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8화

Author: 수박빙수
윤하경과 소지연은 병실을 나와 나란히 복도를 따라 흡연 구역으로 향했다.

소지연이 담배를 꺼내 불을 붙이려 하자, 윤하경은 재빨리 손을 뻗어 담배를 꺼버렸다.

“담배 피우면 아줌마가 아실 텐데?”

소지연은 입술을 꾹 다물고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

“회계팀에서 돈 들어왔다는 연락 받았어. 그런데... 그 돈 어디서 난 거야?”

하루 사이였지만 소지연은 윤하경이 한층 더 피곤해 보인다는 걸 느꼈다.

소지연이 알게 되면 불필요한 죄책감을 가질까 윤하경은 돈의 출처를 명확히 밝히고 싶지 않았다.

“뭐긴 뭐야? 강현우 쫓아다니면서 계약 땄지.”

소지연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 사람 계속 안 한다고 했던 거 아니야? 그런데 이상한 게, 회계팀 말로는 계약금이 원래 계약서 금액보다 30%나 더 들어왔다던데. 하경아, 설마 너 내 일 때문에 무리한 건 아니지?”

회사 공동대표로서 소지연은 모든 수익의 출처를 알고 있었다. 그리고 친구로서 윤하경이 말하지 않아도 뭔가 짐작이 갔다.

그러자 윤하경은 일부러 얄밉게 눈을 흘기며 말했다.

“야, 내가 계약 따냈다고 하면 믿어야지. 설마 내 능력을 못 믿는 거야?”

소지연은 당황해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아니, 그런 뜻은 아니었어.”

윤하경은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그럼 됐지. 이제 엄마 잘 챙겨. 이번 계약 큰 건이라 앞으로 바빠질 거야.”

소지연은 그녀를 잠시 바라보더니, 딱히 이상한 점이 없자 안심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소지연과 헤어진 뒤, 윤하경은 지친 얼굴로 코끝을 문지르며 병원을 나섰다.

엘리베이터 앞에 도착하자, 낯익은 두 사람과 마주쳤다.

전 약혼자인 구지호와 그녀의 이복동생 윤하연이었다.

윤하연은 휠체어에 앉은 구지호를 밀고 있었고 둘은 방금까지 웃으며 대화를 나누던 참이었지만 윤하경을 보자마자 두 사람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었다.

윤하경은 잠시 놀랐지만 금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어머, 이런 우연도 다 있네. 정말 재밌는 일이야.”

구지호는 무언가 말을 꺼내려 했지만 먼저 입을 연 건 윤하연이었다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Related chapters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19화

    사랑했던 사람이 쓰레기였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병원을 나온 윤하경은 차 옆에 기대어 담배를 물었다. 쓴 연기가 폐 깊숙이 들어오자, 속에 쌓인 쓰라림이 조금이나마 가라앉는 기분이었다.긴 머리칼을 흩날리며 담배를 피우는 그녀는 어둠 속에서도 단연 눈에 띄었고 윤하연은 그 모습을 내려오며 목격했다.순간 윤하연의 눈빛에는 질투가 스쳤지만 곧 얼굴에 환한 미소를 띠고 다가왔다.“언니, 여기서 나 기다리고 있었어?”윤하경은 슬쩍 그녀를 힐끗 보더니 아무 말 없이 담배를 껐다. 그런데도 윤하연은 신경 쓰지 않고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그럴 필요 없는데. 오늘 아빠가 새 차를 사줬거든! 언니 아직 못 봤지? 한번 봐봐, 진짜 멋지지 않아?”그러면서 멀리 주차된 반짝이는 새 벤츠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윤하연은 특유의 상냥한 말투로 이야기했지만 듣기엔 묘하게 불편했다.윤하경은 그 순간 과거 자신이 차를 사겠다고 했을 때를 떠올렸다.몇 년 전, 그녀는 자신이 좋아하는 차를 사고 싶었지만 아버지는 회사 사정이 어렵다며 자금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결국, 그녀는 작은 미니 쿠퍼를 사야만 했다.그런데 지금 윤하연의 이 벤츠는 그녀의 차보다 몇 배는 비싼, 무려 2억 원에 가까운 고가의 차량이었다.5년 동안 함께 지내면서, 윤하연은 윤하경을 화나게 하는 방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윤하경이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자, 윤하연은 다시 물었다.“언니, 진짜 멋지지 않아?”그러자 윤하경은 미소를 띠며 부드럽게 말했다.“멋지네. 정말 예쁘고 너랑 잘 어울려.”평소 화를 자주 내던 윤하경이 마치 진심으로 칭찬하는 듯한 말투에 윤하연은 잠시 당황했다.윤하경은 더 이상 말없이 차에 올라 시동을 걸었다. 그녀가 오히려 싸움을 걸지 않고 담담하게 대응하자 윤하연은 속으로 분통이 터졌다. 특히 아까 구지호가 했던 말이 머릿속에 떠올랐다.“나는 윤하경만 아내로 삼을 거야.”그 말을 생각할수록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하지만 잠시 후 윤하경이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20화

