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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화

Author: 수박빙수
윤하경은 구지호에게 손목을 잡힌 채로 불편한 표정을 지으며 손목을 흔들어 뿌리쳤고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

“매형, 왜 이래?”

“매형”라는 말에 구지호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며칠 전, 윤하경이 언론 발표회에서 벌였던 일 때문에 구씨 가문은 큰 망신을 당했다.

그 일로 구지호는 집에서 매일 욕을 먹었고 오늘도 기분이 우울해서 술 한잔하러 나왔는데 마침 윤하경을 마주쳤다.

“윤하경, 제발 그만해. 네가 원하는 게 이거야?”

구지호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 아버지가 파트너들한테 다 얘기했어. 이제 모두 윤씨 가문이랑 손절할 거야. 그럼 너희 집안도 이제 힘들겠지?”

윤하경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그래서?”

구지호는 입술을 꽉 물고 잠시 망설이다가, 마치 큰 결심을 한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내가 아버지를 설득해서 너희 가문에 대한 타격을 최대한 줄일 수 있어. 단, 네가 나랑 결혼하는 조건으로.”

“정말 귀찮은 남자네.”

윤하경은 구지호가 이렇게 귀찮은 남자일 줄은 몰랐다. 그를 좋아했던 그 시절을 떠올리니 지금은 오히려 역겨운 생각이 들었다.

“‘좋은 제안’ 고마워.”

구지호는 그녀를 쳐다보며 반응을 살폈다.

“그럼 동의한 거야?”

“그럴 리가 없지.”

윤하경은 그를 똑바로 쳐다보며 눈을 치켜떴다. 그리고 손을 힘껏 흔들어 그의 손에서 벗어났다.

“전에 말했잖아. 나한테서 좀 떨어져.”

그녀는 말을 마친 후, 급하게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했고 차라리 날개가 있더라면 빨리 날아가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런데 구지호는 그녀를 놓아줄 생각이 없는 듯 뒤쫓아갔다.

“윤하경, 그럼 너는 너의 아버지랑 윤씨 가문을 생각하지 않겠다는 거야? 이런 상황에서 버틸 수 있을 것 같아?”

구지호는 진지하게 말했지만 윤하경은 그를 차갑게 바라보며 비웃었다.

“그건 내가 신경 쓸 일이 아니야.”

윤하경은 더 이상 구지호와 말하고 싶지 않았다.

“이렇게까지 해야겠어?”

윤하경은 성가셔서 구지호의 머리를 가방으로 쳐버릴까 고민하던 찰나, 갑자기 윤하연이 나타났다.

