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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1화

작가: 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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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렛의 매혹적인 몸매를 보면서도 장조인 일행은 누구 하나 감히 사악한 생각을 품지 않았다.

그 이유는 단순했다.

다들 바이올렛은 가시가 달린 장미와 같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바이올렛에 불순한 생각을 품는 자에겐 오직 죽음만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다.

지의방 랭킹 26위에 있는 칠급 대종사를 감히 얕볼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바이올렛 혼자만으로도 장씨 가문을 무릎 꿇게 하기에는 충분했다.

사실 바이올렛은 장조인이 주동적으로 찾은 게 아니라 바이올렛이 먼저 장씨 가문을 찾아온 것이다.

장조인의 말대로 바이올렛과 장씨 가문은 단순한 이익 교환의 사이였다.

장씨 가문은 바이올렛한테 대한민국의 천재들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고 바이올렛은 장씨 가문을 도와 서씨 가문을 공격해 장씨 가문이 강남 최고의 가문에 오를 수 있도록 조력했다.

처음에 장조인은 바이올렛의 말을 농담으로만 받아들였다.

하지만 바이올렛이 엄청난 실력을 보여주자 그는 이 매혹적인 여자가 결코 농담하는 게 아니란 걸 깨닫게 되었다.

바이올렛의 실력은 강남 최고의 대종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진서준, 조금 전에는 그렇게 건방지게 굴더니 왜 지금은 한마디도 안 하는 거야?”

진서준이 아무런 말도 하지 않자 장조인은 바로 분노를 터뜨리며 조롱했다.

아무래도 조금 전에 당한 굴욕을 전부 쏟아내는 것 같았다.

진서준은 그 말을 듣고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경멸스럽게 말했다.

“네 눈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게 겁먹은 걸로 보여? 장조인, 너 참 한심하구나. 바이올렛이 있으니까 내가 여기서 죽을 줄 알아? 네가 바이올렛과 손잡으면 장씨 가문이 강남 최고 가문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난 사실 너희 장씨 가문이 내게 무릎 꿇고 사죄하도록 했을 뿐이야. 근데 이제 생각이 바뀌었어. 장씨 가문이 해외 이족과 내통했다는 이유로 너희 장씨 가문을 처단하겠어.”

국안부 규정에 따르면 이족과 내통하는 죄는 용서받을 수 없는 큰 죄였다.

해외 이족과 내통한 가문은 반드시 뿌리 뽑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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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입맛이 특이한 거야, 아니면 너희 이족의 입맛이 다 그 꼬락서니인 거야?”진서준은 바이올렛을 바라보며 가볍게 웃었다.진서준이 아직도 태연자약하게 웃는 모습을 보자 바이올렛의 눈빛은 더욱 차가워졌다.“이따가 지금처럼 웃음이 나올지 두고 보자.”말을 마친 후, 바이올렛은 몸을 휙 돌리더니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그리고 장씨 가문의 저택 안에서는 바이올렛의 허상이 여러 개 나타났다.허상은 하나하나가 실제 사람과 같았고 진짜와 가짜를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정교했다.“죽여! 저 녀석 숨통 끊어버려!”바이올렛이 공격을 개시하자 장조인의 얼굴은 흉측하게 일그러졌다.장조인은 이미 진서준이 무릎 꿇고 목숨을 구걸하는 장면을 상상하고 있었다.쿵!둔탁한 소리와 함께 바닥이 강렬하게 흔들렸다.주위의 풀밭에는 대지진이라도 겪은 듯한 섬뜩한 균열이 나타났다.장조인과 그 일행은 깜짝 놀라며 균열의 중심으로 시선을 돌렸다.그곳에서는 진서준과 바이올렛이 이미 격렬하게 싸우고 있었다.두 사람의 주먹과 손바닥이 맞닿을 때마다 고막을 찢을 듯한 굉장한 폭음이 터져 나왔다.게다가 두 사람의 발이 바닥에 떨어질 때마다 바닥이 갈라지며 균열이 점점 더 넓어졌다.장조인 일행은 급히 뒤로 물러섰다.진서준과 바이올렛이 싸우는 그 여파만으로도 장조인 일행은 견디기 힘들었다.두 사람의 막상막하인 모습을 보자 장조인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바이올렛과 손잡은 게 참 다행일 정도였다.바이올렛이 없었다면 진서준의 실력으로 장씨 가문을 충분히 멸망할 수 있었다.쿵!다시 한번 강력한 충격이 일어났고 두 사람은 각각 10미터 넘게 뒤로 밀려났다.두 사람이 바닥에 발을 딛고 서 있을 때 지나간 자리는 온통 균열이 가득했다.푸른 눈동자를 가진 바이올렛은 진서준을 빤히 노려보며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아무리 생각해도 진서준이 그날 밤보다 훨씬 강해진 것 같았다.설마 그날 밤 이 녀석이 일부러 실력을 감춘 건가?생사가 오가는 판국에서 누구도 그렇게 대담한 짓을 할 수는 없을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201화

