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영은 월셋방으로 돌아가서 짐을 정리했다.“이제 돌아온 거야? 오늘도 안 돌아오면 시내에 있는 병원 다 뒤져서라도 찾아가보려고 했는데!”“이제 괜찮아.”유월영의 룸메이트 조서희는 그녀의 대학 동창이었다. 두 사람은 대학교 때부터 같은 월셋방에서 동고동락하며 지내왔다.입원해 있는 동안에 그녀를 걱정해 준 유일한 사람이었다. 유월영은 친구에게조차 사실을 말하지 않고 그냥 감기로 입원해 있다며 병문안을 거절했다.실내화로 갈아신은 조서희는 월영의 방 문 앞에서 짐 정리를 하는 친구를 의아한 눈으로 바라보았다.“또 출장이야? 퇴원한지 며칠이나 됐다고. 연재준 그 인간 너무 직원을 부려먹는 거 아니야?”조서희는 연재준과 월영의 관계를 아는 몇 안 되는 사람 중 한 명이었다. 그녀는 친구를 부려먹는 악덕 상사를 줄곧 못마땅하게 생각했다.유월영은 이번에 떠나면 또 언제 돌아올지 장담할 수 없기에 솔직하게 사실을 털어놓았다.“나 지방 발령 났어. 안성 지사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담당하게 됐는데 언제 끝날지는 몰라. 3개월이 지나도 나 안 돌아오면 새로운 룸메이트를 찾는 게 좋을 거야. 그때 가서 미리 나한테 연락 주면 와서 남은 짐을 가져갈게.”조서희가 순간 당황하며 물었다.“이렇게 갑자기?”“누구나 직장에서 일하다 보면 발령 날 수도 있고 그런 거지 뭐.”다른 사람이었다면 흔히 있는 일이라고 넘어갔겠지만 연재준과 월영의 사이를 아는 조서희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너 연재준이랑 싸웠어?”월영은 길게 얘기하고 싶지 않았기에 말없이 일어섰다. 그러다가 호주머니에서 종이 한 장이 바닥에 떨어졌다. 조서희는 발 빠르게 그 종이를 집어 들었다.병원 진료 기록이었다.조서희는 멍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고 친구를 바라보았다. 날짜를 확인해 보니 그녀가 집을 비운 날짜와 맞물렸다.“유산해서 병원에 입원해 있었던 거야? 아이는 당연히 연재준 아이일 테고. 그 인간이 유산하라고 강요했어? 아니면 이제 너 필요 없으니까 멀리 꺼지래? 사람이 어떻게 이럴 수 있
그 직장 동료는 진심으로 유월영을 걱정해 주었다.“월영 씨, 고용 계약서가 한 달 뒤에 만기라면서요? 본사로 못 돌아오면 재계약이 힘들 것 같은데 계약이 끝나면 회사를 나가야 하잖아요. 물론 월영 씨야 유능해서 어딜 가도 환영 받겠지만 해운에 계속 남으려면 본사로 한 번 돌아와서 대표님이랑 잘 얘기해 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재계약이 안 돼서 퇴사했다는 꼬리표가 붙는 건 재취직에도 불리하니까요.”물론 유월영은 이런 문제를 딱히 신경 쓰지 않았지만 그와 얘기를 나눌 필요성은 느끼고 있었다.연재준이 안성 지사로 오는 날, 그녀는 공 들여 화장을 하고 하얀색 정장 원피스로 차려입고 아침 일찍 회사로 나가 대기했다.10분 뒤, 정문 입구로 세 대의 승용차가 들어왔다.차 문이 열리고 연재준이 차에서 내렸다. 유월영의 입가에 잔잔한 미소가 걸리려던 찰나, 뒤에서 내리는 여자의 얼굴을 보고 그대로 얼어버렸다.백유진.어딜 가도 데리고 다닌다더니 소문이 사실인 모양이었다.그녀는 잠시 망설이다가 그에게 다가가서 공손히 인사했다.“대표님.”연재준은 덤덤한 시선으로 그녀를 아래위로 훑어보고는 말없이 그녀를 스쳐지나 지사 사장과 함께 안으로 들어갔다.유월영은 멀어지는 그의 뒷모습을 조용히 바라보았다. 늘 입던 브랜드의 검은색 정장에 위트 있는 넥타이까지 여전히 가슴 떨리게 매력적인 모습이었다.