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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3화

그 소리에 고개를 홱 돌리는 유월영이다.

연재준이 차갑게 읊조린다.

“난 유월영이랑 같이 온 것도 아니고 관계도 영......평범하긴 한데 이런 나도 나서서 도와주는거라 생각하진 않겠지.”

“저......”

평범한 관계긴 무슨! 유월영은 한때 연재준의 여자였거늘!

윤영훈에겐 반박을 해도 연재준 앞에선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는 임지연이다.

연재준이 윤영훈보다 신분이 더 높아서가 아니라 윤영훈은 그렇게 말해도 화 내지 않는다는걸 알지만 연재준은 달랐기 때문이었다.

저 남자의 분위기는 이미 서있는 자체만으로도 사람을 두려움에 떨게 만들었다.

“저......당신들 왜 나만 괴롭혀!”

되려 적반하장으로 억울해하는 임지연이다.

유월영이 입꼬리를 씰룩거린다.

“잘못한 사람이 고자질이라니! 분명 네가 먼저 하 사모님 괴롭힌거잖아.”

“무슨 헛소리야 그게! 내가 언제!”

“오늘은 사모님 손자를 위한 연회야. 사모님이 좋은 음식에, 좋은 술 베푸시면서 초대하신건데 넌 무슨 한이 그리도 깊어서 이런 경사스러운 날에 하필 분위기를 망쳐? 이게 괴롭히는게 아니면 뭔데?”

윤영훈이 웃음을 참는다. 입씨름? 그건 유월영이 훨씬 센것 같다. 몇 마디로 상대를 꼼짝 못하게 만드니.

그저 망신만 주고 싶었던 임지연은 되려 본인이 망신을 당할 처지에 놓이자 안색이 어두워진다.

“너......”

“임 아가씨는 절대 일부러 그런게 아닐거야.”

하 사모님의 목소리가 들리자 다들 짜기라도 한 듯 길을 터준다.

환갑이 지난 연세에도 여전히 또렷한 정신을 유지하고 계시는 하 사모님은 그들에게 다가와 무덤덤하게 말씀하셨다.

“그저 술에 취했을 뿐이지. 자, 어서 아가씨 모셔다 드려.”

이게 어디 ‘모셔다 드리는’건가, 그냥 쫓아내시는거지!

임지연은 스스로 망신을 당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뒤를 지키고 있던 가문과 부모님의 얼굴에도 먹칠을 해버렸다.

얼굴이 울그락 불그락 거리는 임지연은 그제야 돌로 자기 발을 내리치는 느낌이 뭔지를 절실히 깨달은것 같다. 그러게 왜 유월영을 건드렸는지......

“아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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