    바이올렛의 매혹적인 몸매를 보면서도 장조인 일행은 누구 하나 감히 사악한 생각을 품지 않았다.그 이유는 단순했다.다들 바이올렛은 가시가 달린 장미와 같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바이올렛에 불순한 생각을 품는 자에겐 오직 죽음만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다.지의방 랭킹 26위에 있는 칠급 대종사를 감히 얕볼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바이올렛 혼자만으로도 장씨 가문을 무릎 꿇게 하기에는 충분했다.사실 바이올렛은 장조인이 주동적으로 찾은 게 아니라 바이올렛이 먼저 장씨 가문을 찾아온 것이다.장조인의 말대로 바이올렛과 장씨 가문은 단순한 이익 교환의 사이였다.장씨 가문은 바이올렛한테 대한민국의 천재들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고 바이올렛은 장씨 가문을 도와 서씨 가문을 공격해 장씨 가문이 강남 최고의 가문에 오를 수 있도록 조력했다.처음에 장조인은 바이올렛의 말을 농담으로만 받아들였다.하지만 바이올렛이 엄청난 실력을 보여주자 그는 이 매혹적인 여자가 결코 농담하는 게 아니란 걸 깨닫게 되었다.바이올렛의 실력은 강남 최고의 대종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진서준, 조금 전에는 그렇게 건방지게 굴더니 왜 지금은 한마디도 안 하는 거야?”진서준이 아무런 말도 하지 않자 장조인은 바로 분노를 터뜨리며 조롱했다.아무래도 조금 전에 당한 굴욕을 전부 쏟아내는 것 같았다.진서준은 그 말을 듣고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경멸스럽게 말했다.“네 눈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게 겁먹은 걸로 보여? 장조인, 너 참 한심하구나. 바이올렛이 있으니까 내가 여기서 죽을 줄 알아? 네가 바이올렛과 손잡으면 장씨 가문이 강남 최고 가문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난 사실 너희 장씨 가문이 내게 무릎 꿇고 사죄하도록 했을 뿐이야. 근데 이제 생각이 바뀌었어. 장씨 가문이 해외 이족과 내통했다는 이유로 너희 장씨 가문을 처단하겠어.”국안부 규정에 따르면 이족과 내통하는 죄는 용서받을 수 없는 큰 죄였다.해외 이족과 내통한 가문은 반드시 뿌리 뽑아야 했다.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200화

