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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4화

오늘의 연회는 하 씨 가문 집에서 열린 연회였고 별장 곳곳엔 조명이 반짝이고 있었다.

밖에 있는 정원으로 나온 유월영과 신연우다. 신연우는 쌀쌀한 밤바람에 예복만 입은 유월영이 추울까 걱정이 된다.

“이미 사모님이랑 인사도 나눴으니까 먼저 가도 돼요. 제가 데려다 드릴게요.”

유월영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좀만 더 있다가요. 아직 반도 안 됐잖아요.”

지금 간다 한들 누구도 신경 쓸 사람은 없겠지만 유월영은 늘 누군가에게 발목 잡힐 일을 하지 않기 위해 흠집같은걸 남기지 않는 타입이었다.

신연우는 유월영에게 덮어준 겉옷을 잘 여미어주더니 바람을 막아주기까지 했다.

그는 파운데이션 밑에 가려진 유월영의 안색을 보더니 나지막이 물었다.

“힘들어 보이네요. 일 때문에 쉬지도 못했죠?”

“금방 입사해서 익숙하지 않아 그래요. 손에 익으면 훨씬 쉽겠죠.”

유월영은 전혀 개의치 않는다. 이 정도 업무 강도라면 받아들일만 했다.

“그래도 늘 신경써야죠. 둘째 형이랑 한약재 알려달라고 할게요. 우려마실 시간 없으면 마침 제가 방학이라 집에 있으니까 다려다가 회사로 가져도 줘도 되고요.”

“제가 어떻게 감히 그런 민폐를 끼치겠어요.”

“제가 하고 싶어서 그런거니까 괜찮아요.”

“교수님 마음만 잘 받을게요. 제가 덥석 받아버리면 너무 분수를 모르는것 같아서요.”

어떤 관계여야 그런 부탁을 할 수 있단 말인가.

그 말에 신연우가 말도 없이 유월영을 쳐다보지만 뭔가를 어필하고 있는것 같았다.

유월영이 입술을 살짝 깨문다.

연안에서 돌아와 지금까지 온라인을 빼고 다시 얼굴을 마주본건 오늘 밤이 처음이다.

앞서 몇번이나 신연우가 식사 약속을 잡았지만 유월영은 늘 바쁘다고만 말하며 거절해왔다. 확실히 바쁜건 맞겠지만 그렇다고 밥 한끼 먹을 시간도 없다는건 말이 안 되지 않나.

결국 유월영은 그를 피하고 있는거다.

그가 숨기도 다른 모습 때문이 아니다. 그 날 차에서 연재준에게 반박할때 했던 말들은 전부 진심을 담은 말들이었다. 유월영은 신연우의 서로 다른 모습을 개의치 않는다, 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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