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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72화

Author: 무가
이번 대회는 그들 4대 종문의 체면을 건 싸움이었다.

은청준이 만약 진다면 곤륜의 체면이 바닥을 칠 것이다.

게다가 곤륜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진서준 혼자서 이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을지 의문을 품고 있었다.

“누가 이기고 누가 지는지는 마지막까지 지켜봐야 알 수 있습니다. 누구나 다 다크호스가 될 수 있는 법이죠.”

주자청의 말에 진서준은 더 이상 대꾸하지 않고 그저 링만 바라보았다.

슥...

은청준이 허리춤에서 보검을 뽑았다.

반면에 은범은 두 손을 비운 채 은청준을 바라보았다.

“네 무기는 어디 갔어?”

은청준이 의아해하며 물었다.

예전 은씨 가문에서 은범은 종종 검을 사용했었다.

“난 이제 그런 겉만 번지르르한 물건은 안 써.”

은범이 냉랭하게 한마디 대꾸했다.

그 이유는 진서준이 바로 검을 사용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은범은 진서준과 같은 무기를 사용하는 것이 굴욕스러웠기에 다시는 검을 쓰지 않기로 했다.

“겉만 번지르르하다고? 오늘 그 겉만 번지르르한 물건 아래서 패배할 거야.”

은청준이 비웃으며 공격을 준비했다.

“청준 선배가 전력을 다하려 해.”

은청준이 검을 뽑자 곤륜 사람들은 전부 흥분하며 소리쳤다.

“청준 선배 검술은 일반 검술이 아니야. 듣자 보니 곧 동북 검선과 맞붙을 수 있을 정도라고 하던데?”

“한 가지 확실한 건 이따가 무조건 눈이 즐거울 거야.”

“청준 선배가 검을 뽑는 속도는 총알보다 두 배 빠르다더라.”

곤륜에서 은청준이 검을 사용한 횟수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왜냐하면 검술이 은청준 비장의 카드였기 때문이었다.

지금 은청준은 4대 종문 대회에서 첫 출발부터 전력을 모두 쏟아내기로 했다.

그래야 다른 사람들에게 기세로 압도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부터 네가 우리 차이가 얼마나 엄청나게 큰지 알게 될 거야.”

은청준이 한쪽 무릎을 살짝 구부린 뒤 갑자기 온몸이 튕겨 나갔다.

슉!

순식간에 은청준은 총알처럼 날아가 은범에게 돌진했다.

은청준은 우렁찬 목소리로 포효하며 단숨에 필살기를 사용했다.

그러자 검의 그림자가 여러 겹 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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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793화

