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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8장

연재준은 서정희의 자살소동에 관한 얘기는 하지 않은채 유월영의 정갈한 옷차림을 보고는 말한다.

“출근하게?”

유월영도 대답대신 질문을 던진다.

“서정희 부모님 만나러 가요? 가서 무슨 얘기하는데요?”

연재준은 어젯밤 자기 방으로 돌아간걸까? 아니면 거실에서 밤새 앉아있었던걸까? 늘 검정색 셔츠에 검정색 바지만 입었던터라 바꿔입었는지를 모르겠다. 허나 그는 피곤한 기색 하나 없이 여전히 날카롭고 예리한 눈빛을 유지하고 있었다.

“궁금해서 그래 아니면 불안해서 그래? 내가 그 사람들한테 매수라도 당할까봐?”

아마도......후자일듯 싶다.

만남을 제안하는건 그가 유월영을 데리고 있는걸 알고 후한 조건을 내밀며 자신들에게 넘기라고 하는걸텐데. 과연 연재준은 그 제안을 받아들일까?

받아들인다면 그로써 유월영의 유일한 희망은 눈 앞에서 사라지는 꼴이 될테지.

끔찍한 생각에 벼락이라도 맞은듯 머리가 저려나며 마음이 복잡해지는 유월영이다.

유일한 희망? 연재준을 유일한 희망이라고 생각한다고??

“......”

서씨 가문 사람들보다 자신의 오락가락하는 감정상태가 더 무서워진다.

단 한번도 연재준을 자신의 희망이라고 생각한적 없다. 늘 혼자였으니까, 믿을건 자신뿐이었으니까.

지금은 되려 연재준에게 기댈 생각을 하고 있다니......

유월영은 입술을 꽉 깨물고 소파에 놓인 가방을 들고는 도망치듯 자리를 뜬다.

“출근해요 저!”

연재준은 허둥지둥 나가는 유월영의 뒷모습을 보며 입꼬리를 스윽 올린다.

열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더니 단단히 얼어있던 호수면이 한번 또 한번의 타격으로 깨질 기미를 보이는 순간이다.

하정은은 여전히 오리무중에 빠져있다.

“사장님, 서 선생님 만나실건가요?”

연재준이 손목시계를 내려다본다.

“아침 식사 시간 20분 정도 있어.”

“네, 그럼 얼른 오시라고 전하겠습니다.”

......

여전히 같은 호텔 조식 뷔페, 하정은이 연재준을 위해 닭고기버섯죽을 비롯한 여러 메뉴들을 가져다 준다.

연재준은 서양식보단 죽을 마시는걸 선호하는 편이다.

“서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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