    그렇다고 해서 신민준 일행은 섣불리 진서준을 기습할 수 없었다.우선 차 내 공간이 너무 작아 공격을 개시하기에 불리했기 때문이다.게다가 그들이 기습에 성공했다고 해도 진서준을 단번에 죽일 자신도 없었다.진서준이 아까 보인 푸른빛 번개는 이미 신민준과 우진영의 전투 의지를 전부 꺾어놓기에 충분했다.차는 신호등도 무시한 채 길에서 전속으로 달렸다.10분 후, 다들 드디어 장씨 가문의 장원에 도착했다.목적지에 다다르자 진서준은 차에서 내려 주변을 신경 쓰지 않고 별장의 거실로 향했다.“거기 서!”장조인은 진서준이 이곳에서도 거만한 태도를 유지하자 더 이상 분노를 억누를 수 없었다.“진서준, 네가 장씨 가문에 발을 들인 이상 죽을 각오를 해야 할 거야. 오늘 네가 비록 하늘을 나는 용이라고 해도 우리 장씨 가문은 반드시 널 잡아 죽일 거니까.”장조인의 분노 섞인 외침에 진서준은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네게 1분을 주겠어.”장조인은 지체 없이 해외에서 초빙한 강자에게 전화를 걸었다.통화하는 장조인의 말투는 매우 공손했다.전화를 끊자마자 장조인은 다시 장씨 가문의 다른 대종사들에게도 연락했다.30초도 채 되지 않아 세 명의 인물이 천천히 이쪽으로 걸어왔다.이 세 사람 모두 대종사였고 그중 가장 강한 인물은 사급 대종사 경지였다.사급 대종사가 진서준을 상대하기에 턱없이 부족했지만 강남 전체에서는 손꼽히는 강자였다.진서준은 다가오는 네 사람을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너희가 날 죽이겠다는 거야?”“물론 아니지. 이게 다라면 내가 어찌 너에게 호언장담할 용기가 있겠어?”장조인은 냉랭하게 웃으며 답했다.“진서준, 네가 아무리 잘난 척해도 내가 해외 강자를 초빙한 걸 예상치 못했을 거야.”진서준은 그 말에 눈을 가늘게 뜨고 물었다.“너 해외 이족과 손잡은 거야?”“손잡은 게 아니라 서로 필요한 걸 주고받는 사이일 뿐이야.”장조인은 차갑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원래는 용멸 계획이 시작될 때 그 강자를 이용할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199화

    번개처럼 가는 푸른빛의 번개였지만 그 안에는 무시무시한 힘이 담겨 있었다.작은 푸른 번개가 장주호의 시선 속에서 점점 커지더니 마침내 장주호의 시야 전체를 뒤덮었다.순간적인 충격에서 깨어난 장주호는 즉시 체내의 모든 강기를 모았다.하지만 번개가 장주호의 강기를 뚫고 들어가는 데는 단지 한 순간이면 충분했다. 총알도 막을 수 있는 강기가 번개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이내 장주호의 가슴에서 붉은 피가 솟구쳤다.장주호는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 채 연신 뒷걸음질 치다가 바닥에 쓰러졌다.사람들이 상황을 파악했을 때, 장주호는 이미 숨이 끊어진 상태였다.이 광경을 목격한 장조인은 분노로 몸을 떨었다.“내 동생을 죽이다니 감히!”장조인은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며 시뻘겋게 충혈된 눈에서는 불꽃이 당장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국안부를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태연자약하게 동생을 죽인 진서준의 행동은 이미 장조인의 상상을 초월했다.이건 사실 너무 무모한 살육인 것 같았다.“죽였다면 또 어쩔 건데?”진서준의 눈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한결같이 차분하고 고요했다.장주호를 죽인 건 진서준에게 벌레 한 마리를 밟아 죽이는 것처럼 아무렇지도 않은 일인 것 같았다.“참으로 떳떳하구나, 이 살인마야!”장조인의 이마에 핏줄이 도드라지고 주먹을 꽉 쥔 손 관절에서 뚝뚝 소리가 났다.신민준과 우진영도 비상 상황이 닥치자 몰래 체내 강기를 모았다.“진서준, 난 네 체면을 충분히 세워줬어. 네가 스스로 그 체면을 구겨버린 거야. 우리 장씨 가문과 정면으로 부딪치겠다는 거지? 그럼 네게 장씨 가문이 얼마나 무서운 가문인지 알려주마. 네가 남자라면 지금 당장 병원을 떠나 우리 장씨 가문으로 따라와.”진서준은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일어섰다.“못 할 것도 없지.”진서준이 장씨 가문을 이토록 무시하자 장조인은 당장이라도 그와 목숨을 걸고 싸우고 싶었다.“내 동생 시신을 챙겨.”장조인은 장주호를 바라보며 가슴이 칼로 돌려내는 것처럼 아팠다.조금 전까지 멀쩡했던 사람이 순식간에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198화