    “도지아, 나 하경범이야.”해 질 무렵, 도지아는 하경범의 전화를 받았다.상대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도지아는 바로 전화를 끊으려 했다.“잠깐만, 끊지 마. 오늘 전화한 건 전에 있었던 일에 관해 사과하고 싶어서야.”하경범이 드물게도 저자세로 나왔다.“뭐? 사과라고? 나한테?”도지아는 놀라 눈을 휘둥그레 떴다.도지아가 아는 하경범은 절대 고개 숙일 사람이 아니었다.설령 본인이 잘못했어도 어떻게든 상대를 조종해서 오히려 죄를 뒤집어씌우는 인간이 바로 하경범이었다.“그래, 그땐 내가 정신이 나갔던 것 같아. 어떻게 너처럼 훌륭한 모델을 억지로 따먹으려 했는지 모르겠어. 네 다리 다친 것도 내가 시킨 게 맞아. 정말 미안해. 며칠 전 너와 다시 만난 뒤로 계속 반성했어. 내가 너무 지나쳤더라고. 너한테 용서를 구할 기회를 줄 수 있겠어?”하경범의 태도는 의외로 진지했다.도지아는 순간 지금 전화 너머에 있는 사람이 정말 하경범이 맞나 싶었다.“됐어, 앞으로 다신 날 귀찮게 하지 않으면 그걸로 충분해.”“당연하지. 앞으로 널 귀찮게 할 일은 없어. 이번에 전화한 건 너와 직접 만나서 사과하고 싶어서야.”하경범이 드디어 본론을 꺼냈다.“굳이 그럴 필요까진 없어. 전화로 사과한 것만으로도 충분해.”도지아는 단호하게 거절했다.도지아도 경계를 완전히 내려놓을 만큼 어리석지는 않았다.“지아야, 네가 나랑 안 만나주면 솔직히 나도 불안해. 사실 이번에 내가 이렇게 나오는 건 황예은 때문이야.”하경범은 자세하게 자기주장을 해명했다.“황씨 가문의 세력이 어떤지 네가 더 잘 알 거야. 사업하는 사람 입장에서 괜한 적을 만들고 싶진 않거든. 나도 황예은과 불필요한 마찰을 일으키고 싶지 않아.”하경범의 말을 듣자 도지아는 대충 상황을 이해했다.하경범이 갑자기 태도를 바꾼 건 전적으로 황예은 때문이었다.황씨 가문은 대한민국에서 최고 재벌이라고 불리는 가문이었다.어떤 명문대가라고 해도 황씨 가문 앞에선 공손해질 수밖에 없었다.물론 하씨 가문이라고 예외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792화

    진서준의 진지한 표정을 보자 김연아는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 앞으로 네 말 잘 들을게.”“뭐 먹고 싶어? 내가 해줄게.”진서준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물었다.“아무거나 좋아. 네가 만든 거면 다 맛있으니까.”김연아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사랑하는 사람이 곁에서 걱정해 주는 이 따뜻한 느낌이 김연아의 가슴에 깊이 스며들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진서준은 버섯 죽 한 그릇을 가져왔다.“그나저나 차이더리스 사람들은 어떻게 됐어? 그렇게 기세등등하던 놈들이 가만있을 것 같진 않은데?”김연아가 죽을 먹으며 물었다.“군부에서 알아서 적절하게 처리했어.”진서준이 가볍게 말했다.“군부가 나섰다고?”김연아는 예상치 못한 소식에 놀랐다.“응. 놈들은 이제 절대 대한민국을 떠날 수 없어.”김연아는 순간 멈칫하다가 다시 진서준에게 확인했다.“설마... 다 죽은 거야?”“그래.”진서준은 고개를 끄덕였다.“가주 월런도 죽었어.”“차이더리스 가문이 무조건 가만히 있지 않고 복수하려 할 거야...”김연아는 눈살을 찌푸렸다.어쨌든 차이더리스 가문은 초아국에서 손꼽히는 명문대가였다.그런데 그 가문의 가주가 대한민국에서 죽었으니 가문 전체가 가만히 있을 리가 없었다.“걱정 마. 어제 일을 알고 있는 놈들은 전부 죽었어. 누가 한 짓인지 알아낼 수 없을 거야.”진서준은 태연하게 웃으며 김연아를 위로했다.사실 아버지를 찾는 일이 급하지 않았다면 김연아의 상처가 회복되는 순간, 진서준은 직접 초아국으로 쳐들어가 차이더리스 가문 자체를 역사의 쓰레기통에 처넣을 것이다.진서준의 가족은 절대 건드려서는 안 될 역린이었다.용의 역린을 건드리면 대가는 파멸뿐이었다.“참, 며칠 후에 르벨에 좀 다녀올 거야.”진서준이 갑자기 다른 화제를 꺼냈다.“르벨에? 왜?”“오영수 대장한테서 내 출생에 관한 정보를 조금 들었어. 더 자세한 걸 알아보면 아버지를 찾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그럼 조심해야 해. 르벨은 대다수 대한민국 도시와 틀려. 거기에서 거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791화