백유진이 그녀에게 다가와서 인사를 건넸다.“언니, 오랜만이에요.”순진한 눈을 깜빡이는 모습이 무척이나 사랑스러워 보였다.유월영은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는 프로젝트 담당자로서 오늘 회의의 업무 진행 보고를 맡았다.해외 고객사 임원도 참석한 자리였기에 유월영은 유창한 영어로 재치 있는 농담까지 섞어가며 회의를 주도해 나갔다. 자리에서 듣고 있던 임원들도 그녀의 센스 있는 표현에 웃음을 터뜨렸다.40분이나 진행된 업무 보고였지만 아무도 따분함을 느끼지 않았다. 그녀가 보고를 마치고 내려오자 회의실 안에 뜨거운 박수가 터졌다.연재준도 박수를 치고
그 뒤로 회의실 문은 한 시간 동안 안에서 잠겨 있었다. 격렬한 몸부림이 지나간 뒤, 유월영은 휴대하고 다니던 티슈를 꺼내 책상을 깨끗이 닦았다.청소를 끝낸 그녀는 고개를 돌리고 연재준을 바라보았다. 그는 이미 옷매무시를 정돈하고 거만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셔츠가 살짝 구겨졌을 뿐, 다른 이상한 점은 보이지 않았다.유월영은 바닥에 떨어진 넥타이를 집어 들고 그에게 다가갔다.연재준은 평소처럼 턱을 치켜들고 그녀가 넥타이를 매줄 때까지 기다렸다. 유월영은 자연스럽게 그의 목에 팔을 두르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저 본사로 돌아가고 싶어요.”연재준은 여자의 태도가 마음에 드는 듯, 담담한 표정으로 대답했다.“내가 처음부터 말했잖아. 프로젝트 진행하는 동안만 지방에 있으라고. 이제 프로젝트도 무사히 끝났으니 돌아가고 말고는 유 비서가 결정하면 돼.”그렇게 되어 연재준의 지사 탐방이 끝나고 돌아가는 차량에는 한 사람이 더 늘게 되었다.백유진이 고개를 갸웃하며 연재준에게 물었다.“대표님, 언니도 이번에 저희랑 같이 돌아가는 거예요?”연재준은 서류에서 눈길도 떼지 않고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백유진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유월영에게 말했다.“정말 잘됐어요, 언니! 안 그래도 언니가 출장 가 있는 사이 많이 외로웠거든요!”유월영은 오렌지 계열의 볼터치를 곱게 바르고 자연스러운 아이라인을 그린 소녀 느낌이 충만한 여자를 힐끗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오늘 화장 잘 됐네.”남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한듯 안 한듯한 투명 메이크업이었다.백유진은 순진한 표정으로 눈을 깜빡이며 잔잔한 미소를 지었다.그들을 태운 차가 신주시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저녁 때가 넘은 시각이었다. 백유진을 먼저 집에 데려다주라는 연재준의 지시에 운전기사는 번화가로 방향을 꺾었다.유월영이 잠시 야경에 한눈을 파는 사이 차는 고급 빌라 단지로 들어섰다.회사와 가까운 거리에 있는 호화 빌라 단지였다.자연스럽게 차에서 내린 백유진이 차 창 너머로 인사를 건넸다.“대
그 한마디에 유월영은 달은 몸에 찬물을 얻어맞은 기분이 들었다.그 대화를 끝으로 연재준은 밤새 그녀를 괴롭혔지만 그녀는 아무런 느낌도 들지 않았다.혼전 순결이라!백유진과 결혼까지 생각하고 있다는 건가?유월영은 여전히 연재준 비서의 신분으로 본사로 돌아오게 되었다. 하지만 수석 비서가 아닌 일반 비서로 직위가 강등되었다.구석진 곳에 위치한 그녀의 자리는 오래 사람 손이 가지 않아 책상 위에는 잡동사니와 먼지가 가득 쌓여 있었다.그녀가 예고도 없이 갑자기 돌아온 터라 아직 지원팀에서 청소를 하지 않은 듯했다.