“지호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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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는 잠시 망설였다. 어젯밤 일에 대해 물어보고 싶었지만 강현우가 그에 대해 절대 입을 열지 않을 거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윤하경은 입술을 살짝 깨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먼저 가볼게요.” 강현우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무표정한 얼굴에서 어떤 감정도 읽을 수 없었다. 윤하경은 발걸음을 옮겨 집을 나섰다. 문을 조용히 닫고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어젯밤 일이 어떻게 처리됐는지가 아니었다. 강현우라면 주미나가 그를 어떻게 할 수 없다는 걸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신경 쓰이는 건 바로 자신의 안전이었다. 윤수철은 결코 자신을 위해 구씨 가문과 맞설 일이 없다는 걸 뼛속까지 알고 있었다. 만약 주미나가 정말로 수단을 가리지 않고 자신을 겨냥한다면...‘그때는 어떻게 해야 하지?’ 그런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며 윤하경은 불안감이 점점 커져갔다. 윤하경은 고개를 숙이고 한 걸음 한 걸음 무겁게 발걸음을 내디디며 별장 밖으로 나갔다. 생각에 잠겨 걷던 그녀는 어느새 도로 한가운데에 서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순간, 빠르게 다가오는 차에 의해 정신을 차렸다. “죄송합니다.” 급히 사과하며 인도로 돌아가려던 순간 차에서 창문이 내려가며 한 마디가 들려왔다. “형수님, 태워 드릴게요.” ‘형수님?’ ‘이게 무슨... 왜 이렇게 불러?’윤하경은 당황한 얼굴로 차를 바라봤다. 사람을 잘못 봤다고 말하려던 찰나, 운전석에서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우지원의 얼굴을 보고서야 멈칫했다. 윤하경은 살짝 표정을 굳히고 차창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렇게 부르지 마세요.” 우지원은 피식 웃으며 차에서 내려 그녀의 쪽으로 다가와 차문을 열어줬다. “타세요. 현우 형이 데려다주라고 보냈어요.” 윤하경은 잠시 망설였지만 결국 거절하지 않았다. 주변 환경이 꽤 괜찮아 보였고 도심에서 꽤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한 별장이었기에 거절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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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가 욕실에서 나왔을 때 방 안은 조용했다. 강현우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핸드폰을 확인하니 이미 한밤중. 머리를 말린 후 침대 가장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었다. 그가 올 때까지 기다려볼까 싶었지만 결국 이불을 들추고 안으로 파고들었다. 오늘 하루는 예상치 못한 일들로 가득했다. 몸에 남아 있던 긴장이 서서히 풀리자 이내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침대가 미세하게 흔들리는가 싶더니 곧 묵직한 온기가 이불 속으로 파고들어 왔다. 넓은 손이 자연스럽게 그녀의 허리를 감싸고 따뜻한 손길이 가슴 위에 가만히 얹혔다. 윤하경은 본능적으로 눈을 뜨려 했지만 마치 깊은 꿈결 속에 갇힌 듯 쉽게 떠지지 않았다. 그 순간, 악몽이 그녀를 덮쳤다. 작은 집 안에서 벌어진 끔찍한 장면들이 머릿속을 스치며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뒤에 있는 남자가 누구인지 분갈할 수 없었고 본능적으로 몸을 비틀며 그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 애썼다. 하지만 몸이 마치 자신의 것이 아닌 듯 말을 듣지 않았다. 그때 낮고 차가운 목소리가 귓가를 스쳤다. “움직이지 마.” “계속 이러면... 나도 어떻게 될지 몰라.” 이 목소리...‘현우 씨?’ 윤하경은 잠결에 익숙한 목소리임을 깨닫자 긴장이 스르르 풀렸다. 그 사람들이 아니라는 사실이 분명해지는 순간 깊은 곳에서 묵직한 안도의 한숨이 새어 나왔다. 마치 따뜻한 무언가가 온몸을 감싸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몸을 움직였다. 비록 눈을 뜨지는 않았지만 자신을 옥죄던 압박감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걸 느꼈다. 윤하경은 몸을 돌려 얼굴을 강현우의 품 속으로 기울였다. 그녀의 두 손은 자연스레 그의 단단한 허리를 감쌌다. 강현우는 순간 얼어붙은 듯했다. 그동안 모든 상황을 주도하던 그였지만 윤하경이 갑자기 이렇게 적극적으로 다가오는 모습에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의 손은 공중에서 잠시 멈췄고 예리한 눈빛이 어두운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377화

    ‘방법을 찾아야 해.’윤하경은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그 속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불안과 공포로 휘몰아치고 있었다.‘이번 위기를 어떻게 넘겨야 하지…’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주미나였다.겉으로 보기엔 상류층 여사답게 우아하고 고상했지만 그 손에 묻은 피를 윤하경은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몇 년 전, 구정수의 내연녀가 아이를 가졌을 때 주미나는 그 여자를 어떻게 ‘처리’했는지,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지켜본 사람이 바로 윤하경이었다.잔혹하고 독하고 절대 물러서지 않는 여자. 그게 주미나의 진짜 얼굴이었다.‘그 수법이 언젠가 나한테 향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어.’생각만으로도 온몸이 떨렸다.무의식중에 손톱을 뜯고 있던 윤하경의 손동작에 강현우가 힐끔 그녀를 바라봤다.“기분 안 좋아?”그녀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자 그는 슬쩍 웃었다.“혹시 내가 흥을 깨서 그래? 미안한데.”“...네?”순간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된 윤하경은 고개를 들었고 몇 초 후 그의 말뜻을 이해하고 나서야 얼굴이 벌게졌다.“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릴...”강현우는 키득 웃었다.“말도 안 된다고? 나는 네가 날로 부족해서 다른 남자들 불러서 야외에서 색다르게 즐기려는 줄 알았는데?”그 잘생긴 얼굴로 어떻게 그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건지, 윤하경은 황당함을 넘어 아연실색했다.그녀의 반응이 흥미로웠는지 강현우는 몸을 살짝 기울이며 중얼거렸다.“근데 지금 너, 좀 유혹하는 거 같거든.”익숙한 향기가 스쳤고 그의 눈빛은 장난기와 위협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흔들렸다.‘이 인간은 정말 사람 놀리는 데 재능이라도 있나.’“그만 멍때리고 내려.”강현우가 먼저 차 문을 열었다.공기 속에 긴장이 조금 가셨지만 윤하경은 여전히 멍한 얼굴로 차에서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그러자 그가 몸을 숙여 그녀의 눈높이에 맞췄다.“뭐야, 내가 안아줘야 내릴 거야?”“됐거든요!”윤하경이 얼굴을 붉히며 차에서 펄쩍 내렸다.주위를 둘러본 그녀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376화