    이른 아침.반쯤 망가진 몸으로 돌아온 진서준을 본 모두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진서준, 난 다시는 널 못 보는 줄 알았어.”눈이 벌겋게 충혈된 서지은이 곧바로 달려와 진서준을 꼭 껴안았다.“난 괜찮아, 지은아. 우선 연아 치료부터 해야 해.”진서준은 서지은의 등을 가볍게 두드렸다.“뭐라고? 연아가 다쳤다고? 그럼 어서 가.”서지은은 깜짝 놀라며 급히 진서준을 놓아주고 그를 재촉했다.김혜민이 앞장서서 진서준과 함께 김연아가 있는 곳으로 갔다.“하문천 어르신께서 네가 올 때까지 기다리라고 하셔서 언니 상처는 간단히만 응급처치했어.”김혜민이 이를 악물었다.“그 개자식들이 어떻게 여자한테 이 정도로 잔인하게 굴 수가 있어?”김연아의 상처를 직접 확인한 순간, 김혜민의 눈물이 걷잡을 수 없이 쏟아졌다.“일단 나가 있어.”진서준은 단호하게 말하고 이내 조용히 김연아 곁에 다가갔다.혼수상태에 빠진 김연아는 잔뜩 찌푸린 얼굴로 힘없이 중얼거렸다.“진서준... 어서 도망쳐... 날 신경 쓰지 말고...”그 한마디가 진서준의 심장을 송곳처럼 찔렀다.이 지경까지 고문당했으면서도 김연아는 여전히 진서준을 걱정하고 있었다.“난 여기 남을 거야. 나도 도울게.”김혜민은 나가려고 하지 않았다.“그럼 일단 따뜻한 물 한 대야랑 흰 수건 몇 장 가져와.”“알았어. 금방 가져올게.”김혜민이 다시 들어왔을 때, 진서준은 이미 김연아의 붕대를 모두 벗긴 상태였다.피는 이미 굳었지만 피멍과 자국으로 가득한 상처는 너무나도 끔찍했다.“이 상처를 치료한 후 언니 몸에 흉터가 남으면 어떡해?”김혜민이 흐느끼며 물었다.“걱정 마. 최고의 약으로 모든 상처를 깨끗이 지워줄 거야.”진서준은 직접 제조한 약 가루를 꺼냈다.본래는 도지아를 위해 준비한 것이었지만 지금은 김연아의 상태가 더 위중했다.두 사람은 조심스럽게 수건으로 김연아의 상처를 닦아냈다.소독, 약 바르기, 붕대 감기... 진서준은 모든 과정을 신중하게 진행했다.하지만 아무리 조심해도 특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790화

    진서준은 무심하게 주머니에서 갈색 알약 하나를 꺼냈다.그 모습을 본 소르의 동공에 지진이 일어났다.알약은 입에 닿자마자 녹아들었고 엄청난 영기가 범람하는 홍수처럼 진서준의 단전에 쏟아져 들어갔다.“다음번 공격으로 널 지옥에 보내주마.”말을 마치자마자 막대한 영기가 참선검으로 흘러들었고 검신은 순식간에 푸른빛으로 물들었다.소르는 참선검에서 모든 걸 파괴할 듯한 어마어마한 힘이 분출되고 있다는 걸 똑똑히 느낄 수 있었다.도망쳐야 한다는 생각이 소르의 머릿속에 꽉 찼다.지금 이 상황에서 살아남으려면 도망치는 것 외엔 방법이 없었다.소르는 재빨리 몸을 돌려 필사적으로 뛰었고 눈 깜짝할 사이에 이미 백 미터를 달려 나갔다.“도망칠 수 있을 것 같아?”진서준이 발을 내디디는 순간, 이미 소르의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이봐, 사람은 한발 물러설 줄도 알아야 해. 그래야 나중에 다시 웃으며 볼 수 있는 거 아니겠어?”소르의 얼굴이 어둡게 일그러졌다.“넌 날 다시 볼 기회 따위 없어.”말이 끝나기도 전에 참선검이 소르의 목을 스쳤다.가는 실처럼 섬세한 검광이 스쳐 소르의 목에 붉은 선이 그어지더니 곧이어 피가 샘물처럼 솟구쳤다.휘둥그레 뜬 소르의 두 눈에는 극도의 원한과 후회만이 가득했다.그리고 그대로 바닥에 쓰러져 움직이지 않았다.천의방 두 고수가 차례로 죽기까지 걸린 시간은 고작 3분도 되지 않았다.그리고 그들을 죽인 건 단 한 사람, 바로 진서준이었다.이 사실이 외부에 퍼진다면 아마 전 세계가 경악할 것이다.“쏴! 당장 쏴 죽이란 말이야!”월런이 격노하며 명령을 내렸다.그러자 주변의 총잡이들이 일제히 총구를 들어 진서준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총알이 빗발치듯 쏟아지며 진서준의 머리를 향해 날아왔다.“오늘 여기 있는 놈들은 모조리 쳐 죽일 거야.”선천의 힘조차 진서준을 상처 입히기 어려운데 하물며 이런 총알 따위가 위협이 될 수 없었다.진서준은 검을 휘두르며 총잡이 속으로 뛰어들었다.진서준이 지나가는 곳마다 아무런 저항도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789화