    장조인은 그 말에 심기가 불편했다.“진 선생님, 당시 제가 반드시 도와드리겠다고 한 적은 없습니다. 우리가 협력 관계인 건 맞지만 저도 우리 장씨 가문을 최우선 순위에 놓고 움직여야 했습니다.”장조인의 말투가 미묘하게 바뀐 걸 눈치채자 신민준과 우진영이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둘은 장조인 앞에 서서 경계심 가득한 눈으로 진서준을 쳐다봤다.어제 진서준이 참격 하나로 고성운과 육위준을 베었다는 소식은 이미 두 사람도 알고 있었다.두 사람의 실력으로 진서준을 막는 건 어림없는 일임을 잘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조인에게 그들이 장씨 가문에 대한 충성을 보여줘야 했다.진서준은 장조인의 해명을 못 들은 듯, 권해철의 등을 만지던 손을 천천히 들어 올렸다.“치료가 끝났습니다. 이제 권 마스터님은 정상인처럼 움직일 수 있을 겁니다.”진서준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권해철도 자기 몸에 일어난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권해철의 심각하게 부러진 뼈들이 기적처럼 모두 이어진 것이다.“진 상경님, 정말 감사합니다. 너무나 감사합니다.”권해철은 흥분한 나머지 병상에서 벌떡 일어서 옷도 챙기지 않고 진서준에게 무릎을 꿇으려 했다.진서준은 그 모습을 보고 얼른 손을 내밀어 허공에서 권해철을 붙들어 무릎을 꿇지 못하게 했다.“권 마스터님, 이럴 필요 없습니다. 권 마스터님이 구지범에게 당한 것도 저 때문이니 말입니다.”진서준은 권해철을 일으켜 세우며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권 마스터님, 일단 옷을 갈아입으세요. 저는 저 사람들과 밖에서 좀 더 얘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네...”권해철은 그제야 자기가 알몸이란 걸 깨닫고 얼굴을 붉혔다.진서준은 돌아서서 장조인을 힐끗 보고는 병실을 떠났다.장조인은 지금 진서준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도저히 알 수 없었다.하지만 진서준이 무슨 생각을 하든, 장조인은 지금 진서준을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병실을 나선 진서준은 공원 뒤쪽 정원으로 걸어갔다.정원에는 작은 화원이 있었는데 그 안에는 이미 많은 환자와 가족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197화

    진서준의 얼굴을 보자마자 장주호와 신민준은 이 청년이 왜 그런 허세 가득한 말을 할 수 있었는지 즉시 깨달았다.진서준은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었기 때문이다.지금 진서준은 강남 서열 3위 가문 따위가 안 중에 있을 수 없었다.왜냐하면 진서준 한 사람만으로도 장씨 가문 내 모든 사람을 무릎 꿇게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장조인은 깊이 숨을 들이마신 뒤, 머릿속에서 말을 정리하고 나서 공손히 고개를 숙였다.“진 선생님, 제가 우리 장씨 가문 사람을 대신해 사과드립니다.”피범벅이 된 채 쓰러져 있던 장문주는 그 모습에 넋을 잃었다.자기 시력에 문제가 생겨 헛것을 본 걸까, 아니면 아직 잠이 덜 깬 채 꿈을 꾸고 있는 걸까?.장씨 가문 가주가 한 청년에게 머리를 숙이며 사과하다니, 이보다 더 황당한 일은 있을 수 없었다.더 끔찍한 건 장문주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장조인이 진서준에게 사과한 걸 보고 충격을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그들의 눈에는 장조인의 사과가 당연한 일처럼 보였다.이미 숨이 끊어질 듯했던 장문주는 이 충격에 다시 한번 타격을 입고 결국 고개를 떨군 채 숨을 거두고 말았다.허나 장문주의 죽음은 방 안의 다른 이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그들의 눈에 장문주는 있으나 마나 한 하찮은 존재였기 때문이다.고귀한 신분의 사람이 개미 한 마리의 생사를 신경 쓸 리가 없었다.장조인의 사과에도 진서준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진서준은 고개를 푹 숙인 장조인을 차갑게 쓱 훑어본 뒤, 더 이상 장조인을 신경 쓰지 않고 권해철의 치료에만 집중했다.장조인은 허리를 굽힌 채, 진서준이 대꾸해 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하지만 한참 동안 기다려도 진서준이 아무런 말도 하지 않자 장조인은 내심 의아해졌다.결국 장조인이 고개를 들어보니 진서준은 자기를 전혀 신경 쓰지 않고 권해철의 치료에만 몰두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장조인의 마음속에는 순간 분노가 피어올랐다.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든 본인은 당당한 장씨 가문의 가주 장조인이었다.진서준이 아무리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196화