    어두운 방.윤하경은 원래 겁 없는 편이었지만 이런 상황은 태어나 처음이었다.“기절한 건가?”강현우가 다가와 그녀를 발끝으로 툭 찼다.윤하경은 천천히 눈을 떴고 그녀를 내려다보며 웃고 있는 그를 바라봤다.“아직이요.”그가 코웃음을 쳤다.“내 침대에 기어들 땐 겁이 없더니 지금은 왜 이렇게 쫄았어?”그 말에 윤하경은 할 말을 잃었다.‘지금 그 소리 할 타이밍인가?’하지만 그의 얼굴을 보는 순간 가슴속에 쌓였던 공포가 스르르 내려갔다.강현우가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 공간은 더 이상 지옥이 아니었다.뒤에서 우지원이 조용히 물었다.“이놈들은 어떻게 할까요?”강현우는 대답 없이 자신의 재킷을 벗어 윤하경의 어깨 위에 조심스럽게 걸쳐 주었다.그리고는 그녀를 가볍게 안아 들었다.“정리해.”그리고 몇 걸음 옮기던 그가 덧붙였다.“깨끗하게 끝내.”그 말이 끝나자, 방 안의 남자들이 그제야 사태를 파악하고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강현우의 품에 안긴 윤하경은 문득 깨달았다.이 남자의 품이 지금 이 순간만큼은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곳이라는 걸.그녀는 주변을 두리번거렸지만 윤하연은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았다.‘현우 씨가 오자마자 도망친 건가...’생각할 틈도 없이 그녀는 어느새 차 뒷좌석에 앉혀졌고 강현우가 조수석 쪽에서 타려던 순간 조심스럽게 물었다.“왜 그렇게 쳐다봐? 혹시 구해준 은인이라고 감동이라도 한 거야?”원래는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하려던 참이었지만 그의 짓궂은 말투에 윤하경은 입을 꾹 다물고 말았다.잠시 침묵이 흐른 뒤, 그녀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묶인 거, 좀 풀어줄 수 있어요? 움직이기도 힘들어요.”강현우는 그녀의 손발을 내려다보다가 입꼬리를 슬쩍 올렸다.“허, 이런 것도 가능하네? 다음엔 이렇게 놀아볼까?”‘진짜, 이 남자 도무지 모르겠어. 지금 같은 상황에 그런 농담이 나와?’윤하경은 말없이 그를 노려보았다.다행히도 강현우는 장난처럼 웃다가 결국 묶인 끈을 풀어주었다.자유의 몸이 되자 그녀는 급히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375화

    어두운 방.희미한 불빛 아래, 남자들의 눈빛이 들짐승처럼 번뜩였다.윤하경은 이를 악물고 눈을 질끈 감았다.‘그때, 왜 윤하연까지 같이 끝장내지 않았을까. 임수연 그 여자랑 같이 잡아들였어야 했는데.’하지만 이 세상에 후회 약 따윈 없었다.“윤하경 씨, 그럼 재미를 좀 보자고.”비릿한 웃음과 함께 누군가의 더러운 손길이 그녀의 몸 위를 더듬었고,피부에 닿는 그 촉감은 마치 수천 마리 벌레가 기어다니는 듯 소름 끼쳤다.탕!그 순간, 묵직한 총성이 바깥에서 울려 퍼졌다.윤하경 위로 올라타려던 남자가 멈칫하며 고개를 돌렸다.“누구야?”쿵, 쿵, 쿵.답 대신, 문이 거칠게 열리며 몇몇 남자들이 쏜살같이 방 안으로 들이닥쳤다.그들 앞에는 짧고 검은 권총을 들고 선 사내가 있었다. 강현우의 오른팔, 우지원이었다.건달들은 아직도 욕망에 취해 상황 파악을 못 하고 있었고 순간, 우지원이 쏜 총알이 한 건달의 허벅지를 정통으로 꿰뚫었다.“악!”남자는 비명을 지르며 그대로 바닥에 고꾸라졌다.“당신들 누구야!”절박한 외침에, 문 쪽에서 차가운 목소리가 되받아쳤다.“누구냐고? 네 주제에 감히, 나한테 그 질문을 해도 된다고 생각했냐?”목소리는 낮고 서늘했으며 단어 하나하나에 살기가 서려 있었다.그 말을 들은 순간, 윤하경은 본능적으로 몸을 움찔했다.익숙한 목소리에 그녀는 눈을 뜨고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그리고 문가에 선 그 사람을 보자마자 참고 있던 눈물이 제멋대로 흘러내렸다.강현우였다.그는 조용히, 그러나 모든 것을 압도하며 방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묵직한 존재감이 공기를 흔들었다. 그의 시선이 윤하경을 스치고 그 뒤로 웅크린 남자들을 향했다.“이거 재밌네?”건달들도 강현우를 알아보고 혼비백산해 땅에 머리를 박았다.“아닙니다! 저희는 대표님의 사람인 줄 모르고...”눈앞의 남자가 누군지, 그 세력이 어떤지 건달들은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한 번만, 제발 한 번만 살려주십시오!”강현우는 아무 말 없이 윤하경을 내려다봤다.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374화