    “세 공격 만에 날 죽이겠다고?”루돌프는 순간 멍해졌다가 이내 섬뜩한 웃음을 터뜨렸다.“방금 그 노인네가 있었으면 조금은 신경 썼겠지만 네가 직접 그 노인네를 내보냈으니 네 손으로 죽음을 택한 거야. 요즘 젊은것들은 왜 이렇게 건방진 거야?”소르도 진서준이 허세를 부린다고 생각했다.약을 삼킨 루돌프의 실력은 단순히 조금 오른 정도가 아니었다.지금의 루돌프는 사실상 십급 대종사와 맞먹는 수준이었다.세 번 공격은커녕, 열 번 공격한다고 해도 진서준이 루돌프를 죽일 가능성은 없어 보였다.“뭘 멍하니 서 있어? 당장 저놈을 죽여.”월런의 얼굴이 새파래졌다.하문천이 다시 돌아올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인지라 호국장군이 이 대결에 끼어든다면 승패를 예측하기 어려웠다.“가자!”루돌프가 먼저 움직였다.하지만 진서준의 속도가 더 빨랐다.진서준의 발끝이 땅을 스치자 어둠 속에서 수많은 잔상이 춤추듯 번쩍였고 그의 등 뒤에 떠오른 오조금용이 살아 숨 쉬는 듯했다.챙!진서준의 검이 루돌프 앞을 가로막는 선천의 힘에 부딪치며 금속이 부딪치는 듯한 날카로운 소리가 들려왔다.“한 번.”진서준의 표정은 냉랭했다.“이봐, 설마 진짜로 세 번 안에 날 죽일 셈이야? 농담도 정도껏 해.”루돌프의 분노가 폭발했다.차이더리스 가문의 절대 강자이자 천의방 고수인 자기가 한낱 젊은 청년한테 이런 취급을 당하다니, 분노가 끓어오를 수밖에 없었다.참선검이 루돌프를 꿰뚫지 못했지만 진서준은 모든 게 예상대로 흘러가고 있다는 듯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쿵!진서준이 또 주먹을 내지르자 포탄이 산을 강타하는 듯한 충격이 일어났다.땅이 흔들리고 발밑의 지면이 반 미터 깊이의 균열을 만들며 사방으로 갈라졌다.루돌프의 표정이 심각해졌다.자기 앞을 보호하던 선천의 힘의 방어막에 맨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금이 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두 번.”진서준이 차갑게 말했다.“네놈을 죽여버릴 거야. 네 뼈를 뽑아 개밥으로 던져 주마.”루돌프는 광기 어린 표정을 지으며 분노에 찬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788화

