨결은 유월영의 목덜미에 닿았다. 유월영은 참아내며 숨을 죽였다.

헤어진 지 3년이 지났어도 유월영은 연재준의 기분을 가장 잘 알아채는 사람이었다. 연재준은 지금 기분 나빠서 빈정거리고 있었다.

‘뭐가 맘에 안 들어 저러는 거지?’

다만 유월영은 무엇 때문에 연재준이 심기가 불편해서 이러는지 알지 못했으며 또한 알고 싶지도 않았다.

유월영은 그에게 통제되는 느낌이 정말 너무 싫었다. 3년 전 양부모가 자신의 눈앞에서 죽어가는 것을 무력하게 지켜보던 자신을 떠올리며 유월영은 몸을 떨었다.

그녀의 선명한 눈동자는 마치 먹구름이 끼듯 어두워지더니 고개를 들어 연재준의 눈을 똑바로 응시하며 한 글자 한 글자 경고했다.

“이거 놔!”

연재준은 놓아주기는커녕 더 세게 잡았다.

“자기야.”

세 글자만으로 유월영은 몸이 굳어버렸다. 그녀는 핏발이 선 두 눈으로 연재준을 쏘아보았다.

연재준은 그녀의 턱을 움켜쥐고 말했다.

“난 항상 당신이 제멋대로 해도 된다고 말했지만 그건 당신이 내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조건하에서 그렇게 하도록 내버려둔 거지.”

그의 목소리가 갑자기 무거워졌다.

“누가 당신보고 현시우와 함께 있으라고 했어!”

유월영은 그제야 그가 무엇 때문에 기분 나빠하는지 알았다.

그래서 비웃음 섞인 미소로 비꼬며 말했다.

“어쩐지, 연 대표님께서 왜 갑자기 나한테 손대나 했더니 그것 때문에 발작한 거군요.”

그의 소유욕이라는 병이 발작한 것이다!

유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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