    임수연은 상황을 단번에 알아차리고 슬며시 윤하연의 팔을 흔들며 위로했다.“괜찮아, 엄마. 언니가 제 차를 망가뜨린 건 분명 실수였을 거예요.” 윤하연은 코끝을 훌쩍이며 억울한 목소리로 말했다.윤수철은 아래층에서 이 광경을 보며 서둘러 내려왔다. 그는 곧바로 소파에 느긋하게 앉아 있는 윤하경을 보며 찡그렸다.“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네 입으로 말해 봐.”윤하경은 마지못해 고개를 들어 윤수철을 쳐다보며 대답했다.“그냥 하연이 말 그대로예요. 제가 실수로 새 차를 좀 긁었죠.”윤하경의 말투는 천진난만했지만 눈빛은 도발적이었다. 윤수철은 그녀의 태도에 화가 치밀었다.“너 혹시 네 동생을 질투하는 거 아니야? 내가 하연이한테 차를 사준 건 이동이 불편해서였어. 예전에 좋은 차를 타본 적도 없으니 이번 기회에 좀 괜찮은 차를 산 거고. 그런데 그런 걸로 네 동생과 싸우겠다고?”윤하경은 그의 말에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비웃음이 터져 나왔다.이때 임수연이 끼어들어 부드럽게 말했다.“여보, 너무 화내지 말아요. 하경이가 아직 어려서 그렇죠. 더 크면 안 그럴 거예요.”그녀는 겉으로는 위로하는 척했지만 속으로는 불난 집에 부채질하려는 의도가 분명했다.역시나, 윤수철은 손을 들어 올리며 화를 냈다.그러나 그의 손이 떨어지기 직전, 윤하경이 고개를 들고 말했다.“아빠, 어제 엄마 기일이었던 거 알고 있어요? 다녀오셨나요?”그 말에 윤수철의 손이 공중에서 멈췄고 잠시 당황해하더니 윤하경의 시선을 피했다.“어제 회사 회의가 있어서 깜빡했어. 그런데 그게 네 동생 차를 부순 이유야?”윤하경은 그 말을 듣자 웃음을 터뜨렸다. 그녀의 환한 미소는 눈부실 정도로 아름다웠고 그 모습을 본 윤수철은 잠시 말문이 막힌 듯했다.윤하경은 어머니를 닮아 타고난 미모를 지니고 있었다. 특히 웃을 때면 어머니와 똑 닮아 더욱 돋보였다.윤하경은 웃음을 멈추고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그러니까요, 이렇게 무정한 아버지가 있으니 저처럼 속 좁은 딸이 생기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21화

    윤하경이 여전히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 때 상대방이 다시 문자를 보냈다.[하경 씨, 제가 더 흥미로운 걸 가지고 있어요. 올 때 현금을 챙겨오세요. 많지 않아요, 딱 1억 원.][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가진 물건은 그만한 가치가 있으니까요.]입술을 꾹 다문 채 한참을 고민하던 윤하경은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갈아입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거실에서는 윤수철이 소파에 앉아 신문을 보며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 한편, 임수연은 그의 옆에서 정성스럽게 어깨를 주무르며 말했다.“여보, 차라리 하경이에게도 좋은 차 한 대 사주는 게 어때요? 아이가 삐칠 만도 하잖아요. 그리고 차별 대우를 하면 안 되죠. 하경이가 화내는 것도 이해가 가요.”임수연의 목소리는 여느 때처럼 부드럽고 상냥했지만 말 속엔 은근히 불을 지피는 의도가 담겨 있었다.그 말을 듣자 윤수철은 눈살을 찌푸리며 신문을 내려놓았다.“그 얘기는 그만둬. 내가 알아서 한다니까.”그는 짜증을 담아 한마디 더 내뱉었다.“하경이가 이렇게 버릇없어진 건 다 당신 탓이야. 하연이는 어려서부터 고생했잖아. 그런데 하경이는 뭐? 동생 차 산 걸로 왜 그렇게 날뛰는 건데?”윤수철의 단호한 목소리에 거실 공기가 무거워졌다. 하지만 윤하경은 전혀 위축되지 않았고 오히려 천천히 걸어와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아빠, 아줌마가 저를 언제부터 저를 챙겨줬는데요? 기억이 잘... 그런 적 없는 것 같은데?”그녀는 하이힐을 신은 채 천천히 걸어가 윤수철 앞에 다가갔다. 순간 윤수철의 얼굴이 굳어졌다.“누가 너 보고 어른들 얘기를 몰래 듣고 있으래?”윤하경은 여유롭게 웃으며 임수연을 힐끗 보았다.“그래서 말인데 다음부터 제 욕을 하실 땐 목소리를 좀 낮춰 주세요.”그녀는 덤덤하게 덧붙였다.“어제처럼 들키면 서로 민망하잖아요?”윤수철은 화를 참지 못해 목소리를 높였다.“그만해! 그런데 오늘은 또 왜 이렇게 화려하게 차려입었어?”“하연이 따라 하려고요.”윤하경은 머리를 넘기며 무심하게 말했다.“다른 사람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22화

    윤하경의 표정이 굳어졌지만 그건 아주 잠깐뿐이었다. 그녀는 곧 평온한 표정을 되찾고 말했다.“어떻게 죽긴요, 병으로 돌아가셨죠.”“하, 하경 씨 참 순진하네요. 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두 그 인간에게 속고 살다니.”남자의 말에 그녀의 눈이 가늘어졌다.“그게 무슨 뜻이죠?”“당신 어머니가 병원에 계실 때, 임수연이 당신 어머니의 간병인이었다는 거 아세요?”남자의 말에 윤하경은 고개를 살짝 갸웃했다.“뭐, 알고 계신 게 많으신가 보네요.”어머니가 입원했을 당시 임수연은 간병인으로 곁을 지켰다. 주치의가 추천해 준 간병인이라 윤하경도 꽤 신뢰했고 임수연은 처음엔 정말로 정성을 다하는 듯했다.그래서 그녀는 임수연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아버지에게 당시 이름이 ‘임하연’이던 임수연의 딸이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고 있기에 자신의 학교로 전학시켜달라고 말했다.그렇게 윤하경은 학교에서도 윤하연을 잘 챙겼지만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직후 임수연과 아버지가 한 침대에 있는 모습을 목격했다.그 충격은 아직 미성년자였던 그녀에게 큰 상처로 남았고 이후 그녀의 성격은 한층 더 날카롭고 차갑게 변했다.윤하경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지만 이내 침착함을 되찾으며 물었다.“그래서요?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남자는 잠시 가방을 뒤적이더니 몇 장의 문서를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이걸 먼저 보시죠.”윤하경은 말없이 문서를 받아 들고 읽기 시작했다. 문서를 읽어 내려가던 그녀의 눈빛이 점점 어두워졌다.한참 후, 그녀는 고개를 들어 남자를 노려봤다.“어떻게 이게 사실이라고 믿죠?”남자는 작게 웃으며 말했다.“하경 씨는 똑똑하니까 스스로 확인할 방법이 있을 겁니다. 여기에 진짜라는 증거는 아직 많이 남아있어요. 필요하다면 언제든 연락하세요. 단, 가격은 1억입니다. 한 푼도 깎을 생각 없으니 그렇게 아세요.”남자가 일어나 떠나려 하자, 윤하경이 물었다.“당신은 대체 누구죠?”남자는 순간 멈춰 섰고 윤하경이 입을 열었다.“그 증거를 들고 임수연을 바로 찾아가면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23화