    심지어 어둠 속에서는 저격수가 기회를 노리고 진서준을 죽이려고 했다.철갑탄의 위력은 실로 어마어마했기에 대종사급 강자라 해도 이 탄환을 정면으로 맞으면 무사할 수 없었다.진서준은 간신히 자세를 바로잡았지만 이 찬환을 회피할 기회조차 없었다.푸슉!철갑탄이 진서준의 갈비뼈를 꿰뚫었고 붉은 피가 상처에서 샘물처럼 터져 나왔다.“저놈이 치명상을 입었어!”월런이 흥분한 목소리로 외치며 모두의 기세를 돋구어줬다.그제야 주변에 있던 모두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설마 이 청년이 죽지 않는 악마는 아닐지 다들 의심이 들 지경이었다.그러나 총상을 입은 진서준은 아무런 영향도 받지 않은 것처럼 당황하지 않고 침착한 태도를 보였다.게다가 진서준의 상처는 빠른 속도로 아물기 시작했다.“저놈, 진짜 악마 아냐?”소르는 그 모습에 놀란 목소리로 중얼댔다.정상적인 인간이라면 이런 회복 속도가 나올 리가 없다.“바로 지금이야, 다들 함께 달려들어 저놈을 죽여!”루돌프가 정신을 차리고 모두를 향해 외쳤다.“너희 차이더리스 놈들, 우리 대한민국 땅에서 너무 날뛰는 거 아니야? 눈에 뵈는 게 없어?”그때였다.멀리서부터 우렁찬 목소리가 천천히 울려 퍼졌다.“누구야?”모두가 소리가 난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그곳에서 한 사람이 빠르게 달려오고 있었다.그리고 그 사람의 얼굴이 선명해지자 소르의 눈썹이 꿈틀거렸다.“하문천? 저 녀석이 왜 여기 있어? 명주시에 있던 거 아니었나?”천천히 모습을 드러낸 사람은 대한민국 국안부의 진천진군 하문천이었다.하문천을 보자마자 월런의 얼굴이 심하게 일그러졌다.호국장군이 이렇게 빨리 올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내가 너희 국안부를 우습게 보는 게 아니야. 너희 사람이 우리 아들을 죽였단 말이야.”월런이 앞으로 나서서 하문천과 눈을 마주쳤다.“얼씨구, 그래서 네가 직접 대한민국에 발을 붙인 거야?”하문천은 월런의 말에 의아해했다.사실 하문천은 차이더리스 가문이 급하게 전용기를 띄워 대량의 인원을 강남으로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787화

    “진서준!”진서준의 뒷모습을 본 김혜민은 흥분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진서준이 다행히도 제때 도착한 모양이었다.하지만 진서준의 품에 안긴 김연아를 본 순간, 김혜민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김연아는 온몸이 피범벅이었고 등에는 살점이 찢겨 나가 볼품없이 다쳐 있었다.김연아가 얼마나 끔찍한 고통을 당했을지 상상할 수 없었다.“이 개자식들이 이렇게 끔찍한 짓을 저질러?”김혜민은 이를 갈며 분노했다.“닥쳐! 저 계집 도망 못 가게 잘 감시해.”소르는 쌀쌀하게 명령을 내린 후 바로 전장 한가운데로 걸어갔다.소르의 시선은 곧바로 이미 선약을 사용한 상태인 루돌프에게 향했다.루돌프를 이 지경으로 몰아넣다니, 눈앞의 이 진서준이라는 청년의 실력은 결코 만만치 않은 것 같았다.“어라? 이건 오조금용이잖아? 대한민국 용맥의 가문이야?”소르가 가까이 다가오자 진서준의 등에 새겨진 오조금용을 발견했다.“소르, 같이 이놈을 잡자. 우리 둘이 대한민국 용맥의 가문 비밀을 죄다 파헤치는 거야.”루돌프가 소리쳤다.루돌프의 몸은 이미 뼈만 남은 해골처럼 말라버렸고 마치 꺼져가는 촛불 같았다.하지만 루돌프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압도적인 기세는 여전히 강렬했다.“천의방 강자 둘이 협력하면 저놈이 살아남을 리가 없지.”아직 살아있는 월런의 부하들은 다시 희망이 활활 타올랐고 월런 역시 안도의 숨을 깊이 내쉬었다.“어서 저놈 죽여 버려!”월런은 진서준을 1초도 살려두고 싶지 않았다.진서준이 살아있는 한, 월런은 한순간도 편할 수가 없었다.“가자!”순간, 소르가 땅을 구르며 화살처럼 튀어나와 진서준에게 돌진했고 루돌프 또한 소르와 동시에 움직였다.두 사람이 앞뒤에서 진서준을 협공했다.“이런 치사한 놈들, 둘이서 한 명을 상대하는 게 부끄럽지도 않아?”김혜민은 급한 마음에 발만 동동 굴렀다.그 말에 주변의 사람들이 폭소했다.생사가 걸린 전투에서 치사하고 부끄러운 걸 따질 수 없었다.어떤 비겁한 수단을 써서라도 살아남는 자만이 최후의 승자였기 때문이다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786화