당황할 법도 하지만 유월영은 담담히 다가가서 스스로 책상을 정리하기 시작했다.사무실에 도착한 백유진은 그 모습을 보고 다급히 달려왔다.“언니, 미안해요. 아침에 일찍 와서 청소를 해놓으려고 했는데 차가 좀 막히는 바람에 늦었네요. 언니 자리는 원래 제가 있던 자리니까 그 자리로 옮길래요?”유월영은 젖은 물수건으로 책상을 닦으며 덤덤히 말했다.“사무실에 원래 내 자리가 어디 있어? 대표님이 거기가 이제 네 자리라고 하셨으면 거긴 이제 네 자리인 거야. 신경 쓰지 마.”백유진은 입술을 질끈 깨물며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그럼 정리 도와드릴게요.”유월영이 말이 없자 백유진은 잡동사니를 담은 박스를 창고로 옮긴다며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돌아오는 길에 손을 씻으러 화장실에 들어가려는데 여직원들이 안에서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유 비서님 돌아오신 거 들었어?”“알아. 어제 대표님 차를 타고 왔다면서. 오늘 아마 출근하셨을걸?”“역시 대표님은 유 비서님을 놓지 못하셨나 봐.”안으로 들어가려던 백유진은 걸음을 멈추었다.“솔직히 능력으로 따지면 유 비서님은 누구랑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는 분이지. 하지만 그건 일적인 부분이고. 대표님 요즘 백유진 씨랑 만난다 하지 않았어?”다른 동료가 급하게 손가락을 입가로 가져다대며 말했다.“쉿! 마케팅 부서에서 입 잘못 놀렸다가 잘려나간 직원 얘기 못 들었어?”그 여직원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유월영은 긴 한숨을 내쉬고 걸음을 옮겨 근처 약국으로 향했다.계산하고 약국을 나오려는데 연재준 모친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월영이니? 요즘 어떻게 지내? 왜 요즘은 집에도 안 와?”유월영은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사모님, 저는 잘 지내요. 최근 회사 일이 좀 많아서 연락도 못 드렸네요. 바쁜 일은 다 해결했으니까 주말에 집에 한번 방문할게요.”“바쁜 일 해결했으면 주말까지 기다리지 말고 오늘 저녁에 재준이랑 집으로 와. 내가 맛있는 밥상 차려놓고 기다릴게.”유월영은 웃으며 말했다.“네. 대표님께 한번 말씀드려 볼게요.”윤미숙이 타이르는 말투로 말했다.“대표님이 뭐야, 대표님이. 너희가 함께한 세월이 있는데. 몇 달 전에 재준 아빠랑 너희 결혼 언제 시켜주냐고 의논했는데 너희도 이제 슬슬 결혼에 대해 고민해야 할 때가 오지 않았어?”그 말에 당황한 유월영은 계단을 내려가다가 발을 삐끗하며 바닥에 주저앉았다.결혼식? 우리가?전혀 예상치 못했던 말에 유월영은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라 당황했다.윤미숙은 연재준의 계모였다.고용인들이 하는 얘기를 우연히 들은데 따르면 해운 오너 일가에게는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있다고 했다. 그 사건이 있은 뒤로 연재준은 가족들과 사이가 급격히 나빠졌고 거의 연락을 안 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아들의 소식이 궁금했던 연 회장 부부는 어쩔 수 없이 유월영에게 안부를 묻고는 했는데 그렇게 자주 연락하다 보니 정이 들게 되었다.하지만 그녀는 한 번도 그의 가족들이 며느리감으로 자신을 대한다고 생각한 적 없었다. 단지 그녀의 능력을 높게 사서 다른 직원들보다 조금 더 예뻐한다고 생각했는데….유월영은 당황한 목소리로 화제를 돌렸다.“사모님, 저 지금 고객사 미팅 가는 중이에요. 저녁에 대… 재준 씨랑 같이 저택으로 갈게요.”“그래, 그럼 기다리고 있을게.”전화를 끊고 유월영은 한참 정신을 차릴 시간을 가진 뒤에야 택시를 잡아타고 미팅 장소로 향했다.그녀가 멍 때리고 있는 사이 길가에 세워진 차에서 한