    윤하연이 다시 돌아온 건, 절대 좋은 일이 아니라는 걸 윤하경은 직감적으로 알아챘다.그녀는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무슨 짓 하려고.”윤하연이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는 예쁘지도 상냥하지도 않았고 그저 뒤틀린 증오로 일그러져 있을 뿐이었다.“무슨 짓이냐고?”윤하연의 목소리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강현우가 남자들을 시켜 날 그렇게 망가뜨렸을 땐, 자기 여자가 내 손에 들어올 거란 건 상상도 못 했겠지?”“뭐?”“날 무시하고 조롱하고, 깔봤지? 넌 뭐가 잘났다고, 이젠 너도 나랑 똑같이 만들어줄게.”윤하연이 뒤를 돌아 외쳤다.“들어와.”문이 열리자, 덩치 큰 남자들이 하나둘 방 안으로 들어섰고 그중 두 명은 아까 윤하경을 쫓던 자들이었다.“이건 네가 자초한 일이야, 윤하경.”“윤하연, 미쳤어? 지금 그만둬도 늦지 않았어. 이건 범죄라고.”“그만둬?”윤하연이 속삭이듯 말했다.“난 혼자 죽지 않아. 내가 겪은 지옥, 어디 너도 한번 겪어봐.”윤하경은 더 말해봤자 입만 아프다는 걸 알아채고 침착하게 남자들 중 가장 리더처럼 보이는 자를 향해 입을 열었다.“지금이라도 멈춰. 너희가 한 일, 지금은 그냥 납치일지 몰라도, 이 선 넘으면 인생 끝장이야. 평생 감옥에서 썩는다고.”그 말에도, 남자들은 웃음을 터뜨렸다.“윤하경 씨 걱정 마세요.”“우린 일 깨끗하게 처리합니다. 증거? 절대 안 남죠.”“그리고...”그중 하나가 다가와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며 비열하게 웃었다.“이렇게 예쁜 여자면 몇 년 감옥에서 썩어도 충분히 가치 있지.”윤하경이 속으로 욕지거리했다.‘이거 완전 미친놈들이네.’윤하연이 그런 그들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말했다.“걱정 마. 오늘 여기서 벌어진 일 아무도 모를 거야.”그녀는 돌아서며 마지막 한마디를 남겼다.“내 언니, 잘 부탁해.”또각또각. 하이힐 소리가 멀어질수록 윤하경의 심장은 더 거세게 뛰었다.“윤하연… 내가 살아 나가면 널 반드시 가만 안 둬.”“살아서 나가고 나서 그런 말 해. 지금은 아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373화