    ‘그곳’이란 바로 윤하경이 처음 강현우를 만났던 호텔이었다. 이 호텔 역시 강씨 일가의 소유였다.윤하경이 도착했을 때 강현우는 아직 오지 않았다. 아마도 강현우가 미리 연락을 해둔 모양인지 프런트 직원은 곧장 그녀를 객실로 안내했다.지난번에는 급히 왔다가 서둘러 떠나서인지 객실 내부를 제대로 살펴보지 못했었다. 그런데 이번에 보니 생활용품부터 각종 물품까지 모두 완비된 걸 보니 이곳은 강현우가 자주 머무는 곳임이 분명했다.윤하경은 와인 저장고로 가서 무심히 와인 한 병을 꺼내더니 잔에 따라 한 모금 삼켰다.와인이 목을 타고 내려가자 긴 숨을 내쉬며 몸을 기대었지만 머릿속에는 어머니가 돌아가던 날의 모습이 떠올랐다.그때 그녀는 고등학교 3학년이란 가장 중요한 시기를 보내고 있었는데 어머니의 죽음은 그녀를 완전히 무너뜨렸다.더욱이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간병인 임수연이 집안에 들어오면서 그녀는 또 한 번 충격을 받았다.그리고 방금 만난 남자가 보여준 자료가 사실이라면 어머니의 죽음과 그 후의 일들 모두 어떤 의도와 계획 속에서 일어난 것일지도 모른다.그녀는 유리잔을 움켜쥐었고 손마디가 하얗게 질릴 만큼 힘이 들어갔다.머릿속이 어지러운 그녀는 다시 와인 한 잔을 자신에게 들이부었다.해 질 무렵, 강현우가 호텔에 도착했다.창밖으로 마지막 햇살이 객실 바닥에 누워 있던 윤하경의 몸에 스며들었다.그녀의 주변에는 빈 와인병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고 종류도 제각각이었다. 강현우는 이를 보고 본능적으로 인상을 찌푸리며 다가가 발끝으로 그녀를 살짝 건드렸다.“윤하경!”남자의 목소리는 낮게 깔려 있었고 어딘가 불쾌한 기색이 엿보였다.그러나 윤하경은 이미 곯아떨어진 상태였다. 그의 발끝에 살짝 찔리자 몸을 약간 비틀었는데 원래부터 얇고 짧은 옷이 조금만 움직여도 그녀의 몸매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강현우는 자제력이 뛰어난 사람이었지만 이 장면에서 눈동자가 살짝 흔들리는 것을 멈출 수 없었다.그는 귀찮다는 듯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24화

    집으로 돌아오자 윤하경은 임수연과 마주쳤다.그 시간에 윤수철과 윤하연은 이미 출근한 뒤라 집에는 그녀와 임수연만 남아 있었다.어제 그 남자가 했던 말이 머릿속을 스치자 윤하경의 눈빛이 싸늘해졌다.하지만 임수연은 그 의미를 전혀 눈치채지 못한 듯 가슴 앞에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정리하며 억지 미소를 지어 보였다.“하경아, 어제도 밤새 집에 안 들어왔더라? 참, 내가 이런 계모 역할 하기가 참 어렵다. 몇 마디만 하면 네가 화를 내니. 세상에 어느 집 딸이 이렇게 밤늦게 다니는지 모르겠다니까.”한숨을 내쉬며 그녀는 덧붙였다.“네 아버지가 화내는 것도 다 이유가 있지 않겠니?”하지만 이번에 윤하경은 평소와 달리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임수연이 입고 있는 비단 소재의 잠옷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천천히 미소를 지었다.“아줌마, 솔직히 이런 옷은 별로 잘 안 어울리는 것 같아요.”그녀는 웃음 섞인 가벼운 목소리로 말했다.“제가 기억하기로는 아줌마가 간병인으로 우리 엄마를 돌보던 그 시절 옷차림이 더 잘 어울렸던 것 같은데요?”임수연의 얼굴이 순간 굳어졌다. 과거, 간병인으로 일할 때 그녀는 소박한 옷차림을 했고 밤에는 생계를 위해 길거리에서 음식을 팔았다. 옷 한 벌 사는 것도 신중하게 고민하던 시절이었다.하지만 윤씨 가문에 들어오고 나서부터는 좋은 것만 찾으며 온몸을 치장하는 데 몰두했다.그녀는 이제 부잣집 아내 행세를 하고 싶어 했지만 그 겉모습은 명품으로 치장한 졸부처럼 보일 뿐이었다. 무엇보다 부잣집 부인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외면받는 처지였다.윤하경의 말은 그녀의 아픈 과거를 정확히 겨눴다. 임수연은 차마 감정을 숨길 수 없었다.“윤하경, 도대체 네 눈에는 내가...”임수연이 목소리를 높이려는 순간, 윤하경이 뒤쪽을 향해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아빠?”임수연은 순간 입을 다물었고 표정은 순식간에 온화한 미소로 바뀌었다. 그녀는 뒤를 돌아보았지만 아무도 없었다.다시 고개를 돌렸을 때 윤하경은 이미 자취를 감춘 뒤였다.임수연은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25화