    칼처럼 날카로운 그 기운이 순식간에 신민준의 강기를 찢어버렸다.이어 그 기운이 신민준을 지나쳐 장주호의 오른쪽 귀를 스쳐 지나갔다.푹!장주호의 한 쪽 귀가 시뻘건 피를 튀기며 하늘로 날아올랐다.파도가 일어날 때의 물보라처럼 대량의 피가 장주호의 귀에서 쏟아져 나왔다.병실의 하얀 벽은 순간 섬뜩한 빨간색으로 물들었다.“아악!”장주호의 입에서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비명이 터져 나왔다.신민준은 뒤에서 들리는 비명에 즉시 고개를 돌렸고 그 순간, 한쪽 귀밖에 남지 않은 장주호의 모습을 발견했다.난생처음 보는 광경은 머리카락이 곤두설 정도로 무서웠다.자기 강기가 이 청년 앞에서 힘없는 종이처럼 이렇게 무너져 버렸다.“넌 도대체 누구야? 왜 우리 장씨 가문을 이 정도로 물고 늘어지는 거야?”상황 파악이 빠른 신민준은 즉시 이 청년이 자기가 도무지 감당할 수 있는 인물이란 걸 깨달았다.오직 장씨 가문 내 지의방에 오른 높은 인물만이 이 상황을 수습할 수 있을 것이다.“아까 분명 말했지? 장조인을 부르라고.”진서준은 아무런 감정도 섞이지 않은 목소리로 대응했다.신민준은 깊게 숨을 들이쉬고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좋아, 바로 가주에게 알리겠어. 기다려 봐.”바닥에 누워있는 장문주 역시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멍해졌다.장주호와 신민준이 자기를 도와 복수해 줄 줄 알았는데, 결과적으로 복수는커녕 장주호가 오히려 한쪽 귀를 잃게 되었다.게다가 설상가상으로 장씨 가문 가주가 직접 오게 된다니, 상황은 이미 수습하기 어려울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이 청년의 정체가 점점 더 궁금해졌다.신민준은 장주호를 데리고 병실에서 나가 의사를 불러 상처를 치료하게 하고는 이내 장조인에게 전화해 장씨 가문의 대종사도 데려오라고 요청했다.장조인은 이 일을 듣고 이마를 찌푸리며 물었다.“그 사람이 국안부 사람은 아닐까? 혹시 국안부가 우리 계획을 눈치챈 건가?”신민준은 머리를 저으며 대답했다.“잘 모르겠지만, 그 사람은 우리 장씨 가문 계획을 모르는 것 같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195화