    “너희 중 누구라도 날 속인 게 밝혀지면 그 대가, 반드시 치르게 될 거야.”주미나의 눈빛이 날카롭게 빛났다.부잣집 사모님으로 살아오며 익힌 우아함 뒤에는 결코 적지 않은 더러운 수단들이 감춰져 있었다.그 위압감에 윤하연은 아무 말도 못 한 채, 고개만 푹 숙였다.잠시 후, 주미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조용히 오두막을 나섰고 멀리서 자동차 시동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윤하경, 넌 진짜 사람 인생 망치는 재주 하나는 타고났어.”발을 쾅 내디딘 윤하연이 돌아서며 이를 갈았다.“왜! 왜 지호 오빠가 너 때문에 다쳤다는 걸 인정 안 해?”윤하경은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며 그녀를 바라보았다.“좀 꺼져줄래? 네 목소리만 들어도 속이 울렁거리니까.”쌓인 감정이 고개를 들었고 윤하경은 더 이상 받아줄 여유조차 없었다.“지금 네가 처한 상황, 진짜 모르고 그러는 거야?”윤하연이 몸을 숙여 윤하경의 턱을 잡아 올렸다.“넌 지금 납치된 거라고. 무릎 꿇고 빌어도 모자랄 판에!”하지만 윤하경은 피곤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래서? 쓸데없는 말 다 했으면 좀 꺼져. 나, 자야 되니까.”그 무심한 말투에 윤하연의 분노가 폭발했다. 손을 들어 그대로 뺨을 내려치려던 순간, 윤하경의 눈빛이 칼처럼 날카로워졌다.“쳐. 마음껏 쳐보라고. 네가 나한테 어떻게 하든, 그 대가는 네 엄마한테 열 배로 돌아갈 거니까.”“뭐?”윤하연의 손이 공중에서 멈췄다.눈동자가 흔들렸고 그녀는 낮게 으르렁댔다.“우리 엄마한테 무슨 짓 한 거야?”윤하경은 희미하게 웃었다.“다 말해줄게. 대신 이거 풀어줘. 그럼 너희 엄마가 지금 어딨는지 알려줄게.”윤하연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또 날 속이려는 거지? 이젠 안 속아, 윤하경.”윤하경은 피식 웃으며 고개를 돌렸다.“그래. 그럼 말든가. 어차피 난 피곤하니까, 말 걸지 마.”그 말에 윤하연은 치를 떨며 돌아섰고 쾅 소리를 내며 문을 세게 닫았다.오두막 안.정적 속에 홀로 남겨진 윤하경은 천천히 눈을 떴다.‘강현우 씨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372화

    “언니가 한 말은 전부 거짓말이에요!”윤하연은 다급히 외쳤고 목소리엔 분노보단 불안이 실려 있었다.“얘는 지호 오빠랑 약혼했을 때부터 강현우랑 이미 그런 사이였어요. 강현우가 그런 짓을 한 것도, 전부 언니 말 듣고 지호 오빠한테 복수하려던 거라고요!”“복수?”윤하경은 비웃듯 눈썹을 치켜올리며 윤하연을 바라보았다.“그럼 말해봐. 내가 뭘 복수하려고 했는데?”윤하연의 입이 덜컥 멈췄다.당황한 얼굴로 입술을 떼던 그녀는 결국 스스로 무덤을 팠다.“그, 그거야 내가 지호 오빠한테 사람 시켜서 언니를 강간하라고...”순간, 본인이 무슨 말을 내뱉었는지 깨달은 윤하연은 입을 틀어막은 채 공포에 질린 눈으로 주미나를 바라보았다.“계속 말해보지 그래.”윤하경은 차갑게 웃으며 나지막이 말했다.“그럼 지난번에 날 노렸던 게 실패해서, 이번엔 아예 어머님을 이용해 날 무너뜨릴 생각이었던 거야?”“하연아. 너 사람이 할 짓을 해야지. 나한테 누명 씌우기 전에 증거라도 들고 오지 그랬니?”“예를 들면 네 엄마가 바람피웠다는 증거, 나 그거 갖고 있거든. 지호 씨가 저렇게 된 게 내 탓이라면 그에 맞는 증거는 있어?”윤하경의 눈빛이 서서히 날카로워졌다.그녀는 지금 도박을 걸고 있었다.주미나가 아직 자신에게 남은 믿음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박한 가능성에 전부를 건 것이다.“어머님.”윤하경이 조용히, 그러나 단단하게 말했다.“저를 오랫동안 봐오셨잖아요. 제가 어떤 사람인지, 누구보다 잘 아시잖아요.”“정말 윤하연 말 하나만 믿고 저를 이렇게까지 대하신다면 저도 더는 드릴 말씀이 없네요.”그녀는 눈을 감고 벽에 몸을 기대었고 지친 숨결과 조용한 체념이 그 공간에 퍼졌다.윤하연은 그 태도에 질투와 분노가 폭발했다.“뭐야, 지금 연기하는 거야? 네가 한 짓이잖아! 왜 인정 안 해!”화를 주체하지 못한 윤하연은 그대로 발을 들어 하경을 걷어차려 했다.그 순간, 윤하경의 눈이 번쩍하며 살기 띤 눈빛으로 그녀를 쏘아봤다.윤하연은 본능적으로 움찔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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