    윤하경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헛소리 그만해. 내 앞에서 그 사람 얘기는 꺼내지도 마.”그녀는 앞에 놓인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나서야 차분히 말했다.“다른 이유가 있으니까 탐정 연락처나 보내줘.”구체적인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같은 분야에서 일하다 보니 온지우 같은 사람은 비밀을 지키기 어려웠다. 모든 게 명확해지기 전까지 괜히 일을 키우고 싶지 않았다.온지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알겠어.”그는 짧은 머리를 쓸어 넘기더니 문득 생각난 듯 말했다.“그나저나 구지호가 병원에 입원했을 때 넌 한 번도 안 갔다며? 정말 끝낸 거야?”윤하경은 그를 흘겨보며 대답했다.“그만하라고 했잖아.”온지우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참 우습지 않냐? 네가 구지호한테 매달릴 때가 있었는데 이제는 구지호가 너한테 매달리네. 요즘 구지호의 SNS를 보면 온통 감성적이고 오글거리는 글들뿐이야.”그러더니 한 마디를 더 덧붙였다.“아, 그리고 트위터에도 비슷한 글 올리더라.”윤하경은 이미 강현우의 SNS 계정을 차단한 상태라 이런 이야기는 듣도 보도 못했고 하지만 솔직히 흥미도 없었다.온지우가 말을 이었다.“아, 그리고 사람들이 너랑 구지호가 다시 만날지 두고 내기를 했대.”윤하경은 자리에서 일어나 휴대폰을 집으며 말했다.“그럼 내 이름으로 2,000만 원 걸어. 절대 안 돌아간다고.”그녀는 덧붙였다.“그리고 탐정 연락처 꼭 보내줘. 난 먼저 가볼게. 요즘 회사 일로 바빠서.”온지우는 아무 말 없이 그녀를 바라봤다.그는 아무리 생각해도 윤하경이 구지호를 완전히 잊었다고 믿을 수 없었다.카페를 나와 택시를 잡은 윤하경은 소지연에게서 걸려 온 전화를 받았다.“왜? 무슨 일이야?”윤하경은 차 문을 열며 전화를 받았고 소지연의 목소리는 다소 날카로웠다.“강한 그룹에서 연락이 왔어. 계약을 취소하겠대.”윤하경은 순간 멍해졌다.“뭐라고? 이유가 뭔데?”“글쎄 전화로는 이유를 안 알려줬어. 계약을 취소하고 위약금은 지급하겠다고 했고 우리가 남은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26화

    비서는 윤하경을 힐끔 보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강현우를 만나러 온 여자들은 많았지만 단 한 명도 성공한 적이 없었다.대부분 비서한테서 막혔고 일부는 아예 끌려 나가는 수모를 겪었다.강현우는 그를 하루를 꼬박 기다린다고 해서 만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윤하경 씨, 강 대표님께서 들어오시랍니다.”윤하경이 사무실 안으로 들어갔을 때 강현우는 책상에 앉아 서류를 검토하고 있었다.머리 위로 비추는 조명은 그의 윤곽을 한층 부드럽게 돋보이게 했지만 동시에 거리감을 느끼게 했다.카펫 때문에 윤하경의 발걸음 소리는 별로 크지 않았다.윤하경이 무언가 말하기도 전에 강현우가 고개도 들지 않은 채 말했다.“여기는 무슨 일이야?”‘뻔뻔한 자식, 알면서 왜 묻는 거야.’윤하경은 속으로 씩씩댔지만 겉으론 차분하게 다가갔고 강현우라는 상대는 함부로 부딪힐 수 없었다.“강 대표님, 저희와의 계약을 왜 갑자기 취소하셨나요?”드디어 고개를 든 강현우의 얼굴은 조명 아래에서 한층 더 부드럽게 보였지만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차가웠다.“전문가가 아닌 사람들과 협력하는 건 서로 시간 낭비라고 생각해서 그랬어.”“네?”윤하경은 깜짝 놀라 자세를 바로잡고 자신 넘치게 대답했다.“우리 회사는 작지만 저와 팀원 모두 전문성을 갖추고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 점만큼은 확실히 보장할 수 있어요.”그녀의 말에 강현우는 가벼운 미소를 지었지만 그 미소에는 분명 비웃음이 담겨 있었다.‘설마 회사 얘기가 아니라 나를 두고 하는 말인가?’그녀는 아침에 그가 했던 말을 떠올리며 얼굴이 뜨거워졌다.그가 말하는 전문가가 아니라는 건 팀이 아니라 자신을 말한 것이 분명했다.윤하경은 입술을 깨물었고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강현우는 그녀의 당황한 얼굴을 놓치지 않았고 비웃음이 가득한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보면서 말했다.“윤하경 씨, 내가 처음 제시했던 조건을 잊었어?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못 하면 협력을 끝내는 게 맞지 않겠어?”그의 직설적인 말에 윤하경은 속으로 욕설을 퍼부었

