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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8화

유월영은 그제야 윤미숙의 옆에 임신한 여자가 같이 걷고 있는 모습을 주의해서 보았다.

선글라스로 얼굴의 반을 가리고 있어서 누군지 알아볼 수는 없지만 배가 나온 걸 봐서 6개월 이상은 되어 보였다.

[휴대폰이 흔들려서 제대로 안 보일지 모르겠는데 둘이 손을 잡고 있는 모습이 아주 가까워 보였어. 설마 연재준이 밖에서 사생아라도 만든 건 아니겠지?]

유월영은 한참을 여자를 뚫어지게 바라봤지만 아는 얼굴은 아니었다.

전에 백화점 육아용품 코너에서 윤미숙 여자와 마주쳤던 것을 떠올렸다. 나중에 산부인과에서도 만난 적 있는데 길을 잘못 들었다고 해서 그러려니 했었다.

유월영은 윤미숙이 임신했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임산부가 따로 있는 모양이었다.

누굴까?

윤미숙이 이 정도로 관심을 갖고 보살피는 여자라면 아주 중요한 사람일 것이다.

설마 정말 연재준 옛 애인 중에 누가 임신했나?

아니면 연 회장님?

전자에 비해 후자일 가능성이 컸다.

연재준과 윤미숙의 사이는 거의 좋았던 적이 별로 없었다. 연재준이 사생아가 생겼다고 하더라도 윤미숙에게 부탁할 리는 없었다.

만약 후자라면 정실부인이 남편이 바람나서 임신한 여자를 돌보는 격이었다.

그것도 현실과 괴리감이 있었다.

유월영은 잠깐 고민하다가 답장을 보냈다.

[윤미숙 여사님 맞아. 옆에 여자는 나도 모르는 얼굴이야. 윤 여사님 지인이겠지.]

조서희에게서 바로 답장이 왔다.

[괜찮아. 여긴 시골 마을이라 한집 건너 다 아는 사람들이야. 나중에 엄마한테 알아보라고 하면 뭔가 나올지도 몰라. 알아내면 소식 전해줄게.]

유월영은 친구가 그래도 씩씩하게 잘 지내는 것 같아서 마음이 놓였다.

[그래. 난 지금 영안으로 출장 중이야. 지역 특산물 좀 사서 보낼 거니까 주소나 보내줘.]

조서희는 기뻐서 춤 추는 이모티콘과 함께 주소를 보내왔다.

핸드폰을 내려놓은 유월영은 방 안을 왔다갔다 하며 고민에 잠겼다. 뭔가 엄청난 일을 알아낸 것 같은 기분이었다.

해운 같은 대기업 가문에서 사생아가 등장했다면 곧 승계권 전쟁이 일어날 거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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