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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6화

유월영은 못 들은척 고개를 돌린다.

“네?”

보일러 때문에 따뜻한 방 안에서 연재준은 정장 겉옷을 벗고 흰 셔츠와 그레이 조끼만 입은 채 이따금씩 보이는 굴곡으로 섹시함을 돋보이게 만들고 있었다.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대놓고 물어본 질문을 못 들을리가 없겠지만 연재준은 그런 유월영이 말을 섞고 싶어 하지 않은걸 알고는 웃으며 말했다.

“아니야.”

계속 쌍둥이를 들여다보는 유월영이다.

그래, 별로 연재준의 말에 대꾸를 하고 싶지 않다.

갑자기 그런 말은 왜 하는거지?

아이는 뜻밖의 유산이 아니었어도 연재준이 절대 낳게 못했을게 뻔하다. 그날 생리통 때문에 힘들어한것도 그는 유산 때문이라 오해하는걸 보면 답이 다 나온거 아닌가.

그와 아이니 뭐니 하는 얘길 나누기도 싫었다. 이상하기도 하고 의미도 없으니까.

유월영이 몸을 숙이고 쌍둥이들을 바라보려는 찰나 새근새근 잘 자고 있던 한 아이가 와하고 울음을 터뜨렸고 다른 아이도 덩달아 울음보를 터뜨리기 시작했다.

자신이 그런줄로 알고 심장이 철렁하는 유월영이다.

이때 연재준이 그녀의 손을 잡고 침대에서 멀리 떨어지게 한다.

베이비시터가 다급히 다가와 아이를 안아주며 말한다.

“왜 갑자기 울까요?”

유월영이 입을 열려는 찰나 연재준이 그녀의 손목을 꽉 움켜쥔다. 이내 베이비시터가 말한다.

“아이고, 응아했네. 우리 공주님, 왕자님은 늘 우는것도 따라서 울어. 죄송해요 두 분, 얼른 씻기고 올게요.”

유월영이 고개를 끄덕인다.

“네, 다녀오세요.”

베이비시터와 하인이 아이들을 안고 욕실로 들어간다.

그제야 한숨을 내쉬는 유월영이다. 손톱에 긁힌건줄 알았네.

“너가 그런것도 아닌데 뭘 인정하기 급급해.”

“인정하는게 아니라 아이들 울기 전 상황을 말씀드려서 왜 우는지 찾기 쉽도록 도와드리려는거죠.”

“저 사람들 눈에는 그저 ‘해명’이나 ‘변명’하기엔 급급한 사람으로 보일뿐이야. 가만히 있다가 물어보면 그때 대답해도 늦지 않아.”

다른 일이라면 가만히 있겠지만 어린 아이들이니 행여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무서웠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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