    장주호는 진서준을 바라보며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이 사람의 복장으로 보아 청년인 것 같았다.요즘 청년들은 언제부터 장씨 가문을 하찮게 여길 정도로 이렇게 대담해진 건가?이제 장씨 가문의 강남 내 위치를 반드시 높여야 할 때가 된 것 같았다.최근 형님이 연락한 사람들을 떠올리며 장주호의 눈에는 한 줄기 빛이 스쳤다.그 사람들과 협력해 작전에 성공한다면 장씨 가문은 서씨 가문을 제치고 강남에서 으뜸가는 가문이 될 수 있을 것이다.하지만 그 과정에서 생길 리스크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장주호는 머리에 떠오르는 오만가지 생각을 접고 진서준을 바라보며 살짝 분노가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네가 우리 장씨 가문 사람을 죽인 건가?”진서준은 권해철의 치료를 도와주고 있어 장주호에게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게다가 진서준은 장주호가 이 일을 해결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진서준이 대답하지 않자 장주호는 목소리를 높이며 화를 버럭 냈다.“내 말 들리지 않아? 귀먹었어?”장주호의 고함이 떨어지자 방 안에서 차분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언성 높여 시끄럽게 떠들 거면 당장 꺼져.”진서준은 고개조차 돌리지 않고 냉랭한 말투로 대꾸했다.감히 장주호가 너무 시끄럽다고 하다니, 장주호는 그 말에 멈칫하다가 곧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내가 누군지 알고 그러는 거야? 감히 내게 시끄럽다고 호통쳐? 오늘 네가 우리 장씨 가문을 건드린 결과가 얼마나 비참한지 제대로 알게 될 거야.”이 청년은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건방졌다.장주호는 여태껏 장씨 가문을 이토록 이렇게 무시하는 청년을 만난 적이 없었다.옆에 있던 신민준은 이 청년의 목소리가 다소 익숙하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들으면 들을수록 이 목소리는 어디서 들어본 것 같았고 이상하게도 친숙한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민준아, 네가 먼저 저놈 좀 혼내고 와.”장주호는 신민준에게 명령하며 이미 죽은 사람을 보는 것 같은 싸늘한 눈빛으로 진서준을 바라봤다.신민준은 즉시 체내의 강기를 손가락 끝에 모으고 가볍게 튕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194화

    그도 그럴 것이, 이렇게 젊은 종사는 한 번도 본 적이 없기 때문이었다.“종사는 함부로 모욕할 수 없다는 건 알지만 이 여자는 내 여동생이고 우리는 장씨 가문 사람이야. 너희가 정말 이런 사소한 일로 우리 장씨 가문과 적대할 작정이야? 나중에 자존심 때문에 목숨을 잃지나 말라고!”장문주는 얼음처럼 차가운 얼굴로 냉정하게 말했다.종사는 모욕할 수 없다는 말을 장문주는 잘 알고 있었다.그러나 본인이 장씨 가문 사람인 이상, 종사라고 해서 그들을 쉽게 건드릴 수는 없었다.심지어 대종사라고 해도 장씨 가문과 정면으로 부딪치기를 꺼렸다.“그렇다면 네 여동생이 여기서 죽는 모습을 지켜보면 돼.”진서준은 눈을 살짝 감고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사과하지 않으면 죽는 길밖에 없었다.진서준의 말은 언제나 실행에 옮겨졌다.“오빠... 제발 날 살려줘...”장문주의 여동생은 말할 기력조차 거의 다해 두 눈이 금방이라도 감길 듯했다.“조금만 버텨, 주호가 곧 올 거야!”장문주는 이제 말로 여동생을 격려하며 억지로 버티게 할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피를 너무 많이 흘린 간호사의 통통했던 얼굴이 공기가 빠진 농구공처럼 말라버렸다.여동생이 무언가를 말하려다 갑자기 눈을 감았고 입을 살짝 벌렸으나 아무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영자야! 눈 떠 봐!”그 모습을 본 장문주는 눈이 휘둥그레졌고 급히 이름을 외쳤다.아무 반응도 없는 여동생을 보자 이미 숨을 거뒀음을 알 수 있었다.“이 망할 놈아! 감히 내 여동생을 죽여? 네 피로 이 빚을 갚아야 할 거야!”장문주는 머리를 들고 광기에 찬 맹견처럼 머리카락을 곤두세우고 진서준을 쏘아보며 울부짖었다.하지만 진서준은 눈조차 뜨지 않고 손가락을 가볍게 튕겼다.푹!순식간에 장문주도 여동생처럼 바닥에 쓰러졌고 그의 허벅지에는 엄지손가락만 한 구멍이 생겼다.“아까 분명 경고했지? 종사는 모욕할 수 없다고.”진서준은 여전히 눈을 감은 채로 천천히 말했다.장문주는 온몸을 떨며 두려움과 분노가 뒤섞인 눈빛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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