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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화

유월영은 자연스럽게 시선을 떨구고 서류를 펼쳤다.

연재준은 인상을 쓰며 손을 내렸다.

“소 팀장, 앉지.”

말을 마친 그는 무의식적으로 유월영이 있는 쪽을 살폈다.

유월영은 연구팀 소속이었고 주로 데이터를 관리했기에 다른 업무는 그녀와 딱히 상관이 없었다.

그래서 사업 목표와 방향을 결정하는 이번 회의에서 그녀에게 발언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장장 세 시간 진행된 회의는 저녁 다섯 시가 되어 드디어 끝이 났다.

유월영이 정리한 회의록을 챙기고 사무실을 나가려는데 연재준의 비서가 그녀에게 다가왔다.

“유월영 씨, 대표님께서 잠깐 뵙자고 합니다. 프로젝트 관련해서 같이 의논할 게 있다네요.”

유월영이 물었다.

“사무실로 바로 가면 되나요?”

“대표님은 지금 서 대표님이랑 이야기 중이니 손님 대기실에서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유월영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손님 대기실로 향했다.

그렇게 30분을 기다렸지만 연재준은 나타나지 않았다.

처음에는 두 기업의 오너가 할 얘기가 많아 늦어진다고 생각했지만 잠시 후, 소은혜가 대표 사무실 문을 노크하고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짜증이 치밀었다.

안으로 들어간 소은혜는 두 시간이 넘도록 사무실에서 나오지 않았다.

소은혜가 들어가고 한 시간이 되었을 때, 유월영은 서지욱의 비서에게 문자를 보내 서지욱이 아직 해운에 있는지 물었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답장이 왔다. 회의 끝나고 바로 나갔다는 내용이었다.

유월영은 비서실 직원이 거짓말을 할 리는 없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연재준이 그녀를 남기라고 했을 때는 서지욱과 함께 있었는데 간단히 얘기만 끝내고 돌아갔을 수도 있었다.

기분이 나쁜 건 사람을 기다리게 해놓고 불러주지 않은 연재준의 처사였다.

분명 할 말이 있다고 불러놓고 소은혜와 사무실에서 단둘이 두 시간이나 얘기를 나누다니!

그날 선박에서 있었던 일과 아까 대놓고 그에게 추파를 던지던 소은혜의 모습을 생각하면 둘이 안에서 일 얘기를 하는지 다른 일을 하는지 분간할 수 없었다.

유월영은 저도 모르게 배로 손을 가져갔다. 조금 허기가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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