퇴근할 때가 되어 유월영은 연재준의 사무실로 찾아갔다.“사모님께서 점심에 연락이 오셨어요. 저녁에 본가로 오라고 하더라고요. 그러고 보면 본가에 안 간지 벌써 6개월도 더 되지 않았나요?”연재준이 짜증스럽게 미간을 찌푸렸다.“평소에도 우리 가족들이랑 자주 연락해?”“아니요. 매번 사모님께서 먼저 연락을 주시면 받았어요.”유월영의 대답에 연재준은 시간을 확인하더니 차키를 그녀에게 던지며 말했다.“운전은 유 비서가 해. 운전기사는 유진이 집까지 데려다줘야 하니까.”유월영은 조용히 그의 뒤를 따라갔다. 그에게 절실히 묻고 싶은 말이 있는데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그녀는 그의 답이 어떨지 대충 알고 있었고 그 답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유재준의 본가.윤미숙은 부지런히 유월영의 접시에 맛있는 반찬을 담아주었다.“왜 이렇게 말랐어? 안색도 이제 보니 안 좋고. 혹시 어디 아파?”연재준은 집에 온 뒤로 시종일관 싸늘한 표정을 유지했다. 들어올 때 유 회장에게 인사를 건넨 것 말고는 그는 여태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그는 무표정한 얼굴로 부모님과 이야기를 나누는 여자를 빤히 바라보았다.유월영이 웃으며 말했다.“아프기는요. 새로 산 립스틱을 발랐는데 색상이 제 피부색과 안 어울리나 봐요. 돌아가서 버려야겠어요.”해운 그룹 비서실의 에이스, 못하는 게 없고 뛰어난 화술까지 겸비하여 모두의 사랑을 받는 존재. 그녀는 그의 부모님에게도 아주 많이 사랑 받고 있었다.연재준은 갑자기 오전에 백유진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사람들은 다 유월영을 좋아한다는 말. 동료들은 물론이고 고객사 직원들, 심지어 나이 드신 어르신들까지 그녀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그녀는 그에게 온 뒤로 그의 일과 생활 모든 것에 개입했다. 그리고 일이면 일, 인간관계 모든 걸 훌륭하게 처리했다. 그의 부모님은 물론이고 친구들까지 둘이 언제 결혼하냐고 재촉할 정도였다.연재준의 입꼬리가 비뚜름하게 올라갔다.아니나 다를까, 윤미숙은 또 결혼 얘기를 꺼냈다.유월영은 여기 오기 전까
유월영은 차를 세운 뒤 조용히 그에게로 다가갔다.“대표님.”길이 어두컴컴해서 남자의 표정을 제대로 읽을 수 없었다. 그는 그녀가 다가오는 것을 들었음에도 고개를 돌려 그녀를 봐주지 않았다.유월영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주변을 둘러보다가 멀지 않은 곳에 24시간 슈퍼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쪽으로 걸어갔다. 그녀는 슈퍼에서 김밥 한 줄을 구매한 뒤, 레인지에 가열해서 연재준에게로 가져왔다.“저녁에 얼마 드시지도 않았잖아요. 자꾸 그러시면 속 버려요.”연재준은 말없이 그녀에게서 김밥을 받았다.유월영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아무리 회장님 말씀이 과했다지만 좀 참지 그랬어요. 회장님 고혈압 도지면 위험한 거 아시잖아요. 작년에도 병원에 한 달이나 입원해 계셨는데….”