Latest chapter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295화

    “그런데 하경아, 난 정말 널 사랑해. 어떻게 하면 다시 널 얻을 수 있을까 매일 생각하고 있어.”“어쩌면 오늘 밤이 지나면 우리는 다시 사이가 좋아질 거야.”윤하경은 그의 손길에 진저리가 났다.손을 들어 뿌리치고 싶었지만 힘이 하나도 없었다.“대체 나한테 무슨 약을 먹인 거야?”“곧 알게 될 거야.”구지호는 입꼬리를 씩 올리며 웃었다.손가락이 천천히 그녀의 얼굴 위로 미끄러져 내려와 윤하경의 부드러운 피부를 만졌다.그는 만족스럽게 한숨을 쉬었다.윤하경은 너무 징그러워 얼굴을 한쪽으로 돌렸다.“구지호. 그만해.”“우린 이미 끝난 사이야. 서로 각자의 삶을 잘 사면 되는 거야.”구지호는 듣자마자 무슨 대역무도한 말을 들은 듯 갑자기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끝났다고? 네가 끝났다고 하면 끝난 거야? 분명 네가 먼저 나를 좋아한다고 말했잖아. 네가 뭔데 우리 사이를 끝내?”그는 윤하경의 부드러운 목덜미를 움켜쥐고 두 눈이 벌겋게 변했다.“윤하경, 난 절대 못 끝내.”윤하경은 숨을 쉴 수 없었지만 소리를 내려고 했다.“구지호, 네가... 먼저... 배신했어...”“닥쳐!”구지호의 손에 힘이 더 들어갔다.“난 단지 세상 남자들이 다 저지르는 실수를 했을 뿐인데 넌 왜 날 용서 못 하는 거야. 대체 왜!”사람은 언제나 자신이 얻을 수 없는 걸 갈망하는 법이다.예전에 구지호는 자신이 윤하경과 사귀는 이유가 윤하경의 얼굴 때문이라고 생각했다.그러나 윤하경이 먼저 헤어지자고 하자 마음이 점점 불편해졌다.그는 점점 더 그녀를 갖고 싶었다.가질 수 없다면 차라리 망가뜨려야 했다.마치 원래 자기 소유이던 희귀한 보물이 실수로 남의 것이 된 기분이었다.그렇게 점점 마음에 병이 들었다.윤하경은 숨이 차오르지 않아 구지호와 말다툼할 힘도 없었다.그녀의 작은 얼굴이 빨개지는 것을 보고 나서야 구지호는 그녀를 놓아주었다.순간 공기를 얻은 윤하경은 황급히 숨을 빨아들였다.그녀는 실크 나시만 입고 있었는데 심호흡을 할 때 상체 부위가 위아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294화

    우지원은 멍해졌다.“그럴 필요까지 있을까요?”“잔말 말고 시키는 대로 해.”우지원은 움찔 놀라더니 속으로 강현우가 여색에 빠져 친구를 경시한다고 욕했다.그리고 헤헤 웃으며 말했다.“알겠어요. 지금 당장 가서 확인할게요.”말을 마친 그는 곧장 회관으로 돌아갔고 십여 분 후, 강현우에게 전화를 걸었다.“대표님 큰일 났어요. 누군가 하경 씨를 데려갔어요.”“내가 이미 사람을 시켜 차 번호판이랑 차 행방을 알아보라고 했으니 조금 있으면 알 수 있을 거예요.”침대에 누운 강현우가 눈을 가늘게 떴다.“알아보는 대로 전화해.”“네.”우지원은 전화를 끊고 이마의 땀을 닦았다.“CCTV 확인하길 잘했네.”그는 CCTV를 돌아보고 윤하경을 데려간 차를 보며 고개를 가로저었다.“대체 왜 우리 대표님 심기를 건드린 거야. 너희들은 이제 죽었다.”그는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불과 10분도 채 되지 않아 차의 행방을 알아냈다.링거를 맞고 있는 강현우도 주소를 보았고 손에 있는 주사바늘을 빼버렸다.줄곧 침대 옆에서 그를 돌보고 있던 민진혁은 그의 모습에 깜짝 놀랐다.“대표님 아직 다 안 나으셨어요. 아가씨 일은 우지원에게 맡기시죠.”강현우는 고개를 들어 그를 한 번 훑어보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하지만 매서운 눈매는 무시할 수 없었다.민진혁은 한숨을 쉬며 자신이 강현우의 의지를 꺾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내려가서 차 대기 시키겠습니다.”다행히 강현우의 몸은 낮 동안 거의 다 나았다....윤하경은 깨어났을 때 자신이 어두운 방에 있는 것을 발견했다.방에는 침대 헤드라이트 하나만 켜져 있었다.그녀는 막 깨어나서 눈이 선명하게 보이지 않았지만 방안에 반드시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녀는 애써 진정하고 공기에 대고 말했다.“대체 누구야? 원하는 게 뭐야? 돈이라면 말만 해. 얼마든지 줄 수 있으니까.”윤하경은 이런 납치의 목적이 돈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그녀의 말에 돌아오는 건 비웃음뿐이었다.“하. 윤하경도 두려워할 때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293화

