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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4장

연재준은 한 손으로 유월영의 볼을 붙잡고 그녀더러 고개를 들어 자신을 올려다보게 한다. 눈부신 불빛 때문인지 연재준의 눈빛이 전과는 달리 나긋해져 보인다.

“전엔 죽기살기로 피하기만 하고 날만 서있는게 미웠는데 지금은 우울해하고 무서워하는게 보기 싫어졌어. 이 정도 이유면 충분해?”

그 말에 눈가가 파르르 떨리며 눈시울이 붉어지는 유월영이다.

하루종일 흙탕물에 담겨져 있었던듯한 몸과 마음이 사르르 녹으며 뭔가가 울컥하고 쏟아져 나오는 기분이다.

“재밌어? 내가 있는 한 너 보고싶을땐 언제든지 볼수 있을거야.”

“......”

유월영이 다급히 고개를 숙인다. 무슨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호흡이 가빠진다.

이때, 광장에서 빠른 리듬의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오기 시작했고 누가 시작했는진 모르지만 남녀노소 할것없이 전부 춤을 추기 시작했다.

연재준은 그 모습을 보며 생각에 잠기더니 뭔가 떠올랐는지 뒤로 한발 물러나 유월영에게 손을 내밀었다.

“주말에 춤 춰줄거라고 했잖아, 몇시간 남지도 않았는데 미리 소원권 쓸게.”

아......

되새겨보면 늘 화려한 무대 위에서나, 고급진 연회장에서만 춤을 췄던 연재준은 이런 시장 광장에서 춤을 춰 본 적이 없었다.

이내 어쩔수 없이 그의 손바닥 위에 자신의 손을 살포시 올려놓는 유월영이다.

연재준은 살짝 유월영을 자신에게로 당겨 춤을 추기 시작한다.

유월영은 그런 연재준을 아까부터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는다. 먼 훗날 완전히 등 돌려 서로 갈길 가는 한이 있더라도 오늘 밤 친히 유월영에게 불꽃놀이를 보여주고 춤도 같이 줘주며 한 해의 마지막을 함께해준 연재준을 잊지 못할것 같다.

그 생각에 하루 종일 참고 또 참아왔던 눈물이 그만 왈칵 터져버리고 만다.

연재준이 보기라도 할까 다듭히 고개를 숙여 눈물을 닦아내는 유월영이다.

사실 연재준은 진작에 눈치채고 있었지만 별다른건 묻지 않은채 유월영이 한바퀴 빙 돌수 있도록 잡은 손을 높이 들어준다.

유월영의 어깨에 걸쳐져있는 연재준의 옷은 오직 그를 위해 제작된 옷이라 마침 딱 들어 맞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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