연재준은 갑자기 싸늘한 미소를 짓더니 김밥을 바닥에 던져버리고 그녀를 끌고 차로 들어갔다.모든 동작이 그렇듯 당연하고 거침이 없었다. 유월영은 하늘이 빙 도는 느낌이 들더니 정신을 파는 사이 어느새 남자의 손이 허벅지 안쪽으로 들어왔다.당황한 그녀가 그를 밀쳐내며 소리쳤다.“대표님!”비록 좁은 골목이라고는 하지만 길가는 행인들도 있었고 이런 장소에서는 싫었다.“이러지 마세요, 대표님! 여기서는 싫어요.”연재준은 그녀의 두 손을 꽉 잡아 머리 위로 고정한 채, 아무런 감정이 담기지 않은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유 비서 거절할 줄 아는 사람이었어? 모든 사람의 비위를 맞추느라 거절도 못하는 사람일 줄 알았는데.”남자의 거친 숨결이 그녀의 민감한 귓가를 자극했다. 그녀는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꾹 참고 하지 않으려고 했던 말을 꺼냈다.“모두가 저를 좋아하는 건 아닌데요. 대표님은 저 싫어하시잖아요. 대표님은 백유진 씨 같은 스타일을 좋아하니까. 혹시나 해서 묻는 건데, 백유진 씨랑은 진심이세요? 아니면 그냥 잠깐의 호기심인가요?”그녀는 줄곧 연재준이 백유진에게 흥미를 가지는 정도라고만 생각했다.하지만 그날 그가 했던 말은 그녀의 모든 예상을 뒤엎었다.혼전 순결을 지켜
다음 날, 유월영은 연재준과 함께 스미스를 대동하고 신주에 있는 카누 공장으로 갔다.투자를 주 항목으로 하는 해운그룹은 국내 최고의 투자 회사 중 하나였다. 해외에도 많은 지사를 두고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면서 투자 업계에서 그들이 가지는 영향력은 어마어마했다. 회사의 이미지를 위해 그들은 종종 국가에서 지원하는 산업에 투자하기도 했다.스포츠 종목으 그 중 한 가지였고 카누 제작 사업에 대한 투자도 그러한 이유에서 시작했다.유월영은 어제의 상실감을 잊고 회사의 주요 책임자로서 연재준의 옆을 지키며 완벽한 비서의 역할을 수행했다. 스미스의 곤란한 질문에 대답하는 쪽은 주로 그녀의 담당이었고 필요하지 않은 말은 아꼈다.거대한 공장 내부에는 이미 제작이 완료된 각양각색의 카누가 진열되어 있었다. 공장장의 설명을 들은 스미스는 연신 대단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공장장이 자신 있게 말했다.“길이가 18미터 되는 작은 카누도 있고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긴 카누를 제작 중에 있습니다. 제작이 완료되면 101미터가 될 겁니다. 우린 이 카누로 기니스 세계기록에 도전해서 세계에 신주 카누 산업을 알릴 생각입니다.”스미스가 화들짝 놀라며 말했다.“101미터나 되는 카누요? 그건 웬만한 건물 하나의 높이잖아요. 그런 거대한 배가 바다에 뜨면 정말 가관이겠는데요? 제가 조금 더 가까이 가서 봐도 되겠습니까?”공장장이 웃으며 말했다.“당연하죠. 사실 우리의 머리 위쪽에 있습니다.”고개를 들자 허공에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거대한 선박이 보였다.공장장이 말했다.“공간을 너무 차지해서 공간을 절약한다고 밧줄로 고정해서 허공에 매달아 두었습니다. 아직은 기본 골조만 완성된 상태이고 아직 갈 길이 멉니다.”사람들이 거대 카누에 정신이 팔린 사이, 유월영은 어딘가에서 불편한 시선을 느꼈다.주변을 둘러보니 구석진 곳에서 모자를 쓴 한 남자가 카메라를 들고 그들이 있는 곳을 촬영하고 있었다.유월영은 바로 인상을 쓰며 공장장에게 물었다.“공장장님, 저 사람은 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