    윤하경은 문을 나서 차에 오른 후 바로 떠나지 않았다.차 안에서 담배에 불을 붙였다.오늘 일로 인해 그녀는 학교 다닐 때 기억이 떠올랐다.어렸을 때 겪었던 상처는 성인이 된 후에도 생각할 때마다 그녀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당시 임청하와 진다은의 배신으로 그녀는 한동안 헤어나올 수 없었다.구지호도 그때 그녀의 마음을 차지했다. 만약 그런 일이 없었다면 구지호에게 기회는 없었을 것이다.지금의 모든 것은 당시 윤하연이 그녀의 삶에 들어왔을 때 복선을 깔아놓은 것 같았다.그때 그녀의 어머니가 그렇게 착하지 않았다면.자신이 그렇게 나약하지 않았다면 지금 모든 것이 달라졌을까?그녀는 자동차 뒷좌석에 기대어 천천히 연기를 내뿜었다.연기가 네온사인 아래서 낭만적으로 보였고 그녀의 정교한 작은 얼굴에 아련한 아름다움을 더해주었다.담배 한 대를 다 피우고 그녀가 막 떠나려고 할 때, 검은색 승합차 한 대가 갑자기 그녀의 차 앞에 멈췄다.윤하경은 미간을 찌푸리고 경적을 울렸다.그러나 그 차는 전혀 자리를 옮길 의사가 없었다.그녀는 미간을 찌푸린 채로 고개를 내밀어 앞차의 운전석을 향해 말했다.“죄송하지만 제가 지금 가야 해서 길 좀 비켜주시죠.”하지만 상대방 운전자는 귀가 먹은 듯 아무것도 듣지 못한 것처럼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다.윤하경은 버럭 화가 났다.하이힐을 신고 차에서 내려 자동차 유리창을 두드렸다.“이보세요. 제가 가야 하니 길 좀 비켜주세요.”마침내 운전자는 고개를 돌려 윤하경을 향해 이상한 미소를 지었다.그 웃음은 정말 기괴해 보였다.어둠이 깔린 지금, 담이 작은 편이 아닌 윤하경도 깜짝 놀랐다.그녀는 입술을 오므리고 다시 한번 좋게 말했다. “길 좀 비켜주세요.”말을 마치자마자 승합차의 뒷문이 갑자기 열렸다.윤하경이 반응하기도 전에 누군가 그녀의 입을 틀어막고 차로 끌고 갔다.윤하경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오늘 뭔 일이 생길 줄 알았어.’어쩌면 윤하연과 관계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녀는 순식간에 온몸에 힘이 빠져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292화

    윤하연이 기뻐하지 않자 윤하경은 실망한 투로 물었다.“왜? 맘에 안 들어? 내가 정성껏 고른 선물인데 설마 맘에 안 드는 건 아니지?”윤하연은 억지웃음을 지었다.“아니야. 아주 맘에 들어.”‘윤하경, 지금 무슨 속셈이야? 엄마의 외도를 조롱하는 거야? 아니면 날 비웃는 거야?’윤하연은 속으로 이를 악물었지만 현장에 보는 사람이 많아 여전히 착하고 선량한 이미지를 유지했다.속으로 아무리 불편해도 이를 악물고 삼킬 수밖에 없었다.그러나 그녀가 말하지 않아도 누군가 그녀를 위해 입을 열었다.“윤하경, 대체 왜 이런 선물을 하는 거야? 무슨 속셈이야?”임청하는 미간을 찌푸리고 윤하경을 보며 계속 윤하연을 위해 나서줬다.윤하경은 그녀를 힐끗 보았다.“너 귀먹었어? 하연이가 맘에 든다잖아?”“하연이는 네 체면을 봐서 그렇게 말한 거지.”임청하는 다시 일어섰다.“윤하경! 사람을 괴롭혀도 정도가 있어.”“응?”윤하경은 입꼬리를 올리고 씩 미소를 지었다.윤하연은 그녀의 웃음을 보고 심장이 움찔했다.급히 임청하를 끌어당기며 말렸다.“청하야, 나 괜찮아. 나 정말 이 세트가 맘에 들어.”지금 그녀는 정말 임청하의 입을 막아버리고 싶었다.아주 미련한 년이었다.만약 윤하경이 화가 나서 그녀의 어머니가 바람피운 일을 모두에게 털어놓으면 그녀는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임청하는 윤하연의 속도 모르고 그녀의 손을 잡고 호기롭게 말했다. “우리가 있는 한 윤하경을 두려워할 필요 없어.”“평소에 집에서 널 괴롭히는 것도 모자라 밖에서까지 괴롭혀? 어제도 하경이가 널 때렸다며?”윤하연은 이를 악물었다.보는 사람이 없었다면 진작 임청하의 입을 틀어막았을 것이다.윤하경은 더 이상 윤하연의 연기를 보기 싫어 자리에서 일어섰다.“난 일이 있어서 먼저 가볼게. 너희들 재밌게 놀아.”“진작 갔어야 했어.”임청하가 코웃음을 치며 빈정댔다.윤하경이 그녀를 돌아보았는데 눈빛이 좀 차가웠다.임청하는 그녀의 눈빛에 조금 넋이 나갔다.고등학교 때 윤하경의 성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291화

    임청하는 움찔하더니 기어 나오는 소리로 말했다.“마시면 마시는 거지.”윤하연은 상황이 이렇게 흘러갈 줄은 몰랐다.임청하를 설득하고 싶었지만 입을 열지 않았다.임청하가 다섯 번째 잔을 비우고 나서야 그녀는 손을 들어 임청하를 막았다.“청하야, 그만해.”윤하연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이건 나와 언니 사이 일이야. 너희와 아무 상관없어. 지난 몇 년 동안 내가 언니의 부성애를 빼앗았으니 마땅히 내가 감당해야 하는 부분이야.”술 몇 잔을 마시자 임청하의 얼굴이 빨개졌다.그녀는 술 트림을 하고 윤하연의 어깨를 두드렸다.“윤하연, 넌 절대 윤하경에게 미안해할 필요 없어. 네 어머니가 아버지에게 시집간 건 어른들의 일이야.”“널 괴롭힌 건 윤하경이 잘못한 거야. 이건 전혀 다른 문제야.”임청하는 호기롭게 말하고는 고개를 돌려 윤하경을 바라보았다.“앞으로 또 하경이가 널 괴롭히면 나를 찾아와.”임청하처럼 이용당하기 쉬운 사람을 보며 윤하경은 그저 우스울 뿐이었다.그녀는 냉소를 짓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러나 윤하연은 쓴웃음을 지으며 윤하경을 돌아보고 말했다.“언니, 남은 술은 내가 다 마실게. 언니가 나 용서해줬으면 좋겠어.”그녀는 자신의 입에 술 다섯 잔을 콸콸 부었다.그리고 깨끗한 컵에 술을 가득 따라 윤하경에게 건넸다.“이제 언니 차례야.”“이 술을 마시고 나면 우리 전에 맺혔던 감정을 모두 푸는 거야. 응?”윤하경은 윤하연이 건넨 술을 한참 동안 바라보며 움직이지 않았다.“언니?”윤하연이 그녀를 다시 부르더니 겁에 질려 물었다.“그래도 나 용서해주기 싫어?”윤하경은 눈썹을 치켜올렸다.윤하연이 오늘 이렇게 큰 판을 벌인 것이 대체 무엇 때문인지 정말 궁금했다.지난 몇 년 동안 구지호의 일을 빼고 윤하연은 그녀에게서 이득을 취한 적이 없었다.심지어 구지호는 쓰레기였다. 그녀는 쓰레기마저 주워간 것이다.대체 무슨 용기로 윤하연은 지금 그녀에게 도발하고 있을까?두 사람은 그렇게 대치하고 있었다.꼬박 몇 분 후에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290화