    쾅!귀청이 찢어질 듯한 폭음과 함께 저택 전체가 흔들리며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했다.두 사람의 발밑에서 균열이 일어나더니 거미줄처럼 사방으로 퍼져나갔다.“설마 루돌프 씨도 저놈을 이기지 못하는 건가?”“말도 안 돼. 저 대한민국 애송이가 얼마나 어린데?”“가주님, 지금 혼란스러울 때 총을 쓰는 게 어떻겠습니까?”곁에 있던 집사가 낮은 목소리로 귀띔했다.월런은 잠시 고민하다가 결단을 내렸다.“저격총을 사용해. 반드시 한 방에 저놈을 끝내야 해.”이제 와서 무슨 수를 쓰든 상관없었다.어떻게든 저 괴물을 죽이기만 하면 된다는 게 월런의 생각이었다.“알겠습니다.”집사는 즉시 사람을 시켜 저격팀을 준비했다.그때, 진서준의 옷이 찢어지면서 등 뒤의 오조금용이 모습을 드러냈다.“아니, 이건 오조금용이잖아? 설마 네가 대한민국 용맥의 가문 사람이란 말이야?”루돌프의 얼굴이 순식간에 일그러졌다.루돌프는 100년 넘게 살아오며 일반인이 모르는 수많은 비밀을 알고 있었다.심지어 루돌프는 지난번 대한민국 대재앙에 가담했었다.목적은 단 하나였는데 바로 용맥 가문의 또 다른 인물을 잡기 위해서였다.그런데 20년이 지난 지금 이렇게 다시 용맥의 가문 사람을 마주하게 되었다.“네놈이 이 어린 나이에 괴물 같은 실력을 갖출 수 있었던 이유가 이거였네.”루돌프는 그제야 모든 게 이해되었다.20년 전 만났던 그 남자도 지금 이 녀석처럼 실력이 막강했다.“네놈은 쓸데없는 말이 너무 많아.”진서준은 무심한 표정으로 루돌프의 말을 외면했다.지금 진서준의 머릿속에는 오직 이 늙다리를 찢어 죽이는 생각 하나만 남았다.이 늙다리를 처치한 후 저 짐승 같은 월런에게 생지옥을 맛보게 해야 했다.“이봐, 네가 용맥의 가문이면 뭐 어쩔 건데? 20년 전 그 녀석도 우리한테 쫓겨서 개처럼 도망쳤잖아.”루돌프가 무심결에 진서준을 도발했다.그 말을 들은 순간, 진서준의 가슴속에서 분노가 더 활활 끓어오르기 시작했다.“그럼 당시 우리 아버지를 추격하던 놈 중에 네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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