    윤하경은 입꼬리를 씩 올리고 비꼬듯 그녀를 힐끗 훑어보았다.고개를 돌려 윤하연을 보며 말했다.“윤하연, 이 두 사람을 불러 내 성질을 긁을 생각이었어? 너무 저급한 수법이네.”윤하연은 학교 다닐 때처럼 윤하경에게 잘 보이려고 설설 기며 일어섰다.“언니, 그런 거 아니야. 오늘 마침 내 생일이잖아. 청하도 해외에서 돌아왔고 해서 같이 한번 모이려고 부른 거야.”“그래도 그때는 우리 사이가 좋았잖아.”그녀는 웃으며 진다은과 임청하를 쳐다본 다음 윤하경을 향해 고개를 돌려 말했다.“학교 때 우정이 가장 순수하다고 다들 그렇게 말하잖아?”윤하경은 코웃음을 쳤다.“난 그때 우정이 순수하다고 생각하지 않아.”그녀는 차가운 눈으로 임청하와 진다은을 쓸어보더니 조롱 섞인 미소를 지었다.“역겨울 뿐이지.”“윤하경, 너 그게 무슨 말이야?”윤하경은 임청하를 멍하니 쳐다보고는 냉담한 표정을 지었다.“역시 국어를 낙제하던 애들이야. 그 이해 능력으로 내 말을 못 알아듣는 것도 당연하지.”임청하는 이를 악물었다. 이건 그녀의 흑역사였다.윤하경이 이렇게 비아냥거리는 말투로 거론하니 너무 화가 나서 미칠 것 같았다.옆에 있던 진다은이 이를 보고 급히 임청하를 잡아당기고 웃으며 말했다.“옛 동창들끼리 왜 그렇게 흥분해.”그리고 고개를 돌려 윤하경을 보며 말했다.“하경아, 오랜만이다. 어서 앉아.”윤하경은 오히려 약간 의아한 듯 진다은을 쳐다보았다.이렇게 많은 세월이 흐른 후 진다은은 오히려 철이 든 것 같았다.“그래 언니. 어서 앉아.”윤하연은 급히 다가가서 윤하경을 끌어 앉히고 직접 술을 따라 주었다.“언니, 그때는 내가 잘못했어. 화내지 마.”“오늘 이 술을 마시고 과거는 없던 일로 하면 안 될까? 응?”그녀는 조심스럽게 윤하경을 바라보았다.겉으로 보기에는 사과하는 것처럼 들리지만 그 말투는 분명 괴롭힘을 당한 사람이 자신이었다는 걸 알려주고 있었다.윤하경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고 웃었다.“좋아. 기왕 사과하겠다면 태도를 보여야지.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289화

    아무런 얘기도 듣지 못한 온지우는 조금 실망했지만 고개를 숙였다.그때 그의 휴대폰이 울렸고 화면에 뜬 이름을 보자 온지우는 조금까지 축 처져 있던 얼굴이 확 펴졌다.그는 젓가락을 놓고 윤하경에게 말했다.“내가 오랫동안 공을 들인 여신이 드디어 오늘 밤 만나자고 해. 나 간다.”그는 손을 내저으며 쏜살같이 가버렸고 윤하경은 어이가 없었다.하지만 이것이 온지우의 성격이었다. 방탕한 그의 성격에 이미 익숙해진 윤하경이었다.그녀는 고개를 흔들며 젓가락을 놓고 일단 쇼핑몰에 들렀다가 윤하연이 보내준 주소로 향했다.이곳은 개인 회관이었다.규격은 헤븐만큼 크지 않았지만 이곳도 젊은 재벌 2세들의 집결지였다.윤하경은 회관 입구에 서서 고개를 들고 눈썹을 찡그렸다.“통은 크네.”이곳의 소비는 헤븐만큼 높지 않지만 파티를 열려면 적어도 2억은 들 것이다.‘윤하연 진짜 사치스러워졌어.’그녀는 잠시 머뭇거린 후에야 대문에 들어섰다.들어가자 종업원 한 명이 다가와 물었다.“안녕하세요, 예약하셨나요?”“사람 찾으러 왔어요. 606룸에 있는 윤하연 씨요.”“네. 제가 안내하겠습니다.”종업원이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윤하경이 룸 문을 열고 들어가자 파티는 이미 시작되었다. 남녀가 삼삼오오 모여 노래하고 술을 마시고 있었다.하지만 모두 윤하경이 모르는 사람들이었다.그녀와 윤하연은 결이 다른 사람이었기에 겹치는 친구가 없었지만 익숙한 얼굴이 있기는 했다.예를 들어 고등학교 여동창 두 명.윤하경이 들어오는 것을 본 두 사람은 넋을 잃고 윤하연을 돌아보며 왜 윤하경을 초대했는지 눈빛으로 묻는 듯했다.윤하경은 그들의 작은 행동을 모두 눈여겨보고 저도 모르게 고등학교 시절 일을 떠올렸다.그때 윤하경의 어머니는 임하연이라고 부르는 윤하연을 불쌍하게 여겨 그녀와 같은 학교로 전학 가는 걸 도와줬다.그때의 윤하경도 어리석고 선량했다. 윤하연이 막 전학 왔을 때 그녀가 적응하지 못할까 봐 걱정되어 시시각각 그녀와 함께 다녔다.그러나 윤하연은 은혜를 원수로 갚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288화

    임수연은 움찔하더니 윤수철 앞에서 하던 불쌍한 모습을 취했다.그녀는 순간 눈물을 흘렸다.“두 어르신, 전 그냥 연약한 여자일 뿐이에요. 1000억이 작은 돈도 아니고 제가 어디 가서 그 큰돈을 마련하겠어요?”“그건 우리와 상관없어. 이틀 시간을 줄 테니 그 안에 돈을 마련하지 못하면 끝장인 줄 알아.”남자는 차갑게 말하고는 일어나 자리를 떴다.임수연의 가엾게 우는 모습을 전혀 쳐다보지 않았다.그녀의 이 방법은 윤수철에게 통할지는 모르지만 다른 남자에게는 전혀 쓸모가 없었다.임수연은 이를 악물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지금 그녀는 윤수철 앞에서 증인이 될 사람을 매수하고 있었다.만약 이 사진들과 그 영상들이 다시 유포되고 윤수철의 손에 들어가게 되면 그녀의 인생은 끝이었다.빛나는 사모님 자리는 말할 것도 없고 다시 돌아가 꼬치를 팔아도 무시당할 것 같았다.그녀는 두 손을 꼭 잡고 무슨 결심이 선 듯 몸을 일으켜 떠났다.옆방 손님이 떠났다는 말을 들은 윤하경은 그제야 고개를 들어 자기 앞에 서 있는 두 남자를 바라보았다.그녀는 가방에서 두툼한 현금 뭉치를 꺼내고 웃으며 말했다.“두 분 잘하셨어요. 감사합니다. 이걸로 술이라도 드세요.”“아니에요. 괜찮습니다.”방금 임수연과 대치한 남자가 황급히 거절했다.“지우 도련님 친구면 저희 친구이기도 합니다. 친구 사이에 이정도 작은 일을 도와주는데 뭘 그렇게 예의를 차리세요.”윤하경은 웃더니 현금을 다시 앞으로 밀며 일어섰다.“오늘은 이정도로 끝내시고 앞으로 며칠간은 매일 임수연에게 사진 한 장씩 보내세요.”“네. 알겠습니다.”남자는 헤헤 웃으며 꽤 두꺼워 보이는 현금 뭉치를 보았다.온지우는 손을 들어 휙 흔들었다. “됐어. 하경이가 준 돈으로 가서 차나 마셔.”남자와 일행은 서로를 쳐다보고 나서야 손을 뻗어 돈을 가져갔다.그리고 윤하경과 온지우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자리를 떠났다.온지우는 윤하경을 돌아보며 말했다.“네가 이렇게 독한 마음을 품을 줄은 몰랐어. 천억이면 꽤 오랫동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287화

    남자는 서류봉투에서 사진 두 장을 꺼내 임수연에게 건넸다.“이거 당신 맞죠?”임수연은 받아보더니 영리한 눈을 희미하게 떴다.“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모르겠네요.”“모르겠다고요?”남자가 냉소를 지었다.“당신이 모르겠다면 우리는 이걸 윤 회장님께 보내서 사진 속의 여자가 당신인지 확인시킬 수밖에 없어요.”임수연은 그 말을 듣고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고 테이블을 탁 치며 소리쳤다.“대체 원하는 게 뭐죠?”“우리 요구는 간단해요. 이거면 돼요.”남자는 임수연을 향해 차갑게 웃고는 검지를 들어 보였다.“10억?”임수연이 떠보듯 물었다. 만약 10억이라면 쉽게 마련할 수 있는 숫자였고 그녀에게 큰 금액도 아니었다.그러나 남자의 이어진 말에 그녀는 심연 속으로 빠졌다.“우리를 너무 무시하시네. 내가 원하는 금액은 그 열 배예요.”“윤 회장 사모님의 신분이 10억 가치만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죠?”임수연은 상대방이 요구한 거액을 듣고 자기도 모르게 멍해졌다.“뭐? 차라리 은행을 털어!”임수연의 얼굴빛이 확 변했다. 무턱대고 1000억을 내놓으라고 하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남자는 그녀의 말을 듣고 하하 웃기 시작했다.“우리는 문명한 시민이에요. 은행을 터는 건 체면이 서지 않죠.”그녀는 화가 나서 견딜 수 없었지만 이성적으로 판단했을 때 눈앞의 두 남자와 억지로 부딪히는 건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그녀는 눈을 감고 마음속의 화를 억눌렀다.잠시 생각하다가 두 사람을 향해 웃으며 말했다.“두 분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우리 차근차근 얘기를 나눠봐요.”그녀는 일어나 두 사람에게 차를 한 잔 따라주고 웃으며 말했다.“말씀하신 금액은 제가 도저히 준비할 수 없어요. 현실적인 금액을 제시하세요. 그럼 최대한 빨리 마련해드리죠.”한편 윤하경은 눈썹을 치켜올렸다.임수연이 만만치 않은 여자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전에 그녀를 과소평가한 것 같았다.상황을 이렇게까지 수습할 수 있다니. 정말 대단했다.그녀는 속으로 임수연에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